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
도서+사은품 또는 도서+사은품+교보Only(교보굿즈)
15,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20,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15,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1Box 기준 : 도서 10권
로그아웃 : '서울시 종로구 종로1' 주소 기준
이달의 꽃과 함께 책을 받아보세요!
1권 구매 시 결제 단계에서 적용 가능합니다.
알림 신청하시면 원하시는 정보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북카드
키워드 Pick
키워드 Pick 안내
관심 키워드를 주제로 다른 연관 도서를 다양하게 찾아 볼 수 있는 서비스로, 클릭 시 관심 키워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책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키워드는 최근 많이 찾는 순으로 정렬됩니다.

수상내역/미디어추천
그림 앞에서 할 수 있는 세상의 모든 생각
★2021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작가정보
사 남매, 딸 딸 딸 아들 중 눈치 없이 셋째 딸로 태어나 책탐 많은 아이로 자랐다. 세상 보는 눈을 가지고 싶어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맥주를 콸콸 마시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났지만 가끔은 이 산이 아닌가 보다 하는 나폴레옹의 마음을 느꼈다. 그러다 정치철학을 만났고 이거다 싶었다. 정치사상에 깊이 발을 담그며 동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랜다이스대학교에서 멜론 장학금을 받으며, 그리하여 또 맥주를 마시며 정치철학을 전공했다.
철학을 일상의 말랑말랑한 언어로 바꾸는 일에 관심이 많았기에 학계의 소수를 만나는 논문보다는 일상의 다수를 만나는 책을 쓰고 싶었다. 비슷한 시기에 박사와 엄마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획득했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글을 쓰겠다는 마음을 움켜쥐고 살았다. 철학과 육아를 버무린 첫 책이자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인 《나는 철학하는 엄마입니다》에 이어 철학과 미술을 버무린 두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
두 아이에게서 듬뿍 받는 사랑과 시원한 독일 맥주가 삶의 원동력. 현재는 독일 뮌헨 근교 시골 마을에 살면서 이런저런 글을 쓰고 온라인 특강을 한다. 아직도 가슴속에 쓰고 싶은 책이 여러 권 들어 있어 행복하다.
목차
- 들어가는 말
1. 천지창조를 바라보는 발칙한 시선
: 니체는 왜 신이 죽었다고 말했나
2. 투명한 유리병에서 인간의 품성을 찾다
: 공자와 베버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
3. 기묘한 균형으로 쌓여 있는 책 구경
: 너도 옳고 나도 옳을 때 우리는 어떻게 공존할까
4. 빨간 사과에 대한 서로 다른 욕망
: 인간은 왜 사회와 국가를 만드는가
5. 공작새와 오리의 서열은 누가 정하나
: 허영심과 불평등, 그리고 법률
6. 가로등과 매화가 달빛을 대하는 방식
: 아름다움의 속도를 철학하다
7. 왜 클림트는 혹평에 시달렸을까
: 정의를 위한 불의의 그림
8. 정의는 왜 여신이 담당하는가
: 양날의 칼을 쥔 자의 책임
9. 여신의 눈을 가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 정의로운 눈 뜨기와 공정한 눈 감기
10. 가면 쓴 사람들의 슬픔과 기쁨
: 집단의 광기와 개인의 자유
11. 나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 신과 죽음, 그리고 전쟁 속에서 발견한 개인
12. 소녀들의 눈을 멀게 한 카펫
: 태피스트리 작품들과 나이키 공장의 아이들
13. 공이 굴러간 곳에서 니체를 다시 만나다
: 그늘 속 어른과 빛 속의 어린아이
감사의 말
추천사
-
그림은 철학, 심리학, 과학, 그 어느 학문과도 잘 어울린다. 특히 철학과는 더더욱. 철학이 선명한 언어와 개념을 통해 ‘제대로 생각하기’를 가르친다면, 그림은 눈부신 색채와 형태를 통해 ‘더 아름답게 생각하기’를 가르쳐주는 것이 아닐까. 《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은 바로 그런 철학과 그림의 장점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책이다. 철학자의 명석함에 개그맨의 유머까지 갖춘 참신한 문체로 중무장한 저자가 우리에게 발랄한 언어로 손짓한다. 그동안 그림이 어려웠지? 철학은 더더욱 어려웠지? ‘철알못’들이여, 모두 이리 와! 내가 어렵지 않은 철학 이야기를, 아름답되 머리 아프지 않은 그림과 함께 들려줄게! 얼큰한 유머와 세상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가득한 이 책을 읽다 보면 두 가지 사랑이 한꺼번에 싹트게 된다. 철학에 대한 사랑, 그리고 미술에 대한 사랑.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림을 사랑함으로써 철학을 더더욱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
이진민의 글은 오븐에서 갓 구워낸 빵처럼 말랑말랑 따스하다. 그의 글 한쪽을 베어 물어보면 안다. 그 글에 얼마나 좋은 재료가 들어갔는지, 그 좋은 재료를 얼마나 정성껏 매만져 반죽하고, 얼마나 적당한 온도에서 구워냈는지. 엄마가 된 이후 이진민은 더 그렇게 변했다. 마음이 고플 때 그의 책을 펼치면 식탁이 된다.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철학이 만든 온갖 맛있는 지식과 곳곳에 스며든 온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진민이 짓는 철학이 우리의 집인 이유다.
