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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계절 밥상 여행

제철 별미를 지역별로 안내하는 맛있는 여행기
손현주 저자(글)
생각정거장 · 2016년 10월 31일
7.9
10점 중 7.9점
(7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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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여행하며 즐기는 맛있는 여행 에세이『열두 달 계절 밥상 여행』. 이 책은 제철 별미를 지역별로 안내하는 맛있는 여행기로, 지역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와 그 재료가 생산되는 과정, 음식을 선보이게 되는 과정(조리법)과, 한 끼 식사를 차려내는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여행 작가이자 사진가, 와인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저자 손현주가 선보이는 제철 음식 여행을 떠나보자.

알면 알수록 더 매력적인 우리나라 각 지역의 제철 재료와 이를 토대로 만들어지는 밥상을 소개한 책. 지역의 제철 밥상에는 소박한 인심과 따뜻한 밥상, 우리나라 제철 산지의 음식, 그리고 전통을 지켜나가는 장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알고 가면 여행이 더욱 깊어진다. 저자가 여러 차례 맛보고 소개하는 음식 이야기를 통해 지역의 삶과 문화를 이해해보자.

작가정보

저자(글) 손현주

손현주

저자 손현주는 음식과 와인 칼럼니스트, 여행 작가, 사진가. 전 〈경향신문〉 기자. 20년간 잘 다니던 신문사에 홀연히 사표를 내고 2010년에 안면도로 귀향했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집에서 글을 쓰고 섬을 떠돌며 사진을 찍는다. 익숙하지 않은 길을 걸을 때 행복하다. 책 속에 묻혀 예술에서 역사, 인류학까지 뒤죽박죽 읽으며 영감을 얻는 새벽 2시 47분을 좋아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책을 읽고 쓰고 사진을 찍는 삶을 꿈꾼다. 런던과 서울 등에서 사진 개인전을 열었다.

지은 책으로 《계절 밥상 여행》 《와인 그리고 쉼》 《태안 섬 감성 스토리》 《사랑이 파리를 맛있게 했다》 등이 있다.

페이스북 www.facebook.com/hyunjoo.sohn

목차

  • 프롤로그 _4

    1월

    베지근한 영혼의 국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_ 꿩메밀칼국수
    뱃사람들이 고추장에 비벼 먹던 음식 경상북도 포항시 _ 물회

    2월
    바다 향 머금은 선홍빛 홍합 꽃 경상북도 울릉군 _ 홍합밥
    수박 향 나는 새조개 초밥 한 점 충청남도 홍성군 _ 새조개초밥

    3월
    푸른 기운 동동 뜬 쑥과 도다리의 흰 살점 경상남도 통영시 _ 도다리쑥국
    짭조름하면서도 달큰한 회 한 젓가락 충청남도 당진시 _ 실치회

    4월
    술 깨는 안주 ‘내 맘대로 계절 술상’ 광주광역시 _ 제철 백반
    고집불통 맛의 비결 하나. 청주 경주집버섯찌개 임영수 씨 / 둘. 태안 화해당 김경례 씨

    5월
    꽃잎처럼 얇게 저민 아릿한 ‘낭만 독’ 한 점 경기도 파주시 _ 황복회
    고집불통 맛의 비결 셋. 약이 되는 사찰음식 만드는 홍승스님 / 넷. 간월도 섬마을 어리굴젓 유명근 씨

    6월
    양은밥상에 내온 작은 우주 강원도 화천군 _ 병풍쌈
    주문만 하면 다 내주는 밥집 전라남도 해남군 _ 닭 육회

    7월
    편육 얹어 뚝뚝 끊어 먹는 든든한 한 젓가락 강원도 춘천시 _ 메밀국수
    삶이 허기질 때, 달큰한 한 뚝배기 경상북도 안동시 _ 선지해장국

    8월
    저수지 풍광을 보며 몸보신 한 그릇 충청남도 예산군 _ 어죽
    진득한 애수 한 점, 보양식 중 최고봉 전라남도 목포시 _ 민어

    9월
    눈 질끈 감고 먹는 스테미너 요리 부산광역시 _ 곰장어
    김 모락모락 나는 추억을 먹다 경상북도 포항시 구룡포 _ 찐빵과 단팥죽

    10월
    팥잎무침과 콩잎 장아찌가 있는 토속 밥상 대구광역시 _ 한정식과 따로국밥
    연포탕과 갈낙, 척척 앵기는 한 그릇 전라남도 영암군 _ 세발낙지

    11월
    1년 묵힌 게국에 갈배추를 버무린 음식 충청남도 태안군 _ 게국지
    그리움으로 말아내는 존재의 밥 충청남도 예산군 _ 묵밥

    12월
    흐물흐물 못생겨도 속풀이엔 최고 강원도 동해시 _ 물메기탕
    흰 눈 맞으며 타닥타닥, 맛있는 소리 충청남도 보령시 _ 굴 구이
    고집불통 맛의 비결 다섯. 전주 가족회관 김년임 씨

