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숙 선생님의 행복한 온작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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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초/중/고 추천도서 > 아침독서 초등학생 추천도서 > 2021년 선정
‘온작품읽기’ 수업 고민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줄 친절한 길잡이
온작품읽기의 의미, 읽어줄 작품의 선정 기준, 책읽기 활동의 구성 방법까지 섭렵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온작품읽기’ 수업이 어렵기만 한 교사들, 교과서의 틀과 실용서의 한계를 벗어나 더 실질적인 해법을 찾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모범이 되는 실천 사례를 제시하며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책 한 권을 제대로 읽는 시간은 내용을 파악하고 지식을 습득하며 짜인 시간표에 맞춰 독후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책 읽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내 안의 나를 마주하고 유년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는 순간’이 되어야 한다고, 필자는 말한다.
한 줄 한 줄 책을 읽으며 아이들과 나눈 깨알같이 재미난 이야기들, 저자의 애정 어린 시선이 담긴 사진 기록, 톡톡 튀는 개성과 맑은 에너지로 가득한 아이들의 책읽기 활동 결과물이 유쾌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오랜 시간 교단에서 책으로 사랑을 전하며 아이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온 저자의 따뜻한 마음과, 어린이 문학뿐 아니라 생태ㆍ문화예술 교육 전반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책을 좋아하게 되고 책으로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저자의 다정한 시선과 글 속에 녹아 있다. 책의 각 장 말미에는 “온작품읽기” 수업에 참고하실 수 있도록 “책을 읽어주기 전에”와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목록”을 실었다.
이 책의 총서 (4)
작가정보
부천동국민학교와 인천교육대학을 졸업하고 37년째 어린이를 가르치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지금은 남춘천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교육 실천을 기록한 『행복한 교실』(보리, 2003)과 어린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준 이야기 『선생님, 우리 그림책 읽어요』(보리, 2010)를 펴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선생님이 하는 일을 소개한 『얘들아, 학교 가자!』(사계절, 2012)와 시를 골라 손수 쓰고 그림을 그린 코숙이 선생님의 시공책 『시랑 먼저 놀 거야!』(낮은산, 2014)를 냈습니다. 어느덧 교실에서 어린이를 만날 시간이 5년 남짓 남았습니다. 남은 시간, 어린이들 마음에 들어 있는 꽃씨가 잘 자라도록 책을 읽어주려고 합니다. 어린이들이 책을 읽으며 느끼고 표현한 이야기를 지금까지 그랬듯 주말신문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꽃씨가 되자!』에 정성껏 담아낼 생각입니다.
목차
- -책을 펴내며-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누려온 기쁨의 나날
첫 번째 온작품읽기 엄마 만들기 대작전
늙은 어머니도 엄마가 갖고 싶다
‘엄마 사용법’ 온작품읽기
아버지와 넥타이ㆍ독서공책, 어떻게 만들까?ㆍ선생님의 책 읽어주기ㆍ나만의 독서공책ㆍ
핵심어 찾기ㆍ현우 독서공책 이야기ㆍ특급뉴스ㆍ드디어 정태성!ㆍ즉흥 연극ㆍ
할아버지 탐구하기ㆍ책 읽는 기쁨을 나누고 싶어요ㆍ진짜 엄마 사용법을 찾다ㆍ
짝 토의ㆍ마지막을 즐기는 방식
온작품읽기를 마치고
만나고 싶은 인물 불러내기ㆍ‘나도! 나만!’ 놀이ㆍ줄거리 이어달리기ㆍ
책 제목 다시 지어보기ㆍ등장인물에게 선물하기
생명장난감, 어떻게 생각하나요?
