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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

라우로 마르티네스 저자(글) · 김기협 번역
푸른역사 · 2008년 04월 29일
8.8
10점 중 8.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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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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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 말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를 뒤흔든 하나의 살인사건!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은 1478년 4월의 어느 일요일 메디치가를 겨냥한 살인사건 '파치 음모'를 완벽히 재구성하였다. 피렌체를 핏빛으로 물들이며, 피렌체 역사에서 하나의 분기점을 장식한 4월 살인사건이다. 본문에는 악마 같은 열정에 휩싸인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자부심 강하고 재능이 뛰어난 젊은 정치가이자 시인인 로렌초 데 미디치, 교회의 부와 권력을 조카들에게 빼돌리는 데만 열중한 교황, 암살을 출세의 수단으로 삼으려 햇던 추기경, 나폴리의 왕, 용병등을 비롯하여 피렌체의 거부 파치 가문의 유능한 인물들까지, 15세기 말 르네상스를 장식했던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저자는 대미사를 배경으로 벌어진 처절한 사연을 통해 인간 정신의 비극적 측면을 두드러지게 보여준다. 특히 파치 음모에 연루된 사람들의 복합적인 의도와 그에 얽혀있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폭넓고 다양한 시각에서 재구성하였다. 피렌체 공화국의 종말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역사 교양서이지만 소설을 읽는 것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파치 음모'란?
1478년 4월의 어느 일요일, 한 무리의 암살자들이 피렌체의 비공식적 국가원수였던 '위대한 로렌초'와 그의 동생 줄리아노를 피렌체 대성당에서 살해하려 했다. 로렌초는 목숨을 건지지만, 동생 줄리아노는 죽음을 맞이한다. 이 후 피비린내나는 보복이 뒤를 이었다. 이를 '피의 4월'이라고도 부른다. 이 사건을 계기로 피렌체의 역사는 분기점을 맞는다.

작가정보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전환점이 된 이 사건을 완벽하게 재구성한 저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로스앤젤레스)에서 유럽사 교수로 활동했다. 이탈리아의 르네상스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써 호평을 얻은 그의 대표작이 다름 아닌 이 책이다. 현재 그는 교수직에서 물러나 소설가인 아내와 더불어 런던에 살며 신문《타임스》의 문예란에 날카로운 필봉을 휘두르고 있다.

번역 김기협

김기협

195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사학과에서 동양사 공부를 시작해 경북대학교에서 중국 고대 천문학 연구로 석사학위를, 연세대학교에서 마테오 리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편집위원(과학분과), 계명대학교 사학과 교수, 중앙일보 문화전문위원과 한국과학사학회 편집위원을 지냈다. 2002년부터 중국 연변과 한국을 오가며 동아시아 역사를 문명사의 관점에서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바보만들기》,《반란의 천사들》,《역사의 원전》,《소설 장건》 등이 있다.

목차

  • 서장

    음모
    신분 상승
    마네티의 프로필
    파치 가문
    소데리니의 프로필
    로렌초의 등장
    피의 4월
    시신 훼손과 식인 풍속
    군인의 진술
    분노의 대결: 교황과 시민
    파치가의 재앙
    리누치니의 프로필
    영주이자 시민, 로렌초

    결산

책 속으로

등장인물
메디치
위대한 로렌초 : 피렌체의 비공식적인 국가원수(1469~1792). / 줄리아노 : 로렌초의 동생으로 1478년 4월 살해된다.
코시모 : 로렌초의 할아버지. 피렌체의 지도자(1434~1464). / 피에로(통풍쟁이) : 로렌초의 아버지. 피렌체의 비공식적 지도자(1564~1469).

파치
자코포 경 : 은행가이자 상인으로 음모의 주모자. / 프란체스코 : 은행가이자 상인으로 음모의 주모자이며 자포코의 조카.
굴리엘모 : 프란체스코의 동생이자 로렌초 데 메디치의 매부. / 레나토 : 굴리엘모와 프란체스코의 친사촌.

그 밖의 인물
프란체스코 살비아티 : 피사 대주교, 음모의 주모자. / 지롤라모 리아리오 백작 : 이몰라-포를리의 영주이며 교황 식스투스 4세의 조카이자 음모자.

