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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인생이라는 바둑을 두다

통찰의 발견, 도덕경을 읽는 새로운 즐거움
왕이쟈 저자(글) · 심규호 번역
라의눈 · 2018년 0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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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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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자신의 인생을 걸고 노자와 바둑으로 승부하듯 도덕경을 해석해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인생에 관한 것이지만 본문 내용에는 바둑을 둘 때의 묘미가 적지 않게 들어가 있다. 바둑을 두다 보면 바둑의 가장 큰 즐거움이 바로 ‘뒤집기’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이는 바둑판을 뒤집어엎는다는 뜻이 아니라 바둑을 둘 때 고심 끝에 승부가 반전되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노자와 ‘대국’하기로 한 이상 설령 그가 천하제일의 고수라고 할지라도 바둑알을 힘차게 두어야 할 것이다. 나처럼 불민한 사람도 모든 판에서 패할 수는 없으며 당연히 그에게 배울 것은 배우고, 그가 내 인생에 ‘큰 뒤집기’를 감행할 때 나 역시 최선을 다해 그와 『도덕경』에 대한 ‘작은 뒤집기’를 행해야 할 것이다.

★ 위대한 5천 자 『도덕경』, 그 짧은 텍스트에 담긴 간결하고 명쾌한 의미!
『도덕경』은 겨우 5천 자에 불과하지만 읽다 보면 여러 차례 뒤집어진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물론 뒤집어진다고 하여 머리가 어지러워 방향을 찾지 못할 지경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세속의 근심과 걱정이 깨끗이 씻겨 정신이 맑아지게 된다.

작가정보

저자(글) 왕이쟈

저자 왕이자는 대만이 자랑하는 대표적 인문학 저술가로 대만에서 출생하여 대만 국립 타이베이대학 의대를 졸업했다. 이후 글쓰기에 매진했다. 그의 글은 간결하면서도 깊은 함의를 지녔고, 중국 경전을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기존의 해석과 다른 세계를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중국 경전에 대한 해석 외에도 문화 평론, 과학 논술 등 다방면에 걸쳐 지성과 감성, 과학과 인문을 융합한 글쓰기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글은 현재 대만의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와 대학 교재 등에 여러 편 수록되어 있다. 대만에서 ‘좋은 의사를 잃은 대신 좋은 작가를 얻었다’라는 찬사를 들을 만큼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왔다.
저서로 『수습 의사의 수기』, 『고전으로 오늘 읽기』, 『웜홀에서 온 편지』, 『바다 마녀의 악보』, 『누가 보이지 않는 손을 내미는가』 등 40여 권이 있다.

번역 심규호

역자 심규호호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중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언어통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육조 삼가 창작론 연구』, 『연표와 사진으로 보는 중국사』, 『한자로 세상 읽기』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 『도설노자』,『중국사상사』, 『중국문화답사기』, 『사서삼경』, 『위안텅페이 삼국지 강의』, 『한무제 평전』, 『덩샤오핑 평전』,『마오쩌둥 평전』등이 있다.

