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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광에 물든 신화

작품으로 읽는 이병주 평전
김종회 저자(글)
바이북스 · 2022년 0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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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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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주 선생 타계 30주년 추모 특별기획, 작품으로 읽는 이병주 평전. 『월광에 물든 신화』는 이병주 선생 타계 30주년 추모 특별기획의 일환인데, 작품으로 읽는 이병주 평전이다. 문학의 성좌로 남은 나림 이병주는 역사를 새롭게 읽은 작가이며, 그의 소설들은 신화의 형상이 되었다. 이 책은 그러한 역사의식의 기록이자 성과로서, 한국문학사에 돌올한 외양을 보이는 이병주 소설의 세계를 증언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연구가 역사 소재의 작품에만 주목한 나머지, 대중 성향의 작품들이 어떤 진보와 성취를 이루었는가에 대한 논의의 장(章)을 여는 역할도 한다. 아직도 선생을 기억하고 아직도 그 작품을 애장(愛藏)하거나 숙독(熟讀)하고 있는 이들을 만날 수 있는 힘의 근원이 궁금하다면, 『월광에 물든 신화』를 한번 볼 것을 권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종회

김종회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6년간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1988년 《문학사상》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문단에 나온 이래 활발한 비평 활동을 해 왔으며 《문학사상》, 《문학수첩》, 《21세기문학》, 《한국문학평론》 등 여러 문예지의 편집위원 및 주간을 맡아 왔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 한국비평문학회, 국제한인문학회, 박경리 토지학회, 조병화시인기념사업회,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등 여러 협회 및 학회의 회장을 지냈다.
현재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촌장, 이병주기념사업회 공동대표,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환태평론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편운문학상, 유심작품상 등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문학과 예술혼』, 『문학의 거울과 저울』, 『영혼의 숨겨진 보화』 등의 평론집이 있고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 등의 저서와 『삶과 문학의 경계를 걷다』 등의 산문집이 있다.

목차

  • 책머리에

    1. 역사와 신화
    이병주 평전의 기술 방향 | 이병주 문학에 대한 평가 | 문학의 매혹, 또는 소설적 인간학

    2. 생애와 문학
    작가의 향토와 하동·진주 | 일본 유학, 학병 징집, 귀국 | 진주 10년과 6·25동란 | ‘언론’의 영광, ‘감옥’의 반전(反轉) | 작가 이병주, 본격적 입신(入身) | 백화난만(百花爛漫)한 장년의 작가 | 이야기의 재미와 삶의 교훈 | 『지리산』 이후 대하장편들 | 신군부 시대, 작가의 자리 | 세속적 몰락과 해학의 소설 | 큰 별 지고 더 빛나는 성좌(星座)

    3. 연보와 자료
    작가 및 작품 연보 | 이병주 문학 연구서지 | 이병주기념사업회가 재발간한 이병주 도서 목록

책 속으로

p. 27~28_ 문제는 그가 남겨놓은 이와 같은 유수의 작품들과 문학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당대 문단에서 그에 대한 인정이 적잖이 인색했으며 또한 그의 작품세계를 정석적인 논의로 평가해주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물론 거기에는 그 나름의 사유가 있다. 그가 활발하게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역사 소재의 소설들과는 다른 맥락으로 현대사회의 애정 문제를 다룬 소설들을 또 하나의 중심축으로 삼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발생한 부정적 작용이 결국은 다른 부분의 납득할 만한 성과마저 중화시켜버리는 현상을 나타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말하자면 지나치게 대중적인 성격이 강화되고 문학작품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양식의 수위를 무너뜨리는 경우를 유발하면서, 순수문학에의 지구력 및 자기 절제를 방기하는 사태에 이른 감이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 구체적인 예증으로 열거할 만한 작품이 너무 많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 측면을 제하여놓고 살펴보자면, 우리는 여전히 그에게 부여되었던 ‘한국의 발자크’라는 별호가 결코 허명이 아니었음을 수긍할 수밖에 없다. 일찍이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던 시절, 그는 자신의 책상 앞에 “나폴레옹 앞엔 알프스가 있고, 내 앞엔 발자크가 있다.”라고 써 붙여 두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이 오연한 기개는 나중에 극적인 재미와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의 구성, 등장인물의 생동력과 장쾌한 스케일, 그리고 그의 소설 처처에서 드러나는 세계 해석의 논리와 사상성 등에 의해 뒷받침된다.