추천사

  • 요리책도 아니고, 여행책도 아니고, 사진집도 아니고, 정보서도 아니고, 인문학 책도 아닌데 놀랍게도 이 모든 게 다 담겼다. 소박했던 우리의 가정 음식과 지혜롭게 만든 향토 음식을 보여주는 진정성 있는 책이 있었으면 하고 갈급했는데 딱 맞는 책이 나왔다. 읽다 보니 어머니와 함께 제주도, 경상도, 전라도 등 전국의 향토 음식을 조사하던 추억이 떠오른다. 마음 맞는 친구와 이 책을 들고 지역의 잊힌 음식들을 다시 공부하고 싶다. 계절마다 지역마다 다채로운 음식을 보고 있자니 마치 음식을 주인공으로 한 재미있는 단편소설을 보는 것 같다.

  • 언젠가 손현주 작가가 내게 제안을 했다. “나중에 이곳에서 살아봐요. 진짜 재료가 무한정이야. 빈자리도 하나 봐 놓을게요.” 그래서 나는 은퇴하면 저 양반 동네로 가게 되어 있다. 가만 생각해봤다. 우리는 잘 아는 사이도 아니지 않아? 다만 그의 목소리와 눈빛, 간혹 보던 사진과 글로 작가를 다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책을 읽으니, 아 이 양반은 이런 사람이구나 싶다. 별 이익도 없을 출장을 완보로 다녔구나. 책에 나온 음식과 사람들은 지은이의 생각대로 맛이 들었다. 각 계절을 놓치지 않고 전국을 누비고 다녔을 이 사람의 공이다. 글과 사진을 마음에 새기고 박게 된다. 가슴에 품어서 ‘따숩게’ 해서 먹던 먼 옛날의 밥 같은 책이다.

  • 요리를 하다 보면 먹으러 다니는 즐거움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맛있는 걸 함께 먹으면 더욱 즐겁다. 맛있는 밥상을 마주 대할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기본’이다. 사소한 원칙이 밥상의 질을 결정하고, 그 음식을 빚어내는 사람의 마음이 음식에 담긴다. 《열두 달 계절 밥상 여행》에는 각 지역 식재료에 대한 이야기와 그 재료로 정성껏 한 끼 식사를 차려내는 사람들의 정성, 그리고 삶의 철학이 담긴 음식 이야기가 가득하다.

책 속으로

젓가락으로 쓱쓱 뒤집어 고추장과 섞고, 회를 건져 먹다가 밥을 두어 수저 말아 후루룩후루룩 퍼먹었다. 담백한 회와 밥, 고추장의 맵고 텁텁한 맛이 기교 없이 어우러지는 순수 물회다. 날씨가 더울 땐 물 대신 서걱서걱하게 간 얼음을 내준다. 얼음이 녹아가며 자박자박 적당하게 물회의 농도가 맞아 들어간다. 물의 양을 조절하지 못하는 물회 초보자들은 주인 도움이 필요할 듯하다. ‘치우치지 않고 적당하다’는 것이 늘 맛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요즘 식당에서 선보이는 자극적인 물회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이 물회가 맛없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그래서 식초를 타먹도록 배려는 하지만, 이 집에서 권하는 전통 뱃사람들의 물회는 이렇게 단순하고 수더분한 ‘고추장 물회’다.
_ 1월, 경상북도 포항시(물회)

마을 중심에는 농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가 있다. 농협 역시 지역 주민들에게 기회를 주었다. 매장 앞쪽에 개별 박스를 만들어, 농부들이 직접 농사지은 친환경 곡식이며 야채, 말린 나물 등을 팔 수 있도록 자리를 제공했다. 농부들의 휴대전화는 마트의 CCTV와 연결되어 언제든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농부들은 들판에서 일을 하다가도 자신의 매대에 물건이 떨어졌는지를 가끔 확인한다. 부족한 것은 수시로 채워 놓는다. 물건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자체 조율을 했다. 농산물 중 질 좋은 물건은 서울로 보내고, 남은 무녀리 야채는 저렴한 가격에 내놨다. 신선도가 떨어진 것은 다시 거둬들였다. 물건 가격은 생산자 맘대로다. 그러니 같은 물건이라도 철수네와 순이네 야채의 가격이 다르다.
_ 2월 충청남도 홍성군(친환경 야채밥상)