책 속으로
크리스천으로서는 견디기 힘들 법한 내용들이 지뢰처럼 들어 있는 게 서양철학인데, 그중 전투력 ‘만렙’인 최고 전사가 니체다. 나는 읽는 사람을 후려 패는 듯한 니체의 글을 참 좋아하는데 니체가 특히 열과 성을 다해 두들겨 패는 것이 바로 기독교와 크리스천이다. 책 속에서 망치를 들고 뛰어다니는 느낌이랄까. 니체 세미나 시간이 되면 나는 마음을 콩닥거리며 독실한 친구들의 안색이 혹시나 고려청자 빛으로 변하는 건 아닌지 살피곤 했다._23쪽
리카 반도는 ‘메이슨 자’라는 이름으로 여러 작품을 제작했는데, 병에 새겨진 글자를 부제로 붙이기도 하고 곁들인 소품이나 배경에서 부제를 따기도 한다. 이 작품은 계절감이 주는 아름다움, 그 청량한 색감에 대한 찬사를 부제로 선택한 듯하다. 배경은 은은한 파스텔 톤인데 유리병 안의 색깔은 오히려 선명하고 진하다. 한복 치마저고리 일습처럼 고운 옥색과 청량감 있는 쪽빛이 어우러져 매끄러운 질감으로 반짝, 하고 빛나고 있다. 여름의 색, 빛, 향기. 저 멀리로는 열기와 습도 같은 것까지 고루 느껴지는 작품이다._38쪽
보는 순간 이게 뭐지 싶어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우선은 책의 모습과 쌓인 모양이 너무 신기했다. 조각 케이크 같기도 하고 특이한 상자 같기도 한 책갑들. 그런 책들이 삐뚤거리며 차곡차곡 쌓인 모습이 재미있는데, 그렇다고 또 불안한 느낌은 크게 없이 희한한 균형감을 이루는 게 오묘했다. 대접을 서로 마주 보게 엎어 쌓아 스릴 있으면서도 왠지 안정감 있는 원형을 만들어낸 감각도 놀라웠다._61쪽
〈사과나무와 크로커스〉 그림을 보면 홉스의 자연 상태가 생각난다. 탐스러운 사과를 바라보며 서로 눈치를 보는 원시인들의 치열한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고, 그들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도 덩달아 전해지는 것 같다. 검은 바탕에 놓인 사물은 그게 무엇이든 그 본연의 색이 더욱 또렷이 빛나게 마련이다. 그렇게 원시인들 사이에 만연한 두려움 속에서 재화를 향한 욕망은 더욱 뚜렷한 빛으로 도드라진다. 이렇게 홉스의 자연 상태는 불신과 적개심이 팽배해 있어 야만적이고 불행한 곳이다. 죽기 전까지 끊임없이 지속되는 불안과 공포 때문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여기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다._80쪽
허영심은 본래 상대가 나를 인정해주는 데서 오는 만족감인데, 상대와의 간극을 벌리면 벌릴수록 내 만족감은 채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내가 보기에는 별것 아닌 인간들이 나를 칭찬하고 인정해봤자 나에게는 별로 큰 만족감이 느껴지지 않는단 얘기다. 내 고운 비단옷을 두고 노비 언년이가 아무리 침이 튀기도록 칭찬해봤자, 옆 동네 땅 부자 최 참판네 마누라가 감탄하며 어디서 어떻게 만들었는지 은근히 묻는 것처럼 기분이 좋지는 않다._103쪽
오만 원권 지폐에는 어몽룡의 다른 〈월매도〉가 들어 있다. 개인적으로 대나무를 그린 그림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탄은 이정1554~1626의 〈풍죽도〉와 은은히 겹쳐둔 것까지는 좋았지만, 안타깝게도 영 어색해졌다. 시원스럽게 솟아 있던 매화 가지가 짤뚱하니 잘려나간 데다 달도 억지로 깔고 앉은 듯하다. 높이 솟은 가지가 주던 미감이 없어지니 매화의 고고함도 숭덩 잘려나간 느낌이고, 높은 가지와 나란히 고즈넉한 하늘에서 빛나던 달을 가지 아래로 훅 끌어내려놓으니 달 역시 어리둥절한 느낌이다._127쪽
예수님께서 주먹질을 하시는 그림을 본 적이 있다. 이탈리아 파도바의 스크로베니 예배당에 있는 그림인데, 이 예배당은 바로 슈클라가 정의보다는 불의에 천착할 수 있도록 자신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밝힌 바 있는 지오토(Giotto di Bondone)의 〈불의(Injustice)〉라는 그림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예수님께서 “너 좀 이리 와봐”의 화끈한 왼손과 “한 대만 맞자”의 나이스한 오른손을 선보이시고, 붙들린 자는 당황하며 “아 저 그게요”의 표정을 짓고 있다._149쪽
불의를 자행하는 권위적인 힘과 물리적 폭력이 주로 전통적인 남성성과 연결돼온 반면, 불의에 신음하며 고통받는 사람들이 정의에 대한 희망으로 자비로운 모성에 기대고자 하는 원초적인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나를 부당하게 억압한 강자에게는 정의의 힘으로 벌을 주고, 억압당한 약자인 자신은 자비의 마음으로 품어주기를 기대하는 마음. 말하자면 괴롭힘을 당한 아이가 울면서 내 마음을 치유해줄 포근한 엄마 품을 찾는 것 같은._158쪽
