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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유 레디?(Are you Ready?)

이종숙 소설집 |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이종숙 저자(글)
얘기꾼 · 2020년 1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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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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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제3회 법계문학상을 수상한 이종숙 작가의 첫 소설집
『아 유 레디?』
늦깎이 소설가로 등단 7년 차에 접어든 작가가 “2020 한국출판진흥원 우수콘텐츠제작지원”을 받아 발표한 소설집 『아 유 레디?』에는 8편의 단편이 들어있다.
작가는 각각의 작품 속에서 다양하게 등장하는 ‘나’ 들을 통해 “삶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지금과는 다를 것이 분명한 미래에 대해 우리는 어떤 준비가 얼마만큼 되어있는지” 묻는다. 표제작 「아 유 레디?」에서 할머니는 승희에게 묻는다. “아 유 레디? 승희” 세상에 있는 수많은 승희에게 그렇게 묻기 전에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괜찮으니 천천히 가도 된다는 말이 아닐까. 「차가운 손」에서 형제들이 부재하는 동안 아버지를 간호하던 ‘나’는 유택과 짧은 입맞춤을 하지만 뒤늦게 건조해진 자신의 입술을 만지며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생각하려 애쓴다. 만남이 교감이 되고 다시 사랑으로 이어지기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 것일까. 가족이란 삶의 희망이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짐덩어리가 되기도 한다. 아버지의 「차가운 손」을 향한 나의 화해는 이루어질까. 한 방을 쓰게 된 두 자매와 장기실직으로 불안한 아버지는 때로 등 돌리고 서로를 할퀴지만 어느 저녁, 굽은 어깨로 들어설 아버지를 위해 샹들리에를 환하게 밝히는 이야기 「방房」. 죽은 아들에 대한 애착을 끊기 위해 「모크샤」의 목줄을 풀어 준 어머니에게 해탈은 가능한 것일까. 중년의 아들은 곧고 길게 뻗은 단 하나의 길을 달리며 어머니와의 작별을 준비한다. 지구별 여행자인 우리에게 「순례」와 같은 삶의 자세가 필요하지는 않을까.
선정 및 수상내역
-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작가정보

저자(글) 이종숙

이종숙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났다.
2013년 단편소설 「모크샤」가 《불교문예》
신인상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장편소설 『푸른 별의 노래』,
인문학 여행기 『오늘은 경주』가 있다.
법계문학상 수상

작가의 말

발표했던 단편을 모아 첫 번째 소설집을 묶습니다.
지면에 실린 글을 읽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다 몇 달이 지난 후에야 읽곤 했는데
스스로를 검열하며 얼굴이 붉어지는 일은 처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글을 써 세상에 보이는 일은 가슴이 두근거리고 미열이 오르는 일입니다.

대관람차에 앉아 서서히 공중으로 떠올랐을 때 발아래 펼쳐진 세상을 보기보다
아득한 지면으로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두 다리가 오그라들던 기억이 있습니다.
두 팔에 힘을 주어 손잡이를 잡고 안전을 기원하던 그때의 마음으로
더 많이 더 빨리 나를 둘러싼 세상의 이야기들을 쓰고 싶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목차

  • 아 유 레디?
    차가운 손

    모크샤
    함부로 잊지 말 것
    월정사 가는 길
    황사
    순례

추천사

  • 지금-여기,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아 유 레디?』에는 8편의 가족이라는 이름의 공동체가 들어 있다. 일본의 한 영화감독은 “누가 보지만 않는다면 갖다 버리고 싶은 존재들 그것이 바로 가족이다.”라고 고백했다. 죽어가는 할머니, 괴팍한 아버지, 상심에 빠진 어머니, 자해를 거듭하는 동생, 치매를 앓는 어머니, 사고뭉치 남편 등 이들은 각각의 ‘나’들에게 생의 고통을 선사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작품 속 ‘나’들은 이들을 연민으로 감싸며 보살핀다. 보살핌은 사랑의 마음이다.
    유례없는 팬데믹 세상에서 우리의 일상은 춥다. 몸보다는 마음이 추운 시대, 이런 때일수록 세계는 이해와 공감, 위안과 배려, 연대와 희생과 같은 따뜻한 단어를 요청한다. 작가는 이 단편집을 통해 생에 대한 포용력을 폭넓게 보여준다. 어떤 것의 끝은 다른 것의 시작이며, 모든 것에는 그 이면이 있다고 반복해서 말한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따뜻한 위로와 보살핌의 온기가 있는 이 한 권의 책을 추천한다.

