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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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서울신문 > 2013년 6월 3주 선정
매일이 여행이고 매일 밤이 스카이라운지인 동피랑 마을, 어청도 포구의 어느 식당, 섬의 본질을 그대로 담고 있는 이름인 독고도獨孤島였었던 독거도獨居島 등 저자가 마주한 풍경들을 생생한 언어로 그려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동일한 풍경을 보고서도 사람마다 그려내는 풍경이 제각각인 것은 사물을 관찰할 때의 속도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임을 일깨워주며 그냥 지나칠지도 모를 섬의 그저 아름다운 풍경이 아닌 주어와 핵심을 꺼내 보인다.
작가정보
목차
- 여행자의 서
처음 살아보는 삶
죽음 곁에서도 삶은 따듯하다
바닥
삼십세
바다도 숲의 안부를 궁금해 하는데
파도를 건너는 법
무엇보다 자신을 소중히 하라
은하 여행자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
여행자의 사랑
동피랑
할아버지의 요들송
길의 참 뜻
걷기의 속도
걷기는 정신의 운동
한 번도 땅에서 발 떼어본 적 없는 것처럼
천국
세상에 없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삶을 바꾸는 힘
노래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그대 내 영혼의 발전소
나는 사랑으로 이끓는 유황불 지옥에나 가련다
사랑
적막강산
함께이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다
사랑의 균형
떠도는 것은 마음이다
삶의 신비
삶의 불안 삶의 불만
삶이 곧 목숨이다
누가 죽음을 두려워하랴
어찌 나만이 인생에서 상처받았다 할까
무게
마음은 독거미와 같아
영원
날 사랑한다고 말해요
섬 맑은 날
달의 후예
겨울 산이 가장 깊다
황금기
콩 심는 날
폭풍의 언덕
바람의 통로
위로는 마약이다
상처
언어의 감옥 침묵의 감옥
이우
염소란 무엇인가
어제의 나 오늘의 나
고통
삶은 사소함으로 가득하다
열정의 총량
늙음은 삶의 완성이다
늙은 선원의 추억
거북이처럼 느리게 가라
정박
생의 도축업자
생사불이의 법당
바다는 이 행성의 피다
지구가 아니라 수구다
시로 바다를 건너다
양초장수
가을볕에 마음을 말리다
천년
감자탕을 먹으며
비가
노인
그 별이 나에게 길을 물었다
참으로 나를 이끄는 것은
어촌계장님의 당부
잔혹 엽기 애정 사기극, 6시 내고향
장님 농부
욕심
두려움
왕은 숲으로 갔다
자발적 가난
분노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삶
책 속으로
분노는 장작불과 같아 남을 태우기 전에 자신을 먼저 태우고 만다. -216쪽
사랑의 병이 불치병인 까닭은
환자가 낫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82쪽
몸이 어느 곳에 있는 가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의 몸을 붙들어 매는 것은 장소가 아니다.
마음이다.
마음이 깃들지 못하면 사람은 있어도 있는 것이 아니다.
떠도는 것도 실상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다. -93쪽
우리는 늘 삶에 대해 서툴다.
그렇다고 삶이 실수투성이인 것을 책망하거나 탓할 이유는 없다.
누구나 처음 살아보는 삶이 아닌가. -17쪽
사람들은 추락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바닥에서 태어난다.
아무리 높은 곳에 있다가 깊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해도 처음 그 자리다.
사람들은 잃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잃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23쪽
출판사 서평
강제윤 시인의 풍경과 마음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
시인은 사물의 표면보다 본질을 꿰뚫는다.
강제윤의 사진도 그렇다.
그저 지나칠지도 모를 섬의 풍경 속에서 주어와 핵심을 놓치지 않는다.
그저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다.
이상엽(사진가)
‘보길도 시인’으로 잘 알려진 강제윤 시인이 고향 보길도의 찻집 ‘동천다려’를 접고 나그네가 되어 섬을 떠돈 지도 어언 여덟 해. 그 사이에 사람 사는 섬 300여 곳을 다녔고, 섬을 걸으며 마주친 사람과 삶을 담은 책도 여러 권 썼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섬의 풍경을 담은 아름다운 사진을 짧은 글과 함께 엮은 ‘포토 에세이’를 우리 앞에 내놓았다. 「강제윤의 풍경과 마음: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가 바로 그것으로, 그가 지금껏 내놓은 11권의 책들에 견주어 “사진은 가장 많고, 글은 가장 적은 책”이다.
