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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대화

노동은 어떻게 프랑스 사회를 운영하는 주체가 됐나
이매진 컨텍스트 64
손영우 저자(글)
이매진 · 2018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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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대화와 노동 존중 사회 ― 한국의 현실과 프랑스의 경험
상여금과 교통비, 식비 등 복리후생 수당 일부를 최저임금?산입 범위에 넣는 문제를 둘러싸고 20년 만에 어렵게 다시 시작된 사회적 대화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2017년 촛불혁명의 결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노동 존중 사회’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 사태의 한가운데에서 경제 위기를 극복할 방안으로 제시된 사회적 대화가 20년이 지나 다시 주목받고 있다. 노동시장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이라는 과제를 앞에 두고 사회적 대화가 또 다른 갈림길에 들어선 셈이다. 사회적 대화란 무엇이고, 왜 필요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사회적 대화》는 바로 이런 질문에 대답하려는 시도다. 한국과 프랑스의 노동 문제를 연구하는 손영우 서울시립대?EU센터 연구위원이 지난 20년 동안 프랑스의 사회적 대화에 관해서 보고, 듣고, 읽고, 느낀 것을 정리한 결과물이다. 처음에는 노조 조직률이 낮은 프랑스가 35시간 노동제를 도입하고 단체협약 적용률 80퍼센트를 기록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런 현실은 사회 전체의 민주주의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실질적으로 진전하는 과정에서 노동을 사회 운영의 주체이자 파트너로 대우한 사회적 대화의 산물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사회적 대화라는 프랑스의 경험을 참고삼아 한국의 현실에 맞는 사회적 대화 모델을 찾는 일이 자연스럽게 다음 과제가 됐다.

작가정보

저자(글) 손영우

저자 손영우
프랑스 파리8대학교 정치학 박사. 지금은 서울시립대학교 EU센터에서 연구하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노동운동이 정부의 정책적 자율성에 미치는 영향 ― 한국 김대중 정부와 프랑스 조스팽 정부 비교연구(Les politiques nationales et mouvement syndical ? l’?re de la mondialisation: ?tude comparative des gouvernements de Lionel Jospin et de Kim Dae-jung)〉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에서는 왜 단체협약적용률이 높은가〉(2014), 〈프랑스 사회적 대화 구조의 변화〉(2015) 같은 논문을 쓰고, 《공존의 기술 ― 방리유, 프랑스 공화주의의 이면》(함께 씀, 2007), 《한국 민주화 50년의 재평가 ― 기원, 과정, 그리고 과제》(함께 씀, 2010) 같은 책을 내고, 《사회운동》(2015)을 옮겼다.

목차

  • 머리말

    서론

    1부 비코포라티즘적 다원적 이익 대표 체계의 형성
    1장 혁명 의회는 왜 결사의 자유를 박탈했나 ― 프랑스 혁명이 프랑스의 산업 관계에 미친 영향
    2장 프랑스 노사 단체의 탄생과 노사 체계의 형성
    3장 프랑스는 왜 단체협약 적용률이 높은가
    4장 노사 단체의 대표성 제도와 복수 노조 제도

    2부 사회적 대화 제도의 발전 ― 협의, 자문, 사법, 복지, 교육
    1장 노동이사, 노사 협의 기구, 노조 전임자
    2장 경제사회환경위원회와 협치
    3장 노사 분쟁과 노동법원
    4장 공공복지의 제도화와 사회적 대화 ― 실업급여 제도의 운영
    5장 공공 부문의 사회적 대화 구조와 교원 노사 관계

    3부 21세기 사회적 대화의 증진 ― 새로운 모델로 진입하기?
    1장 사회당 정부의 ‘사회대토론회’
    2장 노동개혁법과 사회적 대화

    결론

    부록 1 프랑스의 사회적 대화 관련 연표(1791년 이후)
    부록 2 르 샤플리에 법(1791년 6월 14일 법)
    부록 3 발덱-루소 법(1884년 3월 21일)
    부록 4 아미앵 헌장(제9차 CGT 대표자대회, 1906년 10월 8~13일)

