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의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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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정부희는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에서 곤충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산골 오지 산 아래 시골집에서 어린 시절과 사춘기 시절을 보내며 자연 속에서 묻혀 살았다. 세월이 흘렀어도 자연은 저자의 ‘정신적 원형(archetype)’이 되어 삶의 샘이자 지주이며 곳간으로 늘 함께하고 있다. 30대 초반부터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전국의 유적지를 답사하면서 자연에 눈뜨기 시작한 저자는 이때부터 우리 식물(특히 야생화)에 관심을 갖게 되어 식물을 공부했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새와 버섯 등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생태공원인 길동자연생태공원에서 자원 봉사를 하며 자연과 곤충에 대한 열정을 키워 나갔고, 우리나라 딱정벌레목 대가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 대학원에 입학했다. 석사학위를 받고 이어 박사 과정에 입학한 저자는 ‘버섯살이 곤충’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했고, 아무도 연구하지 않는 한국의 버섯살이 곤충들을 정리할 원대한 꿈을 향해 가고 있다. <한국산 거저리과의 분류 및 균식성 거저리의 생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최근 6년 동안 18편이나 되는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연구 활동에 왕성하게 매진하고 있다. 한국응용곤충학회, 한국곤충학회, 한국균학회, 한국생태학회의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 활동을 했고,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영남대학교 동물계통연구실에서 박사후국내연수를 밟고 있다. 또한 대학원 때부터 지금까지 환경부에서 실시하는 전국환경조사, 자생종 발굴사업, 전국해안사구 정밀조사, 각 종 환경평가 등에 참여해 곤충 조사를 해 오고 있다. 왕성한 연구 작업과 동시에 곤충의 대중화에도 큰 관심을 가진 저자는 각종 환경 단체 및 환경 관련 프로그램에서 곤충생태에 관한 강연을 하며 ‘곤충사랑 풀뿌리운동’에 힘을 보태는 일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정부희 곤충기 1권 《곤충의 밥상》이 있고, 한국 생물지 발간 연구사업에 참여하여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거저리과: 거저리아과》의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목차
- 추천의 글
김교빈(호서대학교 교수, 민족의학연구원 원장_<동양철학에세이>공저)
최종덕(상지대학교 교수, <찰스 다윈, 한국의 학자를 만나다> 저자)
저자의 글
하나, 헤엄치는 곤충
물 위에서 사는 곤충
1. 노랑어리연꽃의 엄지공주, 연물명나방
2. 물을 밟고 다니는 소금쟁이
3. 어찌 저리 잘도 돌까? 빙글빙글 왕물맴이
물속에서 사는 곤충
4. 물에 누워 헴엄치는 송장헤엄치게
5. 물속에서 장구 치는 장구애비
6. 물속의 사마귀 게아재비
8. 자식을 끔찍이 돌보는 물장군
물속과 땅 위에서 사는 곤충
9. 얼음처럼 찬 물이 좋아! 강도래 애벌레
10. 깨끗한 물 언덕에 사는진강도래 어른벌레
11. 수중궁궐이 부럽지 않은 띠무늬우묵날도래 애벌레
12. 열흘 짧은 생을 사는 날도래 어른벌레
13. 깨끗한 물을 돌려줘 애반딧불이 애벌레
14. 어두운 밤에 불춤 추는 애반딧불이 어른벌레
15. 맑은 연못 속 잠자리 애벌레
16. 고추보다 더 빨간 고추좀잠자리 어른벌레
17. 통통 튀며 나는 노란실잠자리 어른벌레
둘, 모래집 짓는 곤충
1. 바닷가 모래밭의 터줏대감 모래거저리
2. 모래판의 천하장사 큰조롱박먼지벌레
3. 해변의 아름다운 청소부 남생이거저리
4. 물구나무 서기 챔피언 큰집게벌레
5. 모래 깔때기 땅굴과 명주잠자리
6. 처박한 모래땅의 수행자 참뜰길앞자리
셋, 흙냄새 맡는 중
1. 영영 사라질지 모를 수염풍뎅이
2. 새벽부터 우는 아침형 곤충 참ㅁ미
3. 가장 아름다운 별똥별 운문산반딧불이
4. 신세계 풀밭 찾아 여행하는 풀무치
5. 자연의 놀라운 걸작품 폭탄먼지벌레류
곤충의 한살이
곤충과 식물의 혁명
참고자료
색인
출판사 서평
인간이 살 수 없는 낯선 세계, 그곳에 유토피아를 건설한 곤충들 이야기!
