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여, 안녕
수상내역/미디어추천
바위에 오른손이 끼는 사고를 당하자 손을 스스로 절단하고 살아 돌아온 애런 랠스턴, 트레킹을 하던 중 곰에게 얼굴의 반을 잃은 퍼트리셔 반 티검 등, 책에 소개된 사례들은 일견 끔찍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생존 이후 체계가 잡힌 삶을 일구고자 노력했으며, 고통스러운 삶의 순간에도 세상 밖으로 나가 타인의 손을 잡았다.
저자는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거나 편지를 주고받아 이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냈으며, 신경과학자들의 자문을 받아 과학적 근거를 탄탄히 했다. ‘인간의 진정한 복원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이 책은 아픔을 딛고 다시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고통의 근원을 성찰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행복한 삶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로렌스 곤잘레스
저자 로렌스 곤잘레스(Laurence Gonzales)는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났다. 두 번의 전미잡지상, 칼 샌드버그 문예상(시카고 공공도서관재단 주관), 시그마 델타 카이 상(미국기자협회 주관)을 수상한 저널리스트 겸 작가이다. 《하퍼스Harper’s》, 《롤링스톤Rolling Stone》, 《멘스 저널Men’s Journal》, 《내셔널 지오그래픽 어드벤처National Geographic Adventure》, 《스미소니언 에어 앤 스페이스Smithsonian Air and Space》, 《시카고 매거진Chicago Magazine》, 《샌프란시스코 매거진San Francisco Magazine》 등에 에세이를 기고해왔다.
이 책은 눈사태, 산악 사고, 난파 사고, 9.11테러 등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이야기와 인간의 지각 체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엮음으로써, 우리가 위험과 더불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근본적인 진실을 도출해낸 전작 《생존 :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칙Deep Survival : Who Lives, Who Dies, and Why》(2003)의 속편이다. 죽음의 위기를 겪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트라우마와 이에 대처하는 정신적 과정을 면밀히 살핀 이 책은 《커커스 리뷰Kirkus Reviews》 ‘2012년 베스트 논픽션 도서’로 선정되었다. 이외의 저작으로 《유나이티드 232편 : 재난과 생존 이야기Flight 232 : A Story of Disaster and Survival》(2014), 《일상의 생존Everyday Survival》(2008)과 에세이집 《고통의 집House of Pain》(2013), 소설 《루시Lucy》(2010) 등이 있다. 현재 일리노이 주 에번스턴에서 살고 있다.
laurencegonzales.com
역자 한진영은 전남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어떻게 말할까》, 《구원으로서의 글쓰기》, 《글 쓰며 사는 삶》, 《인생을 쓰는 법》, 《영원의 건축》, 《보노보의 집》, 《종교의 바깥에서 의미를 찾다》, 《신발 잃은 소년》, 《나무 인형 히티의 백 년 모험》 등이 있다.
