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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희 저자(글)
몽실북스 · 2022년 0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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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삼킨 여자 상세 이미지
여성의 성 상품화와 섹슈얼리티
그리고 젠더 이슈를 다루는 이야기.
〈서점 탐정 유동인〉으로 탐정 계에 새로운 한 획을 진하게 그은 김재희 작가가 이번에는 새로운 이슈에 도전한다. 바로 픽업아티스트의 세계다. 딱 여름 두 달 동안 바짝 일해서 다음 일 년의 월세를 준비하는 그녀의 이야기. 『꽃을 삼킨 여자』에서는 로맨스 스캠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이 시기에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는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이질감을 보여준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재희

김재희

2006년 데뷔작 《훈민정음 암살사건》으로 ‘한국 팩션의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역사 미스터리에 몰두, 낭만과 욕망의 시대 경성을 배경으로 시인 이상과 소설가 구보가 탐정으로 활약하는 《경성 탐정 이상》으로 2012년 한국 추리 문학 대상을 받았다. 2020년에 미스터리한 시구로 유명한 실존 시인 이상 탄생 110주년으로《경성 탐정 이상》 5권이 나왔다. 시리즈 1-5권으로 이상과 구보 탐정 시리즈의 안정적 순항을 독자에게 약속했고 김재희 추리 월드를 열었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았다.

2018년 《유랑 탐정 정약용》과 《섬, 짓하다》 후속작 김성호 프로파일러 시리즈 《이웃이 같은 사람들》을 발표했다. 현재 신윤복이 정조대왕과 조선 대표 화가 김홍도의 명에 의해 일본에 건너가 샤라쿠 풍속 화가로 일한다는 역사 추리 모티프에서 시작된 《색, 샤라쿠》는 영화화가 진행 중이다.

그 외 출간작으로는 유쾌하고 발랄한 사건 해결 코지 미스터리 《서점 탐정 유동인》, 경성 최초의 고민 상담소 이야기를 그린 《경성 부녀자 고민 상담소》와 앤솔로지 《위층 집》등이 있다.

목차

  • 복숭아가 가진 독은 경찰도 죽인다 _7
    물을 찾아 헤매는 그녀 _28
    흙 속에서 진주 캐내는 법 _46
    아픔은 다시 새로운 작업에 들어가게 하고 _68
    폴리아모리와 무성애자들의 모임 _92
    꽃을 삼킨 픽업아티스트 _105
    입맛의 차이만큼이나 다양한 삶의 방법 _125
    사람의 진심은 환경에 맞춰 진화한다 _133
    기망은 희망을 주다가 곧 거품으로 _199
    남자의 진심이 보여주는 것 _221
    모두의 세계관은 어릴 적부터 다르다 _229
    루프탑이 허용된 사람들의 날갯짓 _242
    감정을 잠시나마 공유한다는 것 _288
    영혼까지 따뜻한 온기를 만지고 싶었어 _298
    새 신과 새로 만든 열 개의 파일들 _315

    작가의 말 _324

책 속으로

P.10
“팀장님. 참, 사망원인 뭐예요? 단순 질식사?”
“아니, 입과 코에 본드를 들이부었어. 목공용. 아주 질 나쁜 범죄자야. 사망자가 경찰 후보생이어서가 아니라, 악의에 찬 인간이야.”

P.18
“강제적으로 했을 가능성은요?”
아람의 말에 선익이 화가 난다는 듯 말했다.
“강제? 남자가 질식사했어. 여자가 용의자고. 누가 강제로 했는지 모르겠어?”

P.25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짧게 만나고 돈을 빌려줘요?”
“말했잖아요. 톡으로는 아주 깊은 이야기도 나눴다고. 우리는 영혼을 공유하는 사이라고요!”

P.33
남자들이 여자들의 가슴이나 엉덩이에 시선을 줄 것 같지만 오히려 다른 데를 보았다. 가슴은 쳐다보기 힘들어하고, 엉덩이는 뒤태를 볼 때만 슬쩍 보지만 다리는 무연하게 보아도 거리낌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P.40
희연은 민동의 손을 손가락 끝으로 살짝 잡았다. 손끝으로 스치듯이 손바닥을 긁었다. 민동의 뺨이 약간 발그레해졌다. 희연은 약간의 터치만으로 상대방을 숨 막히게 할 수 있다는 걸 안다.

P.61
요부이면서도 숙녀를 원하는 남자들의 이중적 태도는 영원한 관계 지속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하고 그건 곧 남자들의 투자를 끌어낸다.

P.70
진짜 사귈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언젠가 그는 떠날 것이고 희연은 버려지니까. 버려지기 전에 반드시 먼저 사라진다. 그 아픔을 너무 잘 아니까. 진짜로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프니까 두 번 다신 그 통증을 느끼고 싶지 않다.

