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3: 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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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3)
작가정보
1960년 서울 생. 부친은 대한민국 육군 중령으로 전역한 한국전쟁 참전 용사. 아버지께 독서가 가장 중요한 재산이라는 가르침을 얻음. 중학교까지는 성적이 상위권이었으나 1976년 강남의 영동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성적이 바닥까지 밀려남. 4형제의 막내로 과외와 학원을 한 번도 못 경험함. 강남의 치맛바람에 내 꿈은 날아가고. 이때부터 삐딱해지기 시작. 명지대 건축과에 턱걸이 입학. 명문대 애들이 안 하는 건 뭘까. 글쓰기군. 건축평론으로 대한민국 1호 석사. 건축 잡지 만듦. 박봉. 아예 시장 자체가 없다. 다들 안 하는 이유가 있었군. 절필. 공사현장에 뛰어든다. 돈이나 벌자. 어라, 건축현장에 건축인이 없네. 건축업자들뿐.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에 부실공사가 판치고. 법대로 시공하자던 난 가격 경쟁력이 없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은퇴. 불혹에 택시 운전 시작. 5년 동안 5만 명의 손님과 대화. 충격. 난 내 또래 사람들이 다 대학원까지 공부한 줄 알았다. 너무 위만 보고 살아 왔군. 이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써도 되겠군. 건축계를 비롯해 각계 어른들 찾아다니며 들은 말씀을 채록. 대한민국 현대건축은 어두운 정치 현실의 반영이었음을 까발렸다. 야사도 포함해서. 난 진지하게 고해성사를 한 셈인데 독자들에게는 흥밋거리로만 비쳤나. 내 책은 심심할 때 읽는 땅콩이라는 댓글이 계속 올라오고. 나 원 참. 2007년 숭례문 전소. 전국의 문화재를 찾아 나섰다. 현대건축을 전공한 나는 문화재 탄생 비화를 캐면서 새로운 눈을 떴다. 조선 시대에는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건물을 지었다. 당대에 못하면 후대가 완성한다. 난 학교생활 18년 동안 이런 걸 배운 적이 없다. 내가 제도권 교육을 싫어하는 이유다. 좋다, 그럼 후학들에게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건축을 전하겠다. 여러분, 건축은 선현들의 피와 눈물이 빚어낸 고난의 산물입니다. 같이 한번 다녀보시렵니까.
저자(글) 이화영
목차
- 권력과 인생의 허망함을 깨닫다
강릉 선교장_ 비움으로써 흥하는 이치를 깨닫다
서울 연경당_ 손에 쥐는 것도 쉬지 않으나 놓는 것 역시쉽지 않더라
서울 운현궁_ 구름 낀 고개엔 무상한 권력의 그림자만 남았으니
서울 낙선재_ 선(善)을 즐기고 싶었으나 장락은 없고 고해뿐이더라
아산 윤보성생가_ 바람에 휘날려도 꺾이지 않는 바닷가 갈대의 삶을 살다
꼿꼿한 선비의 절개가 흐른다
홍성 엄찬고택_ 눈 속의 향기로운 매화를 푸른빛 대나무 같은 삶으로 따르다
경주 향단_ 향기로운 제단, 청백리를 품은 명당에 자리하다
성주 백세각_ 선비의 길을 지킴으로 영원을 꿈꾸다
상주 우복종가_ 우직하게 엎드려 검박한 선비의 길을 가다
거창 동계고택_ 망국의 신하가 살 곳은 '이름 없는 곳, 아무 곳'밖에 없다
봉화 만산고택_ 혹독한 추위에 더 당당하고 꼿꼿한 춘양목의 기운이 어리다
학문과 예술이 피어오르다
함양 일두고택_ 충효절의(忠孝節義)의 정시느올 오랜 시간을 두고 학문에 정진하다
논산 사계고택_ 어질고 바른 마음으로 서로 도와 하께 사는 질서로서의 예(禮)를 확립하다
해남 녹우당_ 외따로 떨어져 있는 산에 초록빛 비는 내리는데
예산 추사고택_ 글씨를 쓴다는 것은 외로운 소나무 가지와 같다
전주 학인당_ 5백 년 전주의 한(恨)을 소리로 풀다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다
안동 학봉종책_ 스스로를 절제하고 극기하는 정신을 구현하다
상주 양진당_ 본성을 지켜 자연의 도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교양하다
논산 명재고택_ 세속을 떠나 은둔하며 천시를 연구하다
대구 백불고택_ 세상이 나를 용납하지 않아도 나를 알아주는 대상은 하늘이다
홍성 조응식가옥_ 검서하게 낮추고 베푸는 삶을 실천하다
부록_ 건축 관련 주요 보물 118선
건축 관련 주요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145선
기본정보
ISBN | 9788996321163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8월 25일 |
쪽수 | 280쪽 |
크기 |
182 * 257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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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집모양새나 집터 또는 오랜세월 견디어 온 역사가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 숨쉬었던
선비들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사실은 고택 뿐만이 아니라 건축에 관련된 문화재등을 돌아보면서도
그 안에서 있었던 사람들의 생각들을 읽는게 아니라 그 건물 자체가 어떤 공법으로 지어졌고
집은 몇 칸이고 자리는 어떻더라라는게 주된 관심사였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곳에 깃든 정신을 일깨워줄 안내를 만나보지 못한것도 있고 그저 내가 발자취를 찍었다는
사실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도 있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나 많은 올곧은 선비들이 버티고 있던 조선시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전국에 걸쳐 수없이 많은 고택들이 남아있고 그 안에는 한 시대를 이끌어 나간 선비들이
수도 없이 많다. 또한 그 후손들 또한 그 뜻을 받들어 아직까지도 고택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너무 무심했다.
