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과정에서 독일마르크화, 독일연방은행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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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ㆍ경제ㆍ사회통합’을 비롯해 독일 통일의 경제적 측면에 대해서는 그동안 사유화, 재산권 처리, 동독 지역으로의 이전지출, 통독 후 동독경제의 수렴 등에 관해 광범위하게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통화ㆍ금융 분야도 급속하게 이루어진 통화통합, 전환비율의 결정, 동독 금융제도의 개혁, 독일연방은행의 통화정책 등에 관해 상당한 연구 성과가 축적되어 있다.
그러나 통화통합 및 통일 과정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한 독일마르크화와 독일연방은행의 역할에 중점을 둔 연구는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중앙은행인 독일연방은행의 역할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독일의 통화 금융통합을 논할 수는 없기에, 책에서는 동서독 간 통화통합, 통일과정에서 DM과 독일연방은행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어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그를 이해하기 위한 배경으로 통독 전 서독의 경제상황 및 동독의 금융ㆍ경제 상황, 연방은행이 중앙은행으로 기능을 제대로 하기 위한 전제로서 금융 부문의 통합도 소개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영찬
저자 김영찬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독일 마부르크(Marburg)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국제지역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에서 35년을 일한 후 현재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초청연구위원으로 있다. 한은에서는 경제통계국, 조사국 등에서 근무했으며 특히 프랑크푸르트 독일연방은행에서의 장기 연수를 시작으로 독일ㆍ유럽의 주요 변혁기에 독일에서 10년간 생활했다. 통독 직전인 1987년 연수 시절 서베를린에서 브란덴부르크 문 앞의 장벽을 만져보았다. 1990년 통일이 이루어지고 일시적인 경제 붐에 이어 후유증이 불거지기 시작하던 1992년 가을부터 2년 반 동안 마부르크 대학에서 통독의 경제적 측면을 연구했다. 1999년부터 5년간 프랑크푸르트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독일과 유럽경제를 분석했다. 유로화가 도입되었으나 독일마르크화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었고 독일이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던 때였다. 유로지역 재정위기가 절정이던 2011년부터 2년간은 사무소장으로 일하면서 위기의 전개와 봉합, 그리고 그 과정에서 통일 독일의 화려한 부활을 목도했다.
2015년 KIEP로 옮긴 후에도 통일국제협력팀에서 통일의 통화?금융?재정 측면에 관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독일 할레(Halle) 경제연구소와의 공동연구 참여 등을 위해 매년 한두 차례 독일을 방문해 동독지역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주요 저서와 논문으로 「통화통합ㆍ통일과 독일경제(1995)」, 「독일견문록(2005)」, 「동서독 통일 20년: 경제적 관점의 평가와 교훈(2010)」, 「통일 후 남북한경제 한시분리운영방안: 통화ㆍ금융ㆍ재정 분야(공저), (2016)」 등이 있다.
목차
- PART01. 왜 독일마르크화, 독일연방은행인가
ㆍ돈, 중앙은행 그 이상의 의미: 독일마르크화DM와 독일연방은행
ㆍ가 책에서 다루려는 것들
ㆍ책의 구성
PART02. 통일 전 독일마르크화, 독일연방은행의 위상
ㆍ서독 시절 독일마르크화와 독일연방은행
-그 의미
-독일마르크화
DM의 탄생: 경제기적의 시작 / 안정과 번영의 상징 / 제 2의 국제통화 / 국가 정체성으로서의 DM
-독일연방은행
설립 과정 / 지위와 구조 / 위상과 평가: 연방은행, 너를 믿는다
ㆍ동독 마르크화와 동독국립은행
-동독 마르크화
동독 마르크화의 탄생: 상실감의 시작 / 취약한 대내외적 위상
-동독국립은행
동독의 금융제도 / 동독국립은행: 사회주의 체제에서의 중앙은행 / 제도의 모순과 한계
ㆍ통독 직전 동서독의 경제 상황
-붕괴 직전의 동독경제
겉으로는 강한 산업국가 / 동독 당국자들의 실상 평가
-서독경제: 작은 ‘경제기적’
PART03. 서독의 독일마르크화 동독의 통화가 되다
ㆍ통화통합이란 무엇인가 ?
