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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 역사를 부치다

232개 우표가 담은 역사의 의문
나이토 요스케 저자(글) · 안은미 번역
정은문고 · 2012년 06월 25일
9.0
10점 중 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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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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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 역사를 부치다』는 ‘우편학’으로 20세기 현대사를 간결하고 압축해서 소개한다. 우표는 정부에서 발행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발행 당시의 정치적 견해나 주요 정책이 반영되기 마련이고, 따라서 우표를 잘 분석하면 그 나라의 정치 경제에서부터 생활상과 자연환경에 이르기까지 한 나라의 문화전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작가정보

저자 나이토 요스케는 우편학자 및 작가이다. 1967년생. 도쿄대학교 문학부 졸업. 재단법인 우표박물관 부관장을 맡으며 우표와 우편물 등을 통해 역사나 국제 정치를 해독하는 우편학을 제창했다. 이후 10여 년 넘게 저자 및 강연 활동을 펼치는 한편 도쿄도 내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2001년 국제우취연맹(FIP)이 주최하는 세계우표전시회에서 일본인으로는 처음으로 주제별(thematic) 우표 수집 분야의 금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아시아우취연맹(FIAP)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우표로 그려낸 한국현대사≫, ≪북한사전: 우표로 알아보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北朝鮮事典: 切手で讀み解く朝鮮民主主義人民共和國≫, ≪외국 우표에 그려진 일본 外國切手に描かれた日本≫, ≪우표와 전쟁 切手と戰爭≫, ≪황실우표 皇室切手≫, ≪이것이 전쟁!これが戰爭だ!≫(ちくま新書, 2006), ≪연하장의 전후사年賀狀の戰後史≫ 등이 있다.

번역 안은미

역자 안은미는 에디터 및 번역가이다다. 1978년생.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도쿄 요시다일본어학교 일본어 과정 수료. 2004년부터 에디터로 일하는 한편 만화, 방송물 등의 일본 관련 콘텐트를 번역했다. 책 계약을 위해 저자 나이토 요스케와 만난 이후, 직접 책을 번역하고 싶은 도전의식이 생겨 처음 단행본 번역에 나섰다.

목차

  • 들어가는 글: 우표, 역사의 그림책 혹은 국가 미디어

    Ⅰ냉전과 열전 사이, 독립국가를 향한 투쟁

    1장 한반도와 두 개의 국가 _ 북한
    북한과 미국의 악연 / 또 하나의 총독부, 미군정 / 분단 정치가, 이승만 / 한복 입은 대통령 / 정통성을 둘러싼 남북의 대립 / 남과 북, 혼란 속에 임박한 전쟁 / 우표, 남침을 기록하다 / 중국군의 참전과 핵무기 사용의 위기 / 확전과 휴전 사이, 요동치는 아시아 / 미제 반대 투쟁, 그리고 휴전 / ‘위대한 수령’의 시대

    2장 베트남전쟁, 미국전쟁 혹은 10,000일의 투쟁 _ 베트남
    전쟁을 부르는 서로 다른 말들 / 냉전의 제1전선, 베트남 / 남베트남이여, 스스로 해방하라 / 조국을 위해 희생하는 일은 모든 국민의 의무다 / 통킹만 자작극과 미국전쟁 / 테트 공세와 러셀법정, 전쟁에 대해 묻는다 / 미군기 ‘4,181’ 격추 vs 다음 세대를 위해서

    3장 동과 서, 어느 쪽도 아닌 독립국가 _ 이란
    90%의 이익, 석유 메이저 회사의 횡포 / 친미 정권과 백색혁명, 이슬람에 대한 공격 / 국왕의 얼굴을 지우다 / 이란?이라크전쟁, 예루살렘을 해방하자 / 원자폭탄보다 힘이 센 ‘외교’ / 물음표가 달린 안보리 결의 598호