2016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는 예비 경선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는 어느 대학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정의란 내가 다른 사람에게 대접받고 싶은 만큼 타인을 대하는 것입니다.” 이 황금률은 사실 지구상 모든 종교에 등장하는 원칙이자 동양 고전인 《논어》에도 등장하는 내용으로, 굳이 어려운 표현 없이도 정의의 내용과 원칙을 많은 인류에게 전하고 또 권하고 있다._178쪽
민주주의도 싫고 사회주의도 싫고 자유주의와 개인주의도 꼴 보기 싫고 국제주의적 이상도 싫다. 모두 적이다. 이렇게 세상에 믿을 게 하나 없고 다 무서운 적이라는데 사람들 마음속에 불안과 공포가 스미는 것이 당연하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대중에게 파시즘이 권한다. 이 혼란스럽고 기댈 곳 없는 세상에서 그래도 너를 지켜줄 강력한 지도력을 한번 믿어보라고. 그래서 그림 속 발들은 어딘가로 이끌려 향하고 있다._199쪽
그런데 그 앞에 앉아 있어야 할 사람들이 전부 빈 네모로 표시되었다. 아직 입장 전이라거나 단체로 화장실 가신 것도 아니다. 자제분들로 보이는 이들이 분홍빛 옷을 입고 모였는데 술잔을 들어 올리는 사람도 있고 앞에서 춤추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때맞춰 마님이 부르신 듯 비어 있는 네모 쪽을 쳐다보는 시종들도 있다. 그러므로 이 명문가의 부인들이 모두 자리에는 있었으나 그린 이가 의도적으로 모습을 지운 것임을 알 수 있다._243~244쪽
당시 유럽에서 태피스트리는 왕족과 귀족들에게 굉장히 선호되었는데 여러 이유 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운반의 편리성이었다. 1가구 1주택 따위 평생 모르고 여기에 궁전, 저기에 별장, 거기에 성이 있던 그들로서는 레지던스를 옮길 때마다 편하게 둘둘 말아 운반할 수 있는 데다 벽에 걸어 추위도 막고 아름다운 장식성도 충족시킬 수 있는 이 기특한 아이템이 몹시 흡족했을 것이다. 그런데 보다시피 태피스트리는 엄청난 고가의 사치품이었다. 루벤스 같은 화가의 원본 스케치도 있어야 할뿐더러 사람이 일일이 그 수많은 매듭을 지어 커다란 작품을 완성하려면 돈도 시간도 어마어마하게 들었던 것._259~260쪽
그리하여 니체는 모든 사람에게 위버멘쉬가 되라고, 아이가 되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허물고 부수고 또다시 쌓는 행위를 무한히 반복하며 즐거워한다. (…) 아이들에게는 아직 내세의 개념도 초월자의 개념도 희박하다. 아이들을 위한 예쁜 그림책을 만드는 한 작가님과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가슴에 들어와 박힌 그분의 말이 있다. 아이들은 “지금을 사는 존재”라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지금을 사는 존재, 그들이 바로 위버멘쉬다._283쪽
출판사 서평
그림에서 시작하는 사유의 자유
미켈란젤로에서 니체를 읽고 샤갈에서 제자백가를 읽다
철학이 어렵고 지루한 이유는 논의가 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차원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철학을 “모호하게 느껴지는 개념들을 벽돌 삼아 쌓아가는 논리의 성”이라고 정의한다. 벽돌 자체도 쥐기 어려운데 그걸로 엄청난 성을 쌓으니 평범한 사람들은 그 성에 들어가기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철학의 이러한 장벽은 소통 방식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철학은 학문이기 전에, 한 인간이 자신과 타인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므로 ‘생각’하고 ‘선택’하는 존재로 태어난 이상 철학과 무관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그렇게까지 어려운 얘기가 아닌데 우리가 학창 시절 괜히 어렵게 외웠던 철학의 인물과 개념들이 ‘그림’이라는 매개를 만나 완전히 새롭게 펼쳐진다. 