땅 위에서 살던 곤충들이 왜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는가? 척박한 바닷가 모래밭에서 왜 곤충들은 모래집을 짓고 사는가? 햇빛 한 줄기 없는 깜깜한 땅속에서 왜 곤충들은 몸을 숨기고 있는가?
물속, 땅속, 모래 속 세상은 인간이 살 수 없는 낯설고 두렵고 알 수 없는 세계지만, 곤충들은 그곳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상의 낙원, 유토피아를 일구었다. 도대체 곤충들에게 어떤 능력이 있기에 이것이 가능했던 것일까? 곤충의 유토피아를 이해하기 위해 곤충이 자연과 소통하는 방식을 가까이서 살펴본다.
인간에게 유토피아는 미래의 세계지만, 곤충에게 유토피아는 현재의 세계다.
인간에게 유토피아는 성취하고 싶은 낙원이지만, 곤충에게 유토피아는 이미 성취한 낙원입니다. 곤충에게 유토피아란 인간과 달리 따로 있는 세계가 아닙니다. 알에서 어른벌레가 되기까지, 어른벌레가 알을 낳기까지 한살이가 거듭 이뤄질 수 있는 곳, 생명을 안정적으로 영위하고 이어 나갈 수 있는 곳이면 지금 살고 있는 그곳이 곤충들에겐 유토피아입니다.
곤충들은 물이든, 땅이든, 모래든 그 어느 곳이든 자연과 거리낌 없이 소통할 수 있는 곳이면 비집고 들어가 눌러앉습니다. 하늘과 땅이, 물과 태양이, 모래와 바람이 막힘없이 소통하는 자연은 말 그대로 생명이 살 수 있는 열린 광장이요, 곤충들에겐 생명을 감싸 안아 주는 눈물 나게 고마운 낙원, 유토피아입니다. 인간이 사는 세상과 다른 곤충들의 세상을 이해하려면, 더 나아가 오직 맨몸으로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적응해 사는 뭇 생명의 세상을 이해하려면, 인간이 인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다른 시선이 필요합니다. 《곤충의 유토피아》는 곤충의 세상을 곤충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는 눈을 열어 보이고 있습니다.
인간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사는 작은 생명 이야기!
공기를 들이마시며 땅 위에서 사는 인간이 물속, 모래 속, 땅속 세상에 아무런 장비 없이 들어갔다간 살아서 돌아오기 힘듭니다. 제대로 접할 수가 없다 보니 잘 알지 못해서 그곳에 곤충이 살고는 있는지, 어떤 곤충들이 살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기 쉽지 않고, 곤충들의 능력을 잘 모르기 때문에 작은 생명을 하찮게 여기고 무시하게 됩니다.
1센티미터 크기의 연약하기 이를 데 없는 곤충들이 섬세한 더듬이와 곁눈, 얇은 날개와 다리로 인간이 느낄 수 없는 미세한 파동과 진동, 냄새를 감지하고, 한 번에 자기 몸길이의 100배나 되는 거리를 이동한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되면 신기함을 넘어 경이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또 곤충들은 몸집이 작은 만큼 손바닥 만 한 땅에서도, 자그마한 물웅덩이에서도, 바닷가 해초 더미 속에서도 잘 살아갈 수 있습니다. 몸집이 거대한 포유동물이 살아가려면 국립공원만 한 규모의 장소가 필요하겠지만, 곤충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삶의 터전이 작다 보니 인간에 의해 훼손되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흙으로 물웅덩이를 메운다거나, 흙 위에 시멘트를 바른다거나, 모래를 실어 온다거나 하면 그곳에 살고 있는 작은 생명은 치명적인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곤충의 유토피아》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지만 작은 생명이기에 쉽게 상처받을 수 있는 곤충들의 세상을 보여 줌으로써 그들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우리가 사는 동안 보지 못할 수도 있는 곤충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송장헤엄치게를 본 적이 있나요? 차가운 계곡물 속에서 집을 끌고 다니는 날도래 애벌레를 본 적이 있나요? 물장군은? 강 언덕 풀밭 흙에서 애벌레 시절을 보내는 수염풍뎅이는? 비 온 뒤 고여 있는 물웅덩이에서 미끄럼 타는 소금쟁이는? 노란실잠자리며, 풀무치며, 반딧불이며 《곤충의 유토피아》에서 볼 수 있는 곤충들은 수십 년 전만 해도 너무도 흔했던 일상 속의 곤충들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을 애써 찾아가지 않으면 만날 수가 없고, 그중 일부는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곤충의 유토피아》에 소개된 곤충들은 우리가 특별한 관심을 갖고 찾아보지 않으면, 어쩌면 사는 동안 만날 수도 볼 수도 없는 곤충들입니다. 그런 곤충들이 큰 잔치가 벌이진 듯 한자리에 모여 각자 자신의 매력을 한없이 뿜어내고 있으니, 이처럼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곤충의 밥상》에 소개되지 않은 새로운 곤충들을 만난다.