몬테세코 백작 : 교황과 지롤라모 백작의 용병대장으로 음모자. / 교황 식스투스 4세(1471~1481) : 4월
음모의 배후 조정자.

산 조르지오 추기경(라파엘레 산소니 리아리오) : 교황 식스투스 4세의 조카이자 제자.

나폴리 왕 페란테(1458~1494) : 음모의 배후 인물. / 우르비노의 페데리고 공작(d. 1482) : 음모의 배후 인물.

베르나르도 반디니 바론첼리 : 피렌체의 은행가(파치가의 고용인으로 추측)로 음모자.

자코포 브라칠리오니 : 고전학자. 산 조르지오 추기경의 가정교사이며 음모자.

폴리치아노 : 로렌초의 후원을 받는 인문학자이자 시인으로《음모의 회고》의 저자.

출판사 서평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를 뒤흔든 살인사건
-음모와 폭력의 정치 극장
그후 사나흘 동안 너무 많은 죽음이 있어서 마키아벨리가 보기에 “길거리가 시체의 이런저런 토막으로 가득했다”고 한다. 연극과 이야기를 좋아하던《군주론》의 저자를 비롯해 며칠 동안 피렌체 사람들은 소름끼치는 광경과 음향이 넘치는 극장에서 살았음이 틀림없다.
-“피의 4월” 중에서

1478년 4월의 어느 일요일, 한 무리의 암살자들이 메디치가의 두 지도자를 피렌체 대성당에서 암살하려 했다. 피렌체의 비공식 국가원수 ‘위대한 로렌초’와 그의 동생 줄리아노가 표적이었다. 다행히 로렌초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지만, 동생 줄리아노는 차가운 성당 바닥에서 선혈이 낭자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파치 음모’라 알려진 이 사건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피비린내 나는 보복이 뒤따랐다.

15세기 말 르네상스의 중심지 ‘피렌체’를 집중 조명한 책《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April Blood》이 출간되었다. 제목에서도 짐작하겠지만 이 책이 주목한 것은 독특하게도 한 살인사건이다. ‘피의 4월’ 혹은 ‘파치 음모’라 불리는 이 사건으로 피렌체의 역사는 분기점을 맞는다. 13세기부터 이어져 온 피렌체 공화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독재국가로 변모하게 된다. 이 책은 음모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의 복합적인 의도와 그에 얽혀있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폭넓고 다양한 시각에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피렌체 공화국의 종말을 이야기한다.

4월의 피, 메디치의 영욕을 수혈하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에서 복수의 맛을 모르는 자는 사내가 아니었다. 로렌초 또한 아무리 뛰어난 시인이자 감식가였다 하더라도 잔혹한 복수에 가슴이 떨릴 만큼 심약한 인물은 결코 아니었다. 그는 정치가이기도 했던 것이다.
-“음모” 중에서

이야기는 1488년 4월 한 백작의 살해 사건으로 시작된다. 1478년 ‘피의 4월’이 있은 지 꼬박 10년 후의 일이다. “복수의 요리는 차갑게 먹는 것이 좋다”는 프랑스 속담으로 로렌초 데 메디치의 마지막 설욕을 묘사하며 저자는 우리를 서서히 문제의 ‘4월 사건’으로 이끈다.

