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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쇼핑

나는 오늘도 바다로 갑니다
아무튼 시리즈 4
조성민 저자(글)
위고 · 2017년 09월 25일
9.2
10점 중 9.2점
(9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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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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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쇼핑에는 사연이 있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00. ‘생각만 해도 좋은, 설레는, 피난처가 되는, 당신에게는 그런 한 가지가 있나요?’ 아무튼 시리즈는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시인, 활동가, 목수, 약사,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개성 넘치는 글을 써온 이들이 자신이 구축해온 세계를 각권의 책에 담아냈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라는 교집합을 두고 피트니스부터 서재, 망원동, 쇼핑, 게스트하우스, 스릴러, 스웨터, 관성 같은 다양한 주제를 솜씨 좋게 빚어 한 권에 담아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읽는 재미를 더했다. 길지 않은 분량에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져 부담 없이 그 세계를 동행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이 시리즈는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세 출판사가 하나의 시리즈를 만드는 최초의 실험이자 유쾌한 협업이다. 색깔 있는 출판사, 개성 있는 저자, 매력적인 주제가 어우러져 에세이의 지평을 넓히고 독자에게 쉼과도 같은 책 읽기를 선사할 것이다.

이 책의 시리즈 (77)

작가정보

저자(글) 조성민

저자 조성민은 일러스트레이터. 소비 억제를 노리고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이주했으나 쇼핑의 촉이 더 예리해짐을 발견했다. 상품 페이지를 주르륵 훑어보고 있노라면 머리가 한없이 맑아지는데 그것은 인터넷 서핑이 나의 숨길 수 없는 즐거움이자 휴식처이고,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나의 지나온 관심사들은 아직도 에메랄드빛 인터넷의 바다에서 반짝거리고 있다.
『그레고 씨의 일요일』을 쓰고 그렸다.

목차

  • BMX 타는 할배
    ㅅ ㅅ ㄱ
    브로큰 윙스와 땡스북스
    En otra parte
    order number BDA-990-40141677966
    Room 1840
    증명해주시오, 초록지갑 씨
    좀 저렴한 발음이긴 하지만
    야생 무화과와 까막까치밥나무 열매
    액자를 하세요, 제발
    런던에서 만난 보비씨
    열정의 스탠드
    얽을 구‘構’에 다리 각‘脚’
    대인이십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A의 관점
    그 겨울, 야간작업
    영적인 것과 12의 관계
    빙글빙글 명왕성
    우리의 마음을 한결 말랑하게 해주는 방법
    깨지지 않는 아름다움
    3미터 아니에요
    어떤 앱을 사용하세요?

    당신의 바다는 어디인가요?
    얇지만 부록도 있습니다

책 속으로

결혼하고는 우아한 크로몰리 프레임의 사이클을 구입해보고 아이들에게도 자전거를 사주었지만 어렸을 때 잃어버린 그 은색 자전거는 왠지 늘 마음 한구석에 있었다. 왜냐하면 그 자전거는 BMX였기 때문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그 스타일의 자전거가 많았다. 1985년 영화 <구니스>에서 아이들이 보물지도를 들고 해안도로를 달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주인공 마이키가 탄 자전거가 요즘 말하는 소위 올드스쿨 타입의 BMX다. 아마도 인간이 만든 상품 중에 가장 균형 잡히고 아름다운 것 중 하나가 자전거가 아닐까 생각하는데(나머지는 기타와 안경 정도) 그래서인지 제아무리 뛰어난 교통수단이 새로 나와도 자전거의 독보적인 영역은 침범당하지 않았다. 그리고 제아무리 멋진 자전거가 나와도 내 마음 속 1순위 프레임은 아마도 BMX일 거다.
_「BMX 타는 할배」

스포티파이는 첫째, 앱 디자인이 쉬우면서 멋지고 둘째, 브라우즈 안에 장르 분류가 잘되어 있다. 셋쩨, 그 장르 구분이 신선하다. 예를 들어 ‘Focus’라는 장르에 들어가면 ‘Peaceful piano’, ‘Calming acoustic’, ‘Zen focus’ 같은 채널들이 있는 식이다. 넷째, 채널 디자인에 들어간 사진과 서체들이 적절해서 청취욕이 생긴다. 다섯째, 브라우즈-채널-곡에 이르는 흐름이 간단 명확하다. 아이를 데리러 차로 제주 중산간을 올라갈 때나, 서우봉 해변에서 자리 깔아놓고 주인과 공놀이를 하는 강아지를 멍하니 보고 있을 때, 만춘서점 야자수 앞에서 글을 끄적거리고 있을 때, 신기하게도 대략 어울리는 채널이 있다니까요 글쎄.
_「브로큰 윙스와 땡스북스」

그런가 하면 좀 독특한 점도 있었는데 2012년 첫 주문했던 일곱 권은 각각 따로 배송이 됐다. 그들의 유통구조가 어떤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마도 유럽 전역에서 책을 수배해서 보내는 방식이었던 것 같다. 전 세계에 흩어진 옛 여인들로부터 소포가 오듯 영국의 몇 지역과 벨기에, 스위스 소인이 찍힌 책이 한 권씩 배달이 됐다. 이거 기분이 꽤 설렌다. 두꺼운 갈색의 안전 포장은 옛날 껌처럼 개봉심이 안에 심어져 있어 드드득 뜯는 맛이 클래식하기까지 했다.
_「order number BDA-990-40141677966」

