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훅스 계급에 대해 말하지 않기
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겨레신문 > 2016년 10월 3주 선정
'미국의 빈민 3,800만 명 중 대부분이 백인인데도 왜 미국에서는 가난한 사람하면 흑인을 떠올릴까, 부의 힘이라는 환상이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을 계속 가난하게 만드는 걸까?' 벨 훅스는 위와 같은 질문을 계급과 인종, 국가와 개인 차원에서 에세이 형식을 빌려 풀어나간다.
저자는 계급에 대한 침묵을 거듭하는 미국에서 계급주의가 어떻게 페미니즘을 훼손했는지, 빈곤층과의 연대는 무엇인지, 소비주의와 탐욕의 정치는 무엇인지 낱낱이 파헤치며, 왜 여전히 ‘계급’이 유효한 문제인지 제시한다. 또한,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통해 ‘돈’과 ‘탐욕’의 관계를 추적하고, 인종과 성gender에 따른 또 다른 계급 차별을 지적하며, 공동체와 단순하게 살기, 빈민층과의 연대, 공정한 경제 체제 구성 등 다양한 방법론을 풀어내고 있다.
작가정보
미국의 흑인 페미니스트 사상가이자, 젠더․인종․계급․문화의 정치학에 관한 다수의 비평서를 집필한 문화비평가, 교육가, 영문학자이다.
1952년 미국 남부 켄터키 주의 흑인분리구역에서 태어나 1973년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하고, 1976년 위스콘신 대학에서 석사, 1983년 캘리포니아 산타 쿠르즈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작가 다이안 미들러브룩의 여성학 강의를 통해 페미니즘에 눈뜬 벨 훅스는 백인 중심의 영문학계에서 토니 모리슨 등 흑인 여성작가를 재평가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해왔다.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더욱 유명한 그녀는 미국 흑인여성운동의 대모이자, 세계불교여성지도자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 뉴욕시립대( City College of New York)에서 영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 《나는 여자가 아닙니까: 흑인 여성과 페미니즘Ain’t I a Woman?: Black Women and Feminism》, 《페미니즘 이론: 주변에서 중심까지Feminist Theory: From Margin to Center》, 《행복한 페미니즘Feminism is for Everybody》, 《사랑의 모든 것All about love : new visions》등이 있다.
번역 이경아
한국외대 러시아어과와 동대학 통번역대학원 한노과를 졸업했다. 현재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나를 숲으로 초대한 새들》, 《이타카, 에코빌리지》, 《행복 - 영국 BBC 다큐멘터리, 행복 전문가 6인이 밝히는 행복의 심리학》, 《과부마을 이야기 1, 2》, 《톨스토이 365》 등이 있다.
목차
- 머리글
서문 - 계급이 중요하다
1장 개인을 정치적으로 만들기
2장 계급에 눈뜨기
3장 계급과 단순하게 살기의 정치
4장 머니 헝그리
5장 탐욕의 정치
6장 부자 되기
7장 ‘나부터’
8장 계급과 인종
9장 페미니즘과 계급 권력
10장 숨겨진 가난의 얼굴, 백인 빈곤층
11장 빈민층과의 연대
12장 계급을 핑계 대다
13장 계급의 경계를 넘어
14장 계급 제도 없는 삶
찾아보기
책 속으로
침묵을 깬다는 것-계급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은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그 세상에서는 모두가 부를 공유할 수 있고, 정의가 개인과 공공의 생활에서 올바르게 실현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 모두가 이 자리에 그대로 갇혀서 우리의 계급이나 나라의 운명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전에, 바로 지금이 계급에 관해 말하고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이야기해야 할 때이다.
-7쪽
변화하는 계급 현실이 불안을 야기하며 개인의 삶을 영원히 바꿔 놓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위협적이고 정치적인 변화이다. 중서부의 다른 지역처럼 공장은 문을 닫고, 작은 대학들이 인원을 감축하고, 정규직은 ‘사라지고’ 비정규직이 급속도로 국가 표준이 되고 있다. 계급 문제는 시급하게 논의되어야 하지만 아무도 선뜻 입을 열지 않는다.