P.80
모르는 여자를 SNS를 통해서 심리나 생활을 파악하고 알아나가고 싶다는 남자의 욕망에 불을 지피는 충동을 일으키면 성공이다. 희연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가명으로 가입만 해두었다.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바람둥이들은 절대 SNS를 하지 않았다.

P.102
“거, 여자친구 왜 그렇게 취하게 만들었어요?”
기사가 영수증을 건네면서 한마디 했다.
“아후, 여친 아니고요. 술 잘 마신다면서 지가 마셨고요. 저도 지금 짜증 납니다, 이 상황. 갑니다, 기사님. 고맙습니다.”

p.110
“서두르면 안 돼. 우리가 줄다리기를 잘해야 해. 그리고 이제 부모도 그만 미워해. 이렇게 만든 토대지만 결국 선택은 우리가 한 거야. 대신 어떻게든 적응해서 살아남아. 그러니까 미운 엄마도 잊고, 누구도 믿지 마. 나만 믿어. 희연이 너 뒤에 내가 있어.”

P.129
“아람 형사가 범죄심리는 빠삭해도 실리에는 아직은 서툴러.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 경제적 이익 취하는 기망 행위는 괘씸해. 왜냐면 진심 어린 감정을 이용해 편취하거든. 아주 쉽게 돈 버는 거지.”

P.134
희연은 전화를 급히 끊었다. 무서웠다. 진심을 보여준다던 남자가 여자를 죽인 것이다.
희연은 환하게 웃던 춘기를 떠올렸다.

p.139
엄마는 희연을 남자를 붙드는 수단으로 쓰려했다. 희연을 가리키며 집을 떠나는 남자에게 “쟤는 어때?”라고 시선으로 물었다. 희연은 눈빛으로 의도를 알았다.

P.158
“전 희연 씨가 앞으로는 어떤 꿈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다시는 연락 안 할게요. 대신에 언젠가 제 작품에 희연 씨 캐릭터를 넣어도 되는지 허락받고 싶어요.”

p.163
“뭐, 두 달 번쩍 일해 1년 치 월세가 목표래요. 길바닥이나 유흥에서 구른 느낌인데 나와는 완전 결 자체가 다르죠. 저 어떻게 아셨어요?”

P.187
“뭐, 다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꼰대 짓이라는 말이 기분 나쁘셨어요?”
“별로. 말 막히면 다 그 소리잖아. 아이고, 나랑 나이 차도 얼마 안 나면서 말이지.”
“뭐, 나이가 많아 꼰대가 되는 게 아니라 선입견과 편견, 고집 세면 되는 거죠.”

p.227
가슴 아래쪽 늑골에는 사과 반쪽 문신이 있다. 성이와 나눠서 한 문신.
‘지금 성이 언니는 잘 지내고 있겠지. 연락하면 안 된다. 한 사람이라도 사과 반쪽을 가지고 잘 살아야 한다. 사과 반쪽은 먹을 거, 안정된 집을 의미하니까.’

P.256
사람 관계만큼은 마음이 가는 대로가 아니고, 목적대로 행동했다. 좋아하는 척, 사랑하는 척했다. 가식적인 미소만 짓고 마음은 닫았다.

P.294
“미, 미안해요…, 나, 나도 너무 외, 외로워서 잠, 잠깐이나마 돈 때문에 그랬, 랬지만 진심으로 사랑하는 감정을 며칠은 가지고 만났고, 그리고 톡하고…비, 비록 잠깐 반짝 사귀었지만 감, 감정은 좋아하는… 감정은 공유했어요….”

P.307
문신은 바라는 바를 새기지만 그 목적은 영원히 이뤄지지 않아서 그냥 문신에 불과하다. 문신에서 해골은 영원불멸의 삶을 원하지만, 이 남자는 일찍 갔다.

출판사 서평

경찰 지망생
시체로 발견되다

경찰 시험에 합격하고 누구보다도 경찰이 되기를 희망했던 김민동. 그는 경찰이 되기도 전에 모텔방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경찰이라는 조직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들의 끈끈함이 생명이다. 그들은 자기 후배가 될 수도 있었을 그에게 범행을 저지른 범인 찾기에 착수한다. 그들의 레이다에 그가 마지막으로 통화한 한 사람이 걸린다.

“아람 형사. 고사 났다.”
“마약사범 은어인데 사고 터졌다구. 보통 아냐. 사람이 죽었어.”
“선배님. 우리가 쫓는 사람과 관계, 있습니까?” _본문 중에서

두 달 벌어
일 년을 산다.

픽업아티스트인 희연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살아간다. 그녀의 목표는 여름 두 달 동안 자기 몸을 이용해서 다음 일 년의 월세를 준비한다. 장기간의 연애는 원하지 않는다. 남자를 믿지도 않는다. 그저 단순한 관계, 딱 그만큼만 이용할 뿐이다. 크다면 크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의 돈만 요구한다. 그 이후에는 바이바이다. 몸을 사린다.
희연은 민동을 왁싱숍에서 만났다. 어느 정도 뜸을 들여가며 눈치를 봤다. 남자가 걸려들면 다행이고 아니면 미련 없이 제 갈 길을 가기로 했다. 빙고! 남자는 희연에게 차 한잔을 권했고 그렇게 그들의 관계는 시작되었다.

