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긍정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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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프롤로그; 사라진 예술가, 남은 절벽
1; 외설적 아버지의 명령, “즐겨라!”
이 숨찬 경쟁의 피로, 어떻게 푸나
내 안의 슬픔을 긍정하기까지
외설적 아버지의 명령, “즐겨라!”
도시의 속도를 비추는 지하철 정거장의 시
과학보다 더 뛰어날 미래의 시
자본의 질량에 얹혀 질주하는 ‘미래파’의 운명
인지과학, 영성靈性, 현대시
2; 여러분의 ‘그것’은 안녕하신가요?
한 플라톤주의자의 비극 -김소월, 「먼 後日」
“갈매나무라는 나무”는 어디에 있습니까? -백석, 「南新義州柳洞朴時逢方」
우리들 마음에 도둑이 들었다 -성찬경, 「다이아몬드의 별」
여러분의 ‘그것’은 안녕하신가요? -안도현, 「가련한 그것」
자멸파의 정념 -이영광, 「동해 2」
다만 그냥 놀자는 것뿐인데 -이수명, 「시작법詩作法」
인생은 사무치는 모순 -서상영, 「꽃범벅」
쓸쓸한 자기애의 늪 -하정임, 「즐거운 골목」
3; 나쁜 남자 VS ‘나쁜 소년’
뻐끔뻐끔 항문으로 말하는 사람들 -황병승, 『여장남자 시코쿠』
투구 안에 흐르는 눈물 -한명희, 『내 몸 위로 용암이 흘러갔다』
그림자와 벌이는 위험한 연애 -김소연,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먹어야 산다는 치욕 -김기택, 『껌』
나쁜 남자 VS ‘나쁜 소년’ -허연, 『나쁜 소년이 서 있다』
얼마나 오래도록 마음을 타고 놀았으면 -장정자, 『뒤비지 뒤비지』
욕망의 연금술 -최명선, 『기억, 그 따뜻하고 쓰린』
내 쪽으로 죽음을 끌어당기는 이유 -김초혜, 『고요에 기대어』
어느 날 그는 어머니 묘지에 앉아 있을 거다 -황지우,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4; 밥과 어머니 또는 보살핌의 윤리
영원한 어린이의 눈, 마이너리티의 슬픔 -김상미의 시
정처 없는 이 발길 -정병근의 시
저 푸른 초원 위에, 섬뜩한 숭고 -김선태의 시
밥과 어머니 또는 보살핌의 윤리 -상희구의 시
기다림의 힘, 견딤의 아름다움 -윤은경의 시
응시와 죄의식 -이창희의 시
책 속으로
본디 나는 중이 될 팔자였다
목숨을 다하지 못하고
일찍 죽는 사람도 있거니와
팔자 소관대로 살지 못하는
삶도 있긴 있다 이즈음
- 박만진, 「간월암에서」 부분
이 땅의 시인치고 궁륭 같은 예배당이나 산문의 오솔길을 따라 불립문자로 숨고 싶은 유혹을 느껴보지 않은 자는 드물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팔자 소관대로 살지 못하는 삶”이야말로 시 쓰기의 필요조건 아닌가. 어찌 속 들끓지 않고 시가 나오겠는가. 그래서 그 유혹은 여전히 매력적인 무엇으로 남아 있다.(112쪽)
지구에서 대략 50광년 떨어진 半人半馬座에
지름 1500킬로미터, 전체가 순 다이아몬드로 된
별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니
이것이 이 세상 돈의 값어치로 얼마짜리란 말인가.
- 성찬경, 「다이아몬드의 별」 부분
그런데 왜 갑자기 슬픔이 와르르 몰려오는 걸까? 지구를 다 사고도 남을 거대한 다이아몬드가 있고,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만큼 우주가 넓은데도 왜 이 세계는 이 모양 이 꼴인가? 우스꽝스런 괴물들뿐인가?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 어른과 어린아이를 한꺼번에 죽이는가? 남을 헐뜯어 짓밟고 올라서지 못해 안달인가? 왜 누군가는 마약을 하고 누구는 서울역 지하도에서 새우잠을 자는가? “그래서 모두모두 행복하게 잘 살았더래요”의 해피엔딩은 왜 도무지 올 것 같지가 않은가?(138쪽)
성질은 못돼 먹어도 시만 잘 쓰면 된다는 시인도 싫고, 시는 못 쓰는데 마음씨는 기차게 좋은 시인도 싫고, 학연, 지연을 후광처럼 업고 다니며 나풀대는 시인도 싫고, 앉았다 하면 거짓말만 해대는 시인도 싫고, 독버섯을 그냥 버섯이라 우기는 시인도 싫고.
- 김상미, 「시인 앨범3」 부분
개인적으로 나는, 당신이 아프게 아프게 어른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때는 당신이 시를 버려도 아무 말 하지 않겠습니다. 헛된 욕심인 줄 알지만, 당신 같은 “진짜 시인”이 살기엔 세상이 너무 험해졌습니다. 부디 안녕하십시오.(297쪽)
초원 한가운데 있는 게르에 막 도착했을 때
나는 나의 눈을 의심하였다
오래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께서 기다렸다는 듯
어서 오라 팔을 벌리며 웃고 계셨기 때문이다
「몽골시편ㆍ4 - 몽골반점」 부분
여행이 모종의 상처를 전제하고 있지 않을 때 그것은 여행이 아니기 쉽다. 자잘한 일상에서든 굵직한 사건에서든 상처 입은 자는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일상의 리듬, 경쟁으로 점철된 비루한 세속의 전쟁터, 그리고 거기에 제 몸을 스스로 비끄러매 익힌 오랜 습관을 떠나지 않고서는 자신을 바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 상처 입은 동물이 어두운 동굴 안에서 스스로 제 몸의 상처를 핥으며 섭생을 하듯, 혹은 말기암 판정을 받은 자가 사직서를 쓰고 푸른 바다를 보러 가듯, 여행은 익숙한 생활의 돌림노래, 그 낡고 녹슨 동선을 이탈하여 스스로의 몸으로 자신의 상처를 보살피는 일이다.(308쪽)
출판사 서평
시인이자 시 평론가가 써 내려간 산문집.
