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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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김은상
1975년 전남 담양에서 출생했다. 불우한 가정형편으로 온수공단에서 고철을 주어 팔거나 석간신문을 돌리며 소년기를 보냈다. 가난한 현실을 비관해 방황하는 사춘기를 보냈다. 열등생으로 학업에 관심을 두지 않아 전수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고등학교 재학 중 한 전도사의 도움으로 공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993년 목회자가 되기 위해 평택대학교 신학과에 입학했다. 등록금 문제로 1학기를 마친 후 봉제공장에 입사해 6개월간 재직했다. 아버지의 병환으로 벌어놓은 등록금을 모두 병원비로 사용했다. 1994년, 해병대 하사관에 자원입대했다. 사병과의 갈등으로 발생한 구타사건을 자책해 목회자의 길을 포기했다. 1999년, 복학해 고등학교 야간 경비로 일하며 공부했다. 신학 대신 시창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01년 본격적인 시창작을 위해 원광대학교 국문학과에 편입했으나 금융위기로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1학기를 마치고 중퇴했다. 가족의 사업을 돕기 위해 2007년까지 문학과 거리를 뒀다. 2009년 〈실천문학〉 시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2010년,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편입학했다. 201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을 받았다. 2017년 첫 시집을 출간했고, 이 시집이 2017년 하반기 ‘세종문학나눔도서’로 선정됐다. 2018년 5월 가족을 통해 배운 삶의 희망을 나누고자 휴먼다큐 소설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을 출간했다.
목차
- 프롤로그
숨결
인연의 몫
실어
시편 23편
에필로그
작가의 말
책 속으로
끝을 아는 사람의 사랑은 소유욕보다 곁을 내어 주는 다정의 출렁임이 앞섭니다. -15쪽
혼자 있다는 것은 외롭다는 뜻이 아니라 그립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나에게는 그랬습니다. 외로움은 자신의 내부를 향해 있지만, 그리움은 더없이 소중한 누군가를 향해 있습니다. -18쪽
나무에 앉아 있던 새가 목구멍 속으로 날아들었습니다. 비명을 지를수록 새는 더 깊이 부리를 밀어 넣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이 타올랐습니다. 소리쳤지만, 소리는 좁은 방을 맴돌다 시체처럼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마치 가위에 눌린 사람처럼.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돋아나면 차라리 고통은 비현실이었습니다. 새를 빼내려 했지만 손을 움직일 수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습니다. 목구멍 속에 들어온 새가 부리를 세차게 흔들었습니다. -19쪽
나의 청춘은 강대국들이 한반도에 그려놓은 삼팔선 아래서 군화가 밤을 지배했던 시대를 건너왔다. 모두가 가난했던. 불운했던. 그래서 더욱 간이 영웅적이었던 시대였다. -20쪽
다섯째 아이처럼 먹어야만 다섯째 아이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검었던 다섯째 아이의 이마에서 손톱만 한 흰 살이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떠오른 여행자의 별과 같았습니다. 별은 점점 밝아져 다섯째 아이의 얼굴에서 조금씩, 조금씩 어둠을 걷어 내기 시작했습니다. 38쪽
숟가락은 하늘이 주는 것이기에 낳는 일에만 충실해도 아버지는 칭찬을 받았다. 여자들에게 씨를 뿌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남자들이 존경받던 시대였다. 그러나 막상 결혼이라는 것 을 했더니, 아버지라는 임무는 지옥이었고 자기 숟가락은 개뿔이었다. 생각해 보면 아버지야말로 원하지 않아도 들어야 하는 귀찮은 숟가락이었다. 그것은 때때로가 아닌 매 순간 육체의 피곤을 요구했다. 물론 나에게는 때때로가 몸에 맞는 옷이었다. -40쪽
엄마는 가끔씩 정신이 돌아왔을 때 동일한 행동 한 가지를 반복했습니다. 빨래였습니다. 우물가에 앉은 우리 모녀는 아무런 말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다정이 누군가의 미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물은 서로의 미안으로 뒤섞여 차올랐다가, 서로의 침묵으로 흘러 넘쳤습니다. -68쪽
그래서 가끔은 이런 대화도 들려왔다.
"엄마가 아버지 버릇을 잘못 들여서 엄마가 더 힘든 거야!"
