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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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작가의 말
흰 옥양목 치맛자락 걷어 올려 논둑길 가던 목이 긴 내 어머니, 물푸레나무 아래 오지그릇 반쯤 찬 오이지 푸르게 익던 시절, 그때에는 먹을 것 변변치 않았어도 까르르 핫핫, 웃음 쏟아졌었다. 그 시절도 엮어 짰다. 돈 되는 것이면 물불 가리지 않는 귀신 같은 인물들 때문에 사막은 늘어가고, 세상인심은 사막처럼 메말라간다. 그래서 꿈이 오히려 사막으로 도망가고, 2~4미터 넘는 비단구렁이가 시멘트로 먹칠한 도시로 와서 인간들의 장난감이 되는 이야기도 함께 짰다.
목차
- 사막의 환幻
내 생명의 꽃 보아뱀
난초
냄새
동굴에 매달린 사내
산에 사는 아버지의 생명수
경호원
목소리, 그의 목소리
신발을 모으는 예비화가
하봉리 수상한 임신부
해설 / 자연과 인간의 탐색, 그 자유로운 여행 / 김성달
작가의 말
출판사 서평
조경선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사막의 환]은 자연과 인간의 탐색을 통한 현실의 다양한 의미를 포착해 형상화하고 있다. 현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의 이 소설집은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적인 측면에서도 전통적인 소설들과 다른 독특한 세계이다. 원시적인 자연의 본원적인 매혹과 인간의 본원적인 감성을 특유의 섬세한 문체와 환상적인 서술로 풀어가고 있다. 또한 자연을 잃어버린 인간에 대한 미래를 경고하며, 물욕으로 오염된 세상에 대한 통렬한 직격탄을 날리기도 하는 이 소설은 전통적인 소설들과의 의도적인 단절의 시도를 통한 새로운 소통의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사막의 환? 대부분의 소설은 환상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언제나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것은 조경선 작가의 환상 세계가 현실의 모습을 다른 각도에서 조명하면서도 모티브의 다양성으로 인물을 형상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집에서는 사막에 나무를 심거나, 보아뱀을 키우고, 세상의 추악한 냄새를 맡거나, 동굴을 찾아 헤매고, 산야초 효소를 연구하고, 신발을 수집하고, 목소리, 임산부, 보살 등의 소재들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 실험성은 소설에서 특이한 소재를 가장 유효적절하게 표현하기 위한 노력으로 나타나 적절한 감동과 재미를 동반하고 있다.
현실을 뛰어넘은 다양한 모습의 인물들은 환상적인 현실인식 통해, 현실을 뒤집어 보는 색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사막의 환?은 독특하고 개성적으로 읽힌다. 뿐만 아니라 환상의 현실이 열어주는 낯선 세계를 통해 타성과 안일에 빠진 우리의 의식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공상에 가까운 환상에 파묻히기도 하고 때로는 어린애 같은 행동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머리를 떠나지 않는 온갖 생각들을 지난 채로, 자연과 인간 실제의 생생한 장면으로 투영되다가 때로는 허구의 먼 지평을 떠돌고 있는 이 소설집은 그것들이 가지는 상징성인 의미가 현실의 모습만큼이나 다양하다. 또한 다층적인 의미를 상징적으로 암시하는 현실은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를 향해 열려있다는 것을 독자들은 느낄 수 있다. 따라서 그것은 바로 우리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지금의 현실에 관한 이야기이다.
자연과 인간에 관한 환상적인 현실 인식만큼이나 다양한 상징과 풍부한 모티브가 짙은 이 소설집은 독자들로 하여금 자연과 인간 현실의 여러 가능성을 다양하게 해석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이 소설은
술 한 잔 생각나게 하는 일상적인 사람들의 일상적이지 않은 이야기.
조경선 소설 주제의 대부분은 인간의 태생적 고향인 자연이었다. 버려진 땅, 사막에 들어가서 숲을 만들다 죽어가는 사내 이야기는 슬프고 아름답다. 정글에서 온 보아뱀이 인간들의 장난감으로 전락한 이야기는 자연을 잃어버린 인간들의 미래를 경고한다. 노자는 인간이 무위 자연 한다면 서로 손해 입히지 않고 편안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헌데 지금도 인간의 탐욕은 다른 사람의 밥과 외로움과 그리움을 담보로 게걸스럽게 세상을 먹어 치우는 중이다. 자연 속에서 먹을 것을 얻던 때와는 달리, 기계화된 세상에서 사람들은 기계로 말하고 기계와 더불어 종일 일하고 기계와 놀도록 만들어져 간다. 세상 시스템이 사람보다 기계와 더 친하고 애완동물과 더 친하도록 되어 간다. 그 결과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본래의 목소리도 잃고, 사랑의 개념조차 잃어간다. 그녀의 다음 소설은 인간성 회복이 주제일 것 같다.
이상문 소설가·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장
일곱 빛깔 보아 뱀으로 풀어낸 서로 다른 이야기.
현실을 실마리 삼아 하늘로 뛰어오른 조경선의 소설은 일곱 색깔 무늬를 그린다. 징그러운 현실을 아롱다롱 무지개로 풀어낸다. 작가가 그린 상상의 세계는 먼 사막이고 오색의 보아 뱀이며 때로는 이국의 동굴이다가 돌아가야 할 고향이 되기도 하다.
글 요리사인 조경선은 있을 듯 있지 않은 재료를 손수 만들어서 갖가지 요리로 차려낼 줄 안다.
상상에다 고명으로 얹은 에피소드, 맛깔나게 버무린 손맛을 좇다 보면 질척한 현실을 사느라 잊어버린 천진난만한 시절을 돌아보게 된다.
바쁘고 고단한, 구태의연하기까지 한 나날을 뛰어넘을 길을 조경선이 만든 셈이다. 재미없고 심심한 지금을 벗어나서 비 온 뒤에 홀연히 나타난 무지개를 탄다. 있을 법한 그러나 있지 않은 풍경이 하늘땅을 잇고 있다.
류담 소설가
기본정보
ISBN | 9791186644027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06월 29일 (1쇄 2015년 06월 28일) |
쪽수 | 328쪽 |
크기 |
137 * 195
* 30
mm
/ 382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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