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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걸어가거나 바다를 날아오거나

박남준의 악양편지
박남준 저자(글)
한겨레출판사 · 2017년 08월 21일
5.0
10점 중 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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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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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준 시인이 전주 모악산에서 지리산 자락 악양 동매리로 이사한 지 14년. 작가는 인터넷카페 ‘박남준 詩人의 악양편지’에 10년 넘게 글을 쓰고 있다. 편지이기도 하고 산문이기도 하고 때론 시이기도 하다. 시산문이라고 해야 할까. 일종의 일기라고도 할 수 있다. 오랜 벗들, 후배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4년 만에 책으로 묶었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남준

박남준

저자 박남준은 1957년 전남 법성포 출생. 1984년 시 전문지 [시인]을 통해 등단. 시집 《중독자》, 《그 아저씨네 간이 휴게실 아래》, 《적막》, 《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 《그 숲에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 등과, 산문집 《스님, 메리 크리스마스》, 《박남준 산방 일기》, 《꽃이 진다 꽃이 핀다》, 《작고 가벼워질 때까지》 등이 있다. 전주시예술가상, 거창평화인권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아름다운 작가상 수상.

목차

  • 1부 누구를 꾀자고 너는 그렇게
    편지 | 봄날 | 입춘주 하러 가야지 | 황금빛 눈새기꽃과 푸른 윤회의 도끼질 | 노란 햇살이 고개를 내미네 | 말다툼하다가 | 봄비 그치고 | 하늘에서 빗자루가 떨어지네 | 외쳐도 된다 | 일찍이 그가 나를 불렀다 | 제비꽃 편지를 | 초록을 모시네 | 누구를 꾀자고 너는 그렇게 | 놀고 있다 | 지금은 푸른 비파의 시간 | 이사 선물 | 초록을 물들이며 감사를 | 우화의 시간 | 가고 오고 오고 가고 | 반짝이는 몸 | 약속하지 않아도 | 삼복더위 중에도 | 아니 이게 뭐야 | 푸슛~ 퓻- 별똥별이 지는 밤 | 누가 밤새 불을 켜놓은 거야 | 옥잠화가 피는 아침 | 추석 차례상을 차리며 | 석류는 붉고 새는 살이 찌네 | 훤해졌다 | 이 꽃으로 떼돈을 | 뾰족을 딛고 | 차꽃이 피었다고 글쎄 | 흰 겨울 편지 | 첫눈과 곶감 | 풍락이라는 이름의 차 | 첫눈 편지

    2부 그러든가 말든가
    단식과 바느질 | 독수리의 영혼 | 으랏찻차 퍽~만 남았다 | 젖은 시간이 마르는 동안 | 잔인하거나 무심하거나 | 뜨겁고 벅차게 타올라라 | 빗자루와 새 | 그녀가 내게 얼굴을 내미네 | 기억의 끈 | 그녀에게 차 한잔과 모란꽃 한아름을 | 첫 향기 | 울릉나리의 새싹처럼 | 자리마다 꽃이다 | 마음의 손을 모아서 | 영역 다툼과 아우 셔 | 친절한 경고 | 다시 웃기는 시 한편 | 순하고 독한 생각 | 그러든가 말든가 | 너와 함께 늙어가고 싶다는 노래 | 달려온다 | 아니 이게 웬~ | 너무 바쁘게 왔다 | 사랑도 그러려나 | 안부 | 당신의 얼굴과 삶은 달걀 | 벌레와 노을 | 하늘을 걸어가거나 바다를 날아오거나 | 가을 악보 | 돌아갈 것 돌아가게 하고 | 남은 것은 온통 사랑을 기다리는 시간 | 있을 비 | 사랑의 빛깔을 | 앗-

    3부 그러니까 나를 약 올리려고
    향기를 찾아서 | 소박한 밥상과 흰수선화 | 뜨거운 사랑 | 봤다 | 찬란하다 | 그대의 향기도 | 봄날 이부자리 | 작고 하얀 소리 | 비파나무에 내리는 비 | 자 드시오~ | 이것 하룻밤 숙성시켜서 | 감자감자 감사 | 나쁜 녀석들과 꽃 | 남해 아가씨 | 마음의 어디에 점을 찍을까 | 나는 그러나 그대들은 | 그녀의 치마 | 옥수수와 로즈마리와 | 환하다 | 얼릉 받아가시요잉~ | 그러니까 나를 약 올리려고? | 카푸치노 위에 뿌려진 | 저 노란 빛을 무엇이라 부르나 | 도둑이 들었다 | 마음의 호사 | 라흐마니노프가 밀려와서 | 첫날 장아찌 | 겨울 햇빛이 주는 선물 | 동동 치민다 동치미~ | 노랑 오토바이 | 그 온기만큼