《곤충의 유토피아》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스물아홉 종류의 곤충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들 곤충은 ‘정부희 곤충기 제1권’ 《곤충의 밥상》에 소개된 마흔다섯 종류의 곤충들과 겹치지 않는 새로운 곤충들이며, 앞으로 출간될 ‘정부희 곤충기’ 시리즈의 다른 책들에서도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새로운 곤충들이 계속해 소개될 것입니다.
《곤충의 밥상》에 이어 쉽게 접할 수 없는 곤충들의 명장면!
《곤충의 유토피아》에는 400컷에 이르는 곤충들의 생태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그중에서 ‘남생이거저리’는 그동안 기록으로 존재해 왔는데, 이번에 책을 통해 일반 독자가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송장헤엄치게 어른벌레가 송장헤엄치게 애벌레를 잡아먹는 동족 포식 장면, 바닷가 모래밭에서 게가 참뜰길앞잡이의 배 부분만 먹어 치우는 장면, 쌍살벌이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참매미의 뱃속에 얼굴을 들이밀고 속살로 경단을 만드는 장면, 잠자리 애벌레가 투명한 아랫입술을 내미는 장면, 수염풍뎅이 애벌레, 모래밭에 사는 다양한 거저리들과 애벌레들, 1시간 20분에 걸친 참매미의 날개돋이 장면, 송장헤엄치게 애벌레가 공기를 모으는 장면, 큰알락물방개, 큰땅콩물방개, 알물방개 등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다양한 물방개들, 잠자리의 이정 행위 장면 등등 《곤충의 유토피아》가 아니면 쉽게 접할 수 없는 생태 사진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곤충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정보를 담다.
《곤충의 유토피아》의 첫 장 ‘헤엄치는 곤충’ 편을 읽다 보면 담수의 종류가 궁금해집니다. 이를 위해 유수생태계와 정수생태계의 종류에 대한 설명을 실었습니다. 또 물에 사는 곤충들의 다양한 호흡방식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호흡방식은 물속 곤충을 이해하는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그뿐 아니라 애벌레를 겉모습(모양)과 다리로 구분하는 방법, 날도래 애벌레의 다양한 모양의 집, 나방류 애벌레가 뽑아내는 명주실 이야기 등 궁금한 곤충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주요 내용
(1) 물에서 헤엄치는 곤충_ 물살이 곤충
곤충을 대상으로 한 ‘세상에 이런 일이!’ 프로가 있다면, 곤충들의 지혜로운 생존 방식을 접하고 크게 놀랄 시청자가 많을 것입니다. 노랑어리연꽃이 피어 있는 연못에 가면 노랑어리연꽃 잎사귀를 잘 살펴볼 일입니다. 잎사귀 한 귀퉁이가 가위로 오린 듯이 동그랗게 오려져 있다면, 가까운 곳에 연물명나방 애벌레의 집이 있습니다. 두 장의 잎 조각을 겹쳐 놓고 실을 뽑아 붙이면서 머리와 윗몸이 들락거리도록 개구멍까지 만들다니! 이렇게 자그마한 연물명나방 애벌레가 어떻게 잎사귀를 오려 집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요? 더구나 물속에서 살 수 없으니 수중식물의 잎사귀를 터전으로 삼은 것일 텐데, 노랑어리연꽃 잎사귀가 비에 젖지 않는다는 것을 또 어찌 알았을까요?
