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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마음

문태준 산문집 | 개정판
문태준 저자(글)
마음의숲 · 2012년 0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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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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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느려서 더 강한 위로!
한국문단의 대표적인 서정시인 문태준의 첫 산문집『느림보 마음』. 현대인들의 공허한 가슴을 희망과 여유로 채워 넣어줄 느릿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책으로, 한 발짝 비켜서는 법, 입에 향기로운 말을 담는 법, 느릿느릿 걸어가는 법을 비롯해 시적인 언어로 그려낸 세상 구석구석의 따뜻한 이야기들을 섬세한 문체로 만나볼 수 있다. 농민의 마음을 담은 소박한 감성으로 '이렇게 저렇게 살아라.'라고 가르치거나 자신을 뽐내며 으스대지 않고, 섬세하고 서정적인 풍경들을 펼쳐내며 한 박자 쉬어가는 마음의 여유를 전한다. 아름답고 강력한 언어로 말하는 고향의 늙은 아버지 이야기, 절절하고 아파서 아름다움을 뛰어 넘는 노모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따뜻하고 느긋한 위로로 희망과 용기를 키워서, 삶을 '마음먹은 대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전한다.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자연, 고향, 가족, 삶, 비움, 느림에 관한 이야기들을 통해 어느새 느긋해진 마음으로 여유로워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 산문집을 출간하고도 두 번째 산문집을 출간해도 좋을 만큼의 원고를 가지고 있었던 저자는 새로이 산문집을 준비하는 대신 자신이 펴낸 첫 번째 산문집에 원고들을 보태기로 했다. 그런 새로운 글을 보탠 이 책에서 저자는 가식 없는 사색을 통해 소박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전한다. 지친 삶의 고통과 쓸쓸함을 따뜻하게 포용해서 위안과 희망으로 바꿔놓는 지혜를 전하고 마음이 욕심을 덜어낼 때, 그리하여 느린 마음의 될 때, 우리는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작가정보

저자(글) 문태준

문태준

저자 문태준(文泰俊)은 197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 국문과와 동국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시 ‘처서處暑’ 외 9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그늘의 발달〉, 〈먼 곳〉 등이 있다.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동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 작가의 말

    1. 느린 마음

    아름다운 주름 생각
    자라와 고니
    오는 봄을 나누세요
    흙길 보행
    시원하고 푸른 한 바가지 우물물 같은 휴식
    뼈아픈 후회
    여름의 근면
    무언가를 새롭게 기다리는 손
    가을 과일이 익는 속도만큼
    물고기가 달을 읽는 소리를 듣다
    들밥
    강아지 대신 거북
    따뜻한 마중
    뭉클한 순간
    움직이고 흘러가는 수레와 배와 물고기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새여
    내 아버지의 천만당부
    가을바람
    유별난 생각
    오늘 종일 하늘이 하는 이 무일푼의 일
    진흙 덩어리 속 진흙 게
    깊은 강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삶처럼 느리게 희망처럼 격렬하게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

    2. 느린 열애

    봄비처럼 통통한 호기심
    참깨꽃 가게
    앵두
    밥상을 차리는 일
    울음이 그칠 때까지 울음을 들어라
    햇배 파는 집
    파르스름한 맨밥 냄새
    한 생각 청정한 마음이 곧 도량
    새벽에 홀로 앉아
    붙잡아 둘 수 없으니 절망하기 시작하라
    따뜻한 화로 같은 고향
    쓰다듬는 것이 열애이다
    주례사
    가슴에 언덕과 골짜기가 있다
    이별에게
    한난을 바라보는 시간
    이제 오느냐
    편지
    바닷가 해변과 모래집과 물 울타리와
    초동일 아침
    설날 생각
    매병과 연못
    온유
    마지막 말씀

    3. 느린 닿음

    자연을 밥벌이시킨 타샤 튜더
    물새의 깃털보다 부드러운 촉감
    중국 시인 마딩
    내와 강으로 나아가는 영험한 큰물
    차츰, 조용히, 차근차근하게 밝은 쪽으로
    우리를 붙들고 있는 어떤 리듬을 생각하며
    젖니 난 아가를 안고
    강보처럼 감싸던 달빛
    입학식 풍경
    비 오시는 모양을 바라보며
    그쵸, 라는 별명의 여덟 살
    아름다운 스승
    빛바랜 사진
    열 살 아이와 나의 슬하
    매미와 포도
    들꽃과 하얀 커피 잔과 종이 카네이션
    여름 산사
    청보리밭에 앉아
    누나는 나를 업고 나는 별을 업고
    삼 년 만에 돌아온 제비
    노모
    추색
    굼뜸과 일곱 살
    다시 세모를 앞두고
    상여가 지나가는 오전