처음 책을 잡고 읽어 나가면서 고택을 찍은 사진들이 너무 작게 보이길래 이왕이면 사진을
크게 넣어주시지 했었다. 집집마다 특색있는 모습이나 전경이 다들 다르니까.
그런데 책의 끝장을 읽고나니 자료 사진들은 크게 의미가 없었다는 생각까지 든다.
몇 백년을 이어온 집에서 살았던 인물들의 됨됨이나 후손들에게 미친 영향이 중요하지
집 모양이 조금씩 다른 것이 뭐 그리 중요한건가 싶기도 하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아가기에는 내가 사는 곳에서 많이 떨어진 곳에 고택들이 있다.
일이 있어서 가거나 근처를 여행하게 되면 꼭 주소를 적어가 찾아가고 싶다.
우선 3월에는 마침 적절한 곳이 한 군데 있어 들러볼 예정이다.
작가님의 궁극의 문화기행이 3권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벌써 사분기 중 한 분기를 남겨 두었으니
그동안 참 즐겁게~~ 살았나 보다
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곳곳의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즐겁게 지내는 동안 시간은 훌쩍 지나간 것 같다.
아이들도 몰라보게 훌쩍 성장했고
가족들의 배려로 여행을 다닐 수 있으니 무엇보다 감사하는 마음이 먼저 든다.
평소 우리나라 문화재에 관심을 갔다 보니
자연스럽게 건축문화에도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다.
얼마전에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중 이색박물관을 접하면서
우리나리 곳곳의 이색 박물관들을 알게 되어 여행하는 도중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이번에 최근 출간된 이용재의 "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를 접하게 되었다.
나의 눈높이에서의 고택이란? 오래된 집 대대로 조상의 손때가 묻어 있는 집
또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드나 들기 어려운 사대부가의 집으로 생각하고 있다.
여행 중 고택에 들러 이곳 저것 살펴보노라면
가끔은 아주 가끔은 무서울 때도 있고 편안한 마음이 들때도 있다.
그러나 그 고택과 관련된 역사적이 사실들과
대대로 내려오는 그 집안의 많은 이야기를 듣노라면
귀퉁이에 사용하지 않고 있는 옛것들에 대한 흔적들을 보노라면
더욱 관심있게 보아진다.
여행 중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 고택 처마 밑에서 떨어지는 낙수물을 쳐다보고 있노하면
깊은 상념에 빠질 때도 있다.
그만큼 고택은 나에게 많을 것을 느끼게 해 주고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는 우리나라에 산재되어 있는 20여개의 고택들이 소개되어 있으며
고택들에 얽힌 역사적인 스토리와
긴긴 세월 변화지 않는 곧은 마음으로 충절로 살아 온 분들과
일제 강점기에 일어난 사건들...
우리가 흔히 접하지 못했던 고택들이 소개되어 있고
페이지 마다 고택들의 사진이 수록되어 있어 더욱 호감을 갖게 해 주었다.
고택에 대한 어렵다는 선입견을 버릴 수 있도록
페이지를 넘기는데도 술렁 술렁 잘 넘길 수 있고
책의 내용들이 편안한 이야기채로 수록되어 있어 고택을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 준 것 같다.
늘 역사가 어렵다고 하는 우리집 중학생이나
역사에 관심있는 분 여행을 좋아하는 분등이 접하면 더욱 좋은 것 같다.
