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과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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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생산-차별-착취-학살.
인간이 도구화된 세계를 지배하는 혐오의 정치경제학.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로 사망한 후, 인종차별과 소수자 혐오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어떤 피부색, 성별, 종교, 국적 등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혐오의 대상이 되고, 살해되기까지 하는 사람은 조지 플로이드뿐이 아니다. 노엄 촘스키, 반다나 시바, 아룬다티 로이 등과 함께 이 시대 가장 뛰어난 사회변혁 운동가로 손꼽히는 데릭 젠슨은 우리 사회의 작동 원리가 바로 혐오의 정치경제학이며, 누구나 차별과 혐오의 논리를 내면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데릭 젠슨은 이 책 『문명과 혐오』에서 우리 문명사 전체를 꿰뚫어 혐오 문화를 파헤치고, 사회·경제적 구조와 혐오의 관계를 밝히고 있다. 총 2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혐오집단의 정의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하여 폭넓은 시야로 다양한 사례들을 살피면서 산업 사회 전체에 만연한 잔학 행위들의 뿌리를 추적한다. 소수자 린치, 강간, 포르노 사이트, 아동학대, 계급 착취, 생태 파괴, 홀로코스트 등 현대 사회의 모든 문제를 아우르고 있는 이 책은 탄력 있고 참신한 구성과 호소력 넘치는 문체로 씌어졌다.
작가정보
Derrick Jensen
1960년 미국에서 태어난 데릭 젠슨은 노엄 촘스키, 반다나 시바, 아룬다티 로이 등과 함께 가장 뛰어난 급진적 좌파 지식인이자 사회변혁 운동가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작가, 철학자, 글쓰기 선생이며 농부, 벌치기고, 아나키스트이자 환경운동가다.
워싱턴 대학교에서 문예창작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여러 대학과 교도소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또한 현재 캘리포니아에 살면서 숲과 하천의 서식지를 복원하고 보호하기 위하여 애쓰는 한편, 《뉴욕 타임스》 등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강연을 함으로써 문명 세계의 모순을 폭로하고 그 대안을 찾고 있다.
그는 현대 사회와 그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책을 여러 권 썼다. 국내에 출간된 책으로는 『네 멋대로 써라(Walking on Water)』 『웰컴 투 머신(Welcome to the Machine)』(공저) 『약탈자들(Strangely Like War)』(공저) 『문명의 엔드게임(EndgameⅠ·Ⅱ)』 『작고 위대한 소리들(Listening to the Land)』이 있다.
데릭 젠슨은 2008년 대안문화잡지 《어트니 리더》가 뽑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50명의 비전가들’ 중 한 명으로 선정됐으며, 『야생에 존재해야 할 생각(Thought to Exist in the Wild)』으로 ‘에릭호퍼상’과 그해 가장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책에 수여하는 ‘미국독립출판서적상(IPPY)’ 동물 부문 은메달을 받았다.
J. 앤서니 루카스 도서상 최종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이 책 『문명과 혐오』는 우리 문화와 경제 구조가 왜 불가피하게 혐오와 잔학 행위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진지하고 흥미롭게 고찰하고 있다.
번역 이현정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여성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소녀들을 위한 책 『초경 파티』가 있고, 옮긴 책으로 『이갈리아의 딸들』 『섹스의 역사』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일상의 반란』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소녀 수집하는 노인』 『땅이 의사에게 가르쳐준 것』 등이 있다.
