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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우동가게

우동가게 문이 열리면 맛있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강순희 저자(글)
황금알 · 2019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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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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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우동을 끓이면서 겪은 사람들의 얘기이다. 저자의 손으로 뽑아낸 우동가락은 얼마나 길까? 그 우동가락을 이어 가면 세상 모든 곳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산도 넘고 강도 넘어 세상 끝까지……. 그렇게 날마다 밀가루 반죽을 하면서 저자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자잘한 이야기들을 서툰 솜씨로나마 받아 적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길고 긴 면발로 이런 이야기를 엮었다. 조미료도 넣지 않고 화장도 하지 않은, 생 밀가루로 반죽한 소박한 얼굴의 이야기를. 그렇기에 이제 이 책은 저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사람들에게로 다시 돌아가기를 소망해보는 책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강순희

전남 강진에서 태어나 IMF 시절 이름없는 실내포장마차에서 우동을 끓이면서, 글을 썼다. 소설 『백합편지』 『행복한 우동가게』 『행복한 우동가게 두 번째 이야기』 『행복한 우동가게 세 번째 이야기』 등을 냈다. 현재 충주에 있는 〈행복한 우동가게〉에서 우동을 끓이면서 글을 쓰고 있다.

목차

  • 한 가락 아주 특별한 외출ㆍ009
    두 가락 우산 크기만큼의 삶ㆍ018
    세 가락 책상 빼 소리 듣는 날까지ㆍ023
    네 가락 주여! 날 버리지 마소서ㆍ029
    다섯 가락 눈 그림자ㆍ033
    여섯 가락 저 눈이 모두 쌀이라면ㆍ038
    일곱 가락 허망한 꿈이면 또 어떠랴ㆍ044
    여덟 가락 끓는 물에 비친 얼굴ㆍ048
    아홉 가락 젖지 않고 피는 꽃은 없어ㆍ051
    열 가락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ㆍ055
    열한 가락 봄에는 비가 온단다ㆍ064
    열두 가락 우리 우동 가락이 들어 있어ㆍ070
    열세 가락 마음으로 쓴 글들ㆍ074
    열네 가락 꽃 고무신과 개나리ㆍ080
    열다섯 가락 집은 더러운데 우동은 왜 이렇게 맛있어ㆍㆍ085
    열여섯 가락 우동집에 가지 마시오ㆍ087
    열일곱 가락 캄캄한 밤, 우동을 생각한다ㆍ092
    열여덟 가락 비오는 밤 너무 좋습니다ㆍ097
    열아홉 가락 먼 곳에서 찾아온 친구ㆍ103
    스무 가락 세상에서 가장 조그만 출판기념회ㆍ109
    스물한 가락 밤차를 타고 떠난 그녀ㆍ114
    스물두 가락 외로운 밤ㆍ119
    스물세 가락 위험한 야간여행ㆍ126
    스물네 가락 오토바이와 함께 사라지다ㆍ137
    스물다섯 가락 긴 밤 지새우고ㆍ144

    스물여섯 가락 꽃 필래 방ㆍ152
    스물일곱 가락 어떤 주정꾼ㆍ160
    스물여덟 가락 꽃샘바람ㆍ165
    스물아홉 가락 시인의 공원, 탄생하다ㆍ171
    서른 가락 홀로 걷는 인생 길ㆍ178
    서른한 가락 까만 가방 하얀 필통의 남자ㆍ187
    서른두 가락 짝사랑은 너무 억울해요ㆍ194
    서른세 가락 행주치마ㆍ197
    서른네 가락 하지만 우동을 잘 먹었다ㆍ203
    서른다섯 가락 김치 냄새가 나더라도ㆍ206
    서른여섯 가락 별 발자국을 따라ㆍ210
    서른일곱 가락 돌아와요, 애기엄마ㆍ217
    서른여덟 가락 동심은 시들지 않는다ㆍ227
    서른아홉 가락 아버지 그늘ㆍ231
    마흔 가락 가슴이 따스한 사람들ㆍ237
    마흔한 가락 그리운 옛 흙ㆍ242
    작가후기 우동가게와 느티나무ㆍ251

