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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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지금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을 자주 던지게 된다. 이 책은 이 근원적 질문에 대한 답을 주며 죽음과 삶에 대한 당신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이 책의 저자들은 호스피스 병동에서 매일 매일의 순간을 죽음과 함께하는 이들이다. 호스피스 병동의 의사로서, 간호사로서, 그리프 카운슬러로서 목도해야 했던 가슴 아픈 이야기들을 전하면서 거기서 깨닫게 된 값진 인생의 지혜에 대해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생의 마지막에 선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들에 우리 삶의 진정한 비밀이 숨어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그들이 생의 마지막에서 간절히 원한 것들은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다. 걸음을 걷는 힘, 달릴 수 있는 건강함, 불편함 없이 숨을 쉬는 것, 매일 함께하기에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던 소중한 가족들, 늦은 시간에 허기를 달래고자 먹는 컵라면과 맥주 한 잔의 여유 등…. 호스피스 병동이라는 현장에서 깊고 따뜻한 시선으로 건져 올린 30편의 에세이를 엮은 이 책은 내가 공기를 마시며 지금 여기에 살아가고 있음이, 내 곁에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이 있음이 삶의 축복이라는 평범하지만 위대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이 책에 담겨 있는 에피소드들은 감동적이다. 단 한 번이라도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목도한 이라면, 그 헤어짐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라면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다. 정신없이 빠져들며 읽다가 슬픈 대목에선 울컥하며 눈물이 터져 나오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지금, 여기’ 내 곁의 사람들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또한 지금 내가 이 공기를 마실 수 있고, 사랑하는 이들이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감사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은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책이라기보다 우리의 삶에 대한 책이다. 슬프고 마음 아픈 죽음의 사연을 전하는 것이 이 책의 진정한 목적은 아니다. 이 책에 실린 우리 이웃들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통해 ‘내’가 책 속의 ‘그’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기를 바라며, ‘죽음’에 대한 고찰이 ‘삶’에 대한 고찰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이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
그렇게 심각하게, 그렇게 돈돈거리며 살지 말았어야 했다!
이 책은 우리들의 삶 자체이다. 거동조차 어려운 상태로 입원했지만 악착같이 버텨 딸의 결혼식을 지켜보고 며칠 후 임종한 아버지의 이야기, 희귀암에 걸려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간호사에게 고맙다며 직접 만든 꽃다발을 선물했던 24세 아름다운 청년의 이야기, 엄마의 체취가 담긴 잠옷과 베갯솜으로 곰 인형을 만들어 세 살 딸에게 주고 떠난 30대 암 환자 엄마의 이야기, 지극정성으로 병 간호를 했던 큰딸에게 생전에 말로는 못 전하고 “미안했고 고맙고 사랑한다”고 꼭 좀 전해줄 것을 간호사에게 유언으로 부탁했던 할머니의 이야기 등. 그런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소설이나 영화보다 더 극적인 우리 이웃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된다. 저자들은 죽음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주어지는 삶임을 알려주고자, 죽음과 삶 그리고 그 속에 담겨있는 많은 의미들이 독자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집필했다. 이 책에 담긴 죽음의 여러 면면들을 통해 어떻게 지금을 살아야 할지를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사랑한다”라는 그 말이 참으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질 것이다.
결국 누구라도 죽게 되어 있는데, 결국 돌아보면 사랑인 것을 우리는 왜 그렇게 힘들게 누구를 미워하고 증오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죽음이 다가오는 순간에야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간절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죽어가면서 비로소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삶의 소소한 것들이 죽음 앞에서는 더없이 소중해진다. 하지만 죽음에 임박해서야 후회하면 너무나도 늦기에, 지금 당장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저자들은 당부한다. 그래서 저자들은 말한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환자의 죽음을 통해 나의 삶을 되돌아봅니다. 덜어 쓰는 삶의 유한성을 아는 만큼,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는 겸허하고 편안해야 할 것입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태현정
대구에서 태어나 지극히 평범하게 학창시절을 보냈다. 여자가 사회생활하려면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는 친지 어르신의 말씀에 얼떨결에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졸업 후 의사로서 특별한 사명감 없이 쉬운 길만 찾아다니던 중 남편 연수 때문에 미국 텍사스로 이주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생애 처음으로 안식년을 보내면서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고 죽음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되었다. 다시 귀국해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이라 생각하고 보바스기념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서툴지만 말기 암 환자들의 신체적인 증상뿐만 아니라 심리적·영적인 문제까지도 돌볼 수 있는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저자(글) 서윤희
마산에서 태어나 간호학과 졸업 후 곧바로 취업해 간호사의 길을 걸었다. 첫 직장은 창원병원이었으며 10여 년 정도 다니다 용인으로 이주하면서 수지구 보건소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보건소 방문 간호 사업을 맡으며 자연스럽게 재가암 환자와 호스피스 간호에 관심을 가졌다. 보바스기념병원 가정간호팀과 저소득층 말기 재가암 환자의 호스피스 병동 입원을 연계하면서 새롭게 깨달은 바가 있어 보건소를 그만두고 호스피스 병동을 자원해 입사했다. 가족 모두가 뜯어말린 3교대 호스피스 병동 일을 8년째 하고 있으며 지금도 그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다. 나름의 사명감과 보람을 가지고 보바스기념병원 완화의료센터에 뿌리를 내리고,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으려 애쓰며 살고 있다.
저자(글) 정선형
막연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호스피스 간호 중 갑작스런 부모님과의 사별은 생애 말기환자의 돌봄과 사별가족의 아픔에 대한 필연적 선행학습이 되었고, 이제는 호스피스 실천을 통해 참사랑을 나누는 일이 큰 축복이라 생각한다. 호스피스완화의료가 국민의 기본권리로 정착하기를 희망하며 현재 보바스기념병원 완화병동에 재직 중이다.