    논문 출처
    약어표
    참고 문헌

    찾아보기

책 속으로

사회적 대화는 왜 필요한가? 한국 사회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민주주의의 공고화 과정에서 노동을 사회적 운영의 주체로 포함시키는 것이다. 왜냐하면 노동이 사회 발전의 중요한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노동시장의 양극화 문제를 넘어, 사회적으로 빈부 격차, 불평등 문제를 교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방법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민주주의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사회적 대화는 이 중요한 과정의 중심에 있다. ― 9쪽

프랑스에서 교섭에 참가하는 노조는 원칙적으로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처럼 조합원만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경우와 유사하게 노조가 조직 대상으로 하는 종업원 전체를 대표한다. 이것은 단체교섭의 결과인 단체협약이 조합원뿐만 아니라 비조합원에게도 동일하게 확대 적용되는 협약 확대 제도에 연관된다. 프랑스에서 협약은 여기에 서명한 노조를 기준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협약에 관련한 사용자를 중심으로 이 사용자와 노동 계약을 맺은 자 모두에게 전부 적용된다. ……
대표성이라는 개념은 ‘불참자를 참여한 것으로 한다’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 ‘repraesentare’라는 말에서 기원한 것으로, ‘특정한 모임이 한 공동체의 이름으로 말하고 행동하며 계약할 능력’으로 규정할 수 있다. 직업 단체의 대표성은 만인효(
萬人效, erga omnes) 원리와 연관된다. ‘Erga omnes’는 라틴어 관용구로, ‘만인에 대해’라는 의미를 지닌다. 하나의 법률적 결정이 ‘이해관계자에게만 적용되는 것(inter partes)’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됨’을 의미한다. 일반 단체협약(convention collective)이 서명 단체의 대표성을 매개로 만인효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 137~138쪽

지난 세기 프랑스에서 교원을 포함한 공무원 분야의 노사 관계는 그동안 ‘제한된 교섭 체제’와 ‘잦은 파업’이라는 갈등적 노사 관계를 특징으로 하여왔다.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진행되어온 사회적 대화를 강조하는 흐름은 2004년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노동법을 개정할 때 반드시 노사 대화를 동반한다는 정치적 변화를 가져왔고, 급기야는 2008년 민간 부문, 2010년 공무원 부문의 사회적 대화 제도의 개혁으로 이어졌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갈등적 노사 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노사 사이의 의견을 수렴하고 청취하여 제도를 정비하고, 특히 노조의 교섭권을 확대하고 보장하여 노조가 사회적 대화에 나서도록 독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앞으로 프랑스는 갈등적 노사 관계의 사례보다는 정부 주도 사회적 대화의 장려 모델로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사례는 교섭 의제의 확대를 두고 논의가 한창인 한국의 교원 노사 관계에 하나의 예시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 268쪽

사회적 대화란 특정 주체의 의도와 목적을 위해 일방적으로 상대나 반대 세력을 굴복시키는 행위나 과정이 아니라, 관련 주체들과 여론을 포용하여 실질적인 다수를 형성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단지 ‘형식적 다수’를 충족했다고 해서 이것이 ‘실질적 다수’를 형성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형식적 다수’에 집착했다면 사회적 대화는 필요 없었다. 왜냐하면 이 조건은 이미 집권당이 제도상 ‘법적 다수’를 점하고 있는 의회 과정을 통해 충족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적 대화는 ‘형식적 다수’가 아니라 이해관계자와 여론을 포함한 실제적 다수, 사회적 다수를 형성해가는 과정이다. 그렇게 보면 사회적 대화의 제도화 역시 정부의 일방적인 입법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산업과 시민사회 안팎의 긴장 관계 속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끊임없는 참여 과정 속에서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316쪽

