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사냥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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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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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성기수
저자 성기수(반디)는 생태 사진가, 환경 생태 연구자이기도 하며 요즈음도 일 년 365일 중 300일이 넘는 날을 생태관찰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고분자물리학을 전공한 과학자답게 자연을 과학적 시각으로 분석하고 관찰하여 생생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곤충들이 우리 생태계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시키고 있는지, 그들의 생활상은 어떤지 등을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40여 년 동안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온 생태 관찰 경험을 바탕으로 재미있고 신기한 생태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곤충의 사랑>, <학교에서 살아가는 곤충들 1, 2권(공저)>과 <파브르 곤충 이야기(편역)>가 있습니다.
사진 성기수
목차
- 여는 글
1. 맑은 개울의 잠수부 물벌
2. 영악한 사냥꾼 애기사마귀
3. 베일에 가려진 은둔자 멋조롱박딱정벌레
4. 황금빛 폭격기 왜코벌
5. 까탈스런 사냥꾼 나나니
6. 철퇴를 돌려라! 여섯뿔가시거미
7. 모래밭의 폭군 황대모벌
8. 신중한 어부 황닷거미
9. 메뚜기를 잡아라! 홍다리조롱박벌
10. 연못 속의 은둔자 배물방개붙이
11. 끈질긴 추적자 늦반딧불이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동ㆍ식물 2급 멋조롱박딱정벌레의 생태를 처음 밝혀냈습니다.
일공육사에서는 우리나라에 사는 생물들의 생태를 직접 관찰하고 연구한 내용을 책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신기한 생태교실’ 시리즈의 두 번째 책 <숲 속의 사냥꾼들>에는 사냥 곤충과 특이한 사냥을 하는 거미를 소개합니다.
특히 이번 책에는 환경부 보호종이면서 우리나라 특산종인 멋조롱박딱정벌레의 생활사를 처음으로 밝혀내어 공개하였습니다.
생태 연구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서식만 확인하였을 뿐 그동안 생활사를 밝히지 못했던 여섯뿔가시거미의 사냥술과 생활사도 함께 실었습니다. 여섯뿔가시거미는 일반적인 거미와 달리 거미줄을 치지 않고 거미줄로 철퇴를 만들어, 철퇴를 돌려가며 나방을 사냥하는 특이한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자의 발견으로 이 거미에 대한 생활사가 MBC에서 다큐멘터리로 방영된 바 있습니다.
이외에도 물고기 낚시를 하는 황닷거미, 거미를 사냥하는 황대모벌, 물속에 잠수하여 사냥을 하는 물벌, 파리를 사냥하는 왜코벌, 역시 생활사가 처음으로 공개되는 배물방개붙이, 달팽이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늦반딧불이, 손가락 한 마디가 겨우 넘을 정도로 작은 애기사마귀 등 사냥 곤충들의 흥미진진한 생활사를 400여 장의 생태 사진과 함께 실어놓았습니다.
사냥 곤충은 자연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연에서 어느 한 종이 득세할 경우 그 수를 조절해 균형을 잡는 역할을 사냥 곤충이 맡고 있는 것입니다. 멋조롱박딱정벌레의 경우 숲을 해치는 나비목 애벌레를 사냥해 그 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날벌레가 지나치게 늘어나는 것을 막는 거미와 그 거미의 수를 조절하는 황대모벌을 보면 자연의 구성원이 얼마나 정밀하게 구성되어 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나비목 애벌레를 사냥해 새끼의 먹이로 삼는 나나니와 그 나나니에 기생하여 자신의 새끼를 낳아야 하는 기생파리들의 긴박한 관계에서도 자연의 균형이 얼마나 정교한지 알 수 있습니다.
생태를 알지 못하면 환경을 보호ㆍ보전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늦반딧불이의 예를 보면 이 사실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연을 느끼고 자연과 함께하기 위해 조성해 놓은 공원 때문에 절멸해가는 곤충이 있다는 사실을 공원을 만든 사람들은 상상이나 했을까요? 반딧불이는 누구에게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정감 있는 곤충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곤충은 사람들이 켜놓은 가로등 때문에 짝짓기를 하지 못해 멸종해가고 있었습니다. 생태에는 무지한 채 개발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의 이기심이 낳은 결과입니다.