목차
- 프롤로그 과거로 돌아가는 길은 없다
1장 지금 여기에 집중하라 : 희생자에서 구원자로
2장 내 안의 악어 : 보이지 않는 기억의 괴로움
3장 생존의 길 : 삶에 대한 갈망
4장 역경이라는 선물 : 생존자의 마음가짐과 자존심의 한계선
5장 이성의 독재 : 맹시盲視와 직감, 그리고 육감
6장 갖고 싶어, 필요해, 꼭 가질 거야 : 환각지幻覺肢와 잃어버린 자식
7장 한 번 보고, 한 번 해보고, 한 번 가르친다 : 보는 것의 비밀
8장 “하느님, 제발 이 여자를 죽이게 해주세요” : 자아 붕괴시키기
9장 프랑켄슈타인을 찾아서 : 단어로 뜨개질하기
10장 이스마엘이 준 교훈 : 여행의 신경생리학
11장 곰 : 한 명은 동쪽으로 한 명은 서쪽으로 날아가다
12장 벽돌공 : 집으로 가는 먼 길
13장 고난을 견딜 용기 : 그가 할 수 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
14장 적응의 과학 : 성공만 한 복수는 없다
15장 삶의 규칙
작가의 말 / 감사의 말 / 참고문헌 / 찾아보기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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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하다… 스트레스가 만연하고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는 세상에서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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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가슴 아픈 체험을 한 사람들, 즉 홀로 분투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다방면으로 입증하는 사람들에게 요긴하게 읽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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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회복의 과정을 겪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상상할 수도 없었던 방식으로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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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통해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현실적이고 이해하기 쉬우며 시의적절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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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정신의 적응력에 관한 귀중하고 흥미로운 주장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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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견뎌내는 사람들, 가족을 잃은 비통함에 빠진 사람들, 암 투병 중인 사람들, 트라우마를 남긴 부상이나 스트레스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타인의 생존 과정과 극복 사례를 읽어나가다 보면 정신이 번쩍 들 만큼 강렬한 인상을 받으면서도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우리는 계속 살아간다. 뿐만 아니라 견디며 살아간다.”
죽음에 직면한 극적인 경험과 그 이후에 이어지는 삶…
사고의 후유증과 트라우마에 어떻게 대처하며 살아갈 것인가?
사건의 여파를 견디며 살아가야 하는 삶은 생존 자체보다 극적이거나 더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만 동시에 아름답고 충만할 수 있고, 이 모든 사태를 촉발한 생존보다 더 지속적인 성취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힘겹게 살아남은 후에 우리에게 남는 것은 결국 나머지 삶이기 때문이다.(21쪽)
배를 타고 가다 난파되거나 산에서 조난을 당해 며칠을 사투하며 버틴 끝에 구조된 사람들. 악어와 상어, 곰의 습격을 받은 후 극적으로 소생한 사람들. 2차대전, 이라크전쟁에 참전했다가 폭발 사고를 겪고도 살아 돌아온 군인들. 나치의 강제수용소에 끌려갔다가 구사일생으로 생환한 유대인. 어린 딸과의 사별, 남편의 폭력, 항암 치료 등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듯한 괴로움에 몸부림친 여성들…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이 사람들은 끔찍한 기억을 몸과 마음에 간직한 채 나머지 삶을 어떻게 이어나갔을까? 그 후의 삶은 이전과 비교해 얼마나 달라졌을까? 생존 이후 비로소 시작된 다시 태어나기 위한 투쟁에 그들은 어떻게 임했을까?
인터뷰와 과학적 연구 결과를 조화롭게 엮어내어 호평을 받은 《생존 :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칙》에서 비행기 추락사고, 9.11테러 등 각종 사고 생존자들의 체험담을 소개하고 이들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비결을 치밀하게 고찰한 작가 로렌스 곤잘레스. 그는 후속편인 이 책에서 생존자들이 사고 후 어떤 삶을 살아갔는지, 공포와 두려움에 시달리면서도 어떻게 용기를 내어 새로운 삶에 적응해나갔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에 따르면 “생존의 체험은 모든 것을 바꿔놓는다”. 사고를 겪기 전의 과거는 모두 무효가 되고 그동안 지켜온 규칙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생존자는 예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트라우마가 심할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변화를 도모하고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이 책에 소개한 생존자들이 사고 이후의 삶에 적응할 수 있었던 요인들을 차근차근 규명해나간다.