찬성합니다ㆍ반대합니다ㆍ인터뷰ㆍ남은 이야기
책을 읽어주기 전에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두 번째 온작품읽기 편견을 넘어 열린 마음으로
달콤한 냄새가 나는 워턴의 집
‘화요일의 두꺼비’ 온작품읽기
책 읽으며 소제목 만들기ㆍ여행 배낭에 무엇을 넣을까?ㆍ워턴의 모험길에 함께하다ㆍ
올빼미 조지는 친구가 필요해ㆍ노래로 만난 워턴과 조지ㆍ차를 마신다는 것ㆍ
마음을 그리는 다양한 표현ㆍ주인공이 되어 일기 써보기ㆍ상심한 워턴을 위로하는 선물ㆍ
워턴, 드디어 탈출!ㆍ키워드 찾아 아홉 칸 빙고에 쓰기ㆍ책읽기 마지막 날
감동을 나누고 간직하기
주말 숙제 ‘식구들에게 들려주기’ㆍ워턴과 조지의 공간 만들기ㆍ연극으로 탄생한 인상 깊은 장면들ㆍ
『화요일의 두꺼비』는 일상으로 이어지고
책을 읽어주기 전에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세 번째 온작품읽기 우정의 밀도
드넓은 바다에서 펼쳐지는 모험과 우정
‘아모스와 보리스’ 온작품읽기
표지 읽기ㆍ항해를 떠나자!ㆍ생쥐, 고래를 만나다ㆍ몸짓으로 표현하기ㆍ
보석처럼 빛나는, 끝없이 친절한ㆍ널 절대 잊지 않을 거야
우정을 다시 생각하는 시간
사진 한 장으로 기억해보는 아모스와 보리스ㆍ어린이들이 만드는 나만의 로우던트
책을 읽어주기 전에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네 번째 온작품읽기 빛바랜 요술이 찾아올 때
슬픔을 위로하는 공간
‘여우의 전화박스’ 온작품읽기
읽기 준비운동ㆍ슬픔에 공감하는 힘ㆍ‘죽음’을 어떻게 이야기할까ㆍ슬프지만 아름다운 기적ㆍ
네 개의 핵심어와 ‘빛나는 핵심어’ 하나
따뜻한 빛을 내어주는 시간들
홀로 남은 엄마 여우를 위한 선물ㆍ엄마 여우를 위해 작은 연주회를 열다
책을 읽어주기 전에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다섯 번째 온작품읽기 길을 떠날 때, 성장한다
우리 옛이야기 읽기
‘오늘이’ 온작품읽기
종이 인형으로 등장인물 만들기ㆍ입말로 이야기 들려주기ㆍ도와준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오늘이
저마다 길을 찾아서
오늘이의 기나긴 여정을 돕기 위한 몸짓ㆍ선녀가 된 오늘이 상상해보기ㆍ만화영화 감상ㆍ
사계절의 신 오늘이에게 소원 빌기ㆍ식구들에게 들려준 ‘오늘이’ 이야기ㆍ
우리 신화를 어린이들에게 전하는 일ㆍ뒷이야기 하나
책을 읽어주기 전에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여섯 번째 온작품읽기 내 인생의 조언자는 바로 나!
세상은 기쁨으로 가득하고, 그걸 즐기는 나로 가득하다
한 학기의 마지막, ‘장편 읽기’
너만 봐, 나의 장편ㆍ마니 엄마의 명언 액자ㆍ인물 분석을 해보자ㆍ
핫시팅’으로 마니 엄마 소환하기ㆍ5학년 어린이들의 관심사ㆍ마니에게 선물하는 시ㆍ
11-13장은 낭독극으로ㆍ우정에 대하여ㆍ어린이 마음에 담긴 문장들ㆍ우리 가족 숨겨진 면 찾아보기ㆍ
드디어, 둘만의 시간이 찾아오고ㆍ네 장면으로 구성해본 수혁 엄마의 지난날ㆍ
인물에게 주는 색종이 선물ㆍ짝 토의로 인물 더 깊이 알아보기
긴 여정에 마침표를!
내게 책을 권하는 아이들ㆍ우리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여정
책을 읽어주기 전에 | 그 밖에 추천하고 싶은 이야기책
일곱 번째 온작품읽기 시, 낭송에서 낭송극으로
안녕? 시!
