절벽과 절벽 사이를 흐르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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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전문기관 추천도서 >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 2021년 선정
「13월의 여인」
남들보다 월등한 실적으로 보험회사에 다니던 나는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회사를 때려치운다. 갈등이 극에 달해 집을 나와 혼자 살며 노동판에서 배운 소목 일을 하다가 그림까지 그리게 되고 집을 나온 지 15년이 되어 인사동에서 그룹전시회를 연다.
전시회에 출품한 그림 가운데 내면을 표현한 초상을 달라고 하는 여인 여울을 사귀게 된다. 여울은 11달은 현상을 유지하며 어쩔 수 없이 살아야 하지만 나머지 1달 10월은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와 자연을 벗 삼아 살고 싶다. 나와 여울은 로맨틱한 사이가 되는데….
「이시던 전」
일제 강점기 하의 황해도 연백에서 머슴 뭉치와 가난한 집 딸 가련이의 핏줄로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은 장애인. 무당 당골네의 정성으로 자라난다. 업신여기고 놀려대는 세상인심에 실망하여 집을 떠나 빌어먹으며 대장장이 밑에서 일을 배운다.
해방이 된 조국은 이념에 의해 남과 북, 둘로 갈려지고 얼마 안 돼 터진 전쟁의 와중에 어머니를 잃는다. 그동안에 이시던이라는 별호를 갖게 되고 서울로 와 장애인들과 아리랑고개 움막에서 지내다가 미군의 폭격으로 더 심한 장애를 갖게 된다. 미군에 의해 구출되어 구두를 닦아 번 돈으로 소삿골 당아리에 대장간을 세운다.
대장간은 갈수록 번창하게 되어 이시던과 장애인 동료들은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게 되는데 사람들은 그곳을 ‘이시던 나라’ 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들의 생활을 질시한 상이군인들에 의해 철저히 짓밟히는데….
「절벽과 절벽 사이를 흐르는 강」
다슬기 잡으러 형제들과 38선을 넘어 군대생활을 하던 차탄천까지 간다.
군에서 행정병 보직을 받고 부대 밖 민가의 술집을 드나들다가 청상(靑孀)이 된 술집의 며느리 자불과 정사를 나눈 기억이 있는 곳이다. 처음엔 좋아서 다닌 술집이 차츰 의례적이 되었다가 나중엔 어쩔 수 없이 가는 처지가 되었다. 술값마저 무시 못 할 지경에 이르러 마지막 휴가 땐 거짓말까지 하여 아버지의 송아지까지 팔게 되고. 군대 말년을 철책에서 보내고 시골집에서 취업준비를 하던 중에 전혀 뜻밖에 자불의 방문을 받게 이르는데….
작가정보
첫 시집 『나무는 바람에 미쳐버린다』와 두 번째 시집 『네페르타리』를 발간하고 2005년 〈월간문학〉에 중편소설 「내 마음속의 느티나무」로 신인작품상을 수상하며 소설계 데뷔. 소설집으로 『내 마음속의 느티나무』 『이 시대의 봉이』 『싹수가 노랗다는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와 장편소설집 『사랑의 파르티잔』 『안낭아치』 『나무가 바람에 미쳐버리듯이』가 있다. 2021년 제46회 한국소설문학상, 우수출판콘텐츠로 ‘박희주 중편3선’이 선정되었다.
목차
- 006 작가의 말
009 13월의 여인
085 이시던전
161 절벽과 절벽 사이를 흐르는 강
219 스토리텔러의 육화된 상상력의 세계
- 김성달(소설가)
책 속으로
13월의 여인
인사동에서 ‘리얼리즘의 진화’를 주제로 하는 그룹 전시회 오픈식이 끝나고 참여한 작가들과 국밥을 먹고 있는데 전시장 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나를 만나보고 싶어 하는 관객이 있다는. 의아했지만 알고 있는 사람이겠거니 하고 서둘러 수저를 놓고 갤러리로 갔다. 관객들은 많지 않았다. 내 작품 쪽에 눈을 돌리니 검은 코트에 모자를 쓴 여인이 내 자화상을 한 손은 가슴에 대고 다른 한 손은 뺨에 댄 편안한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보는 이에 따라 음울할 수도 있고, 고뇌에 찬 표정일 수도 있고, 분노를 삼킨 모습으로도 볼 수 있는 얼굴. 내 안에 도사리고 있는 또 다른 존재의 의미를 내포한 작품이었다.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내면의 모습, 사물의 성질과 지향까지 보여주려는 뜻에서 리얼리즘의 진화라고 했다지만 정말 진화라는 말에 어울릴지는 의문이었고, 이렇게 그리는 작가들도 있다는 세상을 향한 존재의 외침이라 하는 게 합당한 전시였다.