출판사 서평

세상의 깊이를 간직한 지리산 시인 박남준의 4년 만의 산문집

*
인터넷카페 ‘악양편지’에 10년 넘게 써온,
오랜 벗들에게 띄우는 연분홍 꽃편지

*
‘뻔하고 지루한 일상’에서 찾은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시선

*
“나랑 함께 가서 살래?”

박남준 시인이 전주 모악산에서 지리산 자락 악양 동매리로 이사한 지 14년. 작가는 인터넷카페 ‘박남준 詩人의 악양편지’에 10년 넘게 글을 쓰고 있다. 편지이기도 하고 산문이기도 하고 때론 시이기도 하다. 시산문이라고 해야 할까. 일종의 일기라고도 할 수 있다. 오랜 벗들, 후배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4년 만에 책으로 묶었다.
지리산 자락 마을이라 그렇겠지만 편지에는 자연이, 특히 꽃이 많이 등장한다. 복수초꽃, 청매화 홍매화, 모란꽃, 구절초꽃, 옥잠화처럼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꽃부터 앵초꽃, 방울꽃, 가시연꽃, 파초꽃, 상사화, 산작약꽃, 물봉숭아꽃, 개불알풀꽃처럼 조금은 낯선 꽃까지. 심지어 남쪽 바다에서 온 게 분명한 해당화, 수선화, 흰동백꽃, 그리고 울릉나리도 등장한다. 시인의 집은 작은 식물원 같다. 작가는 사시사철 꽃들에게서 느낀 변화와 생명의 기운을 벗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한다. 시인에게는 이 꽃들이 친구 이상이다. 추운 겨울 지나고 눈밭에서 복수초가 황금빛 꽃을 펼치자 “반갑고 고마워 나를 위로해주려고 왔구나”(‘노란 햇살이 고개를 내미네’에서) 하고 말을 건네고, 어느 날 계곡을 지나다 현호색을 만나서는 그 앞에 앉아 “나랑 함께 가서 살래?”(‘놀고 있다’에서) 하고 말을 건다. 한 편 한 편 따라가다 보면 지리산 사계절 엔간한 꽃들을 다 만날 수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꽃마다와 나눈 이야기며 얽힌 사연들은 저자가 찍은 240여 장의 사진들과 함께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과 인생에 대한 성찰

일상의 사건과 인생에 대한 시인의 성찰도 눈길을 끈다. 어느 날 지붕 사이 벌어진 틈에 고양이가 찾아와 몸을 푼 일이 있었다. 새끼 다섯 마리를 낳은 것이다. 고민하던 시인은 정육점으로 달려가 소고기 반 근과 우유를 사 온다. 산구완을 받은 어미 고양이는 머리 없는 쥐 한 마리로 깜짝 놀랄 답례를 한다. 섬진강가 평사리에서 겨울철새 독수리를 보며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자유로울 수 있을까”(‘독수리의 영혼’에서) 욕망에 대해 생각하고, 텃밭에서 따온 애호박으로 애호박찜을 만들던 날은 “그래 저 순한 애호박을 먹고 순한 생각을 하고 저 독이 오를 대로 오른 매운 고추를 먹고 독한 생각도”(‘순하고 독한 생각’에서) 하자고 마음먹는다. 노을을 보며 ‘없어서’, ‘부족해서’ 못한다는 우리의 태도가 괜찮은지 묻기도 한다. 어느 몹시 아프던 날은 아픈 몸을 누려 보자고 말한다.

