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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의 원점

미숙하고 혼자였던 그 시절 쓸쓸한 일기
다카노 에쓰코 저자(글) · 전화윤 번역
테오리아 · 2018년 04월 24일
9.5
10점 중 9.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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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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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그 쓸쓸함에 대하여...
20대, 흔히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찬란한 시절이라 말한다. 그러한 수사 때문인지 20대들은 자신들의 그 젊은 날을 찬란하게 만들려 분투한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찬란하지만은 않다. 버겁고 또 때로는 모순으로 가득 차있다. 그 속에서 외로워하기도 하며 또 좌절하기도 한다. 젊으니까 좋아야 한다고 강요하지만 젊으니까 한없이 쓸쓸하기도 한 것이다.
[[스무 살의 원점]]은 그 쓸쓸한 20대에 대한 한 젊은이의 내면 고백이다. 지은이 다카노 에쓰코, 그는 스무 해 여섯 달의 짧은 생을 살았다. 이 책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반년간 써놓은 일기(1969년 1월 2일~1969년 6월 22일)를 모아놓은 것이다. 그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그러나 그는 마음 터놓을 상대가 없다는 것에, 자신만의 가치관이 없다는 것에 늘 괴로워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혼자라는 것’ ‘미숙하다는 것’을 스무 살의 원점으로 삼고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부딪히려 한다. 그리고 실제로 치열하게 맞서지만, 그의 스무 살은 그 세계에 결국 쓸쓸히 굴복당하고 만다.

작가정보

저자 다카노 에쓰코 (1949~1969)

일본 도치기현 출생. 리쓰메이칸 대학 문학부 사학과에 입학하면서 사회ㆍ정치문제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을 결심하고, 당시 정점을 향해 치닫던 학생운동에 직접 몸으로 부딪치고자 했다. 1969년 6월 24일 새벽, 극심한 정신적 방황을 이기지 못하고 철로에 뛰어들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었고, 스무 살이 된 지 여섯 달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쓰던 일기가 사후 『스무 살의 원점』(1971), 『스무 살의 원점 서장』(1974), 『스무 살의 원점 노트』(1976)로 출간되어 일본에서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번역 전화윤

역자 전화윤

어떨 땐 먹고 자는 일보다 책 생각을 더 많이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사람들이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어떤 시간을 견뎌왔는지가 궁금하여 책을 통해 그 시간들을 상상하고 있다. 저자의 마음을 충실하게 전달하는 역자, 독자에게 울림이 되는 책을 소개하는 기획자를 꿈꾼다. 한국외대 일본어과와 통번역대학원 한일과 졸업 후 국내 기업에서 통 번역사로 근무했다. 현재 바른 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죽음은 두렵지 않다』, 『힘만 조금 뺐을 뿐 인데』 등이 있다.

목차

  • 1월 *009
    2월 *057
    3월 *125
    4월 *163
    5월 *239
    6월 *299

    다카노 에쓰코 약력 *359
    옮긴이의 말 *364

책 속으로

p.12
오늘은 내 생일이다. 스무 살이 되었다. 술도 담배도 당당하게 할 수 있고, 나쁜 짓을 하면 신문에 ‘A양’이 아니라 ‘다카노 에쓰코 20세’라고 실린다. 이렇게 유치한 상태에서 ‘어른’으로 만들어버린 사회가 원망스럽네.

p.14
미숙하다는 것
인간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늘 불완전함을 짊어지고 산다. 인간의 존재가치는 완전한 데 있는 게 아니라 불완전함에 있고, 그 불완전함을 극복하려고 하는 데 있다. 인간은 미숙하다. 각각의 인간이 가진 불완전함은 다양하겠지만, 그 불완전함을 극복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저마다 같은 가치를 지닌다. 그것이 바로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홀로 살아가야 하고 동시에 타인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나는 모두와 더불어 산다는 것이 어떤 건지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이 무슨 고민을 하는지 생각하면서 다가가야겠다.

p.84
아빠 엄마 면전에서 담배를 피우며 부모님과 부딪칠 수 있을까? 면도칼로 손가락을 긋는 것보다, 뺨을 있는 힘껏 때리는 것보다, 그게 수십 배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인 것 같다.

