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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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크리스마스 캐럴』이 푸른사상의 <세계문학전집 1>로 출간되었다. 자린고비의 대명사 스크루지가 크리스마스 전날 밤 유령들을 만난 뒤 선하고 자비로운 인물로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독자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이 책의 총서 (13)
작가정보

1812년 2월 7일 영국 포츠머스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찰스 존 허팸 디킨스(Charles John Huffam Dickens). 부친을 따라 여러 곳을 이사 다니다가 1822년 런던에 정착한다. 아홉 살에 학업을 시작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중단하고, 열다섯 살에 법률사무소의 사환이 된다. 1833년 첫 단편소설인 「포플러 산책길에서의 만찬」을 『올드 먼슬리 매거진』에 게재한 뒤 잡지들에 단편을 발표하면서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보즈의 스케치』와 『피크위크 문서』를 출간한 1836년 캐서린 호가스(Catherine Hogarth)와 결혼한다.
1837년 『올리버 트위스트』를 시작으로 『니콜라스 니클비』 『옛 골동품 가게』를 잇달아 연재한다. 1842년 미국과 캐나다 여행을 다녀온 뒤 『미국 여행 노트』를 발표한다. 1843년 『마틴 처즐위트의 생애와 모험』과 『크리스마스 캐럴』을 출간한다. 1847년 불우한 여성들을 위한 쉼터인 ‘우라니아의 집’을 설립한 뒤 10년 동안 운영한다. 1849년 『데이비드 카퍼필드』 『어려운 시절』을 출간한다. 1857년 여배우 엘렌 넬리 터난(Ellen Nelly Ternan)을 만난다. 1857년 『리틀 도릿』, 1859년 『두 도시 이야기』 연재에 이어 1861년 『위대한 유산』을 출간한다. 1865년 장편소설 『우리 서로의 친구』를 완성한다.
1870년 6월 9일 『에드윈 드루드의 미스터리』를 쓰던 중 심장마비로 타계한다. 향년 58세.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 안장되었다.

고려대 국문학 박사. 번역서 『포유동물』, 평론집 『시학의 변주』 『만인보의 시학』 『시와 정치』, 시집 『책이 무거운 이유』 『기룬 어린 양들』 등. 현재 안양대 교수.
중앙대 영문학 박사. 번역서 『하이퍼텍스트 2.0』(공역), 『케이트 쇼팽 단편집』(공역), 저서 『현대 미국 소설의 이해』(공역) 등. 현재 중앙대, 방송대 강사.
작가의 말
[역자의 말]
내가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을 번역한 시기는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무렵이었다. 아이엠에프 사태, 아이엠에프 시대, 아이엠에프 위기, 아이엠에프 경제 위기, 아이엠에프 외환 위기 등의 용어가 연일 언론에 도배되는 상황이었듯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번역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19세기 중엽 영국에서 디킨스가 겪은 상황과 20세기 말 한국에서 내가 겪는 상황이 같을 수 없지만,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힘듦은 유사하다고 여긴 것이다. 디킨스는 영국의 음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캐럴』뿐만 아니라 매년 1편씩 쓴 5편의 소설을 묶어 『크리스마스 책』을 간행했다. 크리스마스 날이라도 사람들이 난롯가에 모여 앉아 자신의 소설을 읽기를 기대한 것이다. 나는 디킨스의 그 의도를 받아들여 아이엠에프 사태에 무너지는 한국의 가정 역시 살아나길 희망했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비롯한 디킨스의 소설들은 그가 살아가던 시대와 사회를 반영한 산물이다. 디킨스는 빚을 갚지 못한 아버지가 감옥 생활을 할 정도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말미암아 아홉 살에 시작한 학업조차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 대신 구두약 제조 공장에서 일하거나 법률사무소 사환 노릇을 했다. 그와 같은 가난을 체험했기에 디킨스는 하층 빈민들의 고통과 비애를 잘 알고 있었고, 그들에게 사랑과 동정이 필요하다는 것도 인식했다. 그리하여 사회의 모순에서 야기된 빈민들의 소외와 아픔을 사랑으로 극복하려고 소설을 썼다.
디킨스가 살아가던 영국은 산업혁명으로 말미암아 엄청난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었다. 그렇지만 겉모습이 화려했던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 비참한 뒷모습을 숨기고 있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한 도시는 빈곤, 실업, 저임금, 경쟁, 계층 갈등에 쫓기는 빈민들을 양산했다. 그리하여 디킨스는 지배계층의 사람들에게 인간성을 상실하고 비인간화된 도시 상황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디킨스가 추구한 사회의식에 나는 전적으로 공감했다. 1997년 12월 3일 국가 부도에 직면한 대한민국은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외환 위기 상황을 보면서도 외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많은 기업들과 은행들이 공중 분해되었고, 해고 노동자들이 거리에서 낙엽처럼 나뒹굴었다. 평생직장으로 삼고 일하던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해고되는 일이 다반사였고, 비정규직이며 구조조정 등의 용어가 자연스레 일상화되었다. 나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통해 그들을 미약하나마 껴안고 싶었다.