-동서독 통합조약에서 통화통합의 내용
-통화통합의 일반적인 개념
-또 다른 통화통합 방식으로서 유럽경제통화동맹 EMU
-통화통합과 금융통합
ㆍ통화통합 추진 과정
-유럽에서 통화통합 시기 논쟁과 독일의 입장
-장벽붕괴 후의 단계적 통합론
-서독 정부, 통합을 서두르다
제안 배경 / 논의의 전개 / 제안 결정 과정 / 제안 내용 / 독일연방은행과의 커뮤니케이션 논란
-동서독 간 통합 협상
협상 개요 / 협상단 구성 / 예비 협상과 중간 합의 / 본 협상과 쟁점의 합의
-이해관계자들은 각자의 이해를 좇아
ㆍ전환비율 결정
-전환비율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인 환율과 전환비율의 차이 / 전환비율 추정 방법
-동독 시절의 여러 환율 : 단일환율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공식환율과 환전상환율 / UN 적용환율 / 외환수익개념 / 구매력 평가
-서독 정부의 전환비율 추정
-연방은행의 전환비율 제안
합리적인, 그러나 뒤늦은 제안 / 제안에 대한 반향
-전환비율 협상과 합의 : 경제, 정치논리 그리고 감성
-전환비율 결정을 어떻게 볼 것인가
ㆍ동독 지역에 대한 독일마르크화 공급
-공급 방안 수립
-로지스틱스: 동독 전 지역으로 현송?보관
-1,600만 명에게 돈을 바꾸어주다
-옛 동독화 폐기
-편법·부정행위와 대응: 복잡하면 틈이 생긴다
대응책의 마련 / 편법ㆍ부정 사례
PART04. 독일연방은행, 동독의 중앙은행이 되다
ㆍ동독 지역 통화정책 권한의 확보
ㆍ독일연방은행 동독에 들어가다
ㆍ동독 금융제도의 개혁
시장경제로 전환되면 금융도 바뀌어야 / 이원적 은행제도로의 전환 / 서독 제도로의 통합
ㆍ지급결제제도의 통합
ㆍ동독 지역 금융기관에 대한 자금공급
-초기 여건
-초기 자금공급
재할인 / 롬바르트 대출 / 공개시장운영 / 리파이낸싱 구조
-금융감독의 탄력적 적용
PART05. 통일, 그 후
ㆍ통독 초기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논란
-초기 여건과 금리 인상
-금리인상의 여파와 평가
-통일비용 재원조달과의 관계
재원조달 방식 / 재원조달 여건
ㆍDM 사라지고 연방은행 개편되다
-DM의 종언: 유로화 도입은 통일의 대가였나
-독일연방은행, ECB의 일원이 되다
PART06. 마무리하며
ㆍ지금까지 내용의 요약
ㆍ무엇을 얻을 것인가 : 기계적으로 해석하지 않기
ㆍ소회
책 속으로
독일마르크화, 독일연방은행은 통화통합, 그리고 이를 디딤돌로 3개월 만에 이루어진 정치적 통일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나라에서는 급속한 통화통합과 전환비율에 주된 관심이 두어지고, 이 결정들에 정치적 판단이 우선했다는 인식 때문에 연방은행의 역할이나 입장은 상대적으로 비중 있게 다루어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연방은행이 행한 여러 역할의 적지 않은 부분이 일반의 관심이 덜한 중앙은행 고유의 영역이거나, 역설적으로 별 탈 없이 원활히 수행되었기 때문에 논란에서 벗어나거나 연구 대상으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측면도 있다. 물론 통합에 있어서 연방은행이 주된 역할을 한 분야만 있는 것은 아니고 지원적 역할을 담당하거나 타 정부부서의 도움을 필요로 한 분야,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수용자적 입장이 된 부분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중앙은행인 독일연방은행의 역할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독일의 통화ㆍ금융통합을 논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31쪽
동독 경제의 실상은 많은 서독ㆍ외국 연구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었다. 동독에서 발표되는 통계자료가 매우 부족했던 데다 비밀로 분류되는 부분도 많았고 발표되는 자료도 분식된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독의 국가계획위원회 의장이었던 쉬러Gerhard Sch?er는 특히 1980년대 들어 동독의 경제통계는 어느 정도 분식이 되고 있었다고 실토한 바 있다. 통화통합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면서 서독 측이 우선적으로 요구하였던 것이 제대로 된 경제ㆍ금융통계였으며 생각보다 나쁜 수치에 서독 측이 적잖이 놀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81쪽
독일의 경우 1년도 채 안된 기간에 통화통합이 이루어진 것과 달리 유로의 경우는 수십 년의 기간이 소요되었다. 또한 독일의 경우 서독의 DM과 독일연방은행이 동독을 포함한 전 독일의 통화, 중앙은행이 되었지만 유로지역의 경우에는 각국의 통화가 사라지고 유로화가 도입되었으며 통화정책권한이 새로 설립된 유럽중앙은행으로 이관되고 각국의 중앙은행은 그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집행하는 기관으로 변환되었다. 그리고 전환비율은 ERM 제도 내에서 몇 차례의 재조정을 통해 각국의 상황을 반영하며 결정되었다.
-101쪽
이와 같이 양독 경제에서 나타나는 규모와 질의 현격한 차이, 합리적인 전환비율 산출 근거의 부재, 시장경제의 기능에 필요한 제도의 미비, 동독 경제 실상에 관한 자료 부족 등 즉각적인 시장경제ㆍDM에 의한 통합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다. 당시 경제학자들은 1:1로의 급속한 통화통합이 실현되면 동독 경제의 붕괴, 특히 기업의 경쟁력 상실과 실업증가, 이에 따른 서독 측의 막대한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었다. 이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외환통제나 수입규제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한편 점진적인 태환성의 부여로 일정 환율이 결정되게 함으로써 이 환율을 충격 흡수장치로서 사용해야 한다고 보았다.
