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원산어: 글밭에 흩어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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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겨레신문 > 2019년 11월 5주 선정
조선후기 남인ㆍ영남 문학의 복원
성섭의 『필원산어』서인이 정권을 장악하고
노론의 집권은 계속되었지만
남인의 독자적 학문과 문학 전통은 빛바래지 않았다
성섭의 생애기는 인조반정 이후 서인이 정권을 장악하고, 이후 노론의 집권이 계속되면서 남인은 점점 더 정국에서 소외되어가는 시기와 겹친다. 이 와중에 성섭은 당색을 넘나드는 폭넓은 독서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안목을 갖추고, 당대 문단의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필원산어』 속에 영남 문학의 과거와 현재를 소상한 기록으로 남긴다. 나아가 소외되고 냉대 받던 조선후기 남인ㆍ영남 문학의 근간을 복원하면서, 그간 성리학자 위주로만 서술되어온 탓에 무심결에 지나쳐버린, 영남 문화의 다채로운 면모들을 되살려낸다. 그러하여 이 책은 당대의 영남 문학에 대한 관성적 인식을 전환하고 재평가할 수 있는 계기까지 제공한다.
우리 고전문학의 정수를 가려 꼽은, 성균관대학교출판부 ‘시화총서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성섭
成涉, 1718~1788
본관은 창녕(昌寧), 자는 중응(仲應), 호는 교와(僑窩)이다. 성주(星州) 출신으로, 현령을 지낸 성기인(成起寅)의 아들이다. 조덕린(趙德?), 이광정(李光庭)에게 수학했다. 누차 과거에 도전했으나 실패하고 시작(詩作)과 산수유람에 몰두했다. 만년에 칠곡(漆谷) 월오(月塢)에 은둔하여 성리학에 잠심했다. 저술로 『필원산어(筆苑散語)』, 『교와문고(僑窩文稿)』가 있다. 영남 남인으로서의 뚜렷한 정체성과 폭넓은 독서에 바탕을 둔 독특한 시각으로 조선후기 남인 문단을 조명했다.
번역 장유승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을 거쳐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논저로 『쓰레기 고서들의 반란』, 『일일공부』, 번역서로 『현고기』, 『동국세시기』 등이 있다.
목차
- 서설
〈필원산어 상편 1〉
글밭에 흩어진 이야기|최치원, 박인범, 박인량의 시|최해의 시|최해와 조맹부의 시|김약수, 정윤의의 시|이인로와 한유의 시|이색의 시|정지상의 시|김부식과 정지상의 시|성삼문의 시|최치원의 시|이제현의 중국 여행|이제현의 시|노수신의 시|오상렴의 시|요체|불교어를 사용한 시|승려의 시|정이오의 시|강백년의 시|임춘의 시|박치안의 시|이나의 시|송도 제영시|목만중의 시|이길상의 시|왕백의 시|백원항의 시|백원항, 최사립의 시|정몽주의 시 1|이혼의 시|이규보의 시|이제현의 시|이견간의 시|정몽주의 시 2|정몽주의 시 3|권한공의 시|한종유와 이암의 시|이색의 시|전유의 시|조준의 시|권근의 시|이숭인의 시|이인로의 시|이인복의 시|유숙의 시|오순의 시|성석린의 시|이규보와 진화의 시|허종의 시|차천로의 시|권응인의 시|채응일의 시|문익점이 목면 씨를 얻어오다|심 진사의 