일상에서 시 만나기
시로 맞이하는 봄ㆍ교실에서 시 줍기ㆍ나무 이야기를 듣고 싶어
봉숭아 추억
다혜 봉숭아 이야기ㆍ민서 봉숭아 이야기ㆍ아침 한 문장 쓰기
시집 읽는 날들
목요일은 시 읽는 날ㆍ시 낭송하는 화요일
학예회 무대에 오른 시 낭송극
시 낭송극을 준비하다ㆍ세상에 하나뿐인 공연
시를 찾아가는 길잡이 | 시 쓰기와 감상에 도움이 되는 책
책 속으로
그림책이나 동화는 때로 깊은 깨달음과 사색으로 이끌었다. 『까마귀 소년』(야시마 타로 지음)에 나오는 이소베 선생은 어린이를 사랑하는 방식을 생각하게 했다. 『가장 사랑받는 곰 인형』(다이애나 누넌 지음)은 어린이의 마음을 읽는 상상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해주었다. 가브리엘 뱅상의 에르네스트와 셀레스틴 연작에 등장하는 곰 에르네스트는 돌아가신 어머니와 닮았다. 넉넉하지 않지만 행복하게 사는 비법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어떤 난감한 순간에도 행복을 제조해낸다는 건 굉장한 일이다. 「소년 역전부」(『울어 버린 빨간 도깨비』, 토리고에 신 엮음)의 어린 주인공은 앞을 볼 수 없는 눈보라 속에서도 두려움 없이 어른 여행자를 인도한다. 주인공을 보면서 내가 만나는 어린이들도 이렇게 씩씩한 마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 마음을 어떻게 더 단단하게 할 것인지 동화는 고민하게 했다. - 4~5쪽 ‘책을 펴내며’ 중에서
그 어린이는 낳기만 하고 떠나버린 엄마를 늘 그리워했다. 부모랑 살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힘겨워했다. 놀림을 받거나 상처를 받으면 좀처럼 털어내지 못했다. 그런 형편이라 남에게 당하기만 하는 잎싹이 남다르게 다가왔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어줄 때면 종종 쉬는 시간에 다가와 물었다. “선생님, 다음 시간에 사회 안 하고 계속 국어 하면 안 돼요? 선생님이 책 읽어주는 거 들으면서 쓰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무기력하게 앉아 있던 어린이는 책을 읽어줄 때면 쉬지 않고 글을 썼다. 주인공의 처지가 자신을 닮았다고 생각했기에 할 말도 많았다. 주인공을 위로하는 편지를 쓰기도 하고 주인공을 괴롭히는 족제비에게 항의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스스로 미션을 만들어 시간마다 수행하곤 했다. - 26쪽 『엄마 사용법』 온작품읽기 중에서
“엄마랑 자전거를 타고 싶어요!” “엄마랑 장을 보면서 오래 걷고 싶어요!” “엄마랑 단둘이 소풍 가고 싶어요. 동생들이 생기니까 엄마랑 같이 얘기할 시간이 없어서요.” 어린이들 바람은 현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소박했다. 함께 책읽기, 서로 안아주기, 산책하기처럼 그저 다정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생명장난감 문제에 대해 토론할 수 있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알고 이해하는 일도 필요하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현수를 통해 어린이들이 바라는 부모님을 그려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 46쪽 『엄마 사용법』 온작품읽기 중에서
책읽어주기를 시작하면 내내 생각이 많다. 저녁때는 그날 읽고 나눈 이야기나 활동을 짚어본다. 독서공책도 살펴본다. 말로 표현하지 않은 흥미로운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찾은 자료는 주말신문 책읽기 꼭지에 싣는다. 발표를 하거나 짝 토의 활동에서 드러나기 어려운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은 퍽 흥미롭다. 이렇게 정리를 하면서 다음 시간에 어떻게 읽어갈지 생각한다. 주말신문 11호도 다시 보았다. 바윰이 글을 읽었다. “선생님께서 책을 읽어주시다 ‘이제 그만!’ 하시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이 문장을 읽었을 때 마음이 두근거렸다. 책에 마음을 홀딱 빼앗긴 어린이를 상상하는 일은 정말 흐뭇하다. - 93~94쪽 『화요일의 두꺼비』 온작품읽기 중에서