목차

  • 들어가며

    제1국 고수는 단 한 수만 두어도 진가를 알 수 있다
    제2국 진리는 늘 그렇듯 상대적이다
    제3국 욕망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제4국 도는 어디에나 깃들어 있다
    제5국 우리의 인생에는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제6국 예로부터 여성의 창조력은 위대했다
    제7국 우리의 인생은 역설로 가득하다
    제8국 물의 일곱 가지 장점
    제9국 적절한 시기에 물러나라
    제10국 최고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여섯 가지 수련
    제11국 역방향 사고와 전이식 사고
    제12국 감관의 자극에서 벗어나라
    제13국 총애를 받거나 모욕을 당해도 놀라지 말라
    제14국 도를 파악하여 사물을 다스려야 한다
    제15국 도의 원칙에 순응하면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다
    제16국 모든 것이 근원으로 회귀한다
    제17국 스스로를 ‘위대한 조타수’로 자처하지 말라
    제18국 낡은 사고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라
    제19국 세상이 귀하게 여기는 것들을 버려야 한다
    제20국 역방향 사고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다
    제21국 유심론적이고 유물론적인 우주 시학
    제22국 버려야 비로소 얻을 수 있다
    제23국 격정의 두 얼굴
    제24국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
    제25국 자연의 법칙을 따르라
    제26국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배의 균형을 유지하라
    제27국 도를 따르면 모든 것이 선명해진다
    제28국 앎과 지킴을 통해 성취하라
    제29국 갈망이 없으면 실망도 없다
    제30국 전쟁은 최후의 수단이다
    제31국 전쟁에서의 승리를 기뻐하지 말라
    제32국 크고 작음을 초월하여 절제하라
    제33국 자신과의 승부에서 이겨라
    제34국 삼불주의의 위대한 성취
    제35국 생명의 봄을 찾아서
    제36국 양책인가, 책략인가
    제37국 마음속 사사로운 욕망에서 벗어나라
    제38국 진보인가, 타락인가
    제39국 모순과 혼란을 초월하라
    제40국 도의 순환과 작용
    제41국 숨기지도 꾸미지도 않는 인생
    제42국 우리는 두 가지 인격을 지녀야 한다
    제43국 부드럽고 형체가 없는 역량이 필요하다
    제44국 현재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제45국 근원으로 돌아가는 수련
    제46국 인생의 올바른 길을 찾아라
    제47국 상상과 사고 그리고 검증
    제48국 인생의 덧셈과 뺄셈
    제49국 엘리트주의와 포퓰리즘
    제50국 지혜롭게 위험에 대처하라
    제51국 이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도덕관
    제52국 욕망을 억제하고 내심을 보라
    제53국 샛길을 벗어나 큰길에서 걸어라
    제54국 전통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의식
    제55국 성장과 완숙함에 대하여
    제56국 지혜로운 자는 타인과 조화로운 동화를 이룬다
    제57국 백성에 대한 믿음과 존중
    제58국 변화와 전환 속에서도 원칙을 지켜라
    제59국 절제하고 또 절약하라
    제60국 백성을 괴롭히고 착취하지 말라
    제61국 온화하고 겸손하게 행동하라
    제62국 자아 각성을 추구하라
    제63국 쉽고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
    제64국 늘 평상심을 유지하라
    제65국 참된 지혜를 가진 자가 되어라
    제66국 물러나는 것이 나아가는 것이다
    제67국 자애롭고 검약하는 인물이 되어라
    제68국 전쟁과 처세
    제69국 비분과 격정 대신 자애로움이 필요하다
    제70국 깊은 계곡의 난초는 늘 그윽한 향기가 난다
    제71국 지혜를 지닌 지자가 되어라
    제72국 인심을 얻는 수련
    제73국 인생을 위한 역방향 사고
    제74국 행복하여 죽음이 두렵도록 만들어라
    제75국 계급 의식으로부터 벗어나라
    제76국 약자도 생존할 수 있다
    제77국 마태 효과에 도취되지 말라
    제78국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길 수 있는가
    제79국 어떻게 원한을 풀 것인가
    제80국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미래를 지향할 것인가
    제81국 과연 무엇이 지혜이고 진실인가