희연은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슬쩍 고개를 숙여서 커피를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가는 목선을 쭉 뻗어 보여주면서 마시면 상대방이 긴장했다. _본문 중에서

남자와 여자
절대 좁힐 수 없는 그 차이

설희연을 소액사기범으로 보고 쫓고 있는 형사 강아람과 그녀의 사수 서선익. 프로파일러로 특채 입사한 강아람은 현장 경험을 배우고 오라는 명령에 따라 지금 송파서에서 근무 중이다. 그들이 쫓고 있는 사람은 사기 사건의 용의자. 하지만 그 용의자는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되었다. 같은 사람 다른 혐의. 그녀는 대체 누구일까.
여자를 대표하는 강아람과 남자를 대표하는 서선익은 남자와 여자라는 성(性)의 차이 이전에 확연한 성격 차이를 보인다. 천재적인 능력의 강아람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선익의 마인드가 엿보이기도 한다. 강아람과 서선익이 모든 남자와 여자의 상황을 대변하지는 않겠지만 본문 속 대화를 통해서 그 차이점을 드러내고 있다.

“성적 매력만 있다고 돈이 쉽게 나오겠습니까. 형사님은 섹시한 여성이 커피숍에서 갑자기 말 걸고 그럼 돈 백 줘요?” _본문 중에서

힘들게 살아온 인생이
면죄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생활 이전에 설희연의 가정환경은 좋지 않았다. 결국 집을 나온 그녀는 가출팸에서 생활하게 된다. 노숙 생활도 해 봤다. 팸이라고 해서 패밀리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을 이용하려고만 했을 뿐. 그 속에서 그녀를 만났다. 자신에게 엄마 같았던 언니. 자신에게 처음으로 포근한 집을 제공해 준 언니. 둘은 절대 떨어질 수 없는 운명 같았다.

희연아. 이번이 마지막이야. 우리 다시 일하자. 내가 지켜줄게. 걱정하지 마. _본문 중에서

형사인 강아람과 서선익. 프로파일러이면서 방송인인 감건호와 여현정. 네 명의 성(性)이 다른 사람을 통해서 작가는 여자와 남자 그리고 남자와 여자 간의 차이에 대해서 은근하게 드러내고 있다. 분명 이분법적인 논리로서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를 통해서 보여지는 것이 전부도 아니다. 단지 이 이야기를 통해 그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어렵고 힘들게 인생을 살아왔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누군가를 속이고 사기를 칠 수 있다는 그런 권리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언제나 사람답게 살아야 할 권리가 있지만 최소한의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만 그런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늘 누군가에게 쫓겼던 설희연이었다. 그녀는 이제 그런 쫓김 없이 마음 편하게 발 뻗고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그녀가 바랐던 그런 자신만의 삶이 아니었을까. 그것이 아마도 『꽃을 삼킨 여자』에서 설희연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일 년 치의 월세를 여름 두 달 동안 여성적 매력을 이용해 버는 설희연. 그녀는 픽업아티스트다. 긴 관계는 원하지 않는다. 짧은 기간 동안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돈을 받고 사라진다. 그것이 그녀의 패턴이었다.
그런 그녀가 살인 용의자가 되었다. 경찰 지망생이었던 김민동이 호텔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그와 마지막으로 연락한 것이 바로 그녀였다. 단순 사기범이었던 그녀는 이제 살인 용의자가 되었다. 형사 강아람과 서선익은 그녀를 사기범으로 쫓고 있었지만, 살인사건이 발생한 만큼 그들은 이제 한발 물러서서 독자적인 노선을 걸어야 한다.
남자와 여자로 대변되는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쉴새 없이 자신들의 의견을 드러낸다. 두 쌍, 네 명의 사람들. 그들 간에 벌어지는 대화를 통해서 티키타카가 이루어진다. 어느 한쪽이 옳다고 옹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마다의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여성의 성 상품화와 섹슈얼리티 그리고 젠더 이슈를 다루는 이야기이면서 여성의 몸과 오감을 통한 공감각적 느낌으로 홀리는 여성 픽업 아티스트의 이야기다. 샤론 스톤 주연의 ‘원초적 본능’ 보다 현대적이고, ‘섹스 앤드 더 시티’ 보다는 더 스릴러적인 한국 여성의 현재를 다루는 여성 서사 소설인 『꽃을 삼킨 여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통로가 되면서 그들의 상황을 대변하는 길이 될 것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89178536
발행(출시)일자 2022년 03월 10일
쪽수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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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 196 * 24 mm / 463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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