강제윤 시인은 섬 순례를 시작할 때부터 조그마한 ‘똑딱이’ 사진기를 늘 지니고 다니면서길 위의 풍경과 삶과 사물을 찍어왔다. 작고 가벼운 똑딱이 사진기는 그의 몸의 한 부분이 되다시피 해, 그의 눈과 마음이 포착한 어떤 풍경, 어떤 순간도 좀처럼 놓치는 법 없이 충실히 담을 수 있었다. 덕분에 그의 사진은 여느 사람이 마주치기 힘든 아름답고 독특한 섬의 정취와 바다 풍경을 여실하게 전해주는가 하면, 또 더러는 일상의 한 단면을 보여주면서 눈에 보이는 것 이면의 이야기, 곧, 삶의 본질을 은유하기도 한다.
섬에서 섬으로 떠돌며 걷고 또 걷는 중에 시인이 마주친 섬의 풍경은 아름답다. 때로는 평화롭고 고요하게, 때로는 가난하나 여유롭게, 때로는 아득하고 유현하게, 또 때로는 비장하게 시인의 가슴에 스며든 아름다운 풍경들이다. 그런가 하면, 외면할 수 없는 잔혹한 현실이 시인의 마음을 뒤흔든 풍경들도 있다. 여덟 해 동안 그런 섬의 풍경과 일상을 기록한 사진이 수만 장에 이른다. 그 가운데에서 가리고 가려 뽑은 80점의 사진을 이 책에 담았다.
한편, 수만 장의 사진이 쌓이는 동안 시인의 가슴에는 벅차도록 많은 이야기 또한 쌓였다. 그러나 시인은 단 몇 줄의 글로 응축한 시와 아포리즘 80편으로 수천, 수만의 생각과 통찰과 사설을 대신했다. 섬의 풍경과 일상에서 포착해낸 삶, 사랑, 절망, 외로움, 욕망과 결핍, 고통과 행복 들은 시인의 가슴을 거치면서 인류 보편의 이야기로 전화되어, 삶의 근원을 되돌아보게 하는 성찰을 전한다.
이 책은 아름다운 사진이 더러는 두 면 가득 큼직하게 배치되기도 하면서 시원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짧은 글이 곁들여져, 가볍게 책장을 넘길 만하다. 그런데도 그렇게 훌훌 책장을 넘기게 되지 않는 것은, 사진작가 이상엽의 말처럼 “삶의 본질을 꿰뚫는” 아름다운 사진이며 깊은 사유로 길어올린 시와 잠언이 지닌 무게감이 독자의 시선과 마음을 오래 붙드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태생적 여행자이며, 길의 자녀들이기에 자기가 사는 마을의 동구 밖도 나가보지 못한 노인마저 은하 여행자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7322114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06월 10일 |
쪽수 | 219쪽 |
크기 |
154 * 200
* 20
mm
/ 368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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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 섬으로 여행을 떠나 본적이 있었나 생각해 보니,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많이 간다던 제주도도 한 번 가본 적이 없다. 이 책을 쓴 저자의 소개를 살펴보니 시인이자 섬 여행가라고 한다. 섬 여행가라.. 뭔가 특이해 보인다. 그리고 혼자 생각했다. 이렇게 넓은 세상에서 왜 하필 섬을 여행하게 되었을까 하면서. 화려하고 멋진 곳이 얼마나 많은가. 그렇게 좋은 곳들을 놔두고 왜 하필 섬일까 하며 혼자 고민에 빠진다. 하지만 저자는 벌써 300여 개의 섬을 여행했다고 한다. 놀랍다.