-112쪽
흡수통일, 급속한 통화통합, DM의 동독 도입이라는 표현에 가려서 이들 결과가 나오기까지 동서독 간에 치열한 협상이 있었고 통합조약은 그 합의의 결과라는 사실은 잘 조명되지 않고 있다. 특히 현실적으로 통합상황에 당면했을 때 참고로 할 만한 정도로 상세한 협상의 전개과정, 협상단 구성, 양측 내부의 의견 조율, 양측의 입장 및 쟁점과 타협 등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형편이다. 정책담당자에게는 그 결과 못지않게 이러한 협상의 과정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에 협상에 참여한 정부, 중앙은행, 의회 담당자들이 어떤 문제에 부딪히고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131쪽
연방은행의 제안은 경쟁력, 물가안정, 동독 주민들의 사회적 측면에 대한 배려 등에서 합리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과정이 상당 정도 진행된 후에는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논리도 역부족이라는 점도 보여준다. 통화통합, 전환비율이 구상되던 초기에 정부와 연방은행, 정치권 등 정책당국자들 간의 사전 협의 부족이 피할 수 있었던 마찰을 야기했으며, 중앙은행으로서는 정책 결정 초기에 자신의 논지를 설득력 있게 설파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170쪽
통화통합과 함께 독일연방은행은 동독을 포함한 독일 전체의 통화정책을 관할하게 되었다. 그리고 3개월 후인 1990년 10월 3일 정치적 통일이 이루어지면서 독일연방은행은 통일독일의 중앙은행이 되었다.
통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재개된 연방은행의 금리 인상은 독일 내의 물가상승 압력 증가에 대응한 것이었지만 독일 경제 및 유럽통화제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과 함께 적잖이 논란이 된 부분이다. 이 논란을 이해하는 데는 1980년대 말 서독의 경기 호조, 여타 선진국의 경기흐름과
출판사 서평
독일연방은행의 경험에서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을 얻자
DM과 독일연방은행이 국내외에서 가졌던 독특한 위상이 통화통합, 통일과정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방은행이 수행한 업무들은 통합과정에서 중앙은행이 일반적으로 담당해야 할 업무들이었다. 연방은행에 초점을 맞추어 통합 과정을 살펴보면 중앙은행이 해야 할 역할의 전반적인 조망과 함께 그간 독일의 통화ㆍ금융통합 연구에서 간과했거나 깊이 있게 다루지 않았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한 기관을 집중적인 연구 대상으로 하면 오히려 더 포괄적으로 사안에 접근하면서, 실질적인 시사점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재정, 법무, 행정, 사회보장, 환경 등 여러 다른 분야의 연구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독일연방은행의 경험에서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을 얻기 위해서는 연방은행이 그동안 행한 역할에 대한 상세한 파악은 물론, 연방은행과 독일이 처했던 당시 상황과 남북한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야 통화통합 당시의 경험을 기계적으로 해석하거나 적용하지 않고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통화통합 연구에서의 미진과 부족함의 보완
저자가 이 책의 기초가 되었던 논문을 준비하면서 직면했던 문제는, 독일 통일에 관해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마당에 ‘또 독일인가?’ 하는 회의적인 시각을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이 기여할 바를 찾을 것인가였다. 저자는 우선 그간 모아두었던 통독 직후부터 최근까지의 연구자료들, 정부 문서와 동서독 협상 당사자들의 회고록 등 최대한 많은 독일 문헌을 활용하고자 했다. 원자료에 충실히 접근하자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내용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통화통합과정에서 쟁점이 되었던 부분 뿐 아니라 원활히 진행되어 관심을 덜 받은, 그러나 우리에게는 쉽지만은 않을 부분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독일연방은행이라는 한 기관을 분석대상으로 함으로써 통일과정에서 특정 기관이 당면하는 문제의 초점을 명확히 할 수 있었다. 오랜 동안 접하고 경험했던 연방은행과 직원들, 현지에서 본 연방은행에 대한 언론과 시민들의 태도는 논문의 관점을 세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영향을 미쳤다.
그리하여 이 책이 독일마르크화가 동서독에서 가졌던 의미, 그 관리자로서 연방은행의 독특한 위상, 동독에서 화폐와 중앙은행의 기능, 통독 전 동서독의 상반된 경제여건과 그 영향, 서독 정부가 급속한 통화통합을 제안하기까지의 과정 및 연방은행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동서독 간 통화통합 협상의 구체적인 전개, 전환비율 결정의 근거와 과정, DM 공급 로지스틱스의 구체적인 진행과 그 과정에서 편법ㆍ부정행위, 동독에서 연방은행의 독자적인 통화정책 권한 확보, 통독 후 연방은행의 금리인상이 유럽통화제도(EMS)와 통일비용 조달에 미친 영향, 독일통일과 유럽경제통화동맹(EMU) 출범과의 관련성 등, 그간 통화통합 연구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았거나 세부적인 분석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98153380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8월 16일 |
쪽수 | 312쪽 |
크기 |
151 * 205
* 22
mm
/ 424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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