미국에서 사람들이 계급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는 돈과 관련한 이야기를 할 때이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미국은 열심히 일을 하면 누구나 정상에 설 수 있는 계급 없는 사회라고 믿었다. 그런데 계급 없는 사회에 정상이란 것이 있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본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사람들 사이에 부의 차이가 있다는 것은 잘 알 수 있지만 계급 차이와 계급주의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인종차별주의 이후에 등장한 성차별주의의 문제점은 계급주의의 문제점보다 훨씬 잘 부각되기 때문에 저항하기도 더 쉽다. 우리 사회는 가난하면 아무런 목소리도 낼 수 없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계급을 조직하고 계급을 인식하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다.
-15~16쪽
출판사 서평
보이지 않는 주홍 글씨, 계급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문화비평가이자 흑인 페미니스트인 벨 훅스는 이 책에서 우리 사회 문제의 핵심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누구도 감히 먼저 말하지 않았던 ‘계급’을 국가와 개인의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다루었다.
벨 훅스는 미국의 빈민 3,800만 명 중 대부분이 백인인데도 왜 미국에서는 가난한 사람하면 흑인을 떠올릴까? 부의 힘이라는 환상이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을 계속 가난하게 만드는 걸까? 부유한 흑인은 부유한 백인보다 계급에 대해 더 많이 알까? 왜 우리는 항상 많은 돈이 필요할까 같은 의문을 계급과 인종, 국가와 개인 차원에서 에세이 형식을 빌려 풀어가고 있다.
IMF 이후 ‘계급’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여겨져 왔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합심해서 나라와 경제를 살리는 데 ‘계급’은 아무런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고소영’과 ‘강부자’가 의미심장한 유행어가 된 오늘, 우리는 서로의 계급이 불편하지만 숨길 수 없을 정도로 명확해진 시대에 살고 있다.
부의 상징인 타워팰리스와 불과 10여분 거리에 있는 판자촌 구룡마을은 한국 사회에서 ‘부’와 계급의 상관관계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그런데 왜 우리 사회의 ‘국민’들은 몇 십 억을 호가하는 고급 아파트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동네가 공존하는 현실을 앞에 두고 ‘계급 없는 사회’란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일까? 그리고 회복되기 힘든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는 양극화 사회에 과연 계급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미국은 과연 ‘계급 없는 사회’인가?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산다는 미국이 빈부 차가 커지고, 계급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정작 아무도 ‘계급’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사람들이 계급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는 돈과 관련한 이야기를 할 때다. 그들은 오랫동안 미국은 열심히 일을 하면 누구나 정상에 설 수 있는 ‘계급 없는 사회’라고 믿었다. 그런데 계급 없는 사회에 정상이란 것이 있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본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미국인들은 사람들 사이에 부의 차이가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계급 차이와 계급주의는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 그런 것이 존재한다고 인정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들은 사람들이 다양한 계급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계급 지위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고 믿기 때문이다.
마이클 무어의 ‘식코Sicko'를 통해 폭로되었지만, 평등과 기회의 땅 미국에서 부유하다는 것은 엄청난 특권 계급으로 군림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다. ‘계급 없는 사회’ 미국을 믿고 있는 이들은 바로 그 특권 계급과 정치인, 언론의 카르텔이 형성한 거미줄에 걸린 사람들이다.
안타깝게도 미국을 닮지 못해 안달이 난 한국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미국과 흡사한 상황이 적지 않다.
자신들의 계급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철저한 보안 속에 살고 있는 미국의 부자들은 엄격한 경비 시스템을 적용하는 타워팰리스를 비롯한 강남의 고급 아파트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가난하고 힘들며, 오랫동안 일해도 여전히 먹고살기가 빠듯한 3,8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을 국가가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 미국과 결식 지원을 받는 아이들이 40만을 육박하고, 그나마 방학에는 지원마저 끊기는 한국은 딱 들어맞는 퍼즐 같다.
미국과 한국 모두 소득과 학력 등 ‘물질적 부’를 끌어올리는 수단이 없으면 ‘유전무죄’와 가난, 학력을 포괄한 계급이 대물림되고 있는 것이다. 이래도 미국은 ‘계급 없는 사회’일까?