어느때 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전통가옥에 살고 싶어졌다. 집을 보지 못하였을 때에는 추위와 더위를 어찌 피했을까란 생각을 하면서 왠지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통가옥들.. 궁궐들..문화재들을 보면 볼수록 탐나고 살고 싶어진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선조들의 위대함을 새삼 느끼면서 감탄하게 된다.
우리나라 전통가옥들은 비가 와도 마당에 비가 고이지 않는다. 미음자 모양의 집들을 돌면서도 여름엔 비한방울 맞지 않고 돌수 있고 겨울엔 바람한점 없이 안으로 돌수 있는 곳으로 보였다. 실제로 저 자신이 살지 못했기에 어떠한 섭리가 오묘하게 숨어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상상속의 집으로 둔갑이 된다.
그러한 집을 이용재 님은 택시로 구석구석 들어간다. 집을 건축학으로 소개하는 것은 물론 그 집이 간직한 사연들을 함께 풀어낸다. 얼마나 고풍스러우며 칸이 많다고 사치하다라고 생각한 것들이 다 필요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담백하면서도 화려하고 자리 차지 또한 많이 하는 집들이 하나같이 아름다운 이름까지 간직하고 있다. 여유가 함께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전통집만큼 담백한것이 이용재님의 글쓰는 솜씨이다. 보통의 글들은 기다란 나열식 설명문으로 되어있는데 이용재님의 글은 단답식이다. 게다가 주석은 번호만 달아놓고 뒤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바로 밑에 작은 글씨로 본인의 감정표현을 해두었다. 책이라면 어떻다라는 선입견을 없애주는 듯하다. 글은 당연히 어렵게 쓰야한다는 관념도 없애준듯하다. 읽으면서 나도 도전을 한번 해볼까란 생각까지 들게 한다. 그렇다고 글이 너무 쉽다라는 것은 아니다. 건축학은 의외로 어려운 말들이 많은데 그것 또한 우리들이 이해하기에 쉬운 글들로 풀어서 적혀져 있다. 그러기에 그 집이 지닌 사연을 읽으면서 그곳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편하면서 가까이 다가온 듯한 글이다.
책으로 들어가면 ... 일단은 그곳으로 가고 싶다. 아니 다시 한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평상시에 가서 보던 집들은 그냥 문화재일 뿐이었는데 다시 가서 보는 집들은 향기가 느껴질 것 같기 때문이다. 고택이 가지고 있는 솟을 대문하며 바깥문들을 다 위로 올려 필요할때만 내리는 지혜까지.. 그리고 단아하면서도 웅장한 모습에서 우리의 정서까지 편안함을 느끼게 할 것 같다.
이 책은 어른들이 물론 먼저 봐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자녀들에게 설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런 후에 자녀들에게 보여주면 빼어난 건축뿐아니라 우리나라 선조들에 대한 자부심까지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서평은 도미노북스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그런데 이를 이미 실행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궁극의 문화기행 3권>을 집필한 이용재씨다.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내가 좋아하는 고택에서 빈둥거리며 한량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에 대한 부러움과 궁금증 때문이었다. 전에 저자가 쓴 궁극의 문화기행에 대한 정보도 없었기 때문에 <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를 읽게 된 것은 순전히 책 제목과 소개글 때문이었다고 하겠다.
이 외에 다른 아는 것이 없었기에 나는 이 책을 고택에 사는 사람의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막상 책장을 넘기니 유홍준씨의 <우리문화답사기>와 같은 고택답사기였다. 저자는 고택 21곳을 권력, 선비의 절개, 학문과 예술, 나눔과 베풂이라는 4가지로 분류하고, 주제에 맞게 고택을 해석하여 그에 적합한 이야기로 고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보다 편하고 쉽게 읽을 수 있었으며 아름다운 사진과 어려운 용어에 대한 해설 및 도판으로 고택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처음 책을 펼치고 저자의 글체에 적잖이 당황했다. 이 전에 궁극의 문화기행 시리즈를 읽어본 적도 없고 이용재씨의 문체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책을 읽다보니 저자의 간결한 설명과 툭툭 던지는 말투, 마지막의 촌철살인에 금세 적응되기 시작했다. 역사적 사실이나 고택에 대한 정보를 자세하게 기술할 수도 있지만, 이용재씨의 간결하고 솔직한 말투는 고택과 장소에 담긴 역사를 보다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뒷부분에 한마디씩 덧붙이는 짧은 소감을 볼 때면 속이 시원해지기도,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내 70평생 벼루 10개를 밑창 냈고, 붓 일천 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었으니 당신도 그렇게 노력하시오."(추사 曰)
"그래 지금 내 손가락은 저리죠. 자판 두드리느라."(저자 曰)
209쪽, 예산 추사고택 中
작가의 특이한 이력만큼 공동저자인 딸의 이력도 독특하다. 학교를 안다니고 아빠따라 고택 답사를 다녔는데 이번에 책도 같이 쓰고 건축에 흥미가 생겨 유학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책의 제목처럼 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은 듯하다.
