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겐슈타인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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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겨레신문 > 2017년 1월 2주 선정
작가정보
목차
- 머리말 9
1. 비트겐슈타인의 철학 19
2. 비트겐슈타인의 철학관 55
3. 언어의 한계와 그 너머 87
4. 문법으로서의 논리 133
5. 규칙 따르기와 사적 언어 169
6. 의미의 기준으로서의 사용과 관상으로서의 의미 207
7. 사용ㆍ관상ㆍ의미 235
8. 내면과 외면 263
9. 앎의 문법과 확실성의 본성 301
10. 종교적 믿음과 언어 339
11. 비트겐슈타인과 철학의 새로운 길 377
인용문헌 403
인명 색인 418
책 속으로
10~11쪽
《철학적 탐구》 머리말에서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의 책을, 광대한 사고 영역을 종횡무진으로, 모든 방향으로 편력하는 얽히고설킨 긴 여행에서 생겨난 다수의 풍경 스케치들을 담고 있는 하나의 앨범에 비유했다. 거기에 실려 있는 그림들을 어떤 식으로 배열하고 종종 가위질하면,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 하나의 풍경 사진을 줄 수 있는 앨범. 이러한 비유는 그 책뿐 아니라 그의 나머지 글들 대부분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연구들은 기본적으로, 그가 남긴 사고 여행의 앨범 또는 앨범들로부터 그가 말한 방식에 따라 그가 본 풍경들을 재현해 보려는 이런저런 시도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들은 틈새 없이 하나로 이어진 활동사진과 같은 것이 되지는 못하였다. (그와 같은 것을 만들려는 것은,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그의 사고 경향에 반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다만 그의 여행에서 핵심을 이루는 지점들이라고 여겨지는 곳들을 선택적으로 클로즈업하여 살펴보면서 그의 여행이 지향했던 바를 나름대로 조망해 보려 애썼다.
47쪽
주지하다시피,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은 20세기의 강력한 철학 사조인 분석철학의 전개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그의 전기 철학은 논리실증주의에, 후기 철학은 일상언어학파에 영감과 영향을 주었다. 분석철학에서 논의되는 많은 주제들에서 그의 관점은 지금도 생명력과 힘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분석철학의 대표적인 인물로 간주되곤 한다.
확실히 비트겐슈타인은 분석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또는 적어도 그런 인물들 중 한 명이다. 그러나 그를 이러한 틀 속에서만 파악하려 한다면 잘못이다. 《논고》와 논리실증주의 사이에 중대한 차이점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오늘날 분명해졌다. 그 둘은 논리와 언어, 그리고 과학의 본성에 대한 탐구에 몰두한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논리실증주의가 논리와 과학을 넘어서는 형이상학적인 것들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데 반해, 《논고》는 오히려 논리와 과학의 한계를 넘어서는 ‘말할 수 없는 것’(윤리ㆍ종교ㆍ예술)에 중요성이 있음을 강조한다. 물론 논리실증주의와 마찬가지로 《논고》 역시 형이상학을 비판한다. 그러나 《논고》가 염두에 둔 형이상학의 문제는 논리실증주의의 믿음처럼 종교-신학적인 사고로부터 오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과학적 사고로부터 오는 어떤 것이었다.
84~85쪽
비트겐슈타인 자신은 여기서 언급된 해방의 실제적 전망에 대해 대체로 비관적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깨달음 자체에 대한 확신의 결여가 아니라, 소승적이라고도 할 수 있었던 그의 전기의 관점으로부터 대승적이라고 할 수 있는 후기의 관점으로의 전환 결과 얻게 된 현실 인식의 자연스러운 표출일 것이다. 즉 해방은 가능하지만, 단지 자아의 변화 의지에 머물지 않고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의 삶의 변화와 관계되는 (문화적 차원의) 실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이 실천적 작업의 방대함과 더불어 끝없이 요구될 노력과 인내심의 정도를 생각하면, 그 누구도 결코 철학의 종언을 경솔하게 운위(云謂)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설사 ‘내가 원할 때 나로 하여금 철학하기를 그만두도록 할 수 있게 만들어’ 줄 만큼의 완전한 명료성 또는 치료 방법들이 발견되었다 해도 그 방법들의 실제 적용, 또는 ‘우리의 언어 수단에 의해 우리의 오성(悟性)에 걸린 마법에 대한 하나의 투쟁’(PU §109)은 결코 단번에 또는 저절로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마치, 세상의 온갖 질병들에 대한 치료법들이 개발되었다고 바로 그 질병들이 저절로 다 없어지지는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232쪽
비트겐슈타인은 “인간 신체는 인간 영혼의 가장 좋은 그림이다”(PU 2부)라고 말한 바 있다. 비슷하게, “낱말의 사용은 낱말의 의미의 가장 좋은 그림이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낱말의 의미는 바로 낱말의 사용에서 그 얼굴이 그려진다고 할 수 있는 어떤 상, 즉 관상이 된다는 것이다.
