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다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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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이 책은 유럽의 나라들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서로 밀접해 왔음에도 전혀 다른 디자인을 보이는 것을 신기하게 여기고 그 원인을 분석한다. 서로 다른 디자인에는 그 나라의 특수한 역사와 문화, 사회적 배경이 존재한다. 독일은 예로부터 최소의 물자로 최대의 효과를 추구해와 독일의 디자인 또한 가독성에 중점을 둔다. 스위스는 정교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추구하고 네덜란드는 화려하고 선명하게, 프랑스는 자유롭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영국은 전통적이며 전위적인 그래픽디자인 특징을 보이는 등 나라의 특징을 대변한다.
작가정보
저자 황윤정은 1986년 가을밤에 태어났다.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으며 한국적 디자인에 대한 열망으로 동양화를 함께 배웠다. 동 대학원에서 「조선시대 문인화 교육에 근거한 시각디자인 교육의 방향성 연구」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현 디자인 연구소에서 교육과 연구, 북디자인을 하고 있다. 유럽 여행을 통해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의 배경에 따라 디자인이 달라진다는 것을 체감했다. 이 경험을 책으로 쓰면서 한국의 디자인은 다른 나라와는 달라야 한다는 신념이 확실히 섰다. 이 책을 발판 삼아 앞으로 ‘한국적 디자인’에 대해 연구할 생각이다.
목차
- [독일 길거리 그래픽디자인 : 최소의 물자로 최대의 효과를!]
독일 길거리
독일을 알려면 BMW부터 봐라?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도시 풍경 /기능적인 독일 제품들
독일 길거리 그래픽디자인
무조건 잘 읽히게! /효율적인 정보 전달 /그러나 볼품없는 일러스트 /새로운 의문의 시작
독일 길거리 그래픽디자인의 뿌리
뿌리를 찾아서 /독일의 척박한 자연 환경 /만년 물자 부족 국가 독일 /기계, 기능주의의 집결체 /평등을 위한 기능주의
독일을 떠나며
[스위스 길거리 그래픽디자인 : 독일과 비슷하게, 그러나 독일보다 아름답게!]
스위스 길거리
원더풀! 스위스 철도역 /경쾌한 스위스의 공공디자인 /그래픽디자인 강국 스위스
스위스 길거리 그래픽디자인
스위스 스타일의 중심, 바젤 /그러나 독일 디자인과는 다르다
스위스 길거리 그래픽디자인의 뿌리
바젤에서 꽃핀 독일 디자인 /새로운 전통의 시작
스위스를 떠나며
[네덜란드 길거리 그래픽디자인 : 꽃무늬와 몬드리안이 만나다]
네덜란드 길거리
네덜란드 축구=네덜란드 길거리 /네덜란드의 화려한 꽃무늬 패션 /명료한 공공시설물
화려함의 정체
네덜란드 길거리 그래픽디자인
장식적인 그래픽디자인 /선명하고 명료한 가독성 /그런데 이게 무슨 뜻이지?
네덜란드 길거리 그래픽디자인의 뿌리
네덜란드식 화려함의 정체 /명료한 가독성의 뿌리
네덜란드를 떠나며
[프랑스 길거리 그래픽디자인 : 모든 것이 ART!]
프랑스 길거리
모든 것이 아트 /독일 VS. 프랑스 /프랑스 건축에 담긴 서양철학
프랑스 길거리 그래픽디자인
디자인도 예술 /가독성이 전부는 아니야! /개념이 담긴 디자인 /같은 목적, 다른 방법
프랑스 길거리 그래픽디자인의 뿌리
회화의 보물 창고, 프랑스 /왜 프랑스 디자인은 독일과 다를까? /예술에 철학을 담다
프랑스를 떠나며
[영국 길거리 그래픽디자인 : 영국 신사와 펑크족의 기묘한 동거]
영국 길거리
혁신의 런던올림픽 /전통과 현대의 공존 /정장과 펑크의 기묘한 동거
영국 길거리 그래픽디자인
전통을 사수하라 /영국 그래픽디자인의 파격적인 면모
영국 길거리 그래픽디자인의 뿌리
모더니즘의 열풍을 빗겨가다 /반골의 디자인 역사 /야누스적인 두 얼굴의 이유
영국을 떠나며
참고문헌 / 찾아보기
책 속으로
유럽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데인 국경선을 넘었다고 디자인의 분위기와 정체성까지 달라진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했다. 심지어 국가와 언어를 초월해 가장 표준적인 디자인이라 불리는 픽토그램마저 나라마다 달랐다. 독일 픽토그램은 독일 군인처럼 딱딱하고 직선적이었던 반면, 프랑스는 픽토그램마저 자유분방하고 예술적이었다.
-6p.
