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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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흘러간 옛 유행가에서 오늘날 방탄소년단과 쇼미더머니까지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읽어내고, 동시에 그 중심을 관통하는 세대 문화의 특성을 발견해낸다. 일상의 언어보다는 정제되고, 문학의 언어라기에는 속되다고도 할 수 있는 독특한 성격의 언어인 노랫말을 통해 사랑과 이별뿐만 아니라 우리 삶과 세상의 여러 문제들을 또 다른 시선으로 살펴보고, 풍부한 언어 자료와 탁월한 언어 분석으로 노래를 위한 말 속에 담긴 우리네 삶을 맛깔나고 흥겹게 엮어냈다.
작가정보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가톨릭대학교, 서울대학교를 거쳐 현재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로 있다. 주로 말소리와 방언에 대해 연구한다. 문화방송 우리말위원회의 전문위원을 지냈고, 국어학자로서 우리 음식의 말들과 이야기를 엮은 《우리 음식의 언어》와 방언 기행을 통해 사투리의 행간에 담긴 삶의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준 《방언정담》을 썼다. 그 밖에 지은 책으로 《방언, 이 땅의 모든 말》, 《경계를 넘는 글쓰기》,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이공계 글쓰기》 등이 있다.
목차
- 머리말
시작하며 | 노래를 찾아가는 길
1부 노래
1 ‘노래’를 부르는 말들
2 노래가 된 시, 시가 된 노래
3 노래도 번역이 될까
4 후렴의 반란
5 금지된 노랫말
2부 말
6 ‘내’가 ‘너’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7 노래가 여운을 남길 때
8 노랫말 속의 사투리
9 노랫말이 부리는 마술
10 물 건너온 말들
3부 사람
11 노랫말 속 주연과 조연
12 사랑타령, 또 사랑타령
13 노래 속 가족, 그리고 ‘오빠’
14 우정, 그 씁쓸함에 대하여
15 노래가 사랑한 직업, 노래로 불리는 이름
4부 삶
16 봄 여름 가을 겨울
17 노래가 그리는 시간
18 노래가 가 닿는 곳
19 먹고사는 일에서 한 발짝 떨어져
20 하늘과 바람과 별과 노래
부록 | 순위로 보는 노랫말
책 속으로
멜로디와 리듬은 기억에서 지워져도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을 울리는 가사들, 때로는 마음 한구석을 울리는 가사들, 때로는 노래방 기계의 도움을 받아 자신 있게 불러대는 그 가사들은 바로 ‘말’ 그 자체다. -머리말
노랫말이 되기 위해서는 갖춰야 할 요건이 있다. 말은 말이되 ‘부를 수 있는 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어진 말에 리듬과 멜로디를 올려야 하니 말의 길이가 적당해야 하고 어느 정도 규칙적이어야 한다. (...) 의도하지 않았지만 ‘노래를 위한 시’를 많이 쓴 김소월은 노랫말의 특성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2장 노래가 된 시, 시가 된 노래
고려가요를 부르는 아이돌? 이 말은 현실 속에서는 존재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아니다. 오늘날 수많은 걸그룹, 보이그룹들이 고려가요를 부르고 있다. (...) 이러한 소리들이 노래를 이루는 요소가 되고 흥을 돋우는 도구가 된다. 고려가요가 그때의 즐거움이었듯이 후크 송은 오늘날의 즐거움이다. - 4장 후렴의 반란
노래는 다른 말로 하면 ‘사랑타령’이니 등장 횟수 면에서 ‘사랑’을 이길 다른 단어가 없을 듯하다. 그러나 막상 단어별 등장 횟수를 보면 놀라운 결과가 나타난다. (...) 가사에서는 인칭대명사 ‘나, 너’가 ‘사랑’을 압도한다. -6장 ‘내’가 ‘너’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노랫말은 늘 젊은 세대의 말을 표준으로 삼아왔다. (...) 세월이 흐르고 나니 흘러간 노래가 되고 노랫말은 시간 방언이 되었지만 당대에는 최신의 곡이었고 최신의 말을 담으려 노력했다 이러한 사실을 놓치면 노래와 노랫말의 차이를 세대 간의 갈등으로 보게 된다. ?8장 노랫말 속의 사투리
