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가 있다/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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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미투운동의 의미를 되짚어보다.
한국 사회에서 반성폭력운동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미투운동은 그러한 반성폭력운동의 연장이면서 좀 더 변화하고 발전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미투운동과 이전의 반성폭력운동의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대중적인 지지의 확산이다. 그러나 많은 소송 사례들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대중적인 지지가 반성폭력운동에 어떠한 실질적 성과를 가져올지, 그러한 지지가 법체계의 변화로 제대로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보아야 하는 상황이다. 미투운동에 대한 반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 책은 매우 시의적절한 관찰을 보여주며 앞으로 우리 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필자들은 반세기 동안 축적된 여성학 연구 방법으로 성폭력 문제에 접근하고 있으며, 객관성으로 포장된 남성중심적 시각에 도전하기 위해, 그리고 성폭력을 범죄화하는 데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기 위해 여성들의 경험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인다. 이 책의 절반이 성폭력을 범죄화하는 요건을 둘러싼 법적인 문제들에 집중하고 있다면, 나머지 절반은 성폭력의 문제가 각 사회의 성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한국 사회의 성문화와 남성성이 구성되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학계와 운동 현장뿐만 아니라, 법정과 교실, 온라인 공간까지 넘나드는 이 책의 논의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성폭력 문제와 반성폭력운동을 광범위하고도 체계적으로 다룸으로써 우리 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창립 멤버이며 현재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글로컬 시대 아시아여성학과 여성운동의 쟁점』(공저), 『성폭력에 맞서다: 사례, 담론, 전망』(공저), 『페미니즘 레시피』(공저) 등이 있다.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남성 중심적인 사법 질서와 담론 속에서 성폭력 피해자의 경험이 타자화되는 과정, 성폭력 가해자가 행위를 정당화하고 스스로를 피해자화하는 논리, 성폭력 사건 해결의 의미와 조건 등을 연구 주제로 삼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 활동 중 가해자는 납득할 수 없는 감형과 무죄를 얻어내는 반면 피해자는 역고소를 당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같은 현상에 문제의식을 갖고 성폭력은 어떻게 시장화되었고 성범죄 전담법인은 어떤 방식으로 가해자의 감형 사유를 만드는지, 가해자는 어떻게 법시장의 합리적 소비자가 되었는지, 피해자는 피해를 인정받기 위해 어떻게 스스로 고통과 감정을 관리하는지 등을 조사하고 분석했다. 이 연구를 정리한 박사학위논문 〈성폭력 사건 해결의 ‘법시장화’ 비판과 ‘성폭력 정치’의 재구성에 관한 연구〉는 수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성범죄 가해자 지원 법시장 문제를 세상에 알렸다. 젠더폭력연구소 소장.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에서 활동했고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누가 여성을 죽이는가》(공저), 《페미니즘 교실》(공저), 《스스로 해일이 된 여자들》(공저)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여성학협동과정 부교수로 디지털 문화와 온라인 미디어를 젠더 관점으로 연구한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 여기 힙합』 『문화연구의 렌즈로 대중문화를 읽다』, 『페미니즘 교실』, 『핵심 이슈로 보는 미디어와 젠더』, 『모두를 위한 성평등 공부』, 『미투가 있다/잇다』 등 여러 책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온라인상의 여성혐오 표현」 등 다수의 논문을 썼다.
목차
- 머리말
‘강간죄’ 구성요건 개정운동의 의미와 과제_ 이미경
1. ‘강간죄’ 개정을 위한 운동의 역사적 배경과 맥락
2. 〈‘강간죄’ 개정을 위한 연대회의〉 활동의 내용
3. ‘강간죄’ 구성요건의 개정에 대한 국회와 정부의 대응
4. 강간죄 구성요건 개정운동의 쟁점
5. 남은 과제와 법개정운동의 방향
형법상 성폭력법체계의 개선방향 : 성적 자기결정권 의미구성을 중심으로_ 장다혜
1. 형법상 보호법익인 성적 자기결정권의 의미구성
2. 현행 형법상 성폭력법체계의 특징과 한계
3. 성적 자기결정권에 부합하는 성폭력법체계 개선방향
피해자다움을 왜곡한 안희정 1심 무죄 판결의 부당성_ 정대현
1. 안희정 1심 판결과 전형적 “다움”
2. 피해자다움의 특이성
3. 재판부의 피해자다움의 기술과 그 해석학
4. 재판부 피해자다움 해석학의 성격: 자연법적 체계
5. 피해자다움의 피해자 중심적 해석학: 인간법적 체계
6. 재판부가 피해자다움을 왜곡한 까닭
성범죄재판에서 ‘피해자다움’이란 있는가? :
좁은 의미의 피해자다움의 논리에 대한 비판적 논의_ 김선희
1. 좁은 의미의 피해자다움 개념: 최성호의 모델 비판
2. 피해자의 행위를 이해하는 시뮬레이션 모델
3. 피해자의 행위 주체성을 위한 법적 수행
부추겨지는 성폭력 역고소와 가해자 연대_ 김보화
1. 연구방법과 과정
2. 부추겨지는 성폭력 역고소들
3. 대항은 가능한가?
4. 누구의 말하기를 더 신뢰할 것인가?
