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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식의 언어

국어학자가 차려낸 밥상 인문학
한성우 저자(글)
어크로스 · 2016년 10월 07일
9.3
10점 중 9.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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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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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화제작 《음식의 언어》 국내편!
20년 넘게 한반도는 물론 중국·러시아·일본을 넘나들며 진짜 우리말을 찾고 연구해온 방언학 분야의 중견 국어학자 한성우는 계량언어학 분야의 석학 댄 주래프스키가 동서고금을 넘나들고 다양한 학문 분야를 가로지른 세계 음식 메뉴의 모험 《음식의 언어》를 읽고 언어학자로서 동업자의 노고에 감탄하면서도 우리 음식을 먹고 우리말을 쓰는 누구나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고자 마음먹게 된다.

《음식의 언어》가 앙트레부터 디저트까지 서양 음식의 코스를 따라 메뉴를 살폈다면, 이 책 『우리 음식의 언어』는 밥에서부터 국과 반찬을 거쳐 술과 음료에 이르기까지 우리네 밥상 차림을 따랐다. 밥상에 오른 음식의 이름에 담긴 우리의 역사, 한중일 3국의 역학, 동서양의 차이와 조우, 삼시세끼를 둘러싼 말들의 다양한 용법이 보여주는 오늘날 사회와 세상의 가장 솔직한 풍경이 펼쳐진다.
‘밥’이 주인이어서 ‘밥상’으로 불리던 것이 ‘먹을 것’이 주인이어서 ‘식탁’으로 불리는 것에 자리를 내어주었다. ‘밥’에 집착하던 우리의 삶이 ‘먹을 것’을 마음대로 즐길 수 있을 만큼 풍요롭게 바뀐 것이다. 이젠 음식이 국경을 가리지 않고 넘나들며, 그에 따라 새로운 말들도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들어온 말들과 음식이 또 우리의 방식대로 변하고 있다. 이 책은 그 과정에서 비롯된 우리네 삶을 때로는 구수하게, 때로는 맵게 들려준다.

작가정보

저자(글) 한성우

한성우

저자 한성우는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가톨릭대학교, 서울대학교를 거쳐 현재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로 있다. 전공은 음운론과 방언학으로 학생 시절부터 현재까지 한반도는 물론 중국·러시아·일본을 넘나들며 언어를 조사하고 연구해오고 있다. 문화방송 우리말위원회의 전문위원을 지냈고, 국어학자로서 우리 음식의 말들과 이야기를 엮은《우리 음식의 언어》와 방언 기행을 통해 사투리의 행간에 담긴 삶의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준《방언정담》을 썼다. 그 밖에 지은 책으로 《방언, 이 땅의 모든 말》,《경계를 넘는 글쓰기》,《문제해결력을 키우는 이공계 글쓰기》 등이 있다.

목차

  • 머리말

    프롤로그 | 먹고사는 이야기

    1 쌀과 밥의 언어학
    일편단심 밥! | 햅쌀에 담긴 비밀 | 반으로 줄어든 밥심 |
    가마솥에 누룽지 | 죽이 한자어? | 삼시 세끼와 며느리밥풀꽃

    2 ‘집밥’과 ‘혼밥’ 사이
    밥의 등급 | 집밥의 탄생 | 식구 없는 혼밥 | 짬밥의 출세기 |
    비빔밥 논쟁이 놓치고 있는 것 | 덧밥의 도전 | 이상하고도 씁쓸한 뻥튀기 |밥상의 주인

    3 숙맥의 신분 상승
    쌀이 아닌 것들의 설움 | 보릿고개를 넘기며 | 밀과 보리가 자라네 |
    밀가루가 진짜 가루? | ‘가루’라 불리는 음식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
    옥 같은 수수 | 고급 먹거리?

    4 빵의 기나긴 여정
    빵의 언어학 | 잰걸음의 음식과 더딘 걸음의 이름 | 식빵, 건빵, 술빵 |
    찐빵과 호빵의 차이 | 빵집의 돌림자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밥상 위의 동도서기와 서세동점

    5 가늘고 길게 사는 법
    면과 국수의 다양한 용법 | 뜯고 뽑고 자르고 | 중면과 쫄면의 기묘한 탄생 |
    차가운 국수와 막 만든 국수 | 짜장면, 그 이름의 수난 | 중국 음식 우동, 일본 음식 짬뽕 | 어우러짐, 국수의 참맛 | 라면, 라?, 라멘