잠들기 전 이런 맛없는 이야기들이 문틈을 비집고 들어오곤 했다. 그런 때는 자식들에게 섭섭했고 아내에게 화가 났다.
"차라리 혀 주지 말제. 여편네가 힘든 티를 내서 나를……."
나는 나를 요 밑에 깔았다. 자식들과 아내에게 신세지는 삶을 사는 한, 즉 다시 말해 내가 유병장수를 멈추지 않는 한, 멋있는 아버지나 남편이 될 수 없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아내는 나처럼 바나나를 요구할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77쪽
출판사 서평
진정한 사랑은 헌신을 잉태하며, 헌신은 헌신을 통해서만 불멸에 가닿을 수 있다.
“어쩌면 나도…… 어쩌면 당신도…… 누군가에게 사랑받아야 할 빨강 모자를 쓴 아이입니다.”
아홉의 남매를 낳고 기르고, 때로는 저세상으로 먼저 보내야 했던 엄마가 행한
기적 같은 사랑에 당신의 목도 메어 올 것입니다. - 김은경(시인)
다큐소설이라는 형식으로 펼쳐놓은 어머니라는 거대한 서사시, 이야기를 읽는 내내
눈시울이 붉어져 닦다 보니 페이지마다 뜨거운 꽃잎이 툭툭……. - 길상호(시인)
소설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은 가족이야기이고 두 명의 화자話者가 등장한다. 첫 번째 화자인 조영애 여사는 근·현대사의 큰 변곡점을 온몸으로 살았던 여성이다. 대한민국의 근·현대를 조망할 때 여성은 그 존재 자체로서 불행했다. 유교와 농경사회의 전통과 의식은 그녀들의 삶을 억압했고 여성은 남성에 부속된 존재였다. 게다가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벌어지기 시작한 빈부격차는 그녀를 곤란에 처하게 했다. 그러나 가난이 노력으로 극복될 수 있었다면 가부장적인 권위와 그와 동반된 폭력은 그녀를 더욱 힘들게 했다. 일방적 권위 앞에서 아이들을 위해 희생을 감내했지만 고통은 상흔을 남겼다. 아이들을 좀 더 좋은 환경에서 키웠으면 하는 바람으로 입양을 알아보기도 했고 폭력적인 상황에서 탈출하고자 했으나 장애인으로 생존해야 할 아이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주저앉았다. 그녀의 삶이 점점 피폐해져 가던 어느 날 인내가 한계점에 도달했을 때였다. 철없이 굴던 여섯 살밖에 안 된 아이에게 폭력을 가했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야기한다. 그녀 안에 내재되어 있던 폭력적 상황이 아이에게 전가되었던 그 순간 그녀는 진심으로 부끄러워했다. 그리고 부끄러움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빨강 모자’를 씌워 주었다. 그것이 그 아이와의 마지막이었다. 교통사고였다. 수많은 상처 가운데 그녀가 가슴속 깊이 묻어둔 기억이다. 시간은 흘렀지만 가난은 여전했고 뒤늦은 남편의 정상적인 사회활동으로 희망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하지만 잠깐의 바람도 덧없이 어느 날 출근하던 남편이 쓰러지고 입원하게 되었다. 폭력은 종식되었지만 다시 가난이 시작되었다.
두 번째 화자는 조여사의 남편이다. 군화와 산업화로 상징되던 시기는 어쨌건 남자들의 시대였다. 변변찮은 수입에도 늘 친구와 술은 함께했고 가족은 뒷전이었다.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것이었다. ‘여자와 북어는 두드려야 한다’던 가르침은 신념이 되었고 맘에 들지 않는 일이라도 생기면 부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 그게 남자의 삶이었다. 남자란 모름지기 그래야 했다. 그렇게 합리화를 해가며 살았다. 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상장을 받아온 그림 잘 그린 첫째 아이는 중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예체능은 돈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누라는 달랐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야간학교에 보냈다. 남자는 아이가 학교에 가지 못하게 어깃장을 놓았다. 보다 못한 조여사가 청와대에 편지를 쓰고 답신이 없자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뜻하지 않았던 소득이 있었지만 그마저도 다 날리고 잠깐 제 정신을 차리고 보일러 공장에 취직했다. 남자가 정말 제대로 삶을 살았던 3년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쓰러졌다. 남자는 벌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남자가 시름시름 앓기를 반복하던 중에 부인 역시 쓰러졌다. 남자는 후회했다.