저자(글) 양아름
부산에서 태어나 경주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며 해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우연한 기회에 호스피스 완화병동에서 근무를 시작했고, 현재 1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보바스기념병원 호스피스 완화병동에서 환자와 가족의 일상을 함께하고 있다. 환자와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고자 노력하는 간호사이다.
저자(글) 이충원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Madonna University Hospice Education&Grief counseling 학사 및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의료사회복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보바스기념병원 호스피스전담 사회복지사로 몸담고 있으며 죽음이 임박한 환자들의 슬픔까지 상담해주는 그리프 카운슬러(Grief Counselor)로서 사별가족돌봄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태평양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APHN) 사무국장, 메리포터호스피스영성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한 바 있다.
저자(글) 박진노
저자 : 박진노
1999년부터 서울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상강사를 하다가 2002년 호스피스를 하기 위해 보바스기념병원을 공동으로 설립하고 현재까지 호스피스완화의료와 암환자를 중심으로 진료를 하고 있는 호스피스 임상의사이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보험이사, 감사, 법제이사 등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기획이사로 일하고 있다. 대한요양병원협회에서는 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장을 맡아서 요양병원의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연명의료시행 정착을 돕고 있다. 사단법인 호스피스코리아 운영위원장으로 제도권 밖의 호스피스완화의료 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보바스기념병원 병원장으로 몸담고 있다.
목차
- 들어가며_죽음이 다가오는 순간에 알게 되는 것들
추천의 글_아름다운 마무리, 아름다운 삶
1장 내게 두려운 건 죽음뿐이었습니다
내게 두려운 건 죽음뿐이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아버지, 그 이름만으로도
상처로 남지 않을 죽음을 위하여
2장 백 송이의 장미로 기억되는 이름
슬퍼할 수 없는 밤
백 송이의 장미로 기억되는 이름
어머니와 대장암
친애하는 나의 사별가족에게
죽음을 헤아리며
3장 물까치 엄마의 이별 이야기
물까치 엄마의 이별 이야기
부처가 예수이고 예수가 부처다
삶의 나이라는 것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의 자세
사랑의 기억이 가슴 깊이 남아 있기에
4장 남은 시간과 남겨진 시간
후각으로 기억되는 이들
남은 시간과 남겨진 시간
상실, 또 다른 이름의 치유
현재라는 이름의 선물
모녀 이야기
5장 봄날의 위로
봄날의 위로
노을을 품은 하늘이 아름답다
그대에게 쓰는 편지
따뜻한 눈이 내릴 수 있을까?
삶의 향기가 머물러 있는 곳에 서서
6장 우리 다시 만나요
있을 때 잘해
내가 언제 걸을 수 있을까요?
당신을 이해합니다
우리 다시 만나요
지나고 나면 너무 짧아요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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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누구나 예외 없이 맞는 순간이라고 생각하면 슬픔이나 고통보다는 그간 함께한 고마움과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한 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내 마음도 바라보게 되었고, 내가 가진 슬픔과 아픔을 이해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족과의 이별을 앞둔 이들이 눈물은 흐르지만 편안하게 보낼 수 있길 바랍니다. 또한 우리 모두가 맞이하게 될 죽음 앞에서 나의 삶과 가족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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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좋으면 모든 게 좋다”는 말처럼 이 세상 삶이 힘들고 아프고 어려웠어도 죽음이 아름답게 정리되면
우리 모두의 삶도 아름답게 마무리됩니다. 모두의 삶이 존엄하고 귀하듯, 모두의 죽음도 존엄하고 귀합니다. 이 책을 통해 반드시 다가올 스스로의 죽음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현재의 시간을 의미 있게 채워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
타인의 죽음을 경험하고 죽음의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로 인해 제 삶은 더욱 깊이 있고 풍성해졌습니다. 이 책과의 만남은 그 깊이의 경험을 다시 눈으로 읽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은 모두가 반드시 경험하게 되는 죽음에 대한 성찰의 시간과 자신의 삶에서 온기를 찾는 시간을 선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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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죽음도 따뜻한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각자의 삶 안에서 자신의 죽음과 그간 살아왔던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깊은 감동의 메시지를 전하는 책입니다. 이런 죽음의 문화 를 만들어나가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함께 읽어주었으면 합니다.