책을 읽고 있었다. 옆에 있던 누군가가 내가 들고 있던 책의 제목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를 보며 한 마디 던진다. 여행의 목적지는 당연히 여행이지 그럼 뭐냐면서. 누가 그걸 몰라서 하는 소리냐며 시인이 전하고자 하는 말은 따로 있는 것이라며 되받아 쳐주고 싶었지만 그냥 웃고 말았다.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라는 것을 누가 모르겠냐만 사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모습에는 온전한 여행의 모습이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 여행은 모름지기 빠르게 돌아가는 각박한 세상 속에 나와 자유로움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그 점을 말하는 것이다. 여행한답시고 빡빡한 일정 속에서 시간에 쫓기며 서두르는 모습들을 많이 보곤 한다. 그것이 과연 참다운 여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어쩌면 저자가 섬을 여행하는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시간의 노예에 벗어나기 위함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하는 동안 사물과 자연, 그리고 사람과 곳곳의 상황들을 관찰하는 저자의 눈이 조금은 특별해 보인다. 각각의 글들에는 여러 가지 주제가 담겨있는 듯 한데 그 중에서 내가 마음에 들었던 글들은 주로 삶을 바라보는 시선들에 대한 글들이 마음에 남았다. 그 중에 하나. 누구나 처음 살아보는 삶이기에 실수투성이인 우리의 삶을 책망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이 글은 마치 여전히 삶에 서툰 나를 바라보며 하는 말인 것 같았다.
그리고 여행을 하며 찍은 듯 한 사진들은 책을 읽는 흥미를 돋아 준다. 장작불을 떼고 있는 한 아주머니의 모습이 실루엣으로 처리된 감성적인 사진이 한 장 있는데 그 상황을 바라보며 생각해 낸 저자의 글을 보며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그 능력이 부럽기도 하고 빼앗아 오고도 싶었다. 지금도 저자는 섬을 여행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소박하면서도 특별한 사진들과 글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함께 응원을 보내고 싶다.
있고 가슴 깊숙이 다가오는 시가 있어서다.
요즘의 시골은 도시의 연장이어서 아스라한 추억이 없다. 논과 밭에 우후죽순 아파트와
건물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그나마 섬만이 육지에 비해 개발의 여지가 덜해 곳곳마다
섬마다의 특징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강제윤 시인도 그래서 섬 여행을 하나보다. 한국의 모든 섬을 걷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금까지 300여 개의 섬을 걷고 기록해 왔다고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섬 이름만 해도 독거도, 연도, 노회도, 지심도 등 낯선 섬 이름들이다.
'강제윤 시인의 풍경과 마음'이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여행지의 풍경이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시인이 품고 있던 생각과 마음들이 섬여행에 투영시켜 보여준다.
섬을 다니면서 찍은 수 만장의 사진에서 고르고 고른 것이라 그런지 그저 바라만 봐도
마음이 치유될 듯한 섬 곳곳의 아름다운 비경들이다. 하지만 단지 아름답기만 하고 감탄만
해서는 안 된다. 사진이 자꾸 말을 걸기 때문이다. 그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행자
자신만의 감성이 살아 있기때문에 깊이 있게 들여다 봐야한다. 잘 보인다고 다 볼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사진은 때론 글보다 더 깊은 상상의 숲으로 이끌기 때문에 그 뒤에 구불구불하게
감춰진 은유를 찾아야 한다. 가 보지 않은 먼 그 곳의 이야기도 조금조금 들려준다.
어떤 사진은 삶이 주는 고단함이 보이고
어떤 사진은 아련한 그림움이 보이고
어떤 사진은 오래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도 그렇다. 문장을 읽을 때마다 긴호흡이 필요하다. 문장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힘든 시기에 사는 우리들이 개발로 인해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무언지 그 소중함과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라고 묵직한 질문을 해댄다.
그래서 그 많은 시 중에서 '길의 참 뜻'이라는 시가 인상적이다.
자신과 소통하고 자연과 소통하고 세계와 소통해야 하는 사유의 길이
도시의 길들은 자동차와 온갖 장애물들의 위협으로 더 이상 생각에 몰두해 걸을 수
있는 길이 아니라 오로지 통로로서의 기능만 할뿐이라는 안타까움, 많은 길들이
사유의 확장 기능을 되찾을 때 이 소란하고 얕은 세상에서 우리의 삶이 더 깊고
고요해질 거라는 믿는 시인의 마음이 절절히 다가온다.
'두려움'이란 시을 읽으며 진정한 나눔에 대한 생각에 한참동안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생각에 잠겼다.
나누지 못하는 것의 근원은 소유욕이 아니다.
불안이다.