고택을 좋아하고 전공도 어느정도 관련있는 분야라서 책에 소개되어 있는 21곳의 장소 중 많은 곳은 한 번에서 몇번씩 답사해본 곳이었다. 답사할 때마다 미리 공부하고 답사가서 공간을 꼼꼼히 보고 느꼈다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고 나니 내가 한 답사는 공간의 겉모습과 알려진 사실에 치중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처럼 고택에서 빈둥거리며 선현의 길을 생각해보고, 현재의 의미와 나의 길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진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언제나 시간에 쫓기는 고택을 답사하고 학술적인 무언가를 찾아내는 데만 치중해서 정말로 그 공간이 주는 의미, 그리고 진정 중요한 나의 길찾기를 간과하고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바람처럼 언젠가는 <궁극의 문화기행>이 우리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기행서가 되기를 바라면서, 앞으로 나도 고택에서 빈둥거리며 나의 길을 찾아 보려고 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
지난 주 토요일, 아내의 재촉으로 김해시 진례면의 클레이아크를 찾았다. 클레이아크는 건축도자미술관이고 정식 명칭은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이다. 박물관 상반기 기획전 <테라코타, 원시적 미래 Terra-cotta, Primitive Future> 마지막 날이다. 오후에 독서 모임이 있어 조금 망설였지만 미술이다, 뮤지컬이다 천리길 서울은 찾아다니면서 지척에 좋은 전시를 두고 가지 않는 것도 어리석은 짓이라 생각했다. 마음 고쳐 먹고 떠났다.
미술관 뒤 연수관에서 교원직무연수에 주말에도 땀을 흘리는 김군君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직원의 힘을 빌려 일반인들이 갈 수 없는(그렇다고 아주 특별한 곳은 아니다) 여러 시설들을 둘러보는 행운도 누렸다. 미술관 본관으로 먼저 가던 아내가 뭔가를 발견했다.
그 곳에서 이용재 선생을 만날 줄은 몰랐다.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는 미술관 강연 프로그램에 이번 달 강사가 이용재 선생이다. 전화를 드리니 도착하기 1시간 전이란다. 아내와 미술관을 둘러보고 나오니 도착하는 시간과 얼추 비슷해졌다. 인사를 드리고 안부를 여쭈었다. 석달 전 창원성산아트홀 강연 때보다 조금 수척해보였다. 농담을 던지시는 걸로 봐서는 아직 짱짱한건데. 오후에 독서모임이 있어 강연은 듣지 못했다.
고택에서 빈둥거리다 길을 찾다. 이 책의 저자가 이용재 선생이다. 제목과 표지가 어떻냐고 문자가 온 적이 있다. 표지는 책과 잘 어울리고 제목의 '빈둥거리다'가 조금 '오버'하는 거 아니냐고 답을 드렸다. '빈둥거리다' : [동사] 아무 일도 하지 아니하고 자꾸 게으름을 피우며 놀기만 하다' 이거 내가 잘 하는 건데. 그러나 나는 이 책이 말하는 '빈둥거림'에 발도 담그지 못한다. '빈둥거린다'는 것을 말을 바꾸면 '한량'이 되는데 학문은 있지만 현실에 안 나가는 선비가 한량'이기 때문이다.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
'고택에서 길을 찾다' 제목만 보면 감이 잡히지 않는다. 참선이나 기도를 하는 것도 아니고, 학문에 정진하는 것도 아닌데 고택에서 길을 찾다니... 무슨 수로? 읽어 보면 안다. 고택은 역사를 담고 있다. 긴 세월을 헤치고 살아온 사람 이야기가 있다. 주인 없는 황량한 집도 우리 같은 범인이 배우고, 새겨 들을 스토리가 있다.
[강릉 선교장]은 최고 권력을 마다하고 떠나 비움을 실천한 효령 대군의 이야기가 있고, [연경당]은 19세의 나이로 대리청정을 받은 효명세자와 그의 아버지 순조의 사연이 있다. <운현궁>은 고종과 명성황후, 그리고 대원군의 힘의 관계가 얽히고 설킨 장소다.