2018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폭력과 가난을 이겨낸 한 가족의 실재 이야기 『빨강모자를 쓴 아이들』이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이 글의 저자 김은상(1975년생, 2009년 실천문학 시부문 등단)은 자신의 불우했던 가족사를 소설로 재구성하면서 다음처럼 말한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인터뷰 하는 동안 어머니는 울지 않은 날이 없었다. 기억을 더듬는 일은 어머니에게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었고. 그 고통들의 일부가 글로 작성됐을 때, 내가 가장 먼저 실천했던 것은 참혹했던 한 인간의 삶을 재단하는 일이었다. 그나마 참혹의 최소화를 통해 폭력의 개연성을 지닐 수 있었는데, 이것이 초기 기획했던 에세이에서 휴먼다큐 소설로 전환한 가장 큰 이유였다. 삶의 잔혹에 대한 인간의 방어기제가 겨우 문학일 수 있겠다는 푸념도 했다.”
이야기의 첫 전개부터 극적이다. “남편을 살해했습니다. ……나는 살해를 잘못 발음해서 사랑을 말하는 실어증 환자처럼, 매일매일 나를 살해하며 살아왔습니다.” 무차별한 남편의 폭력, 그리고 아이를 낳을 때마다 잇따르는 시련과 고통……. “그때까지 아이 넷을 낳았는데 첫째는 낳은 지 사흘 만에 곁을 떠났고 둘째는 소아마비로 장애를 얻었으며 셋째는 사고로 가슴속에 묻어야 했습니다. 삶은 제멋대로 아이들의 순서를 바꾸며 그렇게,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비탄에 젖은 어머니에 대한 지나친 연민으로 인해 자칫, 이야기가 신파조로 흐를 수도 있었으나 작가는 문학적 기지를 발휘하여 아버지 대 어머니, 2인 화법을 과감히 구사하며 날실과 씨실을 엮듯 어머니와 아버지의 독백을 절묘하게 교차시키면서 이야기를 완성해나간다.
또한 소설 곳곳에 은유와 암시를 상징하는 언어들로 번뜩인다. 특히 ‘간’과 ‘신장’ 등 장기의 일부를 심리표출의 매개로 사용하는 부분은 압권이다. “간이 비극을 벗어나기 위해 소금을 거부하면 신장이 먼저 우울해졌다. 그래서 내 살아온 삶이 비극을 향해 가는 간이었다면, 아내는 간의 횡포에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신장이었을지도 모른다.”
소설 속 ‘빨강 모자’는 주인공이 차마 꺼내고 싶지 않았던 봉인된 기억의 상징이다. 폭력과 가난에 시달렸던 어머니가 여섯 살배기 어린 아이에게 폭력을 가하고 그 사과의 의미로 사주었던 선물이며 자신에게는 한없이 부끄러운 아픈 기억이다. 이 글에서 ‘빨강 모자’는 상처, 죄의식, 구원 등을 상징하며 마지막까지 소설 전체를 이끄는 알레고리로 작용한다.
강렬한 죽음을 열망할 때 구원의 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아주 사소하지만 간절한 소망이 담긴 아들의 한 마디 “엄마…… 꼭 살아야 해…….” 혹은 길에서 우연히 부딪친 외국인이 건네준 종이에 적힌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라는 말들이었음을 조용히 일깨워주고 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어머니가 존재하거나 부모의 학대를 못 이겨 길거리를 헤매고 있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무엇보다 ‘폭력의 유전’에 대해 우려하며 말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마음에 간직해온 내밀한 목표가 있었다. 그것은 아버지처럼 되지 않는 것이었다. 폭력의 유전…… 그것이 삶 속에서 느껴질 때 공포의 대상은 더 이상 아버지가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증오의 방향은 나를 향해 있었고 현재도 마찬가지임은 부정할 수 없지만 지금은 과거보다 더 잘 극복할 자신감이 있다. 내가 강해져서가 아니라 나에게는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소중한 문장이 있기 때문이다. 끝이 없을 것 같았던 방황의 끝에서 들려온 어머니의 목소리. “사랑해라!” 이 문장이 주는 울림은 내 삶을 빛 한가운데로 인도했다.”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은 마지막까지 폭력과 가난에 노출된 한 가족이 어떻게 이를 딛고 회생해 가는가 보여주며 진정한 사랑과 용서, 구원이 무엇인지 문학의 진수를 보여주는 수작이다. 이 책의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우리 모두 “어쩌면 나도…… 어쩌면 당신도…… 누군가에게 사랑받아야 할 빨강 모자를 쓴 아이입니다.” 라는 작가의 말에 공감할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아장아장. 아장아장."?