모자랄지 모른다는 두려움
그래서 다 쓰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나누지 않고 자꾸 쌓아주려 한다.
나 또한 그러하다.
배낭 하나 메고 떠도는 삶이지만 나날이 배낭은 무거워진다.
나에게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소중한 것들을 아낌없이 나누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리라.
삶에 대한 생각, 늙음에 대한 생각, 욕심에 대한 생각 한장 한장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자꾸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보다보니 문득 섬에 가고 싶다. 섬은 걷기에 좋은 곳이다. 저자처럼 아름다운
섬들을 쉬엄쉬엄 걸으며 사유하고 길과 소통하고 싶은 생각이 든 것은 나뿐만이
아닐것이다.
아르's Review
일년에 한 번 직장인들의 축제라 할 수 있는 여름 휴가 기간이 돌아온다. 대학생 때만 해도 길고 긴 방학이 심심해서 다시 학교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생각했었는데, 왜 그 길고 길었던 방학을 그리 헛되이 보냈었나, 에 대한 푸념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이 단 몇 일 동안의 휴가 동안 정말 부지런히 움직이며 돌아다니는 스케줄로 움직이곤 한다.
심지어 친구에게 자랑스레 스케줄을 보여줬을 때, 그 친구는 내게 여행이 아니라 극기훈련 같다, 라는 농을 던지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6시부터 시작되는 내 스케줄 표의 일정들을 보면, 평소보다 덜 자고 더 많이 움직이는 그런 일정이니 내게 여행이란 심신의 위안이 아닌 고난의 발걸음이었다.
그런 연유에서 저자와 같이 여행길을 진정으로 즐기는 이들을 보면 부러우면서도 내심 불안하기도 했다. 정해진 일정 없이 움직이는 초행길. 위험하지 않나? 라는 생각에 대해 그는 되려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라며 쉬어 갈 것을 권하고 있다.
집을 떠나 자연의 품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바쁘게 걷는 것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그것은 다시 속도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중략)
길에서 도달해야 할 목적지 따위는 잊어야 하리라. 목적지에 가지 못한들 어떠랴. 길을 벗어나 낯선 길로 들어선들 또 어떠랴.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 그 자체가 아닌가. –본문
학생 때는 그렇게 직장인이 되고 싶더니만 간절히 바라던 직장인이 되어서는 다시 학생 때의 시절이 그리워진다. 일하는 만큼의 대가로 받는 다는 월급을 보면서도 내 것이 아닌 그저 스쳐가는 것들이기에, 주중 속 5일은 내가 죽어 있는 시간처럼 느껴진다. 가까스로 나를 되찾는 시간이 금요일 밤부터 주말이다 보니, 하루는 어디든 쏘다니고 하루는 쥐 죽은 듯 잠만 자며 보내고 있다.
그렇게 또 다시 주중 5일을 마주하며 주말만 기다리고 달력 속 공휴일만 뒤척이는 3년차 직장인의 내 모습을 보면 서글퍼진다. 왜 우리는 파라다이스에서 무위도식하며 살 수 없는 것일까. 그곳에만 있으면 모든 것이 행복해 질 텐데 말이다.
인간에게 천국이란 연인과 여행자에게만 허락된 공간이다. (중략)
하지만 명심하라 여행자여!
어떠한 천국도 정착지가 되는 순간 지옥으로 돌변한다. –본문
저자는 여행 속의 겉으로 들어나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길을 걸으며 인간의 내면에 대해서도 고뇌하는 장면들이 속속 등장한다. 누군가의 불행을 통해 나의 행복을 가늠해 보기도 하고 다른 생명을 취하여 내가 사는 모습들에 대해 생각하는 장면에서, 여행을 떠나며 홀로 걸을 때 만이 눈에 들어오는, 익숙한 것들 중 생소함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분명 그 이전에도 자리하고 있었을 테지만 그저 자연스레 흘러가는 것들이라 생각했던 것들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다.
나 잔인함에 길들어
마음은 잔인한 악어와 같아
남의 고통에서 위안 받고 눈물 흘리네
내 삶의 온갖 상처
남의 불행으로
치유 받네 –본문
글보다도 사진이 많이 자리하고 있기에 한 권의 책을 읽는데 한 시간 가량이면 일독할 수 있다. 빨리 읽으려 하지 않아도 스르륵 페이지가 넘어가는 것을 보면 무상무념으로 책을 본 듯 하다. 그림을 보다 보면 어느 새 금새 끝나버리는 여행기. 이번 여행에서만큼은 그가 했던 것처럼 편안하게 풍경에 취해서 발걸음마다 생각을 담아봐야겠다.