pp.134-135
그러나 그들에게는 동료가, 동지가 있다. 피투성이인 자신과 투쟁을 하며 얻은 연대감으로 묶여 있다. 친구가 있다는 것은 부러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나를 굽히면서까지 친구를 만들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인간은 혼자다. 지금 내 유일한 친구는 지나가다 인사를 나누고 스쳐 보내는 사람들이다. 생각해보니 지난달 기동대를 향해 필사적으로 구호를 외치고, 시위 때 처음 본 사람들과 팔짱을 꼈을 때는 묘한 연대감을 느꼈다. 하지만 사오일이 지나자 덧없이 사라져버렸다.

pp.167-168
나를 버티게 하는 것은 공부밖에 없다. “알려고 하는 것은 존재하고,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너는 너 자신을 모른다.” 어제 스즈키에게 품은 환상이 허물어졌고, 혼자였고, 나를 버티게 하는 것은 나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p.176
일하는 곳에서 알게 된 오자와라는 사람이 나더러 왜 대학에 왔는지, 그것도 리쓰메이 같은 삼류 대학에 왔는지 물었다.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할 건지도. 나는 항상 그렇듯이 그저 막연한 기대로 왔다고 대답했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느낌 그 자체로도 내 소중한 감정 중 하나이긴 하지만, 그것에 너무 잠기지는 말고, 텅 비었기 때문에 더더욱 행동하면서 나를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

출판사 서평

스무 살의 저항
1969년 “상실의 시대”, 이 해는 68혁명의 영향 등으로 일본 학생운동이 최고조로 이른 때로, 수많은 젊은이들이 경제적 풍요와 정신적 빈곤의 혼재 속에서 방황을 겪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의 소설을 비롯하여 많은 문학작품들이 그 시대에 빚지고 있다.
지은이 다카노 에쓰코는 이 격동의 시대 한복판에 기꺼이 선다. 부유한 집안 출신인 그이지만 스무 살의 권리인 저항정신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길들여진 인간이 아니라 창조하는 인간이 되리라 선언하며 자기 안의 모순을 자각해 나간다.

스무 살의 실천
그의 저항은 저항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그는 스스로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자신을 이끌어 나갈 신념이 없다는 사실에 초조해하며 다양한 독서를 통해 지식을 쌓아간다. 시위대와 함께 거리를 행진하며, 바리케이드 안에서 밤을 지새운다. 강력한 적에게 꼼짝 못 하고 당하는 것이 분하고 비참하다는 생각에 가녀린 손으로 기동대를 향해 힘껏 돌을 던진다.

스무 살의 사색
하지만 이 모든 것 이전에 그는,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과 교감할 수 있는 아름다운 감성을 가졌다. 그는 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하고, 베토벤과 쇼팽의 피아노를 좋아하며, 아트 블래키와 마할리아 잭슨의 재즈를 좋아한다. 남몰래 시인을 꿈꾸며 시집을 읽고, 또 시를 쓴다. 그리고 때로는 담배와 위스키와 고타츠에 푹 빠져 지내며 스무 살을 사색한다.

스무 살의 사랑
그는 자신의 부르주아 근성을 타파하려면 노동자가 되어야 한다고 믿고, 실제로 호텔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랑을 꿈꾼다. 하지만 그의 사랑은 서툴다. 사랑이 환상이란 건 알았다면 그 사랑에서 빠져나오면 될 터인데, 빠져나오질 못한다. 대부분 스무 살의 사랑이 그렇듯 말이다.

스무 살의 번민
너무나 순수하고 진지한 그이지만, 그와 곁 한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학생운동도, 사랑도, 친구도, 가족도 이런 세상에 내던져진 그에게 위로를 주지 못한다. 그가 누구보다 치열하게 스무 살을 고민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보다 뜨겁게 스무 살에 섰기 때문일 것이다. 그처럼 강하게,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부딪혔기에 스무 살은 부러지고 만다. 그의 일기장 마지막 날짜의 이틀 뒤, 그는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스무 살의 희망

그러나 그렇게 저문 그의 스무 살은 오히려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준다. 그가 ‘혼자임’을, ‘미숙함’을 뛰어넘으려 했던 과정은 그야말로 찬란했기 때문이다. 다카노 에쓰코는 몰랐겠지만, 그의 일기를 통해 그가 밤새워 읽은 책, 그가 우연히 본 영화, 그가 듣고 또 듣던 음악, 그를 품었던 자연, 그의 서투른 사랑을 마주하게 된 이들은 알 것이다. 그가 ‘성숙한’ 인간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었음을. 그리고 그러한 그의 생은 우리 모두의 쓸쓸한 스무 살을 이겨내게 하는 용기가 될 것이다.