프랑스의 사회적 대화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자유주의와 개인주의라는 프랑스 혁명의 전통을 토대로 만들어진 ‘정부 주도의 다원적 이익 대표 체계’는 하나의 새로운 사회적 대화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물론 프랑스의 사회적 대화 모델은 완전무결한 모델이 결코 아니며, 약점도 있고 과제도 많다. 또한 프랑스라는 대단히 독특한 역사적이고 제도적인 환경 속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어져 온 것이라서 다른 사회에 적용하기에도 만만치 않다. 그렇지만 코포라티즘적 전통이 부족한 국가에서 정부와 사회적 주체들이 어떻게 사회적 대화를 일구어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훌륭한 사례다. 특히 과거 한국의 노사 관계를 정부가 주도한 억압적 체계로 파악하고 대안적 방향을 정부와 민간이 함께 구성하는 다원적 이익 대표 체계로 전망한다면, 프랑스의 사회적 대화 사례는 한국의 노사 관계 제도를 사회적 대화에 더욱 적합한 방식으로 유도하기 위한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사회적 대화 체제 ― 프랑스의 사회적 대화의 역사, 제도, 주체, 전략
‘파업의 나라’ 프랑스에서 사회적 대화는 이미 하나의 ‘체제(regime)’다. 특별히 노동 친화적인 정부가 출범하거나 의회가 갑자기 획기적인 법안을 낸 덕이 아니라,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모든 시민들이 함께 겪고 느낀 역사가 사회적 대화 체제라고 불릴 정도의 정치, 경제, 사회를 포괄하는 틀로 자리잡았다. 노조와 노조 활동가는 절대 왕정을 붕괴시킨 프랑스 혁명의 후예이자 친독 정부에 맞서 공화국의 가치를 지킨 형제애와 연대의 중심으로서, 그 과정에 형성된 시민의식과 정체성을 기반으로 높은 대중적 지지를 받는다. 프랑스의 노동운동은 파업 때 대개 조합원 수보다 파업 참가자가 많고, 민간 부문에 견줘 공공 부문 노조가 노동운동을 주도하고, 전투성에 의존하는 사회운동적 성격을 지니는 동시에 여론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한 개인적이고 자유주의적인 토대 위에 ‘만인효(erga omnes) 원리’에 기반해 노동자 개인의 권리로서 단체행동권을 폭넓게 보장하는 단체협약 확대 적용 제도 등을 특징으로 지닌다.
《사회적 대화》는 모두 3부로 구성된다. 1부 ‘비코포라티즘적 다원적 이익 대표 체계의 형성’에서는 역사적 관점을 중심으로 해서 국가가 주도하는 다원적 이익 대표 체계가 형성되는 과정을 다룬다. 프랑스 혁명 이후 오늘날까지 사회적 대화의 역사와 노사 관계의 형성, 교섭 제도, 복수 노조 제도의 형성 과정에 관해 살핀다. 2부 ‘사회적 대화 제도의 발전’에서는 제도적 관점에서 프랑스의 사회적 대화에 관련된 주요한 제도를 협의, 자문, 사법, 복지, 교육의 범주에서 살핀다. 3부 ‘21세기 사회적 대화의 증진’에서는 주체와 전략의 관점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 때 진행된 사회적 대화의 제도화를 둘러싸고 각 주체들의 전략이 대립하고 서로 영향을 끼친 과정을 살핀다.

사회적 대화와 민주주의 ― 위기 극복을 넘어서는 실질적 민주주의의 진전
코포라티즘적 전통이 부족한 국가에서 각 주체들이 사회적 대화를 일구는 과정을 보여주는 프랑스의 사례는 세 가지 특징을 지닌다. 노사가 파편적이고 적대적인 상황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다원적 이익 대표 체계이고, 사회 통합을 지향하는 민주적 입법 과정의 일부로 제도화되며, 여론에 민감하고 제도에 쉽게 순응하지 않는 노동운동을 기반으로 한다. 프랑스의 경험을 한국의 현실에 대입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구성하는 다원적 이익 대표 체계를 한국 노사 관계의 지향점으로 삼으면 세 가지 시사점이 도출된다. 사회적 대화의 주체인 노사정의 의지와 협의를 중요시해야 하고, 노사 단체의 대표성을 높여야 하며, 노동시장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단체협약 적용 확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시리즈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55310977
발행(출시)일자 2018년 04월 30일
쪽수 384쪽
크기
151 * 220 * 24 mm / 479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이매진 컨텍스트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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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실한 연구와 깊은 이해, 비판적인 시각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좋은 연구서일뿐만 아니라 현실의 노동정치, 제도개혁과 정책마련에도 큰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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