책 속으로
사람들은 죽음이 다가오는 순간에는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간절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내 하루의 삶이 무척 가치 있고 소중하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나 자신도 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의 고유한 가치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삶의 소소한 것들이 죽음 앞에서는 더없이 소중해집니다. 그리고 죽음은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 나 자신이 걸어온 시간의 의미를 상기시켜주며 내가 걸어온 시간과 앞으로 걸어갈 시간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세상을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죽음이란 것이 아주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래서 죽음이 다가오면 더 두렵고, 더 무섭고, 더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지요. 우리들은 이 죽음을 자주 경험합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죽음은 인생에서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암시해주었습니다. 나와 동료들은 호스피스 완화의료 일을 합니다. pp.6~7
환자의 죽음 앞에서 좀더 객관적이고 의연해야 할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감정들 때문에 눈시울을 붉힐 때도 많았습니다. 임종 선언을 하기 위해 싸늘해진 환자 앞에 서면 겁이 나기도 했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환자는 나와 눈을 맞추며 교감을 했었는데, 이제는 눈을 감고 차디찬 시신으로 누워 있으니까요. 그 모습은 아무리 의사라고 하더라도 두렵고 떨리게 만들었습니다. 죽기 싫었습니다. 그렇게 차가운 모습으로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남겨두고 이 세상을 떠나기가 싫었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기에 떠나기가 무서웠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을 가졌다고 착각한 내게, 두려운 것은 오직 ‘죽음’뿐이었습니다. pp.21~22
호스피스 병동은 죽음과 함께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이곳에는 아직 끝나지 않은 삶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이야기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죽을 날만 기다리는 곳이 호스피스 병동 아닌가요?”라고 말이죠. 그렇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치열하게 살았던 너무나 소중했던 생을 마무리하는 곳입니다. 그러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라만 볼 수는 없는 일이지요. 갑작스럽게 진단받은 병 때문에 죽음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험한 세상을 살아오면서 그들을 할퀴고 간 마음의 상처들이 이곳에서 육신의 고통과 함께 치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회복과 평안과 용서와 화해를 얻게 되길 바랍니다. 죽음이 더 이상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이자 새로운 시작임을 알게 되길 바랍니다. pp. 29~30
“죽음의 순간이 언제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사람마다 정해진 때는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미리 알 수 없을 뿐이지요. 유방암으로 투병하다가 말기 상태가 되어 병동에 입원한 환자가 있었습니다. 상태가 악화되어 의식이 없어지고, 호흡하는 것도 말기 호흡으로 변해 임종이 임박한 상태였습니다. 가족들에게 환자 상태를 설명하고, 환자의 곁을 지켜달라고 했습니다. 급기야 환자는 소변도 나오지 않았고, 임종까지 몇 시간도 채 남지 않은 상태까지 악화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환자는 이틀을 더 버텼습니다. 이틀 뒤 학교 시험을 마친 고등학교 수험생 아들이 부랴부랴 어머니를 찾아왔고, 그제야 환자는 편히 눈을 감았습니다. p.33
암을 진단받고, 수술을 하고, 항암 치료를 받고, 갖은 대체요법을 적용하고도 암을 치료할 수 없다는 최종선고를 받고 나면,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암 진단을 받을 때 한 번 충격을 받고, 암 치료를 받으면서 갖은 고생을 하며 고통에 시달리고, 마지막으로 더 이상 치료가 불가하다는 판정을 받고 나면 희망을 잃고 죽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로써 죽음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라 자신의 일이 되는 것이지요. 끝까지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죽음이 머지않은 곳에서 자리를 잡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힘든 시간입니다. 다행히 그들 곁에 호스피스라는 좋은 친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호스피스의 존재조차 아예 모르기도 하고, 알아도 모른 척합니다. 끝내 죽음을 부정하며 고생을 자처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모든 말기암 환자와 가족들의 곁에서 그들을 보듬고 위로하고 치유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암을 치료하는 병원이라면 기본적으로 완화병동을 마련해서 환자와 가족들이 원한다면 완화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pp.69~70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한 지는 7년째이고, 본격적으로 사별 가족 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참여한 지는 3~4년 정도 되었습니다. 사별가족들은 나의 손 편지 한 통에도 감동하고, 사소한 안부 전화에도 감사해했습니다. 그들은 내가 호스피스 간호를 잘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나의 에너지원이며 보람이기도 합니다. 하늘 같았던 부모를 여의고, 사랑하는 배우자를 잃고, 생때 같은 자식을 가슴에 묻은 사별가족들. 그들의 슬픔을 내가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그저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주며, 함께 해결해가려고 애쓸 뿐입니다. 나는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그의 아내가 그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그들의 자녀들이 그들에게 어떤 자녀였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길고 긴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러면 그들의 추억 속에 아직 살아 있는 가족들과 다시 만납니다. 그들은 잊히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자신의 기억이 희미해지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습니다. pp. 73~74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질환만큼이나 다양한 임종의 모습을 봅니다. 이를 통해 나는 생명의 위대함과 삶의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더불어 죽음이라는 것도 충분히 따뜻하고 빛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슬프지만 고통스럽지만은 않은 죽음, 외롭지도 무섭지도 않은 죽음이 그렇습니다. 그들의 죽음 곁에 호스피스가 존재하고 다행히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축복이 되기를 감히 바라봅니다. 사랑의 손길 속에서 많은 환자들이 진정한 평온과 안식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남겨진 가족들이 상처와 아픔 없이 참다운 삶을 누렸으면 합니다. pp. 81~82
어떤 결정이든, 어느 상황이든, ‘이 눈물이 마를 날이 있을까’ 생각하며 그녀의 결정이 최선이었음을 안다는 격려의 마음으로 고갯짓을 했습니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니 아픈 자식의 모습에 가슴 미어지는 어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거짓말처럼 증상이 조절되어 다리는 물론 전신 부종이 해결되었습니다. 호흡곤란과 흉통도 사라져서 스스로 복도를 거닐었죠. 운동도 하고 바깥 산책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아들의 편안한 모습에 부모님은 물론 의료진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 한 번 느꼈습니다. 어떤 의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고, 마지막 모습이 평안할 수 있다는 사실을요. 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요. p.103
