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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01 춤을 보는 다른 시각 1
02 춤을 보는 다른 시각 2
03 사랑의 역사
04 어느 광대의 꿈 : 우리 춤의 전통과 근대
춤의 세상, 세상의 춤
05 버릇없는 세상에 대한 메시지 : 승무
06 거친 세상을 위한 진혼곡 : 살풀이
07 뒤돌아 본 시간들 : 교방춤
08 평화의 합창 : 태평무
09 권력과 춤 : 궁중 무용
10 에필로그 : 너에게 몸을 보낸다
책 속으로
너에게 몸을 보낸다.
몸은 정직한 것이다. 몸은 우리의 생명을 담고 있는 진정한 그릇이다. 무용인들은 그런 진정성을 아름다운 몸짓으로 드러낼 수 있는 특권과 의무를 가지고 있다. 철학에 아무런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데카르트가 얘기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알고 있을 것이다.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이 말은 우리의 정신과 육체를 단호하게 나누고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사실은 정신의 우위를 강조한 말이다. 사람의 신체를 그토록 아름답게 표현했던 고대 그리스인들조차도 그들이 육체를 숭상했던 이유는 육체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육체와 정신의 조화 상태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오랜 동안 인간의 육체는 오히려 박해 대상이었으며, 심지어 극복 대상이기까지 하였다.
무용인이 몸을 귀중하게 여기고 섬겨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일이 아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과거 우리 무용의 형태를 생각해 보면, 현재 우리들이 무용을 하고 있으면서도 지나치게 몸을 학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교적 근래에 이르러 우리는 ‘혼을 가진 몸’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음악의 시간성과 회화가 지닌 공간성을 동시에 갖춘 예술이 바로 무용이며, 그것을 우리 몸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용은 가장 원초적이며 정직한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 자리에서 몸을 언급하는 것은 우리 몸의 진정성을 회복하는 것이 바로 우리 춤을 발전시키는 길임과 동시에 우리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 전통 무용, 아니 우리나라 모든 무용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그 정직한 몸을 벗어던져 버린데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춤은, 보기에는 자못 화려한 예술이다. 우선 화려한 의상이 있고, 특히 조명 기술의 발달은 무용인들을 환상적인 모습으로 바꾸어 놓는데 일조하였다. 진한 화장 또한 몰개성적인 특징을 드러내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무용만이 줄 수 있는 꿈의 세계를 연출하는 데 절대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 무용인이 자칫 진정성을 잃기 쉬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제 진정으로 몸을 통해 무용에 대한 담론을 새롭게 하고 그 지평을 넓혀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제 몸을 얘기해 보자.
몸은 세속적이다. 몸이 이처럼 통속적이란 말은 난해하고도 절박한 얘기다. 몸은 고통을 느끼며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 무용인들도 고통을 느끼는 한편, 다양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 무용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런 욕망과 느낌의 한 가운데 당당히 서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냉혹한 현실을 읽을 수 있으며, 또 헤쳐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순수한 세계가 다치기 쉬운 이유는 공유와 배려를 상실한 배타적 세계이기 때문이다.
헤르만 헷세의 <유리알 유희>는 카스탈리엔이라는 가공의 세계를 통해 예술의 지고지순한 경지를 찾기 위한 노력과 희생을 담고 있는 소설이다. 그러나 이 소설이 중요한 이유는, 현실세계와 분리된 예술의 힘이 무력하며 세속적인 삶이 우리의 정신적인 경계를 한층 더 넓혀줄 수 있다는 논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예술의 순수성이야말로 일반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때, 그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톨스토이가 그의 <예술론>에서 대중과 격리된 예술은 이미 예술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는 지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귀중한 진실을 담고 있는 것이다.
몸은 가변적이다.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의 몸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스스로 변하고 있다. 기계는 정해진 궤도에서 벗어나면 자동적으로 자신의 효용성을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의 몸은 이미 골격이 정해져 있는 듯해도 내부적으로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으며, 변용을 시도하고 있다. 아울러 놀라운 자가 치료 능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췌장은 자신의 세포 대부분을 24시간마다 바꾸고 있으며, 위벽은 그 주기가 사흘쯤 된다. 백혈구는 열흘마다 갱신되고 있으며, 우리 뇌 속의 단백질은 그 95%가 한 달 안에 교체되고 있다. 경이로운 우리 몸속의 자체적인 변화는 바로 우리 무용인이 늘 깨어 있어야 한다는 강한 암시를 주고 있다. 바로 우리 전통 무용의 창조적 변형을 우리 몸이 계시해주고 있는 것이라면 과장이 심한 것일까?
세상의 변화는 소름끼치도록 빠르다. 춤도 다양한 변화의 물결에 휩쓸리고 있다. 컴퓨터와 무용이 결합되어 화상만으로 공연이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음악의 절대성이 무시되고 거꾸로 무용이 먼저 있고 음악이 따라가는 형태의 공연도 행해지고 있다. 절대성에 대한 집착 대신에 우리 몸의 창조적 가변성을 적극적으로 무용에 적용해야 할 때인 것이다.
몸은 절대적이다. 이 말의 뜻을 누가 모르겠는가! 이것은 결국
출판사 서평
- 저자의 춤에 대한 열정은 몸으로 끝나지 않는다. 몸으로 전하지 못하는 춤의 진동을 깊은 사유와 논리로 다시 춤추고 있다. 이 책은 한 춤꾼의 자존심, 패배감, 사라져 버리는 공연의 모든 것을 가만히 더듬고 있다. 춤을 이해하기 전에 추는 자들의 현실도 이해해야 한다는, 어떤 절박감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 춤꾼은 자기만의 아집을 버려야 진정한 춤 속에 몰입할 수 있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을 새로운 춤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그리고 춤꾼들을 눈뜨게 해줄 것이다. 지금까지 내 안에 갇혀 나의 춤을 보지 못했고, 또 남의 춤도 보지 못했던 무지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춤의 세계로 이 책은 인도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잘난 척 해온 내 마음에 충격으로 다가 왔으며, 독자들을 너그러움으로 보듬어 주는 어깨동무와 같은 책이 될 것이다.
인간문화재 벽사 정 재 만
기본정보
ISBN | 97889955845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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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08년 06월 04일 |
쪽수 | 103쪽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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