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친 책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먼저 주제, 리듬, 수사, 등장인물 네 가지 측면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분석하고, 실패의 원인을 찾아낸다. 작가의 개성에 어울리지 않는 주제와 장르, 지나치게 늘어지거나 함축적인 서술 리듬, 효과적이지 못한 은유와 과도한 반복의 수사 등 실패 요인을 통해 성공적인 글쓰기는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된다. 또한 ‘망친 책’을 개선하는 다양한 방법까지 소개하여 적극적인 개입을 시도한다.
이 책의 총서 (7)
작가정보

저자 피에르 바야르(Pierre Bayard 1954~)는『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으로 유럽과 영미평단의 갈채를 받았고 국내에서도 화제를 일으키며 독서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피에르 바야르는 현재 파리 8대학 프랑스문학 교수이자 정신분석가이다. 그는 정신분석학을 문학 비평에 적용하여 충격적인 논리와 결론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기존의 문화예술계에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금기를 깨거나 변화시키고, 텍스트를 중심으로 창조적 사고의 새로운 가능성과 지평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일련의 연구와 저서를 발표해왔다. 2008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피에르 바야르의 대표작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에서 그는 독서와 비독서 사이에 분명한 경계가 있다는 고정관념을 비판하면서 비독서까지 포함하는 텍스트 해독의 다양한 방식을 거론했다. 독서의 목적은 각 권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책과 책, 책과 독자 사이의 네트워크를 파악해 전체적인 지식지도를 그려내는 ‘총체적 독서’를 지향함에 있기 때문에 독서의 수준은 책을 읽지 않고도 그 내용을 능히 파악하는지 아닌지로 구분된다는 대담한 주장을 펼치며,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는, 우리가 전통적으로 당연시해온 독서 문화와 이에 대한 금기를 되짚고 독서의 목적과 방법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문학 비평에 관해 성찰하면서 범죄 수수께끼의 해결을 목표로 하는 바야르의 ‘추리 비평 연작’은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없고 종종 불완전하기도 한 문학작품에 대한 능동적이며 창조적인 독서를 보여준다. 이 연작의 첫 번째 작품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1998)에서는 추리소설 중에서도 고전으로 정평이 나 있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작 중 하나를 문제 삼아 원작과 전혀 다른 결론을 도출해냄으로써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주관적 책읽기의 한계와 위험을 적시했다. 뒤이어 『햄릿을 수사한다』(2002)는 문학의 영역에서 동일한 텍스트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성찰하며, 완성되고 닫힌 대상이 아닌 다양한 독서로 끝없이 확장되는 텍스트의 공간들에 대해 말한다. 마지막으로 『셜록 홈즈가 틀렸다』(2008)는 코난 도일의 대표작 ‘바스커빌가의 개 사건’을 다시 들추어내 셜록 홈즈의 수사를 재검토하며 문학적 허구와 현실 세계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했다. 한편 2010년 봄에 국내 출간된 『예상 표절』에서는 문학과 예술의 가장 민감한 부분인 ‘표절’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 충격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그 밖의 저서로는 『발자크와 상상계의 물물교환』(1978), 『스탕달 증후군』(1980), 『옛날에 로맹 가리가 두 번 있었다』(1990), 『거짓말쟁이의 패러독스』(1993), 『주제에서 벗어나기, 프루스트와 여담』(1996),『프로이트와 함께 읽기』(1998), 『망친 책,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2000), 『문학을 정신분석학에 적용할 수 있는가』(2004), 『내일은 기록되어 있다』(2005),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2012) 등이 있다.
역자 김병욱은 불문학자. 번역가. 프랑스의 사부아(Savoie) 대학에서 현대시를 전공하고 성균관대 연구교수로 일했다. 옮긴 책으로 밀란 쿤데라의 『불멸』, 『느림』, 『배신당한 유언들』,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 베르나르 앙리 레비의 『아메리칸 버티고』, 가스통 바슐라르의 『불의 정신분석』, 에드위 플레넬의 『정복자의 시선』 등이 있다.