햇살 좋은 연못 위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소금쟁이들. 물 위를 미끄러져 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아주 빠르게 발을 움직여 물 위를 걷고 있는 중이라니 놀랍지 않을 수 없습니다. 1초에 제 몸길이의 100배나 이동하려면 발을 얼마나 속사포처럼 움직여야 할까요? 소금쟁이며, 물맴이며 물에서 사는 곤충들에게 잔물결은 물 위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아주 중요합니다. 잔물결로 먹이가 떨어진 것을 알아채고, 잔물결을 일으켜 상대에게 짝짓기 의사를 전하기도 합니다.
몸을 뒤집어 하늘을 보며 수영하는 송장헤엄치게. 배영을 즐긴다기보다 명색이 곤충이다 보니 공기 호흡을 하려고 공기 방울을 모으는 중입니다. 헤엄칠 때 장구 치듯 허우적대는 장구애비, 사마귀처럼 생긴 게아재비는 보면 볼수록 생김새가 신기하기만 하고, 생김새가 귀여운 검정물방개는 애벌레의 날카로운 이빨을 보면 과연 이 녀석이 애벌레인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에서 사는 곤충 중에는 ‘곤충계의 양서류’로 불리는 종류도 있습니다. 한살이 과정 중에 일부 시기는 물에서, 일부 시기는 육상에서 살기 때문인데, 여름날 찬 계곡물에서 볼 수 있는 갑옷 입은 것 같은 강도래류 애벌레, 집을 끌고 다니는 띠무늬우묵날도래 애벌레, 물에서 사는 애반딧불이 애벌레, 항문에 아가미가 있는 잠자리 애벌레 등은 저마다 개성이 두드러집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많은 부분이 연구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2) 모래밭에서 모래집 짓고 사는 곤충_ 모래살이 곤충
바닷가 모래에서 곤충이 산다고? 여러 차례 바닷가로 피서를 갔지만 모래에서 곤충을 보지 못한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낮에는 더위를 피해 모래 속에 피신해 있기 때문에 곤충을 쉽게 볼 수 없습니다. 그럼 모래밭에는 어떤 곤충이 살고 있을까요? 어느 모래밭이든 갯메꽃만 있으면 둥지를 트는 모래거저리를 비롯해 바닷가거저리, 해변해초꼬마거저리, 홍다리거저리, 뿔벌레류, 해변메뚜기, 바다방울벌레, 개미귀신, 해변청동풍뎅이, 참뜰길앞잡이, 큰집게벌레, 큰조롱박먼지벌레, 남생이거저리 등 종류가 참 다양합니다.
모래거저리는 낮에는 뜨거운 햇살을 피해 모래 속이나 쓰레기 더미 속에 있다가 밤이면 나타나 먹이를 찾고 짝짓기도 합니다. 큰조롱박먼지벌레는 모래 속 천하장사답게 튼튼한 몸매를 자랑하고, 애벌레도 어른벌레처럼 강인한 큰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초를 뒤지면 볼 수 있는 남생이거저리는 등 무늬와 색깔이 다양하고 깜찍하게 생겼는데, 염주 같은 더듬이며, 몸 가장자리의 새하얀 털이며 어떻게 이렇게 예쁜 거저리가 있나 싶을 정도로 앙증맞습니다. 또 참뜰길앞잡이의 참호 같은 모래집을 본 적이 있나요? 어떻게 모래에다 저런 집을 지을 수 있을까요? 사람이 지으면 금방 허물어질 텐데, 볼수록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 속에서 어른벌레는 추운 밤을 보내고 기온이 오르면 밖으로 나옵니다.
(3) 흙냄새 맡고 사는 곤충_ 땅살이 곤충
수염풍뎅이를 본 적이 있나요? 지금은 수염풍뎅이를 만나기가 하늘을 별 따기만큼 어렵습니다. 수염풍뎅이가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염풍뎅이가 사는 곳이 어딘지 알면 금방 해답을 알 수 있습니다. 녀석은 강 하구 언덕(강둑)에서 사는데, 신의주에서 제주도까지 우리나라 전역에 살던 녀석이었지만, 이제는 멸종위기종이 되었습니다. 강둑의 풀밭이 많이 사라진 데다 강에 여럿 생긴 다리와 해안 도로에 가로등이 세워져 밤에 날개돋이를 한 수염풍뎅이들이 그대로 가로등으로 달려가 차에 치이고 사람 발에 밟혀 죽어 갔습니다.