사진 좀 찍자고 그를 담벼락에 세웠더니 주먹만 안 올렸지 눈빛이 영락없는 ‘쌈닭’이다. 악수를 청하며 손을 내미는데 드세기가 그야말로 낫자루다. 그런데 그의 직업은 ‘요리하는 시인’이다. 점심에는 어머니가 맞이하는 밥 손님을 거들고, 오후 4시쯤 되면 안줏거리를 준비하여 선술집 불을 켜는 남자. 그렇다. 〈미역국에 꼭 낙지만 넣진 않는다〉고 척척 ‘앵기게’ 글을 써대는 김옥종 씨는 이종격투기 K1 선수 출신이다. ‘문학 소년’이었다고는 하지만 의리 좀 있어 보이는 인상을 보니 젊은 시절 부모님 속깨나 썩였겠다 싶다. 그런데 지금의 그는 다르다. 한때 막걸리 30병을 먹었던 기운을 칼과 도마에 쏟으며 난도질하듯 글로 음식을 ‘조수고(다지고)’ 있다. “시가 언제 나오더냐”는 우문을 던지자 그는 계면쩍게 웃으며 “외롭지 않고 어찌 시가 나오겠냐”고 말끝을 흐렸다. 첫사랑에 실패하고 나면 다 시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시는 한 호흡에 써야 하고, 한 잔 마시고 신이 내려야 글이 나온다고 했다.
(중략)
전에는 자랑 같아서 손 많이 간 얘기를 잘 안 했는데 요즘은 들으라고 버럭버럭 외친단다. “먹고 술 빨리 깨면 다 내 덕인 줄 아쇼잉. 내가 그것이 숙취에 좋다 혀서 40분간 불 앞에서 그 짓거리하고 자빠졌응게. 그걸 아능가 몰라.” 어머니가 차려내는 느낌의 식당. 5,000원짜리 백반에는 곰삭은 굴젓과 제철 나물, 생선 조림과 김 씨의 재기가 곁들여져 묘한 맛의 공식을 만들어낸다. 오후 4시까지 예약이 들어오지 않으면 아예 술 마시러 나갈 참이라는 김 씨에게 생의 치열함보다는 자유로운 감성과 낭만이 느껴진다. 좌탁에서 막 일어서는데 유쾌한 감성으로 써 벽에 붙여둔 ‘상황 인식판’이 눈길을 끈다.
_ 4월 광주광역시(제철밥상)

“음식은 온도에요. 밥은 따끈해야 하고 간장게장은 차가워야 합니다. 그래서 전 시간이 걸리고 불편하지만 금방 지어 윤기가 흐르는 돌솥밥을 매번 지어 내놓습니다. 김이 폴폴 나는 밥을 게딱지에 얹어 비비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눈을 질끈 감게 하지요. 게장의 맛을 돋우기 위해 김치도 내지 않아요. 멸치육수와 게장용 간장으로 맛을 낸 싱거운 계란찜과 나물, 바로 지져낸 배추전 등만 올립니다. 조미료를 쓰지 않아 첫 맛은 밋밋할 수 있으나 씹을수록 재료의 고소함이 살아나는 것이 우리 집 밥상의 특징이에요. 저희 집 간장게장 만드는 비결요? 특별한 것은 없어요. 음식은 식재료가 좋으면 되는 거예요. 간장게장을 만드는 방식은 아주 단순합니다. 내 식구가 먹는 음식처럼 기본을 지키는 것이지요. 신선하지 못하고 뭔가를 숨겨야 할 때 양념이 강해지는 것 아닐까요.”
_ 4월 고집불통 맛의 비결(간장게장)

출판사 서평

쉬엄쉬엄 여행하며 즐기는 맛깔난 여행 에세이
안 가면 후회하고 다녀오면 또 가고 싶은 맛있는 여행


“계절마다 지역마다 다채로운 음식을 보고 있자니
음식을 주인공으로 한 재미있는 단편소설을 보는 것 같다.”
_ 한복려(조선왕실 궁중음식 기능보유자)

제철 별미를 지역별로 안내하는 맛있는 여행기

음식은 낯선 장소를 경험하는 가장 빠르고 현실적인 방법이다. 또한 만족스러운 여행을 되짚어보면 그 안에는 꼭 음식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여행 작가이자 사진가, 와인 칼럼니스트로 활발히 활동하는 지은이가 4년 만에 다시 맛있는 제철 음식 이야기를 선보인다. 《열두 달 계절 밥상 여행》에는 그 지역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와, 그 재료가 생산되는 과정과, 그 음식을 선보이게 되는 과정(조리법)과, 그리고 그 한 끼 식사를 차려내는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지금은 야채와 과일이 계절 구별 없이 연중 밥상에 오릅니다. 지구 반대편의 식재료도 의심 없이 우리의 식탁에 올라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골에 가면 억척스럽게 텃밭을 고집하거나 수십 년 대대로 손끝 맛을 이어 오는 토속 밥상이 아직도 건재합니다.” (프롤로그)