p. 80~81_ 1963년 말 추운 겨울날에 영어(囹圄)의 몸에서 풀려난 이병주는, 한때 폴리에틸렌 사업을 시작하여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분야의 활동을 했다. 그러나 이 천생(天生)의 작가가 사업가로 성공할 가능성이 컸을 리 없다. 그는 이후에도 1966년에 ‘신한건재’라는 기업을 경영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아들 이권기 교수의 회고에 의하면, 사업을 할 때의 이병주는 사장실에 앉아 글만 쓰고 있었다 한다. 그리고 직원들에게는 원고료를 받아 월급을 준다고, 기다리라 했다는 것이다. 1965년 1월, 그는 다시 본업의 길을 찾아 《국제신보》 논설위원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드디어 그해 6월 월간 잡지 《세대》에 중편 「소설·알렉산드리아」를 발표함으로써 공식적이고 본격적인 작가의 출범을 알렸다.
이는 작가 자신에게는 물론, 한국문학사에 있어서도 만만찮은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그 당시로 돌아가 보면 그의 데뷔작 「소설·알렉산드리아」를 읽고 그 독특한 세계와 문학성에 놀란 여러 사람의 글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오늘에 그 작품을 다시 읽어보아도 한 작가에게서 그만한 재능과 역량이 발견되기는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겠다는 독후감을 얻을 수 있다. 산뜻하면서도 품위 있게 진행되는 이야기의 구조, 낯선 이국적 정서를 작품 속으로 끌어들여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용해하는 힘, 부분 부분의 단락들이 전체적인 얼개와 잘 조화되면서도 수미상관하게 정리되는 마무리 기법 등이 이 한 편의 소설을 편만(遍滿)하게 채우고 있었던 것이다.

p. 169~170_ 이렇게 걸출한 한국문학의 작가 이병주를 기리는 기념사업회가 발족한 지도 벌써 스무개의 성상이 흘렀다. 2021년은 이병주 탄생 100주년, 2022년은 그 타계 30주년이다. 학병, 좌우 대립, 감옥 체험 등을 거친 그의 생애는 한국 근대사의 아프고 슬픈 여러 사건이 휘몰아친 격동의 현장이었다. 그는 이 고난의 시기를 안으로 삭이고 문필로 승화하여 탁발한 체험적 진실과 역사성을 확립해 놓았다. 그러기에 10주기가 되던 2002년부터 우리 사회의 각계각층, 그리고 많은 문학인이 그의 뜻을 기리고자 한데 모여 기념사업회를 설립, 국제문학제를 개최하고 국제문학상을 시상해 온 것이다.
2008년 4월에는 하동군 북천면 이명산길에 이병주문학관을 개관하였고, 이후 지금까지 해마다 다양한 사업과 행사를 개최해오고 있다. 이병주 선집 발간은 2006년 한길사에서 중·단편집 3권과 장편소설 27권 등 30권을 발간하였고, 2021년 바이북스에서 중·단편집 1권과 장편소설 9권 그리고 에세이집 2권 등 12권을 발간하였다. 한길사의 선집은 주로 역사 소재의 소설을 위주로 하였고, 바이북스의 선집은 주로 대중적 수용력이 높았던 작품을 위주로 하였다. 이를 통해 20세기를 관통하며 한국문학에 큰 족적과 영향력을 남긴 이 대형 작가를 기념하는 한편, 우리 시대의 독자들에게 뜻깊은 소설 읽기의 분위기를 환기하자는 것이었다. 그동안 이병주기념사업회가 발간한 도서 목록은, 이 글의 3부 ‘연보와 자료’에 따로 기술해 두기로 한다.

출판사 서평

월광에 물든 신화
“장편소설 『산하』의 에피그램 ‘태양에 바래이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나, 그의 어록 중 하나인 ‘역사는 산맥을 기록하고 나의 문학은 골짜기를 기록한다’ 등이 모두 그와 동궤(同軌)의 맥락이었다.”
『월광에 물든 신화』는 이병주 선생 타계 30주년 추모 특별기획의 일환인데, 작품으로 읽는 이병주 평전이다. 이 책의 제목을 ‘월광에 물든 신화’라고 한 것은, 장편소설 『산하』의 에피그램 ‘태양에 바래이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에서 따온 것이다. 실재적 사실로서의 역사는 인간사의 깊은 굴곡에 숨어 있는 슬픔이나 아픔을 보여줄 수 없는 것이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장르가 소설이라는 선생의 확고한 지론(持論)을 기리는 것이다.
문학의 성좌로 남은 나림 이병주는 역사를 새롭게 읽은 작가이며, 그의 소설들은 신화의 형상이 되었다. 아직도 선생을 기억하고 아직도 그 작품을 애장(愛藏)하거나 숙독(熟讀)하고 있는 이들을 만날 수 있는 힘의 근원이 궁금하다면, 『월광에 물든 신화』를 한번 볼 것을 권한다.