"얘가 엄마를 애 취급하네!"?
이렇게 말하면서도 마음은 싫지 않았습니다. 사람은 아이로 태어나 아이로 죽어갑니다. 그것이야말로 신의 공평이겠지요. 삶의 무거움은 제각기 다를지라도 죽음은 모두에게 동일한 가벼움을 선물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온전히 태어나는 순간은 죽음과 마주할 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87쪽
자식들이 퇴근하면 뭐, 거의 피곤과 안 피곤의 대화로 밤이 풍성해졌다. 나와 단 둘이 있을 때는 병든 닭처럼 피곤을 주장했다면, 자식들 앞에서는 아프지 않은 사람처럼 멀쩡하게 안 피곤을 실천했다. 이런 아내가 앓아눕기라도 하면 나는 자식들의 따가운 눈길을 피해 이불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아내의 병이 곧 나의 장수와 연결된다는 느낌은 스스로에게 피신을 요구했다. 그럴 때면 아내가 미워졌다. -90쪽
밥상을 걷어찼습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가난한 집구석에서 살아야 해? 왜? 이럴 거면 도대체 뭐 하러 낳았어!"
벽에 붉은 지도가 그려졌습니다. 다섯째 아이가 지도를 향해 머리를 박아대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그냥 나 죽어버릴 거야!"
다섯째 아이의 머리를 감싸 안았습니다. 손을 뿌리쳤습니다. 방을 뛰쳐나갔습니다. 방의 얼룩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내가 살아온,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보이지 않는 시간이 벽의 지도 속에서 뒤척거렸습니다. -93쪽
달이 자정을 지나간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 동안 늘 생각했다. 살아가야 할 날보다 지나온 날들을. 더없이 먹고 싶었던 음식과 가끔씩 보고 싶었던 형제들을. 그리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아내가 구급차에 실려 간 이후 나는 매일 아내가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내 곁에 앉아 있는 모습을 꿈꾸었다. 그것은 내 몸이 망가진 이후 상상하기 시작한 유일한 미래였다. 달이 자정을 지나간다. -97쪽
장애가 있는 자식이 판검사나 군인이 돼 부모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아내는 큰아이를 어떻게 해서든 교육하려고 청와대를 찾아가기도 했다. 그때는 정말 불쾌했다. 남편의 무능력을 온 세상에 떠들어대고 싶어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책을 권하는 어머니보다 일을 시키는 아버지를 좋아할 자식은 없다. 아내가 자식들의 교육에 친절할수록 나는 무능력한 아버지가 됐다. 그래서 한 번은 자식으로부터 죽음의 공포를 맛보기도 했다. -100쪽
그날 이후 정신이 돌아올 때마다 교회에 찾아갔나 봅니다. 점과 굿을 좋아했던 남편과 시어머니는 무당이 돼야만 자식들이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고 포기하지 않았나 봅니다. 그래서 교회까지 찾아와 목사님께 욕설을 퍼붓기도 했나 봅니다. 그렇지만 나는 고통을 좀 더 잘 견디는 법을 배웠나 봅니다. 그런 남편과 시어머니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결심했나 봅니다. 내게 강 같은 슬픔을 걸어서, 내게 강 같은 평화를 노래하기 시작했나 봅니다. -109쪽
큰아이와 둘째 아이를 해외로 입양시켜 배움의 기회를 열어주겠다고. 목사님을 찾아가 아이들의 입양을 부탁했습니다. 목사님 역시 두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그러는 편이 좋겠다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입양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114쪽
번개가 눈앞에서 번쩍거렸다. 머리에서 이마로 흘러내리는 것이 있었다. 피가 방바닥에 고이는 순간 자식에게 얻어맞았다는 비참한 마음보다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 나는 백정처럼 살았다. 손에 피를 묻히기 싫어하는 마을 사람들은 모두 나를 찾아왔다. 가축을 도축하고 나면 몸에서 죽음의 냄새가 진동했다. 어쩌면 그 순간 나는 내 손에 의해 죽어 갔던 짐승들의 울음을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136쪽
사랑을 말하기 위해 사랑을 촛불로 태우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자신을 살해할 수 있는 비명은 침묵으로만 아름다워졌습니다. 남편을 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남이어야만 그를 위한 수고가 그녀의 죽음으로 돌아와도 괜찮을 거라고 웃었습니다. 그때부터 남편이라 생각하면 불가능했지만, 남이라고 생각하면 가능한 용서들이 시작됐습니다. -161쪽
아내에게 1억을 발음한 순간, 나에게도 1억은 바람이 아닌 사실이다.