침묵을 거듭하는 사회에서 계급은 더 이상 사어死語가 아니다.
벨 훅스는 빈부 격차 해소와 계급주의 타파를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미국 사회는 머지않아 계급투쟁의 장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또한 계급투쟁의 장으로 변하는데 가속도가 붙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시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비정규직과 88만원 세대를 비롯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투쟁 등 한국 사회의 계급투쟁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변화하는 계급 현실이 불안을 야기하며 개인의 삶을 영원히 바꿔 놓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위협적이고 정치적인 변화이다.
벨 훅스는 이 책을 통해 계급에 대한 침묵을 거듭하는 미국에서 계급주의가 어떻게 페미니즘을 훼손했는지, 빈곤층과의 연대는 무엇인지, 소비주의와 탐욕의 정치는 무엇인지 낱낱이 파헤치며, 왜 여전히 ‘계급’이 유효한 문제인지 제시하고 있다. 또한,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통해 ‘돈’과 ‘탐욕’의 관계를 추적하고, 인종과 성gender에 따른 또 다른 계급 차별을 지적하며, 공동체와 단순하게 살기, 빈민층과의 연대, 공정한 경제 체제 구성 등 다양한 방법론을 풀어내고 있다.
‘계급 없는 사회’라는 가면을 쓰고 있는 미국의 계급 문제는 ‘강부자’와 ‘고소영’이라는 신흥 지배 계급이 등장한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벨 훅스가 고발한 미국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 사회 곳곳에 도사린 양극화와 계급주의를 타파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지, 왜 지금이 계급에 관해 이야기해야 할 때인지에 대한 적절한 답이 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1195240 |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05월 16일 | ||
쪽수 | 223쪽 | ||
크기 |
148 * 210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Where we stand : class matters/Hooks, B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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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미국 사회가 누구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계급 없는 사회라는 신화를 깰 것을 주문한다(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나는 생각한다). 마케팅과 광고를 통해 계급 없는 사회에 대한 헛된 신화를 조장한 언론(특히 TV)을 비판하는 벨 훅스는 계급적 특권이 없는 사람들이 부자들과 같은 물건을 소비함으로써 그들처럼 부와 권력을 쥘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들은 부자들의 계급적 이해관계에 동조하면서 스스로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한다고 경고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부자들의 착취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마도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이 이 텍스트를 관통하는 주제가 아닐까 아닌가 싶다. 저자는 계급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 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새로운 세상(부를 공유, 정의가 개인과 공공의 생활에서 올바르게 실현되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다지 두껍지 않으며 그다지 어렵지 않은 언어로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관계에 대해서 깊이있게 지적한 저자의 내공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돈이 모든 가치의 척도가 된 문화에서는 다양한 가치가 존재할 수 없다. 이미 이러한 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에서 내가 서 있는 자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겠다.
저자의 설명대로 그녀는 페미니스트이자 문화비평가이다. 그리고 흑인이다. 우리가 그동안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라는 것은 많이 들어봤다. 영화에서나 책에서나.. 문화에서 이런 것을 느낄 정도면 일상적인 사회에선 그보다 더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어쩌면 단일민족으로 반만년을 살아온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나에게 느끼지못한 흑인인권. 이 사람들의 문제에 대해 적나라하게 표현되어있다.
계급.. 어쩌면 능력이 되면 당연히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 단어이다. 하지만 인종색이 다른 그들에게서 계급은 이미 한계를 넘을 수 없는 벽이 되어있을 뿐이다. 어쩌면 계급이 있기에 인종에 대한 벽도 자연스레 생긴 것인지 모른다.