파파리반딧불이와 운문산반딧불이는 다른 종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같은 종으로 밝혀졌습니다. 애반딧불이 애벌레는 물속에서 연체동물을 먹고 살고, 운문산반딧불이 애벌레는 땅 위에서 달팽이 종류를 먹고 삽니다. 무리 지어 이동하는 메뚜기 떼 중에서도 악명 높은 풀무치는 기후 변화로 풀이 적어지면 먹이 찾아 삼 만 리를 감행하고 그러는 중에 놀랍게도 날개도 길어지고, 몸집도 커집니다. 유전자에 프로그램 되어 있는 풀무치의 생존력이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거미는 곤충들의 킬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거미만 골라 사냥하는 대모벌이 있습니다. 대모벌은 거미를 발견하면 거미가 공격하기 좋은 장소로 나오도록 유인합니다. 거미도 생각이 있는지 대모벌이 얼씬거리면 숨어서 나오려 하지 않습니다. 쫓고 쫓기는 긴장이 오래도록 흐르고, 그러다 대모벌이 기회를 포착하면 거미를 한 방에 깨물어 마취시켜 버립니다.
폭탄먼지벌레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몸속에서 100도나 되는 높은 열과 압력을 발생시켜 독가스 벤조퀴논을 발사하는 폭탄먼지벌레는 자연의 놀라운 걸작품입니다. 어떻게 이 자그마한 녀석이 폭탄을 제조해 발사할 생각을 했을까요? 맨몸으로 정글 같은 자연에서 생존하려면 곤충들은 저마다 방어 무기가 있어야 하겠지만, 몸속에 원료 분비샘, 원료 저장실, 가스 제조실을 두루 갖추고 있다니, 그 정교함에 어안이 벙벙해질 뿐입니다.
추천사 중에서
● 뭇 생명이 맘 놓고 사는 유토피아, 그곳에 가려면 우리가 겸손해져야 한다.
- 김교빈 호서대학교 교수(동양철학) / <동양철학에세이> 공저자
저자는 자그마한 곤충들을 만나기 위해 발이 저릴 때까지 앉아서 잎사귀를 들여다보고, 곤충들이 놀라지 않도록 앉은 채로 백여 미터를 발만 꼼지락대면서 움직여 가고, 1시간 20분에 걸친 참매미의 날개돋이 장면을 숨죽여 지켜보고, 반딧불이를 만나기 위해 불빛 하나 없는 깜깜한 숲길을 홀로 걸어갑니다. 저자가 《곤충의 유토피아》에서 곤충을 박제된 표본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생명으로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곤충을 만나기 위해 앉은뱅이도, 깜깜한 어둠도 마다하지 않는 ‘겸손’의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자는 “곤충들을 만나려면 저 자신이 겸손해져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존귀한 생명들이 행복하게 사는 곳이 유토피아라면, 저자가 말한 겸손이 유토피아에 이르는 방법입니다. 곤충과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길을 내보이고 있어 마음이 참 훈훈해집니다.
● 모든 생명이 평등하다는 사실을 쉽고, 편안하게, 감동적으로 보여 준다.
최종덕 상지대학교 교수(과학철학) / <찰스 다윈, 한국의 학자를 만나다> 저자
《곤충의 유토피아》는 곤충들의 속삭임을 사람들이 알아듣게 통역한 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거기에다 저자가 오랫동안 두텁게 쌓아 온 경험과 곤충학박사로서 풍부한 지식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책이 그대로 연못이고, 모래고, 풀숲입니다. 자연은 가까이 갈수록 깨달음을 주고, “모든 생명은 평등한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답을 알려줍니다. 현재 살고 있는 모든 생명은 최선의 형태로 자연에 적응한 진화의 산물입니다. 인간은 인간대로, 곤충은 곤충대로, 미생물은 미생물대로 장구한 세월을 자연에 적응하며 생명을 이어 왔습니다. 그런 만큼 모든 종은 동등하고 평등한 생명의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저는 모든 생명이 평등하다는 사실을 추상적인 철학으로 포장하는데, 저자는 아주 쉬우면서도 편안하게, 감동적으로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아주 구체적인 곤충의 생태를 통해서 말입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6160465 |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4월 15일 | ||
쪽수 | 463쪽 | ||
크기 |
170 * 223
* 30
mm
/ 1068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정부희 곤충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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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이후의 사람들은 각자 어릴 적 논에도 들어 가보고 들판을 다니며 고추잠자리도 잡아본 기억이 있을 것인데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좀처럼 논밭을 구경할 일도 없고 잠자리채를 매고 들판을 다닐 일이 별로 없다. 빽빽한 건물들에 갇혀서 정해진 시간에 왔다갔다 무언가를 열심히 배우긴 하는데 제대로 활용이 되지 않는 비효율적인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어린 파브르는 그 시절 학원을 가야하고 밤늦게까지 숙제를 할 필요가 없었기에 자유롭게 곤충을 관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당장 아이들을 쳇바퀴에서 끄집어내어서 앞이 탁 트인 들판에 데려다 놓아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생겼다.