    4장 느린 걸음

    신발
    아, 24일
    밤나무 아래 서다
    걸음의 속도
    시인 신현정 선생을 기리며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
    한 해 마지막 달을 살며
    새해 새날 아침에
    난타의 연등
    저 들찔레처럼
    모든 인사는 시이다
    눈보라가 집시의 바이올린처럼 흐느낄 때
    대중목욕탕 집 가족처럼
    대화
    당일과 공일
    어머니와 시골 절
    햇빛 텃밭
    염천과 짧은 이불
    사랑의 고백
    해녀와 함께 바닷가로
    가을 편지
    아내라는 여인
    더듬대고 어슬렁거리고 깡마르게
    나의 작은 기도

출판사 서평

시인 문태준이 느림으로 그려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
너무 빠른 세상에 문태준이 주는 쉴 겨를이 있는 생각!

문태준 시의 모태가 되는 산문의 언어!
가을날의 숲처럼 우리 마음을 사색으로 깨닫게 해 주는 이야기!


“살아오면서 내가 사랑했던 시간은
누군가의 말을 가만히 들을 때였다. 뒤로 물러설 때였다.
이 세상이 너무 신속하다.
쉴 겨를과, 나란히 가는 옆과, 늦게 뒤따라온 뒤를 살려 냈으면 한다.
세상의 마음이 한없이 가난해지지 않도록. ­작가의 말 중에서”

2009년 〈느림보 마음〉으로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한국 최고의 서정 시인 문태준! 그가 한껏 풍부해진 감성과 깊어진 사유로 더 아름다워진 산문을 들고 3년 만에 우리 곁에 돌아왔다. 그의 글은 서정시의 음률을 품고 있다. 그래서 문장을 곱씹어 읽다 보면 메마른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갈수록 독해지는 세상에서 문태준의 존재와 그의 글은 더없이 소중하고 값지게 다가온다.
30여 편의 원고를 추가해 새로워진 〈느림보 마음〉에서 문태준은 서정 미학의 정수(精髓)를 보여 준다. 그는 참깨꽃, 햇배, 도토리 등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작고 평범한 것들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가 사랑하는 사물과 풍경은 하나같이 작고 사소하다. 볼품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일상의 소소한 풍경들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생각의 실타래를 풀어낸다. 5천 원짜리 왕순댓국집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주변을 스치는 말 한마디에 유심히 귀를 기울이는 사람, 그리고 그 말하는 이의 심정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바로 문태준이다.
이렇듯 그의 시선은 평범하고 사소한 것들에 느릿느릿 가 닿는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시구절처럼 그는 작은 것에도 애정 어린 시선을 가지고 천천히, 그리고 오래 본다. 일상에 치여 우리 주변에 있었으나 보지 못했던 혹은 보고도 무심히 넘겼던 사물과 풍경들은 문태준의 따뜻한 시선 아래 다시 태어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그의 시선을 좇아 주변에 있던 평범한 사물과 풍경들을 새롭게 보게 될 것이다. 낮은 자리에 있는 것에 눈길이 머무는 그의 글은 독자들의 마음에 고요한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깊은 울림을 남길 것이다.

나는 가끔 이발관이나 세탁소, 그도 아니면 우리 집 마당에 널린 빨래들이 바람과 햇살에 보송보송 말라 가는 모습을 떠올린다. 이런 풍경을 떠올리면 가슴 한 모퉁이가 밝아진다. 이 풍경에 내 마음을 슬쩍 얹어 보고 비추어 본다. 그러면서 내 마음이 저처럼 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올려 본다. ­본문 중에서