목차
- 서문
개정판 서문
드러내기
유용성
비가시성
경멸
땅 되돌려주기
보기 시작하기
있는 그대로 보기
어둠의 저편
범죄자들
권력의 대가
동화
생산
허위 계약
거리
기업, 경찰, 그리고 아귀들
전쟁
저항
개척지 넓히기
철창 닫기
홀로코스트
집으로
감사의 말
옮기고 나서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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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파괴의 기원을 역사적·사회적·인류학적·심리적으로 탐구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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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젠슨은 충격적이지만 우아한 글로 우리를 일깨워준다. 그의 글을 읽으면 망연자실해질지도 모르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이 책은 걸작이다. 이 책은 진정한 세계 속에 머물고 있다는 흥분으로 우리를 감동시키며, 우리가 더욱더 진정한 자아와 만날 수 있게 돕는다. 데릭 젠슨은 독자의 마음을 부수고 고치는 공공적 지식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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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열정적인 책은 제국주의, 노예제, 세계 자본주의의 부상, 소유주의와 소비주의 이데올로기의 근원을 통해, 지구를 압도하는 폭력적인 혐오를 추적한다. 하나로 조직된 그림이 아니라, 끔찍한 단상들의 놀라운 모음집이다. 저자의 해법은 단순한 삶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것은 분명 ‘문명의 종결’일 것이다. 감동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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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젠슨은 역사, 철학, 환경주의, 경제, 문학, 심리학을 한데 엮어 우리가 귀 기울여 듣지 않을 수 없는 강력한 주장들을 이끌어낸다. 이를테면 허버트 마르쿠제의 『에로스와 문명』같은 중요한 책들이 전통적으로 그래 왔던 것처럼.
책 속으로
신문 발행인에 불과했던 율리우스 슈트라이허도 유죄 판결을 받고 교수형에 처해졌다.
검사 중 한 명은 법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피고인은 반유대인 범죄의 물리적인 범행에 직접 관여한 정도는 비교적 낮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이유에서 피고는 직접적인 범죄보다 더 큰 죄를 지은 것이다. 이 세상의 그 어떤 정부도 그들의 정책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없다면 대량학살 정책을 시작하고 실행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을 교육하고 살인자들을 만들어내고 혐오를 가르치고 혐오를 주입하는 것 …… 그것이 슈트라이허의 일이었다. …… 일찍이 그는 박해를 주장했다. 그리고 박해가 벌어지자 그는 몰살과 절멸을 이야기했다. …… 이런 범죄들은 피고나 그와 비슷한 사람들이 없었다면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 그가 없었다면, 헤르만 괴링, 칼텐브룬너, 히틀러 같은 자들의 명령을 따를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ㅡ「드러내기」중에서, 22~23쪽
평균적으로 볼 때 아동 매춘의 고객이 되는 남자는 1년에 2,000명이 넘는다. 매년 최소한 100만 명의 새로운 소녀들이 강제로 매춘을 하게 된다.
물론 아이들에게 손상을 입히는 것이 성적 착취만은 아니다. 50만 명의 아이들이 매년 기아 등으로 죽는다. 제3세계 국가들이 제1세계에서 얻어 쓴 빚-그 나라 자원과 인프라를 담보로 해서 얻은 빚-을 갚느라 경제 사정이 어려워진 직접적인 결과로 많은 아이들이 죽기도 한다. 21세기 제국주의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매년 1,100만 명의 어린이가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이것이 “소리 없는 제노사이드”라고 말한 적도 있다.
맞는 아이들도 있다.
ㅡ「비가시성」중에서, 62~63쪽
그들은 나더러 나쁜 사람, 멍청한 고집쟁이라고 말한다. 내 삶의 방식이 어떤 것에 대한 착취에 기초한다는 것을 보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권리나 지각이 없어 보이는 어떤 것을 착취해서 살고 있다고 말이다.
아직도 화가 가라앉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내 컴퓨터의 하드드라이브 제조 과정이 태국 여성들을 죽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외부인들이 내 컴퓨터를 가지고 가버린다. 내 옷은 착취 공장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내 고기는 공장형 축산시설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빼앗아가고, 내가 먹는 값싼 채소는 가족농을 몰아내는 농업기업이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압수한다.
ㅡ「땅 되돌려주기」중에서, 104쪽
얼마나 많은 중국인들이 센트럴퍼시픽 철도를 건설하다 죽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1870년에는 철로를 따라 늘어선 야트막한 무덤들에서 유골 2만 파운드를 모아 죽은 사람들의 고국으로 보냈다. 그러나 서쪽으로 죽 이어지는, 표시도 없는 무덤에 수천 명의 유골이 더 묻혀 있었다.
철로 완성의 대가로 돌아온 것은 실직이었다. 그리고 그 전에는 백인 미국인들이 중국인들에게 상당히 분개하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그것이 혐오로 바뀌어 있었다. 이미 노동 시장은 경쟁이 심한 상태였는데, 갑자기 수만 명의 노동자들, 특히 심한 육체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늘날 후기산업사회 자유무역 시대에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친숙한 시나리오다.