저자는 [연경당]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고 했지만 나는 [낙선재]에서 생각이 많아졌다. 고종에서 엄비, 영친왕, 덕혜옹주, 이구까지 이어지는 조선의 마지막 역사는 비운이다. 권비영의 책 <덕혜옹주>도 생각났고, KBS 다큐 한국사 전傳 <라스트 프린세스 - 덕혜옹주>도 오버랩되었다.
작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연 방문객이 10만에서 백만으로 늘어난 양동마을의 고택 <향단>의 역사는 길다. 긴 역사의 중심에 청백리 손중돈이 있다. 손중돈은 외손자 회재를 직접 가르쳤다. 그런 가르침을 받은 회재 이언적은 정여창, 김굉필, 조광조, 이황과 더불어 동방 5현의 한 사람이다.
이용재 선생의 책을 소개할 때면 빠뜨리지 않는 말이 있다. 처음 10분을 잘 적응해야 한다. 말이 짧다. 너무 짧은 호흡이 독자들에게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일단 적응하면 너무 재밌다.
▶ 이용재 선생의 책들
[딸과 함께 떠나는......] 시리즈의 저자지만 이제 딸은 함께 하지 않는다. 아빠의 가르침을 받아 스스로 갈 길 찾아갔다. 학교를 그만두고 미술공부 하던 딸은 디자인을 위해 영국으로 떠났다. 그래서 딸이 질문하고 선생이 답하던 그런 소소한 재미는 줄었다. 그러나 한 마디씩 툭툭 내뱉는 촌철살인은 여전하다. 매력 넘치는 책이다.
참으로 여러 느낌이 한 번에 오는 제목이 아닌가 생각했다.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했을 고택이라는 이미지와
빈둥거리다라는 말에서 오는 한가로움과 다소 한심함에서 오는 여유,
길을 찾다라는 마지막 부분에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그래, 이러고 저러고 해도 해답은 항상 가까이 있는 법! 우리 것 안에 길이 있는 것이로구나!"
한옥에 매력을 느낀 것은 오래 전부터였다.
완벽한 시스템이 갖춰진 아파트보다는 허술해보이는 한옥이 좋았다.
어린 시절 할머니 댁이나 외할아버지 댁에 가서 느끼던
그 한적하고 고즈넉해서 심심하기 까지 했던 느낌이
나이가 들수록 그리워 지는 걸 보면 어디 내놔도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다 싶다.
그래서 이 책을 접하고
작가의 건축과 우리 것에 대한 사랑이 담긴 글을 보며
많은 부분에서 감탄했고 부러워했고 아쉬웠다.
제일 안타까웠던 것은 낙선재에 대한 내용이었다.
일제강점기를 통해 역사가 뚝 끊긴 듯한 우리의 흐름.
그 끊긴 흐름 안에는 우리의 왕조의 비극도 함께 있다.
조선 왕조는 사실 일본이 아니어도 막을 내렸을 지 모른다.
나는 개인적 소견으로 당시의 조선 왕조가 쇠퇴기에 들어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외세의 침략이 아니라면 자체적인 해결방안이 생겼을 것이다.
세계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어떤 식으로든 변화와 부활을 꾀했으리라.
그런 과도기 중에 주권을 빼앗겼고 그 다음은 아주 처참하게 짓밟혔다.
이제와서 일본이 잘못했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세상 어느 곳이든 침략자의 입김과 손길에 많은 것이 뒤집어진다.
다만 어떤 중요한 과도기를 남의 손에 의해 억지로 뒤집혀가며 겪어야 했고
다 겪은 다음에 보니 가지고 있던 모든 게 사라진 허탈함.
그런 아쉬움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암튼.
낙선재에서 조선 왕조가 막을 내리는 이야기를 보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래서 없는 솜씨로 한 컷 낙선재의 굴뚝을 그려 보았다.)
어릴 때 고궁에 처음 가서 제일 매력을 느꼈던 부분이 굴뚝이었다.
이 굴뚝은 건물과 붙어있지만
대부분의 굴뚝이 집과 떨어진 위치에 마치 장식품처럼 단아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희안하게 느껴 관심을 가지면서 온돌이 단순하게 방바닥만 뜨겁게 달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허술해보이는 우리나라 전통가옥이
자연과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인간을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된
아주 훌륭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닳았다.
하지만 이 책이 전통가옥의 구조나 생김을 예찬하는 내용을 담은 것은 아니다.