◆ 이 책의 구성
이 책에는 사냥을 테마로 11종의 곤충과 거미의 생태를 자세히 소개하였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물속에 잠수하여 사냥하는 물벌로, 일본가시날도래 애벌레를 찾아 차가운 물속에서 사냥을 하는 잠수부 벌을 소개합니다. 저자가 생활사를 밝혀낸 이후 MBC 다큐멘터리로 소개된 적 있는 곤충입니다.
‘영악한 사냥꾼 애기사마귀’에서는 다른 사마귀에 비해 덩치가 아주 작은 애기사마귀의 생활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애기사마귀는 우리나라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 서식하는 사마귀입니다. 다른 덩치 큰 사냥꾼들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며 생존하고 있는지, 흥미진진한 사진과 글을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환경부 보호종인 멋조롱박딱정벌레는 생활사가 이 책에서 처음 공개되는 종으로 우리나라에만 서식이 확인된 종입니다.
‘황금빛 폭격기 왜코벌’은 서해안 사구에서 살아가는 벌로 파리나 등에류를 사냥합니다. 해안가에 득실거리는 파리의 수를 조절해 해안가를 청결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까탈스런 사냥꾼 나나니’에서는 나비목 애벌레를 사냥해 땅을 파고 묻는 나나니의 생활사를 담고 있습니다. 나나니의 땅굴에 기생하는 기생파리와의 경쟁이 긴박하게 펼쳐집니다.
‘여섯뿔가시거미’는 거미줄을 치지 않고, 철퇴처럼 생긴 끈적이는 방울을 만들어 휘휘 돌리며 사냥하는 거미입니다. 저자가 이 거미의 생태를 밝혀낸 이야기가 MBC 다큐멘터리를 통해서도 소개되었습니다.
‘모래밭의 폭군 황대모벌’은 왜코벌처럼 해안가 사구에 사는 벌입니다. 최근에는 서울 한복판에서도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 벌의 사냥감은 놀랍게도 거미입니다. 이 벌은 끈적이는 거미줄을 피해 긴호랑거미나 왕거미 등을 사냥하고 새끼의 먹이로 삼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고기를 사냥하는 거미인 ‘황닷거미’ 역시 사냥을 목적으로 거미줄을 치지 않는 거미입니다. 거미줄의 용도는 알집을 만들거나 새끼들을 양육하는 데에만 사용합니다. 송사리나 작은 물고기를 낚시꾼처럼 사냥합니다.
‘홍다리조롱박벌’은 메뚜기류를 사냥하는 벌입니다. 메뚜기를 침으로 쏘아 마취시키고 사냥감을 땅굴에 묻어둡니다.
‘배물방개붙이’는 그동안 기록에만 남아 있다가 최근 들어서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된 물방개류입니다. 배물방개붙이 애벌레가 산개구리의 올챙이 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늦반딧불이’는 정감이 가는 이미지와 달리 집요한 추적을 통해 달팽이를 사냥하는 끈질긴 사냥꾼입니다. 점점 수가 줄어가는 이유를 소개하고 우리 주위에 꾸며놓은 잘 정돈된 공원의 서글픈 단면을 보여줍니다.
◆ <신기한 생태교실> 시리즈는……
이 시리즈는 우리나라에 사는 곤충들의 생태를 직접 관찰하여 생활사를 밝혀내고, 그 내용을 정리하여 여러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기획한 것입니다.
곤충의 생활사를 밝혀내어 그 곤충이 자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내는 일은 매우 지루하고 어려운 작업입니다. 곤충 한 종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 ~ 4년을 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따라서 분류학자는 많지만 이 책의 지은이처럼 생태를 직접 밝혀내는 일을 하는 연구자는 매우 적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개발을 해야 하거나 멸종해가는 생명체들을 보호해야 할 일이 생기면 곤충들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지침이 될 만한 연구서가 꼭 필요합니다. 대규모 개발을 무조건 막고 사람들 출입을 통제하는 것만이 생태 환경을 보전하는 지름길일까요? 생태를 보호하면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 방법은 없는 걸까요? 생태를 모르면 보호할 방법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극단적인 대립만 만들어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대립이 가져온 폐해를 잘 알기에 우리는 이런 무모한 기획을 하고 책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지은이를 ‘한국의 파브르’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같은 이유로 이 시리즈의 책은 연속간행물이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출간 간격이 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곤충의 사랑>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우수 과학도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우수 교양도서’, 환경부에서 ‘우수 환경도서’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인 <숲 속의 사냥꾼들>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출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출간하였습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6610045 |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11월 28일 | ||
쪽수 | 200쪽 | ||
크기 |
182 * 257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신기한 생태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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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 보자고 플라스틱 통에 담아왔습니다. 꿈틀꿈틀 눈 앞에서 움직이는 이 작은 애벌레에게서 제가 본능적으로 느낀 것은
혐오감이었답니다. 수많은 질병을 옮기는 해충으로 각인된 애벌레를 아무런 의심도 없이 데리고 오다니...