출판사 서평
광대한 사고 영역을 종횡무진 여행한 비트겐슈타인,
그의 철학적 여정을 스케치하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철학자, 하지만 특유의 글쓰기 방식 때문에 매혹적이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철학자가 비트겐슈타인이다. 익숙한 논증적 글쓰기 방식에서 벗어나 있는 특유의 스타일 때문이다. 마치 잠언처럼, 시처럼,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의 철학을 써내려갔다. 매우 간결하면서도 엄밀한 문장을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읽는 이가 스스로 철학을 하고 있지 않다면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맥락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이미 10여 년에 전 《비트겐슈타인 선집》을 번역하면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사유 전반을 돌아본 이영철 교수가 지금까지 연구해온 그의 사상적 배경과 핵심적 개념, 사유의 흐름 등을 일괄하면서 발견한 이음매를 짚어가면서 이해하기 힘든 비트겐슈타인 철학을 설명한다. “철학의 본질적인 문제를 최종적으로 해결했다”며 철학의 종언을 선언했던 그의 초기 철학에서부터 이를 뒤집고 다시 케임브리지로 돌아와 ‘언어의 문법’과 ‘문법적 기술’을 점검했던 후기까지, 비트겐슈타인의 선집에서 다룬 저서들을 토대로 이론적 배경을 설명하고 이것들이 어떻게 심리철학과 윤리학, 종교철학으로 확장되어 가는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한다.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여정,
그를 이해하는 가장 정교한 스케치
극도로 간결한 문장과 청빈하고 고독한 생애, 어느 누구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사유, 생전에 출간한 단 한 권의 책으로 현대철학의 물길을 바꾸어놓은 철학자 비트겐슈타인. 영국의 비평가 테리 이글턴은 그를 두고 ‘시인과 작곡가, 극작가, 소설가의 철학자’라 말했다. 마치 입체파 화가처럼, 몽타주 기법을 사용하는 영화감독처럼 비트겐슈타인이 자신의 철학적 소견을 중첩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에서 입체파 화가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낯섦과 난해함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2006년, 홀로 7권의 《비트겐슈타인 선집》을 완역하여 철학자로서의 비트겐슈타인뿐만 아니라 삶과 세계를 관조하는 사색가로서의 비트겐슈타인을 소개한 바 있는 이영철 교수가 그의 철학적 사유 여정을 추적한다. 마치 (철학적) 공해와 안개가 뒤섞여 혼탁한 도시로의 여행과도 같은 것이다. 여기에 저자 이영철이 뛰어든다. 그의 모든 저작을 돌아보면서 만나게 되는 중요한 포인트에 서서 저자가 바라본 비트겐슈타인 철학의 풍경을 스케치한다. 철학의 종언을 선언하고 새로운 철학을 모색했던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여정을 심리철학과 윤리학, 종교철학의 측면에서 찬찬히 톺아보며 여행의 풍경 속에 들어가 나름대로 스케치하고 의미를 부여한다. 저자는 스스로 이것이 그의 철학 전체를 온전히 드러내는 것은 아니지만, 안개와 공해가 낀 전체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업이라고 이야기한다. 그것이 가장 난해한 철학자의 사유 여정을 만나는 방법이라고 본 것이다.