다가올 죽음을 준비하고, 죽음을 맞는 이들과 함께하는 것은 내 삶의 일부입니다. 수많은 죽음을 보는 것 역시 내 삶의 일부입니다. 그럼에도 누군가의 죽음을 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는 많은 죽음과 함께하면 할수록 더욱 깊어집니다. 유일하게 면역이 생기지 않는 것이 사별의 슬픔인 것 같습니다. 오늘의 위로가 어제보다 더 어렵고, 오늘의 눈물이 어제보다 더 뜨거운 것을, 매일 하루씩의 삶을 더해가며 더 크게 느끼고 있으니까요. 죽음을 준비하는 것을 많이 봐왔지만, 그 중에서도 너무나 세심한 준비를 한 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는 60대 가장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했습니다. 이미 턱까지 차오른 호흡이 우리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거친 호흡과는 달리 의식은 얼마나 또렷한지요. 그는 모든 상황을 진두지휘했습니다. 그를 간병하고 있는 아내는 그가 말하는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아내의 그런 모습은 여느 보호자들과 달랐습니다. 삶과 죽음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남편을 안쓰럽게 여겨 뭐라도 해주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내는 잔뜩 주눅이 들어 있었지요. ‘그간의 삶이 녹록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뒤로한 채, 아내에게 임종이 임박한 상황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그리 고 임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격려했습니다. pp.110~111
사별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들이 많이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지나고 보니 이 모든 것이 각본 없는 드라마 같다”라고요. 그간 살아온 삶도, 마지막을 준비하고 떠나는 과정도 이보다 더 영화 같을 수는 없었다는 겁니다. 말기암 진단과 동시에 10년간 난임으로 고생한 아들 부부의 임신 소식, 배우자와의 이혼으로 자녀들과 등지고 살다가 말기암 진단으로 화해하게 된 사연,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노숙자처럼 지내다가 생애 말기에 가족들의 보살핌 속에 용서와 화해로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된 사연, 평생 잉꼬부부였던 부모님이었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30일 후에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던 사연, 어린 자녀를 떠나보내고 더욱 돈독해진 부부의 사연 등 모든 순간은 이유가 있고 의미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pp.120~121
출판사 서평
[책 속으로 이어서]
독거환자는 임종 후 장례식장으로 모시고 가는 부분이 문제가 됩니다. 직계가족의 이행포기가 있어야 제3자가 도움을 줄 수 있지요. 우리는 주민센터, 보건소, 경찰서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아들과 전화할 수 있었습니다. 아들은 임종 전에는 아버지와 만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장례식장으로 모시고 가는 마지막 여정은 동행하겠다며, 임종 후에 연락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연락처를 주고받던 장로님에게 아들이 직접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홀로 남은 환자는 임종 전까지 아들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20대 아들이 홀로 장례를 치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며, 장로님 두 분이 장례 절차에 동행했습니다. 장례를 마친 후 병원을 다시 방문한 아들은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미움 외의 다른 감정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마음이 많이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친아버지보다 더 따뜻하게 대해주시고 어려운 상황에서 함께한 장로님들 덕에 남겨진 시간이 고통스럽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p.141
나는 가끔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호스피스 병동을 찾아오는 분들을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겨울에서 다시 봄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봄 같았습니다. 비록 그 순간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과정이지만, 분명 다시 시작하는 봄 같았습니다. 우리들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만났지만, 그 환자는 겨울 같은 삶 속에서 다시 봄을 만났다고 표현했습니다. 죽음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우리를 통해 느꼈던 계절은 봄이라고 했지요. 다행이었습니다. 봄날 같은 위로를 준 것이니까요. pp.172~173
내가 만난 환자들은 내게 그들의 삶을 알려주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남편의 잦은 바람 때문에 이혼을 하고 어린 자녀를 힘겹게 키워낸 중년여성, 자살한 아내를 대신해서 자녀를 잘 키우려고 열심히 살아왔다는 중년남성, 고된 시집살이 속에서 남편의 무시와 죽음을 경험하고 평생 글조차 모르고 살았음을 조심스럽게 고백하던 노년의 여성, 특별한 삶을 선물받아 자신이 살아왔던 삶에 만족한다며 다가오는 죽음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한 노년의 남성이 그렇습니다. 그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삶 속에서 때로는 힘든 삶의 무게를 홀로 감내하며 무척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가족과 지내면서 즐거움도 있었고, 그래도 다가오는 죽음을 무섭고 두렵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 휴식을 맞이하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죽음이 다가올 때 자신을 그렇게 힘들게 만들었던 삶의 짐 때문에 자신이 행복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고 표현했습니다. 죽음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끝나고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pp.176~177
나는 점차 사라지는 몸의 기능보다 남아 있는 기능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지 계획하자고 말해봅니다. 그럼에도 많은 환자들은 매일 반복해서 질문합니다. 언제 걸을 수 있을지, 언제 밥을 먹게 될 것인지를요. 안 되는 것,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에 시간을 보내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추려서 그것부터 해보자고 권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기야 못 움직이고 못 먹는데, 어떻게 긍정적인 생각이 들까요. 환자들은 ‘나는 죽지 않아’라는 생각을 하면서 부정하려 해도, 내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것을 인식하며 불안해합니다. 혹시 믿을 수도 믿기지도 않으니, 반복해서 내게 자신의 상태를 물어보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나는 다시 물어보자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어제 이야기한 주제로 오늘도 다시 이야기해봅니다. “같은 질문을 어제도 오늘도 하셨는데, 마음속에 어떤 궁금점이 생겼는지요? 같은 질문을 하게 된 어떤 생각이나 경험이 있나요?” 의사로서도 길을 찾을 수 없다면 처음으로 돌아가듯이, 이 문제에 고민을 한 환자 당사자에게 물어봅니다. 현장에서 환자가 답을 줄 것이니까요. pp 207~208
가족은 오히려 가족이기에 가끔은 큰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세상에서 가장 큰 성벽을 만들어서 지켜주기도 하지요. 그렇기에 때로는 그 성벽이 자신에게 상처가 되고 있음을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가장 귀한 시간을 가장 짧게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대장암, 척추전이, 척수압박증후군, 파킨슨병으로 고생했던 50대 남자 환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많은 고난이 있었지만, 최근에 통증과 증상이 잘 조절되면서 편히 잘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나에게 울먹거리며 말을 꺼냈습니다. “선생님, 아무도 날 이해하지 않고 도와주지 않는 것 같아요.” ‘병원에서 잘 지내고 계셨는데 무슨 일인가’ 하고 귀를 기울였지만, 그는 더 이상 이야기해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가 이야기할 때까지 기다려주기로 했습니다. 그를 위한 나의 또 다른 배려인 셈이었습니다. 회진을 마치고 병실을 나와 환자의 아내와 면담을 해보니, 최근 아내가 오십견으로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통증 때문에 힘들어서 남편의 자세를 바꿀 때 평소보다 힘을 덜 주었다고 했습니다. 남편이 산책을 하자고 해도 아내는 병실에서 쉬자고 했다고 했습니다. 그때 남편이 섭섭함을 느꼈는지 자신에게 더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죠. pp.222~223
기본정보
ISBN | 9791160022735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2월 05일 |
쪽수 | 228쪽 |
크기 |
145 * 210
* 21
mm
/ 320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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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생의 마지막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들>은 호스피스 완화병동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쓴 책이다. 아무리 슬픔이 커도 그 슬픈 일들이 일상이 되면 조금은 무디어질 수도 있지만 한 인간의 삶이 끝나는 단계에 이르면 모든 경우가 다르게 느껴질 것이라 생각된다. 저자들은 자신이 겪은 사례들을 통해 다양한 삶과 죽음의 모습을 전한다. 때로는 감동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연민과 슬픔을 자아내는 경우들도 많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모습도 비슷할 것이다.