고향 그리고 가족,
시인 문태준만이 그릴 수 있는 눈물 나는 풍경들


이 산문집의 바탕에는 고향과 가족이 있다. 그의 몸은 도시에 있지만, 마음과 정신은 고향에 머물러 있다. 그는 추풍령과 황학산이 있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 여름이면 냇가에서 멱을 감으며 놀았고, 그러다 귀에 물이 들어가면 따뜻한 돌을 귀에 대어 빼내곤 했다. 가을에는 탱자나무 울타리에 난 작은 구멍을 통해 사과 과수원에 몰래 들어가 사과 서리를 하기도 했다. 자연이 가장 친한 친구였던 고향 마을에서 보낸 유년 시절의 기억들은 그의 몸 안에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문태준을 만들었다.
그런 점에서 그의 글은 “들밥 풍경” 같다. 일상에 너무 떠밀려 살지 않기 위해, 제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그는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마다 들밥 풍경을 떠올린다고 한다. 들밥을 이고 가는 여인, 그 밥을 나눠 먹는 농부들, 빈 들밥을 집으로 가져가는 여인 등 아주 느릿느릿하게 흘러가는 고향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들밥 풍경. 그의 글 역시 이 들밥 풍경처럼 서정적인 풍경화 한 폭을 떠올리게 한다. 이 풍경화에는 느릿느릿 길게 우는 황소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조리로 쓰륵쓰륵 쌀을 이는 소리와 밥 익는 냄새가 난다. 애틋한 고향의 흙냄새, 풀냄새, 나무냄새가 느껴진다. 이 소리와 냄새들은 향수를 느끼게 하는 향기가 되어 우리 주변에 퍼져 흐르며 은연중에 입은 내상을 치유해 준다.
그리고 이 고향에는 한평생을 전답과 함께 살아온 농사꾼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신다. 힘들 때 묵묵히 자식의 손을 잡아 주는 아버지와 “밥 먹자”는 한마디 말로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우리는 고향을 느낄 수 있다.

내 어릴 적 풍경에는 ‘어머니의 혀’가 하나 있다. 나는 오글오글 몰려다니며 놀다 눈에 검불이 들어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 어머니는 바가지 물로 입을 헹궈 내시고 당신의 가장 부드러운 살인 혀로 내 눈을 핥아 주셨다. 나는 ‘보은’을 생각하는데 격절한 것이 있지만, 내 어머니를 생각하면 당신의 그 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머니를 보면 한 채의 앉은뱅이 집을 보는 것 같다. 아귀 같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벼락도 맞고 늦눈보라도 맞아 이제 어머니는 별로 성성한 곳이 없다. 층층시하 자식을 두었지만 어머니의 품은 갈대의 품처럼 거칠고 삭막하기 그지없다. 다리는 사슴보다 여위었고, 살갗은 옻처럼 검어졌다. 어머니는 어느새 조백했다. 한 꿰미의 북어를 사 들고 기뻐 돌아오던 어머니의 환한 미소는 어디로 갔을까.
물고기가 물을 떠날 수 없듯이 나는 내 어머니의 품을 떠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감꽃 져 내리던 날, 텅 빈 마루에 홀로 넋을 놓고 계시던 내 어머니의 젊은 시절도 떠나보낼 수가 없다. 흰떡을 좋아하시는 내 어머니, 한 시루의 흰떡을 쪄 젊은 내 어머니에게 그리고 이제는 조백한 내 어머니에게 나는 돌아가야겠다. 세상 어디에도 없을 그 나무 그늘에게로 더 늦기 전에 돌아가야겠다. ­본문 중에서

소설가 김훈의 추천사처럼 고향의 늙은 아버지를 말할 때 문태준의 글은 아름답고 강력하다. 그러나 혀로 검불이 들어간 시인의 눈을 핥아 주시던 노모를 그리는 글은 절절하고 아파서 아름다움을 넘어 눈물이 난다.
가족이라는 말보다 함께 밥상에 둘러앉아 밥을 나눠 먹는 존재를 뜻하는 ‘식구’라는 단어를 더 좋아한다는 문태준. 해 질 녘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아버지를 마중 나갔다가 저녁 밥상에 다 같이 모여 국수를 말아 먹었던 그에게 가족보다 식구라는 단어가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의 산문은 식구들과 함께 먹는 밥 한 그릇이다. 그의 글을 읽고 나면 마음을 훈훈하게 해 주는 온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덜어 내기와 삶의 리듬 회복하기는
느림보 마음을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일