시인의 고집과 비평가의 난해함을 잠시 벗어 던진, 한 중년의 사내가 시를 말한다.
시는 슬프다. 당신이 그리워서.
“지금은 사라진, 홍대 앞 카페 ‘예술가’에서 한 시인이 그랬다. 시의 시대는 갔다고.” 이 책은 위 문장으로 시작된다. 시를 들려주는 에세이가 시가 사라지는 데서부터 시작하다니.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의 출발점은 현실 직시가 아니겠는가. 시도 눈물을 머금고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 것이다. 트위터는 시처럼 간결하고 압축적인 문구로 사람들을 사로잡고, 각종 영상 매체는 시보다 더 쉽게 더 감각적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이러니 어려운 시는 더 이상 대중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시는 포기하지 않는다. 여전히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고,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고,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고,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고. (김소월, 「먼 後日」 변용) 그러니까 끝끝내, 먼 훗날 당신이 찾기 전까지 시는 당신을 잊지 못하고 계속 그리워하는 것이다.
시인은 슬프다. 세상이 그리워서.
시가 사라진 시대에 시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 시인이자 평론가인 저자는 말한다. 그들은 슬픈 사람들이라고. 세상에 치이고 외면당해서 고독한 사람들이라고. 그런 사람들만이 시를 쓸 수 있는 거라고 말이다. 자기의 운명을 저주하거나 존재조건을 부정해보지 않고 이 세계의 틈이나 구멍, 혹은 숨은 질서나 그림자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는 걸 저자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시인 한명희는 「이방인」에서 이렇게 말한다. 똑바로 걸어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눈을 떠보니 마흔 살 나는 전혀 엉뚱한 곳에 와 있었다고. 엉뚱한 곳에서 이방인의 말을 하고 있었다고. 또 시인 황지우는 「거울에 비친 괘종시계」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 이번 生은 베렸어. 다음 세상에선 이렇게 살지 않겠어. 이 다음 세상에선 우리 만나지 말자.” 그러니까 시인들은 세상에 실연당한 채 언저리에서 세상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따위 세상은 저버리고 고고하게 살아가는 건 어떨까? 하지만 것도 녹록지 않다. 우리에게는 먹어야 산다는 치욕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인간도 여느 동물과 다름없이 먹어야 산다는 엄중한 이치, ‘만물의 영장’에서 한낱 ‘벌레’로의 전락, 쉽게 말해 먹이를 구해야 한다는 것,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 치욕은 거기서 생겨나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시가 사라진 시대에 시를 쓰는 시인들은, 세상에서 버려지고도 끝없이 세상을 그리워하는 시인들은 어디에 몸을 뉘일 수 있을까?
시가 시인을 위로한다.
시가 당신을 어루만진다.
저자는 문학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평한다. ‘문학은 부정을 통해 환상이나 이미지를 만들어냄으로써 현실을 추문으로 만들고 더 나아가 새로운 그림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와 반대로 자기의 운명이나 존재 조건을 기꺼이 인정하고 껴안음으로써 힘없이 처진 어깨를 다독이고 쓰라린 고통의 상처를 위무하기도 한다.’ 그래서 시는 우리에게 속삭여준다. “아무것도 묻지 말고 아무것도 묻지 말고, 그냥 잘했다고. 흐르는 눈물 흐르는 피 그냥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한명희, 「상담 - 소영에게」) 누구나 한 번쯤 우리는 감당할 수 없는 일에 부딪힌다. 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피해갈 수 없는 일이 있고, 아무리 울어도 슬픔이 가시지 않는 일들이 있다. 그럴 때 저자는 차라리 그걸 순순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개인적 고통을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얘기한다. 그것이 긍정의 힘인 것을. 슬픔도 힘이 된다고 했다.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시인이자 평론가인 저자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시가 사라져간다고 하지만 실은 우리는 시에 기댈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시가 있어 오늘도 우리는 실컷 울고 실컷 웃는다.
“이렇게 슬픔을 긍정하기까지,
그것이 어떻게든 늘 짊어지고 가야 할 ‘질통’ 같은 자기의 운명임을 인정하기까지,
비가 오고 눈이 내리고 꽃이 피고 바람이 불고 달이 뜨고 별이 지고 또 비가 왔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3964431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8월 30일 |
쪽수 | 336쪽 |
크기 |
136 * 200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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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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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부탁으로 산 책인데 가져다주기 전에 살짝 들여다본다. 역시나 어렵다.
근데... 조금 알것같단 생각이 들었다. 흐릿하니 실루엣조차 묘연했던 것들이 조금, 아주 조금 형태가 보였다고할까.
그렇게 조금씩 읽다 빠져들고 말았다.
책을 건네주며 시는 어렵다고 했더니 어려운게 아니라 익숙치않은거라고 하시더라.
살짝 다가가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