    6 국물이 끝내줘요
    국, 찌개, 탕의 경계 | 말할 건더기도 없다 | 국과 밥의‘따로 또 같이’ | 속풀이 해장국 |
    ‘진한 국’과‘진짜 국’의 차이 | ‘썰렁한 탕’과‘흥분의 도가니탕’ | 부대찌개라는 잡탕

    7 푸른 밥상
    푸성귀, 남새, 푸새, 그리고 나물 | 채소와 과일 사이 | 시금치는 뽀빠이의 선물? |
    침채, 채소를 담그라 | 김장을 위한 짓거리 | 섞어 먹거나 싸 먹거나

    8 진짜 반찬
    중생과 짐승, 그리고 가축 | 알뜰한 당신 | 닭도리탕의 설움과 치느님의 영광 |
    어린 것, 더 어린 것 | 부속의 참맛 | 고기를 먹는 방법

    9 살아 있는, 그리고 싱싱한!
    물고기의 돌림자 | 진짜 이름이 뭐니? | 물텀벙의 신분 상승 | 물고기의 스토리텔링 |
    살아 있는 것과 신선한 것의 차이 | ‘썩다’와‘삭다’의 차이 | 관목어와 자린고비

    10 금단의 열매
    관능과 정념의 열매 | 능금과 사과 | 님도 보고 뽕도 따는 법 | 너도 나도 개나 돌 |
    귀화하는 과일들의 이름 전쟁 | 키위의 여정 | 바나나는 길어?

    11 때때로, 사이에, 나중에 즐기는 맛
    주전부리와 군것질 | 밥을 닮은 그것, 떡 | 빈자의 떡, 신사의 떡 |
    과자와 점심 | 달고나와 솜사탕의 추억 | 엿 먹어라! |
    딱딱하고도 부드러운 얼음과자 | 불량한 배부름의 유혹

    12 마시고 즐거워하라
    액체 빵과 액체 밥 | 말이여, 막걸리여? | 쐬주의 탄생 | 정종과 사케 |
    폭탄주와 칵테일의 차이 | 차 한잔의 가치 | 사이다와 콜라의 특별한 용도 | 마이 마입소!

    13 갖은 양념의 말들
    맛의 말, 말의 맛 | 갖은 양념 | 말 많은 집의 장맛 | 작은 고추의 탐욕 |
    웅녀의 특별식 | 열려라 참깨! | ‘미원’과‘다시다’의 싸움

    14 붜키와 퀴진
    부엌의 탄생 | 음식의 탄생 | 밥상의 하이테크 | 금수저의 오류 | 붜키의 추억

    에필로그 | 오늘도 먹고 마신다

책 속으로

“먹고살기 힘들다.” 삶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마다 우리 입에서는 습관적으로 이런 말이 튀어나온다. 이 말이 나오는 맥락도 그렇고, 말 자체의 뜻도 결국은 ‘살기 힘들다’는 뜻이다. 그냥 ‘살기 힘들다’고 하면 될 것을 굳이 그 앞에 ‘먹다’를 붙이는 것이다. 고된 노동을 하면서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라고 말하거나 더 어려운 상황에서는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고’라고 말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먹는 것’이 곧 ‘사는 것’이고 ‘사는 것’이 곧 ‘먹는 것’이다. _프롤로그

[삼시세끼]란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있지만 ‘삼시에 세끼’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삼시’는 당연히 아침, 점심, 저녁의 세 때를 가리킨다. ‘아침’과 ‘저녁’은 본디 해가 뜨고 지는 무렵을 뜻하는 고유어지만 ‘점심’은 때를 가리키는 말도 아니고 고유어도 아니다. ‘점심’은 한자어‘點心’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억지로 풀이하자면 마음에 점을 찍듯이 조금 허기를 달래며 음식을 먹는다는 의미다. 이 풀이대로라면 ‘점심은 때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뜻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_1장 쌀과 밥의 언어학

집밥은 가정식 백반과 같으면서도 다르다. 모두 ‘집’을 지향하고 있지만 ‘집밥’은 식당에서 파는 메뉴가 아닌, 말 그대로 ‘집에서 먹는 밥’을 뜻한다. 본래 밥은 집에서 먹는 것이어서 ‘집밥’이란 단어가 필요 없었는데 ‘식당밥’이 워낙 흔해지다 보니 새롭게 ‘집밥’이란 말이 등장한 것이다. (……) 사전에서는 ‘食口’라는 한자를 붙여놓고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食口’는 한자만 보면 ‘먹는 입’ 정도로 풀이가 되지, ‘가족’의 대용어로 보이지는 않는다. 사전의 풀이대로 ‘식구’가 ‘食口’라면 이는 집밥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 1인 가구가 점차 늘어가는 상황에서 ‘식구’란 말은 점차 그 의미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집에서 밥을 먹어도 끼니를 같이할 사람이 없어 혼자 먹게 되니 ‘식구’란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_2장 ‘집밥’과 ‘혼밥’ 사이