영화 〈127시간〉의 실제 주인공으로, 바위에 오른손이 끼는 사고를 당하자 손을 스스로 절단하고 살아 돌아온 애런 랠스턴(이 경험을 담은 책과 영화, 강연 활동으로 유명인사가 되었다), 이라크전쟁 당시 폭발 사고로 사망한 군인들의 시신을 수습해 본국으로 송환하는 영현부대에서 일하다 트라우마로 심신이 피폐해진 해병대원 제시카 구델, 트레킹을 하던 중 곰에게 얼굴의 반을 뜯어 먹힌 퍼트리셔 반 티검의 이야기 등, 이 책에 소개된 사례들을 읽다 보면 일견 소름 끼치고 암울하기 짝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끔찍한 체험담보다 더 중요하고 또 돋보이는 것은 사고의 여파로 정신적 외상을 초래하는 상황, 그리고 이 상황을 타개하고 상처받은 심신을 회복하는 과정을 되짚어나가는 세심한 묘사와 설명이다. 생존자들의 처절한 경험담과 더불어 트라우마와 관련된 몸의 반응, 뇌의 작동에 관한 지식을 함께 담아낸 이 책은 ‘인간의 진정한 복원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면서 행복한 삶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해준다.
생존 이후의 삶에 잘 적응해나간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여러 활동에 착수하고 몰두하는 결단력과 실천 능력, 그리고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초연함을 지녔다. 이들은 체계가 잡힌 삶을 일구고자 노력했으며, 고통스러운 삶의 순간에도 세상 밖으로 나가 타인의 손을 잡았다. 저자는 이 생존자들 이야기를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당사자를 직접 만나서 인터뷰하거나 편지를 주고받았고, 그들이 쓴 책을 참고하고 제공받은 일기를 인용했다. 신경과학자들의 자문을 받아 과학적 근거를 탄탄히 하는 한편, 인간의 적응에 관한 연구 중 역사상 가장 오랜 프로젝트인 하버드 대학의 ‘성인 발달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설득력을 더했다.
천재지변은 물론 각종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죽을 위기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왔다 해도 심각한 후유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요구되는 지금, 이 책은 아픔을 딛고 삶을 다시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고통의 근원을 성찰하게 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하는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과거로 돌아가는 길은 없다 ― 살아남은 자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뇌의 작동 방식
이 책에서 저자는 육감을 통해 뭔가 위험한 일이 일어나리라는 불길한 예감을 느꼈음에도 생존자들이 사고에 맞닥뜨리기까지의 과정,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 목숨을 건지게 되기까지의 극적인 순간들을 박진감 있게 그려낸다. 그리고 이후 생존자들이 악몽과 환각, 플래시백 등 사고의 후유증에 한동안 시달릴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우리 몸과 마음의 잔인한 메커니즘을 추적한다. 뇌는 ‘미래는 과거와 똑같다. 과거에 일어난 일은 미래에 다시 일어난다’는 주요 원칙을 따르는데, 이런 뇌의 작동 방식이 과잉각성 상태를 초래해 난파나 폭발 사고를 또다시 겪을 일이 거의 없는 생존자들을 오히려 비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중 어떤 이들은 실제 사고를 겪을 때보다 후유증 때문에 더욱 고통스러워하기도 한다. 악어에게 물리고도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아일린 벌린(2장)은 일상생활로 돌아가지 못하는 괴로움을 토로하며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울음이 터진다. 한 시간 내내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끔찍한 악몽을 꿨다. 선창에 서 있는데 거대한 악어가 나를 향해 기어오고 있었다. 한쪽은 바다고 다른 한쪽은 악어였다. 잠에서 깼을 때도 공포에 질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새벽 세 시 이십 분이었다. 그 후로 잠을 거의 못 잤다. 오늘은 온몸에 기운이 없고 서글프기만 하다.(46쪽)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도 외상후스트레스 때문에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이라크전쟁에서 폭발 사고를 당한 크리스 로렌스(5장)는 공황발작과 악몽에 한동안 시달렸고 외상성 뇌손상으로 기억 능력이 망가져 바로 전날의 일도 기억할 수 없게 되었다. 동료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우울증까지 도졌다. 2차대전 중에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한 USS 인디애나폴리스 함의 해공 경계병 돈 매콜(12장)은 나흘 넘게 바다에 떠 있다가 기적적으로 구조되었으나 역시 후유증에 시달렸다. 밤에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한데다 물에 대한 공포가 심해져서 평생 욕조 목욕은 꿈도 못 꾸고 샤워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소한 일에도 분노를 표출하고 싸움을 걸게 되었는데, 트라우마가 측두엽을 훼손시켜 분노회로를 각성시켰기 때문이다.
