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 바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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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조선일보 > 2021년 2월 1주 선정
『롤리타』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영어로 집필한 세 번째 작품이었고, 그 후로도 더욱 발전될 새로운 문학 실험의 신호탄이었다. 『『롤리타』 바로 읽기』는 이제 그 창조자에 대한 논의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서인 듯하다.
작가정보
목차
- Ⅰ 서문 5
『롤리타』 연보 10
Ⅱ 창조의 여정 (1): 두 명의 나보코프, 두 세계의 대표 작가 15
1. 러시아인 망명자, 이국을 떠돌다 17
2. 전통을 계승하고 한계를 극복하다 22
Ⅲ 창조의 여정 (2): 『롤리타』의 창조와 롤리타 신화의 형성 49
1. 롤리타, 님펫으로 태어나다 51
2. 성공을 거두고 신화가 되다 57
3. 『롤리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다 67
Ⅳ 예술작품과 문화 코드 (1): 예술작품 『롤리타』 79
1. 분신을 내세우고, 님펫을 꾸며 내다 81
2. 험버트, 자기 정당화의 고백록을 쓰다 131
3. 험버트, 기만과 원망의 속마음을 드러내다 167
4. 나보코프, 새로운 글쓰기를 선보이다 207
Ⅴ 예술작품과 문화 코드 (1): 문화 코드 『롤리타』 255
1. 롤리타, 문화 상품이 되다 257
2. 롤리타, 영광과 오욕의 중심에 서다 295
Ⅵ 결어: 신화의 지속과 왜곡 그리고 롤리타를 위한 변명 353
책 속으로
Ⅱ 창조의 여정 (1)
두 명의 나보코프, 두 세계의 대표 작가
1. 러시아인 망명자, 이국을 떠돌다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나보코프의 78년간의 삶에서 첫 20년간(1899~1919)은 그가 조국 러시아에서 지낸 유일한 기간이다. 이후부터 그는 베를린과 파리 등지에서 21년(1919~1940)의 유럽 생활과 또 다른 21년(1940~1961)의 미국 생활 후, 러시아가 가까운 스위스에서 16년(1961~1977)의 두 번째 유럽 체류 시기를 거쳐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는 반세기 이상의 세월을 이국땅에서 고국을 그리워한 망명객이었다.
(1) 망명과 유럽 생활
나보코프는 러시아 최대의 문인 알렉산드르 푸시킨 탄생 100년 후인 1899년 태어난 것을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했다. 이것은 러시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국민 시인과 출생부터 특별한 관계를 맺고 싶어 했던 속내의 표현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가장 사랑받는 그리고 가장 러시아적인 문인이 되고픈 열망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했다.
나보코프는 푸시킨의 흔적이 짙게 배어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4월 22일, 명문 귀족 가문의 후예로 태어난다. 그 가문은 비록 멀리는 타타르인의 피가 흐르기도 했고 황실 스캔들에도 연루되는 등 영광스러운 기록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조부 드미트리가 러시아 제국의 법무상을 역임한 바 있고, 부친 블라디미르 역시 법률가였을 뿐만 아니라 강한 자유주의적 신념을 가진 정치가였다는 사실은 나보코프 가문의 귀족적 위상을 말해 주는 좋은 자료가 된다. 그는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운 편이어서 국내 별장이나 해외 휴양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어머니 옐레나는 아들에 대한 애정이 깊은 자애로운 여인으로 나보코프의 부모 존경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그는 일찍부터 여러 명의 가정교사로부터 교육을 받아 영어와 프랑스어, 그림, 심지어는 복싱까지 배우며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나보코프의 현실 세계와의 접촉은 1911년 테니셰프 학교에 입학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당시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평가되던 이곳에서 그는 좀 이단적인 생활을 한 것으로 기록되는데, 일종의 명예로운 고독을 지향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가 이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영어와 프랑스어 등의 외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여, 번역하고 작품도 쓸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는 사실은 나보코프의 탁월한 언어 능력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요소이다.
운명적인 러시아혁명의 해인 1917년, 테니셰프 학교를 졸업한 나보코프는 혁명이 발발하자 남쪽으로 내려가 부친의 친구가 있는 흑해 연안의 크림반도에서 가족과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까지 밀어닥친 혁명의 소용돌이로 인해 1919년 4월 조국 러시아를 떠난다. 지금은 우크라이나 땅이 된 흑해 연안의 최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그리스와 프랑스를 거쳐 5월 런던에 도착한다.
영국에서 나보코프는 케임브리지 대학에 입학하게 되나 영어 잡지를 통해 정치 활동을 하던 부친이 1920년 여름, 당시 망명 사회의 중심지였던 베를린으로 옮기면서 가족과 떨어진다. 나보코프는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슬라브 및 로망스 문학을 수학한다. 이 무렵부터 그는 1920년 11월 베를린에서 부친을 중심으로 창간된 신문 《룰리》(‘조종간’, ‘핸들’의 뜻)의 고정 집필자가 되는데, ‘시린’(Sirin)이라는 필명으로 시와 단편을 러시아어로 발표한다. 필명을 사용한 까닭은 부친과 이름이 같아 혼돈을 피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케임브리지를 졸업하기 직전인 1922년 3월, 부친이 극우파 테러리스트에 의해 저격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부친을 고위 우익 인사 파벨 니콜라예비치 밀류코프로 오인한 결과였다.
트리니티 칼리지 졸업 후 나보코프는 1922년 6월, 당시 20만 명이 넘는 러시아인 망명자들이 80여 개의 러시아어 출판사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러시아 이민 사회의 중심지 베를린으로 떠난다. 그러나 베를린은 그 역할을 곧 파리에 넘겨줘야 할 운명이었다. 1923년 인플레로 인하여 많은 러시아어 출판사가 도산하고 소련과의 평화공존 분위기도 사라지면서, 그곳에 있던 러시아인들이 귀국하거나 파리로 이동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1924년경부터는 파리가 러시아 이민 사회의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되는데, 나보코프는 그 후에도 1937년까지 베를린에 머문다. 독일어보다는 프랑스어에 훨씬 더 능통했던 그가, 그리고 독일과 독일인에 대한 러시아인 특유의 비호감을 고려해 볼 때 나보코프의 긴 독일 체류는 수수께끼로 남는다.
14년의 독일 생활 후 1940년까지 3년간의 짧은 파리 생활을 거쳐,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일찍부터 망명 작가였던 그의 유럽 시절은 생계를 위해 외국어를 가르치거나 테니스와 복싱 코치 등 다양한 직업을 섭렵해야만 했던 어려운 시절이었으나, 소설가 나보코프로서의 행로에서는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시기였다고도 할 수 있다. 『마셴카』, 『킹, 퀸, 잭』, 『루쥔 방어』, 『절망』, 『사형장으로의 초대』, 『재능』 등 6편의 러시아어 대표작이 이 시기에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59018404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12월 25일 |
쪽수 | 358쪽 |
크기 |
152 * 226
* 23
mm
/ 517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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