‘라면’의 기원은 아무래도 중국어 ‘라?’에서 찾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 ‘麵’의 발음은 ‘?’이나 ‘멘’이 아닌 우리식 한자음을 따라 ‘면’이 된다. 라면 역시 3국을 회유하는 동안 같으면서도 다른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한중일 3국에서 그 이름이 조금씩 다르듯이 각국 사람들이 ‘라면’, ‘라?’, ‘라멘’이란 말을 들을 때 떠올리는 음식이 각각 다르다. 우리에게 라면은 면과 스프를 물에 넣어 끓여내기만 하면 되는 인스턴트 라면이다. 그러나 일본에서의 라면은 면발도 직접 만들고 국물도 따로 만들어낸 것이다. 중국 역시 손으로 뽑아낸 면을 각종 육수에 말아 먹는 음식을 뜻한다. _5장 가늘고 길게 사는 법

부대찌개는 한마디로 잡탕이다. 동서양을 막론한 재료, 한중일을 섭렵한 재료가 들어가는 것이 부대찌개다. 엉뚱하게 된장 콩이 올라가기도 하고 수제비가 첨가되기도 한다. 모든 음식이 그렇다. 국경을 넘나들며 재료와 조리법이 섞이는 것이 음식이니 부대찌개도 예외는 아니다. _6장 국물이 끝내줘요

‘김치’라는 말에는 자부심과 비하가 동시에 담겨 있다. ‘김치부심’이란 말이 쓰일 정도로 음식으로서의 김치에 대해서는 모두가 자랑스럽게 여긴다. 일본이 ‘기무치’로 우리의 자부심을 건드렸을 때 우리가 얼마나 심하게 반발했는지를 되새겨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김치’는 우리 스스로에 대한 비하, 또는 특정 부류에 대한 비하를 위해 쓰인다. ‘김치녀’가 그것이다. 여성을 비하하고 우리의 전통적인 음식을 비하하는 것인데 이 둘이 결합돼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_7장 푸른 밥상

‘갖은 양념’은 ‘균형’과 ‘조화’를 전제로 하는 말이다. ‘갖은 양념’은 가지고 있는 온갖 양념을 양껏 쓰라는 의미가 아니다. 음식의 맛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 재료와 양념 사이에 균형이 맞고, 양념끼리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_13장 갖은 양념의 말들

‘밥’이 주인이어서 ‘밥상’으로 불리던 것이 ‘먹을 것’이 주인이어서 ‘식탁’으로 불리는 것에 자리를 내준 변화가 가장 큰 차이다. ‘밥’에 집착하던 우리의 삶이 ‘먹을 것’을 마음대로 즐길 수 있을 만큼 풍요롭게 바뀐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그 변화는 오롯이 말에 반영된다. ‘밥’이란 단어 하나에 대해서 세대별로 느끼는 의미의 스펙트럼이 다르다. _14장 붜키와 퀴진

출판사 서평

베스트셀러《음식의 언어》국내편 출간

혼밥 시대에 읽는 가장 맛있는 인문학


먹방ㆍ쿡방 트렌드 속에서 그 본질을 읽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지적 허기를 품격 있게 채워주었던 2015년 화제의 교양서 《음식의 언어》. 스탠퍼드대 대표 교양 강의를 엮은 책으로, 계량언어학의 석학 댄 주래프스키가 동서고금을 넘나들고 다양한 학문 분야를 가로지르며 펼쳐 보인 세계 음식 메뉴의 모험은 우리에게 인류 역사, 인간 심리, 혁신과 창조에 관한 다양한 통찰을 안겨주었다. 더불어 《음식의 언어》가 담지 못한 ‘우리 음식’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책 《우리 음식의 언어》는 그 아쉬움을 해소하면서 《음식의 언어》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우리 삶과 사회의 풍경을 그려낸다. 저자 한성우 교수는 20년 넘게 한반도는 물론 중국·러시아·일본을 넘나들며 진짜 우리말을 찾고 연구해온 중견 국어학자다. 그는 《음식의 언어》를 읽고 언어학자로서 동업자의 노고에 감탄하면서도 우리 음식을 먹고 우리말을 쓰는 누구나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써야겠다는 동력을 얻었다고 밝힌다. 《음식의 언어》가 앙트레부터 디저트까지 서양 음식의 코스를 따라 메뉴를 살폈다면, 이 책은 밥에서부터 국과 반찬을 거쳐 술과 음료에 이르기까지 우리네 밥상 차림을 따랐다. 밥상에 오른 음식의 이름에 담긴 우리의 역사, 한중일 3국의 역학, 동서양의 차이와 조우, 삼시세끼를 둘러싼 말들의 다양한 용법이 보여주는 오늘날 사회와 세상의 가장 솔직한 풍경이 펼쳐진다. 더 친근하고, 더 내밀하고, 더 맛깔나는 우리 밥상의 인문학이다.