결국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산업디자인, 그리고 길거리 그래픽디자인을 관통하는 독일 디자인의 제1원칙은 ‘기능성’이었다. 그렇다면 ‘왜’ 독일 디자인은 이렇게 기능 중심으로 흘러온 것일까? 물론 그 이유를 단 한 가지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한 국가가 어떤 경향을 보이게 되기까지는 아주 복합적인 상황이 존재한다. 그 나라만의 특수한 역사적 맥락도 있을 것이고 현대의 사회 상황도 있을 것이며 그 나라 고유의 자연환경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그 나라의 디자인이 왜 그럴까 라는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뿌리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36p.
독일은 척박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물자 부족에 시달려 왔고 이 물자 부족은 기능적인 디자인의 원동력이 됐다. 그리고 제1,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기능성은 기계의 힘을 빌려 더욱 강력해졌고 잠시 사회주의 사상이 유입되며 기능주의는 이념적 타당성이 세워졌다. 독일의 기능주의는 사회 변동과 함께 형태를 바꾸며 진화해 갔고 디자인 역시 이에 발맞추어 간결하고 기하학적인 디자인으로 변모해 나갔다.
-54p.
바젤디자인학교는 스위스 스타일을 이끈 디자인의 요람이며, 포카리 스웨트 패키지를 디자인한 헬무트 슈미트도 이 학교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바젤의 길거리에는 타이포그래피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그래픽디자인으로 사방에 깔려 있다. 길거리에 붙은 평범한 전단지마저 하나의 디자인 작품 같을 정도였다. 바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스위스 스타일의 성지’ 정도가 될 것이다.
-68p.
기하학적 도형과 큼지막한 산세리프체는 독일과 스위스에서도 계속 보아왔던 것이지만, 이 형태들을 디자인에 도입하는 목적은 서로 달랐다. 독일은 내용을 쉽게 읽히게 하기 위해 기하학적 형태를 사용했다면, 네덜란드는 시선을 강하게 끌기 위해 기하학적 형태를 사용했다. 그렇기 때문에 시선을 끌 수 있다면 문자를 훼손시키는 과감함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채도를 한껏 높여 사람들의 눈에 빠르게 인지되게 만들었고, 강렬한 보색대비와 조합
을 통해 주목성을 높였다. 즉 색과 형태 등의 요소가 명료하고 선명한 인지를 위해 조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136p.
프랑스 그래픽디자인은 그 표현이 다채롭고 자유롭다. 강렬한 붓터치 질감이 느껴지는 디자인과 의도적인 착시를 일으키는 디자인 등 포스터 하나하나가 한 폭의 예술 작품이었다. 특정한 기하학적 조형 요소가 없어도 프랑스의 그래픽디자인은 장식 요소가 가득했다.
-174p.
결국 목적은 같지만 나라마다 구현 방법이 다른 것이었다. 독일이 사용한 가독성 중심의 방법으로 프랑스 그래픽디자인을 바라보면 프랑스 디자인은 난해하고 불편한 디자인이 된다. 그러나 프랑스는 프랑스 나름대로의 ‘그래픽디자인을 읽는’ 원칙을 갖고 있었다.
-203p.
영국에 전통적인 디자인이 남아있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영국이 제일 먼저 전통 산업 방식을 뿌리치고 근대 공업화 전선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공업화 당시 영국에서는 미숙한 기계 사용으로 품질과 미감이 떨어지는 조악한 디자인들이 등장했다. 이런 상황을 보다 못한 영국의 공예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윌리엄 모리스는 무분별하게 생산되는 수준 낮은 디자인을 극복하고자 기계 대신 사람의 손으로 직접 만드는 수공예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는 기계의 조악한 디자인 대신 우아하고 정교한 영국 전통의 고딕 양식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255p.
통통 튀는 형광색의 그래픽은 영국 팝아트의 단면이다. 그전까지 영국의 디자인은 고전적인 레이아웃과 색에 얽매어 있었지만, 팝아트가 미술사에 등장하면서 영국 디자인의 모습은 180도 뒤바뀌기 시작했다. 영국의 팝아트는 현실에 대한 비판과 부정에서부터 시작했다. 따라서 영국의 그래픽디자인에 사용되는 네온 컬러의 뿌리를 살펴보려면 팝아트의 저항 정신을 먼저 파헤쳐야 한다.
-264p.
영국에서는 전통에 순응하고 이를 보존하고자 하는 그래픽디자인과 체제에 저항하는 그래픽디자인이 순차적으로 등장하며 진행됐다. 한 나라로 보이지 않는 모순적인 모습은 21세기만의 특징이 아니며, 이는 영국 문화 특유의 근본적인 부분이었다.
-268p.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독일은 엄격한 군인 같았고, 스위스는 깔끔한 수학자 같았으며, 네덜란드는 사치스러운 무역상 같았다. 프랑스는 발랄한 화가 지망생이었고, 영국은
출판사 서평
그래픽디자인을 통해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새로운 시도
“어떻게 다르며, 왜 다르며, 그래서 얼마나 아름다운가!”