“저 분이 찾으셨어요.”
직원이 손을 조심스럽게 내밀어 여인을 가리켰다. 뒷모습만으로는 누군지 알 수 없었으나 분명히 아는 이는 아니라는 느낌이 왔다. 감상을 방해하지 않으려 조용히 걸어갔다. 여인은 가까이 가도 기척을 느꼈음 직한데 뒤돌아보지 않았다. 한참을 같이 서서 그림을 보다가 아는 척을 했다.
“저를 찾으셨다고요?”
그때서야 여인이 얼굴을 돌렸다. 역시 아는 이가 아니었다. 밝은 얼굴은 아니었으나 미소를 짓는 순간 놀라울 정도로 화사해졌다. 미소가 사람의 얼굴을 달라보이게 하는 건 알지만 그 정도의 변신을 나는 본 적이 없다. 안경 속의 깊은 눈은 큼직했고 이는 가지런했다.
“아, 선생님이시군요. 실물이 훨씬 매력적인데요?”
“고맙습니다. 내면은 매력이 없는데 어떡하지요?”
“음흉해요.”
“네?”
“제가 본 저 얼굴의 내면은 음흉하다고요.”
이런! 어찌 알았을까. 낯이 뜨거워졌다. 난 끊임없이 솟구치는 음흉한 소갈머리를 그림에 담아내려 애썼다. 그리곤 당연하다는 듯 우울이나 고뇌로 포장하여 해석하는 세상을 조롱하고 싶었다. 우울이나 고뇌는 멋스러움과도 통하는 말이었다. 그것은 나 혼자만의 음모였다. 나 자체가 음흉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걸 즐길 사이도 없이 들켜버린 것이다. 그러나 설령 그림에서 음흉함을 발견했다손 치더라도 작가에게 대놓고 말할 수 있는 배짱을 가진 이 여인의 정체는 무엇인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도록 한 부를 건네자 그걸 받으며 여인은 말을 이었다.
“오해마세요. 제가 말한 음흉함은 부정적이 아니라 긍정적이에요. 남자의 솔직한 본능이랄까. 어떤 이에게는 절실할 수도 있는. 전 이 얼굴을 갖고 싶어요.”
얼굴을 갖고 싶다니? 갈수록 태산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가. 그림을, 작품을, 얼굴이라니? 더군다나 음흉함이 어떤 이에게는 절실할 수 있다거나 얼굴을 갖고 싶다는 말은 더욱 생경했다. 사고 싶다는 우회적 표현인가? 어색함을 감추고 빤히 쳐다봤다. 여인은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았다. 여자의 나이를 쉽게 알아보지 못하는 내 눈에 사십 중반쯤으로 보였다.
“이 그림은 팔려고 전시해놓은 게 아닙니다. 다른 작품이라면 몰라도.”
나는 이번 전시에 판매될 것이라고는 기대도 않고 일곱 편을 출품했다. 이젠 찾아볼 수 없는 밭갈이하는 농부와 소의 풍경, 겉으로야 변함없는 화려강산으로 보이지만 감춰진 문명의 독소들, 마천루와 오두막의 대비를 통한 행복의 농도, 언어도단이 되고 만 갑(甲)과 을(乙)의 관계, 위정자와 울민(鬱民), 피로를 느끼는 대지 등.