    역자 후기

책 속으로

우리의 인생에는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인생은 끊임없이 변화하여 일정치 않으며 기복이 심하다. 그러나 사실 이 역시 자연의 ‘도’이다. 자연과 인생이 보여주는 기복의 ‘도’를 이해시키기 위해 노자는 두 가지 비유를 들고 있다. 하나는 추구이고, 다른 하나는 풀무이다.
먼저 추구에 대해 이야기하자. 추구는 풀을 엮어 만든 개로 제사 때 주로 사용하는데 화려하게 장식하고 중시된다. 하지만 다 쓴 다음에는 불에 태우거나 아무 데나 버려져 뭇사람들에게 짓밟힌다. 만물과 백성을 추구에 비유한 것은 그것들을 초개草芥처럼 여긴다는 뜻으로 천지와 성인이 냉담하고 무정함을 반영한다. 하지만 비교적 원만한 의견에 따르면 ‘불인’은 냉담하고 무정함이 아니라 ‘편애가 없음’이다. 천지가 만물을 추구로 여기는 것은 그것이 스스로 생겨나고 사라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천도’에 부합하는 성인이나 지도자 역시 백성을 추구로 여겨 그들이 스스로 흥하고 쇠하도록 하니 편애가 있을 리 없다.
번영과 쇠퇴는 때가 있고 흥망성쇠는 무상하다. 사실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만물과 사람들은 각기 자신의 리듬과 의향에 따라 발전하기 때문에, 수많은 기복 속에서 굳이 개인의 호오로 인해 함부로 간섭할 필요는 없다. 어쩌면 이것이 노자가 말한 ‘천도’에 부합하는 것이자 그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인도’인지도 모르겠다.
이어서 풍상風箱, 즉 풀무에 대해 이야기하자. 풀무는 쇠를 달구거나 녹일 때 공기를 불어넣는 기구를 말한다. 풀무는 속은 비어 있지만 조금만 움직여도 바람을 일으키며, 움직임이 커질수록 바람도 커지면서 그침이 없다. 그 작용은 텅 빈 공간에서 비롯된다. 그렇기 때문에 ‘천도’를 체득한 성인 역시 ‘수중守中’, 즉 텅 비어 있음을 중시하고 고수한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중’은 유가에서 말하는 중용의 도가 아니라 허정, 즉 희로애락이 드러나기 이전의 고요하고 텅 빈 상태를 말한다. 인위적인 방식으로 간섭하게 되면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인생이나 세상사나 모두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마치 추구가 무엇보다 중시되다가 한순간에 버려지는 것이나 풀무가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이것이 우주와 만물이 끊임없이 살아 움직일 수 있는 ‘도’이다. 어찌하여 이로 인해 마음과 몸을 해치려 하는가? 굳이 간섭하는 방법보다 차라리 허정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자신도 자연의 리듬에 따라 오르내리고, 거대한 천지의 변화에 순응하는 것이 비교적 지혜롭고 편안한 방법이 아니겠는가!

버려야 비로소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이 사통팔달의 탄탄대로를 따라 풍요롭고 새로우며 또한 다양하기를 희구한다. 노자는 여기서 또 다시 역방향 사고를 진행하면서 시야를 그 반대쪽으로 돌리고 있다. 남들이 생각하는 것에 대한 부정이자 자연의 대도에 부합하는 것에 대한 제시이다.
“밑이 우묵하면 채워지고, 낡고 해지면 새로워질 수 있다.” 이 역시 같은 이치이다. 깊은 웅덩이처럼 낮은 곳에 처하거나 낡고 해졌다고 하여 상심할 필요가 없다. 움푹 낮은 곳이어야 채워질 수 있고, 낡고 해져야 새로운 것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렇듯 변화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다. 만약 이미 포만한 상태라면, 모두 새로운 것만 가지고 있다면, 이를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할 경우 혹여 자신이 가진 것을 잃을까 두려워하며 결국 아래로 곤두박질치고 말 것이다.
“적게 취하면 얻게 되고, 많은 것을 탐하면 미혹된다.” 문득 그리스의 여우와 고슴도치에 관한 우화가 생각난다. 여우는 재주가 많고 교활하지만 고슴도치는 다른 재간이 없이 그저 몸에 난 가시가 전부였다. 사람들은 모두 여우가 가진 여러 가지 재주를 부러워했다. 하지만 생존 면에서 볼 때 고슴도치의 유일한 방어 수단 역시 여우의 다양한 재간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많으면서 무용한 것보다 적으면서 오히려 효용이 있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장사를 할 때도 그러하다. 많은 이들이 판매할 상품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기업 중에는 한두 가지 물건만 파는 곳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포드는 자동차만 판매하고 코카콜라 역시 코카콜라만 팔 뿐이다. 소수의 동일한 품종을 최고의 수준으로 만들어 팔면 사람들에게 선명한 인상을 줄뿐더러 더욱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선택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예컨대 초콜릿을 사거나 결혼 상대를 구할 때도 사람들은 선택의 폭이 넓으면 넓을수록 더 좋은 것, 만족스러운 대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험 결과에 따르면, 선택 항목이 일정 정도(통상 세 가지에서 여섯 가지)를 넘게 되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게 되며 선택

출판사 서평

★ 마치 노자와 만나 한판 한판 바둑으로 승부하듯 『도덕경』을 새롭게 해석하는 탁월한 시선 ★
★ 대만이 사랑하고 자랑하는 인문학의 권위자 ’왕이자’가 펼쳐 보이는 독창적 텍스트 ★
★ 불멸의 고전 『도덕경』의 정수를 전문가의 섬세한 필치로 세세하게 담아내다 ★