나는 (두꺼운) 가죽지갑을 좋아하지 않는다. 딱히 이유는 없다. 심각한 동물보호주의자도 아니고 비싼 멀버리 지갑을 정기적으로 잃어버리는 타입도 아니며 가죽지갑 제조업자와 원한 관계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자기 히프라인을 기억하는 뚱뚱한 가죽지갑이 미울 뿐이다. 촉촉하게 수분을 머금고 있는 카페 쿠폰도 별로고, 글자가 다 증발해버린 영수증이나 누군지 기억도 안 나는 영업용 명함, 헌혈증서, 통신사 멤버십 카드, 10원짜리 열두 개… 다 별로다. 설사 명품이라 가죽이 도톰하고 바느질이 정교하며 마감이 짱짱하고 변형이 거의 없다 해도 나는 필요 없어요. 한마디로 싫다는 뜻인데 누구나 그런 것이 하나쯤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들의 이런 취향까지는 모르시는 어머니가 어렵게 여행을 다녀오시면서 얼마 드리지도 못한 용돈을 쪼개 면세점서 사오신 선물이 빨간 가죽지갑이었다.
_「증명해주시오, 초록지갑 씨」

이것은 가볍고 단순한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내 손에서 떠나보내고 그저 공기의 흐름에 맡기면 그만이다. 물론 원하기만 한다면 아주 섬세하게 조절할 수도 있다. 그 과정에 생각은 거의 들어갈 여지가 없다. 유일한 단점은 혼자 즐기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인데, 이것은 바꿔 말하면 친구(가 아니어도 되고 처음 만나는 사람도 가능하며 심지어 개도 괜찮다. 단, 닥스훈트나 퍼그, 치와와는 부적합)만 있으면 뭔가 상큼하면서도 돈독한 유대가 생길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상큼한 유대는 동시에 네댓 명까지도 너끈히 가능하다. 그것을 즐기는 동안 선선한 날씨에 멋진 석양이라도 배경에 깔리면 더 바랄 것이 없다. 보는 사람도 왠지 느긋해지는 그것은 바로(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둥!)… 캡틴 아메리카도 좋아한다는… 원반 던지기다.
_「빙글빙글 명왕성」

출판사 서평

● 아무튼, 쇼핑
“나는 오늘도 바다에 갑니다”

가끔 아내가 클라이언트보다 무서울 때가 있다.

아내: 오늘 작업은 좀 했어? (무심한 듯 날리는 평범한 스매싱)
나1: 응? 별로… 예열이 덜 돼서…. (한껏 경직된 리시브)
나2: 응? 오늘은 주로 자료를 모으는 날이라…. (반 정도 거짓 리시브)
나3: 응? 오늘따라 회의 전화가 자꾸 오네…. (굴욕적인 다리 삐끗 리시브)

예열 안 된 몸뚱이를 의자 위에 앉혀놓고 작업 방향의 가닥을 잡기까지 정신적으로 어슬렁거린다. 시간이 많을 땐 잘 보지도 않던 『까사 브루투스』를 꼼꼼히 보고 시곗줄을 금속에서 직물 밴드로 바꿔본다거나 아이튠즈 라디오에서 나오는 키타곡 연주자가 누군지 찾아보는 식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날에는 아예 바다에 누워 둥둥 떠다니는 것도 꽤 삼삼한 일이다. 에메랄드빛 인터넷의 바다.

모든 쇼핑에는 사연이 있다. 소비 억제를 노리고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이주했으나 쇼핑의 촉이 더 예리해진 저자가 소개하는 아름다운 물건들-책, 지갑, 액자, 자전거, 스탠드, 프리스비, 심지어 악보와 앱-의 이야기. 어렸을 때 도둑맞은 자전거를 못 잊어 다시 사고, 밝히기 어려운 과정으로 입수한 미용가위로 자신의 머리를 자르고, 더 이상 구할 수 없는 야생무화과와 까막까치밥나무 열매 향수를 아껴가며 뿌리고, 옛 여인들로부터 소포가 오듯 전 세계에서 날아오는 책을 뜯어보고. 그렇게 쇼핑 리스트를 이어가며 물건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그리고 결국 그 모든 것은 나의 이야기가 된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시리즈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86602300
발행(출시)일자 2017년 09월 25일
쪽수 160쪽
크기
112 * 179 * 15 mm / 187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아무튼 시리즈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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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중 10점
/최고예요
내용이 풍성합니다.
10점 중 7.5점
쇼핑에대한 신념이나 종류, 쇼핑으로 살아가는 어떤 물질적인사람? 그런내용인줄알았으나, 지나온시간 작가가 쇼핑했던 어떤 정말 작은 부분, 지극히 주관적인 소재가 공감이 안되고 그게 뭔지 모르는 독자에겐 많은 이해를 요하는 책이었다.
10점 중 10점
/최고예요
쉽게 읽히고 아무튼 시리즈 답게 재밌고 흥미로워요
10점 중 10점
/최고예요
작가의 취향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나의 취향을 탐색하게 된다.
10점 중 10점
/고마워요
재밌어요
10점 중 10점
/고마워요
제목이 재밌어서 샀어요. 잘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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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그걸 마음에 담는 순간 개인적인 영역이 되는 것 같다.
아무튼, 쇼핑
직접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저마다의 호흡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 촬영이 가능한 미술관에선 나는 주로 작품보다 그것을 보는 사람을 찍는다. 그림 쪽을 응시하는 것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관찰해보면 리듬이 조금씩 다르고 무언가에 빠져있는 포즈 자체가 흥미롭다.
아무튼,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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