저도 한 때 곤충을 찾아다니고 애벌레를 만지기도 하고 그랬지만 이 번 경우는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짧은 식견으로 예측되는 미래가 두려움과 경계를 불러 일으켰거든요.
버럭 소리를 지르며 당장 갖다 버리라고 말했지만 이런 제 모습에서 아이의 반짝거리고 의기양양한 눈빛에 담겨 있는
아쉬운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엄마 입장의 반응에 금새 후회하게 되었답니다. 아이는 금년 들어 자신의 미래 꿈을
생물학자로 변경했습니다. 누가 알려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요. 언젠가 또 다시 다른 꿈도 갖게 되갰지만
이 꿈을 갖고 있는 동안 그에 걸맞는 좋은 추억들을 만들어 주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어요.
그래서 인터넷 서점에서 곤충에 관한 책을 찾다가 최근 발간된 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엇보다 서점에 소개된 글에 사진이 많다는 것이 아직 많은 글을 다 이해하지 못할 유아들에게도 좋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요. 또한 유년기 산골에서 많은 식물과 동물들을 보며 자란 저에게도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 같아 기대가 되었었답니다.
이 책 숲속의 사냥꾼은 글로 읽고 사진으로 보는 것만으로 마치 자연다큐 여러편을 감상하는 듯한 착각에 빠질만큼
그 관찰내용이 섬세하네요.. 첫 편에 나오는 맑은 개울의 잠수부 물벌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제가 수없이 보았던
그 곤충이 바로 물벌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구나 하는 새로운 지식에 즐거워졌답니다. 사실 이 곤충 제가 산골에 살던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물가에서 쉬고 있으면 자주 나타나서 무른 파리인가 혼자 생각했거든요.
무지한 마음에 파리가 왜 이런데서 있나했더니만 알고보니 여울이 있는 계곡에서 수서곤충의 애벌레에 침을 꽅아 알을 낳고 그
체액으로 영양분을 삼네요. 재미있는 것 중의 하나는 20쪽의 잠수한 물벌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일본가시 날도래의 애벌레를 찾아 암컷 물벌이 잠수를 하는데 이는 물벌의 2세가 될 애벌레에게 먹이가 되는 대상이 개울 바닥에
서 오직 번데기가 되려는 가장 무기력한 시기로 어떤 저항도 할 수 없을 때라는 점이었습니다.
아.. 날도래와 물벌이 그런 관계였구나 저도 깨닫는 순간이었답니다. 날도래 제가 살았던 시골에서 많이 보았었거든요.
그러고 보니 그 나뭇잎 우거진 개울의 돌 위에 이 물벌이 많았다는 기억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물벌의 산란을 시간 순서대로
담은 사진에서 저자의 인내와 열정이 느껴졌는데 이 점은 책을 계속 읽어 나가는 동안 더 깊이가 더해져 저에게도 전달되었는지
다른 상황들에서 비추어 보아 그러한 끈기와 열정이 부족한 제게 부러움과 동시에 질투심까지 느껴졌답니다.
어떠한 일의 성취와 기쁨이 있기까지 동반되는 인내심은 곤충 관찰 외의 다른 많은 부분에서도 공통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인것
같네요. 물벌을 소개하면서 다양한 벌목 곤충이야기를 들려주는 해박함도 새로운 지식에 눈을 뜨게 하는 독자의 욕구를
만족시켰습니다.