우리 노래에 포함되어 있는 영어 노랫말은 무척이나 특이한 양상을 보여준다. (...) 빈도 순위 상위 100개의 사용 비율을 내보니 64.2퍼센트나 된다. 쉬운 말로 하면 100단어로 문장의 60퍼센트 이상을 ‘먹고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100개의 단어로 60퍼센트 이상을 모두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우리의 삶은 간단하지 않다. 영어로 된 가사에서만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10장 물 건너온 말들
‘사랑’의 앞뒤에 오는 단어 50위까지를 분석해보면 노랫말에서 사랑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 ‘아프다, 못하다, 울다, 떠나다’ 등이 앞에 오는 것이 눈에 띈다. ‘기쁘다’는 순위에 들지도 못하는데 이런 단어들이 ‘사랑’을 꾸미고 있는 것이다. ‘사랑’ 뒤에 오는 ‘않다, 아니다, 아프다, 잊다, 떠나다, 울다’ 등도 그렇다. 바라던 사랑이 아니었는지 떠나보내고는 아파하며 운다. ?12장 사랑타령, 또 사랑타령
노랫말에서 친구는 심심찮게 나타난다. 명사들만의 순위를 따져보면 제목에서는 15위(140회), 가사에서는 39위(4,556회)이다. 사람과 관련된 명사 중에 ‘친구’보다 앞 순위에 놓인 것은 ‘사람, 여자, 남자’ 셋밖에 없다. 적어도 노랫말에서는 사람 중에서 남자와 여자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친구인 셈이다. 남자와 여자는 사랑에 관련된 말이고, 친구는 우정과 관련된 말이다. 결국 노랫말에서는 사랑 다음에 우정인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14장 우정, 그 씁쓸함에 대하여
출판사 서평
국어학자, 노래방 책에 빠져들다
한 세기에 걸친 유행가 속에서
우리의 삶과 사랑, 시대의 단편들을 불러내다
- 국어학자가 방탄소년단에게 상을 주고 싶은 이유?
- 가사에서 ‘사랑’보다 많이 나오는 말이 있다?
- 김소월의 시가 노래로 많이 불린 이유는?
- 영어 가사의 100대 60 법칙?
- 우리는 어느 계절을 가장 많이 노래할까?
최초의 가요 [희망가]에서 BTS까지
노래가 사랑한 말들, 우리가 기억하는 말들
국어학자가 방탄소년단에게 상을 주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방언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연구자인 저자는 노래 속의 사투리도 놓치지 않는다. 과거에는 몇몇 곡에서만 띄엄띄엄 들을 수 있던 사투리가 최근 자주 등장하는 현상에 주목하고, 방탄소년단이 발표한 2013년 노래인 [팔도강산]의 가사를 분석하며 그들의 언어학적 통찰과 사회 감수성에 감탄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감탄하게 되는 지점은 노랫말과 우리의 언어를 대하는 저자의 시각이다. 저자는 사투리가 지역에 따른 방언만이 아니라 계층, 연령, 성별 등에 따른 사회 방언을 포함한다는 것을 일깨우면서, 노랫말의 표준어는 무엇일까 넌지시 묻는다. 그에 따르면 노랫말의 표준은 ‘젊은 세대’의 말이다. 지금의 ‘나이가 든 세대’가 사랑하는 노래도 결국은 자신의 젊은(어린) 시절 노래다. TV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이나 [슈가맨]이 인기를 얻는 지점도 그때 그 시절을 소환하고 ‘응답’하게 하는 데 있지 않을까. 그 노래가 세월이 흘러 ‘흘러간 노래’가 되고 노랫말이 ‘시간 방언’이 되더라도 ‘당대에는 최신의 곡이었고 최신의 말’을 담아낸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사실을 놓치면 노래와 노랫말의 차이를 세대 간의 갈등”으로 보게 된다고 꼬집으며 “말과 노래는 늘 변하기 마련이고 그 변화는 젊은 세대가 주도한다”는 것을 다시금 주지하게 한다.