음식은 곧 삶의 한 부분이고, 때로는 삶의 모습을 결정짓는다. 그러기에 음식은 여행의 선택 사항이 아니며, 여행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지은이는 그 지역의 밥상들을 1년 내내 찾아다니며 먹어보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지역을 지키는 그 건강한 밥상을 찾아 우리나라 전역을 1년 내내 돌아다녔습니다. 제주도와 울릉도부터 우리나라의 마지막 오지 비수구미 마을까지 돌았습니다. 모진 바람을 맞으며 길을 걷고 섬을 돌았지만, 마을 모퉁이에서 따끈한 밥상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촌부들은 혼자 불쑥 들어서는 절 반겨주었고 고봉밥을 내어 주었습니다.” (프롤로그)

이 책에서는 알면 알수록 더 매력적인 우리나라의 각 지역의 제철 재료와 이를 토대로 만들어지는 밥상을 소개한다. 지역의 제철 밥상에는 소박한 인심과 따뜻한 밥상, 우리나라 제철 산지의 음식, 그리고 전통을 지켜나가는 장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알고 가면 여행이 더욱 깊어진다. 지은이가 여러 차례 맛보고 소개하는 음식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지역의 삶과 문화를 한꺼번에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에는 각 지역을 여행하면서 놓치면 아까운 여행 루트와 함께, 인터넷이나 SNS로는 쉬이 찾기 어려운 지역 전통주를 꼼꼼하게 소개했다. 와인 칼럼니스트답게, 각 지역의 술에 대한 향과 맛을 평가하면서 어울리는 음식까지 곁들여 소개한다. 또한 지도와 함께 제공되는 맛집 지도 리스트는 지은이가 직접 가보고 소개하는 만큼 믿음이 간다. 단순히 맛있어서 맛집이 아니라 주인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까지 저자는 집요하게 파고들어 그 안에 담긴 내밀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전한다.
유명 블로거들이 소개하는 천편일률적인 ‘맛집 리스트’가 식상했다면, 방송에 등장해 소란스러운 음식점을 피하고 싶다면, 남들이 가보지 않은 나만의 여행 루트를 짜고 싶다면, 《열두 달 계절 밥상 여행》이 제안하는 작지만 깊은 제철 밥상 여행을 떠나보자.

음식으로 기억하는 여행의 순간들, 여행의 감성들

《열두 달 계절 밥상 여행》에서 지은이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오랫동안 지역의 맛을 지켜온 맛 장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은이가 이야기를 끌어내는 방법은 단순하다. 이 집이다 싶으면 아예 주인의 돈 통 옆에, 부엌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어떻게 가게를 시작했는지, 양념은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맛을 내는 비결은 무엇인지 묻고 또 새긴다. 주인들은 자신이 차려내는 밥상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다. 경주집버섯찌개(청주시)의 임영수 씨는 45년간 버섯찌개 하나를 정갈하게 끓여내며 레시피를 자기 손에 쥐고 직접 요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화해당(태안군)의 김경례 씨는 질 좋은 재료가 요리의 처음이자 끝이며, 자신의 가족이 먹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요리한다 한다. 조미료를 쓰지 않아 첫 맛은 밋밋할지 모르나 먹을수록 재료의 고소함과 담백함이 살아난다고 했다. 음식을 내놓으며 스스로 미안하지 않는 게 첫 번째라며, 원래 음식은 그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오히려 지은이에게 되묻는다.

특히 다른 책에서는 쉬이 볼 수 없는 음식 이야기도 한 가득이다. 비수구미 오지까지 들어가 이장님의 산채 밥상까지 맛본 지은이는 치유의 밥상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또한 이제는 사라져가는 밥상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해발 1,000미터는 올라야 채취할 수 있는 병풍쌈부터,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명이나물, 지금은 사라져가는 대구의 팥잎무침, 허드레배추를 모아 게장 양념에 풀어 끓이는 추억의 음식 게국지, 분명 통닭집인데 닭 육회에서 삶은 계란까지 내어주는 해남군의 숨은 맛집, 전통 방식으로 된장을 만들어내는 전라남도의 된장 장인, 해안가에서 겨울에 생으로만 만날 수 있는 물메기탕, 지역에서 나는 유기농 야채로 밥상을 차리는 홍동마을, 산채밥상을 대중에게 전파하는 부산 홍승스님의 식단까지 계절마다 맛봐야 할 음식들을 꼼꼼하고 촘촘하게 담아냈다. 심지어 지은이가 소개하는 광주의 계절 밥집에는 메뉴조차 없다. 시인이자 요리사인 김옥종 씨가 만들어내는 그날그날의 제철 백반이 그 주인공인데, 그가 쓰는 조미료조차 흥미롭다. 58년 된 막걸리식초는 그가 애지중지 아끼는 보물 1호나 다름없다. 국 하나를 끓일 때도 양파를 40분씩은 덖는다며 고생담을 반찬 삼아 내어놓는 집이다. 음식 안에 해학을 담아내는 이야기는 음식 이야기 못지않게 감칠맛이 넘친다.