영악한 사냥꾼 애기 사마귀에서도 사마귀과의 다른 곤충들의 생태가 많이 담겨 있어서 비교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인간의 삶에 다양한 생존방식이 존재하는가 하면 스스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내부적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
이 이 미물처럼 보이는 생명체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에서 같은 계에 속하는 깊은 동질감을 느끼게 해서 인지 흥미롭기
그지 없네요. 먹고 먹히는 관계에서 슬픔과 분노, 애증을 느낄 시간도 없이 생존에 관한 희망만이 그들의 존재감을 드러내 주어서
더욱 애잔한 마음까지 듭니다. 생이 시작되는 싯점은 어디일까요? 사마귀의 알집에서 보다는 그 알을 깨고 나와 세상의 빛을 보며
스스로 움직이는 꼬물거리는 작은 사마귀들에게서 더 경이로움을 느끼게 되네요.
야행성 멋조롱박딱정벌레에서 보여지는 인간과 곤충의 조우는 비록 곤충은 아닐지라도 인간이 곤충의 정신이라 일컬을 수 있는
삶의 방식에 매우 근접하게 다가간 것으로 보여져 감탄하게 됩니다. 예전 시튼의 동물기나 콘라트 로렌츠의 조류와의 동거와
관찰, 베른트 하인리의의 털벌레에 관한 이야기며 상모솔새, 까마귀의 마음에 관한 글들를 읽으며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 열광
했던 적이 있는데 또 다시 그러한 에너지가 제 속에서 생성되는 듯하였습니다.
수리부엉이가 입으로 토한 펠릿에서 발견된 딱지날개에서 딱정벌레의 존재에 눈을 뜨게 되고 그들의 생활주기인 깊은 밤중에
은거지를 찾아 나선다는 부분에서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의 인과관계를 밝혀내는 것에서 자신이 잘하는 일에 대한 소명을 다하
기 위한 저자의 의지가 엿보이네요. 사실 파브르 곤충기, 식물기를 잘 읽어보려고 사 둔 지 오래되었지만 끝까지 읽기엔 제게
좀 지루한 면이 있었는데 선명한 사진이 첨부되어서 일까요? 이 책은 생태에 관한 이해가 훨씬 잘 되고 또 신뢰되어 집니다.
우리 땅에서 살아가는 식물들이며 곤충의 이야기라서 더욱 친근감이 드는 것도 있고요..
왜코벌, 나나니, 여섯뿔 가시거미, 황대모벌... 읽을수록 흥미진진해 지는 이 곤충의 세계는 점점 더 저를 매료시켰습니다.
모래밭의 폭군 황대모벌에서 모의 곤충법정은 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했어요. 가끔씩 특이하게 생긴 곤충을 만날 때면
마치 외계인을 대하는 듯한 충격에 휩싸일 때도 있는데 그들의 입장을 대변해 인간사에 비추어 의인화한 대목들에서는
우리네 아니 저와 같은 그냥 평범하고 앞을 멀리 내다보지 못한채 그저 본응적인 자식사랑같은 작은 범주의 행복에 온 힘을
쏟는 자화상을 마주하는 것 같았지요. 자신과 닮은 유사성에 친숙해하고 마음을 여는 것 때문인지 거미를 잡아 마취시키고
알을 낳은 후 정성스레 땅에 묻어 굶주리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나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황대모벌의 모성은 저를 무척이나
감동시켰습니다. 그리고 법정에 선 의인화한 모습에서 눈시울이 붉어지기까지 하더라구요.
모성애의 절정은 황닷거미에서 였습니다. 사실 저는 이런 모성애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일생에 단 한 번 치는 거미줄을 샤냥에 사용하지 않고 모두 아기의 육아용 놀이터로 사용하고 알이 부화하기 까지 식사 한끼
못하며 끝내는 자신의 육신까지 아기들을 위해 던져 주는 것은 정말 코끝이 찡하고 가슴이 멍멍할 지경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홍다리조롱박벌, 배물방개붙이 늦반딧불이 등의 다양한 곤충의 생태를 재미있게 알려 주고 놀라운 생존전
략과 번식,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며 들려주고 있답니다.
곤충학이라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과학에 문학성까지 겸비하여 풍요로움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이 책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1인 출판사 출판지원사업 당선작으로 손색이 없는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되어 지네요. 곤충들의 모성애를 본받아서 저도
아이가 파리 애벌레를 다시 데려오기 전에 실수도 만회할 겸 나비 애벌레라도 찾아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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