신선하고 유쾌한 유럽 그래픽디자인 기행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포스터, 간판, 전단지 등 그래픽디자인 작품을 통해 유럽 여러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책이다.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의 디자인을 설명하면서 나라마다 서로 다른 디자인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파헤친다.
이 책은 ‘어떤 디자인이 더 우수한가’를 묻지 않는다. 평가 대신 나라마다 다른 디자인의 차이를 밝히고, 서로 다른 이유를 탐구하는 데 몰두한다. 프랑스 디자인은 프랑스답기 때문에, 독일 디자인은 독일스럽기 때문에 더 매력적인 법이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남들과 다른 나만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디자인에 주목할 때다.
길거리를 스쳐지나가면서 보게 되는 유럽의 ‘민낯’을 통해 각 나라의 문화와 역사 등 유럽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흥미로운 여행기이자 탐구서다.
◆ 왜 ‘길거리’ 그래픽디자인인가?
영화나 전시 포스터, 가게의 간판, 교통 안내 표시판, 광고 전단지 등 길거리에서 접하는 그래픽디자인 한 나라의 길거리 풍경을 만들어 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또한 한 나라나 사회의 미적감각과 취향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특정 예술가의 작품 세계가 아니라, 평범한 사회 구성원들이 일상에서 만들고 소비하기 때문이다.
길거리 그래픽디자인이야 말로 한 나라의 가장 자연스러운 일상과 사회 상황을 보여주는 ‘민낯’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민낯’을 통해 한 나라의 뼈대와 근육이고 할 수 있는 역사와 문화, 전통을 살펴볼 수 있다. 가장 표면에 있는 이미지를 통해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이야기를 듣는 셈이다.
◆ 서로 다른 유럽의 그래픽디자인
『디자인은 다 다르다』는 유럽의 나라들이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데다 서로 밀접하게 교류해왔음에도 각기 전혀 다른 디자인을 보이는 것을 신기하게 여기고 그 원인을 파헤쳤다. 길거리 그래픽디자인이 나라마다 다르다는 것은,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더 편하고, 아름답고, ‘좋게’ 느끼는 것이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기 다른 미감과 서로 다른 디자인에는 그 나라의 특수한 역사와 문화, 사회적 배경이 있다.
저자는 다양한 디자인을 접할수록 한 나라의 기준으로 다른 나라를 평가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 독일의 기준에서 보면 프랑스의 디자인은 비효율적이고, 프랑스의 기준에서 보자면 독일의 디자인은 예술성 면에서 함량 미달이다. 저자는 동일한 기준으로 디자인을 평가하는 대신 각 나라마다 디자인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왜 다른지 살펴보는 데 집중한다.
유럽의 각 나라들이 각각 독특한 디자인을 보여주는 이유를 파고들어가 보면 그 나라의 지리적인 특성, 역사적 변천, 사회·경제적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전쟁에서 승리했느냐 패배했느냐에 따라서도 디자인은 변화한다. 네덜란드의 땅이 해수면보다 낮지 않았다면, 스위스가 중립국이 아니었다면, 독일의 땅이 척박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의 네덜란드다운, 스위스다운, 독일다운 디자인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서로 다른 디자인은 우연이 아니라 당연한 역사적 결과였다.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 사회적 배경 아래서는 서로 다른 디자인이 나올 수밖에 없다.
-독일: ‘무조건 잘 읽히게’
독일의 디자인은 무엇보다 가독성에 중점을 둔다.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요소를 없애고 굵고 큰 글씨로 내용을 정확히 전달한다. 정확한 그리드, 기하학적인 화면구성, 크고 굵은 산세리프체(획의 삐침이 없는 직선적인 서체. 한글에서는 돋움체와 고딕체가 대표적인 산세리프체다)는 독일 디자인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저자는 독일의 디자인이 일괄적일 정도로 효율성을 중시하는 이유는 독일이 예로부터 물자부족에 시달려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문화적 호사를 누릴 여유가 없었던 데다가 급격한 근대화 과정과 전쟁을 치르면서 ‘최소의 물자로 최대의 효과’를 추구해 온 것이 지금의 그래픽디자인에도 남아 있는 것이다.
-스위스: ‘누가 봐도 정교하고 깔끔하게’
스위스는 독일과 붙어있는 만큼 독일과 디자인이 비슷하다. 하지만 중립국인 스위스는 독일과 달리 전쟁을 일으키지도, 전쟁에 휘말리지도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을 비롯한 전 유럽의 디자이너들이 전란을 피해 스위스로 몰리면서 스위스 디자인을 한결 정교하고 깔끔하게 가다듬었다. 4개 국어를 사용하는 사회적 배경도 깔끔하고 효율적인 디자인이 나오게 한 중요한 요소였다. 때문에 스위스에서는 전 세계 누구에게도 통용될 수 있을 만큼 유려하면서도 정교하고 기능적인 디자인이 나올 수 있었다.