당연히 고택을 탐방하다 보니 그런 내용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집에 담긴 것, 즉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도 '한량'들에 관한 이야기.
지금은 한량이 정말 한심한 느낌으로 전락했지만
한량은 학문은 있지만 현실에 안 나가는 선비를 뜻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혹은 현실에 나가 정치를 하고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도 있으나
그 물이 혼탁해지면 낙향하여 아이들을 가르친 조선시대의 한량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여러 고택을 다루다 보니
이 고택은 전에 나온 어느 고택의 어느 분과 관련이 있으며
현판을 써준 분이 누구인데 그분의 행적이 또 다른 고택에도 남아있으며
지금은 이러했는데 몇대가 지나자 또 이러한 결과를 낳아더라...
하는 오랜 세월을 살아가면서 볼 수 있는 인연에 대한 지도도 그려진다.
누군가가 조곤조곤 설명해주는 것처럼 아주 술술 읽혀지는 책이다.
(요즘 네이버 도전만화에 연재하느라 서평은 늦었지만 진즉 읽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갖는 아쉬움이 세 가지 쯤 있어서 적어본다.
하나.
공저 작가인 따님의 흔적도 느끼고 싶었습니다.
두울.
사진이 많이 들어가 있는데 많다보니 그럴 수도 있지만 사진에 대한 설명이 있으면 좋았을 것을...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글을 보다가 해당하는 사진이 혹시 있나 앞 뒤로 막 뒤져보게 되더라구요.
세엣.
고택의 주인이 주로 선비들이다 보니 이름보다는 호로 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름을 언급했다가 호를 언급할 때,
혹은 이 고택에서 다른 고택으로 가서 이야기를 하다가 어떤 인물을 거론할 때
그게 동일 인물임을 알 수 있도록 '이름(호)' 혹은 '호(이름)' 이렇게 표시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습니다.
네, 제 머리가 나쁜 것을 어디에다 탓하겠습니까
저도 어릴 적에 한 기억력 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드니 저도 기억력이 가물가물 해집니다.
그리고 호에 익숙하지 않을 어린 친구들도 읽으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해서
슬며시 들이밀어 봅니다.
이렇게 본인의 어리석음을 밝히며 독후감을 마치겠습니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이 서평은 도미노북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은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시리즈 중 세 번째다. 그의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사람이라면 이용재체, 즉 자유분방한 문체에 매력을 느낄 것이다. 무엇을 설명하는 글이 이렇게 재미있으니 모르긴 몰라도 직접 만나도 재미있는 분일 거라는 상상을 해본다.
우리 역사 속의 고택이라고 하면 권력의 중심에 있던 이들이 살던 곳이다. 임금님과 선비님이 살던 곳으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서울에 위치한 운현궁은 흥선대원군의 저택이다. 낙선재는 창경궁 내에 있으며 고종황제, 순종황제, 마지막 황후인 윤 황후, 그리고 덕혜 옹주가 여생을 보낸 곳이다. 궁궐은 최고 권력층이 살던 주거지이며 우리 역사를 돌아보게 만드는 곳이다. 과거에 친구들과 고궁을 산책하며 "아~ 옛날이여! 오랜만에 집에 돌아와 보니 좋구나."라고 농담을 건네며 왕 놀이를 했는데...... 지금 그 곳을 거닐게 된다면 가슴 아픈 역사를 떠올리며 왠지 궁궐 안의 고요함에 숙연해질 것 같다.
운현궁은 이 책에 소개된 고택 중에서 유일하게 가 본 곳이지만 역사의 자취를 돌아보지 않으면 정말 가 봤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만약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지방 어딘가에서 고택을 봐도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한옥의 아름다운 건축물에 감탄할 수는 있겠지만 그 집에 살았던 인물과 역사의 흔적을 어찌 알겠는가. 알지 못하면 아무 의미없는 장소로 여겼을 소중한 곳을 알게 되었으니 저자에게 감사해야겠다.
마치 여기 소개된 고택은 아직 소개되지 않은 건축 관련 보물과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가옥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맛보기란 생각이 든다. 책으로만 배웠던 우리의 역사를 저자는 직접 찾아나선 것이다. 그리고 아직 못 가본 우리에게 맛깔스러운 설명으로 이끈다. 고택기행은 한량의 빈둥거림이 아니라 한국인이라면 해야할 문화답사다.
나는 한국인이라는 걸 언제 느끼나? 월드컵 응원할 때?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진짜 한국인이지. 반성한다.
조용함, 시골, 오래된 기와, 너른 마당..