시|최해의 시|소응천의 시|이희사의 시|신광수의 시|권근의 시|이숭인의 시|점철성금|김태현의 시|정지상의 시|시능살인|시능생인|정인홍을 비난한 시|탄금대 시|이명한의 시|회고시|권필의 시|이달의 시|성삼문과 최립의 시|오도일의 시|홍사묵의 시|목만중의 시|이황의 시|영남루 시|성사홍의 시|김이만과 권만의 시|이서우가 오상렴에게 준 시|박손경의 시|김이만과 박손경의 시|권응인의 이황 만시|정경세의 유성룡 만시|이안눌의 정구 만시|채팽윤의 이서우 만시|대궐에서 조회하고 지은 시|충선왕의 시|이존오의 시 1|이존오의 시 2|이숭인의 시|권필의 정철 만시|홍주원의 영창대군 만시|이달의 남사고 만시|이황이 이자현을 평하다|이황의 시 1|이황의 시 2|이달의 금강정 제영시|단종과 이옥봉의 시|명종 필적의 영사시|목시경의 시|조태억의 시|오수엽의 시|김안로의 시|두류산 화개동 바위에 새겨진 시|김방걸의 시|남인이 지은 만시|성안의의 총명|성이성의 호남 암행어사 시|김일손과 박은의 시와 문장|임숙영과 이안눌의 시|이제현의 시|김상헌의 시|권만의 시|이헌경의 시|강한의 시|정범조의 시|소식 삼부자의 시문|이준과 채팽윤의 시안|우리나라 사부|이홍덕의 문장|길재의 묘와 비석|유성룡의 지주중류비|성삼문의 무덤|허목의 「동해송」|조경과 임나산의 편지|신광한의 공부|김일손의 문장과 박은의 시|조선 중기 문장가|장유의 문장|강백년의 문장|김창협의 문장|허목의 「노량의총비문」|『퇴계언행록』 이본|이황과 조식의 관계|정인홍이 이황을 배척하다|이준민이 이황, 조식, 이항을 평하다|정인홍이 이황을 모함하다|이황의 학문|조식과 정인홍의 관계|유성룡에 대한 변호|강박이 지은 이인복 묘비명|우리나라 문장의 흐름|주자학의 도입|명나라 문장의 영향|정범조의 문장|이덕주의 문장|이민구의 문장|김시빈의 재주 1|김시빈의 재주 2|이복후의 문장과 학문|남구만, 남학명, 남극관 3대의 문명|이중광의 행적|김성탁의 운명을 예고한 시|송익필과 박형의 사람됨|홍여하와 그의 저술
〈필원산어 상편 2〉
신유한이 권만의 시를 보고 붓을 놓다|맹숙경의 시|채제공의 시|정구가 김우옹에게 준 시|성삼문의 「몽유도원도」|유성룡의 고난|성안의의 생애|단양의 운암|유성룡이 임금의 마음을 돌리다|김성일의 강직한 말|최영경의 과격한 말|강서의 감식안|성제원의 시화를 첩으로 만든 춘절|이항복의 감식안|이덕형이 산송을 해결하다|허엽을 위로한 심대부의 시|신원되지 못한 백유양|허적이 이인을 만나다|허적의 어린 시절|당쟁을 조정한 이이|이홍업이 송시열을 만나 『주역』을 묻다|송시열의 글 1|송시열의 글 2|김강한의 생애 1|김강한의 생애 2|경전 독서법|김낙행의 생애|채제공 사건을 계기로 역사를 읽고|김시습의 행적|사추와 김후직|경상도 출신 정승|경상도 출신 대제학 1|경상도 출신 대제학 2|경상도 출신 독서당 학사|경상도 출신 청백리|조선의 역대 대제학|『주역』에 밝은 이세형|강해의 변려문|노인의 생애|성제원의 예언|자라를 살린 이공린|관리의 능력이 부족한 신광한|사초를 불태운 사관|아들을 선발하지 않은 정승|연산군이 중종을 미워하다|성종의 판결|선조가 왕위를 계승하다|홍계관의 점술|조양래의 예언|충성스러운 김우추의 여종|절개 있는 무당|효자담의 유래|신유한의 판결|식견 있는 박필위 아내|조덕건의 집안 다스림|신유한과 최성대의 허풍|박진귀의 예언|언어유희|소인은 등용하지 않는다|역적은 아무데서나 나오지 않는다|신선은 존재하는가|이준민이 술을 좋아하다|흰머리를 뽑는 이유|송찬의 일화|윤효언의 몸가짐|우리나라 상수학|이서우의 「환호설」|이찬이 귀신을 쫓아내다|여효사의 환술|서경덕이 전우치를 굴복시키다|『대학』과 『중용』|정종로와 임영의 편지글|과문의 명인|귀신을 만난 정석유|시마|윤회|살인사건을 밝혀낸 이세재와 구봉서|홍석무의 용맹|윤탁연이 보은단을 받다|이현중의 문장|이세황이 술을 마신 뜻|이달중과 이학중의 문장|조덕린의 문장|이광정의 인물평|김창문의 시|성석하의 시|손덕승의 시|대구 백일장