“그림에도 임자가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평소에는 별로 전시장을 찾지 않은 편인데 이상하게 이곳엔 들어오고 싶더라고요. 리얼리즘이라는 말 때문인가 싶었는데 전시장에 들어선 순간 이 얼굴이 저를 불렀어요. 그래서 다른 그림들은 볼 생각도 못하고 오직 이 얼굴만 보고 있었어요. 갖고 싶어요.”
한사코 얼굴이란다. 난감했다. 그림이 여인을 불렀다는 말에 더더욱 난감했다. 더군다나 갖고 싶다는 말을 연거푸 해대니.
“정 그러시다면 전시가 끝난 후 고려해 보겠습니다.”
“고려해 보실 게 아니라 꼭 주셔야 해요.”
달란다, 그냥. 산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한다는 듯. 참으로 엉뚱했다. 여인은 휴대전화를 꺼내 도록에 적힌 내 전화번호를 찾아 바로 터치를 해서 자신의 번호를 알렸다.
“저장하실 때 여울이라 해주세요. 서정의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여울.”
“여울.”
본명일까 궁금했지만 묻지도 못하고 속으로 이름을 되뇌며 전화기를 만지작거렸다. 그걸 본 여인이 미소와 함께 고개를 숙여 보이고 다른 그림들은 볼 필요를 못 느낀다는 듯 휭 하니 전시장을 떠났다. 도깨비에 홀린 기분이 이럴까. 어이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결코 싫다는 감정은 아니었다. 오히려 매력적인 여성이 내 그림에, 아니 음흉함을 내장한 내 얼굴에 관심을 보였다는 데 야릇한 흥분이 일었다.
예상했던 대로 그림은 한 점도 팔리지 않았다. 다른 작가들도 내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몇 점 팔린 그림들이라야 작가를 응원하는 지인들이 사준 정도였으니. 어떻게 그림만을 그리며 살 수 있으랴. 부익부빈익빈은 어느 세계나 통하는 진리였다.
전시회가 끝나 그림들은 넘말에 있는 내 공방에 걸렸다. 화실이라 하지 않고 공방이라 함은 내가 정통화가가 아니라는 말이다. 난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누구에게 사사 받은 일도 없는 아웃사이더. 그림은 스스로 익혔다. 안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원시의 화가들이 누구에게 배워서 그림을 그렸을까? 내면에서 피어나는 욕구대로 그렸을 것 아니겠는가. 내가 그랬다. 아무것도 없는 동굴 벽면을 바라보며 사냥할 때 보았던, 잡고 싶은 동물들로 벽면을 가득 채우고픈 원시화가의 심정이 되어.
내 밥벌이는 문(門)이다. 실용적으로 열고 닫으며 사용하는 문이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용으로 쓰는 갖가지 무늬의 문. 격자무늬, 빗살무늬, 아(亞)와 만(卍) 등의 글자무늬, 하트무늬, 꽃무늬 그리고 이승의 문부터 저승의 문까지. 주문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고 형태도 다양하다.
아내는 내가 보험회사를 그만두고 하고 싶은 짓하며 맘대로 세상을 살고 싶다 했을 때, 그러려면 집을 나가서 그 짓거리를 하라 했다. 아내에겐 내가 하고 싶은 일이나 꿈이 하찮은 ‘짓거리’에 불과했다. 자기 맘대로 살고 싶은, 그렇게 이기적인 남자의 뒷바라지는 죽어도 하기 싫다나? 사실 남들보다 몇 배의 급여를 받을 때부터 불렀던 노래였다. 남들이 정년까지 벌어들일 돈을 일찌감치 벌어놓고 마흔 이후부터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겠노라고. 아내는 처음엔 제발 그러라고, 말리지 않겠다고 큰소리를 뻥뻥 쳤었다. 설마 그 많은 돈을 짧은 기간 안에 벌어들이는 일이 가능하겠느냐, 절대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단지 나의 희망사항에 불과하려니 치부했던 것이다. 그러나 어렵사리 지방대를 나와 별 인맥도 없는 데다 소심한 성격과는 달리 내 영업실적은 언제나 최고였다. 