원래 밥상에는 술 한잔 걸쳐야 풍류가 살아나는 법. 지역 전통주 이야기도 담겨 있다. 이 책에서는 여행하면서 지역의 지역 양조장에 들러볼 것을 적극 권하는데, 작은 가게들은 유통기한이 짧은 술을 선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지역 막걸리들은 각 지역의 제철 밥상과도 기막히게 어울린다. 최근 술 제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들도 많이 활성화되어 있어 두루 체험해볼 수 있다. 물론 이름만으로도 지역을 호령하는 양조장을 둘러보는 재미는 덤이다.

미리 알고 가야, 더 제대로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각 지역의 제철 밥상에, 그 밥상을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 그에 어울리는 술, 밥 먹고 둘러볼 만한 지역의 여행지, 고집스럽게 지역의 밥상을 지켜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혼자 가도, 가족과 함께 가도,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해도 좋은 여행이다. 음식의 기원까지 찾아 넘실대는 이야기를 곁들여진 사진과 함께 보다 보면 당장 떠나야 할 것 같다. 지은이는 지역을 지키는 그 건강한 밥상을 찾아 일 년 열두 달, 우리나라 전역을 돌아다녔다. 그렇게 발견한 맛의 절반은 추억이고, 추억의 절반은 맛이라고 했다. 잊고 있었던 어머니의 따스하고 정성 가득한 한 상이 생각나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박찬일 셰프는 다음과 같은 추천의 글을 남겼다.

“아, 이 양반은 이런 사람이구나 싶다. 별 이익도 없을 출장을 완보로 다녔구나. 책에 나온 음식과 사람들은 지은이의 생각대로 맛이 들었다. 각 계절을 놓치지 않고 전국을 누비고 다녔을 이 사람의 공이다. 글과 사진을 마음에 새기고 박게 된다. 가슴에 품어서 ‘따숩게’ 해서 먹던 먼 옛날의 밥 같은 책이다.”
(박찬일)

책속으로 추가
“손님과 날은 잡아 놨는데 복은 없고, 그런데 어부 한 분이 복을 잡았노라고 연락이 왔어요. 가서 무작정 달라고 했죠. 1킬로그램에 90만 원을 줬습니다. 내 평생 그런 거래는 처음 해봤어요. 어쩝니까, 약속은 약속인데.” 아무리 미식도 좋지만 호사가처럼 들먹거리기에는 씁쓸한 얘기다. 황복이 더 귀할 때도 있었다. 올해도 몇 마리 나오지 않았지만 음식점 수족관에 8마리가 노란 줄을 선보이며 헤엄치는 것을 보고 왔다. 킬로그램당 25만 원을 호가한다. 회와 탕 등 두루 내주는 것이 많아 1킬로그램이면 4인이 맛을 본다. 그러니 설령 꼭 황복을 먹지 않더라도 제철 진객은 진객이다.
_ 5월 경기도 파주시(황복회)

요리하는 방법에는 지역차가 있다. 안면도에서는 겨울이면 그물을 따는 아주머니가 백사장항에서 물메기를 한 자루 이고 와 서너 마리씩 이웃에 나눠줬다. 어머니의 요리 방식은 단순했는데 김치찌개를 끓이는 방법과 흡사하다. 묵은지에 삼겹살을 서너 점 넣고 쌀뜨물로 물을 잡아 보글보글 끓였다. 여기에 껍데기를 벗긴 물메기를 넣은 후 고춧가루 한 수저와 파를 송송 썰어넣었다. 별다른 재료 없이 김치의 양념 맛만으로도 비린내 없는 시원한 물텀벙이국이 되었다. 오래 끓이면 살이 부서져 한소끔만 익힌다. 순두부처럼 희고 보드라운 살과 김치의 칼칼한 국물 맛이 어우러져 물메기탕은 겨울철 내 아버지의 최고 해장국이었다.
지역별로 물메기탕을 끓여내는 방법은 3가지로 나뉜다. 신 김치를 넣고 얼큰하게 끓이는 것은 삼척 등 주문진 이남의 강원도 남부 쪽이 많다. 하지만 강원도 북부 쪽은 무 같은 야채만 넣어 맵고 시원하게 끓여낸다. 그 아래 영덕과 포항 쪽인 경상도로 가면 무나 호박, 콩나물을 넣고 담백한 싱건탕을 내놓는다.
_ 12월 강원도 동해시(물메기탕)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55425350
발행(출시)일자 2016년 10월 31일
쪽수 384쪽
크기
151 * 211 * 26 mm / 585 g
총권수 1권