동화 속 장면도, 어린이들이 감동하여 손뼉을 치는 모습도 잊히지 않을 장면이다. 여기저기에서 마지막 장면을 한 번 더 보여달라고, 가까이 보여달라고 부탁했다. “자, 이제 이야기를 다 읽었단다.” “선생님, 다음에 뭐 읽어주실 거예요?” 벌써 다음에 읽을 책이 궁금해서 묻는다. 다음 책은 천천히 시작하자고 했다. 워턴과 조지의 우정이 남긴 여운을 더 느껴보자고 했다. 이 순간 어린이들이 느꼈을 소중한 감정을 놓치지 않으려고 글을 쓰도록 했다. 연필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게 들려왔다. - 110쪽 『화요일의 두꺼비』 온작품읽기 중에서
한 어린이는 몸을 쑥 앞으로 내밀다가 종종종 뒷걸음쳤다. 모래 언덕에 부딪혔다 돌아가는 파도를 표현했다. 그걸 보고 흥이 난 어린이는 앞으로 나오더니 냅다 바닥에 누웠다. 몸을 돌돌 굴리고 발로 바닥을 쳤다. 출렁거리는 파도를 보여준 것이다. 와아, 우리는 흥이 났다. 어떤 어린이는 갈매기가 날개를 퍼덕이며 바닥에 내려앉는 모양을 했다. 네댓 명이 나와서 저마다 다르게 표현했다. 놀랍고도 흥미로웠다. 주문진 어린이들은 바다를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어린이 마음에 자리한 바다가 궁금하여 바다, 파도, 갈매기를 일기 글감으로 내주었다. - 128쪽 『아모스와 보리스』 온작품읽기 중에서
12월, 미술시간이다. 어린이들이 그동안 읽은 문학작품을 가지고 조형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워턴의 집, 만복이네 떡집이 등장했다. 그 가운데 가장 공들여 만든 작품은 단연 로우던트를 만든 작품이다. …… 『아모스와 보리스』를 읽은 뒤 어린이들은 종종 그들의 이야기를 꺼낸다. 나 역시 종종 어린이들에게 ‘항해’라는 낱말을 쓴다. 아모스와 보리스의 바다는 인생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교실 또한 아모스와 보리스의 바다다. 자연스럽게 4학년 일 년 우리들의 항해가 되는 것이다. 꽃씨반 일 년간의 항해, 그리고 오늘 하루 항해를 하며 살아간다. 어린이들은 지금 자신만의 로우던트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 157쪽 『아모스와 보리스』 온작품읽기 중에서
진서 글을 읽고 가만히 불러 답글을 신문에 실어도 되느냐고 물었다. 진서는 좋다고 했다. 끝없이 슬픔을 느끼고 표현하면서 진서 마음이 조금씩 단단해지는 거 같았다. 진서는 그날 읽은 내용에서 ‘슬픔’을 핵심어로 골랐다. “저는 아빠를 잃은 가족이어서 ‘아빠’라고 말하면 아빠를 보고 싶게 돼요. 그래서 ‘슬픔’을 골랐어요.” 진서가 마음을 표현하면서,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게 되었다. 진서는 조금씩 달라졌다. 3월에는 글씨가 깨알 같아서 도무지 알아볼 수 없었다. 2학기에 들어서면서 진서 글씨에 힘이 생기고 알맞게 커졌다. - 181~182쪽 『여우의 전화박스』 온작품읽기 중에서
음악시간이다. 문득 엄마 여우를 위한 작은 연주회를 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할아버지 시계’를 고른 모둠은 시간을 되돌려서 아기 여우와 함께했던 추억의 시간으로 엄마 여우를 돌아가게 해주는 노래 같아서 골랐다고 했다. 어린이들은 그 말을 듣고 감탄했다. ‘이 몸이 새라면’을 연주한 모둠은 현수가 설명을 했다. 현수는 새가 영혼을 인도하는 동물이라서 아기 여우가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이니 엄마 여우가 좋아할 거라고 했다. 곡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연주를 들으니 감동이 더 커졌다. 연주가 조금 서툴러도 모두 진지하게 들었다. 곡을 고른 까닭을 설명할 때에는 끄덕이거나 감탄했다. - 194~196쪽 『여우의 전화박스』 온작품읽기 중에서