〈필원산어 하편 1〉
말조심|여수|주령|짐승의 말을 이해한 백귀년|욕심 없는 이사형|이동양의 생애|육지의 생애|소식의 생애|소식의 시 1|소식의 시 2|소식의 시 3|주돈이를 존경한 소식|황정견의 전생|조맹부를 비난한 시|악비 묘소 제영시|송 고종의 죄과|악비의 문장|가계지의 청렴|누비의 시|진랍국의 석탑|천자의 기운|천문으로 명 태조의 동태를 살피다|진경의 직필|음덕을 쌓아 잃어버린 아이를 찾다|청렴한 동사의|백성의 노래로 시대를 읽다|시인의 자부심|방불형용격|가도와 맹교의 시|시 때문에 곤궁해진 사람|설령지와 현종의 시|상장의 생애|주자의 호승심|육구연이 문인에게 모욕을 당하다|왕세정의 시론|시서 짓는 법|소식의 판결문|설날 시|수도는 아름다우면 안 된다|송 고종을 비판한 시|남송 유민의 시|송 고종의 시|성조 강희제 1|송나라 황릉의 운명|성조 강희제 2|5대조모 김씨의 청렴|꿈에서 지은 시|여동빈의 시|왕수인의 시|평수길의 공과|평수길의 생애|『법언』을 읽고|생쥐 이야기|시화설|명나라 황제가 환술에 속다|전당 천축사|건주 여진과 홍타이지의 조선 침략|왕세정의 후회|왕안석과 소식이 서로의 재주를 아끼다|건륭제가 조선 문인을 칭찬하다|진회가 지장보살에게 벌을 받다|왕안석의 그릇된 자식 사랑|황겸제와 주희의 백성 구휼|성기인의 교화|용을 본 경험담|한 문제와 가의가 귀신에 대해 문답하다|소옹의 「무명공전」|전극항의 운명|고유의 죽음을 애도한 만시|채제공이 유승현과 권만의 공로를 아뢰다|김항광이 잉어의 보은으로 과거에 합격하다|이산두, 홍중징, 이태화의 관상|이세황의 생애|이학중의 학문|영랑의 단서(丹書)와 허목의 동해비|성기인이 이구의 딸을 구하다|김인후가 저승의 재상이 되다|월오의 대나무|김시민의 신이한 행적|상주 공갈못 전설|강박이 아들을 곡한 시|이상발의 시
〈원문〉
필원산어 상편 1|필원산어 상편 2|필원산어 하편 1
찾아보기
책 속으로
ㆍ 옛사람도 한가로이 지내면서 기록한 말이 있었던 것이다. 내가 문장에 능하지는 못하지만 노닐고 쉬었던 곳은 서적의 동산이었고, 깊이 탐구한 것은 모두 괴이한 이야기였다. 옛 책에서 찾기도 하고 견문에서 뽑기도 하여 산어(散語)라고 이름하였다.
―본문 35쪽, ‘글밭에 흩어진 이야기’ 중에서
ㆍ 옛사람이 말하기를, “시는 사람을 곤궁하게 할 수도 있고 사람을 현달하게 할 수도 있다.” 하였다. 나는 시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고 여긴다.
―본문 130쪽, ‘시능살인(詩能殺人)’ 중에서
ㆍ 옛 성현의 문장은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애초에 이와 같은 문장을 배울 의도가 있었겠는가. 마음속에 이러한 실질이 있으면 반드시 밖으로 이러한 문장이 나오는 법이다. 마치 하늘에 이 기(氣)가 있으니 반드시 해와 달과 별이 빛나고, 땅에 이 문(文)이 있으니 반드시 산천과 초목이 줄지어 늘어서는 것과 같다. 성현의 마음이 이미 이처럼 정밀하고 순수한 실질이 있어 그 안을 가득 채웠으니, 밖으로 드러나는 것도 반드시 저절로 조리 있고 분명하며 빛을 발하여 감출 수 없는 것이다.