남성 중심 온라인 공간의 미투운동에 관한 담론 분석_ 김수아
1. 성폭력 피해자의 ‘피해자다움’ 통념과 무고 담론
2. 온라인 공간의 특성과 커뮤니티 담론
3. 청년 세대와 남성성 담론
4. ‘미투운동’의 정의: ‘권력’ 문제인 성폭력
5. 남성-약자의 생활 세계 : 피해자 남성과 권력자 소수 남성
6. 답은, 펜스 룰 : 남성 약자의 자구책
7. 어떻게 남성성 모델을 재구성할 수 있을까?
#미투 잇기: 젠더 폭력과 페미니스트 실천‘들’_ 추지현
1. 신자유주의 질서와 접합되는 디지털 페미니즘?
2. 연구 과정
3. ‘변화’의 구상과 전략: 상이한 현실 진단과 변화 가능성의 경험
4. ‘위해’ 가능성에 대한 인식: 폭력 두려움과 불안정한 미래 전망
5. ‘소통’의 조건인 ‘논리’와 사회적 관계망
6. 젠더 부정의의 확증을 넘어 미래를 구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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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 책은 총 7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강간죄’ 구성요건 개정운동의 의미와 과제〉에서는 성폭력이 범죄가 되는 것이 폭행과 협박 여부가 아니라 동의 여부와 관련된 문제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또한 미투운동을 계기로 성폭력이 사회 전반의 문제임을 다시금 인식하면서 이제는 정말로 이 범죄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고 법에 반영할 때가 되었음을 주장한다. 특히 이러한 법의 개정이 사회 전반의 성에 대한 인식 변화와 깊은 연관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형법상 성폭력법체계의 개선방향: 성적 자기결정권 의미구성을 중심으로〉에서는 실제로 성폭력의 판단기준으로 동의 여부가 도입되기 위해서 필요한 근거와 현실적인 요건들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국가가 보호해야 할 개인의 권리로서 성적 자기결정권의 의미를 살펴보는 동시에, 실질적인 참고가 될 수 있도록 독일의 유형력 모델에서 동의 모델로의 이행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성적 자기결정권을 중심으로 성범죄를 인식하게 하는 전환이 쉽지 않은 만큼, 그러한 인식의 전환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을 개념 정의에서부터 실질적 제안까지 설득력 있게 엮어내고 있다.
〈피해자다움을 왜곡한 안희정 1심 무죄 판결의 부당성〉에서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안희정 씨에 대해서 재판부가 ‘피해자다움의 부재’를 논변으로 삼은 것의 타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재판부의 판결에 대한 합리적인 해석을 시도하는 동시에 그 해석의 오류를 비판한다. 자연법적 체계와 인간법적 체계를 구분해 살펴보면서, 상대주의적이고 개방적이며 공동체적인 인간법적 언어가 약자의 관점이나 소수의 의견에 열려 있음을 설명하고, 법관이 양심적 자율성을 가지고 약자의 편에 서서 판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성범죄재판에서 ‘피해자다움’이란 있는가?: 좁은 의미의 피해자다움의 논리에 대한 비판적 논의〉에서는 피해자다움이 좁은 의미의 정의에서도 여전히 피해자의 전형을 요구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성범죄 법정에서 피해자다움의 개념은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해자의 전형에서 벗어나는 예외적인 상황들은 셀 수 없이 많기 때문에 피해자다움이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한 후 법적 판결을 왜곡시키는 피해자다움의 모델 대신 피해자의 행위를 이해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모델을 제안한다.
〈부추겨지는 성폭력 역고소와 가해자 연대〉에서는 변호사 시장에서 성폭력 소송 사례가 늘면서 생기는 기획적이고 보복적인 역고소가 어떻게 가해자 연대를 조성하면서 성폭력 피해자들의 입을 효과적으로 막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 대항하기 위해서 변호사협회 차원의 규제와 더불어 성폭력 역고소 수사과정에도 적극적 조치를 도입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 이에 더해 가해자들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대항으로서 피해자 연대를 강조하며 구조적 폭력에 저항할 수 있는 언어들을 계속 생성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남성 중심 온라인 공간의 미투운동에 관한 담론 분석〉에서는 남성 중심 온라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청년 남성들의 연대를 다루고 있다. 남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 담론에 대한 분석을 통해 남성-약자 정체성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의 ‘자구책’으로 펜스 룰이 등장하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온라인 공간의 역할을 살펴보고 페미니즘 교육이 한국 남성성의 구성에 개입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미투 잇기: 젠더 폭력과 페미니스트 실천‘들’〉에서는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20~30대 여성들의 페미니스트 액티비즘 양상을 분석한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을 기점으로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서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게 된 여성들이 젠더 관계의 모순과 불의에 대한 인식은 공유하면서도 활동의 방식들은 조금씩 달랐으며, 폭력 피해의 두려움 때문에 페미니스트임을 밝히기를 꺼리기도 했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젠더 관련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지지를 받으며 이들이 변화하고 있음을 살펴본다. 또한 대학의 여성학 강의가 페미니즘 지식이 전달되는 장이기보다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으로서 학생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이야기하면서 젠더 교육의 진정한 과제를 생각해본다.
기본정보
ISBN | 9791158904104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1월 04일 |
쪽수 | 288쪽 |
크기 |
153 * 225
* 22
mm
/ 419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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