책 속으로

「아 유 레디?」

다시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아버지는 가끔 우리 대화에 등장했다. 가을이 끝나갈 무렵, 식탁에 앉으며 엄마가 말했다.
“아욱국이라면 사족을 못 쓰던 그 인간이 아욱국이나 얻어먹고 살까?”
“신경 끄시지. 얻어먹든 말든.”
아버지는 그렇게 우리 곁으로 왔다가 금세 잊혔다.
P.19~20

희망 대신 쓸 수 있는 말이 무엇일까를 찾다가 포기하고 말았던 그 날, 우리는 스터디 룸 앞 허름한 식당으로 치맥을 먹으러 몰려갔다. 건너편에 H 맥줏집이 근사한 모습으로 서 있었지만 아무도 그곳까지 건너갈 용기를 내지 못했다. 언제부터인지 그곳은 분리 장벽이 쳐진 것처럼 갈 수 없는 곳이 되었다
P.26

불빛 아래 쌓인 눈은 발광물질이라도 발라놓은 듯 무수히 반짝인다. 세상에는 자기의 참모습을 완전히 보여주지 않는 것이 수도 없이 많다. 눈의 결정체가 그런 것처럼. 엄마와 아버지와 나는 서로에게 보여주지 못한 것이 남았다는 것을 몰랐다. 속속들이 알기 위해서는 잘 보아야 한다는 것도. 귀찮고 힘들더라도 침침하게 부어오른 눈을 하고라도 끝까지 들여다보아야만 한다는 사실을.
P.29

p. 55 : 되돌릴 수 없는 지나간 시간에 많은 것을 걸었던 사람들에게 위로를 보내고 싶어졌다. 그런 선택은 말 그대로 어쩔 수 없는 것이었겠지. 아버지가 외치던 짧은 한마디 “할” 속에 들어있던 수많은 의미들, 그중에 단 하나만이라도 어머니께 보여 줄 수 있었더라면, 그 여름날 어머니는 뙤약볕에 나앉아 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P.55

「방」

혼자일 때도 함께일 때도 사람은 외롭다. 외롭지 않으려 누군가를 만나지만 그로 인해 더 외로워지는 것이 아닐까. 말하자면 세 번 행복하기 위해 일곱 번 외로운 것이 연애, 또는 사랑이 아닐까. 남자는 그 일곱 번의 외로움을 견디다 돌아와 자신의 발자국이 찍힌 현관문의 초인종을 누르겠지. 세 번의 행복을 희망하며.
P.110

「함부로 잊지 말 것」

추억은 삶이라는 층위에 작은 알맹이로 저장된다. 천 년도 넘는 시간 동안 지층에 남겨진 유물은 장구한 역사의 한 점에 불과하다. 부서지거나 금이 간 불완전한 모습으로 우리 눈앞에 발견된 것들이 아름다운 것은 시간이라는 마법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모든 것은 변하며 영원한 것은 없다. 그러니 남겨진 것들이 완벽한 처음으로 환원되지 못한다고 가슴 아파할 이유도 없다.
P.140

크림색 달이 잔잔한 수면으로 선명하게 떠올랐다. 하늘의 달과 수면에 뜬 달은 하나일까. 닫힌 문을 열고 들어가야만 내부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면 현상 뒤에 숨은 진실 또한 볼 수 있는 순간이 올 것이다.
P.140

잠이 안 오는데 전화로 목소리 한 번만 듣고 나면 숙면에 들것 같은데, 그 전화, 딱 한 통 걸 곳이 마땅치 않은 게 외로움이라고 했다.
P.184

지나간 시간이 쌓아놓은 저금통장 같은 것. 위기에 봉착했을 때 꺼내 쓸 수 있는 예비비. 그것을 알고 믿고 있기에 사람들은 죽을 만큼 괴로운 이별이나 속수무책의 고난 앞에서도 묵묵히 견뎌내고 때로는 웃으며 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P.187

출판사 서평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그러므로, 아모르 파티(Amor fati)!
고통받는 인물들이 머무는 물리적·정신적 공간과 그들의 상처를 너무 세밀하거나 선정적으로 그리지 않으면서 인물자신이 견뎌내야 하는 현실을 증오하거나 배격하기보다 타인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보살피는 방식으로 세상과 싸우는 이야기. 시대에 너무 밀착되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작가의 담담한 문체를 따라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88487059
발행(출시)일자 2020년 11월 05일
쪽수 268쪽
크기
126 * 190 * 22 mm / 269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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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작가의 깊이 있는 성찰이 큰 울림으로 와닿는 작품이다. 애증의 관계 속에서도 주인공들이 보여준 흔들림 없는 사랑이 가족을 지켜내었던 원천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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