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정보
저자(글) 김수용
‘한국의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라는 찬사를 받으며 한국 문예영화의 장을 열었던 김수용 감독은, 1929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났다. 1954년 국방부 영화과에 재직하며 영화계에 입문했고, 1958년 <공처가>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연이어 내놓은 코미디 작품들로 충무로에 자리잡은 후 사극, 멜로, 사회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 영화를 거치며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다져나갔다. <청춘배달>을 통해 60년대 중반을 풍미하는 청춘영화의 시작을 알렸고, <저 하늘에도 슬픔이>로 흑백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으며, <갯마을>과 <안개>에서는 신선한 영상미가 돋보이는 빼어난 연출 감성을 선보였다. 당대의 트로이카 남정희, 문희, 윤정희를 비롯하여 허장강, 신성일, 엄앵란, 신영균, 고은아, 김지미, 정동환, 강석우, 금보라 등의 톱스타들과 동고동락하며 지금까지 총 109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끊임없는 군사정권의 영화 검열에 에둘러 맞서왔던 그는, <허튼소리>에 이르러서는 이에 회의를 느끼고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갯마을>, <안개>, <토지>로 세 번의 대종상 작품상을, <안개>와 <토지>로 두 번의 대종상 감독상을 수상했고, 1975년부터 후학 양성을 위해 교직에 몸담았으며, 제1?2기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평생을 영화에 몸 바쳤지만 그는 아직도 메가폰을 들고 현장을 뛰어다닐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신간 소개
목차
- 책머리에
1. 영화에 첫 발을 딛다
신상옥 감독과의 첫 만남
신인감독의 딱지를 떼다
검열 아래 코미디를 찍다
홍콩으로의 첫 해외 로케이션
나의 트레이드마크, 베레모를 쓰게 된 사연
베드신 NO, 액션신 OK!
2. 자신만의 빛깔을 탐색하며
본격 영화의 길에 들어서다
일본영화의 표절 시비 논란
<혈맥>, 삼팔따라지들의 애환을 그리다
<아편전쟁> 촬영 때의 위기일발
고정관념을 넘어, 새로움을 찾아
3. 한국영화의 흥행 기록을 돌파하며
60년대의 한국영화 전성기를 끝장낸 검열
신부의 수입은 시댁 것이냐
<저 하늘에도 슬픔이>, 흥행 기록을 세우다
갯마을의 자연 속에 운명을 녹이다
신인배우 고은아의 연기를 지도하며
일본법을 그대로 베낀 영화법에 반대하며
헤로인 남정임을 픽업하다
만선으로 밤바다를 표류하며
4. 참신한 영상 언어를 찾아서
현역 장교 시절, 나의 데뷔작 <공처가>
대숲을 불태우며 <산불>을 찍다
<안개>, 새로운 영상 미학의 시도
새마을 시절, 반공영화 <고발>을 찍으며
고막을 뒤흔드는 굉음과 포탄 속에서의 촬영
한국에서 여덟 번째 <춘향전>을 찍으며
<엄마없는 하늘아래>의 감독 이원세와의 인연
영화 제목이 관객을 모독한다고?
5. 영화를 위해 일본, 홍콩, 미국으로
위장 합작 바람으로 저질 영화 밀려오다
검은 옷의 여인과 신성일
타지에서 배운 김치, 깍두기
긴바지는 반바지로, 반바지는 핫팬츠로
<미완성>을 미완한 채 할리우드를 거닐다
영상 속엔 의식이 흐른다
전업 감독은 김수용 혼자
달빛 아래서의 나체 달리기
파리로 떠난 윤정희와 <극락조>를 찍으며
요절한 이만희 감독을 생각하며
6. 검열 속에 꽃핀 영화들
아랍 남자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
촬영기사 정일성과의 만남
<야행>, 53군데를 가위질당하다
친대통령 영화와 반대통령 영화
청와대에서의 영화 검열 소동
여류 화가 나헤석을 찾아 1930년대 파리로
윤병헌을 윤양하로, 강만홍을 강석우로
눈과 함께, 석탄 가루와 함께
영화 <물보라>와 배우 금보라
7. 미래의 영화를 찾아서
국토를 세로 질러 단풍을 쫓으며
중광을 만나 <허튼소리>를 찍다
최초의 한일 합작영화, <사랑의 묵시록>
40년 세월을 넘어온 향기, <침향>
발문
-말해야 할 것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영화감독의 초상_김영진
김수용 필모그래피
책 속으로
내가 태어나기 전에 영화는 이미 있었다. 그리고 내가 떠난 후에도 영화는 계속될 것이다. 지금 그 나이 110세. 나는 지구의 작은 한 지점에서 평생을 두고 영화와 승부 없는 씨름을 하다가 이제 시간에 쫓겨 초조한 상태에 있다. 그럼 네가 만든 영화는 도대체 무엇이었느냐 묻는다면 답은 쉽지 않다. 다만 어렴풋이나마 영화는 사람과 깊이 엉켜 있고 기쁨보다는 슬픔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미래보다는 추억을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몇몇 재능 있는 영화감독의 영광에 기대어 마치 한국영화 전체가 놀랍게 비약한 것으로 인식하곤 한다. 그러나 눈부신 곳의 반대쪽이 더욱 음침하듯 한국 영화시장은 현재 80퍼센트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60년대부터 시나리오를 옆에 끼고 충무로를 기웃거리다가 끝내 데뷔도 못하고 떠난 사람들, 발표작이 은퇴작이 된 더 많은 신인감독들, 그리고 한때를 풍미했으나 현재의 상황에는 속수무책인 기성감독들. 이들이 모두 한국영화사를 구성하는 소중한 존재들임을 지금 잘 나가는 영화인들은 인정해야 한다. _김수용, <나의 사랑 씨네마> 머리말 중에서
출판사 서평