ㅡ「동화」중에서, 260쪽
“우리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동물이 아니고 우리는 바이러스가 아니고 우리는 쓰레기가 아닙니다. 우리는 살과 뼈, 피부가 있고, 심장이 있으며, 우리는 어떤 이의 누이이고 딸이고 손녀입니다. 우리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여자입니다. 존중과 품위로써 대우받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누리는 권리를 우리도 가지고 싶습니다. 나는 인신매매를 당했고, 강간을 당하고 구타당한 후 억지로 남자들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모욕을 당하고 물건처럼 취급되어 남자들이, 그래요, 남자들이 쾌락을 느끼게 해야 했습니다.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돈을 벌어다주었고 또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는 쾌락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내게 남은 것은 수치심, 고통, 모멸감뿐이었습니다.”
나는 그녀의 연설을 여러 번 읽었는데, 그때마다 경제와 혐오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혐오라는 이름보다 경제라는 이름으로 더 많은 잔학 행위가 저질러지는 사회에 산다는 것, 모든 생명에 대한 혐오, 멸시, 무시가 우리 경제의 단단한 기초인 사회에 산다는 것.
ㅡ「허위 계약」중에서, 312~313쪽
사람들은 KKK가 대변하는 가치를 좋아했다. 유명한 신문 기자 멘켄은 이렇게 썼다. “KKK를 해체해야 할 확실한 이유가 아직 단 하나도 제시되지 않았다. KKK가 유대인을 싫어한다면, 공화국의 좋은 호텔의 절반, 좋은 클럽의 4분의 3도 유대인을 싫어한다. KKK가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나 외국계 사람을 싫어한다면, 미국예술가협회도 외국계를 싫어하기는 마찬가지다. KKK가 흑인들을 싫어한다면, 메이슨 딕슨 선(미국 펜실베니아ㆍ메릴랜드ㆍ델라웨어 세 주의 경계선ㅡ옮긴이) 이남의 주들도 모두 흑인을 싫어한다. KKK가 저주와 처형에 찬성한다면, 감리교 교회도 그렇다. …… KKK가 잘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우편물을 이용한다면, 적십자도 그렇다. KKK가 자기 도덕성을 스스로 검열한다면, 미국 의회도 그렇다.
ㅡ「개척지 넓히기」중에서, 429쪽
“문제는 언제나 누가 이익을 보느냐로 좁혀지는 듯합니다.”
그가 대답했다. “자본주의를 이야기하지 않고는 그 문제를 다룰 수 없지요.”
나는 마음속으로 자본주의라는 단어를 문명으로 대체했다.
“대안들이 점차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자본주의는 가진 자들에게 더욱더 유리하게 되어가고 있어요. 어떤 이들은 우리의 경제 제도가 세계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비교적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이익을 주는 체제예요. 세계 사람들 절대 다수는 이 제도에서 이익을 전혀, 또는 거의 얻지 못해요.”
“이익을 얻기는 고사하고 죽임을 당하는 사람도 많지요.”
ㅡ「철창 닫기」중에서, 463쪽
모순처럼 보이는 이러한 현상은 유럽의 많은 유대인들이 전통적으로 소사업가 역할을 했고 귀족과 빈민 사이의 ‘중간층’으로 살아왔다는 것과 관련이 있다. 부자들에게 고용되어 임대료 수금 같은 인기 없는 일을 했던 것이다. 그 결과 귀족계급에게는 멸시와 천대를 받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원성을 들었다. 부자들은 가난한 자들을 멸시하고 가난한 자들은 부자들을 미워하지만, 유럽 많은 지역의 유대인들은 양쪽 모두에게 증오의 대상이 되는 난처한 위치에 처하게 되었다. 바우만은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서로 적대하고 갈등하는 계급 대립의 목표물”이 되었다. 쉽게 말하자면 중간에 끼인 것이다.
이러한 증오가 독일에서 폭발한 주요 이유는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한 결과, 연합국이 제시한 굴욕적이고 파괴적인 협약을 맺어야 했고 그로 인해 독일 사람들이 매우 비참하게 살았다는 것과 관련이 있다.