돈 버는 데는 귀신이었던 것. 역발상이 성공한 경우라고나 할까. 이상하게 행운도 따랐다. 하나의 고객이 고구마줄기처럼 줄줄이 엮여지곤 했으니. 보험영업은 신뢰가 생명이다. 뛰어난 말솜씨보다 어눌한 듯한 내 말투와 태도에 사람들은 더 신뢰를 보냈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일이 싫어졌고 이런 게 과연 진정한 삶일까, 오로지 돈만을 좇는 일에 회의하고 있었다. 보험이 상대를 위한다고 역설하지만 어디까지나 나와 회사의 이익이 우선 아니겠는가. 속셈을 감추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지겨워진 상태. 직장인의 평균연봉에다 육십의 나이까지 남은 세월을 곱한 목표는 이미 이 년 전에 초과달성하여 그때 회사를 그만두려니까 주변의 만류도 있고 특히 제발 그러라던 아내의 반대가 극심해 마흔까지 미뤄왔던 터였다.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는 지금은 백세시대라며 풍족한 말년을 위해서라도 오 년만 더하기를 간청했다. 정말 그때가 되면 말리지 않겠다고. 아내의 돈 씀씀이가 헤픈 건 결코 아니었다. 공교육자임에도 불구하고 조기교육 열풍에 사로잡힌 아내의 아이들에 대한 투자가 지나쳤던 것이다. 자신의 봉급 대부분이 아이들 사교육비로 들어가는 실정이었으니. 아이들은 아내 말이라면 하늘을 바다라 해도 믿었을 것이다.
10대 초반의 아이들은 나보다, 아내보다 바빴다. 그러나 아이들다운 표정이 없었다. 언젠가부터 우리 집은 자동화 된 공장이나 다름없었다. 아내가 버튼을 누르면 그대로 움직이는. 나도 돈 벌어다주는 로봇, 사랑이 증발해버린 동거인에 불과했다. 그런 식이라면 오 년 후도 장담할 수 없었다. 아내의 희생을 가장한 욕심에 부응하는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나는 돈, 돈, 돈 하는 아내에게 이미 질려 있었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가장으로서 아닌 걸 아니라고 과감히 주장하지 못한 내 책임이 없다고 할 순 없었다.
마흔이 완성되던 생일날 내가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지자 아내는 그동안의 회유가 억울했던지 괘씸함을 넘은 독기를 내뿜으며 그렇게 이기적인 삶을 살려면 자신은 물론이고 아이들도 아예 볼 생각을 말라는 막말을 내뱉었다. 자신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서 가르치겠느냐면서 하기 싫어도 참고 하는 거라고.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쯤 누구나 다 하는 일인데 뭐가 불만이냐며 도대체 뭐 그리 대단한 일을 하려고 그 좋은 직장까지 때려치우느냐, 가족 내팽개치고 잘 된 놈 보질 못했다나? 보험영업이 아내에게는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직장이었다. 실적이 없는 이에게도 좋을 리는 만무했다. 돈 앞에 아내의 지성과 사려(思慮)는 없었다. 정년의 몫까지 할 만큼 했지 않았느냐, 나도 이제 내 인생 좀
출판사 서평
박희주 작가 중편 3선 『절벽과 절벽 사이를 흐르는 강』 출간
-.2021년 한국출판문화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 작품
박희주 소설가의 중편 3선을 엄선한 작품집 『절벽과 절벽 사이를 흐르는 강』이 출간된다.
세 권의 장편소설을 포함하여 여섯 권을 펴냈기에 이번이 일곱 번째 소설집이다. 특히 이번 작품집은 〈제46회 한국소설문학상〉 수상작인 중편 「13월의 여인」을 수록했다. 한국소설가협회가 제정해 시상하는 한국소설의 최고 영예의 상인 〈한국소설문학상〉은 역대 쟁쟁한 소설가들이 수상하였으며 박희주 작가가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부천의 저력과 자존심을 보여주는 쾌거였다.