저자는 하나의 작품을 미술사적 논의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상상을 토대로 자유롭게 해석한 다음 그로부터 연상되는 철학적 개념을 특유의 위트와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다. 미켈란젤로의 유명한 천장화 〈천지창조〉를 보다가 문득 아담의 ‘건방진’ 자세에 주목한 다음, 신이나 종교와 필연적(!)으로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던 철학의 역사를 짚고, 그 가운데서도 ‘신에게 도전하기’ 종목이 있다면 당당히 금메달을 차지할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를 소개한다. 쌓여 있는 책을 그리는 전통이 있었던 조선시대의 ‘책거리’ 작품들을 소개하며 서양 원근법에선 느낄 수 없는 기묘한 구도와 아찔한 긴장감,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는 균형과 조화에 집중한다. 이 균형과 조화는 다양한 사상이 폭발적으로 만개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서로의 사상을 발전시키며 함께 성장했던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를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철학의 역사 역시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의 역사”임을 다시 강조하며, 샤갈(Marc Chagall)의 그림 〈나와 마을〉에서 ‘시선의 마주침’을 강조하기 위에 눈과 눈 사이에 그려 넣은 흐릿한 선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우리가 그렇게 상대의 눈을 보며 그리는 투명한 선들이 그물처럼 세상을 덮으면 이 세상은 좀 더 아름답고 포근한 곳이 되지 않을까. 세상은 그렇게 우리 시선의 방향과 높낮이가 다양해서 더 아름답다고 믿는다.”(p.70)
그림에서 철학이, 철학에서 세상이 열린다
어려움 없이 보고, 두려움 없이 생각하는 법
한국과 미국에서 공부하고 지금은 독일의 시골 마을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집필과 강의를 이어가고 있는 정치철학자 이진민은 오래전부터 철학을 일상의 말랑말랑한 언어로 바꾸는 일에 관심을 두었다. 학계의 소수를 만나는 삶보다는 일상의 다수를 연결하는 삶을 선택한 그의 ‘다정함’은 이 책의 곳곳에서 돋보인다. 청량한 여름 빛을 담은 유리병 그림을 앞에 두고 공자의 ‘군자불기(君子不器: 군자는 그릇이 아니다)’에 의문을 표하며 “내 안에 담고 있는 것이 썩어가지는 않는지, 그 안에서 잘못된 것은 없는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잘했으면 잘한 대로 세상에 투명하게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성숙한 인간(특히 권력자)의 중요한 덕목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17세기 유럽 왕족과 귀족의 사치품이었던 거대한 태피스트리(벽이나 가구를 장식하기 위해 색실을 짜 넣어 모양이나 그림을 표현한 직물 공예)를 만드는 데 10~12세의 ‘가늘고 말랑말랑한 여린 손끝’이 동원되었다는 사실로부터, 나이키 공장에서 시간당 200원을 받으며 착취당하는 제3세계 어린아이들을 떠올린다. 그러면서 때로는 우리가 미술관에 ‘감탄할 준비를 하고 간다’는 점이 우리의 눈을 가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어여쁜 외양만 쓰다듬기보다는 그 사람 내면의 그늘과 고통을 인지하고 상대의 눈을 바라보는 것이 더 아름답듯이, 우리가 다소 무방비적으로 감상하러 가는 작품들 안에 제법 그늘이 많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즐기는 편이 나와 그 작품 간의 좀 더 입체적인 만남이 아닐까.”_271쪽
또 클림트(Gustav Klimt)에게 의뢰한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천장화가 포르노그래피라는 혹평을 받은 사연, 황홀하도록 찬란한 가로등 불빛을 담은 자코모 발라(Giacomo Balla)의 그림에 숨겨진 ‘힘과 속도’에 대한 파괴성, 따뜻하고 천진한 시선이 돋보이는 파울 클레(Paul Klee)의 작품들이 파시즘의 광기를 뚫고 피어난 예술적 성취라는 점 등 하나의 작품을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들을 역사적 배경과 개인적 경험을 종횡하며 풀어낸다. “얼큰한 유머와 세상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가득한”(작가 정여울) 이 책은 “마음이 고플 때 펼치기 좋은 식탁”(정치철학자 김만권)이 될, 친절하고 든든한 인문서이자 입문서이다.