흑인 중에서도 흔히 노동계급에서 올라선 그들에게 연대성을 바라는 것이 사실 계급을 뛰어넘을 수 있는 계기이자 도약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백인들과 같은 위치를 위해 싸울뿐이지, 자신들을 바라본 사람들에게 어떠한 마음을 가지지못한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일이 이루어진 것은 예전 연대의식을 바라는 벨훅스의 욕심일지도 모른다. 산업시대에 접어들면서 예전처럼 노동착취를 당하며 끈끈하게 뭉치던 연대의식은 사라진지 오래일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미국은 이런 문제에 대해 막강한 위치에서 발언하는 사람이 없으니 더욱 관심밖의 일로 만들 뿐이었다. 사실 미국만큼 보이지않는 계급에 대해 강한 나라도 없을 것이다. 지금은 예전보다 많이 사라졌지만, 동양인에 대한 차별도 심각하다. 부에 대한 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권력자가 다른 계층의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커버를 해주느냐에 따라 전반적인 계급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그동안 미국의 고질적인 성격인 '흑인에 대한 언론잠재우기'는 어느 정도 사라질 듯 싶다. 하지만 오바마가 '흑인'이라는 점으로서 모든 것이 해결되진 않을 듯 싶다. 그가 펼쳐내는 정책이라던가 모습이 자신에게 몰표 가까이 보내준 흑인들에게 도움을 줄지.... 예전보단 적어지겠지만, 적어도 보이지않는 계급은 '부'를 얼마나 장악하느냐에 따라 계급이 달라질 것이다. 이 책에서 사회에서 우리가 모르게 차별받는 많은 이들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계급을 없애고, 유산계급을 타도하자고 생겨난 것이 바로 공산주의였다. 이제 그 공산주의는 지구상에서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었다. 몇몇 남지 않은 스스로를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 국가라고 칭하는 나라들에서도 그 진정한 의미는 퇴색된지 이미 오래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이제 계급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책이 나왔다, "계급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기" 이것이 그 책의 제목이란다. 공산주의와의 오랜 힘겨루기에서 승리한 승리의 주역인 미국에서 나온 책의 제목이다.
이 책이 말하는 것은 "계급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라는 것이다. 단지 계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거나, 계급적인 사회현상을 계급적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려고 하기 때문에 계급이라는 단어가 사회의 표면에 떠오르지 않을 뿐이라는 것이다.
빈부격차가 점점 더 커지면서 오히려 계급문제는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것을 미리 해결하지 않으면 나중에 큰 아픔을 겪을수가 있다. 저자는 그것을 안타까워하는 것 같다. 저소득층의 자녀가 성공해서 상류층으로 편입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신분과 부의 정도가 세습화되어가는 사회. 이것이 바로 아메리칸 드림으로 유명한, 자유의 상징인 미국의 오늘날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오늘날도 미국은 진보를 이야기하고 자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것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고. 지금 미국에서 국내문제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는 사회적 의제는 인종문제와 성차별의 문제이다.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면 어떻게든 해결책이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마침내 흑인이 대통령이 되기도 하고, 여성이 대통령 후보가 될뻔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저자는 그것이 허위라고 말한다. 예외적으로 성공한 흑인의 경우는 자신을 흑인이라는 정체성보다는 부자라는 정체성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남자보다 어려운 경쟁에서 힘겹게 성공한 여성도 마찬가지다. 그녀도 자신을 성공한 여성리더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의 정상을 밟게된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계급이동에 성공한 사람들일 뿐이라는 생각인것 같다. 그리고 그들의 성공을 이야기하며 미국사회는 여전히 신분이동이 가능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아메리칸드림이 살아 있는 것이란고 말하는 것은 오류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의 사회가 계급이라는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현상의 결과라는 이야기이다
기회에 땅 미국.. 자본주의의 나라 미국에서 일어나는 여러 계층간 불만과 불안.. 그리고 그것의 고착화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 한다. 그러나 이것이 한국이라는 이미지와 더욱더 가슴아픈 현실은 '고소영''강부자'라는 이색어구가 난무하는 요즘의 세태가 한탄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계급의 차이, 계급착취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은 계급제도가 없는 나라라고 계속 믿고 있다. 왜 그럴까. 사람들이 다양한 계급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게급지위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고 믿기 때문이다.