    4장 봉쇄를 뚫고 혁명을 수출하다 _ 쿠바
    미국의 앞마당, 라틴아메리카 / 거짓말로 점철된 전쟁 캠페인, 메인호를 잊지 말자! / 청년 카스트로의 혁명 / 우리도 미국을 꾹 참고 있다! / 쿠바에서 손을 떼라 / 중소 대립과 반미의 분열

    Ⅱ 파란만장, 반미의 세계사

    5장 반미라는 시대정신의 기원 _ 소련
    소련, 처음부터 반미는 아니었다 / 자본주의 비판: 악마에 영혼을 판 포드 / 소련의 위선, 파시즘의 학살을 방관하는 반파시즘 / 철의 장막, 냉전의 시작

    6장 미국은 어떻게 제국주의 국가가 되었을까? _ 필리핀
    스탬프에 남은 혁명의 추억 / 필리핀 접수를 위한 미국의 꼼수 / 6월 12일, 반스페인과 반미의 역사의식

    7장 동맹과 적대, 다시 동맹으로, 애증의 미일사 _ 일본
    흑선과 백선 / 만주를 삼키고 중국 대륙을 노리다 / 니가타산을 오르다, 태평양전쟁의 발발 / 일본의 ‘해방자’ 코스프레 / ‘푸른 눈의 쇼군’을 모신 일본 / 찻잔 속의 태풍, 일본을 뒤흔든 안보투쟁

    8장 세계제국 미국의 아랍 희롱기 _ 이라크
    영국, 문제의 씨앗을 심다 / 링키지: 이라크의 철수, 이스라엘의 철수 / 미국의 범죄: 경제봉쇄와 민간인 공격 / 아프가니스탄 귀환병과 성지 점령군 미군 / 한 번 사용하면 영원히 지속되는 살인무기 / 후세인의 최후, 반미의 최후

    참고문헌

책 속으로

북한은 1960년대와 70년대에 걸쳐 그림 37과 같은 일련 의 반미 우표 시리즈를 대대적으로 발행하였다. 이전처럼 ‘미제를 타도하자!’ ‘양키, 이놈’ 따위의 직접적인 구호를 내세워 단순히 미국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을 공표하는 선전우표가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반미’를 매개로 다른 의도를 선전하는 우표도 있다.
1971년 8월에 발행된 그림 38의 ‘반미반제투쟁’ 기념우표는 “세계 도처에서 미제의 각을 떼내자!”는 섬뜩한 구호가 담겨 있지만, 미국에 대한 비난보다는 ‘반미’를 매개로 비동맹 국가와의 연대를 호소하는 데 주목적을 두고 있다. 그림 39는 1974년 1월에 발행된 ‘반제반미투쟁을 강화하자’ 우표로 반미가 목적이 아니라 같은 제목의 김일성 저서를 선전하고 있다. 1977년 9월에 발행된 그림 40의 주체사상 국제세미나 기념우표 역시 친숙한 반미 이미지를 빌려 북한의 주체사상 보급을 알리고 있다.
1장 한반도와 두 개의 국가 _ 북한 / 71쪽

본격적으로 베트남의 재식민화를 꾀한 프랑스는 각 지역에서 베트민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한편 홍콩에 망명 중이던 바오다이를 불러들여 국가원수로 내세운 채 ‘베트남국’을 수립했다. 군사적으로는 자신들이 나서되 정치적으로는 베트남인들끼리 경쟁하는 구도로 만들려는 속셈이었다.
그림 4는 1951년 발행된 베트남국 최초의 공식우표다. 베트남 응웬 왕조의 마지막 황제이자 일본과 프랑스가 두 번이나 괴뢰정부의 수반으로 추대한 바오다이의 초상이 그려 있다. 처음에 베트남국은 프랑스 본국과 예전 식민지 지역의 연합체인 프랑스연합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프랑스 우표를 그대로 사용했다. 그러나 베트남민주공화국과의 경쟁을 위해 국내외적으로 별도의 ‘독립국’으로 인정받을 필요가 생기자, 1951년부터 독자적인 공식우표를 발행했다. 우표에도 베트남 분단의 역사가 비로소 각인되기 시작한 것이다
2장 베트남전쟁, 미국전쟁 혹은 10,000일의 투쟁 _ 베트남 / 80쪽