-네덜란드: ‘화려하고 선명하게’
네덜란드 디자인은 채도 높은 선명한 색깔, 세세하게 나뉜 화면 구성으로 다른 어느 나라보다 화려하고 볼거리 많은, 풍성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뛰어난 사물 묘사력을 기본으로 작은 공간도 버려놓지 않고 알차게 활용한다.
저자는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에서 현재 네덜란드 디자인의 원형을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 당시부터 네덜란드는 작은 화면을 밀도 높게 구성해왔으며, 소재의 선택과 활용에서도 새로운 시도들이 있어왔다. 화려하고 섬세하며 세속적이고 과시적인 특성은 몇 세기를 넘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네덜란드의 디자인 DNA다.
-프랑스: ‘자유롭고 감각적으로’
프랑스 디자인은 컴퓨터로 타이핑하는 대신 손으로 직접 쓰고 그리는 것을 선호한다. 손으로 그린 그림과 글씨, 다채로운 색 사용, 비유를 통한 내용 설명은 프랑스 디자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이런 디자인은 프랑스의 오랜 회화 전통에 기인한다. 프랑스는 다른 나라와 달리 회화와 디자인을 따로 분리하지 않았다. 독일의 페터 베렌스가 미니멀하고 수학적인 디자인을 선보일 때 프랑스의 툴루즈 로트렉과 쥘 세레는 회화를 디자인에 접목시켜 프랑스 디자인의 전형을 제시했다. 프랑스는 모더니즘이라는 디자인 유행과는 상관없이 독자적인 ‘예술’의 길을 걷어 온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영국: ‘전통적이거나 전위적이거나’
영국은 극단적인 두 가지 성향의 디자인이 공존하는 야누스의 나라다.
전통을 사랑하는 영국은 중세 필사본에서나 볼법한 고전적인 요소와 왕실과 관련된 고풍스러운 상징을 곳곳에서 활용한다.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귀족적인 디자인이야 말로 영국 그래픽디자인의 특징이다. 저자는 영국이 혁명 없이 지속된 오랜 입헌군주제 국가라는 것을 지적한다. 과거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전통을 긍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브리티시 펑크라 부를만한 사이키델릭한 네온 컬러에 펑키한 콜라주 기법을 사용한 그래픽디자인도 볼 수 있다. 이는 전후의 극심한 경제난에서 시작된 젊은 세대의 불만이 펑크 문화로 표출됐기 때문이다.
◆ 디자인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 역사와 문화
길거리의 그래픽디자인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대변해서 보여준다. 굳이 꾸미지 않은 일반 시민들의 미감은 그 나라가 어떤 디자인을 지향하는지, 그리고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척도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유럽의 길거리 그래픽디자인이 매력적인 이유는 역사와 문화에 따라 디자인이 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서로 ‘다름’에서 매력과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 추천의 글
유럽의 낯선 길거리를 걷다가 문득 ‘어쩜 이 나라는 이렇게 예쁠까’라고 감탄한 적이 있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아름다움에 감탄하면서 어느 패기 넘치는 탐구자가 나타나 '왜 이렇게 서로 다를까?’에 대한 답을 위해 도전해 주길 바랐었다. 이 책의 저자는 디자이너이며 연구자로서 그와 같은 미션 수행을 위한 최고의 적임자라 단언할 수 있다. 그의 호기심 어린 눈으로 속속들이 찾아낸 유럽의 '길거리 그래픽 디자인'을 통해 우리는 유럽의 민낯을 만날 수 있으며 그의 집요한 탐구심을 통해 각 나라들의 사회와 문화라는 속살을 헤집고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그 신선한 도전에 감탄의 박수를 보낸다.
-이나미, 스튜디오 바프 대표,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교수
이 책의 저자는 진실을 알리려는 젊은 패기에 한 단어 한 단어를 선택하는 노련한 신의 한수를 실어 놓았다. 디자인은 국제화를 따른다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고 낡아빠진 통념을, 디자인은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는 명백한 사실로 공략하면서도, 위트와 재미를 잃지 않은 문장으로 진실을 노련하게 전달하고 있다. 한국 디자인계의 흔치않은 성취라 할 만하다. 남의 이론을 세계 추세라 호도하면서 행세하는 이론가들이 즐비한 가운데, 자기 발로 뛰면서 진실을 파헤치고 전망을 마련하는 저자의 이런 노력들은 분명 한국 디자인계의 미래를 환히 밝히게 될 것이다.
- 최경원, 현 디자인 연구소 대표, 성균관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겸임교수
기본정보
ISBN | 9788991847095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08월 20일 |
쪽수 | 282쪽 |
크기 |
150 * 224
* 20
mm
/ 52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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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디자인연구소를 다니는 황윤정 저자는 유럽출장을 하나의 전쟁준비라고 표현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유럽여행은 낭만적이며 아름답다고만 생각하지만 ,
그녀는 여러 문헌들을 읽고 유럽지도에 교통편과 시간 거리등을 자세히 표시하며 몇번의 회의를 거쳐 디자인 연수를 간다고 했다.