이 책은 물 위, 물 속, 땅에 사는 곤충들을 섬세히 관찰하고 그들의 삶을 적어놓은 곤충 자서전이라고 말하고 싶다. 전반적으로는 백과사전의 형식을 띄면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것은 저자의 맛깔스런 경험담과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옛날이야기 같은 구수한 느낌이 있다. 필요한 학술적 정보도 실려 있고 새로운 곤충을 설명하는 페이지의 하단에는 항상 종, 과, 목을 명시해 놓고 있다. 딱딱할 것 같다는 생각을 접을 수 있었던 것은 곤충의 이름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 곤충의 특정한 행동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 곤충을 관찰하기 위한 주변배경과 저자의 경험담 등이 에세이를 읽는 듯 술술 읽혀졌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저학년때 친구네 논에 들어가서 올챙이도 보고 여러 곤충도 잡고 놀았던 기억을 되새겨 본다. 여름이 되면 노란 실잠자리를 보고 새끼 잠자리라고 하면서 붉은 고추잠자리와 다른 색이라 참 예쁘게 여겼던 기억이 난다. 학교 마당 한편엔 물옥잠이랑 수중 식물을 키우면서 수중 곤충들도 꽤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남학생들이 물방개를 갖고 와서는 여자애들이 까무러치게 놀랐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10년이 넘게 본 기억이 없다. 우리 집 앞마당 한쪽 구석엔 감나무를 키우기 위해 거름더미를 만들어 둔 적이 있는데 한 몇 년 거름을 만들다 보니 어느 해 매미 애벌레가 엄청나게 많이 있던 걸 본 적이 있다. 그때는 수년 또는 수십 년을 땅속에서 애벌레로 사는 매미가 안쓰러워서 많은 애착을 가진 적이 있다. 그들이 참매미일 가능성은 적었지만 참매미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책에서 많은 정보를 얻게 되어서 만족스럽다. 허물을 벗는 참매미는 옥색 옷을 갈아입는데 고운 한복을 입은 아가씨처럼 아름다웠다.
참 바보 같지만 나는 이번에 반딧불이와 개똥벌레가 같은 곤충을 가리키는걸 알게 되었다.(방금 확인했지만 우리 남편도 몰랐다는 사실) 개똥벌레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상상해본적인 있지만 쇠똥구리랑 비슷하겠지 라고 생각만 했지 반딧불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반딧불이 내는 불빛은 차가운 빛이라서 뜨겁지 않다는 사실에 좀 놀라기도 했다. 하긴 꼬리에 그렇게 불을 켜놓고 다니면 얼마나 뜨거울지. 여러 곤충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 색이 화려한 참뜰길잡이가 생각이 난다. 몸에 보석을 지니고 사는 곤충처럼 오색 빛이 반짝이는 것이 그렇게 작은 곤충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이제는 모래에 뚫린 구멍을 보면 이름은 어렵지만 참뜰길잡이를 생각할 것 같다.
우리가 큰 몸집으로 저 작은 생명체를 자세히 관찰하지 못했던 점이 참 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들의 삶 또한 치열하고 때론 낭만적인 삶에 우리 인간이 그들을 파괴하고 있다는 점이 참 안타깝다. 곤충들이 우리보다 몸집이 큰 존재였다면 이토록 우리가 무관심 했을까싶다. 늪을 보호하고 산림을 보호하자고 외치기 이전에 우리 주변에 있는 생활환경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곤충, 그들은 지금이 유토피아적 삶을 살고 있는 시기라고 한다. 우리 인간이 그 유토피아를 무참히 없애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 책을 펴내면서 저자는 자신의 삶을 곤충에 바쳤다고 해도 될 것이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다고 하지만 아마 곤충에 바친 삶이 그렇지 않았던 삶보다 훨씬 보람 있다고 말할 것 같다. 저자가 심혈을 기울여 펴낸 책에 고마움과 감동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