"알았어요! 제가 한 번 이야기해 볼게요."
아내가 흔쾌히 동의한다. 결혼 후 처음 있는 일이다. 나는 일생 동안 아내의 의견과 무관하게 살아서 이런 기분을 느껴 본 적이 없다. 부부가 한 마음으로 무엇을 한다는 것은 분명 다른 느낌이 있다. 지금 이 기분이면 병상에서 일어나 두 발로 뚜벅뚜벅 병원을 걸어 나가 양자의 파양을 선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227쪽
나는 튤립들이 무성하게 핀 봄의 정원에 홀로 앉아 있습니다. 홀로 앉아서, 아이들과 함께 빨강, 노랑, 하양을 걷습니다. 혼자 있지만 혼자가 아닌 것만 같습니다. 살아오는 동안 늘 그랬습니다. 함께 있었지만 혼자 있었던 것만 같았고, 혼자 있었지만 함께 있는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는 이를 외로움이라 말하겠지만, 나는 그리움이라 말하겠습니다. 지금 나는 혼자 있지만 괜찮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미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입니다. -233쪽
참, 오래 살았습니다. 평안을 느끼기까지 80년을 뒤척였습니다. 늘 함께, 늘 혼자서 걸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는, 혹은 내일 아침 직장을 향해 출입문을 여는 아이들의 뒷모습에 손을 흔든 후에는 나의 시간 역시 완벽하게 멈추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234쪽
기본정보
ISBN | 9788993442472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5월 08일 |
쪽수 | 245쪽 |
크기 |
129 * 189
* 20
mm
/ 330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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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 / 저자 : 김은상 / 출판사 : 멘토프레스>지금도 일부 몰지각하거나 시대 흐름을 따르지 못하는 사람들은 옛날 고리타분했던 삶의 방식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아직도 이러한 사회적 병폐로 인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가부장제, 가정폭력, 지독한 가난 등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단어랑은 멀다.우리네 할머니, 어머니 세대들은 슬프게도 이러한 통념이 통하던 시절에 사셨다. 그런데, 마땅히 사라져야 될 이런 것들의 대물림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너무 속상하고 안타깝다.이 책은 저자의 어머니 가슴속 깊이 묻어두고 싶던 이야기를 '빨강 모자'를 통해 탄생시킨 일종의 다큐 소설이다.이 책을 쓰기 위해 어머니를 인터뷰하는 동안 어머니는 울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한다. 아픈 기억을 도로 끄집어 내는 일은 아마도 극한의 고통이었을 것이다.
저자의 소설은 그의 80대 초반인 어머니와 80대 중반인 아버지가 화자가 되어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저자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살았던 당시는 다산을 강조했던 시기다. 그래서 무려 아홉을 낳았다. 그중 둘을 먼저 보내긴 했지만, 세상에 나는 순서는 있어도 세상으로부터 보내는 순서는 없다고 했던가.첫째는 낳은 지 사흘 만에 저세상으로 보내고, 둘째는 소아마비라는 장애를, 셋째는 교통사고로 죽게 되는데 그 일을 평생 잊지 못하며 마음에 묻어두어야 했다. 셋째의 사고가 나기까지의 과정을 읽는 내내 눈시울을 적셨다. 어느 날, 폭력과 가난에 지칠 대로 지친 어머니는 그 순간을 이기지 못하고 여섯 살된 아이에게 폭력을 가하게 된다. 이에 부끄럽고 미안해진 어머니는 아이에게 줄 빨간 모자를 사들고 다시 집에 들어간다. 아이들의 눈빛은 이미 폭력을 자주 행사하는 아버지를 두려워하는 눈빛으로 변해있었다. 아이에게 빨간 모자를 씌워주고, 밖으로 나와 아버지와 원치 않는 대화를 하던 도중 들리는 아이의 목소리. 무슨 일이 나는 걸 암시라도 하는 듯한 표현들로 인해 순간 섬뜩했다. 결국, 미 군용차량에 치이는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어머니의 입장에서 이야기할 때는 존대 말투가 나오고, 아버지의 입장에서 이야기할 때는 반말투라 이야기의 전개에 대한 몰입도도 높았다. 아버지의 말투에서 사투리의 사용이 빈번하여 문장이 맛깔스러웠다고나 할까. 동시대를 살고 있지만, 그 당시 소설과 비슷한 고단한 삶을 사셨을 많은 분들의 모습이 떠올랐다.텔레비전을 통해 가끔 접했던 그 당시의 모습을 생생한 문장으로 접할 수 있었다. 소설 속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여과 없이 느껴졌다.