누구나 후회가 없는 삶을 원하고 미련이 없는 죽음을 원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든 과정을 겪고 아쉬움이 남는 생의 마감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죽음이 다가오기 전에 조금이라도 마지막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생각해 두는 것도 좋다고 본다. 이 책을 읽으며 좀 더 준비된 죽음을 맞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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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고딕"; font-size: 11pt; line-height: 32.6px;">ϻϻ맑은 고딕"; font-size: 11pt; line-height: 32.6px;">인간은 필연적으로 죽음 앞에서 자유롭지 못하였다.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내 앞에 놓여진 죽음, 삶의 끝자리에는 언제나 죽음이 기다리며, 죽음에 대해서 마주하게 된다. 특히 살아가면서 죽음은 필연적인 삶의 깊은 주제였다.죽음을 목도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마주하게 되는 누군가의 또다른 죽음,그 죽음 앞에서 우리는 경건해지고,때로는 그 안에서 죽은이의 모습을 그리워하면서, 나의 삶을 들여다 보게 된다.
맑은 고딕"; font-size: 11pt; line-height: 32.6px;">이 책에 등장하는 세사람,저자 태현정, 서윤희,정선형,이들은 죽음의 끝자락, 죽음의 종착역에 있는 이들을 돌보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는 이들이었다.누구에게나 만나는 죽음이지만, 이들은 죽음과 아주 밀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말기 암,백혈병 ,폐렴 등등, 다양한 직업 중에서 몸으로도 힘들고,마음으로도 힘든 직업이지만, 그 선택과 결정에 대한 후회는 거의 없었다.그들은 삶에 대한 의미와 가치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이유는 분명하다.우리는 누구나 죽음을 만날 것이고, 어떻게 죽을지 우리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예고된 죽음과 예고되지 않은 죽음 앞에서 먼저 느끼는 것은 슬픔이었다.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에서 죽음에 대한 기억과 죽은 이를 그리워하게 된다. 그 죽음앞에서 슬퍼하지 않고, 후회하지 않는 것,돌아오지 않은 사람을 그리워하면서 집착하지 않고 내려놓기 위해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차근차근 읽어가게 된다.이 책을 무겁게 읽었다.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누군가의 죽음을 보았기 때문이다.그동안 알고 지냈지만, 그 사람의 개인적인 삶은 알지 않았다.아니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그 사람은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죽음도 아니었고, 집에서 고독사로 돌아가식 지인이었다. 갑자기 내에게 도착한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소식, 장례식에서 그 사람이 살아온 삶,그 분이 머물렀던 장소를 돌아보면서 발인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누구나 죽는 그 진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며, 내 주변 사람들에게 관대하게 지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돈이 많아도 우리는 돈을 죽은 이후에 가져가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 항상 염두에 두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 많이 불편해 한다.현대인들의 도시에서의 삶,우리가 죽음에 대해 불편할 수록 사람을 미워하게 되고,이기적으로 살아가게 된다.나의 삶을 위해서 누군가의 삶을 파괴해도 된다는 생각이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죽음을 응시하면서, 나 스스로 자기성찰을 몸으로 느끼면서, 살아간다면,나 스스로의 삶에 대해서 자존심을 내려놓게 되고,용서와 관대함, 화해를 꾀할 수 있다.죽음은 우리에게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면서, 살아가면서 잊지 말아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삶을 깊이 이해하면 할수록 죽음으로 인한 슬픔은 그만큼 줄어든다
<레프 톨스토이>
이 책의 공동 저자인 태현정, 서윤희, 정선형, 양아름, 이충원, 박진노은 '죽음'을 가장 가까이 접하는 곳에서 일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보바스 기념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는 의사, 간호사, 호스피스로, 임종이 임박한 말기 환자들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의 존엄성과 품위를 유지하면서 가치 있는 삶을 살다가 평안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죽음'을 삶의 한 과정으로 보고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도우며, 남은 생을 보다 층만하고 의미 있게 보내고 마지막 순간을 평온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을 한다.
그들이 행하는 '호스피스 완화의료'란 임종이 임박한 말기 환자와 가족의 총체적 고통을 감소시키고 삶과 죽음에 대한 질의 향상과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말기 환자의 치료보다는 통증 및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조절하며 생명존중과 사랑을 바탕으로 한 돌봄에 중점을 둔다.
<생의 마지막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들>에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생의 마지막을 맞이한 환자들과 그의 가족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어, 죽음과 삶, 그 속에 담겨있는 많은 의미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죽음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주어지는 삶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 죽는다.