메디치가 암살 음모사건에는 당시 이탈리아를 이끌던 거의 모든 중요 인물들과 세력이 연루되었다. 이 이야기에는 이탈리아의 최고 권력자가 되려는 야망을 가졌던 로렌초 데 메디치를 비롯해 교회의 부와 권력을 자기 조카들에게 빼돌리는 데 열중한 교황 식스투스 4세, 암살을 출세의 수단으로 삼으려 한 추기경, 나폴리의 왕과 용병으로 고용된 직업군인들, 그리고 피렌체의 거부인 파치 가문의 유력인물들이 등장한다. 저자는 이러한 인간 군상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하면서 한 시대 영욕의 스펙트럼을 펼쳐 보인다. 또한 이야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그 시대의 제도나 관습, 상징 등을 입체적으로 동원하고 있다. 그래서 역사적 배경이 짙게 깔렸음에도 하나의 드라마처럼 생생하고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이러한 이야기를 구성한 저자의 관점과 의도는 분명하다. 그는 나중에 교황 클레멘트 7세가 된 줄리오 데 메디치의 위탁으로《피렌체의 역사》를 썼던 니콜로 마키아벨리 이래 메디치가의 훌륭함을 증명하고 파치가의 몰락을 정당화하는 역사서술의 불균형을 시정하는 것을 하나의 의무로 여기면서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특히 정치적 암살 같은 테러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피의 4월’이라 불리는 사건에 대한 역사서술을 불공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그는 이 사건을 메디치가와 파치가라는 두 가문의 관계를 뛰어넘어 피렌체의 유산계층 전체와 정치구조, 그리고 과거와 미래로 이어지는 역사의 긴 안목에서 조명하고자 했다. 이와 같이 폭넓고 균형을 갖춘 접근은 책의 갈피갈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피렌체 공화정이 몰락한 일차적 책임은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있다고 보았다. 4만 남짓의 인구가 거미줄 같은 관계망을 맺고 있던 르네상스 시대의 피렌체는 로렌초나 파치가 같은 사람들에게 너무 좁은 곳이었다. 저자는 로렌초가 ‘피의 4월’을 모든 권력을 자기 한 사람에게 집중시키기 위해 경쟁자들과 반대자들을 반역자로 몰아 정계에서 축출하는 계기로 삼았다는 것을 입증할 목적으로 사건의 재구성을 시도했다. 로렌초가 사건이 촉발한 공포심을 조장하여 권력을 장악하고, 사건으로 벌어진 유혈사태의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질서를 세운다는 명분으로 독재 권력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이 개혁은 5년 동안만 시행하기로 했지만 이것 역시 하나의 술수였다. 로렌초 일당은 나중에 이 개혁이 계속 시행되도록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멋지게 조율된 이 ‘개혁’은 시기, 의석 수, 거짓말, 협박, 뇌물과 선거 조작이 결합한 종합예술이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정치도 하나의 예술이었다. 적어도 메디치가의 피렌체가 “시민의 손으로”, “헌법에 따라” 통치되는 방법은 그랬다.

당시 로렌초에게는 절대 권력을 행사할 만한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었으나, 공화정 하에서 비공식적으로 군주의 권력을 행사했다. 그는 정부 공금을 전용하면서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았으며, 오히려 자신이 피렌체의 충복이자 애국시민이며 수호자임을 자부했다. 저자는 이런 로렌초가 피렌체 공화국을 위기의 벼랑으로 몰아붙인 장본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공화국의 위기가 그의 뛰어난 재능으로도 어쩔 수 없었던 필연적 귀결이었는지, 아니면 바로 그 재능 때문에 일어난 일인지를 묻는다.

저자는 이 물음에 직접적인 답을 내리는 대신 충분한 암시를 하고 있다. 오늘날의 연구자들이 로렌초에게 불리한 사실들을 많이 밝혀냈다는 것이다. 예컨대 피렌체의 외교정책 실종, 정부 공채 조작, 재판 개입, 공금 착복, 요직 장악, 불량주화 발행, 심지어 중매를 빙자해 억지 결혼을 시킨 일 등이 지적됐다. 그런데 공식적인 직책 없이 어떻게 이런 절대 권력의 행사가 가능했을까? 저자는 메디치가만의 독특한 통치방식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
통념과 달리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사람들의 재능은 예술과 문학 분야에만 발휘된 게 아니었다. 정치에도 그 못지않은 재능이 발현되었는데, 특히 메디치 시대 피렌체의 거물 정치가들 가운데는 뛰어난 천재들이 많았다. 따라서 1478년 4월 피렌체의 피바다를 이해하려면 이러한 정치적 면모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 역사에 관한 엄청난 분량의 근래 연구에서는 정치를 매우 축소해서 보거나 심지어 아주 무시하기까지 하고 있다. 정치라는 것이 더럽고 사악한 것이거나, 아니면 너무나 재미없는 것이어서 입에 담지 않는 편이 좋다고 여기는 듯하다.