바다에서 보면 대륙 또한 물위에 떠 있는 섬에 지나지 않는다. 대륙이 하나의 섬인 것처럼 아무리 작은 섬도 그 자체로 하나의 대륙이다. –본문
아르's 추천목록
『그 별이 나에게 길을 물었다』 / 강제윤저
독서 기간 : 2013.06.28~06.29
by 아르
제천에 사시는 판화가 이철수 님 댁에 강제윤 시인이 방문하셨나 보다.
"외로움? 그건 우리도 좀 아는 물건인데... ㅋㅋㅋ"
강제윤은 섬을 걷는 시인이다.
강제윤은 내가 자주 참여하는 '섬학교'와 '통영학교'의 교장선생님이다.
그런데 1년 넘는 기간 동안 섬여행에 동행하다 보니 그가 작가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이 포토에세이는 그런 그를, 거리를 두고 다시 바라보게 한다.
섬학교의 교장 선생님이 아닌, 인생이라는 여행의 선배로서!
그의 카메라 안에는 어떤 풍경들이 담기는 걸까, 궁금하곤 했는데
이 책에 그 궁금증의 실마리들이 짤막한 글들과 함께 실려 있었다.
어떤 시선에선 웃음이 나오고
어떤 문장에선 가슴이 설레고
어떤 사유에선 적요한 산길에 나뭇잎 한 장 사뿐이 내려앉듯 콩닥!
마음에 파동이 인다.
300여 개의 섬을 걷는 동안 담아온 수 만 컷의 '순간'들 중에서 80여 장면을 골라 엮어 냈다.
섬살이의 쓸쓸함과 생명 가진 것들의 고단함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 등이 자분자분 펼쳐진다.
요즘들 좋아하는 뭐 대단한 사진의 테크닉은 없을지 몰라도
시인의 마음이 품은 섬에 대한 뜨거운 애정은 누구든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강제윤 시인의 짧은 글보다는 긴 글을 더 좋아한다.
'섬을 걷다' '자발적 가난의 행복' 등등처럼.
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아하는 건
그가 나라를 좀먹는 토건 마피아를 성토하며 열변을 토하는 연설을 할 때이다.
그가 책상 앞에서 말로만 씨부리느라 뇌만 비대해진 식물지식인이 아니라
사람 좋은 호탕한 웃음과는 별도로 한 성깔 하는 행동가란 걸 믿기 때문이다.
술을 너무 좋아해서 맨날 술만 드신 줄 알았더니 끊임없이 글을 쓰신다.
본인은 술 덕분에 글이 술술 잘 나온다 하시는데, 그런 것도 같고. ㅋ
출간 기념회에서 나온 얘기처럼
뚜렷한 베스트셀러도 없으면서 벌써 어떻게 열 두 권이나 책을 냈냐고, 들 웃었지만...
그가 기본을 지키지 않았다면 어찌 그게 운만으로 가능하겠는가.
조금 있으면 통영에 대한 책도 나온다고 하던데 (부지런도 하시지)
통영에 흠뻑 반한 사람으로서 무척 기대가 된다.
길의 참 뜻
동백섬 지심도의 숲길을 걷는다.
길의 본뜻은 무엇일까.
한자 길 道 도 자는 착 辵 과 首수로 이루어진 회의문자會意文字다.
그래서 언젠가 신영복 선생은
"辵1착은 머리카락 휘날리며 사람이 걸어가는 모양이며
首수는 사람의 생각을 의미하니
길(道)이란 곧 사람이 걸어가며 생각하는 것"이라고 풀이한 바 있다.
나는 그 뜻을 길이란 통로인 동시에 사유의 길이고,
사유를 통해 자신과 소통하고 자연과 소통하고
나아가 세계와 소통하는 길이란 의미로 이해했다.
하지만 도시의 길들은 자동차와 온갖 장애물들의 위협으로
더 이상 생각에 몰두해 걸을 수 있는 길이 아니다.