디자인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이 책을 읽는 내내 신기하고 너무 재밌었다.
유럽에는 다양한 나라들이 있지만, 저자는 독일을 시작으로 스위스,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의 길거리 그래픽 디자인들을 인문학과 더불어
우리에게 소개해주고 알려주고 있다. 참 신선했다.
파리를 가면 당연히 에펠탑을 가봐야하고, 스위스에 가면 융프라우와 산악열차처럼 관광지 위주의 유럽여행이 아니라서 그런지
내가 봤던 프랑스 길거리의 모습, 스위스 공항에서 그녀가 말해주는 그래픽 디자인의 심플함등을 느끼지 못한 채 지나왔다는게 조금 아쉬웠다.
역시 아는만큼 보이고 , 보이는만큼 느낀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우리에게 그녀가 첫번째로 소개해주는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의 BMW 사옥사진을 보며 기능성인 면을 중요시하며 ,
기하학적인 디자인이 많은 독일은 왜그렇게 기계적이며 기하학적인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했던 것일까.
그런 의문에서 시작해 그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이 펼쳐진다.
그 나라의 지리적인 특성, 역사의 흐름, 사회 경제적인 이유등을 디자인을 통해 들여다본 것이다.
일단 독일은 쉽고, 누가봐도 잘 읽히게가 포인트. 정말 깔끔하고 심플함 자체. 어찌보면 너무 단순해 보일 수 있으나 문화적 호사를 누릴 수 없었던 독일은
최소의 물자로 최대의 효과를 추구하면서 이러한 그래픽디자인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한다.
두번째 나라 스위스는 독일과 약간 비슷한 부분이 있따. 항상 중립국을 유지했던 스위스는 독일뿐 아니라 유럽의 여러 디자이너들이 전쟁을 피해
스위스로 몰려들었고, 거기에서 깔끔하고 정교한 디자인들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세번째 나라 네덜란드 디자인의 특징은 채도가 굉장히 높고 색깔이 화려해 볼거리가 많은 디자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정물묘사가 뛰어났떤
네덜란드 화가들은 작은 화면을 밀도높게 표현해 왔고 , 그 소재들도 다양해 그것들을 이용한 많은 작품들이 탄생했다고한다.
공공시설물부터 눈에 띄는 색상과 디자인으로 외관을 좋게 하고 편리성까지 더해져 보는내내 너무 예뻐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네번째 나라 프랑스의 디자인은 아무래도 미술과 디자인의 나라답게 자유롭고 감각적이라는 것이다.
프랑스의 아르누보는 구불구불한 곡선과 화려한 장식으로 프랑스 특유의 유기적인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서유럽의 기하학적인 디자인이 유행할때도 프랑스만은 모더니즘 디자인의 유행과 상관없이 여전히 일러스트 중심의 디자인을 고수했다.
영국 또한 전통적인 디자인에 기반해 새로운 디자인 흐름에 맞서 옛것을 지켜나갔따. 서유럽 국가들이 사용했던 산세리프체보다는 고풍스러운 장식요소를
더함으로써 타 유럽국가들이 타도하고자 했던 부르주아 디자인을 고수했다.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의 길거리 그래픽 디자인은 가지각색, 다양한 얼굴과 분위기를 갖고있었다.
그들은 서로 인접해있으면서도 그 역사와 문화 디자인 이 모든것이 달랐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나라의 얼굴은 어떻게 다를까?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우리의 디자인이 얼마나 잘 나타내주고 표현해주는지 의문이다.
우리만의 디자인을 만들어서 디자인 강국이 되길 바라본다.
한권의 디자인 잡지책을 본 느낌이다. 그동안 이 책을 위해 사진도 많이 찍고 문헌들도 많이 보며 정성들이 저자의 노력이 엿보이는 책이다.
그러다가 회사를 떠나면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은 점점 줄어들었고, 자연스럽게 디자인과 내 삶은 별개가 되었다.
과연 정말 내 삶과 디자인이 동떨어져 있었을까? 적어도 그런 줄 알았었다. 디자이너도 아닌데 디자인과 내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살았던 것 같다. 이 책 [디자인은 다 다르다]를 만나기 전까지.