1979년 2월 11일, 2대에 걸친 팔레비 왕조가 종식되고 혁명정부 수립이 선언되었으며, 3월에 국민투표로 이란이슬람공화국이 발족했다. 그림 9는 이란이슬람공화국이 혁명의 성공을 축하하는 기념우표 발행과 동시에 기존 우표에 취한 조치다. 혁명정부는 국왕 초상이 인쇄된 기존 우표를 폐기하는 대신 줄무늬로 국왕의 얼굴을 지우고 사용토록 했다. 새로운 우표가 갖는 상징성도 있을 테지만 기존 우표에서 왕을 지워버림으로써 오히려 왕정 붕괴와 혁명정부 수립을 더 확실히 선언하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3장 동과 서, 어느 쪽도 아닌 독립국가 _ 이란 / 134쪽

그림 2는 “메인호를 잊지 말자”는 슬로건이 적힌 편지봉투로 미국·스페인 전쟁이 시작되던 시기에 만들어 사용했다. 미국인 들은 홍보문구나 그림이 인쇄된 광고봉투Advertising Cover를 편지봉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광고는 신제품이나 이벤트 안내 등의 상업적인 것만이 아니라 정당에 대한 지지나 쟁점이 되는 사안에 대한 정치 주장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런 광고봉투 가운데 특히 전쟁 중에 사기를 높이고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것을 애국봉투Patriotic Cover라고 부른다.
4장 봉쇄를 뚫고 혁명을 수출하다 _ 쿠바 / 161쪽

그림 5는 1923년 8월에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제1회 농업기능전람회의 기념우표 중 하나로 미국 포드슨사의 트랙터가 크게 그려 있다. 포드슨은 미국 자동차업계의 제왕인 헨리 포드의 아들이 경영한 포드 계열사로, 세계 최초로 농업용 트랙터를 대량 생산한 기업이다. 포드슨의 트랙터는 포드의 T형 자동차와 함께 고품질, 저가격으로 전 세계를 석권했다. 1926년에 소련의 정치 지도자 중 하나인 트로츠키가 발표한 논문 <사회주의인가, 자본주의인가: 소비에트 경제와 그 발전 경향 분석>에서도 이 포드슨 트랙터의 우수성을 언급할 정도였다. 혁명의 혼란에서 가까스로 벗어나는 가운데, 자국 농업을 선전하려고 개최한 전람회의 기념우표에 외국의 트랙터를 그렸다는 점에서 당시 소련이 미국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것도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포드 계열사의 제품을 선택하다니, 동서 냉전시대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서로 맹목적으로 적대하고 증오하는 냉전은 아직 먼 뒷날의 일이었다.
5장 반미라는 시대정신의 기원 _ 소련 / 203쪽

그림 1은 비아크나바토공화국 때 혁명군이 사용하던 군사우편물의 봉투로 위쪽에 ‘필리핀 혁명군대Ejercito revolucionario de Filipinas’라는 소인이 찍혀 있다. 보낸 날짜는 협정이 체결된 1897년 12월 20일로 추정되며, 받는 사람은 혁명정부의 재무대신이자 에밀리오 아기날도의 사촌형제인 발도메로 아기날도다. 당시 혁명정부는 독자적으로 우표를 발행할 만한 여력이 없었다. 그렇