어쩌면 이런 이미지는 나의 기억에 근거한 것일 것이다.
어릴 적, 나의 큰 집은 이런 집이였다. (고택이라기 보다는 조금 큰 한옥이랄까.)
이런 추억을 바탕으로 이 책을 펼쳤다.
첫번째가 선교장이다.
선교장은 상당히 자주 놀러(?)갔던 곳이기에 그 곳에서의 추억도 많다.
사진을 보며 잠시 회상에 빠진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 고택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어쩌면 저자도 모르고 있는 고택도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잘 보전된 고택들을 보며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들고, 그렇지 않은 고택들을 보며 마음도 아팠다.
고택을 잘 지키지 못한 이유는 많을 것이다.
우리가 그들에게 잘 지켜달라고 무엇을 해 준 것도 없고..
가문의 흥망이 고택에서도 보여지는 듯 하여 안타까운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이 책 매우 독특하다.
각 고택의 사진과 그에 관한 글로 이뤄져 있음은 짐작한 바 있다.
당연히 주관적이 글도 있고,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도 있고...
그런데, 문체가 무척 특이하다.
자칫 잘 못 이해하면 반말투로 들릴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짧은 말.
처음에는 기분이 많이 상함.
그런데, 읽을수록 끌리는.
왜?
단점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내가 제대로 이해하는지 분명하게 확인하기 힘듬.
아무래도 우리나라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끝이 없으니 참 난감.
저자의 전작들도 이랬을까?
고택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제공한 것은 좋음.
그라나 굳이 다른 역사학자와 시야가 다름을 보여 준 것은 별로.
'다름'이 보다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는데.
저자의 시야도 좋고, 타 학자의 시야도 좋고.
누이좋고, 매부좋고는 힘든가.
저자와 같은 스타일의 글을 써봤다.
의외로 힘들다. ㅎㅎ
그리고,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분명한 의사전달 여부가 힘들다.
그럼에도 이 책의 주제는 무척 좋았다.
저자의 말대로 일단 우리 것을 '제대로' 알고,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할 듯 하다.
저 멀리 있는 유럽의 건물은 멋진 것이고, 시골에 있는 고택이 멋지지 못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우리 것부터 소중히 하고, 아름답게 가꾸어야 할 것 같다.
여름에 일이 바빠서 아직 휴가를 가지 못했다.
이번 추석 연휴 후에 갈 것 같다.
여기에 있는 모든 곳을 가보지는 못할지라도 경북 근처의 몇 군데를 들러보고 싶다.
우선 관광지 분위기가 안나서 좋고, 잊고 있었던 우리 역사를 다시 상기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이 책을 쓴 이용재란 아저씨는 건축공학과 출신이다. 책날개에 적힌대로 공돌이 출신이다.
당연히 그가 보는 고택은 형태적인 것이고 기술적인 것이리라 짐작했다.
하지만 책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건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고택에서 빈둥거리며 고택의 이야기를 듣는다.
건물의 양식이나 형태가 아니라 세월의 깊이를 느끼고자 하는 것이고 그 집 속에 녹아 있는 역사를 보고자 하는 것이다.
만약 각 지방의 고택에 대한 건축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별도의 공부가 더 필요할 듯하다.
책은 사진과 글이 반반씩 나누어 자리잡고 있다.
좀 더 생각해 보면 사진은 글을 보조하는 수단에 가깝다.
이 책이 집이라는 형태가 아니라 그 집의 사람과 역사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것이니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의 글은 독특하다. 이제 까지 만화를 제외하고는 이런 식으로 단문형태를 이루는 책은 본 적이 없다.
이러한 그의 글은 처음에는 역시 낯설고 불편하다. 새로운 것이 늘 그렇듯 말이다.
좀 더 읽다보면 그의 이러한 형식의 글쓰기가 나름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애둘러 갈 필요 없고, 화려한 수식어를 쓸 필요없이 바로 핵심을 찔러 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꼬리를 달아 표현하는 작가의 생각와 각주 설명도 어렵지 않고 분명하다.
재산을 일으키는 데 있어 올바른 도리에 따르면 일어나고 도리에 거스르면 만한다. 사람이 돈을 나누지 않으면 하늘이 반드시 나눌 것이다. 하늘이 나눈다면 먼저 화를 내릴 것이니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느냐. 25쪽 - 강릉 선교장 -
고택은 옛날로 치면 그 지역의 유지나 부자의 집이다. 그러한 집들이 유지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전통이 있어야 한다.