누구나 죽는다는 걸 알고 있지만, 우리는 마치 죽지 않을 존재인 것처럼 삶에 매달린다.
죽는 것에는 순서가 없으며 죽을 때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한다.
누구도 죽음을 대신할 수 없으며, 누구도 죽음을 경험해 볼 수 없다.
죽음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서게 되면 살아 있음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영광인지 알게 된다.
삶을 감사하게 생각하게 되고, 삶이 더 자유로워지고 심오해질 수 있다.
잘 살려면(웰빙 well-being) 죽음을 알아야 하고, 생을 잘 마치려면(웰다잉 well-dying) 지금을 잘 살아야 한다.
결국 죽음과 삶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내 삶에 대한 만족도, 후회하는 정도, 행복도 등이 결국 내 죽음의 질을 결정할 수도 있으니, 죽음에 대한 준비는 여한 없이 살아야 하는 것 외에는 없는 것 같다.
그러니 지금을 어떻게 사느냐에 초점을 두고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 지금 살아가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어긋난 관계들을 제대로 회복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이 순간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원했지만 가질 수 없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니 살아 있는 매 순간을 감사히 여기고, 헛되이 흘려보내서는 안 됩니다.
'언젠가'라는 이름으로 미루고 있는 일들이 있다면, 지금 바로 시작하십시오. '언젠가'는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미루고 있는 일들 중에서 특별히 누군가를 용서하거나 누군가에게 용서를 구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더더욱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세요. 그리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상처로 남지 않을 죽음을 위해서 마음껏 사랑하고, 삶에 대한 그리고 사람에 대한 감사함으로 죽음이 아닌 이별을 준비하길 바랍니다. (47p)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바라본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죽음을 기다리는 이들의 모습에서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죽음을 묵묵히 기다리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죽음앞에 두려움으로 가득찬 이들도 있다. 죽음은 모두가 맞이하는 것이지만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이 책은 저자들이 일상의 삶에서 맞이한 죽음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인생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시작은 사랑과 관심으로 시작되고 축하받지만 죽음은 모두에게 이별과 눈물로 마무리한다.
사람들은 내일이란 없다. 내일을 준비하고 살아가지만 실제로 내일은 없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순간이 마지막이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속에서 사람들은 살아간다.
그런데 전혀 준비되지 않았던 순간이 다가온다면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때로는 준비되지 않았지만 갑작스러운 순간으로 죽음을 맞이한다면 현재의 내 삶은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이란 두려움만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누구에게나 맞이하는 삶의 순간이라는 것이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순간을 어떻게 맞이하느냐가 우리의 인생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죽음의 순간을 연기한다. 그러나 그들 또한 죽음앞에서는 두렵지 않을까 싶다.
호스피스 병동에 있는 환자들의 마지막을 묵묵히 이야기하는 저자인 의사, 간호사, 호스피스의 돌봄 사역에 충실했던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자신들의 심리적 상태를 말하고자 했다. 환자들의 심리적, 영적 상태를 말하는 것보다 자신들이 갖는 심리적, 영적 상태를 준비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정리해 갔던 것 같다.
나의 마지막 순간은 어떠할까. 나의 마지막에서는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
독자인 나는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보았다. 호스피스 봉사자는 아니지만 그들의 삶의 마지막 순간은 많이 보았다. 그들중에는 삶의 조용히 정리하면서 자신이 해를 끼친 사람에게 용서를 구하고,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상처받았던 가족에게 미안함을 표현하는 이들도 있지만 끝까지 삶의 미련을 놓치 않는 사람도 있었다.
나의 마지막에는 무엇을 원할까.
이 책에서 만났던 이들의 마지막 처럼 아름답게 삶을 정리할 수 있을까
또한 남은 자들에게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 그리 멀지 않은 죽음을 준비하는 것도 지혜로운 삶의 모습일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이 책을 통해 오늘 하루를 더욱 충실히 살아가야겠다는 각오가 생긴다.
모든 인간은 살아가면서 생노병사를 체험하지 않는 인간은 없을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몇일전 오빠를 천국으로 보내면서 다시한번 생의 마지막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살아가야하는지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다시한번 이 땅에서 살아온 시간을 반성해보는 시간을 가질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호스피스병동에서 오빠를 간병하면서 이 책속에서도 다양한 모습의 호스피스병동의 사람들을 책속에서 현장에서 만나보면서 너무나 욕심을 부리면서 나만을 위한 살을 살아오지 않았을까하는 후회와 다짐을 해 볼 수가 있었습니다.
오빠는 소장암과 혈액암이 중복이 되어 호스피스병동에서 간병을 받고 사회복지사, 의사, 간호사등 많은 사람들의 희망과 조언을 들으면서 마지막까지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판정을 받은지 10여년을 더 살았으나 그래도 떠나보내는 입장에서 또 다른 아쉬움과 또 다른 감정이 교차되었습니다.
가족으로 살면서 잘 한것보다 잘 해주지 못한점이 더욱더 후회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오빠가 아프면서 부족하지만 해달라고 한것을 얼마동안 해주고 나니 조금은 아쉬움이 적어지는 것을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저 자신도 환갑이 되는날 오빠를 입관을 하여 환갑을 치루지는 못했지만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에 대해 생각을 해보고 이 책속에서도 저자는 떠나보내는 사람과 남는 사람에 대하여 말씀하신것도 공감이 되었습니다.