―본문 271쪽, ‘우리나라 문장의 흐름’ 중에서
ㆍ 바다에는 괴물이 많다. 여수(女樹)라는 것이 있어 동이 트면 어린아이를 낳는데, 해가 뜨면 걸어 다니고 아침 먹을 때는 소년이 된다. 해가 중천에 뜨면 장년이 되고, 저물녘에는 노년이 되고, 해가 지면 죽는다. 다음날도 그렇게 된다. 이것은 석가모니의 사문유상(四門遊賞)과 같다. 사람이 세상을 사는 것도 이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본문 460쪽, ‘여수’ 중에서
출판사 서평
남인 문사 성섭과 『필원산어』
그리고 조선후기 정치 지형도
성섭은 누대에 걸쳐 문과 급제자와 관료를 배출한 명문가의 후예였으나 누차 과거에 낙방한 끝에 산수 유람과 저술에 몰두하며 여생을 마친 인물이다. 그의 생애는 통상 3기로 나뉘는데, 1기는 과문(科文)으로 명성을 떨치던 젊은 시절, 2기는 불우한 처지로 시작(詩作)과 유람에 몰두한 중년, 3기는 성리학에 잠심한 만년이다. 현전하는 성섭의 저술은 대부분 2기와 3기에 지은 것으로, 노년에 그는 대개의 영남 문인처럼 성리학에 침잠하였으나, 젊은 시절부터 축적한 문학적 역량은 저술들에 고스란히 남았다.
그가 활동한 18세기 중반, 영남 남인의 고립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었다. 중앙 진출의 어려움도 어려움이었지만, 무엇보다 영남 남인에게는 선진 문물을 접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영남 남인은 퇴계의 학설이나 고수하며 더욱 보수화되는 면모를 보인다. 더구나 정치적 박해로 인해 그들의 저술 또한 전하지 않는 것이 많은 탓에, 독자적인 학문적ㆍ문학적 전통을 지녔던 남인 문단의 실상은 여태껏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당연히 그들의 문학적 성취는 소홀히 취급되기 일쑤였거니와 당대 문학사가 노론 위주로 서술되어온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학사의 공백을 채울 수 있는 문헌이 남인 문인들에 의해 편찬된 시화서이다. 이극성(李克誠, 1721~1779)의 『형설기문(螢雪記聞)』과 강준흠(姜浚欽, 1768~1833)의 『삼명시화(三溟詩話)』가 근기 남인의 시화라면, 이경유(李敬儒, 1750~1821)의 『창해시안(滄海詩眼)』과 이 책 『필원산어』는 영남 남인의 시화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영남 남인들의 시와 일화는 다른 문헌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많아 자료적 가치를 더한다.
『필원산어』의 구성과 의의
『필원산어』는 「상편 1」 156칙, 「상편 2」 88칙, 「하편 1」 82칙 등, 총 326칙의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체계가 부족한 시화의 특성상 각 부의 성격을 단언하기는 어려우나, 「상편 1」은 대부분 기존 문헌을 전재한 것이다. 40여 칙은 『동인시화』에서 초록한 것이며, 이를 포함하여 전체의 2/3 정도는 조선 중기까지의 인물과 사건을 다루었다. 이 부분은 기존의 문헌들을 적극 활용하였다. 「상편 1」의 후반부와 「상편 2」는 저자의 견문이 주를 이루며, 저자와 동시대에 살았던 인물들이 주로 등장한다. 「하편 1」은 중국 문인의 일화와 기이담(奇異談)이 주를 이룬다.
1. 폭넓은 독서에 바탕을 둔 초록
성섭의 독서는 범위가 상당히 넓었다. 그가 폭넓은 독서에 힘입어 박식하였다는 점에는 제가의 견해가 일치한다. 남인 선배들의 저술을 자주 인용했지만, 그의 독서 범위는 당색을 넘나들었다. 무엇보다 『필원산어』가 조선시대 문학사를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제공하는 것도 이와 같은 저자의 폭넓은 독서 덕택이다.