철학을 뒤덮고 있는 구름 전체는
한 방울의 언어 이론으로 응축된다
비트겐슈타인의 사상은 크게 두 번에 걸쳐 열매를 맺었다. 전기와 후기의 사상을 대표하는 《논리-철학 논고》와 《철학적 탐구》가 그것이다. 같은 나무에서 열렸으나 두 열매의 맛은 완전히 다르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마치 가지치기나 접붙이기를 통해 원래의 나무가 더욱 튼튼해지고 더욱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된 것과 비슷하다. 아마도 첫 번째 열매는 견고해 보이는 겉모습처럼 누구나 따서 먹을 수 있는 열매가 아니었다. 그러나 나중에 달린 열매는 같은 뿌리의 나무에서 나왔지만 탐스럽게 속이 꽉 차 누구에게나 손닿을 수 있는 곳에 달려 있는 열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둘은 같은 뿌리를 둔 열매다. 다시 말해 비트겐슈타인의 후기 사상은 그의 전기 사상이 익어 손닿는 곳으로 왔다고 보아야 한다. 당연히 초기 사상과 함께 살펴야만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논리-철학 논고》는 극도로 절제되어 군더더기가 없다. 비트겐슈타인은 이 책의 머리말에서 사고의 표현(언어)에 한계를 그으려 한다고 선언한다. 사유의 한계를 분명히 하려 한 칸트의 ‘이성 비판’과 비슷하면서도 구별되는, ‘언어 비판’이다. 무엇이 의미 있는 말이고 무엇이 의미 있는 말이 아닌지를 가려, 언어의 본질을 명확하게 보이려고 했다. 당시까지 언어는 존재하는 무엇인가의 표상이라는 전통적인 언어관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비트겐슈타인은 언어가 ‘세계의 그림’이라고 믿었다. 이를 《논리-철학 논고》에서 프레게와 러셀의 현대적 논리 분석의 힘을 빌려 그 오래된, 그러나 직관적으로 머물러 있던 관점을 독창적으로 기초 짓고 체계화한다. 이것이 이른바 ‘그림 이론’이다.
《논리-철학 논고》의 언어 비판은 사유 비판이며, 세계와 삶의 한계에 대한 비판적 고찰이다. 즉 삶의 뜻과 삶의 가치를 고찰한다는 의미, 윤리적 고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윤리적인 것은 말해질 수 없는 것이다. 진정으로 말해질 수 있는 것은 오직 그림 그려질 수 있는 것인데, 윤리적인 것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말할 수 없지만 중요한 어떤 것이 있다는 것, 그것은 ‘말해질 수 없는 것’을 말하려는 형이상학적 시도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올바른 철학이라면 이러한 시도가 헛되다는 것을 깨우쳐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생각을 “무릇 말해질 수 있는 것은 명료하게 말해질 수 있다; 그리고 이야기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우리는 침묵해야 한다”고 정리한다.
후기 비트겐슈타인도 언어에 대한 고찰이 근본적으로 삶의 의미에 대한 고찰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언어와 삶에 대한 비트겐슈타인의 생각이 크게 변화한다. 초기에는 원자주의적이고 유아주의적이었다면, 후기에는 총체주의적이고 맥락주의적인 관점으로 바뀐다. 글의 스타일도 《논리-철학 논고》의 일방적이고 절대적 선언과 같은 형태로부터 내적인 대화의 형태로 변모한다. 후기 비트겐슈타인의 탐구는 ‘언어놀이’ 개념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언어놀이’는 어린아이들이 모국어를 배우는 놀이나 어떤 하나의 원초적 언어, 또는 언어와 그 언어가 뒤얽혀 있는 활동을 말하는데, 언어를 말한다는 것이 어떤 활동의 일부, 또는 삶의 형태의 일부임을 부각하고자 한 것이다. 즉 후기에 접어든 비트겐슈타인이 관심을 둔 것은 우리의 자연사적 삶과 실천이다.
철학의 종언을 선언하다
그리고 새로운 철학을 모색하다
1차대전에 참전한 비트겐슈타인은 전장에서 《논리-철학 논고》를 완성한다. 그리고 호기롭게 철학의 종언을 선언한다.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의 문제가 대부분 언어의 논리나 문법에 대한 오해로부터 발생한다고 보았기 때문에 논리-문법적 문제를 해결하면 오랜 철학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전통적인 인식의 문제나 진리를 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뜻의 해명으로 눈을 돌렸다. 이러한 전환은 ‘진리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뜻에 대한 물음으로의 이행’으로 철학의 물길을 돌려놓았다. 이를 두고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적 탐구》에서 “우리의 오성에 걸린 마법에 대한 하나의 투쟁”이라고 이야기한다. 비트겐슈타인이 문법적 고찰을 통해 철학을 바라보려 한 이유는, 철학을 일상 언어로 되돌려 보내 종국에는 더 이상 철학이 따로 필요 없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비트겐슈타인이 추구했던 철학은 우리의 일상적 삶이 곧 철학적 삶이 되고, 철학적 삶이 곧 일상적인 삶이 되는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의 논리-문법적 탐구로서의 철학은 어디까지나 명료화를 추구하는 실천적 활동이다. 그러나 무엇을 위한 명료화 작업인가? 비트겐슈타인이 궁극적으로 추구한 것은 과연 무엇이었는가? 그가 성취하거나 추구한 것들은 우리의 삶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가? 언어 비판과 해명은 물론 그 자체로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의 목적과 의의는 더 넓은 맥락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의 철학적 목적이 ‘가치의 전도’에 있다고 보았다. 철학적 명료화 작업이 결국 가치의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다. 그런데 이는 단순히 가치의 영역을 그 나머지로부터 명확히 경계 지음으로써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삶(=세계)을 가치 있게 만드는 문제를 포함하는 것이다. 즉 우리의 삶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그가 추구했던 철학의 종언이며 새로운 철학의 모색이었던 것이다.