즉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얼만큼 이땅에서 잘 살았는가 얼만큼 이 땅에서 행복하게 살아왔는가등등을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조문객을 만나고 맞이하면서 그동안 이땅에서의 오빠의 삶을 느껴볼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오빠를 떠나보내면서 올해 공직생활을 퇴직예정이 되어 있어 퇴직후 호스피스교육을 받아서 어렵고 힘든 사람 인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해 주리라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 주님을 증거 복음을 전하여 천국으로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물론 오빠도 교회장으로하여 기쁨으로 보내드렸지만 떠난사람은 모르지만 남는 한 사람으로 또 다른 아쉬움을 남고 남은 가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리라 다짐을 하는 시간을 가질수가 있었습니다.
오빠의 병동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호스피스병동에서 또 다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얼마 남지 않는 시간을 기쁘게 즐겁게 죽음을 맞이할수 있는 웰다잉을 할 수가 있도록 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죽음앞에서 눈물흘리고 통곡하는것보다 살아있을때 잘해주고 할수 있는 만큼 노력한다면 보내드릴때 많은 후회가 밀려오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오빠를 보내면서 이 땅에 재물을 쌓아놓고 가지 않을려고 하는 것보다 떠날 준비를 하고 하늘에 보화를 쌓아놓고 기쁨으로 웰다잉을 하면 얼마나 좋을 까하는 생각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수가 있었습니다.
생의 마지막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들
지은이 태현정 서윤희 정선형 이충원 양아름 박진노
펴낸곳 ㈜원앤원콘텐츠그룹
발행일 2020. 2. 5.
중년의 시간을 살아오는 동안 세 번을 수술대 위에 올랐었다. 두 번은 질병으로 인한 종양 제거수술, 나머지 한 번은 출산을 위한 제왕절개 수술 때문이었다.
서른 중반에 내 몸속 어딘가의 종양 제거를 위한 첫 수술을 했었는데 그때 참 많이도 울었었다. 우연히 초음파검사에서 종양 부위를 확인한 후 수술까지 진행되는 짧지 않은 과정에서 오진도 있었고 오진을 한 지방소도시 대학병원을 신뢰하지 못해 서울까지 가서 수술해야 했던 일련의 과정들은 지금 생각해도 순식간에 나를 우울하게 한다. 서울로 가기 전 혼자 살고 있던 집 문단속을 하고 집을 비운 며칠간 화분들이 마루지 말라고 물을 주다 그때 그 기분이 갑작스레 느끼게 됐다. 죽음은 항상 우리 가까이에 있었구나 라고. 작은 나무에게 말을 걸었다. “내가 다시 네게 물을 줄 수 있게 해줘.”
수술 전 동의서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아, 내가 이런 이유로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구나. 수술이 끝나고도 수술합병증으로 못 깨어날 수도 있는거구나 라는 공포감이 다시 나를 덮쳤다. 다양한 경우의 수가 담긴 종이 한 장이 가진 무게가 무거워 손이 떨렸다. 그것이 현실로 바짝 내 옆에 가까이 당겨 앉아 나를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다행히 세 번의 수술을 견디고 무사히 살아났다. 수술대 위에 누워본 사람이라면 아마 인생에서 가장 겸손한 순간을 조금이나마 마주했을 것이다. 퇴원 후 병원 회전문 밖으로 한발 내딛었을 때 살았구나, 내가 살아 나왔네 라는 명치를 치고 올라오는 먹먹함은 실로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생과 사의 선을 살짝 밟았다 화들짝 놀란 기분이다.
생의 마지막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들.
호스피스 완화 의료일을 하는 호스피스 병원의 병원장, 의사, 간호사, 호스피스전담 사회복지사, 6명이 협업하여 평범하지 않은 울림을 주는 책을 만들어 내었다. 한 사람 한 사람 삶의 마지막 여정을 돌보는 이들이 우리에게 전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까.
우리가 있는 곳은 사람들의 삶이 있습니다. 그리고 죽음과 이별을 경험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삶의 자리가 머물러 있는 이곳에서 겪는 일들이 가끔은 ‘지친 삶에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었으면’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죽음이란 것이 두렵고 무섭지만은 않은 것임을, 죽음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로 전달되어지기를 바라봅니다. <본문 8p>
30편의 짧은 이야기들의 연속을 통해 호스피스 병원에서의 환자와 그 가족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간절한 삶에 욕망, 이어지는 체념, 받아들임, 공포, 우울, 불안, 이별을 준비하는 곳. 자신의 슬픔과 통증과 고통 속에서도 감사를 전하려는 사람들. 혼재된 감정과 생과 사가 뒤엉킨 공간이 어떤지 사실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나와는 상관이 없는 곳이라고 외면하고 싶다. 그 혼란함을 매순간 치열하게 마주하면서도 우리가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여 바라봐야 할 것들에 대한 메시지를 주려 외면하지 않고 성찰의 눈으로 나와는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낸다. 본문을 인용하는 것 조차 가벼움으로 느껴진다.
이 책을 읽어 내려가는 것은 감정적으로 매우 큰 기복을 느껴야 했다. 중간 중간 계속되는 눈물로 책을 놓았다 들었다. 눈물로 메이는 목을 축이려 물 한잔을 들었다 놨다. 한참을 눈을 감았다 떴다. 그러면서 자꾸 나와 아직 너무 어린 나의 아이의 모습이 겹쳤다. 늙어가는 엄마와 점점 자라는 아이. 종교가 없는 나이지만 잠들기 전 항상 누군가를 향해 기도를 한다. 이 아이가 내가 더 이상 필요 없을 때 까지, 혼자 훨훨 날아올라 독립할 수 있을 때 까지 제발 별일 없이 곁에 있게 해달라고.
하루를 1년처럼 진심을 다해 가치 있게 살아내는 그곳의 모든 분들이 나약하고, 소심한 나를 따뜻하게 응원하며 일으켜 세운다. 생의 마지막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들은 그저 사랑과 감사함. 그거 두 개면 됐다.