책을 읽기 전 크라프트지로 만든 공책을 나눠주었다. 독서공책이다. 그동안 어린이들은 도화지나 A4용지를 접어 만든 독서록을 썼다. 독서공책 정리에 제법 능숙해지자 이번에는 2,500원짜리 독서공책을 나눠주었다. 어린이들은 새 공책을 받고 몹시 좋아했다. 독서공책 이름을 지어보라고 하니 그럴듯한 제목이 줄줄이 사탕처럼 쏟아져 나왔다. “책 이야기” “책과 함께” “책 속의 책” “단발 소녀의 책방” “너만 봐 나의 장편 책” “책은 비밀 친구” “사랑스러운 장편 이야기” “나의 첫 장편” “책은 나의 비밀 친구”
드디어 새로 읽을 책 제목을 칠판에 썼다. 아주 천천히. “어, 재미있을 거 같아요!” 제목이 썩 마음에 드는 눈치다. - 241쪽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 온작품읽기 중에서
어린이들은 신문지로 선물을 만들어 인물에게 주는 활동을 아주 좋아한다. 가위를 쓰지 않고 손으로만 종이를 접고 구기거나 찢기 때문에 어린이들은 더 긴장하고 조심스럽다. 그리고 뜻밖에 손만 가지고도 멋진 작품을 만드는 자신에게 놀라고 친구들에게 감탄한다. 종종 어린이들은 “신문지로 만들기 언제 할 거예요?”라고 묻기도 한다. 조형 작품을 만드는 활동은 어린이들의 감각이나 감성을 새롭게 드러내준다. 글을 쓸 때와는 또 다른 내용과 신선함을 맛볼 수 있다. 바리깡을 선물한 어린이는 ‘더 많은 세상을 보라고……’라고 썼다. 수혁이는 늘 머리카락이 눈을 가릴 정도로 내려와 있었다. 친구들도 수혁이 얼굴을 제대로 보기 어려웠다. 수혁이 자신도 친구와 주변을 자신 있게 보기 어려웠다. 바리깡을 선물한 어린이는 수혁이의 상황과 속마음을 잘 잡아냈다. - 274~275쪽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 온작품읽기 중에서
이날 쓴 시가 다 좋다. 일주일에 시 한 편씩 감상하며 시와 친하게 지내서일까. 시를 쓰고 싶다는 어린이가 하나둘 나온다. 좋은 시를 가까이하다 보니 쓸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긴 듯하다. 마음속 시 주머니에 매달린 시가 톡톡 터져 나오는 거 같다. 어떤 시는 웃음이 나온다. 또 어떤 시는 마음이 따뜻해진다. 개미를 보고 쓴 시, 소나무와 철쭉, 바람을 글감으로 쓴 시, 다 좋다. 시를 써서 개인 시문집이나 시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개미는 모험한다. / 소나무 위에도 올라가고 / 내 바지에도 들어간다. / 우리 엄마가 보면 / ‘싸돌아댕기네.’ 하겠지?” (「개미」, 고현우) 현우 시를 읽는 순간 터지는 웃음을 참기 어려웠다. 빨빨거리며 바지 속까지 기어들어 가는 개미와 현우가 닮아서다. - 299~300쪽 일곱 번째 온작품읽기 “시, 낭송에서 낭송극으로” 중에서
우리 반 어린이들의 시 낭송극은 어린이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분칠하지 않은 어린이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 것이다. 어린이답다, 어른답다의 경계가 모호해진 시대에 나는 어
출판사 서평
“선생님, 다음 시간도 계속 국어 하면 안 돼요?
선생님이 책 읽어주는 거 들으면서 쓰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
“선생님께서 책을 읽어주시다 ‘이제 그만!’ 하시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이 문장을 읽었을 때 마음이 두근거렸다.
책에 마음을 홀딱 빼앗긴 어린이를 상상하는 일은 정말 흐뭇하다.