Klover 리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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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중 5점
요즘에는 식도락 여행기가 유행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보는 여행에서 맛보는 여행까지 겸비한.. 이책은
그런 책이면서도 우리나라 사계절의 특색을 살려 맛을 보고자 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읽다보면 술안주 얘기도 나오고 해서 저자가 남자인가 해서보니 여성분이신데..
남성처럼 풍월을 느끼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달별로 맛을 찾기에 제목에 꿩고기 얘기가 나오면 그 애기를 풀어가는 것도 재미지고 좋았는데...
그달이 끝남에 따라 해당하는 맛집 전번,주소가 나와있으나 다른 음식의 음식점이 나와있고
제목과 달리 다른 음식에 대한 평을 써놓은것도 있더라는거...
아마도 소단위 제목을 보고 기대하고 보신 분은 멘붕이 올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도 더러 들더라는 것.
그러하기에 제목 선정에 많이 공을 들였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10점 중 10점
먹거리의 향연이다 싶을 정도로 많은 음식이야기 책들이 있다.
 음식을 다루는 이야기, 다른 문화의 음식들 이야기, 그리고 만들어지는 이야기들.
 그 면면들을 보면 마치 음식들을 윈도우 밖에서 쇼핑이라도 하는 느낌이 든다.
 전시되거나 보여주고픈 이야기들이 가득한 공간같다.
 그래서 난 여행을 가게되면 안내인보다는 현지인의 목소리를 듣고 현지의 시장을 간다.
 그로인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문화적 정서 가득한 풍미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나의 관점에서 보면 이 책은 아주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계절별 특산물과 현지 정서 가득한 이야기들도 맛볼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다.
 음식은 사람과의 교감을 나누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저자 역시 카메라를 들고 정감어린 이들과 함께 전국을 다니며 구석구석의 이야기와 향취를 내놓는다
 
 특히 한장의 사진 강원도 화천의 비수구미에서의 밥상은 한국인, 그것이었다.
 예전 시골에서 하루온종일 산을 누비시고 정지(부엌)에서 조물거리며 내어주셨던 할머니의 만찬.
 정성과 풍미가 가슴으로 적셔옴을 느꼈다.
 이 가슴 아름 아림이 이 책의 전반에 녹아있고 톡톡히 박혀있다.
 정말 맛있는 한국인의 책이다.
  
10점 중 10점
방송에서 제철이 되면 어김없이 가장 맛있는 먹거리를
중심으로 방송하면서 맛집 탐방이 이어지는데
한 번보고 잊어버리는 방송이 아니라 손에 들고 다니면서
보고 따라가보는 진정한 지역별 맛집 탐방을 꿈꾸곤 했답니다.



제가 가보지 못했던 정말 맛있는 제철 별미를
12월로 나누어서 지역별로 안내하는 맛있는 여행기를 소개한
생각정거장의 신간도서 열두 달 계절밥상 도서는
즐거운 여행과 함께 맛보는 신나는 여행 에세이를 담고 있답니다.€
처음 이 도서의 제목만 보고도 너무 궁금해서 꼭 읽고 싶었는데
이렇게 읽어보니 역시 제가 기대한 모든 부분을 완벽하게
충족시켜주어서 제 인생북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이제 계절별로 여행을 어디로 갈까를 고민하지 않고 이 책에 소개된
수많은 제철 음식을 완성하는 장인 정신이 가득한 맛집을
 다녀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벌써부터 두근거리기 시작해요.



 
세상 가장 즐거운 여행이 맛있는 음식을 만날 수 있는
맛집 탐방 여행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여행지보다
일단 가장 가보고 싶은 맛집을 중심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타입의 여행가라서 이 도서가 저에게는 최적화된 책이었어요.


열두 달 계절밥상의 제철 음식을 따라가려면 저는
11월에 맞게 충청남도 여행을 계획해야 할 것 같은데
1년 묵힌 게국이 어떤 맛일지 너무 궁금해서 견딜 수 없네요.



차분한 여행의 기록을 에세이처럼 친근하게 만나서
읽다보면 아름다운 그 지역 특유의 현지 냄새 풍기는 사진이
등장하고 밥상수첩으로 맛집 정보도 만날 수 있어요.


제가 알고 싶은 수많은 다른 음식을 중심으로 하는
맛집수첩의 알찬 메뉴별 맛집 정보는
다양한 맛을 즐기는 미식가들을 만족시키는 내용이예요.


특히나 술을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술집수첩 정보는
우리가 몰랐던 수많은 특별한 특산주 정보도 접할 수 있고
여행수첩 코너로 여행지에 대한 사전 정보도
직접 다녀와본 사람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노하우라서
여행을 떠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네요.