이러한 논지는 책 곳곳에서 노랫말과 통계로 증명된다. 1938년에 발표된 재즈풍 노래 [청춘 계급]을 비롯해 1930~40년대의 영어투성이 노래(10장), [샌프란시스코] [아메리카 차이나타운] [홍콩 아가씨] 같은 1950년대에 대거 쏟아진 외국 지명이 등장하는 노래(18장), 이 노래들 모두 당시 젊은 세대의 최신 말을 가사로 쓰며 해방 전후와 한국전쟁 이후의 시대상을 담아낸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노래 속에서 연정의 대상이었던 ‘선생님’의 자리는 ‘오빠’가 대신하고(15장, 13장) ‘역’은 이별의 장소에서 만남의 장소로 변모한다(18장). 하지만 찻집에서 마시던 소위 ‘다방 커피’가 ‘아메리카노’로 변하는 동안에도 ‘술’은 시대를 관통해 인생의 슬픔과 즐거움을 담아내는 ‘한 잔’으로 한결같이 우리 곁을 지키기도 한다(19장).
가사에서 ‘사랑’보다 많이 나오는 말이 있다? 노래가 ‘사랑타령’이라는 데 반대할 사람이 있을까? 노랫말에서도 ‘사랑’을 이길 다른 단어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책은 ‘사랑’을 압도하는 두 단어를 제시한다. 바로 ‘나’와 ‘너’다. 저자는 이를 통해 노래에 대한 정의를 다시금 내린다. 노래는 “1인칭이 2인칭에게 들려주기 위한 것”, 다르게 표현하면 “나와 너의 이야기”다. 물론 그것이 사랑 이야기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노래가 애초부터 사랑타령이었을까? 아니라면 언제부터 사랑타령으로 바뀌었을까? ‘사랑’은 어떤 말들과 함께 나타날까?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쓰는 명사 중 104위를 차지하는 ‘사랑’은 (인칭대명사를 제외하고) 노래의 제목과 가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다(12장). 하지만 처음부터 우리의 노래가 사랑타령은 아니었다. 가요에서 최초로 사랑이 등장한 노래는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고 읊은 윤심덕의 [사의 찬미](1926)일 것이다. ‘사랑’이 쓰인 노래를 시대별로 분석해보면 50년대까지는 전체 노래에서 고작 2.19퍼센트에 그친다. 그러다 2000년 이후에 11.03퍼센트까지 오른다. 여기에 ‘러브’와 ‘love’까지 포함하면 무려 65.22퍼센트이다. 저자의 관심은 시대만이 아니라 작사가에까지 미친다. 자신이 만든 전체 곡에서 ‘사랑’ 노래의 비중이 가장 큰 작사자가 ‘SG워너비’라는 사실을 누가 알 수 있었을까?
이뿐만이 아니다. 사랑 앞뒤로 나타나는 단어들을 50위까지 뽑아보기도 하고, 제목에서 사랑을 꾸미는 말들만 모아보기도 한다. 노랫말에서는 ‘눈물, 이별’이 가득하고 ‘아프다, 못하다, 떠나다’가 사랑 뒤에 붙는다. 제목에서는 ‘XX 없는 사랑’과 ‘슬픈 사랑’만이 사랑인 양 보인다. 그럼에도 “사랑노래는 그 기세가 수그러들 줄 모른다”. 심지어 ‘우정’과 ‘친구’를 말하면서도, ‘계절’을 말하면서도, ‘사랑’을 노래하고 있으니 말이다(14장, 16장).
사랑을 쓰지 않은 노래들은 어떨까? 사랑만큼이나 유별난 ‘세월’을 노래하기도 하고(17장), 부조리한 현실을 그리며 ‘시대정신’을 노래하기도 한다(5장). 이처럼 노래는 사랑을 쓰든 쓰지 않든 모두 우리의 삶과 시대를 선율과 리듬 속에 담아내 우리의 가슴과 귀로 파고들어왔다.
왜 노래방 책이었을까?