생존은 하나의 시작에 불과하다 ― 진정한 치유를 위한 회복의 기술
이렇듯 힘겨운 사투를 벌이던 생존자들은 어떻게 트라우마에서 차츰차츰 벗어나게 되었을까? 그 비결들을 저자는 유전이나 환경적 요인뿐만 아니라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 올리버 색스, V. S. 라마찬드란, 자크 판크셉, 로버트 사폴스키, 정신과학자 조지 베일런트 등 저명한 학자들의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고찰한다. 특히 하버드 대학 교수이자 ‘성인 발달 연구’의 책임자 조지 베일런트가 제시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다섯 가지 비결’(승화, 이타주의, 억제, 대비, 유머)을 즐겨 인용한다.
자신에게 총을 쏜 후 자살한 남편의 기억으로 괴로워하던 리젯 존슨(1장)은 아버지가 가족에게 총을 쏘고 자살하는 광경을 목격한 소녀 베티와 루스를 도와주며 피해의식을 버리고 구원자를 자처함으로써 치유될 수 있었다.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했거나 혹은 더 끔찍한 경험을 한 사람들, 이후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이타주의’를 실현한 것이다. 영현부대에서 복무했던 제시카 구델(5장)은 대학에 등록해 공부에 몰두하면서 사회와 역사라는 맥락에서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시야를 넓혀 고통받는 타인을 도울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다섯 살짜리 딸 그레이스를 잃고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앤 후드(6, 7장)를 구원한 것은 일정한 양식이 있고 정해진 절차를 밟아 목적을 이루는 활동인 뜨개질이었다. 저자는 뜨개질이 어떻게 치유 효과를 발휘했는지 규명하기 위해, 투렛증후군(이상한 소리를 내거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신경 질환)을 지니고도 수술이라는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는 외과 의사 칼 베넷을 관찰한 올리버 색스의 연구 결과들을 근거로 삼는다.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은 앤 후드와 투렛증후군 환자 사이의 공통점과 신경계의 작용을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뜨개질이 뇌의 분노회로를 차단하고 보상회로와 쾌락회로를 활성화하여 슬픔을 가라앉힐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던 미셸 웰던(8, 9장)은 V. S. 라마찬드란이 말한 ‘자신을 인식하는 일곱 가지 속성’ 중 사회적 소속감을 제외한 여섯 가지 속성(일체성, 연속성, 통합성, 프라이버시, 자유의지, 자기인식)을 잃어버렸다. 남편과 이혼하고 충격에서 한동안 헤어 나오지 못하던 그녀는 자신의 일을 글로 쓰며 과거를 재구성함으로써 과거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았고, 분열된 자아를 통합시킬 수도 있었다. 저자는 미셸이 글쓰기에 몰입하여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플로flow’라 칭한 의식 상태에 접어듦으로써 트라우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고 보고, 계속 살아갈 힘을 얻으려면 우리는 모두 어떤 면에서는 “삶을 재창조하는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랜 항암 치료로 고통받던 캐시 러셀 리치(10장)는 미국 뉴요커로 살아온 자신에게는 몹시 낯선 인도에 가서 힌디어를 배우며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외국어 공부를 통해 새로운 세계의 인식모형을 배우고 어린아이처럼 면역체계와 정서체계를 새로이 형성시키게 된 것이다. 2차대전에 참전한 많은 군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사고와 관련된 기억이 아예 떠오르지 않도록 일에 전념하는 ‘억제’라는 전략도 있다. 돈 매콜(12장)은 벽돌공으로서 열심히 일하는 와중에도 가족을 위해 집을 짓고 밭을 가꾸는 등, 부정적인 감정 에너지를 긍정적인 목표로 돌리는 ‘승화’를 통해 살아남았다.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탈출한 레온 벨리츠카르 웰스(13장)는 학업에 열중해 공학 박사학위를 딴 후 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대중 앞에서 이야기하고 글로 써서 발표하는 한편, 의미 있는 활동들을 벌이며 바쁘게 살아감으로써 아픔을 딛고 유용한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저자는 계획적이고 신중한 동작을 반복적으로 행함으로써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걷기, 승마, 골프 등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소개하고, 이 활동들이 우리 몸과 정신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명료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삶의 규칙’ ― 생존 이후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12가지 전략