평범하고 작은 것들에 눈길을 주며, 고향 풍경과 사람을 사랑하는 문태준은 삶에서도 욕심부리지 않는다. 느림보 시인이라는 별명답게 묵묵히 그의 길을 갈 뿐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덜어 내기”라고 말하는 그의 말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그가 이야기하는 덜어 내기의 모습은 다양하다. 소찬(少饌)으로 먹기, 말 줄이기, 욕심부리지 않기, 헐거운 하루 보내기, 마음속의 혼란과 혼돈 몰아내기.
덜어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덜어 내다 보면 자신만 손해 보는 것 같고, 뒤처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비우는 것이 곧 채우는 것이며 자신을 비우고 느린 마음으로 살 때, 서로에게 상처 주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자신의 욕심 때문에 다른 사람을 얼마나 아프게 했는가. 마음의 욕심을 덜어 낼 때, 그리하여 느린 마음이 될 때, 우리는 조금 더 행복해진다.
문태준의 말대로 우리는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달렸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한숨 크게 내쉴 필요가 있다. 남이 빨리 간다고 해서 그 사람의 뒤꽁무니만 쫓아가다간 넘어지기 십상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걸음의 속도를 찾는 것, 삶의 리듬을 회복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느림보 마음을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일이다. 바쁜 일상에서 오는 삶의 피로에 지친 이들에게 〈느림보 마음〉을 권한다. 그런 이들에게 이 책은 “시원하고 푸른 한 바가지 우물물 같은 휴식”이 될 것이다.

오늘 한낮에는 덩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입이 뾰족한 들쥐가 마른 덩굴 아래를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갈잎들은 지는 일로 하루를 살았다. 오늘은 일기(日記)에 기록할 것이 없다. 만족한다. 헐거워지는 일로 하루를 살았다. (…) 조용해지니 더욱 행복하다. 밤이 깊어 흐르는 달을 보니 행복하다. 달의 서책을 읽을 만하다. 가을이라는 방에 빈 책상을 하나 놓아둘 만하다.
­본문 중에서

추천사

느림을 말할 때 더 아름답고 강력한 문장, 치열하고 평화로운 문체!

문태준의 얼굴은 그가 태어나고 자라난, 경북 내륙 산간농촌의 인문지리적 조건과 자연지리적 환경의 산물이다. 이처럼 하나의 완연한 풍경을 완성하는 얼굴은 흔치 않다.
문태준의 글은 자연이나 인간세(人間世)를 향하여 무리한 힘을 가하지 않는다. 문태준의 말하기는 듣기와 같다. 그는 자연과 사물과 인간이 하는 말을 듣고, 들리는 것을 말하고, 보이는 것을 본다. 본다고 해서 보이는 것이 아니고 듣는다고 해서 들리는 것이 아니며, 보여야 겨우 보는 것이고 들려야 겨우 듣는 것일 터이므로 본다는 것은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하는 행위다. 이것이 문태준의 말하기와 보기다.
느리게 가는 자는 듣는 자이고 보는 자이다.
고향의 늙은 아버지를 말할 때 문태준의 글은 아름답고 강력하다. 그 아버지는 비와 땀과 눈물에 젖은 육신 전체로 삶의 풍경을 이루는데, 그 풍경은 치열하고 평화롭다. 부성과 모성을 겸비한 이 아버지가 삶의 결핍과 고통과 쓸쓸함을 위안과 희망으로 바꿔주는데, 그의 아들 문태준의 글이 그 전환의 비밀을 보여준다.
­소설가 김훈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92783620
발행(출시)일자 2012년 09월 17일
쪽수 400쪽
크기
131 * 196 * 30 mm / 524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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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마음...
제목을 보고 걷기를 주제로 한 글을 쓰셨나 보다..했다.
친구인 김연수 작가님께선 달리기를 주제로 글을 쓰셨으니 말이다.(사실 처음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하면서 책을 중반까지 읽었다...그런데 오늘 버스를 타고 들어오면서 문득..어라 지난번 김연수 작가님 만남에서 말씀하셨던 그 시인이시잖아...흠흠...그런데 산문집도 쓰셨군...이란 생각이 들었다...어찌나 반갑던지..그런데 기억은 참 늦게 한다는..ㅋㅋ)
그런데 머릿말을 읽고 첫장을 넘겨 한장한장 책이 넘어갈 수록...아...마음의 걷기에 대한 책이구나 싶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게 꼭 고즈넉한 산사를 걷고 있는 사람의 마음 같다고나 할까...
내가 그 길을 걷는 사람이 되어 글을 보고 있는 듣한 느낌을 받았으니 말이다...
조용한 산길을 좋아하는 사람과 아무말 없이 걷고 있는 느낌...

사람은 살다보면 넘치게 가지고 싶어 한다.
계절이 바뀌는 모습을 보고 그 계절에 맞는 옷을 사고 싶어 하고...(옷장엔 잔뜩 옷이 있으면서도 말이다...)
먹을 것을 잔뜩 사두고 나중에 보면 상해서 먹을 수 없게 되고...
그런데...덜어내지 않고 가지면 가질 수록 참 마음 따뜻하고 좋은게 한가지 있다..
부모님의 마음!!!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님의 마음말이다...덜어내고 싶지 않고 욕심내고 싶은 마음...
작가님 아버님도 그러셨던거 같다.
그래서 작가님도 그런 아버지로 살아가고 계신게 아닌가 싶다..