‘밥상’에서 ‘식탁’으로 ‘부엌’에서 ‘퀴진’으로
음식 격랑 시대의 자화상


한 도자기 브랜드가 1940년대부터 출시해온 밥그릇의 변천사를 보면 지난 70년간 그 용량이 550cc에서 260cc로 반 이상 줄었다.(1장, 28~29쪽) 밥그릇의 크기는 왜 이렇게 급격히 줄어든 걸까? 그에 반해 직장인이 가장 선호하는 점심 메뉴는 지난 6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김치찌개’를 제치고 ‘가정식 백반’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한다. 백반 메뉴에 ‘가정식’이 앞에 붙은 것도 최근의 일이다. 밥그릇 크기는 작아지는데 ‘집밥’에 대한 갈망은 커지는 현상은 오늘 우리 삶에 관해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서양의 음식이 오랜 기간 혼종의 과정을 거쳤다면, 우리는 음식뿐 아니라 식생활 전반이 한 세기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격변했다. 저자는 방바닥에 앉아 먹는 밥상에서 의자에 앉아서 먹는 식탁으로의 변화에 주목한다. 그야말로 밥상의 주인이었던 커다란 밥그릇, 그리고 국그릇과 자잘한 반찬이 차려진 우리네 밥상이 국적을 막론한 각종 음식들이 올라오는 식탁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고봉밥’이 익숙한 아버지 세대에서 ‘빵’이 밥이나 다름없는 아이들 세대까지, ‘밥’에 집착하던 우리의 삶은 어느새 ‘먹을 것[식食]’ 전반을 즐길 수 있을 만큼 풍요롭게 바뀌었다.
밥이 담기는 그릇, 밥이 차려지는 공간뿐 아니라 밥이 만들어지는 공간, 밥을 먹는 장소도 달라지고 있다. 불을 때어 음식을 만들어내는 전통적 공간을 가리키는 고유어 ‘부엌’에서, 음식을 차리는 현대식 공간을 가리키는 한자어 ‘주방廚房’으로의 변화에 더해, 영어 ‘키친kitchen’이 어느새 우리말 속에 들어와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다. 키친과 어원이 같은 프랑스어 ‘퀴진cuisine’은 ‘요리’, ‘요리법’ 혹은 ‘음식점’까지 키친과는 또 다른 용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14장, 349~350쪽) 또한 밥을 집에서 먹는 것이 당연했던 시절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말 ‘집밥’의 탄생은 역설적으로 집밥의 부재를 보여준다. 지금 우리는 집에서보다 ‘밥집’에서처럼 ‘밖’에서 ‘때우듯’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2장, 47~48쪽)
이처럼 식생활의 변화는 오롯이 말에 반영된다. 우리가 먹고 말하는 것들에 우리의 삶과 세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해나간다. 이 책은 삼시세끼의 말들을 통해 우리의 어제와 오늘을 포착해낸다. 음식의 언어는 우리 식생활의 자화상이자 이력서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을 어떻게 말하는가를 들여다보는 일은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것인 동시에 우리의 삶을 더욱더 풍성하게 하는 길이라 믿는다.”