[디자인은 다 다르다]는 저자가 유럽을 여행하면서 본 그래픽디자인이 나라별로 다른 특색이 있는 것을 발견한 후 본격적으로 그 배경을 파헤치며, 왜 각기 다른 특징을 갖게 되었는지, 어떤 영향을 주고 받았는 지 등을 비교 연구한 결과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디자인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이라도 길거리의 그래픽디자인이 나라별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데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그렇지만 저자의 전문가적인 관점으로 조목조목 풀어내는 설명을 들으면 정말 신기할 정도로 나라마다 다른 특색이 묻어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유럽 중에서도 그래픽디자인의 중심지이며, 지척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 온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의 그래픽디자인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보이는대로 정신없이 사진 찍기에 바빴다는 저자의 노력 덕분으로 독자는 직접 유럽을 활보하지 않아도 풍부하게 제공되는 사진으로도 저자가 얘기하고 싶은 각 나라들의 그래픽디자인 특징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고, 그 나라의 특색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수준높은 그래픽디자인을 모아놓은 작품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독일은 엄격한 군인 같았고, 스위스는 깔끔한 수학자 같았으며, 네덜란드는 사치스러운 무역상 같았다. 프랑스는 주근깨 가득한 발랄한 화가 지망생이었고, 영국은 지킬과 하이드였다." ---p.276
저자가 한 마디로 정리한 각 나라별 그래픽디자인의 느낌이다. 그렇다면 서로의 영향권 안에 있는 나라들의 그래픽디자인 왜 이렇게 상이한 형태로 발전되어 온 것일까? 저자는 독일에서 출발하여 영국까지 가는 여정을 그대로 밟아가며 다각도로 관찰하고 분석함으로써 각 나라별로 그래픽디자인이 어떻게 다르고, 또 그 배경은 무엇인지를 찾아낸다.
구성 포맷은 나라별로 동일한데 맨처음에는 여행하는 나라의 길거리를 스캔하며 그래픽디자인은 물론 건축 양식, 제품디자인, 공공디자인, 거리의 낙서 등등 전반적인 그 나라의 문화적 특징을 느껴본다. 건축과 그래픽디자인의 흐름이 함께 가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예술 사조가 같은 시기에 함께 작용을 하면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듯 싶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최소의 물자로 최대의 효과를!" 외치는 독일이다. 반듯한 거리의 건물 형태와 장식적인 요소가 거의 없는 그래픽디자인은 세트처럼 많이 닮아 있다. 그 나라의 상징적인 것을 토대로 살짝 맛을 본 후, 본격적으로 길거리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독일의 그래픽디자인들을 살펴보며 두드러진 특징과 장단점 등을 짚어본다.
독일의 디자인은 기능성은 우월한 반면 일러스트나 장식적인 부분에서는 취약점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독일은 왜 이런 특징을 가지게 되었을까?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으로는 그 나라 디자인이 발전되어 온 디자인의 뿌리 즉, 역사적인 배경을 살펴본다.
그리고 각 장의 마지막은 다른 나라로 가기 전 그 나라에서 보고 느꼈던 디자인의 느낌과 다소 깊게 들어갔던 역사적 배경 등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하는 '...를 떠나며'로 마무리 한다.
"독일은 척박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물자 부족에 시달려 왔고 이 물자 부족은 기능적인 디자인의 원동력이 됐다. 그리고 제 1,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기능성은 기계의 힘을 빌려 더욱 강력해졌고 잠시 사회주의 사상이 유입되며 기능주의는 이념적 타당성이 세워졌다. 독일의 기능주의는 사회 변동과 함께 형태를 바꾸며 진화해 갔고 디자인 역시 이에 발맞추어 간결하고 기하학적인 디자인으로 변모해 나갔다." ---p55
이렇게 마무리하고 떠난 다음 여행지는 "독일과 비슷하게, 그러나 독일보다 아름답게!"로 함축될 수 있는 '스위스'다. 스위스를 비롯 뒤에 오는 나라들 역시 독일과 같은 포맷으로 구성되어 었다. 독일에서 상징적인 특징을 BMW와 제품디자인에서 찾았다면 스위스에서는 '철도역'의 디자인을 꼽는 것으로 시작한다. 역시나 길거리를 포함 다양한 그래픽디자인의 특징을 살펴보는데 저자의 말처럼 독일과 닮은 듯하면서도 다르다. 독일에서와 같이 각 디자인들은 어떤 특징이 있고 또 닮은 듯 다르게 발전한 이유와 발전된 디자인의 뿌리를 살펴본다. 다시 '스위스를 떠나며'를 통해 스위스 디자인의 전체적인 인상을 정리한다.
그 다음 여행지는 "꽃무늬와 몬드리안이 만난" 네덜란드, "모든 것이 ART!"인 프랑스, 그리고 "영국 신사와 펑크족의 기묘한 동거" 영국까지 같은 패턴으로 각 나라의 그래픽디자인을 샅샅이 살펴본다. 뒤로 갈수록 점점 회화적인 요소가 들어가고 개념과 풍자가 가미된 디자인이 등장하면서부터는 그래픽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점점 커진다.
마지막에는 에필로그처럼 5개국의 그래픽디자인을 비교해본 결과를 다시 한 번 정리해놓았다. 나무만 보는데 그치지 않도록 다시 한번 숲 전체를 정리해주는 참 친절한 책이다. 이렇게 비교하며 정리해 놓은 것을 다시 한 번 읽으니 각 나라의 특징이 한 눈에 잡히며 정리가 된다.