출판사 서평

232개 우표가 담은 역사의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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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 곳곳에 크고 작은 족적을 새긴 역사의 편린들…
일상생활에서 낯익은 우표로 ‘미국의 세기’라 불리는 20세기 역사를 읽는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7월 10일, 북한은 서울 점령 기념우표를 발행한다. 전시라는 긴박한 상황에서, 보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안에 우표를 발행한 점으로 미루어 북한이 사전에 우표 발행을 준비했음을 말해준다. 북한 스스로 우표를 통해 한국전쟁이 남한과 미국의 도발에 의한 것이 아닌, 자신들의 소행이었음을 고백하는 셈이다.
1998년 8월, 케냐에서 미국 대사관 테러사건이 일어난다. 미국은 빈 라덴을 테러사건의 주모자로 지목하며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클린턴 정부의 빈 라덴 사냥은 탄핵 직전까지 이른 자신의 섹스 스캔들을 무마시키려는 꼼수처럼 보였기 때문에 이슬람 세계는커녕 국제사회도 미국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았다. 클린턴 대통령과 그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모니카 르윈스키를 우스꽝스럽게 조롱한 우표를 통해 당시 분위기를 알 수 있다.
근대 이후 전 세계에서 격렬한 변화나 분쟁이 일어날 때마다, 그 사건들과 의문을 고스란히 담은 ‘우표’. ≪우표, 역사를 부치다≫는 232개 ‘우표’에 선명하게 찍힌 역사의 흔적을 따라 낯선 세계사 속으로 초대한다.

역사의 그림책 혹은 국가 미디어 ‘우표’
≪우표, 역사를 부치다≫에서 역사를 이해하는 도구는 우표다. 저자 나이토 요스케는 우표 수집 및 연구(우취: philately)라는 개념을 나름 번역해 정립한 ‘우편학’으로 20세기 현대사를 간결하고 압축해서 소개한다. 우표는 정부에서 발행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발행 당시의 정치적 견해나 주요 정책이 반영되기 마련이고, 따라서 우표를 잘 분석하면 그 나라의 정치 경제에서부터 생활상과 자연환경에 이르기까지 한 나라의 문화전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게다가 우표는 사용될 때 소인이 찍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제 누구에게서 누구에게로, 어느 지역에서 어느 지역으로 교류가 이루어졌는지를 추정하는 게 가능하다. 우편물이 이동한 경로나 소요 날짜, 검열 여부 등으로도 관련 지역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국제우편에서 우표의 유효성은 상대국의 정통성을 승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비합법적 정부의 우표가 붙은 우편물은 수취가 거절되거나 요금 미납으로 취급받기 때문이다. 우표는 우편물에 붙은 채 세계 각지로 이동하며 많은 사람의 눈에 닿는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국가의 정통성을 과시하는 하나의 미디어로 기능한다.
이처럼 우표를 비롯한 우편 사료는 시각적 요소와 함께 다양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해준다. 그것도 기존과 다른 시점에서. ≪우표, 역사를 부치다≫는 구체적인 이미지의 감촉으로 생생하고 흥미롭게 20세기 역사를 들려주는 친절한 역사 입문서다.

추천의 글
우표는 역사다. 우표에 담긴 먼나라 이국풍물이 신기하긴 했어도 우표를 역사로 보진 못했다. 역사로 다시 보게 된 우표가 나를 돌아보게 한다. 해방 전후 우리 역사를 보여주는 첫 장 ‘냉전과 열전 사이’에서 시작된 우표의 여정은 베트남, 이란, 쿠바를 거쳐 냉전시대의 소련과 필리핀, 일본, 그리고 후세인의 이라크에서 닻을 내린다. 20세기 현대사를 이토록 압축적으로 간결하게 보여준 책을 따로 보지 못했다. 그것도 20세기를 거치면서 최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과 그 패권주의를 반대하는 반미 행동과의 관계를 역사로 재해석해낸 책은. 낯익은 우표들을 통해 낯선 세계사 속으로 풍덩 뛰어들기를 권한다. 그리하여 역사에는 친미만이 아니라 반미도 있음을 직시하길 바란다. 놀랍고도 멋진 세계사 기행이 될 것이다.
고성국 정치평론가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96575863
발행(출시)일자 2012년 06월 25일
쪽수 328쪽
크기
152 * 223 * 30 mm / 496 g
총권수 1권
원서(번역서)명/저자명 反米の世界史 郵便學が切りこむ/內藤陽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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