“무엇에 대해 ‘생각’하는가. 무엇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는 그에 따라 세상이라는 화폭에 우리 존재를 키울 수도, 없앨 수도 있다.”_249쪽
기본정보
ISBN | 9791160406450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9월 09일 |
쪽수 | 292쪽 |
크기 |
148 * 205
* 23
mm
/ 473 g
|
총권수 | 1권 |
Klover 리뷰 (25)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200원 적립
사용자 총점
46%의 구매자가
도움돼요 라고 응답했어요
집중돼요
도움돼요
쉬웠어요
최고예요
추천해요
문장수집 (5)
e교환권은 적립 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리워드는 작성 후 다음 날 제공되며, 발송 전 작성 시 발송 완료 후 익일 제공됩니다.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주문취소/반품/절판/품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판매가 5,000원 미만 상품의 경우 리워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
반품/교환방법
* 오픈마켓, 해외배송 주문, 기프트 주문시 [1:1 상담>반품/교환/환불] 또는 고객센터 (1544-1900) -
반품/교환가능 기간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
반품/교환비용
-
반품/교환 불가 사유
(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2)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악세서리 포함) 등
3)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4)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5)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이상 ‘다운로드’를 받았거나 '바로보기'로 열람한 경우
6)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7)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8) 세트상품 일부만 반품 불가 (필요시 세트상품 반품 후 낱권 재구매)
9) 기타 반품 불가 품목 - 잡지, 테이프, 대학입시자료, 사진집, 방통대 교재, 교과서, 만화, 미디어전품목, 악보집, 정부간행물, 지도, 각종 수험서, 적성검사자료, 성경, 사전, 법령집, 지류, 필기구류, 시즌상품, 개봉한 상품 등 -
상품 품절
-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2)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 관련한 안내가 있는 경우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분 좋은 발견
이 분야의 베스트
이 분야의 신간
-
나는 누구인가10% 49,500 원
-
장한결의 부도지 강의10% 18,000 원
-
제3 지대에서 바라보는 세계10% 16,200 원
-
명언 기행10% 10,800 원
-
토대역량과 사회정의10% 20,700 원
이 책의 연관 상품
추천 CASTing
그러나 아직도 많은 부분에선 정답을 알아야 마음이 편해지고 정답을 모를 땐 부끄러워져요.
이책은 시작부터 정답이 없다고 말합니다.
한그림을 보며 여러 철학자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느낌을 말해주죠.
난 철학자는 아니지만 내 인생도 철학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즐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들의 생각은 넘. 재미있다. 빠져들게되요
인문학계열 전공자의 예술에대한. 다른시각을 알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