“일찍이 시인 김수영이 그러했듯이
아플 때 아프도록 감기가 잘 놀다 갈 때까지
아픈 몸을 누려봐야지
우리는 얼마나 힘들게 사는가
바쁜 일상 탓에, 주변을 의식하며
슬픔에 싸여 있을 때 슬픔을 참고 견디거나
쉬고 싶을 때 마음 놓고 쉬지도
즐겁게 놀지도 못하지 않는가
진수성찬이다
맛있는 죽 먹고
후식으로 텃밭에서 거둔 호박과 감자 쪄서
세상에 무엇을 더 부러워하랴
첫 가을 발효차 한잔 흠~”
_‘라흐마니노프가 밀려와서’에서

너무나도 풍족한 악양표 소박한 삶
자급자족이기에 풍족한 악양표 소박한 삶도 만날 수 있다. 뜰 앞과 뒤꼍에 있는 텃밭에서 철마다 먹거리가 무한 생산된다. 배추, 시금치, 부추, 감자, 가지, 무, 고추, 오이, 애호박, 호박, 토마토, 고수 등 채소는 물론이고 감, 대추, 사과, 배, 비파 열매까지 과일도 먹고 남을 만큼 자란다. 속이 좋지 않은 날에는 텃밭에서 따온 호박으로 호박죽을 끓여 먹고 색다른 게 먹고 싶을 땐 가지선(가지소박이)도 만들어 먹고 고수비빔밥도 별미다. 너무 쓸쓸할 때는 소박한 밥상을 꽃과 겸상하기도 한다. 몇 가지 찬으로 차린 밥상 맞은편의 화병에 꽃 한 송이를 놓는 것이다. 빗소리, 새소리도 벗 삼고 처마 끝에 달린 오묘한 풍경 소리를 배경 음악 삼으니 ‘혼밥’은 없다.
월동준비는 세 가지면 끝이다. 동치미, 장작, 곶감. 날이 차가워지기 시작하면 작가는 분주하다. 텃밭에서 키운 무로 동치미를 담그고 겨우내 쓸 땔감을 위해 장작을 쓰기 편하게 패놓고 처마 안쪽에 대나무를 걸쳐놓고 감을 깎아 주렁주렁 매단다. 줄마다 개수가 일정하지만 가끔 한두 개씩 더 넣는 걸 잊지 않는다. 누군가 슬쩍 빼 먹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이 곶감은 악양의 좋은 햇볕과 바람과 새소리와 풍경 소리를 맛보며 한겨울을 난다. ‘주황빛 꽃등’으로 시인의 집 심원재를 밝히며 꾸들꾸들 마른 곶감은 그리운 이들에게 선물로 보낸다. 초여름 굵은 땀을 흘리며 따서 덖고 말린 차도 선물 품목이다. 추석 차례상 이야기도 인상 깊다. 이른바 헌다 차례.

“추석 차례상
뭐 뒤뜰 배나무에 열린 배를 올릴 수도 있다
여물지 않은 대추나 개울가에 떨어진 밤을 올릴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올리지 않았다
아니
말 그대로 차례,
차 한 잔 올리며
절을 했다
헌다 차례,
부추꽃과 마타리도 차례상에 향기를 올린다”
_‘추석 차례상을 차리며’에서

얼마나 감사할 게 많은가
작가의 말은 우리가 얼마나 감사할 게 많은지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한다.

“내 삶의 이웃들, 새와 달과 양철지붕에 내리는 빗소리와 별과 나무 그리고 텃밭의 벌레와 채소들과 찾아오는 손님들과 뜨고 지는 해와 꽃등처럼 내걸린 곶감과 마당의 꽃들과 처마 끝 풍경 소리와 계절마다의 비바람과 눈보라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네. 깊은 밤 자꾸 방 안으로 기어들어오는 개울물 소리와 따뜻한 장작더미와 혼자 먹는 밥상의 쓸쓸함과 그 밥상 위의 장식이 되어준 생명들과 내 안의 웃음과 미움과 분노와 눈물과 슬픔과 사랑들께 깊이 허리 숙여 인사드리네.”

처음엔 ‘박남준의 악양편지’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나 몇 개의 안 가운데 수정을 거쳐 《하늘을 걸어가거나 바다를 날아오거나》로 책 제목을 정했다. 지금 존재하거나, 지금은 존재하지 않거나, 모든 존재(또는 비존재)에 대한 시인다운 깊은 바람을 담았다고 생각한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60400908
발행(출시)일자 2017년 08월 21일
쪽수 264쪽
크기
146 * 205 * 18 mm / 409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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