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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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총서 (11)
작가정보

저자 레이먼드 챈들러(1888~1959)의 본명은 레이먼드 손튼 챈들러. 1888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젊은 시절에는 여러 신문사를 전전하며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기도 했으나 대체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다가, 창작욕을 이기지 못해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잡지《블랙 마스크》에 투고한 중편 「협박자는 쏘지 않는다」로 데뷔했으며, 1939년에 첫 번째 장편 『빅 슬립』을 발표한 이후 이십 년간 전부 일곱 편의 장편을 쓴다. 그의 탐정, 필립 말로는 대실 해밋의 샘 스페이드와 더불어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하드보일드 주인공의 전형이 되었다. 또한 챈들러가 구사한 문체와 의외의 직유는 이후 많은 작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1954년 봄, 연상의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실의에 빠져 술로 점철된 생활을 하다가 1959년 3월 26일 70세의 나이에 폐 질환으로 사망하였다.
역자 안현주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문학과 영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기업에서 마케팅 관련 일을 하다가,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즐겁게 일하고 있다.
목차
- 레이먼드 챈들러를 기리며
제1장 작품론
글 쓰는 힘을 잃지 않는 섬세함을 얻는다는 것/ 내가 욕을 먹는 이유/ 추리소설가의 분노/ 소설이라는 예술에 대하여/ 작가에게 가장 가치 있는 투자는 스타일/ 작가들의 도덕성/ 독자들에게 기억되는 것/ 표절 시비에 대하여/ 추리소설가와 멜로드라마/ 챈들러 스타일/ 촉매제로써의 탐정/ 대중적이지 않은 예술은 있을 수 없다/ 독자는 신경 쓰지 말라는 멍청한 말/ 프로 작가가 된다는 것/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스타일이 모방되거나 심지어 표절되다 보면/ 추리소설은 돈벌이로 쓴다는 관점/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제2장 작가들
애거서 크리스티의 명예를 위하여/ 나는 제임스 케인이 싫어요/ 케인, 당신의 문제점은요/ 대실 해밋은 왜 절필했는가/ 얼 스탠리 가드너의 대단함/ 헤밍웨이가 쓴 작품은 사실상 하나/ 로스 맥도널드의 허세/ 도로시 세이어즈의 실패/ 내가 만일 서머싯 몸을 안다면/ 오스틴 프리먼이 이룬 것/ 서머싯 몸의 외로움/ 헤밍웨이를 옹호함/ 피츠제럴드의 매력/ 존 딕슨 카를 읽을 수 없는 이유
제3장 할리우드
할리우드를 경멸할 수 없는 이유/ 좋은 영화가 가능하려면/ 할리우드의 윤리관/ 험프리 보가트와 영화 〈빅 슬립〉/ 추리소설을 효과적으로 화면에 옮기는 요소/ 할리우드에 필요한 건 배짱뿐/ 와식 작가와 긴 의자/ 히치콕에게 하는 충고/ 할리우드에서 살아남는 방법/ 목을 내놓을 준비는 되어 있다
제4장 필립 말로
필립 말로의 양심/ 필립 말로의 정의/ 필립 말로의 인생/ 필립 말로의 성숙/ 필립 말로의 운명
제5장 일상
캘리포니아/ 편집자가 욕을 먹는 이유/ 나의 비서, 나의 고양이/ 내가 우리 고양이를 존경하는 이유/ 왜 표지에 작가 사진을 싣는 걸 그만두지 못할까/ 나란 사람은/ 나에게 텔레비전이란/ 어차피 죽어야 한다면/ 나의 주부 생활/ 취미는 코끼리 수집/ 잃어버린 아름다움/ 기나긴 이별/ 어쩔 수 없는 감상주의자/ 자살 시도 후에 쓴 편지/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결혼에 대한 몇 가지 충고/ 내 글쓰기 혹은 글 안 쓰기의 문제/ 문제는 단 하나, 외로움/ 여자를 사랑하는 법/ 다시, 사랑/ 나의 죽음에 대하여
책 속으로
나도 그저 그런 추리소설이 너무 많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엄밀하게 보면 모든 종류의 책들이 다 그저 그렇습니다. 하지만 추리소설은 돈벌이로 글을 쓰는 작가들이나 쓴다는 관점은 결코 수용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중 가장 형편없는 작가들은 매 장마다 피를 흘립니다. 우리 중 최고의 작가들도 새 책을 쓸 때 매번 바닥부터 시작해요. 돈벌이로 글을 쓰는 작가란 자시이 하는 일이 가치 없는 줄 알면서도 돈을 벌기 위해 기능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이죠. 내가 만난 어떤 추리소설가도 자신이 하는 일이 가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좀 더 잘 쓸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죠. 나는 어쩌다 운이 좋은 사람들 쪽에 서게 되었는데, 정말이라니까요, 이 일에는 운이 필요하답니다.