- 책속으로 추가 -
265쪽
비트겐슈타인에 의하면, 마음의 본성에 관한 철학적 문제들은, 다른 철학적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언어적 표현들ㅡ이 경우는 심리학적 표현들ㅡ에 대한 문법적 착각 내지 오용에서 비롯된다. 즉 그 문제들은 마음의 숨겨져 있는 어떤 본성 때문에 발생한다기보다는, 관련 표현들의 올바른 사용을 일목요연하게 보지 못하는 데서 발생한다. 그에 따르면, 마음이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 깊이 숨겨져 있어서 그것에 대한 발견이나 확인, 이론적 설명 따위가 필요하다는 생각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다. 문제는 오히려, 마음과 관련해 우리를 철학적 곤경, 철학적 파리통에 갇히게 한 철학자들의 언어 사용(오용)이다. 그리고 필요한 것은, 그러한 언어 사용(오용)으로부터 본래의 사용으로 돌아갈 길에 대한 통찰이다. 즉 우리가 어떤 길을 거쳐 문제의 철학적 파리통으로 빠져든 파리 신세가 되었는지를 상기해 냄으로써, 그로부터 벗어날 길을 훤히 알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지도는 심리학적 개념들의 연관 관계를 보여 주는 문법적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342쪽
그의 작품은 윤리적인 모든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그리고 오직 그렇게 함으로써, 그것들의 한계를 명확히 확정할 수 있었다는 것이고, 이 점에서 윤리(학)적인 뜻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스스로 중요하다고 한 윤리적인 것들에 대해 침묵한 것은, 그가 쓸 수도 있었던 것을 어떤 이유에선가 쓰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만일 그가 침묵하지 않고 뭔가를 썼다면, 그것은 ‘글’이나 ‘말’이 아니라 단지 ‘허투루 지껄이는’ 것에 불과하게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즉 그는 그것들이 본래 침묵할 수밖에 없는 것, 다시 말해서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침묵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윤리적인 것’은, 비트겐슈타인에게는, 단순히 도덕적 ‘선(善)’이 아니라 ‘가치 있는 것’ 일반을 가리킨다. 그리고 윤리학은 “삶의 의미에 대한 탐구, 또는 삶을 살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탐구, 또는 올바른 삶의 방식에 대한 탐구”(LE 26쪽)로 이해된다.
382쪽
철학사적으로 말하자면, 이러한 비트겐슈타인의 작업은 철학의 이른바 ‘언어적 전환’을 고하는 것이었다. 물론 언어적 전환은 비트겐슈타인 혼자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또 분석철학의 전유물인 것도 아니다. (가령, 해석학적 철학 역시 언어적 전환의 또 한 형태를 이룬다.) 그러나 하버마스도 지적하고 있다시피, 근대의 의식 중심의 철학 패러다임이 언어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분명하게 전환된 것은 비트겐슈타인의 《논고》에 의해서였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언어비판은, 언어의 본성에 대한 고찰을 통해 유의미한 언어 사용의 한계를 드러내고 언어의 월권적 사용(오용)을 비판한다는 점에서, 이성의 확장이 아니라 한계 해명을 목표로 한 칸트의 이성비판과 그 발상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 그러나 후자가 어디까지나 가능한 지식과 단순한 사변의 구분을 위한 인식론적 정초 작업으로서, 또 체계적인 학이어야 할 형이상학을 위한 예비학(존재론)으로서 간주되었던 점에서, 그것은 전자와 중요하게 구별된다. 비트겐슈타인의 언어비판은 결코 이론적 학을 지향하는 인식론적-존재론적 정초 작업이 아니다.
기본정보
ISBN | 9791159310942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12월 30일 |
쪽수 | 424쪽 |
크기 |
152 * 226
* 24
mm
/ 615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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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다. 비트겐슈타인이 남긴 명언의 참뜻을 설파하고, 진정한 사유를 통해 지식적 고양을 선물한다. 문장에 담긴 그것이 무척이나 밀도있고, 빽빽하여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무게감이 느껴졌다.
만약 어느 정도 비트겐슈타인 저작을 읽어보신 분 중 본서보다 진일보한 글을 원하시는 독자가 계신다면 추천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개론서론 적당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