심각한 불평등과 경제 피라미드의 최하층을 차지하는 사람들이라면 도저히 위로 올라갈 수 없도록 발목을 잡는 각종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밑바닥부터 힘차게 위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소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스스로를 운이 좋다고 행운아라고 축복받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민주적 사회주의에 동조한다.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계급제도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참여경제의 이상을 추구한다."
그땐 몰랐지만 참 폭력적인 조사였지. 가족, 부모님 학력, 재산 등을 모두가 앉아 있는
교실에서 손을 들게 했으니. -_- 고등학교 때만 해도 평범하다 생각했던 우리집, 우리식구들.
일일드라마에 나오는 화목한 가정 정도는 아니더라도.. 나름 중산층의 행복한 집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대학에서 중산층의 환상을 확 깬 게지. 중산층은 쥐뿔....!
벨 훅스는 미국 사람들이 자신이 처해 있는 위치를 모른다고 하는데, 나야말로 내가 어디에 서 있었는지, 우리집은 어떤 경제력을 가지고 있었는지 전혀 몰랐던 것 같다.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읽는 듯.. 약간 나사 빠진 정신머리로 읽었지만.. 벨 훅스가 도대체 미국이 뭐가 문제인지, 계급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말하는 건 알아듣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내가 곧 죽어도 중산층이라고 믿고 있던 것은 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심은 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생각하게 됐으니까. 사회의 구조적 모순도 문제지만, 나와 가족의 인식, 언론과 미디어의 세뇌 등도 문제였던 거다.(오늘부터 울엄마 일일드라마 못 보게 해야겠다. ㅎㅎ)
벨 훅스의 <행복한 페미니즘>을 재미있게 읽은 터라 이 책도 은근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좋은 내용이 담긴 것 같아서 좋다. 제목에 나오는 '계급'에서 어렵지 않을까, 살짝 망설였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자기 경험담을 계급이랑 잘 버무려서 풀었다. 책 초반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할 정도로 그녀의 어린시절과 가족이 궁금했으니까.
광우병이네, 수돗물 민영화네 해서 여기저기 뒤숭숭하기 이를 데가 없는 요즘, 내가 가진 위치와 자리를 정확히 보는 건 참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이를테면 나는 청정한우를 사먹을 수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 하는 걸 냉정하게 따져보는 거지. 카드만 있다면야 얼마든지 긁을 수 있지만.. 그걸 갚을 능력이 되는가를 따져야 하는 것처럼.
"인간의 자유 의사를 부정하고, 인간의 본성은 타락한 것"이란 인간속성의 관점으로써 Jansenism의 종교적인 부분을 배제한 인간 정의적 관점에서서 여성 독자의 한 사람으로써 나 자신의 페미니즘 적인, 그리고 시장경제에 놓여있는 현실에서의 계급에 관해 많은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던 나로써는 상당히 시니컬하게 읽기 시작하고 부정도 하였지만 책 말미에 가서는 내가 너무나도 공감하고 있었기에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계급. 즉. 페미니즘적인 시각에서의 계급, 또한 인종차별에 입각하여 바라본 계급을 얘기한다. 허구적인 소설을 제외하고 이런 교양서를 읽을 때 항상 주시하는 점이 저자의 경험이 바탕이 된 것인지 아니면 단지 학문적인 사상을 울부짖는지를 유심히 보곤 하는데, 이 책은 그 점에서 상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주제를 이끌어 나간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또한 그로 인해 다소 무거워 보일 수 있는 주제가 쉽게 다가올 수 있었다.
문득 문득 내가 왜 이렇게 부정을 하고 있는걸 까란 생각을 하면서, 현실을 부정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으며 현실을 냉혹히 분석 및 파악한 작가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 나에게 또 하나의 큰 동기부여를 하였다.
이 책은 나에게 촛불을 들고 나가 싸우는 이들의 당위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다.
청계천에 나가 싸우고 있는 이들은 한 나라의 돈이나 명예보다는
모든(돈이 있거나 없거나에 상관없이) 국민들을 존중할 줄 아는 정부를 원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모든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살 수 있는
계급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인 것 같은데,
국민으로서 더 나아가 인간으로서 우리의 권리를 찾아야만하는 이유를 듣게 된 것 같아
마음이 든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