6, 70년대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끈 감독 김수용, 한국영화의 현장을 고백한다 최근 한국영화의 급격한 신장세와 맞물려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 또한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동시대의 문화적 트렌드로 영화를 소비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한국영화의 과거를 통시적으로 돌아보는 작업이 이루어질 시점인 듯하다. 양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라 할 법한 6, 70년대의 한국영화는, 시설의 열악함과 시대의 억압적 분위기 속에서도 다층적인 꽃을 피워냈다. 수많은 영화인들의 땀과 열의로 맺은 결실이긴 하지만, 그중 김수용 감독은 작품의 양적?질적 측면에서 그 한가운데 놓여 있었다. 통산 109편의 영화를 만들어낸 다작의 작가이면서 동시에 <저 하늘에도 슬픔이>와 같은 흥행작을 비롯해 <갯마을>, <만추> 같은 수준 높은 영상을 선보였던 그는 분명 6, 70년대 한국영화를 돌아볼 때 빼놓을 수 없는, 걸어 다니는 영화사적 사료다. 이제까지의 한국영화 연구는 상당수가 감독론이나 작품론에 집중되어왔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연구를 집산하여 총체적으로 한국영화의 전통을 재구하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며, 그 선행 작업으로서 당대 영화인들의 증언을 비롯한 1차 사료들이 절실히 요청될 것이다. 신간 소개 <나의 사랑 씨네마>는 이러한 현실에서 출발한다. 그가 평생 동안 꼼꼼히 기록한 자신의 메모를 근거로 펼쳐놓은 육성의 이야기들은 개인사적인 측면에서부터 작품적 측면, 영화산업적 측면, 그리고 문화사적 측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루고 있다. 그것은 한국영화의 1차 사료로서 손색이 없으면서도 개인적인 고백에서 출발하기에 진솔하고 솔직한 매력이 있다. 억압의 시대에 만들어진 영화들에 얽힌 애환을 들여다본다 이따금 밤늦은 시간에 TV에서 볼 수 있는, 성우의 목소리가 덧씌워진 과거의 영화들은 지금의 관점에서 볼 때 구시대적 산물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배경이나 등장인물들은 촌스러워 보이고 영화 속 이야기들은 구닥다리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마치 이승복 어린이가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치는 장면을 2005년에 보는 듯한, 시대착오적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영화를 만들었던 이들의 사정을 들여다본다면 생각은 달라질 것이다. ‘반공영화’나 ‘새마을영화’처럼 특이한 이름을 달고 개봉된 수많은 영화들은 그 시대를 이해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키워드일 것이다. 이 타이틀을 달아야만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기에 많은 영화인들은 갇힌 테두리 안에서 영화를 만들어야 했다. 좀더 섬세하게 들여다보면, 김수용 감독을 비롯한 많은 영화인들은 그러한 현실 속에서 억압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작지만은 않은 균열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내재적인 몸부림을 치는 한편, 이들은 현실을 깨뜨리려는 시도 또한 멈추지 않았다. 이를 대표하는 사건이 바로 ‘검열’에 대한 항거일 것이다. 이만희 감독이 <7인의 여포로>를 찍은 후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된 사건, <춘몽>에서 여배우의 전라신이 문제되어 유현목 감독이 불구속 기소된 사건 등은 당대의 영화가 어떻게 상처받으며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실례들이다. 김수용 감독 역시 예외는 아니다. <병신과 머저리>에 대해 공보처는 제목이 관객을 모독한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결국 ‘시발점’이라는 엉뚱한 제목으로 영화를 개봉할 수밖에 없었다. <야행>은 무려 53군데나 가위질을 당했다. <화려한 외출>에서는 청와대 정문이 영화에 등장한다는 이유로 감독과 촬영기사가 경찰서에 끌려가기도 했다. 그리고 중광 스님의 일대기를 다룬 <허튼소리>에서는 삭제에 맞서 공연윤리위원회와 대치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김수용 감독을 비롯한 당대의 영화인들이 처했던 현실을 이해하는 데 소중한 사연이 될 것이다. 엄마에게도 청춘이 있었다, 그 시절에도 영화가 있었다 영화를 만들 때 많은 요소들이 필요하겠지만, 관객이야말로 영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관객을 통해 영화는 평가받고 이후의 생산 기반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김수용 감독은 그때 그 시절의 관객들이 기억할 만한 뒷이야기를 풀어놓음으로써 그들과 함께 호흡한다. 당대에 가장 주목받는 커플이었던 신성일-엄앵란은 영화 개봉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신혼여행을 연기하고 촬영을 재개하지만 부부싸움으로 촬영이 중단된다. 신부의 수입이 시댁 것이냐 친정 것이냐로 싸움이 붙었던 것. 지금은 한국 최대의 극장주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신인으로 선배들에게 주눅 들어 연기하던 신영균과 고은아의 모습도 스케치되어 있다. 여배우 트로이카로 이름을 날렸던 남정임-문희-윤정희와 함께 영화를 촬영한 이야기들 역시 감칠 맛 나는 언어로 기록되어 있다. 그 외에 신상옥, 이만희, 이원세, 정일성 등 영화를 찍으며 희로애락을 함께 나눈 영화인들의 이야기 역시 다뤄지고 있다. <나의 사랑 씨네마>는 그 시절을 기억하는 독자들에게 옛 기억을 되새기고 반추하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신간 소개
기본정보
ISBN | 9788995665923 |
---|---|
발행(출시)일자 | 2005년 12월 20일 |
쪽수 | 255쪽 |
크기 |
148 * 210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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