맛있는 제철 음식 이야기를 즐거운 여행을 통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수많은 지역별 제철 식재료 정보까지 배울 수 있어서 흥미로웠답니다.
우리나라의 각 지역의 제철 재료를 이용한 정성을 담은 밥상을
완성하는 전통을 지켜나가는 장인 정신까지 생각해볼 수 있었답니다. 
저도 이번달부터 열두 달 계절 밥상을 맛볼 수 있는 여행을 떠나보고 싶네요.
10점 중 7.5점


식도락여행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요즘, 어디든 떠나기 좋은 계절에 딱 어울리는 책한권이다.
그러고보면 결혼을 하고, 각각의 집안 환경에 익숙한 음식들을 먹다가 입맛의 큰 변화를 맞게 되는시기가
바로 결혼한 이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책에서는 친절하게도 각각의 월별로 제철음식을 맛보기 좋은 장소들이 소개되어있다.
그야말로 친절한 월별 식도락 여행가이드인 셈이다.

여행을 가기전 하는 첫번째 순서는 그지역의 가이드맵을 손에 넣는 일이다.
요즘은 친절한 가이드맵이 지역별로 잘 만들어져 있어서 별다른 준비없이도 찾아가서 보고, 먹고, 구경하기
참 좋은세상이다.
특히, 각각의 지방별 로컬푸드는 여행에서 만나는 또하나의 즐거움이다.

저자의 오랜 경험노하우를 친절하게 담아놓은 이책은 월별가이드의 특징을 살려, 제철음식에 대한 정보까지
고스란히 전해주는 장점이 있다. 사실 나는 주부20년차의 내공에도 불구하고 제철음식에 관한 문외한인
경우가 많아서 특히 이책에서 가장 반가운 부분이었다.
여행이야 원하는 목적지 찾아서 원하는대로 가면 되지만 이왕이면 제철로컬푸드까지 만나는 여행의
풍미를 더할나위없이 높여주기 때문이다. 

각각의 단락말미에 밥상수첩, 맛집수첩,술집수첩, 여행수첩이라는 카테고리를 통해 좀더 상세한
가이드와 팁을 전해주고 있다.



다양한 특산물들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적당한 요리법이나 노하우를 소소하게 풀어놓은것도 주부의 입장
에서는 참 소소한 팁이 된다. 사소한 노하우같아도 실생활에 유용하게 활용되는 팁들!! 

책속으로 떠나는 해남의 차밭을 여행하면서 나도 올가을 집에서 덖어낸 꽃차를 한잔 내려 마신다.
올해 처음 맛본 메리골드 꽃차는 기존에 마시던 차보다 한결 맛이 더 고소하다.

군침넘어가게 한상 가득 차려진 음식들을 보니 막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날씨와 풍광, 그리고 별미들.
그러고보면 우리나라의 4계절은 축복받은 풍요로운 환경이 아닐수가 없다.
간혹 환경이라든가, 생태계변화로 인한 변화가 생기기도 하지만 충남 홍성의 새조개는 이에 반해 또다른
별미를 만들어냈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아름다운 계절에 여행다운 여행은 유명하고 북적북적한 명소보다 각각의 계절과 별미를 느낄수 있는
여행이 가장 여행의 맛을 느낄수 있는것이 아닐까?
근간에는 유명맛집가이드가 유행처럼 번지고, 줄을 백미터 이상 서야하고,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묘한 분위기가 넘쳐나곤 하지만 휴식이 배제된 유행따라잡기는 뭔가 여행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워낙 발달하나 교통수단 덕분에 가까운 나라정도는 이삼일 코스로도 훌쩍 나서기도 하지만
이책을 보며 새삼 우리나라 곳곳에도 아직 미지의 세계같은 곳들이 참 많다는게 새삼 느껴진다.
더 추워지기 전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을의 끝자락 여행을 다녀와야겠다.
10점 중 10점






열두 달 계절 밥상 여행
제철 별미를 지역별로 안내하는 맛있는 여행기
손현주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는 각 계절에 맞는 제철 밥상들이 있다.
봄나물, 겨울 생선, 김치 등등...
한국의 다양한 요리를 나열하자만 책 한 권으로는 모자를 것이다.
프렌차이즈 식당의 입맛에 점점 길들여져가고 있는 이때에 만난 "열두 달 계절 밥상 여행"...




 

이 책은 각 계절에 먹을 수 있는 제철 음식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음식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행서로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지금 계절이 딱 11월이 되었기 때문에 11월의 음식부터 읽어보았다.
한창 게가 나오는 시기라서 그런지 꽃게가 먹고 싶어졌다.




 

게국지, 물메기탕, 홍합밥 등 구경도 못해본 음식들이 가득히 들어있다.
어찌나 음식의 맛을 맛깔나게 써놨는지 글을 읽을 때마다 입에서 침이 고인다.



 

음식은 글로만 보는 것보다 사진과 함께 보면 더욱 그 맛이 고파지는 법인데
음식 사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곳곳의 절경도 사진으로 담아놨기 때문에 그 곳의 풍경도 직접 보러 가고 싶어졌다.