가진 것 없어도 소설을 쓰는 시간은 행복했습니다. 비록 밥이 되지 못한다 할지라도 자존감을 키웠으며, 수많은 퇴고 과정도 즐겁게 받아들였습니다. 혹자들이 소설의 위기나 죽음을 논(論)하게 될지언정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묵묵히 썼습니다. 독자의 반응에 일희일비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소설문학상은 제 인생 최대의 위기에서 선택했던 모험을 스스로 대견케 만들었습니다. 영광을 아내에게 바칩니다. 이 상을 받기 전과 받은 후의 변화는 상의 명예와도 직결될 것이라 믿기에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2021년 1월 〈제46회 한국소설문학상〉 박희주의 수상소감 중에서
부천에 30년 넘게 살고 있는 박희주 소설가는 ‘유네스코문학창의도시 운영위원’을 비롯하여 ‘부천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부천의 문학발전에 많은 공은 들였으며 2021년에도 ‘유네스코문학창의도시 부천 제1회 전국시낭송대회 운영위원장’으로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바 있다.
2021년 4월부터 한국작가회의가 주관하는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서점 지원사업’의 상주작가로 선정되어 거점서점인 ‘은성문고’에서 다양하게 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연계서점인 시흥의 ‘스마트서점’과 광명의 ‘부광서적’에 월 2회 작가를 파견(총28회)하였다. 연간 수천만의 사업비를 지원받는 이 사업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부천지역의 예술, 특히 문학 활성화에 일조했다.
온몸으로 감당하고 육화한 사랑과 운명에의 연민이야말로 박희주 작가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무명의 세월에도 소설 쓰기를 멈추지 않게 만든 원동력이다. 그래서 한평생 자신만의 화두를 붙잡은 채 묵묵히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나가는 뛰어난 스토리텔러 박희주 작가에게 찬탄과 경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박희주 중편3선」 김성달 평론 中에서.
박희주 중편3선의 평론을 쓴 김성달 소설가가 지적했듯이 무명의 세월에도 소설쓰기를 멈추지 않은 박희주 소설가는 뛰어난 스토리텔러로서 곳곳에서 찬탄과 경의를 담은 러브콜과 최고의 작가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이번에 출간되는 작품집은 한국출판문화진흥원에서 시행하는 2021년 우수출판콘텐츠에 선정되었다. 엄정한 심사를 통해 선정하는 우수출판콘텐츠는 출판비 전액은 물론 저자에게도 높은 저작료를 지원한다. 박희주 중편3선 『절벽과 절벽 사이를 흐르는 강』에는 「13월의 여인」 외에도 시전문잡지 계간 《시현실》에 1년간 연재했던 시소설 「이시던전」과 표제작 「절벽과 절벽 사이를 흐르는 강」이 실렸다. 박희주 중편소설의 정수(精髓)가 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희주 소설가는 현재 부천문인협회 명예회장으로서 한국문인협회 70년사 편찬위원장과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추천사]
스토리텔러의 육화된 상상력의 세계
-박희주 중편3선 『절벽과 절벽 사이를 흐르는 강』
이 소설집 전반에 무엇보다도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신실하게 육화된 인간애이다. 여기서 육화된 인간애란 것은 나무가 흙에 뿌리를 박고 있는 것처럼 작가의 몸이 온통 인간 존재에 관해 뿌리박혀 있다는 것이다. 인간애를 앞세운 작가의 휴머니즘 파노라마는 이념, 계급, 애증, 원한 같은 예리한 갈등을 무디게 할 만큼 힘이 있다. 뿐만 아니라 소설의 무게중심을 일정하게 고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 다각적으로 분산시키는 중심추로 작용한다. 그래서 그 인물들이 안고 있는 내면적인 의미를 찾으면서도, 개인에게 부여된 운명의 전횡에 대한 단호한 거부 의지로 나타나기도 한다.