책 속으로

한 가락
아주 특별한 외출

이른 새벽길을 걸었다. 이 시각에 거리를 걷는 것이 문득 낯설었다. 잡다한 이야기들은 모두 잠들고 사람들의 체취만이 묻어 있는 길을 걸었다. 찬 서리가 뿌옇게 내려앉은 길을.
아마도 오래전부터 이 같은 외출이 내 인생에 마련되어 있었을 것이다. 다만 그것을 몰랐을 뿐이었다. 한 치 앞을 알지 못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말을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서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나는 단 한 번도 내가 이런 외출을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건널목과 신호등을 지나쳐 음식점과 술집들이 별처럼 총총히 박혀 있는 골목길을 걸었다. 이른 새벽이라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달랑 혼자 걷는다는 것이 내심 두려웠다.
카우보이, 꽃을 든 남자, 아리조나……. 이런저런 상호의 간판들이 눈에 들어왔다. 술을 파는 곳, 그곳에서 술을 마시고 아직 깨지 않은 사람들이 어느 건물 옆에 웅크리고 있다가 나를 잡아당길 것 같았다.
나는 작은 조바심을 치며 술 냄새 풍기는 거리를 마치 새벽을 여는 사람처럼 걸어나갔다. 앞으로는 이 거리와 친밀해져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희붐한 밤안개와 진한 술 냄새와 가득한 찬서리 속에서도 깨어나지 않는 이 낯선 거리를 매번 걸어 다녀야 한다.
감자탕집, 뼈다귀 해장국집, 올뱅이 국밥집……. 술 먹은 사람들의 속풀이에 어울리는 음식점들이 촘촘히 박혀 있는 좁은 골목길을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그 종착 지점에 철물점과 나란히 오토바이 가게가 있고, 그사이에 허름한 얼굴로 나를 기다리는 간판이 있었다.
우동집 앞에는 공원이 있었다. 11월의 찬바람에 느티나무 잎이 하나둘 떨어지고 있었다. 내가 벗어던져야 할 지난날의 안락했던 생활의 옷처럼 그렇게 낙엽이 떨어지고 있었다.
공원 안에는 낡은 의자가 몇 개 놓여 있었고, 수북하게 쌓인 나뭇잎 위에 소주병이 몇 개 던져져 있었다. 낭만을 말하기에는 현실감의 무게가 너무 큰 풍경이었다. 누군가 먹고 버린 소주병이 낙엽 위에서 뒹굴었다.
‘공원이 있어서 다행이야. 이제 이 공원의 느티나무와 사귀어 친구가 되어야지. 내가 가는 곳마다 다행히도 나무들이 늘 있었어.’