성섭은 주자학의 도입과 명나라 문장의 수용을 조선 산문사의 변곡점으로 인식한 뒤, 조선시대 주요 문장가를 두루 평론하고, 사부(辭賦), 과문(科文), 척독(尺牘) 등 문체별로 대표 작가를 선발했으며, 나아가 산문사를 새롭게 구성했다. 특히 ‘우리나라 문장의 흐름’에서 서술한 조선시대 산문사는 당색과 시대를 넘나드는 성섭만의 폭넓은 독서 결과다.
2. 신빙성 있는 견문에 의거한 서술
『필원산어』에서 가장 가치 있는 부분은 저자가 직접 견문한 내용이다. 당시 현지에서 직접 견문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영남 문인들의 일화가 풍부하다.
우선 저자의 선조들에 대한 일화가 자세하다. 12대조 성사홍(成士弘)의 시 2수 및 다른 문인들의 차운시를 수록하고, 5대조 성안의(成安義)가 어릴 적 시를 지은 일화 및 생애를 소개했다. 고조 성이성(成以性)의 암행어사 시절 일화는 『춘향전』과 유사하여 이미 주목을 받았다.
저자의 선조 이외에 장인 이세황(李世璜) 등 주변 인물들에도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였다. 이중광(李重光), 신돈항(愼敦恒), 권득중(權得中), 김강한(金江漢), 김낙행(金樂行), 강해(姜楷), 이현중(李顯中), 김창문(金昌文), 손덕승(孫德升) 등이다. 덧붙여 저자가 직접 만난 경험을 서술하거나 전해들은 이야기를 기록했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문인을 발굴ㆍ소개하여 조선후기 영남 문단의 실상을 전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물론 성섭이 기록한 견문 중에는 사실로 보기 어려운 것도 많다.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묘사한 부분은 자연현상을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김인후가 저승의 재상이 되었다거나 김시민이 괴물과 싸웠다는 일화, 상주 공갈못 설화 등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당대 널리 전승되던 구전 설화를 문헌으로 정착시켰다는 의의가 있다.
3. 영남 남인으로서의 정체성 피력
시화는 문학비평서의 성격과 함께 당론서의 성격을 겸하고 있다. 조선시대 시화 가운데 당색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원산어』 역시 저자의 당색이 뚜렷이 드러난다. 이는 노론의 영수 송시열(宋時烈)을 시종일관 부정적으로 서술한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가 청나라에 비교적 우호적인 시선을 보냈던 것도 송시열이 주도한 대명의리론에 대한 반발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성섭의 당파적 입장은 이황을 위시하여 유성룡(柳成龍), 정경세(鄭經世), 정구(鄭逑) 등 영남 유현들의 일화를 자주 거론하고, 그들에게 꼬박꼬박 ‘선생’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점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필원산어』의 가치
하지만 이렇게 남다른 문학사적 의의를 지닌 『필원산어』는 아쉽게도 지금까지 좀처럼 조명을 받지 못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성이성의 암행어사 시절 일화가 『춘향전』의 내용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거론된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는 이 책이 전하는 풍부한 정보 가운데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필원산어』는 문재(文才) 넘쳤던 한 남인 문사의 견문을 바탕으로 서술된 영남 문학사이자, 영남 문화의 다채로운 면모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야말로 영남 지역 문화 연구의 보고(寶庫)라 아니할 수 없다.
그간 조선후기 시화는 대체로 기존의 시화를 전재하는 데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독창적인 견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 책은 저자 성섭의 폭넓은 견문과 독서에 바탕을 둔, 독특한 시각들을 풍부하게 보여준다. 이는 앞으로 『필원산어』가 단순히 영남 문단의 실상을 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조선시대 문학사와 문화사 연구 전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본정보
ISBN | 9791155503461 |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11월 15일 | ||
쪽수 | 792쪽 | ||
크기 |
156 * 222
* 57
mm
/ 1123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시화총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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