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이론의 길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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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문학이론은 워낙 다양해서 현대의 대표적인 이론에 대한 ‘개괄’이 선행되어야한다. 전체 문학이론에 대한 개괄적 이해가 없이 특정한 이론 공부로 바로 진입할 경우, 비교의 절차도 없이 특정 이론의 ‘신하(臣下)’가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론들은 저마다 ‘국부적 정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특정 이론만을 절대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에서 현대 문학이론을 개괄하는 책들은 번역서 아니면 편저서가 대부분이었다. 덕분에 지금까지 독자들은 난삽한 번역 언어를 경유하느라 쓸데없는 고충을 겪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론 시장에서 오민석 교수의 『현대문학이론의 길잡이』는 이런 상황을 일거에 불식시키는 하나의 ‘사건’이다. 오 교수는 25년 이상 대학에서 문학이론을 가르쳐온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대중문화 연구자, 칼럼니스트로서 현장에서 생생한 글쓰기의 경험을 축적해온 ‘예외적’ 존재이다. 영문학자이지만 전공도 영미시나 소설이 아니라 문학이론이다. 그는 “현대 사상의 박물관”이자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프레드릭 제임슨의 해석론에 대한 비판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번역서가 대부분인 문학이론 시장에서 오민석 교수의 『현대 문학이론의 길잡이』는 문학이론을 전공한 영문학자가 단독으로 쓴 국내 최초의 문학이론 소개서라는 점에서 특별한 주목을 요한다.
이 책에서 오 교수는 현대문학이론의 ‘내재적’ 이해를 통해 각 이론이 가지고 있는 ‘매혹적’ 통찰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각 이론마다 대표적 논자들의 입장을 정확하게 요약해내고 있다. 또한 각 이론이 가지고 있는 ‘통찰’만이 아니라 바로 그 통찰 때문에 생겨나는 ‘맹목’의 자리에 대한 예리한 지적도 아끼고 있지 않고 있다.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이제 한국의 독자들은 이 책 한권으로 일목요연하게 현대 문학이론의 지형도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각 장마다 “더 읽어야 할 책들”의 핵심적인 목록이 주어져 있는데, 이는 개론의 수준에서 깊이의 수준으로 독자들이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한 이 책의 보너스이다.
작가정보

저자 오민석은 충남 공주 출생.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며 현재 단국대 영문학과 교수로 문학이론, 현대사상, 대중문화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1990년 월간 『한길문학』 창간기념 신인상에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며,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며 평론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 『그리운 명륜 여인숙』, 『기차는 오늘밤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다』, 문학이론 연구서 『현대문학이론의 길잡이』, 『정치적 비평의 미래를 위하여』, 대중문화 연구서, 송해 평전 『나는 딴따라다』, 『밥 딜런: 자유와 침묵의 전사』(근간), 시 해설집 『아침 시: 나를 깨우는 매일 오 분』, 에세이집 『개기는 인생도 괜찮다: 오민석 교수의 생각 노트』(근간), 번역서로 파스코 포파 시집 『절름발이 늑대에게 경의를』 등이 있다.
작가의 말
문학이론은 ‘문학에 대한 이론’으로 끝나지 않는다. 문학의 콘텐츠가 인간과 세계의 ‘모든 것’이므로, ‘문학에 대한 이론’ 역시 ‘모든 것’들에 대한 이론으로 발전하지 않을 수 없다. 문학이론이 문학을 넘어 영화 비평, 미디어 비평, 정치 비평, 대중문화 비평, 철학, 사상 등 사유의 전 영역으로 확대되어온 역사가 이것을 증명한다. 그러므로 문학이론을 공부하는 일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사유하는 효과를 동반한다. 매우 ‘비전문적’인 학생들이 내 강의를 통해 ‘세상을 보는 다양한 패러다임’을 배웠다고 고백할 때, 나는 이론을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가장 큰 환희를 느꼈다. 이 책을 통해 문학 전공자는 전공자대로, 비전공자는 비전공자대로 세계를 읽는 다양한 시각들을 발견하기를 원한다. 세계는 간단하지 않으며 모든 이론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모든 이론은 오로지 ‘국부적(local)’ 정당성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며, 우리는 다양한 이론들의 각축장을 통과함으로써 세계를 읽는 유효한 ‘사유의 그물들’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 머리말, 「비평 언어의 매혹」 중에서
목차
- 머리말|비평 언어의 매혹
제1장 문학이론이란 무엇인가 · 015
제2장 신비평 · 029
비평의 객관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의도론의 오류와 영향론의 오류
내재적(intrinsic) 비평
“잘 빚은 항아리(well wrought urn)”?자족적 유기체로서의 시(문학 텍스트)
꼼꼼히 읽기(close reading) 그리고 시적 언어의 특수성?패러독스, 아이러니, 긴장, 모호성
미국 신비평은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가
제3장 러시아 형식주의 · 047
역사와 배경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