이 책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은 팔십대 후반 이후의 연세를 지닌 어른들의과거의 삶이 어떤 고통으로 점철되어 왔고 남성우월주의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여성으로서의 박탈감을 너무도 극명하게 드러내는 다큐식 소설로철저하게 어머니의 삶에 대한 조명과 아버지 자기 자신의 행위에 대한 무지한삶의 과정들을 엮어내고 있어 무척이나 그 시절의 어머니, 아버지들의 삶의고통에 대해 십분 이해할 수 있는 느낌을 강렬하게 느끼게 한다.
어머니의 삶은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의 존재는 없다.그런 어머니를 무지와 편견, 관습과 폭력에 의존해 부려먹듯 함께한 세월을통해 이젠 미운정 고운정이 다들어 자식들의 엄마가 아닌 한 사람의 아내로서의존재감을 깨우쳐 버린 아버지의 녹록치 않은 자기 독백과도 같은 이야기들 통해가슴 쓰라린 동질감을 느껴보기도 한다.대부분의 자식들이 갖는 생각이 절대로 아버지와 같은 사람은 되지 않으리라는생각은 가족에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라는 의미를 벗어버리고 싶은 마음이일어날 정도로 강렬하다.
다큐 소설에서 보여주는 9남매의 삶과 죽음에 자신의 모든것을 던져 사랑한어머니의 모습을 그리며 뜨거운 눈물을 쏟는 우리들의 모습은 사랑을 위해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우리의 미진한 삶을 깨우쳐 주는 어머니의 사랑말고는 달리 해석도 이해도 되지 않음을 실감해 본다.오랜만에 가슴 뜨거운 어머니의 사랑이 몸과 마음을 울린다.
폭력과 가난을 이겨낸 한 가족의 실제 이야기.
그것을 소설로 써낸 작가.
글이 너무 예뻤다.
내용은 예쁘지 않았지만 순간순간 나오는 글의 어감이나 느낌이 너무 예뻤다.
나도 모르게 그 글을 따라 적고 있었다.
처음 책을 펼치고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느낌으로 글을 쓸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렇게 넘겨보게 된 작가는 남자였다.
글이 여자의 섬세함과 자상함이 느껴졌기에 의외였다.
그리고 다시 책을 읽으면서 남자의 단단한 느낌도 섞여있다는 것을 알았다.
참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면서 예쁜 글을 읽은 기분이었다.
어쩌면 봄꽃이 보고 싶은 이유가 마지막을 예감하기 때문이 아니라, 다시 사랑받을 수 있는 한 때가 그리워서 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을 묻고 대답하는 봄의 시간, 내 삶은 늘 길게 숨을 내쉬고 깊게 숨을 들이마셔도 가파른 낭떠러지에서 흔들거리는 숨결이었기 때문입니다.
아홉 명의 자식을 낳은 여인.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온 사람.
힘든 가시밭길을 몇 십 년 동안 걸어오다 이제 겨우 남들 사는 것처럼 행복을 노래하며 살아간다.
폭력.
세상에서 가장 의지하고 사랑해야할 사람이 행하는 폭력.
그리고 가난.
그 속에서 그녀는 마지막 선을 넘을까 흔들리기도 했지만 훌륭하게 버텨나갔다.
우리네 어머니의 삶.
왜 그렇게 살았냐고, 그게 나를 위한 것이라 생각했느냐고 울부짖는 사람들도 있다.
엄마가 행복해야 우리도 행복하다며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시대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선택은 그리 많지 않다.
나는 아무도 모르게 아팠고, 아무도 모르게 병들어갔습니다.