쌈과 샐러드, 닭도리탕과 치느님, 군것질과 디저트, 흙수저와 금수저……
우리를 이해하고 우리 것을 넘어서는 가장 솔직하고 가장 풍성한 언어


책은 영어 ‘라이스rice’가 우리말에서는 ‘벼’, ‘쌀’, ‘밥’으로 구별된다는 점, ‘쌀’과 ‘밥’을 일컫는 사투리는 방방곡곡 어디에도 없다는 점, ‘밥’은 어휘적 변화를 전혀 겪지 않은 드문 단어라는 점을 밝혀내는 데서 시작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우리에게 있어 밥이 지닌 특수한 의미와 정서를 짚어본다.
주식인 밥을 거쳐 빵과 면을 다룬 장에서는 한중일 3국의 같은 듯 다른 음식들의 향연이 흥미롭다. 중국의 ‘라?’, 거기서 유래된 일본의 ‘라멘’과 한국의 ‘라면’은 같은 한자인 ‘麵(밀가루 면)’을 쓰지만 모두 각국의 문화를 담은 고유의 음식이 되었다. 떡을 뜻하는 한자 ‘餠(떡 병)’이 쓰인 음식도 서로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그 밖에도 우동, 짬뽕, 만두 같은 음식들에서 우리는 세 나라의 역사와 역학을 들여다볼 수 있다.
채소를 다룬 장에서는 여러 재료를 한데 둘러싸 하나로 만드는 ‘쌈’과 다양한 것이 뒤섞이는 공간인 ‘샐러드 볼’을 이야기하며 우리와 서양의 문화 차이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국을 다룬 장에서는 ‘부대찌개’를 통해 동서양을 막론한 재료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어우러지는 국의 참맛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우리는 밥을 왜 ‘짓는다’라고 할까? ‘비빔밥’ 논쟁이 놓치고 있는 것은? 김치는 어쩌다 자부심과 혐오를 동시에 품게 됐을까? 닭도리탕의 ‘도리’는 일본어가 아니다? 군것질과 디저트의 결정적 차이? 금수저론에 숨겨진 뜻밖의 오류? ‘숟가락’과 ‘젓가락’, 왜 받침이 다를까? 같은 누구나 한 번쯤은 품어봤음직한 물음에 대해 언어학자만이 들려줄 수 있는 답변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핵심어는 ‘음식’과 ‘언어’ 그리고 ‘우리’ 세 가지이다. 이 책은 ‘음식’에 관한 책이되 ‘요리, 요리법, 요리사, 맛집, 먹방’ 등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또 ‘언어’에 관한 책이니 말의 의미, 기원, 변화 등에 대해 다루고 있으나 이런 것들에만 몰두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것에 대한 책이되 ‘우리’의 것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국어학자가 차려낸 따뜻한 말들의 밥상
혼밥의 시대에 읽는 집밥 같은 이야기


저자는 앞서 언급한 ‘집밥’의 탄생에서 나아가 ‘식구’ 없는 ‘혼밥’의 세태를 언어학적으로 짚어내기도 한다. ‘햇반’의 파격적인 조어법에 감탄하다 ‘혼밥’과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하며 쓸쓸해하는 대목에서는 고개를 주억일 수밖에 없다. 그는 전작 《방언정담》에서 잘 보여주듯 자신의 경험이 풍부하게 녹아든 말들의 대화를 통해 우리말의 정조와 우리 삶의 풍경을 한 편의 소설처럼 그려내는 데 탁월하다. 이 책에도 그러한 특징은 그대로 드러난다. 삼대가 모여 있는 밥상의 풍경, 타향에 살아 있는 우리 민족의 말들, 문학작품과 노랫말, 옛 음식 광고와 포스터에서 오늘의 TV 프로그램까지 종횡무진하며 때로는 구수하게, 때로는 얼큰하게 우리의 ‘먹고사는’ 일을 담아냈다.
밥그릇이 점점 야위어가고 밥상의 구석으로 밀려나는 시대, 식구는 사라지고 혼밥이 일상이 된 시대에 이 책은 삼시세끼 말들이 품고 있는 우리네 ‘정’과 ‘온기’를 발견하게 해줄 것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60560008
발행(출시)일자 2016년 10월 07일
쪽수 3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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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 217 * 25 mm / 593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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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먹는 음식을 학문적으로 풀어줘 쉽고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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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이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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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학자가 풀어낸 우리 음식에 담긴 언어적 의미와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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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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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식 속에 담긴 우리 말의 의미를 보게 되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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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재밌게 읽히는 책인것 같아 주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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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고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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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서 파생된 단어를 알수있게 해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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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발상지의 하나인 메소포타미아에서 처음 만들어지지 시작했다는 그 음식. 그것이 유럽 쪽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두 갈래의 이름을 갖게 된다. 영어의 ‘bread’로 대표되는 것이 한 갈래고, 프랑스어의 ‘pain’으로 대표되는 것이 또 한 갈래다.
우리 음식의 언어
‘먹거리’도 이런 종류의 말이다. 이미 굳어진 말이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 수 있으나 ‘먹을거리’라고 해야 어법에 맞다.
우리 음식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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