디자인에 관련된 책이지만 디자인을 몰라도 저자가 포인트를 짚어 자세하게 설명해놓은 캡션을 쫓아가다 디자인을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고, 각 나라의 수준 높은 디자인에 한껏 취하다 보면 디자인을 보는 안목과 감각도 저절로 높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책을 읽고 거리를 나서니, 각기 개성을 뽐내며 어지러이 밀집해 있는 거리의 그래픽디자인들이 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그렇다면 우리의 길거리 그래픽디자인은 어떨까? 디자인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우리나라 길거리 그래픽디자인은 과연 우리를 얼마나 대변해 주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간 글씨만 한국어일 뿐 때로는 스위스풍, 때로는 네덜란드풍, 또 때로는 일본풍으로 보이는 그래픽디자인을 많이 봐왔다. 유럽의 길거리 그래픽디자인이 매력적인 이유는 나라마다 역사와 문화에 따라 디자인이 다 달랐기 때문이다. 서로 '다름'에서 매력과 가치가 생긴다면, 이제는 우리의 디자인이 다른 나라와 어떻게 달라야 할지 고민해 볼 때이지 않을까." ---p281
이런 질문으로 시작하게 된 책.. [디자인은 다 다르다] 이 책의 저자 황윤정님은 '삼보일찍(세걸음에 한컷)'이라는 놀림을 받을 정도 나라마다 다른 길거리 그래픽 디자인에 관심을 갖데 된다. 거기다 사물, 시설, 행태, 개념 등을 일반 대중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상징적인 그림으로 나타낸 일종의 그림문자인 픽토그램마저 나라마다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까지 깨닫게 되는데.. 디자인 답사중에 갖게 된 의문에 대한 답을 역사와 사회 그리고 문화적 전통에 연계하여 찾아냈다. 척박한 자연환경과 늦은 산업화를 이룬 독일은 대량생산을 위한 표준화와 기하학적인 형태를 개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독일의 그래픽 디자인은 기능적이고 효율적인 면을 강조한다. 직선적인 도형과 폰트를 사용하고, 단순한 색배합을 쓰는 독일. 하지만 이웃나라 스위스는 독일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했다. 기능성뿐 아니라 심미성까지 놓치지 않은 스위스 디자인은 공용어가 4개나 되는 환경속에서 또 하나의 변화를 갖게 된다. 그것은 바로 여러 언어를 함께 표기하기 위한 그리드 시스템의 발전이다. 그래서 스위스를 가면 독일의 딱딱함이 아니라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가운데 느껴지는 단정함이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근면한 노동과 소박한 생활을 강조한 칼뱅교리의 영향을 받은 네덜란드는 작지만 장식성 높은 소품과 정교한 그림을 갖게 된다. 거기다 자연환경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네덜란드의 그래픽 디자인은 화려하지만 선명하고 명료한 형태를 갖게 된다.
가독성은 떨어지지만 아름다운 프랑스와 전통과 현대의 공존을 보여주는 영국까지..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에서 만난 그래픽 디자인은 정말 달랐다. 책을 읽다 한장씩 골라낸 디자인들을 전혀 무리없이 구별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생각해보면 유럽여행중에 도시의 이미지와도 비슷하다. 공공건물이나 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디자인에서도 그 나라의 문화가 잘 드러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과연 우리나라의 그래픽 디자인은 어떨까? 궁금해지기도 했는데.. 맺는 말을 보니 아직까지는 여러나라의 스타일이 그저 혼재되어 있는 상황인듯 하다. 얼마전 읽은 책에서.. 일본의 도시 이미지를 그들만의 아름다운 글씨체가 느껴진다라고 표현한 걸 본적이 있다. 우리 역시 고유한 문자까지 있는 나라이기에.. 우리의 스타일을 찾고자 한다면 좀 더 쉽지 않을까?
어떤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길거리 그래픽 디자인을 마주치게 된다. 도로표지판, 버스나 지하철 노선도, 철도시간표, 공연 포스터, 전시포스터, 광고 인쇄물, 길거리 벽화, 그라피티, 쓰레기통, 우체통, 공공시설물, 벤치 등.
그런데, 그런 길거리 그래픽은 이웃나라인데도 불구하고 나라마다 그 특색이 다름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저자가 각 나라마다 다른 특색을 나타내는 길거리 그래픽 디자인을 서로 비교해 주고, 그것들의 다름이 나라 마다의 자연환경, 역사적 맥락, 현대의 사회상황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을 그 사례로 들고 있다. 길거리 그래픽 디자인에 관한 책이기에 많은 사진들을 싣고 있는데, 그 사진들만으로도 각 나라의 길거리그래픽 디자인을 비교 분석할 수 있다.
간단하게 유럽의 길거리 그래픽의 특색과 그 이유를 알아보면,
독일 - 최소의 물자로 최대의 효과를.