35년이 넘는 교직 생활 내내 아름다운 시와 그림책, 동화를 보면 흥분에 겨워 어린이들에게 달려가곤 했다. 그냥 읽어주고 느낌만 나누어도 좋았다. 읽고 이야기만 나누어도 교실은 따듯한 공간이 되었다. 이 책에는 그림동화 하나, 그림책 하나, 중편 동화 둘, 장편 동화 하나, 우리 신화 하나씩 해서 어린이들과 함께 책 읽은 이야기가 여섯 장에 걸쳐 실려 있다. 마지막 장은 일 년간 시를 읽어온 이야기이다. 뜻깊은 작품들을 골라 어린이들과 즐겁게 읽었다. 이야기를 읽은 어린 독자들의 사연은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책 속 주인공들을 만난 우리 어린이들 마음속에도, 단단하고 씩씩한 마음과 행복이 자라나기를 바란다. - 본문 중에서
꽃씨반 아이들과 여섯 권의 책, 여러 편의 시를 읽은 전 과정과
책으로 나눈 온전한 기쁨의 시간을 오롯이 기록한 책
누군가 읽어준 유년의 동화를 추억하고
인생을 살면서 불쑥, 한 편의 시를 떠올릴 줄 아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자라나기를 바라며……
필자는 1983년 교단에 섰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좋은 책을 읽으면 줄거리를 적어두었다가 칠판에 그림을 그리면서 입말로 읽어주었다. 언제부턴가 아이들과 책을 읽으면 기록하기 시작했다. 더 자세하고 꼼꼼히 기록을 남긴 것은 2016년부터였다. 듣기 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 시작하면서, 아이들과 어떻게 더 깊이 교감하고 함께 호흡할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더 재미있게 책을 즐길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런 고민의 과정에서 기록은 더 풍부해졌고, 기록을 바탕으로 다음번 책 읽기는 더 재밌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
책을 읽어준 날은 매일 한 시간 이상 그날의 일을 쓰고 그렸다. 아이들의 질문과 책 줄 사이사이 추임새와 탄식, 어떤 글을 읽어줄 때 누가 어떤 표정을 짓고 반응을 보였는지, 작은 감정선까지 붙잡아 기록하며 혹시나 놓친 부분이 있으면 따로 인터뷰도 했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면 각자 ‘나만의 독서공책’에 순간을 기록하고 그림도 그렸다. 느끼고 받아들인 책의 행간을 아이들도 열심히 기록해나갔다. 독보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진행된 국어시간의 책읽기와 독서활동 기록은 매주 『꽃씨신문』이라는 주말신문으로 묶여 나왔다. 이 신문은 다시 선생님, 아이들, 학부모가 서로 마음과 느낌을 공유하는 소통 채널로 쓰였다. 이로써 책을 읽은 뒤에도 계속된 일상 속 책 이야기까지, 필자가 생각하는 ‘온작품읽기’의 모든 과정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을 수 있었다.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를 정리해준 책이 아니라
“이 책을 이토록 즐겁게 읽었다”를 그대로 보여주는 책
책을 읽기 전에는 먼저 준비운동부터 한다. 책 표지를 살펴보고 나만의 독서공책을 꾸민다. 제목과 앞뒤 표지 그림을 음미하며 내용을 상상한다. 책을 읽어주기 시작하면 책은 아이들의 대화 상대가 된다. 상상 속 나만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친구들과 뛰어노는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제목과 소제목도 다시 지어보고, 핵심어와 마음에 남는 문장, 읽고 난 느낌을 쓰며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추론해본다. 주인공이 되어 일기도 써보고, 주인공에게 편지도 보낸다. 책과 나만의 오롯한 대화 시간이다.
짝 토의, 특급뉴스 만들기, 나도! 나만! 놀이, 키워드로 아홉 칸 빙고 쓰기, 줄거리 이어달리기 등은 말과 글로 친구들과 함께하는 책놀이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읽은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활동이다. 특정 장면과 줄거리를 몸짓으로 표현하거나 즉석에서 소품과 대본을 마련해 즉흥 연극을 하기도 한다. 몸을 쓰는 일이다.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한다. 등장인물의 공간을 조형물로 만들거나, 신문지나 색종이로 등장인물을 위한 선물도 만든다. 주인공을 위한 악기 연주회는 잔잔한 감동을 나누는 시간이 되어준다. 매 순간 책과 예술, 일상과 상상, 사유와 놀이가 자유롭게 융합을 이룬다. 모든 활동에는 아이들의 소박하고 맑은 마음이 그대로 투영된다.
