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당신의 시간을 헤아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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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책을 내며
1. 걷다
‘큰 봄의 달’을 기다리며/ 콩배나무/ 걷다/ 영봉(靈峰) 가는 길/ 위성류 아래에서/ 능소화
버섯/ 버스 안에서 2/ 네 잎 토끼풀/ 오죽헌의 팔월 한 낮/ 며느리 밥풀꽃/ 봄
2. 엄마의 땅
씨앗을 헤아리다/ 냉이/ 김치/ 엄마의 땅/ 누가 주인일까/ 호박을 타다/ 담/ 콩
푸른 기와집 감나무/ 다슬기국 2/ 감나무/ 보리/ 칠곡가시나들
3. 폐사지에 머문 가을
덕수궁길 61/ 발굴과 복원/ 폐사지에 머문 가을/ 십이령길/ 꽃 피는 통증/ 안녕, 백송/ 개비자나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호현마을 동동길/ 단풍잎 접시/ 이야기를 먹다/ 달 밝은 달엔 박달/ 섬에 듣다
4. 사라지다
와룡산 한 그릇/ 그녀의 만찬(晩餐)/ 새롭다, 새(鳥)/ 네마탄서스/ 사라지다/ 먹다/ 미루나무/ 항아리
버즘나무/ 세 할머니/ 미국자리공/ 모나크나비
기본정보
ISBN | 9791160110753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10월 04일 |
쪽수 | 268쪽 |
크기 |
152 * 201
* 20
mm
/ 443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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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당신의 시간을 헤아리며 , 김기화 수필집
이 책에 실린 60 에피소드는 4부로 나뉘어 있다. 1부 걷다에는 ‘큰 봄의 달’을 기다리며 외11 개의 수필이 실려있다. 작가 자신의 신변잡기에 관한 이야기다. 2부 엄마의 딸은 씨앗을 헤아리며를 비롯하여 13개의 글, 이제 삶의 무게가 여실히 느껴지는 눈부신 당신(엄마)의 시간을 헤아리며…. 아마도 수필집 제목은 여기서 비롯된 듯하다. 작은 체구, 힘없는 엄마는 거인이요. 우리들의 삶 속에서 늘 함께했다는 것을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서야 알게 된다. 늘 잊고 살아왔던 당연한 존재, 너무 큰 거인이어서 그런 걸 거다.
3부. 폐사지에 머문 가을에서는, 덕수궁 길에서 섬에 들다 까지 13개의 글이, 4부, 사라지다는 와룡산 한 그릇 외 11개의 글이 실렸다. 이글들은 2018년에서 코로나19 재난 가운데서...쓴 글들이다.
진심의 무게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다
그 어느 하나의 글도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지 않다. 기실 글의 무게는 읽는 이에 따라 꽤 다를 것이지만, 나에게는 모두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다. 그저 흐른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세월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 그 속에 숨겨졌던 작은 감동들, 들꽃이 아름답지만, 논 밭 가운데 들어있으면 뽑아야 할 잡초다. 어디에 피는 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는 것인가?
어릴 적 추억에서 중년의 엄마로, 아내로 그리고 또 딸로서 소회를 고스란히 담았다.
“버스 안에서 2라는 글(48쪽)은 참 재밌다. 내가 경험했던 어느 날 버스 안에서와 분위가 흡사했기에…. 운전자는 서울에서 출발할 때부터 휴대전화로 뭐라 떠드는지, 3시간 동안 줄 곳, 기가 막힌다. 옆자리의 앉은 청소녀, 음악을 틀어놓고, 이어폰도 꼽지 않고…. 게임 속 효과음, 이런 경험들이 뇌리를 스친다.
소회, 어린 시절로 나를 데려다주는 것들….
냉이, 다슬기국, 김치, 호박을 타다, 담, 콩, 감나무, 보리, 에세이의 제목들이다. 어린 시절의 추억 속으로 거슬러 오르다가 또, 현실로 되돌아온다.
김치(84쪽), 김장의 추억, 시작하기 전에는 고역이요. 엄마도 나도 그리고 모두 이런 고생하지 말고 차라리 사서 먹는 게 더 싸게 먹히겠네…. 그러다 간 절이고 양념 만들고 배추 비비고, 수육을 싸 먹으면…. 이 맘에 김장하는 게지,
엄마에 대한 애틋한, 짠한 맘, 무릎이 굽혀진 장애를 안고 세 아이를 아주 어릴 때 떠나버린 사람 좋은 남편, 삶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고 밭떼기를 찾아오고, 이 밭에서 참깨도, 콩도 길러내 아이들을 키운, 강철의 여인 엄마, 이제 엄마는 서서히 무너지고 밤새 간간이 토해내는 앓는 소리, 이렇게 일을 하다 놓으면, 허약한 엄마에게 남은 시간은…. 마음이 짠하다.
이 수필집은 자연 백과다. 들꽃, 숲속 잡초와 나무, 이름 모를 새 모든 것을 작가는 톺아보고 들여다보고, 이런 저리 둘러보면서 보통의 것을 아주 특별한 것으로 살려내는 재주가 있다. 아마 그래서 작가인가, 언어의 선택과 다소 딱딱하고 형식적인 한문 투도 어느덧 맛깔스레 글 속으로 녹아들어 가버린다. 몇몇 작품에서 꼬투리를 잡아보려 했건만, 종내에는 수긍하고 말았다.
작가의 삶의 태도는 자연과 엄마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친구들과 만남에서 드러난다. “이년에 한 번씩 모이면 10번을 볼 수 있을까“, 일 년에 한 번씩 날을 정하자는 말에 작가는 그저 보고 싶을 때 만나면 되지, 뭔가를 정해 놓고 지키려고 하다 보면 이 역시 짐이야, 라는 생각….
참으로 여러 가지 추억 속으로 데려다주고, 읽는 즐거움과 기쁨, 내 동의와 지지가 자연스레, 작가는 아마도 읽는 이가 자신의 글에 동조하고 공감하고 함께 느낄 것을 알고 이렇게 쓴 게 아닌가, 문학적 함정의 또 다른 이름이 수필인가?, 아무튼, 즐겁고 기쁘다. 긴 여운을 남긴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