ㅡ「홀로코스트」중에서, 483쪽
우리 체제의 무척 많은 부분의 특징을 이루는 혐오-이 책에서 설명하고 분석해온 혐오-는 신체적 조건의 산물이 아니다.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혐오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혐오는 수억 년간의 자연선택의 결과가 아니다. 우리들 각자를 키운, 우리의 틀을 만든 조건의 결과물이다. 우리에게 주입된 의문시된 적 없는 가정들의 결과다. 혐오를 멈추게 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그 틀을 만드는 조건을 제거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전에는 성공할 수 없다. 그러니, 맞다. 그게 바로 내 해법이다. 우리는 문명을 제거해야 한다.
ㅡ「집으로」중에서, 532~533쪽
■ 서문 중에서
이 책은 하나의 무기다. 잔학 행위에 반대하고자 하는 사람들 모두의 손에 쥐어진 총이고, 그 총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려주는 매뉴얼이다. 이 책은 우리의 인식을 묶어두고 지금 같은 세상에 우리를 묶어두는 밧줄을 자르는 칼이다.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성냥이다.
■ 옮긴이 후기 중에서
내가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옮기게 되어서, 그리고 이 책의 전생이었을 나무들에게 보람을 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번역을 했다.
이 책에서 인종차별, 포르노, 아동 학대, 환경 파괴, 노동 착취 등 많은 잔학 행위를 꿰뚫는 분석의 명쾌함이 무척 인상적이지만, 개인의 문제로 돌아올 때 마음에 오래 남는 것은 ‘착한 독일인’ 이야기였다. 명령을 충실히 따르는 군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기술자였던 평범하고 선량한 독일인들이 유대인 학살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출판사 서평
이유 없이 죽어간 사람들
“에드워드 앤토니 앤더슨, 1996년 1월 15일, 바닥에 엎드린 채 수갑을 찬 상태에서 총에 맞다. 프랭키 아르주에가, 15세, 1996년 1월 12일, 머리 뒤쪽에 총을 맞다. 그 다음 날인 어머니날, 그의 가족은 알 수 없는 사람에게서 비아냥거리는 전화를 받았다. 회신 다이얼을 누르니 경찰이 나왔다. 앤토니 바에즈, 1994년 12월 22일, 뉴욕 시 길거리에서 축구를 했다는 이유로 질식사당하다. 르니 캠포스, 수감 중이던 그가 자기 목에 티셔츠를 절반 이상 쑤셔넣어서 자살했다고 경찰은 발표했다. 폐에 이르는 기관의 4분의 3까지 티셔츠가 쑤셔넣어져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경찰의 지시를 순순히 따랐다는 것, 그리고 흑인이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죽음들은 ‘묻지 마’ 살인이다. 이 다양하고 끔찍한 사례들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은 바로 우리 사회가 타자를 이해하는 보편적인 방식이다. 너무 오래되어 ‘혐오’라고 인식되지도 않는 수많은 혐오들 앞에서 데릭 젠슨은 고백한다. “내가 백인으로 태어난 것이 다행이다.” “내가 남자로 태어난 것이 참 다행스럽다.” 유대인들이 민족 외에 다른 이유 없이 학살당했듯이, 많은 여자들은 ‘여자라는 이유’로 강간의 대상이 된다. 제3세계 아동 매춘은 세계의 거시 경제정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미국 땅 어디에도 인디언의 피가 스며 있지 않은 곳이 없다. 1페니짜리 수분 보충제가 없어서 죽은 50만 명의 이라크 어린이들, ‘게으르다’는 이유로 땅을 빼앗기고 노예가 된 아프리카 원주민들, 휴지처럼 쓰고 버려진 수백만 중국인 이주노동자들, 전쟁에 반대하다 맞아 죽은 시민들……. 이유는커녕 이름도 없이 죽어간 이 수많은 목숨들 앞에서 데릭 젠슨은 눈물을 펜 삼아 글을 써야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많은 살인들을 저지른 이들은 누구일까? “피가 흘러내리는 심술궂은 입에 뼛조각과 살덩어리를 물고 있는 미치광이들”일까? 데릭 젠슨의 말에 따르자면, 그들은 “우리 자신의 마음과 훨씬 더 가까운 무엇이었고 그것은 현재에도 마찬가지다.”