필자는 책의 대부분을 직접 읽어주는데, 가끔 책을 읽다 멈출 때면 어린이들은 탄식하다. “선생님, 조금만 더 읽어주세요~” 하며 발을 동동 구른다. 어떤 어린이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여 남은 내용을 다 읽어달라고 조르거나 도서관으로 달려가고, 어떤 어린이는 부모님을 졸라 책을 사기도 한다. 모자랄 것 없이 자라는 요즘 아이들에게 책을 향한 간절한 소망을 갖게 하는 일, 필자가 기대하는 흐뭇한 순간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기억에 남은 장면들
엄마가 외국으로 떠난 한 아이는 『엄마 사용법』(김성진 지음, 창비)의 주인공에게 자신을 대입해 함께 분노하고 슬퍼했다. 엄마를 갖고 싶어 하는 주인공의 소망이 곧 자신의 소망이었기에, 책을 읽는 내내 푹 빠져 있었다. 해피엔딩으로 끝난 책의 결말은 이 아이에게도 희망을 주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주인공을 통해 저마다 자신이 바라는 부모님을 그려낸다. 『화요일의 두꺼비』(러셀 에릭슨 지음, 사계절)는 실제 생태계에서는 불가능한 두꺼비와 올빼미의 우정과 모험을 다루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심장 쫄깃한 모험담에서 아이들은 편견을 버렸을 때 만나게 되는 뜻밖의 우정을 경험한다.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따뜻하고 빛나는 우정 이야기 『아모스와 보리스』(윌리엄 스타이그 지음, 비룡소). 책이 주는 풍부하고 섬세한 감정에 젖은 한 어린이는 시 수첩에 이렇게 썼다. “아모스가 되어 아름다운 것을 찾으니/ 시들어가는 나무가 보인다./ 처음뿐 아니라 늦가을 마지막 모습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고현우)”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계절,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는 『여우의 전화박스』(도다 가즈요 지음, 크레용하우스)를 읽었다. 죽음이라는 슬픔과 상실감 속에서 작지만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다. 책을 읽어준 어느 날, 한 아이는 그날의 핵심어로 ‘슬픔’을 골랐다. “저는 아빠를 잃은 가족이어서 ‘아빠’라고 말하면 아빠를 보고 싶게 돼요. 그래서 ‘슬픔’을 골랐어요.” 각자의 슬픔을 조심스럽게 끄집어내고 공감하면서, 서로에게 작은 위로를 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늘이』(서정오 지음, 봄봄)는 한 인물이 신이 되는 여정을 다룬 우리 신화 그림책이다. 동시에 행복을 찾아 길을 떠나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에는 즐거운 뒷이야기가 있다. 2019년 도서관을 새로 단장할 때 도서관 이름을 공모했는데, 여러 후보들 중 “오늘이 도서관”이 선정되었다. 오늘이가 ‘시간을 관장하는 신’이라는 데 마음이 간 듯하다.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임지윤 지음, 창비)은 그간 만난 어린이들과 읽은 세 번째 장편동화로, 다 읽는 데 두 달이 걸렸다. 장편을 읽는 시간은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긴 여정이기도 하다. 책을 모두 읽은 뒤에는 교실 바닥에 모두의 독서공책을 펼쳐놓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떤 어린이는 친구들이 쓴 글을 보고 “친구들 글이 국어사전보다 더 위대한 머릿속 사전”이라고 했다. 그런 발견을 했다는 것, 그런 표현을 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꽃씨반 어린이들이 드디어 무대에 오르고 무대 조명이 켜지기 전 잠시 조용한 침묵이 흐를 때 보는 사람마저도 긴장감이 도는 시간이 잠시 흘렀습니다. 공연이 시작되면서 그동안 준비했던 모습을 하나씩 보여주고 옆 친구의 실수를 도와주며 서로 호흡을 맞추면서 하나가 되어가는 모습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보기 좋은 공연은 보는 순간만 즐겁지만 감동적인 공연은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좋은 공연 만들어주신 선생님과 멋진 공연 보여준 꽃씨반 친구들, 고마워요!”