정치가 ‘비열하고 더러운’ 것이었다고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재미없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이를 도외시한다는 것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도시의 역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 하나를 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조그맣고, 빽빽하고, 주의력이 높고, 근면하고, 성벽으로(베네치아의 경우는 바닷물로) 둘러싸인 하나하나의 도시가 정치의 무대였다. 국가의 권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공간이었다.
-“서장” 중에서

로렌초의 권력행사는 상당한 범위의 시민들과 가문들이 자유의지에 의해서든, 뇌물이나 강압에 의해서든 동의와 협조를 할 때만이 가능할 수 있었다. 그가 만들어낸 인물들이라 할 수 있는 벼락출세자들은 로렌초의 뜻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로렌초의 도움 없이는 독자적인 정치적 기반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그의 아들 피에로조차 그러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권력기반이 상실된 얼마 후에 그는 실각하고 만다.

이러한 비극은 결국 로렌초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그는 처음에는 두려움과 기대감을 불러일으켜 놓고, 다음에는 그것을 이용해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대중독재’를 확립시켰다. 피렌체 공화국의 국가권력을 메디치가의 전유물로 만들면서 그는 메디치가에게 좋은 일이 바로 피렌체에게 좋은 일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이러한 확신이 피렌체 공화국의 종말을 초래했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91510661
발행(출시)일자 2008년 04월 29일
쪽수 496쪽
크기
148 * 210 mm
총권수 1권
원서(번역서)명/저자명 April blood/Martines, Lau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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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역사, 특히나 중세사에 대한 식견이 없는 나로서는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이라는 책 제목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이 책 역시 내 스스로 고른 책이 아니라 누군가 내게 던져 준 책이었기 때문에 나는 '다빈치 코드'류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에 깐 소설책이려니 했다. (이 무지함이란....)
 
과학과 예술의 르네상스를 일컬을 때 그 후원자로서 이름이 빠지지 않는 메디치가문은 15세기 이탈리아의 명문가였다. 상업으로 시작해 금융업으로 거부가 된 메디치 가문은 이탈리아 공화정치의 막후 실력자였으며 사실상 피렌체시의 군주나 다름없었다. 합법화된 실권은 없으나 교황과 군주들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막강한 세도가 였다. 이러한 메디치가는 뛰어난 정치가인 '로렌초 메디치'를 통해 절대적인 권력으로 부상하게 된다. 교황을 배출하고 왕실과의 정략결혼과, 반대파에 대한 잔인한 보복과 숙청을 통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로렌초 메디치에 대한 암살기도와 그로 인해 그의 동생 줄리아노 메디치가 살해된 1478년의 살인사건을 토대로 그 사건의 막후에 얽힌 세력들과 각 세력들의 갈등, 그리고 이를 통해 권력을 평정한 메디치가와 메디치가에 의해 잔인하게 숙청된 파치가문의 이야기를 통해 르네상스 시대 권력암투와 공화정에서 독재정치로 나아간 시대적 배경, 절대권력에 의해 쓰인 메디치가문의 편에 선 수 많은 역사서들이 집어내지 않았던 메디치가의 숨겨진 의혹과 비리에 관한 이야기를 그려낸 책이다.
 
원제인 'April blood'처럼 4월 사건 그 자체로도 놀라운 이야기들이 많지만 그 당시 부패한 카톨릭 교회와 교황들의 이야기는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교황이 신성한 종교의 대리자가 아니라 세속적인 권력과 동일한 수단이었다는 것은 종교혁명의 배경이 이런 것에 있었을 것이라는 짐작을 가능하게 해준다. 로렌초 메디치는 스스로 뛰어난 사람이었고, 다분히 정치적인 인물이었다. 그로 인해 메디치가는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권력을 이뤄냈지만 그의 사망과 함께 그 권력을 넘겨주어야만 했다.
 
정쟁 뿐 아니라 잔인한 처형의 풍습도 끔찍하다. 그러므로 어쩌면 메디치의 정치는 권력을 잡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생명을 부지 하기 위한 싸움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정치적인 패배는 곧 잔인한 숙청과 연계되었으니 말이다.
 