국어학자가 뽑아낸 100년간의 유행가 26,000여 곡의 사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노래는 2017년 12월 1일 기준으로 604,029곡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노래는 26,250곡이다. 이렇게 분석 대상이 추려진 데에는 특별한 기준이 있다. 수없이 많은 노래가 있지만 ‘박제된 말이 아닌 삶 속에 살아 있는 말’을 살피려면 누구나 즐기고 부르며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노래를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힌 저자는, 음악저작권협회나 음원 서비스 업체가 아닌 노래방 업체에 주목한다. 노래방에는 “‘모든’ 노래가 정리되어 있지는 않지만 ‘의미 있는’ 노래가 정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손님이 찾지 않을 곡은 제공할 이유가 없으니 노래방 업체의 기준은 철저히 ‘손님’이 된다. “연령, 성별, 취향 등 모든 것을 고려해 손님이 한 번쯤은 찾을 만한 노래”를 가능한 많이 모아놓은 것이 바로 이 ‘노래방 책’이다. 그야말로 ‘우리 모두가 즐겨 부르는 의미 있는 노래’ 즉 ‘유행가’가 대상이다. 이보다 더 좋은 선별 기준이 있을까?
노래방 업체의 목록에서 빠진 비교적 오래된 노래들은 [한국가요전집](전5권)을 참고해 보충했다. 이렇게 1923년에 유성기 음반으로 발매되어 최초의 가요로 꼽히는 [희망가]부터 방탄소년단까지 26,000여 곡으로 선별된 노래의 제목과 가사를 빠짐없이 모두 훑었다. 제목만 해도 원고지 2,600매, 가사는 75,000매 분량이다. 이뿐 아니라 노래의 언어와 일상의 언어를 비교하기 위해 1,400만 어절로 된 일상 언어 말뭉치 데이터를 함께 활용했다. 국내서로는 최초로 계량언어학을 적용한 인문대중서를 선보이는 셈이다. 저자는 풍부한 언어 자료와 탁월한 언어 분석으로 ‘노래를 위한 말’ 속에 담긴 ‘우리네 삶’을 맛깔나고 흥겹게 엮어냈다. 교과서에는 없는, 보통 사람들의 삶과 세상이 담긴 노랫말의 인문학이다.
[책속으로 추가]
노랫말에서는 대통령이 명사 순위 3,000등 밖인데 이는 ‘꼰대’와 같은 수준이다. 노랫말에서 특정 직업을 일컬을 이유가 별로 없으니 현실에서 보고 들을 수 있는 직업 이름과 노랫말의 그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 ‘선생님’과 ‘마도로스’뿐만 아니라 유독 노랫말에 자주 등장하는 직업들도 있다. ?15장 노래가 사랑한 직업, 노래로 불리는 이름
노랫말에 쓰이는 몇몇 단어는 독특한 출현 양상을 보이는데 ‘사랑’만큼이나 유별난 것이 ‘세월’이다. (...) 노랫말이 초점을 맞추는 시점은 바로 늙어가는 시점이다. 일상의 쓰임에서 ‘늙는다’는 말은 노년층에 주로 적용되지만 노랫말에서의 ‘늙는다’는 20대의 파릇한 나이부터 적용된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지만 짧고도 짧은 ‘청춘’이 지나가면 그 이후의 세월은 오로지 늙어갈 뿐이다. -17장 노래가 그리는 시간
치열한 삶에서 한 걸음쯤 물러나서 노래를 해야 그 맛이 느껴지는데 의식주는 삶과 너무 가깝다. ‘먹고사는’ 것이 중요하다지만 노래마저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리면 너무 서글프거나 천박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음식’이라는 말로 뭉뚱그려지는 말 속의 ‘음飮’과 관련된 것들은 노랫말에 수도 없이 등장한다. -19장 먹고사는 일에서 한 발짝 떨어져
‘아, 그 서울에 사랑이 없어 다시 나를 사랑한다’는 어색하기 짝이 없는 문장이다. 그러나 노랫말 속에 등장하는 요소들 중 각 영역별로 가장 높은 순위의 말들을 엮어서 만들어본 제목이다. 왜 ‘서울’과 ‘안녕’이 많이 등장할까? 어차피 ‘나의 노래’일 텐데 왜 ‘나’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일까. ‘없다’가 ‘있다’를 누른 이유는 무엇이고, ‘다시’는 왜 잊을 만하면 다시 등장하는가. -부록: 순위로 보는 노랫말
기본정보
ISBN | 9791160560428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3월 14일 |
쪽수 | 364쪽 |
크기 |
148 * 217
* 28
mm
/ 598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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