독일의 디자인을 알려면 자동차 회사인 BMW로 부터 찾아야 한다. BMW 본사의 건물 디자인, BMW 박물관 내의 벤치, 티켓 개찰구에서 간결하고 심플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엿 볼 수 있다. 바로 이런 그래픽 디자인은 질서와 규칙에 강한 독일 제품의 특징과도 맞아 떨어진다.
길거리의 포스터를 보아도 그림이나 사진을 넣지 않은 기하학적 구성과 단순한 색 배합의 포스터가 눈에 명확하게 들어온다. 간결한 아름다움이 존재한다.
이런 디자인은 독일의 자연환경과 역사적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영국과 프랑스에 비해 척박한 땅에, 일조량이 부족한 기후, 통일국가를 이룩하지 못한 역사적 배경,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독일을 고질적인 물자 부족 현상에 시달렸기에 이런 규격화되고, 표준화된 기하학적 형태의 디자인이 발달하게 된다.
스위스 - 독일과 비슷하게, 그러나 독일보다 아름답게.
스위스는 세계적인 디자인 강국이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은 독일처럼 깔끔하고 간결하다. 그러나 독일이 기능성에만 치우쳤다면 스위스는 기하학적 문자를 다양하게 병용시킨 디자인으로 독일과 비슷하지만 기능성과 함께 심미성도 가지고 있다.
네덜란드 - 꽃무늬와 몬드리안이 만나다.
우선, 네덜란드는 집의 지붕에서부터 디자인의 특색을 찾을 수 있다. 네덜란드는 집의 규모가 세금과 연결되었기에 집을 좁게 짓기는 했지만, 지붕만은 호화롭게 장식했다. 그것이 그 집을 나타내는 부의 상징과도 같았기에, 네덜란드의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꽃무늬 패션은 네덜란드 디자인의 오밀조밀하고 화려한 매력을 찾을 수 있다.
책 속의 사진들만 보아도 독일과 스위스에서 보았던 디자인보다는 아기자기하고 화려하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네덜란드의 디자인은 세속적이고 사치스러웠던 상인계급의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래서 사실적인 아트워크가 강하게 나타나고, 선명하고 명료한 가독성을 지닌 디자인이다.
프랑스 - 모든 것이 ART !
프랑스 건축은 단순하고 특이하고 아름다운데, 거기에 대중에게 철학적인 물음을 던진다는 특색을 가지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중한 예술의 깊이가 있다. 프랑스 예술에는 자유와 철학이 담겨 있다. 네덜란드 디자인이 채도 놓은 원색을 즐겨 사용한다면, 프랑스 디자인은 중채도와 저채도를 적절하게 배합하여 부드러우면서도 다채로운 디자인을 선 보인다.
또한 프랑스 그래픽 디자인은 디자인과 회화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을 정도로 예술성이 있는데, 이건 프랑스의 강력한 회화전통과 맥를 같이한다. 그래서 프랑스 길거리 그래픽은 꼭 미술관처럼 다양하고 자유로운 회화적 표현이 넘쳐난다.
영국 - 영국 신사와 펑크족의 기묘한 동거
영국을 가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이 전통적인 건축물과 초현대식 건물이 뒤섞여 있는 도시의 모습이다. 런던 브릿지와 노먼 포스터의 런던 신시청사의 모습이 한 프레임에 들어온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의 미적 감각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풍광이다.
길거리 그래픽 디자인도 이와 다르지 않다. 서로 다른 양면이 공존하여 디자인의 이중적인 면을 볼 수 있다. 색감도 파격적이어서 강한 형광빛이 도는 자극적인 색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영국은 일관된 경향의 디자인을 찾아보기 힘든 모순적인 이중성이 공존하는 디자인의 특색을 보여준다.
유럽의 몇 나라를 한 번에 여행하다 보면 같은 문화을 가졌다고 생각했던 나라들에서 각각 다른 특색의 길거리 그래픽 디자인을 만나게 되는데, 나라 마다의 특색은 확연하게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그런 디자인에는 그 나라의 자연환경과 역사, 사회적 풍경이 그대로 담겨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확실하게 알 수 있다.
" (...) 독일은 엄격한 군인 같았고, 스위스는 깔끔한 수학자 같았으며, 네덜란드는 사치스러운 무역상 같았다. 프랑스는 주근깨 가득한 발랄한 화가 지망생이었고, 영국은 지킬과 아이드였다. " (p. 275)
한 나라의 정체성과 미감은 길거리 그래픽 디자인을 통해서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다.
이 책은 디자인 관련 책이기는 하지만, 유럽 여행을 가면 길거리 그래픽도 눈여겨 보아야 하겠다는 생각를 가지게 된다. 거기에서 그 나라의 예술과 디자인의 역사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책 속에 담겨져 있는 포스터, 건축물, 공공시설물 디자인, 도로표지판 등을 통해서도 그 차이점은 확연하게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