이 책의 밑바닥에 흐르는 정서는 그 전통을 이야기 하고 싶어한다.
어쩌면 고택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의 모습을 비판한 것이리라.
가진 자여, 먼저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라. 그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책에 나온 몇몇 고택은 직접 둘어 본 적이 있다.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가 봐야한다. 책이 주는 지식은 반쪽짜리이다.
(그 반쪽마저 없는 것보다야 휠씬 낫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것이다.)
나머지 반쪽을 채우기 위해 직접 고택을 방문해야 한다.
날이 선선해 지니 계획을 잡아 봐야겠다.
그냥 누가 살았고 어떻게 만들었고 어떤 풍수 등등에 대한 단편적인 접근이 아니다.
너무나 다양하고 포괄적인 내용으로 다루어주어서 너무나 유용한 읽을 거리들이 넘친다.
... 알고 있죠? 라는데 모른거 투성이고 ... 모르면 안되는건가? 싶어서 살짝 민망해 지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 내용들이 너~무~ 많아서 이분이 너무 많이 아는것인게다 하며 스스로 위로를 하고 알죠? 하면서 다 친절하게 알려주니 고맙다^^
글 서두에 취재자가 묻기를 원래 그렇게 말이 짧은가? 물으니 짧단다 ㅋㅋ 그래서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그저 설명투로 공손하고 일상적인 표현법으로 알려주기 보다 짧고 직선적으로 표현해주니 내용이 팍팍 자연스럽고 확실하게 전달된다.
때로 너무 전문적으로 설명체로 쓰여진 내용들은 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다시 찬찬히 읽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너무 직설적이다 보니 ... 쓰신 저자 이용재 선생님이 나보다는 한참 어른이기에 글체가 거부감 없이 다가오기에 더 그렇겠지만 잘 아는 어른의 설명을 듣고 있는듯 싶다.
고택들을 소개하면서 그 지방에 대해, 가문이나, 현재의 후손들의 삶이나 역사속의 절개, 충절, 효, 학문 등등... 그 시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함께 알려주니 역사 공부가 함께 이루어진다.
참 다양한 접근법으로 일러주니 이분이 건축평론가가 아니고 역사학자인가 싶을 정도다.
하긴 숲해설가나 고궁해설가 분들 뵈면 두루두루 역사와 자연, 문화등 전반적으로 다양하게 알고 있고 적용해야 한다고 한다.
일찌감치 딸과 함께 전국 곳곳의 고택들을 찾아다닌 저자의 삶이 참 대단하다.
그 길을 가면서 외도(?)의 길도 걷고 책도 내며 스스로가 택한 멋진 인생을 살고 계시니 참 부럽다.
이 부럽다는 표현이 참 추상적이어서 결론적으로만 보면 그렇지만 이분 인생길에서 참 많은 힘겨움과 고민들도 있었을텐데 그 시간들을 통해 선택하고 격어온 이후의 현재가 있어 지금 이렇게 이 책을 통해 접한 이들이 고맙게도 혜택을 보는 것이다.
참 많은 다양한 언어들에 대한 뜻도 알고 우리 풍습과 시대속에서 이어져온 내용들에 대해서도 배우고 선인들이 이름앞에 붙이던 호를 짓는 기준이나 생활 주변에서 정자나 집, 주변 강, 바위 등 이름붙여진 내용들에 담긴 뜻을 대하면서 우리 선조들이 정말 감수성이 부드럽고 시적인 심성을 지녔음을 다시한번 느낀다.
그 시대 그 성품이 이어져왔는데 우리의 현재는 어쩜 이리도 삭막한가 싶다.
풍류와 시를 즐기던 옛 선조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일제시대, 6.25를 거치고 힘겨운 시대를 살아오면서 우리의 삶이 참 많이 메말라 버린것이 아닌가 싶어 역사의 아픔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또다른 큰 안타까움을 새삼 느끼게 된다.
얼마전 다산정약용님의 생가터 전시장을 다녀왔는데 그곳 가옥에서 느꼈던 새로움이 이 책을 보면서 떠오른다.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그날 그곳을 둘러보면서 좀더 다른 시선으로 더 다양하게 보고 왔을텐데 싶다.
다음에 다른 곳을 방문하게 된다면 아마도 구석구석 우리의 선조들의 지혜와 삶이 담겨있는 장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느끼기 위해 더 많이 더 애정을 가지고 돌아보게 될것 같다.
가까운 서울 근교라도 책속에 소개된 곳들을 둘러봐야 겠다.
이렇게 고택들과 함께 역사속으로 여행을 할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