『도덕경』이라는 고전을 바라보는 폭넓은 시선과 자유로움, 그리고 의사의 길을 포기한 인문학 대가
『도덕경』은 중국에서 이름이 알려진 주석서와 해설서만 1백여 종에 달한다. 해석의 욕구만큼이나 문장 또한 방대하다. 게다가 노자라는 인물도 존재가 확실치 않아 정사에 세 명이나 거론되고 있으며, 판본 역시 책 제목이 바뀔 정도로 서로 달라 참으로 아리송하다. 예컨대, 가장 오랜 세월 통용된 ?도덕경?은 24세에 요절한 천재 왕필王弼(226~249년)이 지은 ?노자주老子注?이다.
이렇듯 판본 문제만 살펴보아도 ?도덕경?을 읽고 학습하는 것이 매우 까다로운 일이 아닐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리송함이 오묘함으로 통하는 것처럼 난해함은 오히려 자유로움으로 통하기 마련이다. 하나의 길常道을 찾는 과정에서 수많은 길 가운데 과연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도 자유롭고, 찾아가는 목적이나 이유 또한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으니 자유롭다. 물론 제멋대로 해석하고, 의도적으로 오역하여 악용하라는 뜻이 아니다. 단지 원전에 얽매여 자신의 멋진 상상력을 훼손하거나, 자구字句에 매달려 ?도덕경?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반전의 묘미를 잃지 말라고 저자는 당부한다.
저자는 대만 국립 타이베이대학 의대를 졸업했다. 그는 전도유망한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고전과 경전에 심취해 오로지 글쓰기에만 매진했다. 결국 그는 대만이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인문학의 대가’라 불리게 되었다. “좋은 의사를 잃은 대신 좋은 작가를 얻었다”라는 찬사를 들을 만큼 그의 글은 간결하면서도 깊은 함의를 지녔고, 중국 경전을 새로운 차원에서 바라보며 기존의 해석과는 다른 세계를 펼쳐 보인다. 또한 문화 평론, 과학 논술 등 여러 분야에 걸친 글쓰기를 통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글은 현재 대만의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와 대학 교재 등에 여러 편 수록되어 있으며, 그에 대한 대만인들의 신뢰는 매우 두텁고 단단하다.

현대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원전 해석에만 머무르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간 독자적인 발걸음
기존에 출간된 대부분의 『도덕경』은 노자의 목소리, 즉 원전에 충실한 전문가의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기존의 해설서 영역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도 노자의 철학이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자기 자신과 우리에게 동시에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는 현대인들의 고뇌와 욕망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중국의 경전에서 찾는 탁월한 재기를 기초로, 현대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집필했다. 원전 해석에만 치우친 ‘설명의 어조’가 아니라 보통 사람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를 바탕으로 한 ‘융합의 어조’를 사용했다. 또한 저자는 노자의 철학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과 그 시선에 대한 평가 역시 염두에 두며 이 책을 완성해냈다.

사고의 전환, 즉 뒤집기를 통해 노자 철학의 정수를 흥미롭게 풀어내다
이미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도덕경』은 5천 자에 불과한 텍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도덕경』을 읽다 보면 독자들은 여러 차례 뒤집어진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물론 뒤집어진다는 표현은 머리가 어지러워 정신을 차릴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인생을 살아가며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되는 근심과 걱정으로부터 벗어난 듯한 기분이 들 만큼, 산뜻하고 명쾌한 함의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두 가지의 ‘뒤집기’를 선보인다. 하나는 노자의 관점 일부에 대해 의심을 품고 질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연에 대한 노자의 관점이라든지 유가에 대한 비판, 논술 시점 당시의 선택적 인지 문제, 그리고 ‘생각 변화’로 ‘현황 변화’를 대체하는 적합성의 문제이다. 다른 하나는 주로 관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사람이나 사례에 대한 언급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도덕경』의 내용에 대한 뒤집기이다. 저자 역시 세속에 살고 있는 보통 사람이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 우리의 삶과 관련이 있는 문제에 특히 흥미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매 국마다 여러 인물, 예를 들어 유방, 소동파, 증국번, 니체, 프로이트, 아인슈타인 등을 거론했으며, 이 외에도 여러 사례들, 예를 들면 생태계의 균형 문제, 중국과 대만의 관계 등 세상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였다.