나와 세상의 관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책
데릭 젠슨은 그 모든 문제들의 배후에 생산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생산성이 향상될수록 추상성 또한 커지면서 개인들 간의 유대의 끈이 사라진다는 점을 지적한다. 심리적 거리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살인도 용이해진다. 홀로코스트를 저지른 기술자는 스스로를 어떻게 정당화하든 코앞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보아야만 했다. 인디언들의 머리 가죽을 벗겨내던 정복자들은 숨넘어가는 소리와 식어가는 체온을 직접 느껴야만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단추 하나만 누르면 수많은 생명을 살상할 수 있다. 또는 거시경제 정책 하나로도 충분하다.
데릭 젠슨은 생산을 불교의 ‘아귀 개념’이 현실에서 구현된 것으로 본다. 먹을수록 채워지지 않는, 영원히 만족할 수 없기에 스스로가 소멸할 때까지 멈출 수 없는 허깨비라는 것이다. 실제로 돈은 만져지지 않는다. 우리가 만지는 것은 종이지 돈이 아니다. 돈은 숫자다. 그렇기에 내가 얼마나 배불리 먹었는지를 느낄 수가 없다. 그 끝이 정해질 수 없는 숫자이기에 채우고 또 채워도 만족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숫자에 비례하여 실제로 불어나는 것도 있다. 그것은 인간적인 소외감과 소통 부재, 매년 수십만 명의 아이들을 죽이는 기아, 값이 너무 싸서 쓰고 버려도 되는 노예들, 그리고 천문학적인 수치로 높아져가는 생태 파괴에 대한 빚이다.
차별과 배제, 혐오는 문명의 형성과 함께 시작되었다. 데릭 젠슨은 문명의 시작과 함께 탄생한 노예제를 그 근거로 든다. 고대 문화의 꽃, 헬레니즘은 노예제를 통해서만 가능했고 노예제가 없었다면 그리스 국가도, 그리스 예술과 과학도 없었을 것이다. 나아가 유럽 국가도 없었을 것이고, 문명이 주는 고상함과 안락함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문명의 기본 조건은 바로 타인을 착취하고, 자연을 착취하는 것이다.
새로운 변화를 상상하는 방법을 일러주는 매뉴얼
이 책은 2008년에 『거짓된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판된 바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선정한 이 달의 책, 여러 언론사와 포털사이트의 추천 도서로 선정되는 등 국내에서도 주목받았으나 본 출판사의 사정으로 절판되었다가, 재출간을 원하는 독자들의 요구에 의해 새로운 제목, 새로운 디자인으로 다시 탄생하게 되었다.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으므로 이 책의 문제의식은 빛이 바랬을까? 아니, 한국어 개정판 서문에서 저자는 혐오와 갈등이 오히려 더 격화되었다고 지적한다. 책이 처음 출간된 후 시간이 지나는 동안 세계적으로 중산층이 붕괴하고 빈부 격차가 심화되었으며, 경기가 나쁠 때나 경제가 몰락하는 지금 같은 시기야말로 사다리 아래로 굴러 떨어지지 않기 위한 혐오와 충돌이 극심해진다는 것이다.
데릭 젠슨이 제시하는 해법은 ‘구체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 보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짙은 어둠의 시대에도” “혐오와 자기합리화의 문화를 극복하는 변화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필연적으로 혐오를 양산해내는 우리 문화의 끔찍한 조건들을 되짚어보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이 책은, ‘살 만한 삶’을 꿈꾸는 독자들에게 뼈저린 절망에 이어 단단하고 순수한 희망을 안겨줄 것이다.
[추천의 글]
이 책은 나의 인생관 전체를 바꾸어놓았다. 성경보다 중요한 책이다. 나는 정말이지 이 책을 읽고 받은 충격을 묘사할 수가 없다.
ㅡ 아마존 독자서평 중에서
기본정보
ISBN | 9788992055765 |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6월 22일 | ||
쪽수 | 544쪽 | ||
크기 |
152 * 226
* 32
mm
/ 712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The Culture of Make Believe/Derrick Jensen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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