p. 76
헤밍웨이조차 실망스러울 정도입니다. 그의 작품은 구십 퍼센트가 빌어먹을 자기 복제예요. 그는 사실상 단 한 작품만 쓴 겁니다. 나머지는 전부 같은 몸에 다른 바지를 입은 거죠. 아니면 바지를 안 입었거나. 게다가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그 끝없는 집착은 결국에는 좀 구역질이 날 정도입니다. 이 남자는 한 가지 소재만 다룰 뿐 아니라 그마저도 조롱거리로 만들어 버렸어요. 내가 제안하고자 하는 그의 묘비명은, 그가 받아준다면 말이지만, 이렇습니다. “여기 잠자리에서 끝내줬던 한 남자가 잠들다. 그가 여기 홀로 묻히다니 정말 유감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가 과연 끝내줬을까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는 건데, 정말로 잘하는 일에 그렇게까지 공을 들이지는 않잖아요. 그렇지 않습니까?
p. 102
무릎 위에 내 비서를 안고 있는 사진이 특히 잘 나왔더군요. 비서라고 하니 아마도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 이제 열네 살이 된 검은 페르시안 고양이입니다. 내가 비서라고 부르는 이유는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항상 내 주변에 있었기 때문이지요. 대개는 내가 사용하려고 하는 종이나 교정을 봐야 하는 교정지 위에 앉아 있지만 때로는 타자기 위에 뛰어오르기도 하고, 때로는 책상 구석 쪽에 앉아 먼 산을 바라보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꼭 이렇게 말하는 것 같죠. “지금 쓰고 있는 그 원고는 시간 낭비야, 친구.”
p. 195
출판사 서평
챈들러가 보낸 편지 속에 담긴 챈들러 스타일!
장르소설가들의 ‘뜻밖에’ 반가운 에세이 시리즈인 ‘박람강기 프로젝트’ 3권. 하드보일드 소설가 레이먼드 챈들러가 작가, 편집자, 독자 들에게 쓴 편지 가운데 68편을 묶었다. 그동안 폴 오스터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등을 통해 일부분만 접할 수 있었던 챈들러의 통찰력 있는 견해들을 감상할 수 있다.
챈들러는 이 편지들을 통해 자신의 글쓰기 방식에 대하여, 글을 써서 먹고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하여, ‘소설’과 ‘추리소설’의 관계에 대하여, 이 타락한 세계에서 모름지기 탐정이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노벨문학상의 가치에 대하여, 좋은 글쓰기의 필수적인 요소에 대하여 간결하게 서술한다.
여기에는 결혼과 연애에 관한 멋진 농담,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관록 있는 조언, 애거서 크리스티와 헤밍웨이와 로스 맥도널드와 존 딕슨 카가 쓴 작품을 향한 신랄한 비판, 투병중인 아내에게 헌정할 작품을 쓰지 못한 데 대한 회한,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적은 소회도 담겨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8791179 |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04월 11일 | ||
쪽수 | 256쪽 | ||
크기 |
135 * 195
* 15
mm
/ 380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박람강기 프로젝트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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