목차
- 서문
제1장 말리의 유령
제2장 세 유령 중 첫 번째 유령
제3장 세 유령 중 두 번째 유령
제4장 세 유령 중 마지막 유령
제5장 이야기의 끝
■ 원문
■ 작품 해설
■ 역자 후기
■ 작가 연보
책 속으로
아무도 거리에서 그에게 “오, 이보게 스크루지. 언제 한번 날 보러 올 텐가?” 하고 반갑게 인사하지 않았다. 그에게 동전 한 푼 달라고 애원하는 거지 하나 없었고, 지금 몇 시냐고 물어보는 아이는 물론, 남자고 여자고 간에 평생 그에게 길 묻는 이 하나 없었다. 심지어 맹인 안내견들조차 스크루지를 알아보는 것 같았다. 개들은 스크루지가 오는 것을 보면 주인을 문간 안마당 쪽으로 끌어당기고는 마치 “눈 어두운 주인님, 저 사악한 눈보다 안 보이는 눈이 차라리 더 나아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꼬리를 흔들곤 했다.
(13~14쪽)
“인간의 자식이다.” 아이들을 내려다보면서 유령이 대답했다. “부모들이 간청해서 이렇게 날 붙들고 늘어지고 있다. 이 사내아이는 ‘무지’고, 이 여자아이는 ‘가난’이다. 정도와 관계없이 이 둘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사내아이를. 그의 이마에 파멸이라는 글자가 적힌 게 보인다. 저 글자를 지우지 않는다면 말 그대로 파멸이다. 어디 부정할 수 있느냐!” 유령이 자신의 손을 런던 쪽을 향해 뻗으며 소리쳤다. “너희들에게 무지를 말하는 이들을 욕해 보라! 너희들의 당파적인 목적을 위해 무지를 인정해 보라, 그러면 더욱 악화되기만 할 뿐! 결국 파멸의 날을 기다리는 꼴일 뿐이다!”
(103~104쪽)
스크루지는 자신의 옷 중에‘ 최고 좋은 옷’으로 갈아입고 마침내 거리로 나섰다. 그때쯤 현재의 크리스마스 유령과 함께 보았던 것처럼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스크루지는 뒷짐을 지고 느긋하게 걸어가면서 거리의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을 기쁨이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 그런 스크루지의 모습은 한마디로 말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즐거운 기색이 역력해 보여 서너 명쯤 되는 기분 좋은 사람들이 “안녕하세요, 어르신!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하고 인사를 했다. 스크루지는 나중에 자주 이 장면을 떠올리며 말하곤 했다. 바로 이 인사가 이제까지 그가 들었던 모든 기분 좋은 말 가운데 최고의 인사였다고.
(134쪽)
출판사 서평
찰스 디킨스는 19세기 영국의 소설가로서 그의 작품은 성서와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많이 읽힌다고 할 정도로 대중적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캐럴』은 어린이들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 그의 대표작이며 연극, 영화, 만화, 뮤지컬로도 옮겨지면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크리스마스를 모든 사람이 즐거운 명절로 기념하기 시작하던 영국 빅토리아 중기 무렵에 창작되었다. 제국주의 영국의 국력이 한창 번성하던 시기였으나 그만큼 그늘도 짙었다. 찰스 디킨스는 그 당시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에 시달리던 영국의 사회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면서 스크루지라는 인물의 개심을 통해 나눔과 베풂이라는 크리스마스의 참된 의미를 일깨워주었다. 디킨스는 빈곤 아동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한 적도 있고, 불우한 여성들을 위해 ‘우라니아의 집’이라는 쉼터를 운영하기도 한 사회운동가였는데, 이 소설은 그 어떤 정치적 메시지와 행동보다도 강력한 힘으로 사회와 사람들을 변화시켰다.
대강의 줄거리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작품 전체를 꼼꼼히 읽어본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은 명작의 공통된 숙명(?)이다. 글을 쓴 작가 자신도 울다가, 웃다가, 또 울면서 썼다는 이 소설을 한번쯤 느긋이 읽어보는 것도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기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30813967 |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12월 24일 | ||
쪽수 | 264쪽 | ||
크기 |
147 * 210
* 20
mm
/ 439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세계문학전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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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크루지 같은 구석은 없었을까?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