나는 11월 새벽의 공원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힘이 부칠 때면 저 공원의 의자에 앉아 잠시 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마음 끝에 다가왔다.
철물점 앞에 놓여 있는 쇠붙이들, 오토바이 가게 앞에 놓여 있는 고물 오토바이들이 내 우동집 앞을 반쯤 가리고 있었다. 진득한 쇳냄새 때문이라도 우동집으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곳이었다.
허름한 색동저고리처럼 걸려 있는 각기 우동이라는 간판은 낯설지 않았다.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는 시각에 나는 우동집 문을 열었다.
어둠 속에서 오래되어 낡은 삐거덕거리는 문을 열고 가게 안으로 들어 섰다. 전기 스위치가 있는 벽을 한참 더듬어 불을 켰다. 일곱 평 남짓한 작은 공간 안에 낡은 식탁 네 개가 놓여 있었다. 공간이 좁아서인지 어느 시골 방처럼 느껴졌다. 누렇게 바랜 벽지며 기름때가 더덕더덕 끼어 있는 환풍기조차도 쉽게 주인을 반기지 않는 풍경이었다. 너절너절하게 찢어진 벽지는 모두 잡아떼어버리고 싶지만 거기까지 키가 닿지 않았다.
잠시 입술을 깨물었다. 이곳까지 온 내 외출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닐 것이다. 서른아홉 해 동안 잘 먹고 잘살아온 내 몸뚱이의 보속(補贖)일지도 모른다. 삶의 현장 속에 내가 뛰어들어보지 못해서 이웃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치스런 말이나 행동으로 저지른 죄가 많았을 것이다. 나만 잘 먹고 잘살라는 법이 어디에 있는가. 이제 나는 몸으로 살아야 한다.
재활용 시장에서 사들인 국수기계가 흉물스럽게 나를 쳐다보았다. 밀가루 반죽을 해서 기계로 면을 뽑아내는 일을 해야 했다. 나에게 이 가게를 넘겨준 선임자 아저씨가 제일 조심해야 하는 것이 이 기계라 했다. 딴생각을 하다가는 자칫 손을 다쳐 불구가 될 수 있다며 지레 겁을 주었다.
친해져야 할 기계를 어루만지며 앞으로 나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서 검게 그을린 양은 통에 물을 가득 붓고, 무 다시마 참치 등 천연재료로 우동국물을 우려내고 있는데 등 뒤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줌마. 우동 한 그릇 주세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조금 기다려야 국물이 달여진다는 말을 하고 싶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말을 꺼내려고 애를 써도 말이 나오지 않는 꿈속에서처럼, 내 몸 안에 무엇인가가 들어와 입을 꼭 봉해버린 느낌이었다.
남자는 난로 옆에 앉아서 들고 온 신문을 보고 있었다. 처음이라, 첫날이라 서툴러서 아직 손님을 받을 수 없다는 말을 해야 하는데 내 형편과는 무연하게 남자는 음식을 기다리며 신문을 들추고 있었다.
펄펄 끓는 물에서 우동국물 냄새가 났다. 제법 갈색으로 우러나면서 선임자 아저씨에게 배운 것 같은 우동국물이 되고 있었다. 드르륵 드르륵 소리를 내며 국수기계가 흰 면발을 뽑아냈다. 그것을 펄펄 끓는 물에 넣고 삶았다.
식탁 앞에 앉은 남자는 오리털 파카의 소매 깃을 살짝 올리고 시계를 보았다. 내 마음이 바빠졌다. 단무지와 김치를 접시에 담아 식탁으로 내어갔다.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입고 있는 앞치마며 긴 청치마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나는 당당해지자고 나 자신에게 말했다.
‘할 수 있어. 일주일 동안 연수를 받았잖아. 아직 솜씨는 없지만 정성만 있다면 왜 못하겠어. 긴장하지 말아야 해. 인생은 연극이야. 이게 지금 내가 당당히 해내야 할 배역이야. 순희야, 당황하지 마.’

일을 시작하기 전에 주변 사람들은 한결같이 음식점은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하여 나를 의기소침하게 만들었다. 동작이 느리고 민첩하지 못한 데다 키가 크고 손가락이 길어서 일이 몸에 붙지 않으리라는 것이었다. 다들 음식점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며, 뛰어난 솜씨가 있어도 성공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말렸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전업주부로 살아온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었다. 행동도 말주변도 뛰어나지 못한 주부에게 갑자기 벌어 먹고살라고 하는 현실이 야속하기만 했다.
IMF 관리 시절, 남편의 사십 년 세월을 삼켜버린 부도는 우리 가족을 흩어진 밀가루 같은 슬픈 입자들로 만들었다. 평소에 찬찬해서 실수를 안 했던 남편은 더 큰 사업을 위해 도전하다가 중소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는 호된 시절을 만난 것이었다.
남편 잘 만나서 잘 먹고 잘살아온 대가가 이렇게 치열한 삶의 경쟁 속으로 나를 외출시킬 줄이야. 한탄하지 말자고 되뇌며 나는 무언가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밀가루 입자처럼 풀풀 날려 흩어져버린 우리 가족의 아픔을, 지난날의 현실을 잊어야만 했다. 남편과 함께 살 수 없는 현실에서, 나는 아이 둘을 책임져야 할 가장이 되었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서 베개 이불을 적시며 울고 있는 나에게 위층에 살았던 친구 희수가 시간 나는 대로 내려와 달래기 시작했다.
“은미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몸으로 땀을 흘리는 거야. 일을 해야 해. 은미 엄마처럼 성격이 여린 사람은 직장생활은 할 수 없어. 은미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번 생각해보자. 먼저 ‘충주화제신문’을 보자고. 은미 엄마 힘들겠지만 작은 음식점을 찾아보자.”
변호사 부인인 희수의 말로 내 진로가 정해졌다. 한쪽에서는 일주일도 못할 거라는 절망감을 주었지만, 희수의 말을 듣고 보니 내게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 ‘화제’를 보며 이곳저곳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온종일 걸어 다니며 음식점을 기웃거려 보았지만 자신감이 없었다. 아무도 나를 보고 반기지 않았다. 음식점 안으로 들어서면 꿈속에서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힘이 빠져 집으로 돌아오면 아이들 둘이 잠을 자고 있었다. 보호자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이렇게 힘이 빠져 다니는 내가 한심스러웠다. 넓은 평수에 고급아파트가 경매되어 이사를 가야 했다. 아직은 이사도 못 하고 먹고사는 길을 찾아 헤맸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니 길가의 노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과일과 생선과 푸성귀를 조금씩 놓고 파는 사람들의 모습이 내가 살아야 할 삶으로 느껴졌다. 빨리 이 아파트를 떠나야 정리가 될 것 같았다.
그동안에 누렸던 부를 뱀 허물 벗듯이 모두 벗어놓고, 바람이 몹시 불던 날 인근의 서민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주위의 맘씨 좋은 친구들이 모두 거들어주어 이사를 마쳤다.
찬바람 불던 날, 그동안 입었던 부의 옷을 하루아침에 벗고서 돌아선 나를 보고 친구 희수는 목놓아 울었다. 울어줄 사람이 내게 남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함께 살았던 아파트 사람들은 나를 위로하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우동집을 해보겠다고 덤볐을 때, 그것은 운명이었다. 이 집에 들어서기 전까지 사실은 두 번이나 음식점 계약을 했다가 무언가 두려움 때문에 두 번 다 해약을 하고 말았다.
그 이후 나는 고개를 떨구고 이곳에 나와 우동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종일 서서 밀가루와 씨름을 해야 하는 연수기간 동안 종아리가 아파서 쓰러져버릴 것만 같았다.
가게 안에서 입을 옷이 없어서 희수가 마련해준 긴 청치마를 입고 앞치마를 두른 채 발을 동