목차
- 연구 작품
경악
제1장 주제
제2장 리듬
제3장 수사
제4장 등장인물
성찰
제1장 균형의 추구
제2장 거리 장애
제3장 작품의 시간
제4장 사랑하지 않겠다는 결심
개선
제1장 거리 두기
제2장 거리 좁히기
제3장 이동
제4장 완성
책 속으로
이런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우리가 문학과 맺는 관계의 상당한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사실 우리는 언제나 걸작들을 탐구하는 데만 익숙해져 있어 아주 어렸을 때부터 텍스트들을 존경하는 태도, 즉 숭배하는 태도에 온통 사로잡혀 있었으나 이 책에서는 그런 태도를 철저히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 (p. 21)
언제나 작가들 곁에는 이런저런 유익한 변형을 친절하게 제안해주는 경쟁자라든가 조언자들이 있지 않은가. 게다가 이는 사실 어떤 작품에 실망한 독자들이 곧잘 빠져드는 몽상을 연장하는 것일 뿐이기도 하다. 어느 다른 세계에서, 다른 식으로 전개될 수도 있었을 이야기를 남몰래 상상하는 즐거움에 빠져드는 독자들 말이다. 우리의 경우가 그렇듯이 사실 불만족한 모든 독서는 개작改作 망상을 품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이 책에서 우리는 바로 그 망상을 자유롭게 풀어놓은 것이다. (pp. 23~24)
그렇게 볼 때 어떤 작품의 성공을 애초부터 불가능하게 만드는 여러 요소들을 하나씩 따로 분리시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설명의 편의상 우리가 그렇게 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언제나 어떤 조화로움이 문제가 되며, 여러 가지 원인이 개입하여 실패를 낳는다. 우리에게 이상적인 전형적 사례, 다시 말해 최악의 사례는 어떤 작가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작품을 고집하여 자신이 다룰 수 없는 주제와 부적합한 형식을 선택하는 경우다. (pp. 41~42)
등장인물의 심리적 균형은 작품의 성공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이 분명한 것 같다. 성공한 작품은 그 안에 살거나 그 안에 정착하고자 하는 존재들에게 훌륭한 환경을 제공한다. 반대로, 망친 작품은 픽션의 피조물들을 환대하지 않으며, 때로는 그들을 미쳐버릴 지경으로 만들거나 망명을 결심할 정도까지 불안하게 한다. 문학작품 세계의 거주민들에게 닥칠 수 있는 불행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바로 그들 자신을 창조한 자에게서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것보다 더 나쁜 운명도 없는 까닭이다. (p. 118)
요컨대 우리는 아무 때나 실패하는 게 아니요, 모든 실패는 그 실패를 결정짓는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 속에 기입되며, 역으로 실패는 바로 그 이야기를 해설한다. 비평은 오직 걸작에 대해서만 과도한 관심을 보이나, 사실은 망친 작품도 작가의 모든 힘?살아 있는 힘이 아닌 죽은 힘?을 동원한 복잡한 연금술의 산물인 것이다. (p. 135)
모든 실패는 거리의 실패요 거리 장애다. 어떤 작품을 망친 저자는 자신의 내면세계와의 거리를 정확하게, 말하자면 독자에게 매력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거리로 조절하는 데 실패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어떤 걸작?어떤 균형의 걸작?을 만든 저자는 어느 순간 글쓰기에서 자기와의 적정 거리를 설립하고 고정시키는 데 기적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pp. 151~152)
출판사 서평
“실패에 관심을 기울이면 무한한 성찰의 장이 열린다!”
몰리에르, 볼테르, 장 자크 루소, 빅토르 위고, 모파상, 마르셀 프루스트, 마르그리트 뒤라스 등 문학사에 위대한 작품을 남긴 것으로 기억되는 대大작가들 역시 창조력이 떨어지는 순간을 경험했으며 작품을 망친 적이 있다. 말이 안 되는 줄거리, 일관성 없는 등장인물, 과장된 문체, 운율에 맞지 않는 시구 등으로 독자를 경악케 하고 가슴 아프게 한다.
“남다른 정신적 능력을 지닌 이 작가들이 어쩌다 그런 지경에 이르렀을까?”
문학의 역사에서 수많은 독자들을 당혹시켜온 이 물음에,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등 여러 저서를 통해 독서와 문학 비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펼쳐보이고 있는 피에르 바야르가 속 시원히 대답한다. 오히려 ‘실패’에 집중하면 문학 창작의 불가사의한 과정과 성공적인 글쓰기에 대해 더욱 깊이 성찰해낼 수 있다고.
피에르 바야르는 『망친 책,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서 다양한 시대(16~20세기), 다양한 문학 장르(소설, 시, 서사시, 희곡 등)에서 위대한 작가들이 망친 작품 열세 편을 정신분석학적으로 탐구하면서 위의 물음에 대한 논리적 해답을 찾아간다.
먼저 그 작품들이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는지 ‘주제’, ‘리듬’, ‘수사修辭’, ‘등장인물’의 네 가지 측면에서 분석하고, 이어 걸작을 써낸 경험이 있는 작가들이 이 작품에서는 왜 실패했는지를 성찰하면서 실패의 상수常數를 찾아낸다. 작가의 개성에 어울리지 않는 주제와 장르, 지나치게 늘어지거나 함축적인 서술 리듬, 효과적이지 못한 은유와 과도한 반복의 수사, 일관성 없고 불완전한 등장인물 등 여러 실패 요인을 심도 있게 분석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글쓰기는 어떤 요인을 갖춰야 하는지로 연결된다. 물론 문학의 질은 매우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고 결코 고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어느 시대 누군가에게는 실패작이더라도 다른 시대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잘 읽히지 않고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는 작품들에 대한 이러한 분석은 문학작품의 구성과 창작 과정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게 한다.
피에르 바야르는 작품들의 실패 요인 분석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책 후반부에서 이 열세 권의 ‘망친 책’을 개선하는 다양한 방법을 적시하며 작품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두루뭉술하거나 지엽적인 개선책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전반적이며 다소 충격적인, 즉 이미 발표된 작품의 줄거리와 결말을 바꾸고, 등장인물을 이 책에서 저 책으로 옮기는가 하면, 아예 장르를 변경하는 등 ‘개작改作’을 시도하는 것이다. 몇몇 대목을 직접 고쳐 써서 비교해보는 그의 펜은 거침없다. 문학에서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지만, 피에르 바야르의 개작은 훌륭한 예시가 되어준다. 이러한 시도는 문학만큼이나 오래된, 독자들의 은밀한 개작 망상을 충족시키며 불만족스러운 독서를 위안한다.
일련의 탐구와 성찰, 개작의 과정을 통해 피에르 바야르가 궁극적으로, 그의 전작들에서부터 일관되게 주장하는 바는 텍스트 읽기의 태도 변화다. 실패작을 성찰하고 개작을 시도함으로써 더욱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텍스트 읽기가 가능해진다. 텍스트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세계이며, 읽기와 쓰기는 복합적이고 동시적인 과정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55100042 |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04월 15일 | ||
쪽수 | 272쪽 | ||
크기 |
172 * 188
* 20
mm
/ 28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패러독스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Comment ameliorer les oeuvres ratees ?/Pierre Bayar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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