그 길들은 오로지 통로로서의 기능만 할 뿐이다.
이런 섬의 오솔길, 흙길들,
사람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길들을 더 이상 훼손하지 않고
보존하는 일이야말로 이 시대의 정신을 비옥하게 하는 소중한 토양이 아니겠는가.
많은 길들이 '사유의 확장' 기능을 되찾을 때
이 소란하고 얕은 세상에서 우리의 삶이 더 깊고 고요해질 것을 나는 믿는다.
- p. 58
적막강산
달도 없이 적막한 밤
유비는 나이 사십
조조의 변소에 앉아
엉덩이 쥐어뜯으며 울었다
슬프다
큰 뜻을 세웠으나
나이 사십이 되도록 이룬 것 하나 없이
엉덩이 살만 쪘구나!
- p. 84
목적지에 가지 못한들 어떠랴.
길을 벗어나 낯선 길로 들어선들 또 어떠랴.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 그 자체 가 아닌가.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이라는 말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많은 말을 쏟아내지는 않지만 한 장의 사진으로 여행지의 모습을 통해 우리네 삶의 모습을 들여다 보게 한다. 강제윤 작가님의 책은 몇 권 읽었다. 시인이지만 시인보다는 섬 여행가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수없이 많은 섬들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두 발로 걸어다니며 몸으로 느낀점을 감성있게 담아낸 책이 참 인상적이다. 여행지의 모습을 이야기가 아닌 시를 통해 느끼고 만나는 시간이 즐겁기만하다.
식당 여주인에게 건네는 한가락의 사랑 고백을 담은 노랫소리가 유쾌하다. 시숙님에게 사랑노래를 선사받을 수 있는 분이 세상에 몇 명이나 될까? 싶은 생각이 들고 이런 모습을 기분좋게 바라보는 남편이 있기에 가능하다. 생계를 위해 일하는 마을 주민들에게 어촌계장님의 구수한 사투리가 담겨진 당부의 말씀 속 이야기에 섬 사람들의 애환이 엿보인다. 자식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담은 시, 언젠가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 통영의 벽화마을 통피랑은 시인에게 있어 매일이 여행이고 매일 밤이 스카이라운지였다니... 술을 마시지 않고도 충분히 취할 수 있는 그 곳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도시 생활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한적한 섬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질 수 있다. 나역시도 한번씩 TV이나 기타의 매체를 통해서 섬의 모습을 보면 아~ 저기 여행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곧잘 꺼내곤 한다. 헌데 막상 섬에 사는 분들의 모습은 보면 반반하지 않은게 삶이란걸 느낀다. 어느 곳에 살든 삶이 녹녹치는 않을 것이다. 여행자의 눈에 아름답게 보이는 모습속에 담긴 고단한 삶이지만 애잔하게 감성을 자극하는 사진과 이야기에 빠져들고 느끼게 된다.
이번 장마만 지나고 나면 휴가철이 시작된다. 벌써부터 휴가 이야기를 꺼내는 지인분들도 계시다.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고 많이 가는 여행지를 벗어나 이번에는 책에서 나온 아름다운 섬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중이다.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을 보여주는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 제목처럼 이번 우리 가족의 휴가는 여행의 목적을 목적지에서 직접 느껴보고 싶다.
인생의 삶이란 한계에 이를 때가 너무나 많다. 인간이 모든 것들을 경험하기에는 너무나 짧은 인생이며 부족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한 사람이 세계를 일주한 다는 것,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는 것, 우주선을 타고 다른 별에 안착하는 것 등과 같이 인간이 전부 경험하기에는 터무니 부족한 존재이기도 하다.
그런데 책을 읽게 되면 내가 그 현장에 있지 않아도 그곳에서 바라보지 않아도 직접 보는 듯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이 책이다. 더구나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는 한 장소에서 편안한 의자에 앉아 세계를 경험하고 미래의 나를 경험하고 남의 인생을 살아보게끔 해주는 책인듯하다. 자연을 통해, 인위적인 모습 아닌 자연적은 모습을 사진에 담고 글로 표현하는 것들은 인간들이 경험해야 할 여행의 목적지고 행로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신(하나님)께서 자연 만물을 지을 때 목적과 이유가 있어서 만들어주었다. 어느 하나 무의미하게 존재한다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들은 의미가 있고 필요에 따라 생겨난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간도 그냥 흘러가는 시간 속에 인간도 흘러가면서 많은 세월의 흔적, 의미, 목적을 위해서 살 것이다. 인생의 경륜이 있는 분들에게 행동이나 말들로 후대자손들은 그것을 보고 듣고 배우고 지금까지 살아온 듯하다. 그 배움을 통해 그들 또한 후손들에게 전해줄 유품과도 같다는 것이다.