일상 언어와 시적 언어
낯설게 하기
파블라(스토리)와 슈제트(플롯)
모티프와 동기화
장치에서 미적 기능으로
후속 논의들
제4장 구조주의 · 071
구조란 무엇인가
구조언어학
구조인류학
구조주의 문학이론
블라디미르 프로프
A.J. 그레마스
츠베탕 토도로프
남는 문제들
제5장 바흐친 학파 · 101
들어가며
프로이트주의 비판
형식주의와 구조언어학 비판, 그리고 마르크스주의 언어 철학
다성성, 대화적 상상력, 이어성
유쾌한 상대성, 카니발의 세계
바흐친 학파가 이룬 것과 남긴 것들
제6장 마르크스주의 · 127
마르크스와 엥겔스
사회주의 리얼리즘: 민중성, 당파성, 세계관 그리고 창작방법
계급성, 당파성 그리고 민중성
세계관과 창작방법
리얼리즘 그리고 예술형식의 문제: 루카치와 브레히트
구조 혹은 탈중심화된 텍스트: 골드만, 알튀세, 그리고 마슈레
프랑크푸르트학파: 아도르노와 벤야민
현대 마르크스주의 문학이론: 이글턴과 제임슨
마르크스주의의 효과, 그리고 남는 문제들
제7장 포스트구조주의 · 163
고정된 의미는 없다
공리들을 의심하기
롤랑 바르트
자크 데리다
자크 라캉
미셸 푸코
들뢰즈와 가타리
포스트구조주의의 함의
제8장 탈식민주의 · 207
프란츠 파농
에드워드 사이드
호미 바바
가야트리 스피박
제9장 독자반응비평 · 241
한스 로베르트 야우스
볼프강 이저
스탠리 피쉬
조너선 칼러
롤랑 바르트
제10장 페미니즘 · 265
버지니아 울프
시몬 드 보부아르
케이트 밀렛
일레인 쇼월터
줄리아 크리스테바와 뤼스 이리가레
■찾아보기 / 292
책 속으로
현대문학이론에 대한 이해는 (문학을 포함한) ‘세계’를 읽어내는 다양한 패러다임을 익히는 일에 다름 아니다. 소위 ‘발상의 전환’이란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며,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서 우리는 그동안 보지 못한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게 보면 패러다임들은 다른 종류의 ‘맹목(blindness)’이 보지 못한‘통찰(insight)’을 제공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그 통찰의 이면에 맹목을 생산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모든 이론은 ‘총체적(total)’ 정당성을 갖는 것이 아니라 ‘국부적(local)’ 정당성만을 갖는다. 한 마디로 말해 ‘모든 것을 정확히 읽어내는 창(window seeing all things clearly)’은 없다. 우리는 수많은 문학이론들을 공부하면서 더 많은 통찰을 생산하고 맹목의 지점(blind point)을 지워나가는 도정에 있을 뿐이다. 이론들은 저마다 맹목과 통찰의 이면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폴 드망(Paul De Man)의 주장처럼 때로 맹목과 통찰은 동일한 것의 다른 이름이기도 한 것이다. (P.25)
이 모든 소음들 그리고 그 모든 결점에도 불구하고, (문학의) 형식으로 제한해서 이야기하자면, 러시아 형식주의자들만큼 이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든 이론도 흔치 않다. 더욱이 문학의 생명을 “낯설게 하기”에 둔 것은, 새롭지 않으면 더 이상 예술이 아니라는 슬로건과 등치되면서 문예(예술) 창작 영역에도 나름의 큰 영향력을 행사해오고 있다. 그러나 모더니즘을 거쳐 포스트모더니즘의 단계에 이르러 작가들은 ‘형식의 고갈’을 이야기한다. 더 이상의 새로운 형식은 없다는 것이다. 어찌할 것인가. 러시아 형식주의는 우리에게 계속 질문을 던진다. (P.66)
수많은 현대 문학이론 중에서도 마르크스주의만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효과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총체성(totality)’의 개념이다. 문학을 별도의 고립된 개체가 아니라 그것을 에워싸고 있는 세계와의 총체적 연관 속에서 이해하려고 하는 입장은 모든 마르크스주의 이론의 양보할 수 없는 최종적 입장이며, 마르크스주의가 갖고 있는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다만 문제는 문학과 세계 사이의 상관성을 설명하는 ‘다양한’ 방식이고, 그 안에서 문학_세계 사이의 무게중심을 절묘하게 유지하는 일일 것이다. 문학 쪽으로 너무 무게가 갔을 때, 문학의 사회성, 역사성에 대한 해명이 취약해질 것이고, 세계 쪽으로 과도하게 중심이 이동했을 때, 문학의 자율성에 대한 논의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P.154~155)
포스트구조주의가 대상의 다의성을 강조하면서 이제 그 누구도 사물에 대한 손쉬운 해답을 내놓기 어려워졌다. 사물은, 삶은, 역사는, 세계는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포스트구조주의의 세례 와중에 가장 큰 손실을 입은 것은 근대적 ‘주체’ 개념이다. 주체 이전에 언어가 존재하고, 주체 이전에 구조가 존재하며, 주체 이전에 권력이 존재한다는 성찰은 주체의 지위를 크게 약화시켰다. 이런 점에서 포스트구주주의는 근대적 주체에 대한 턱없는 신앙에 대한 야유이고 희화화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푸코나 들뢰즈/가타리가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는 다양성에 토대한 집단적 혹은 미시 정치학적 주체 개념은 하나의 희망이 아닐 수 없다. 주체는 믿음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냉정한 현실 속에서 생성되는 것이니만큼, 주체에 대한 근대적 ‘신앙’은 이제 설 자리가 없다. 그러나 삶의 주인이자 대상이 곧 인간인 만큼 엄정하면서도 정치(精緻)한 주체이론을 만들어내는 것은 포스트구조주의 이후의 모든 사유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P.200)
기본정보
ISBN | 9791158963347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8월 30일 |
쪽수 | 304쪽 |
크기 |
159 * 236
* 27
mm
/ 656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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