죽을 때까지 트라우마를 한 번도 겪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사별의 아픔, 슬픔, 통증의 괴로움을 한 번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고난과 역경에 현명하게 맞섬으로써 고통을 치유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생존》에서 치명적인 위험에서 벗어나는 ‘생존의 법칙’ 12가지를 제시한 저자는 이 책 《트라우마여, 안녕》에서는 죽음의 위기를 겪고 살아남은 후에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12가지 전략인 ‘삶의 규칙’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꼭 목숨을 위협하는 극단적인 사건사고가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크고 작은 고난에 대면하기 마련이고, 또 그때마다 받은 상처를 치유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귀감이 되어줄 전략들이라 할 수 있다.
1 갖고 싶다, 필요하다, 꼭 가질 것이다.
일이든 공부든 취미 활동이든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하고 목표를 세워 실천해나가다 보면 새로운 자아를 형성시킬 수 있다.
2 지금 여기에 집중하라.
이는 ‘몰입’이라는 전략으로, 삶이 선사하는 기회를 잡고 위험을 피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3 인내심을 가져라.
최선을 다한 후에는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한 발 물러서서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4 강해져라.
불가피한 고통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고 건강한 몸과 마음을 의식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5 작은 계획을 세워라.
매일 해나갈 수 있는 작은 일 한 가지를 실천하다 보면 위안을 받을 수 있고,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나갈 힘도 얻을 수 있다.
6 해야 할 일을 하라.
두려움을 직시하고 합리적인 상황으로 정리함으로써 자기 정서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고 우리가 느끼는 바를 예측할 수 있다.
7 쉬지 않고 일하라.
두려움과 분노를 연료 삼아 바쁜 생활을 유지하다 보면 정상적인 삶으로 복귀하기가 보다 쉬워진다.
8 한 번 보고, 한 번 해보고, 한 번 가르친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함으로써 희생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구원자의 입장에 설 수 있다. 그러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의 긍정적인 면을 보고 목표 의식을 갖게 되어 삶에 대한 의욕을 북돋울 수 있다.
9 누군가와 접촉하라.
가족과 친구들, 올바른 사고방식을 가진 타인들과 함께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상처가 아문다. 신체 접촉은 고통과 우울함을 덜어주고 면역력을 강화해준다는 것이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10 감사하라.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자기연민에서 벗어나 더 즐거운 일을 찾아내어 실행한다.
11 걸음을 걸어라, 더 좋아진 척하라.
자신이 정상이라 느낄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서 실행한다. 마음이 약해져도 강한 척하다 보면 실제로 강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12 삶은 깊다, 얕게 만들어라.
아무리 심각한 상황에 처했더라도 자기 자신과 자신의 불행을 농담 삼아 웃는 것은 무엇보다도 치유력이 높은 능력이다.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사람은 고난을 더 잘 이겨낼 수 있다.
기본정보
ISBN | 9791159310607 |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5월 15일 | ||
쪽수 | 400쪽 | ||
크기 |
148 * 210
* 30
mm
/ 530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Surviving Survival : The Art and Science of Resilience/Laurence Gonzal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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