보통 그렇다.
티비 속 드라마에서도 실제 인생에서도.
처절히 숨겨왔다.
아픔.
그녀의 아픔은 가장 나중이다.
마음이 축축하게 젖습니다.
그러나 나는 고운 피부를 가진 아기와는 다르게 전혀 예쁘지 않은 채로, 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자식들에게 짐이 된다 느끼는 순간 죄인이 된다.
본인이 산 삶의 무게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고.
항상 죄인이고 짐이다.
그런 모습이 싫다.
행복할까?
예뻤던 그날로 돌아가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싶지는 않을까?
가슴 한구석에 고이 접어 항상 간직하는 아픔.
아마 우리네 어머니의 가슴속에는 그 아픔이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밖으로 토해내지 못하는 아픔.
상처.
만나야 하는 인연들은 언젠가 어떻게든 다시 만난다는 말도 있으니까.
행여 다시 만나지 못한다하더라도, 언젠가는 마주할 수밖에 없는 이별이 인연의 완성이니까.
삶의 끝자락에 서있는 나와 아내처럼.....
누군가는 뒤늦게 사랑을 가장한 정을 고백해온다.
그것만으로도 살만하다.
하지만 이미 그 말을 듣고 따뜻해지는 가슴의 한구석조차 남아있지 않다.
아니, 이 말은 절대 입 밖으로 나와 귀로 들어갈 수 없다.
그저 마음으로만 느끼고 아는 것이지 실재하지 않는 존재다.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우리 아버지들의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렇게 그저 정으로 살아가는 세상이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은 우리네 어머니들처럼, 그렇게는 살지 말라 이야기 한다.
맞는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성공한 어머니지만, 불행한 여자의 삶을 보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친절한 사람이지만, 내 가정은 돌보지 않는 남편의 삶도 보았다.
그냥 가슴이 먹먹해졌다.
너무 많은 희생을 한 한 여인의 삶.
너무 많은 아픔을 가진 여인의 삶.
누군가는 그 모든 것을 이겨낸 그녀를 대단하다 칭찬할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그녀에게 아이들 번듯하게 다 키우셨네요..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여자로써 그녀에게 예쁜 시절을 왜 그리 보냈느냐 물어보고 싶다.
사랑받고 예쁨 받으며 살아가시라 말하고 싶다.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
그들은 어머니에게 무슨 말이 하고 싶을까?
'자고로 북어포와 여자는 삼일에 한번씩 매타작을 해주어야 말을 잘 듣는다.' 이 무슨 귀신시나락까먹는 소리를 떠들어 대는지 멱살을 뒤흔들고 싶지만 그랬다.... 예전엔 그랬다... 지금도 간혹 있을 수도 있다.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숨겨두고 싶은 아픔을 빨강모자에 비유하듯 결코 꺼내어보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를 어머니의 인터뷰를 통해 세상에 내놓았는데 입밖으로 이야기를 내어내는 내내 어머니의 눈가는 마르지 않았다고 한다.애처롭고 안타까운 마음이야 어디 비할게 있을거냐만은 평생을 이런 고통속에서 편히 아프지도 못했던 엄마의 마음이 보여 속상한 마음 가눌곳이 없었다.나의 엄마를 보는 듯 해서... 무서움에 떨어야만 했던 어린시절 기억때문에... 떠나고 싶었던 집이라는 공간들이 문득 떠오르며 소름끼치듯 화가나기도 했다.유교사상으로 똘똘뭉쳤던 우리내 남자들이 봉건사회의 가부장적인 사고로 제멋대로 가족을 괴롭힐 때 아이들의 방패막이 되었던 어머니는 그야말로 지옥같을 삶을 벼텨내야 했다. 책속의 남편도 마찬가지다. 가족이란 개념도 없고 경제적 능력도 없었으며 하루가 멀다하고 술에 도박에 가정을 파탄으로 몰아넣고마는 한심한 사내에다 늙어서는 반신불수가 되어 짐이 되어버린다. 그런 남편과 평생을 살아왔던 어머니는 아픔이 조금식 찾아왔고 결국엔 남편의 병수발에 지쳐 쓰러지고 마는데 화가나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그만큼 책 속의 이야기가 나를 울리고 있었다.쉽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우리도 가족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항상 함께 있다고 해서 현재를 소홀히 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