조국이 없다
“조국이 없다. 산하가 있을 뿐이다. 이 산하는 삼천리강산이란 시적 표현을 가지고 있다. 삼천리강산에 삼천만의 생명이 혹자는 계산하면서 혹자는 계산할 겨를도 없이 스스로의 운명대로 살다가 죽는다.”
1960년 12월과 1961년 1월에 이병주는 두 편의 논설을 썼다. 앞의 것은 당시 월간 《새벽》의 주간을 맡고 있던 신동문(辛東門) 시인의 요청으로 1960년 12월 그 잡지에 실은 「조국의 부재(不在)」라는 글이었고, 다음의 것은 1961년 1월 1일 자기 신문의 연두사(年頭辭)로 「통일에 민족역량을 총집결하자」는 글이었다. 결과부터 말하면 5·16 군사쿠데타 이후 그는 이 글들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만약에 이 필화 사건으로 인한 감옥 체험이 없었더라면, 그는 언론인의 본업에 작가라는 부업을 갖고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2년 7개월의 절치부심 통한이 그 순서를 교정해버렸다. 어쩌면 그의 수감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한국문학의 한 세기를 가로지른 불세출의 작가 이병주를 얻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실록 소설가
“국내에서는 작가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역사 소재 장편소설들의 무대, 곧 하동·진주·부산 등이 생래적이고 체험적인 배경으로 도입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공간은 허구로서의 소설적 이야기에 사실성을 부여하는 효력을 발휘했다. 특히 이는 스스로 ‘실록 소설가’임을 자처하는 작가 이병주의 작품세계와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소설적 요소라 할 것이다.”
해외 여러 대륙에 걸쳐 그야말로 종횡무진한 소설의 지역적 환경은 작가의 곤고한 체험과 지적 편력, 그리고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그의 관심이 집중된 작품은 결국 고난의 세월을 보낸 자신의 개인사 및 우리 근대사의 질곡과 그 형상이 닮아 있는 경우였다. 학병, 군사독재에 의한 강제 해외 경험의 아픈 경험이 오히려 그에게 ‘실록 소설가’로서의 면모를 강하게 만들어주었던 것이다.
거듭 강조하자면 이 작가와 동시대의 작가 가운데 그처럼 광폭(廣幅)의 공간적 행보를 보인 작가가 드물었다는 측면에서 길이 그 의의를 새겨둘 만하다. 그것이 이 글로벌 또는 글로컬 시대에 있어서 우리 문학이 개척하고 추동해 나가야 할 길이기 때문이다.

큰 별 지고 더 빛나는 성좌(星座)
“이병주는 자신의 호(號)를 ‘나림(那林)’이라고 썼다. 작가 스스로 1984년 11월 월간《마당》과의 인터뷰에서 나림은 ‘어떤 숲’을 의미한다고 말한 바 있다. 조금 유별난 ‘나(那)’는 우리가 통용하는 한자어에서는 쓰지 않는 말이고, 중국어의 의문 접두어로는 흔히 사용된다. 그러하니 ‘어떤 숲’이라는 부정형으로 열려있는 개념의 숲, 그것도 문학의 숲을 지칭하는 듯한 그 풀이는 사뭇 설득력이 있고 눈길을 끌기도 한다.”
이병주의 문학관, 소설관은 기본적으로 ‘상상력’을 중심에 두는 신화문학론의 바탕에서 출발하고 있으며, 기록된 사실로서의 역사가 그 시대를 살았던 민초들의 아픔과 슬픔을 진정성 있게 담보할 수 없다는 인식 아래, 그 역사의 성긴 그물망이 놓친 삶의 진실을 소설적 이야기로 재구성한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월광에 물든 신화』는 그러한 역사의식의 기록이자 성과로서, 한국문학사에 돌올한 외양을 보이는 이병주 소설의 세계를 증언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연구가 역사 소재의 작품에만 주목한 나머지, 대중 성향의 작품들이 어떤 진보와 성취를 이루었는가에 대한 논의의 장(章)을 여는 역할도 한다. 나림의 소설들은 한국의 어느 작가도 흉내 내기 어려운 이야기의 재미로 풍성하기 때문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58772932
발행(출시)일자 2022년 05월 10일
쪽수 236쪽
크기
142 * 210 * 18 mm / 432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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