인생은 참 재미 있다. 각본에 써 있는 대로 살아지는 것이 인생이 아니다. 그들의 생각대로 하고자 하는 방향대로 살아지는 모습들이 있기 때문에 참 재미 있다. 똑같은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기억되기 때문에 인생의 참 즐겁다.
인생은 또한 심오하다. 인생을 알 듯 말 듯 하다. 그러면서 세월과 함께 흘러간다. 그 심오한 가운데 그 의미를 찾을 때 정말로 그 기쁨은 말로 할 수 없다.
마치 이 책의 글처럼 심오한 인생의 여정을 보여주고 작가의 깊은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내용이 많다. 글로 전해지는 작가의 심오한 인품과 그림에서 숨어 있는 깊은 향기는 독자로 하여인생의 큰 참 맛을 보여준다. 그 인생의 참맛 참 맛있다.
한 작가를 통해 이 세상을 여행했고, 한 작가를 통해 나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였다. 이제는 인생의 목적을 알고 인생여행의 목적을 알고 안전하게 나갈 듯하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와같이 긴 여행 길 가운데 그 목적에 닿을 수 있길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일 하던 중 책이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한 걸음에 일터에서 가까운 집으로 향했다. 책을 받아든 순간 그 설레는 마음은 언제나 동일하게 나에게는 짜릿함이었다.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 강제윤 시인의 이 책은 '여행'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나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삶에 찌들어서 였을까? 부푼 기대로 책을 펴는 순간 먼저 눈에 띠는 것은 여백이었다. '아 그렇구나! 이 책은 시인이 쓴 책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떠오르며 나는 이 책의 여백에 먼저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 책은 우선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여유롭게 살지 못하는 현대 도시인들의 삶에 '섬'이라는 '피안'을
제시하고 그 피안의 세계에서 자유롭고 또한 일상 생활 속에서 놓치고 지나가기 쉬운 것들의 의미를 '걷기'를
통하여 발견하고자 한다. 한 폭의 아름다운 섬의 풍경과 그 속에서 발견되는 소소한 삶의 형태와 그 안의 사물들,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을 통하여 삶의 모습을 조명하고 삶의 본질을 꿰뚫어 시로 노래한다.
이 책은 여행지를 소개하는 책은 분명 아닌 듯 싶다. 그러나 또한 이 책은 섬의 특징을 한 편의 시로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그 곳에 대한 동경의 마음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벽화앞에서 사진 찍는 소리. 동피랑 마을은 종일 하나, 둘, 셋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동피랑은 매일이 여행이고 매일 밤이 스카이 라운지다.'
이러한 내용들은 그 마을의 특징들을 잘 부각시킴으로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고 그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고픈 마음을 동하게 한다.
또 책을 내려놓지 못하고 한 참을 읽어 내려간다.
그러다보니 또 생각나는 것이 있다. '아 ! 이 책은 인생을 노래하고 있구나...' 산과 바다를 보며 인생의 상처를 노래하고, 선원들의
팔에 새겨져있는 문신을 통해 그들의 삶의 애환을 그려놓는다.
산 길을 나뭇짐이 가득 실린 손수레를 끌며 힘겹게 올라가는 할머니의 사진 속에서 '늙음'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사진 속에 삶이 있고 그 삶 속에 시가 있으며 시 속에 지은이의 철학이 묻어있음을 느낀다.
'노화도'의 선창가에 앉아있는 늙은 양초장수를 보며 노화도의 붉은 노을과 양초장수의 인생을 대비시킨다.
섬에는 노인들이 많다. 자식을 떠나 보내는 노부모의 맘을 그려놓는가 하면,
그들의 힘든 삶을 통해서 인간의 고통을 노래하기도 한다.