요즘이라고 이런 법칙이 어긋나지는 않을 것 같다. 단, 정치적 숙청이 배를 가르고 심장을 꺼내 씹고 팔다리를 잘라내는 육체적인 혹형이 아닐 뿐, 한 사람의 사회적, 정치적 생명을 깨끗이 끊어버리는 잔인한 숙청이 없다고 말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책을 옮긴이의 한 구절이 인상깊게 와 닿았다. "권력이란 남을 내 의지대로 강제할 수 있는 합법적인 폭력이다." 라는. 아무리 문명화되고 세련된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피비린내나는 권력의 속성이야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살기 위해 남을 죽여야 하는 끝없는 권력투쟁은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끝없이 존속하게 될 치명적인 유혹 같은 것이 아닐까?
10점 중 7.5점
[서평 도서] 약간의 의무를 담은.제목에 명시한 대로 서평 도서이고, 그저 의무를 담아 작성한다. 독서를 완료한 시점이 7월 9일, 거의 보름 동안 책을 붙들고 있었고, 리뷰 작성은 오늘 시작했으니 차일피일 미루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지금에서야 이른바 발버둥을 치는 것이다. 일단, 여러 가지 수습할 일과 더위를 핑계 삼아 스리슬쩍 구석에 제키고 몰라라 내버려둔 스스로를 반성하며.사실, 신청했던 당시에는 엄청 기대했던 책이었다. ‘살인사건’, ‘재구성’ 두 가지 키워드로. 역사서라는 걸 까맣게 잊고, 소설로 풀어냈을 거라 판단했던 것이다. 독자에 대한 도전이랄까, 갖가지 장치를 매달고, 심어놓고, 열쇠를 숨겨놓았다고. 그런 호기심을 계기로 처음엔 그냥 댓글 달아보자 했는데, 덜컥 뽑힐 줄도 몰랐고, 기대에 부풀었다가 풀썩 주저앉게 되리라고 전혀 생각을 못했다. 책 자체로 따지면, 더없이 훌륭하다.(만약, 원서로 읽는다면.) 방대한 분량, 치밀한 준비 과정, 어마어마한 참고 도서, 주석, 그 무엇보다도 꼼꼼하고 치밀했던 작가의 집중력과 노력에 마구 점수를 주게 되었다. 다만, 미적지근한 독서(질질 끄는 쪽이 아니라, 홀딱 빠져 다른 과제를 잊을 정도로 파고들지를 않았다는 것. 재차 읽으면 그나마 헐렁헐렁한 독서에서 벗어날 수 있을 듯. 그 후에 덧붙임 리뷰를 작성할 계획. 우선은 약속 기한을 지키기 위한 발악;)를 했던지라 밑바탕에 깔아두고 끌어올 메모가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다. - 특히, 재산에 관해 언급할 때, 지루해서 읽기가 더뎠다. 개인적으로 예술 관련에 솔깃했다.  - 편집이 허술했던지, 곳곳 발견되는 오*탈자와 어쩐지 대충 해치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업의 영상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엉성함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교정을 제대로 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말하자면, 성의가 없다고 할까. (감사하게도, 틀린 부분들을 먼저 리뷰 올리신 분이 지적하여 남겨주셔서 나는 생략<-멋대로;)예전에는, 일일이 틀린 것 수정 끼적임을 가했는데, 이번 독서는 생략해서 어쩔 수 없었음. (또 반성;)반복하는 얘기인데, ‘균형을 맞추기 위한’ 작가의 의도가 좋았다. ‘테러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던 당시의 상황 때문에, 한쪽으로 치우진 기록만 무수했음에, ‘합리성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일념 하에 몰입했다는 게 더 이상의 부연설명이 필요 없다 싶을 만큼 대단하다. 책을 읽는 내내 오직 이 한 가지만 머릿속에 담아놓고 어떻게든 정독을 시도했는데, 시원섭섭하다……. 그리고 하나 더. 되풀이되는 역사라는 게 착잡할 뿐이다. 그 ‘장본인’들이 잘못한 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아니, 엄연히 판가름이 나서 확실히 드러나고 있음에도 오히려 덮으려는 꼬락서니를 보이고, 큰 소리를 치고, 더한 폭력을 일삼는 것에 분노의 기운이 모인다. 그 에너지가 활활 타오른 뒤에도 홧홧함은 제거되지 않았고, 못내 답답하고 씁쓸하기만 하다.어쨌든, 기회가 닿은 것에는 깊이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고 돋보였던 부분.1. 231~249: 시신훼손&식인풍속 사례를 들어 세세하게 설명.2. 237: 죽음의 골고다 행진.3. 202~203: 탈출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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