 



배를 꺼트리기 위해 산책을 나서 보니 곳곳이 '꽃 편지'다. 통영의 바람은 너무나 달아서, 동백꽃처럼 붉어서 사랑도 피웠으니 먼저 간 풍류객들 동선을 따라 가는 것도 봄날의 애상이지 싶다.
- 91p



 


음식 이야기, 밥상 수첩, 맛집수첩, 술집수첩, 여행수첩 등 하나의 책에서 정말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책을 들고 전국을 누비면서 맛집여행을 하는 것도 하나의 버킷리스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10점 중 2.5점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훌쩍 떠나고 싶어지는 계절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둘러싼 산들의 아름다운 단풍이 두 눈을 즐겁게 해주고, 조금은 차가워진 바람이 잠자고 있던 여러 생각들을 깨워 깊은 사색의 길로 이끌어 주는 진정한 여행의 계절이 온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가 쉽게 떠날 수 있는 가을 여행이 아니기에 더욱 아쉬움이 깊어가는 계절이기도 하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주는 너무나 아름다운 책이 있어서 만나 본다. 이 계절에 정말 잘 어울리는 책이다.
 

이 책의 기본 구성은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1월부터 12월까지 계절에 어울리는 여행지와 먹거리를 함께 보여주고 있다. 보여주는 방식을 누구나가 들고 다닐 법한 수첩이라는 제목을 쓰고 있어서 친근감을 높여주고 있는 듯 하다. 우선 밥상수첩에서는 소개하는 여행지의 특색있는 먹거리를 소담스레 소개해 주고 있고, 맛집수첩에서는 소개한 음식을 맛 볼수 있는 그 지역의 맛집들을 지도와 함께 친절하게 소개해 준다. 그리고, 여행수첩에서는 소개하고 있는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조금 더 자세하게 담고 있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수첩은 그 지역의 전통주를 소개해 주고있는 술집수첩이었다. 이런 수첩들 속의 내용들이 어우러져서 정말 맛나는 여행서를 만들어 낸 듯 하다. 그리고,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많은 사진들을 담고 있어서 꼭 아름다운 사진첩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여행과 땔래야 땔 수 없는 계절 먹거리를 함께 담고 있어서 더욱 더 친근하게 다가선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여행이나 그 지역의 맛난 음식만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즉, 여행을 담고 있지만 그 보다 더 많은 인문학적 요소까지도 담고 있는 좋은 책이다. 점점 더 깊어가는 이 가을에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가을 여행지와 그 곳에서 맛 볼 수 있는 맛깔스런 음식을 접해보는 것도 행복한 시간일 듯 하다. 하지만, 바쁜 삶으로 인해 떠날 수 없다면 이 책이 담고 있는 사진속 여행만으로도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으리라 본다. 떠나는 이들에게는 두 손에서 여행가이드 역할을 해 줄 좋은 친구가,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책을 통해 마음속 여행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영화가 되어줄 정말 좋은 책이다. 
10점 중 10점
1980년대 빠른 경제성장과 함께 인스턴트식품이 우리 밥상을 점령했습니다.식당에 가서 음식을 주문할 때도 주문에 앞서 '빨리 주세요'를 먼저 외치는 민족입니다.서구화된 음식과 영양 균형이 파괴된 음식이 성인병과 암을 유발한다는 경고에 웰빙 열풍이 몰아쳤습니다.대안으로 슬로푸드와 우리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지요.'열두 달 계절  밥상 여행'은 우리 조상들이 즐겼던 제철 음식을 소개하는 책입니다.1월은 제주 꿩메밀칼국수, 포항의 물회  2월은 울릉도 홍합밥과 홍성의 새조개 초밥  3월은 통영 도다리쑥국과 당진의 실치회 이렇게 각 도시의 대표 전통 먹거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아직 초등 입맛을 벗지 못한 저에게는 그리 당기는 음식이 하나도 없어 책 내용이 확 와 닿지는 않습니다.그런데 특별한 건 각 지역의 대표 술을 소개하는 '술집수첩' 코너입니다.제주의 노란 차조 가루가  들어간 오메기술과 고소리술, 포항의 생막걸리와 옹헤야 막걸리, 울릉도의 씨껍데기주, 마가목 막걸리짧게 소개한 글 속에 자꾸 눈이 가며 입에 군침이 도는 건 제가 술꾼이라 그런가요? 3월까지는 소개해 드렸는데 4월부터는 어떤 음식과 술이 소개되는지 궁금하시죠?알려드리는 게 당연하지만 이러면 출판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지요?기자 출신의 여행작가라 현장감이 살아있고 맛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담겨 있습니다.책을 다 읽고 나면 제철에 맞는 밥상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픈 욕구가 불끈 솟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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