병마와 싸우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호스피스로 들어온 사람들이 남은 시간을 정리하고 남은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에 소개되었던 스스로 호스피스를 선택하고, 병상에서도 인터넷으로 며느리의 결혼기념일 꽃다발을 선물하던 정중한 노신사처럼 그렇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때가 되어봐야 알겠지. 각자 살아낸 삶이 모두 달랐던 것처럼 죽음의 형태와 준비하는 모습도 모두 다르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엄마의 수면바지를 움켜쥐고 자는 딸을 위해 병원에서 베고 있던 베개솜을 이용해 곰인형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 그리고 그 인형을 나중에 딸아이보다 남편이 더 찾게 되었다는 것. 그 외에도 먼저 유언을 입에 담으면 죽음을 기정사실화하는 게 싫다며 간호사에게 유언을 전해달라 한 할머니도 기억에 남는다. 병동에 오면 생각보다 많이 시간이 없으니 하루하루 소중히 보내야 한다는 것도.
어쩌면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는 건 당연한 일이리라.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고서야 우리는 이별의 슬픔을 겪고, 또 그것을 회복하기까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죽음을 어느정도 각오하고 호스피스에 온 사람들도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마지막이라는 사실에 힘들어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고통으로 얼룩졌던 연명치료 대신 호스피스에서 평온하게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이 환자를 위하는 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복잡한 생각도 많이 들었던 책이다. 사실 책이 좀 호스피스의 영업글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어쨌든 그곳에서도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삶이 있는만큼 마무리 형태도 다양할 수 있다는 것만 염두해두면 될 것 같다.
어느날 문득,
아-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라고 느낀 날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몇년 전만 해도 주말마다 다니던 결혼식도 돌잔치도 이젠 거의 없고,
어느날부턴가 장례식장엘 더 자주 가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죽음, 이별, 마지막이라는 것에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당장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맞을 일이 없을지 모르지만,
죽음이라는 건 예고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에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보는 순간 꼭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책은 호스피스 완화치료일을 하는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호스피스병동 이라고 하면 죽음에 임박한 환자들이
더이상 치료를 할 수 없을 때 가는 곳이라고 알고있다.
그래서 호스피스라고하면 왠지 어둡고 슬픈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보니 그곳에도 그 나름의 희망이 있고 웃음이 있고
용서와 화해 그리고 사랑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책 속에 여러 죽음과 이별들이 나오다보니
책을 읽는 내내 코가 빨개지도록 눈물이 나오는 것을 참을수가 없었다.
상처로 남지 않을 죽음을 위하여-라고하지만,
그 어떤 죽음도 가슴속에 상처로 남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막연한 이미지로만 느꼈었던 호스피스 완화치료라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알고나니 그 상처도 노력하면 치유될 수 있구나..
영원히 낫지 않을 상처는 아닐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그 죽음이 너무 당황스럽지 않게,
영원히 낫지 않는 상처가 되지 않게 하려면 분명 준비라는 것이 필요하리라.
그 준비가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책을 다 읽고나니 죽음에 임박한 환자들을 위해
열심히 애써주시고 그들의 죽음이 조금이라도 편할 수 있게
온 힘과 온 마음을 다해주시는 호스피스 완화치료자 분들께
내 온 마음을 다해 큰 박수를 쳐드리고 싶어졌다.
너무너무 수고하신다고..너무너무 감사하다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떠나는 사람의 마음은
짐작으로도 헤아리기 힘듭니다.
우리는 이별을 준비하면서 회한과 죄책감으로 자신을 어둠속에 가둡니다.
하지만 우리는 살고 있고, 살아야 합니다.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에는
미련을 두지 말아야 합니다.
다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있으니 그것을 찾아야 합니다.
-p. 204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뉴스에서 전쟁으로 사람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볼 때, 지진같은 천재지변으로 사람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 <죽음>이란 단어가 참 멀게만 느껴졌다. 남의 일인듯, 내 일이 아닌듯 저 단어는 나와 상관없겠거니 했다.그런데 내 친척이, 내가 아는 사람이, 이웃의 누군가가 죽었다는 소식에 장례식장을 가게 되면 죽음이란 단어가 크게 다가온다.나이가 들 수록 죽음이란 내 가족에게도 내게도 올 수 있다는 걸 느낀다.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건강한 사람도 아픈사람도 모두에게 평등하게 오는 죽음.죽음은 연습할수도 돌이킬수도 피할수도 없다. 내가 내일 죽는다면, 나는 오늘 어떤 생각을 할까? 어떤 행동을 할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왔나?이 책은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는 매일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의료진들의 이야기이다.호스피스 병동은 환자가 치료가 힘들어 남은 삶을 마무리하러 오는 곳이다. 다양한 질병과 다양한 임종을 보면서 삶의 소중함과 죽음에 대해 깨닫게 된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지금 이순간을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삶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배웠다.책을 읽으면서 몇번을 울었는지 모르겠다. 준비된 죽음과 준비되지 않은 죽음음에 대해 읽으며 울컥하는 마음에 쉽게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았다.부모님, 배우자, 자식의 죽음 앞에서 남은 가족의 슬픔은 얼마나 큰지.. 떠난 사람에 대한 상실감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죽음은 우리가 준비되지 않은 어느 순간, 원하지 않은 때에 찾아온다. 오늘이 될수도 있고 내일이 될수도 있는 죽음.. 어느날 갑자기 원망하고 미워하던 가족이 죽게된다면?아무리 그리워도 더 이상 만날수도 없고 이야기를 할 수도 없고, 그리워도 만질수도 없는 상대를 원망하겠지.상처로 남지 않을 죽음을 위해 우리는 후회없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준비를 해야한다. 지금 살아가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야겠다.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면서 감사하게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