자식은 환갑이 넘고 꼬부랑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도 물가에 내 놓은 아이 같다고 하신다.
우리 할머니께서 그러시듯 말이다.
자신이 살기 편한 곳으로 가실 수도 있었는데...(생각해 보면 그때 그 편한 곳으로 가셨으면 우리가족들이 덜 걱정하지 않을까 생각됐다.) 외동딸 걱정에 가까운 곳에 계시려 하셨던 마음처럼 말이다.

쓰다듬는다...
난 왜 이 말을 보자마자 '보듬다'라는 말이 생각났을까??
왠지 쓰다듬어 주면서 보듬어 안아야 할거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책을 보며 난 보듬어 안겼다.

작가님이 인용한 글 중 아주 좋은 글귀가 있어 몇자 옮겨 본다.
성철스님께서 수행하는 스님들께 당부했다는 다섯가지 생활항목이다.

"손에는 일을 줄여라.
몸에는 소유를 줄여라.
입에는 말을 줄여라.
대화에는 시비를 줄여라.
위에는 밥을 줄여라."

참 쉬운 것 같은데 어려운 일들이다. 덜어내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눈도 바쁘고 코도 바쁘고 귀도 바쁜 우리에게 조금은 빈 구석이 필요하다는 ...그래서 마음이 조금은 안정되어야 한다는 말씀인거 같다.

세상은 빨리 진행된다.
오죽하면 선전에도 '빠름빠름빠름'이란 단어가 노래가 되어 등장하는가 말이다.
사실 난 아직 스마트폰을 구입하지 않았다.
내가 덜 필요한 것도 이유가 되지만...가끔은 인간미 없는 주변인들의 행태를 보니 나라도 조금은 늦게 스마트한 기기를 사용하는게 어떨까하는 엉뚱한 생각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카페에서 친구를 만나도 심지어 애인을 만나도 서로의 스마트폰에 얼굴을 박고 상대를 보지 않는 그들...
난 좀 그 시기를 늦춰보련다.

참...꽤 신선하고 센스있었던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아마도 작가님의 자녀가 작가님께 좀 버릇없이 굴고 아빠한테 혼난 상태로 침대밑에 숨어있었던 일화였다.
침대에 있는 아이를 찾아내어 아버지가 아이에게 물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이 대답도 참..재미있었지만...
작가님 부인께서 아이에게 아주 센스있게 꾸중을 하신 부분이 마음에 훨씬 많이 와 닿았다.
사진으로 내용을 옮겼으니 사진을 유심히 봐주시길~~~

예전엔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하늘을 보는 것도 참 좋아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난 땅만 보거나 앞사람의 뒤통수만 보고 빨리 걸어가는게 일이 되어버린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 왜이렇게 재미없고 무심한 사람이 되었지??
개인적으로 하늘보기 무지하게 좋아하는데...하늘사진도 무지 좋아하는데...
하늘을 언제 봤더라...근 몇년 참 정신없이 보낸거 같다.
좀 둘러봐야쥐....암 둘러봐야지...

이게 무슨 말이냐구??
삼나무가 뿌리에서 물을 빨아들여 꼭대기까지 올라가는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한다.
참 오래 걸린다. 그래도 필요한 물을 꼭 끝까지 올려보낸다.
시간이 조금 오래걸리면 어떠랴...결과가 만족스럽다면 그것도 기다릴 수 있는거 아닐까??

그냥 소제목이 너무 맘에 들었다..
더듬대면서...어슬렁거리고..거기에 깡마르기까지...
참 어찌보면 안어울리는 단어들의 조합이다. 그런데 묘하게 어울린다..
조금 여유가 필요하다. 사는데는...그래서 이런 제목을 붙이신게 아닐까 싶다..

내가 작가님이 인용한 시중 가장 맘에 드는 시가 있어 사진을 올린다.
뭐 글로 옮기는 것도 좋지만 원문을 보는 즐거움도 있으니 한번 보시길~~~^^


이번 주에 새로 만난 인연들께!!!
흠..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데...우린 다시한번 도전하고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힘내요!!!
조금 늦어지면 어때요~~~우린 다시 시작할건데!!!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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