비교와 차별의 세계에서 벗어나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날카로운 지침
우리는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는 비교와 차별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세상의 만물에 대해 우리는 습관적으로 아름다움과 추함, 선함과 악함, 지혜와 어리석음, 있음과 없음, 어려움과 쉬움, 높음과 낮음 등 비교하는 데 익숙하다. 노자는 우리에게 이러한 구분은 모두 인위적이고, 주관적이며, 상대적이어서 검증할 수 없고 오히려 수많은 분란만 일으킬 뿐이라고 말한다.
“세상 사람들이 무엇이 아름다운가를 알게 되자 추악한 것이 생겨났다.” 이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을 알기 때문에 추한 것이 생겨났다거나 아름다운 것이 추한 것으로 변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니까 아름다움이나 추함은 상응하여 생겨나는 것임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서로 다른 평가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되고 오히려 각종 억지와 거짓으로 인해 추한 일이 생겨난다. 선과 악에 대한 구분이나 평가도 마찬가지이다. 선하다는 미명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애쓰며, 결국 ‘위선’이 참된 선을 앞서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름다움과 추함, 선함과 악함, 지혜와 어리석음, 있음과 없음 등에 대한 범위를 확정 짓는 일은 상대적인 것일 뿐이다. 비교는 시대나 문화, 또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뿐더러 언제라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유’에서 ‘무’로 ‘무’에서 ‘유’로 바뀌고, 오늘의 아름다움이 내일의 추함이 될 수도 있으며, 어제의 악함이 오늘의 선함이 되기도 한다. 다시 말해 그것들은 서로 상대적으로 생겨나기도 하고 변화하기도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여전히 이원적인 대비의 경직에 갇혀 불행한 삶을 살아간다. 그것을 통해 상대적 우월감과 만족감을 느끼며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러한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자신이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위해 사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할 것이라고 역설한다. 저자는 비교와 차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편견과 아집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한 노력을 통해 『도덕경』에 담긴 진의를 파악할 수 있게 되고, 노자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큰 지침을 얻게 될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숨기지도 꾸미지도 말라
‘도’는 물론 아름다고 좋지만 모든 이들이 이해할 수 있거나 모든 이들이 받들 수 있지 않다. 왜냐하면 사람의 자질이나 경력, 이해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오하고 의미가 있는 것은 이해하거나 감상할 수 있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음과 같다. 그러나 예술작품이나 언변이 지나치게 고상하여 감상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문 일과는 다르다. 평범한 이들도 ‘도’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만이 옳다고 여기기 때문에 ‘도’에 대해 그저 조소할 뿐 이해하려고 하지 않을 뿐이다.
예를 들어 대다수 사람은 희고 깨끗한 것을 좋아하며 더러운 것을 싫어한다. 이는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니 누구나 그러하다. 자신의 몸이나 방을 깨끗이 청소하거나 아예 청결을 자신의 목적으로 여기는 이도 있다. 하지만 노자는 오히려 “가장 순결한 것은 때가 타 있는 것 같다”라고 했으니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워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라며 냉소할 뿐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결백의 도’를 이해하는 이는 외재적이고 표상적인 결백보다 내재적, 본질적 결백을 중시한다. 게다가 만물이나 사람은 본래 약간의 때가 끼어 있기 마련이다(게다가 깨끗함과 더러움은 상대적이다). 하나의 경계에 이르면 그는 속이거나 숨기지 않으며 수식하거나 치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약간의 더러움조차 절로 드러나게 한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더럽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것이 결백, 즉 깨끗함의 최고 경계이다.
진실은 겉으로 드러난 표상과 전혀 달라 아름다운 표상이 위장일 수도 있고, 추한 표상이 오히려 오해일 수도 있어 자질이 부족하고 식견이 천박한 이들은 겉으로 드러난 표상에 미혹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처신하거나 일을 처리할 때도 이러한 ‘도’를 확신하고 능히 지켜나갈 수 있다면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에 대해 굳이 남들이 이해해줄 것을 기대하거나 그렇지 않다고 실망할 까닭이 있겠는가? 남들의 박수 소리나 조롱하는 말에 굳이 신경 쓸 까닭이 있겠는가?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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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88726042
발행(출시)일자 2018년 01월 05일
쪽수 400쪽
크기
152 * 217 * 23 mm / 559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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