(『꽃씨신문』 29호 부모님 답글 - 백은서 아버지, 일곱 번째 온작품읽기 “시, 낭송에서 낭송극으로” 중에서)
기본정보
ISBN | 9791185352640 |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5월 07일 | ||
쪽수 | 348쪽 | ||
크기 |
152 * 225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행복한 독서교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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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열두달 담임선생님이 읽어주시는 책을 듣고 호기심을 키우는 아이들이 있다.
담임선생님께서는 그냥 읽어주시지 않는다. 궁금증이 일어나도록 감칠 맛나게 띄엄띄엄 읽어주신다.
주중에 교실에서 담임선생님이 읽어주신 내용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져서 부모님께 조른다. 책 사달라고.
강승숙 선생님은 '주말신문'을 발행한다. 한 주간 아이들과 읽었던 책 이야기를 부모님께 알린다. 부모님들은 '주말신문'을 읽고 답글을 담임선생님께 보낸다. 자녀가 책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이 너무 행복하다고. 강승숙 선생님을 담임으로 만난 부모님들은 참 복도 많은 분이겠다 싶다. 성장기 자녀에게 책을 소개해 주고 스스로 찾아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시는 그것보다 더 간절한 소원 성취가 어디있겠는가 말이다.
수업 시간에 깊은 새겨질 한 문장을 '독서 공책'에 옮겨 적는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적는다. 한 장 한 장 기록을 남기다보면 그게 바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책' 이 된다. 독서 공책 종이도 남다르다. 그냥 공책 종이가 아니다. A4 하얀 종이도 아니다.'크라프트지'라는 종이다. 옛날 누런 겉봉투 재질의 종이다. 정감이 간다. 크라프트지 종이에 그림도 그리고, 글도 적는다.
강승숙 선생님은 그림도 참 잘 그린다. 칠판에다가 책 속 명장면을 쓱쓱 그린다. 분필로 그린다. 마치 살아있는 그림처럼 그린다. 아이들이 쏙 빠질만하다. 지우기 너무 아까운지 아이들도 두고두고 보기를 원한다. 그림책이든 장편소설이든 아이들의 삶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책을 엄선하여 선정한다. 이번 책에는 강릉에 있는 주문진초등학교 아이들을 데리고 온작품읽기한 수업 사례를 온전히 실었다. 여섯 권의 온작품 읽기 수업 사례와 시 수업 사례를 담아냈다. 『엄마 사용법 』, 『화요일의 두꺼비 』, 『아모스와 보리스 』, 『여우의 전화박스』, 『오늘이 』,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 』으로 아이들이 스스로의 삶을 드러내도록 했다. 아이들은 책을 읽고 자기의 슬픈 이야기들을 끄집어 낸다. 그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슬픈 가정사를 토해낸다. 책 속 주인공에 자신을 투사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인공에게 건넨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 친구 관계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이들, 부모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아이들 모두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다. 책이 가진 위력이다.
혼자 읽지도 않겠지만 아픔을 간직한 아이들이 혼자 책을 읽었다면 과연 자신의 아픔을 드러냈을까?
강승숙 선생님과 아이들이 같은 책을 함께 읽었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아니 강승숙 선생님이 긴 호흡을 가지고 책을 읽어 주었기에 아이들이 마음 문을 연 것이다. 책으로 치유했고, 책으로 삶의 희망을 가지게 했다.
책은 함께 읽어야 생각할 거리가 많아진다. 생각할 지점에서 과감히 멈춰 서야 한다. 선생님이 의도적으로 계획을 하지 않더라도 책 속 감명 깊은 문장에서 멈출 수 밖에 없게 된다. 각자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이 다를 것이다. 각자 그 순간 '독서 공책'에다가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담아내도록 유도하면 된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토의하고 나누도록 해야 한다.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책을 매개로 대화의 문이 열리는 것이다.
교사들도 대화가 필요한 존재다.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는 직업이고 보니 에너지가 소진될 게 뻔하다. 책 모임을 통해 자신의 삶을 오픈하고 삶을 나눌 수 있어야 에너지를 충전 받을 수 있다. 책만큼 나눔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세상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