작가는 또한 '산해경'에 '남류산'이라는 이상향을 통해 사랑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인간의 사랑이 고통없는 자웅동체가 아닌 매우 고통스러운 자웅이체일지라도 사랑없는 유토피아에 가느니
차라리 고통스러운 유황지옥에 가는 것이 낫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는 다른말로 하자면 그렇게 산해경 남류산이 아름답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고즈넉한 섬마을 저녁 섬 속에 또 다른 작은 섬 위에 외롭게 앉아있는 새 한마리를 통해 고독을
노래하고 우리의 마음 속 깊은 곳 내면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려고 노력한다.
중리 어촌계장님의 구수한 방송이 이 책의 후미를 재미있게 장식한다.
멸치 좀 쪼까 더 잡아보것다고 배 다니는 통로에 그물치지 말라는 당부의 말씀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정이 묻어나는 투정이며 직접 들어보고 싶은 시골 섬마을의 향수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이미 나의 마음은 어디 어디 섬에 가면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걸음의 여유속에 바쁘고 정신없는 도시의 삶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자연의 풍경과 그 안에 삶, 애환, 깨달음등을
나도 느껴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들었다.
여행의 목적지는 이러한 것들을 느끼는 여행인 것이다.
우리 나라에는 아름다운 곳들이 참 많다. 어떤 점이 아름다워서 사람들은 농촌으로, 산골로 내려가고 싶다는 소망이 있는 것인가? 외국의 화려한 해변처럼 휴양지는 보고만 있어도 그림같다. 모든 것이 잘 갖추어져 있고, 요리하지 않아도 먹을 것이 넘쳐나고 청소하지 않아도 파란 수영장이 아름답다. 하지만 그것은 자연이 아니다. 도시 이상으로 인공적인 곳, 그러나 자연 속에 있는 것 뿐인 장소인 것이다. 반면, 농촌은 불편한 곳이다. 특히 저자가 이 책에서 여행하고 있는 섬마을같은 곳들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도 허다하다. 길에는 꽃이 피어있지만 벌레들이 잔뜩 있고, 길 가에 있는 집도 잘 정리 정돈되어서 아름다운 집들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런 길을 걸으면 고향이 온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내 고향이 시골이라서 그런 느낌이 더 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시골로 가면 마음이 편해져서 좋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바로 이 책을 보면 된다.
예로부터 시인들과 철학자들은 산책을 즐겼다. 걷는 행위 자체에서 일상의 고단함과는 다른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성찰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에 대한 것은 이미 뇌과학자들에게서도 인정이 될 만큼, 걷는 것에 대한 뇌의 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책도 그렇게 씌여졌다. 걸으면서, 혼자 산책하면서, 전국의 방방곡곡 섬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말이다. 그래서일까.. 자연과 마주하면서 적은 심경을 한줄 한줄 옮긴 저자의 말이 더욱 가슴 속 깊이 다가오는 느낌이다. 정적이면서 포근하고, 그러면서도 힘차게 걷는 사람이 상상된다.
이 책을 보며 우리 나라에 이렇게 아름답고 호젓하며 사람이 없는 곳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솔직히 나에게 이렇게 인적이 드문 섬 마을로 휴가를 갈 것인가? 물어본다면 고민이 될 것 같다. 도시의 삶이 지치기는 하지만 긴박한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처음 반나절은 즐거워도, 전혀 변하지 않는 풍경과 계속 똑같은 파도를 보면 지루하지는 않을까. 그런 걱정을 하는 사람이라면 또 이 책이 도움을 준다. 멀고 먼 곳 까지 가지 않아도 그 곳의 풍광을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밭을 매는 사람들과 트랙터를 운전하는 농부들, 수확한 농작물을 손질하는 아낙들, 그리고 처음 본 여행자가 궁금한 아이들의 모습까지.. 사람과 자연, 그리고 동물이 어우러져 살면서 주는 순진함과 순수함의 모든 것을 이 책을 통해 본 듯 하다. 또한 바다는 너무나 아름답다. 가까운 서해 바다나 관광자들이 많은 강릉의 동해바다에는 이런 느낌의 물이 없는데, 물이 마치 계곡물처럼 맑고 아름답다. 이것이 바로 섬에서 사는 사람들이 누리는 축복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