중편소설집 『절벽과 절벽 사이를 흐르는 강』은 생동하는 인물들의 구체적인 형상과 더불어 내면의 의미를 추적하는 심리를 하나로 연결해 차분하고 설득력 있게 저 밑바닥에서부터의 인간 감정을 깊이 있게 포착하고 있다. 이것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작가의 시선이야말로 시종일관 소설을 관통하는 올곧고 진실한 의식의 실체이며, 등장인물들이 현실에 맞서고 또 이겨나가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는 것은 사랑과 운명에의 연민이다. 사랑이 자신을 조롱하고 있는 순간이 고통스럽지만, 예측한대로 흘러가는 게 인생이 아니라는 운명을 깨닫게 된 자기연민의 고통 역시 만만찮다. 박희주 작가는 스스로를 위해 울어야 하는 울음마저 증발해버린 사랑과 운명, 또한 그것을 엿보는 연민의 현장을 안정적인 서사구조와 삶을 꿰뚫는 인물의 감정선을 통해 현장감 있게 서술하고 있다.
그의 세계는 언뜻 보면 새롭지 않다. 회고나 여행 등의 전통적인 서사구조를 가진 그에게 새로운 실험은 찾기 힘들다. ‘운명’ ‘사랑’ ‘연민’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의 주제 또한 고전적이지만 그런 형식과 내용의 고전적인 안정감 안에서 분명한 색깔을 가진 자기세계를 이루고 있는데 그것은 사랑과 운명에 대한 연민이다. 그 연민은 소설에서 살아남은 자의, 죽음보다도 더한 기억의 고통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그의 소설에서 사랑은 다분히 문제적인데 그것은 현실을 거부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랑은 행복한 시간으로 끝나는 일이 없다. 사랑의 완성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 가능하다 하더라도 잠시의 행복 뒤에는 언제나 예기치 않은 사건이나 떠남이 기다리고 있다. 그 사랑 때문에 인물들은 고통과 절망에 놓인다. 현실의 구속을 아랑곳하지 않는 문제적 인물들의 고통스러운 사랑을 서술하는 작가의 세계에 주목하게 되는 것은 그의 사랑 혹은 고통이 세상의 부박함을 향한 강렬한 외침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홀로 남은 자아의 회고와 묘사를 통해 이루어지는 그의 소설은 상황 속에 있는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현실과 환상을 육화한 상상의 발자국이 선명하다.
박희주 작가의 소설은 그 대상과 세계가 하나가 되어 합일하는 감동을 주고 있는데 그것은 작가의 엄청난 주관적 에너지 때문이다. 그 에너지는 세계와 대상을 자기 안으로 끌어들여 육화시킨 후 내놓은 상상력으로 변환된다. 그 상상력에는 사랑과 운명 혹은 그것을 감싸는 연민이 자리하고 있다. 그것은 엄혹했던 시대와 악조건 속에서도 힘들게 삶을 붙들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기도 하다.
물신주의와 속물화로 치닫는 당대 현실에 맞서서 상처와 고통을 싸안은 고뇌가 흘러넘치는 이 소설에서 장애인이란 냉전과 분단, 고통의 현대적 상징으로 읽힌다. 그들은 불완전하고 어두운 우리 삶의 자화상이자 희생자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역시 연민이 가득한데 그 연민은 사적 체험의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들의 경박한 속물적 삶에 대한 뼈아픈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또 한편으로는 자연으로부터 쫓겨나 문명과 자본으로 유폐당한 존재의 비애로도 읽히기도 한다. 그러나 이 비애는 단순히 패배나 슬픔으로 끝나지 않는다. 작가의 생가인 ‘갈궁절’이 죽은이의 공간이자 탄생의 공간일 수 있듯이 비애 또한 존재인 동시에 무너지지 않는 삶의 의지의 표현이다. 그것이 몸 깊이 새겨져 육화된 작가의 세계라 이 소설이 더욱 더욱 반갑고 믿음이 앞선다.
온몸으로 감당하고 육화한 사랑과 운명에의 연민이야말로 박희주 작가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무명의 세월에도 소설 쓰기를 멈추지 않게 만든 원동력이다. 그래서 한평생 자신만의 화두를 붙잡은 채 묵묵히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나가는 뛰어난 스토리텔러 박희주 작가에게 찬탄과 경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 김성달(소설가)의 박희주 중편3선 『절벽과 절벽 사이를 흐르는 강』평론 中에서
기본정보
ISBN | 9791189259150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10월 20일 |
쪽수 | 240쪽 |
크기 |
140 * 197
* 22
mm
/ 389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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