동 굴렀다. 종일 서서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든 일인지. 그것도 이천오백 원짜리 우동을 팔아야만 하는 현실이 암담하기만 했다. 이러다간 가게세도 나오지 않을 것 같았고 입에 풀칠도 하지 못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밀가루 반죽을 하면서 재미를 붙였다. 풀풀 날리는 입자로 있을 때는 형태가 없지만, 소금과 물을 넣어 버무리면 물렁물렁한 덩어리가 되는 것이 신기했다.
그 덩이는 아무 곳에나 어울렸다. 국수기계에 집어넣으면 가는 면도 될 수 있고 굵은

출판사 서평

언제부터인가 저자는 자신의 행주치마 속에 들어 있는 이야기들이 밖으로 나오려고 애를 쓰는 걸 감지했다. 우동집 아줌마가 우동만 잘 끓여내면 되지 무슨 글을 쓰겠어. 딴에는 그렇게 생각하며 웃고 넘어갔지만,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밀가루 범벅으로 지내는 삶, 밀가루 포대를 뒤집어쓰면 가루가 되어버릴 것 같은 나날들, 등줄기에 흐르는 끈적한 땀방울들이, 언젠가부터 서로 뭉치고 얽히어 반죽이 되라고 말하여 오는 듯했다.
곰표 밀가루 포대 속에 들어 있는 보이지 않는 입자들, 잡을 수 없는 그 하얀 얼굴들이 저자에게 그렇게 기원했던 듯했다. 서로서로 맨살을 비비며 온화한 삶으로 살아가기를. 거기에 때론 눈물로, 때론 땀방울로 간을 맞추기도 했다. 때론 반죽 덩어리를 만지며 저항하지 않는 묵직함도 배웠다. 뭉칠 수 없어 슬펐던 날, 흩어져 있어 외로웠던 날……. 간혹 포대에 담긴 입자로는 어둡고 갑갑하여 외출을 꿈꾸기도 했다.
작가의 손으로 뽑아낸 우동가락은 얼마나 길까? 그 우동가락을 이어 가면 세상 모든 곳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산도 넘고 강도 넘어 세상 끝까지……. 그렇게 날마다 밀가루 반죽을 하면서 저자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자잘한 이야기들을 서툰 솜씨로나마 받아 적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길고 긴 면발로 이런 이야기를 엮었다. 조미료도 넣지 않고 화장도 하지 않은, 생 밀가루로 반죽한 소박한 얼굴의 이야기를. 그렇기에 이제 이 책은 저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사람들에게로 다시 돌아가기를 소망해보는 아름다운 사연이 깃들은 작품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89205492
발행(출시)일자 2019년 10월 31일
쪽수 256쪽
크기
151 * 225 * 22 mm / 389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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