일본 젊은이들의 영원한 스테디셀러

이처럼 그는 <<스무 살의 원점>>이 발간된 후 ‘혼자가 아니고 미숙하지 않은’ 다카노 에쓰코로 다시 태어난다. 이 책은 발간되자마자 젊은 독자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아, 이 책에 수록되지 않은 그의 일기들까지 <<스무 살의 원점 서장>>, <<스무 살의 원점 노트>>로 출간되어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은 지금까지도 일본 서점가에서 성년이 되는 젊은이들이 꼭 읽어야 하는 스테디셀러로 손꼽히고 있다.

[책속으로 추가]

p.177
칼을 가졌다는 것은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 칼에 찔릴 수도 있다는 것, 자기가 피를 흘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는 뜻이다. 그들에게 칼을 지니게 한 가치관은 대체 무엇일까?

pp.217-218
이런 걸 써봐야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말하면서 펜을 멈추지 않는다. 죽고 싶다. 하지만 죽을 수 없다. 미련이 있는 걸까, 추악하고 부끄럽고 죄 많은 세상에.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어떤 존재, 그런 존재를 신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불러도 좋다. 그런 존재가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p.238
검은 제국주의가 몰려와 내 방을 에워싸고 있다. 권력은 종잇조각 한 장으로 내 방을 수색할 수도 있다. 내가 가진 자유란 이런 것이다. 자유란 싸워서 쟁취하는 것이다.

p.278
학생증이라는 얄팍한 종잇조각에 자기 존재를 의탁할 정도로 얄팍한 존재가 아니다, 나는.

pp.302-303
산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단 한순간이라도 멈춰 서서 스스로의 사고를 나태함 속으로 밀어 넣으면 엄청난 혼돈이 순식간에 물밀듯이 밀려온다. 사고를 정지시키지 말 것. 항상 스스로의 모순을 논리화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나의 모든 감각, 감성, 감정이 잠깐이라도 정지, 휴식을 원하면 그것은 퇴보로 이어진다.
분노와 증오를 드러내며 항의의 의미로 자살을 시도하는 것만큼 몰주체적인 자만이 없다. 자살은 사람들에게 패배라는 단 한 마디로 전해질 뿐이다.

p.308
기뻤다. 그리고 이 기쁨을 제일 먼저 전하고 싶었다. (누구에게?) 기쁨을 혼자서만 느끼는 건 서글픈 일이니까.

pp.309-310
나는 자아가 강하지 않은 인간이다. 나는 오직 타자를 통해서만 나 자신을 알 수 있다. 내가 없으면 타자는 존재하지 않는데도 오직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나를 발견하고 있다. 타자와의 관계에서 나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은 무엇일까?

p.312
여자는 몸가짐을 단정하게 하지 않으면 사회로부터 바로 인격을 부정당한다. 아?아. 그런 사회는 내가 먼저 거부하겠다.

p.313
산다는 것은 타협의 연속인가? 중요한 건 어느 지점에서 타협의 접점을 발견하는가 하는 것이다.

pp.327-328
어쨌든 한 사람의 존재가 이렇게 보잘것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보잘것없는 사람이 거대한 무언가를 가지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고 있는 거겠지만.
아아, 사람은 왜 이렇게까지 하면서 살아가는 걸까? 보잘것없는 구석을 들킬까 봐 두려워 그렇게 멀찌감치 서서 즐거운 척 살고 있다. 보잘것없음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나약함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인생은 즐거운 것이라고 말한다.

p.329
얻어맞으면 한 대 때릴 수 있을 정도로 자기애를 가질 것.

p.337
보잘것없는 시시한 인간이 완벽한 외톨이로 있다.

p.353
인간의 만남에는 반드시 거짓이 있다. 모든 것은 흘러가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각별히 그를, 그녀를 사랑하므로 스쳐 지나가는 편이 낫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87789147
발행(출시)일자 2018년 04월 24일
쪽수 372쪽
크기
129 * 189 * 28 mm / 384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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