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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레터

영화 속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신지혜 , 최지영 저자(글)
루비박스 · 2009년 0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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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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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편지들로 시대의 명작 영화를 훔쳐보다!
영화 주인공들과 만나는 설렘을 담은 편지 『시네마 레터』. CBS FM「신지혜의 영화음악」의 코너 '시네마 레터'를 통해 사랑 받았던 영화들이 펼쳐진다.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와 기본 정보, 저자들의 짧은 감상을 덧붙였다. 이외에도 영화 속 연인들의 심리를 남녀 주인공의 독백으로 풀어본 이색 코너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의 일부를 수록했다.

나이 예순 셋 하지만 한 번도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한 적 없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의 해리. 그는 죽을 때까지 써도 다 쓸 수 없을 정도로 돈이 많고 늘 스무 살 이상 차이 나는 젊은 애인이 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또래 여성과 사랑에 빠졌다! 이 책은 해리가 독백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와 그가 사랑한 에리카가 들려주는 그녀의 마음을 엿본다.

〈말아톤〉에서 초원이의 상상 속 친구였던 세렝게티의 얼룩말이 초원이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네고 이미 세상을 떠난 〈괴물〉의 현서가 미처 전하지 못한 말을 남긴다. 또한 〈살인의 추억〉의 박두만 형사가 〈다이하드〉의 맥클라인 형사에게 안부를 묻고, 〈태양은 가득히〉의 교활한 톰 리플리는 관객들을 향해 자신을 변호하기도 한다.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영화들을 편지로 풀어가는 이 책은 영화 속 장면이 담긴 사진으로 가물가물 희미해지는 영화의 기억을 되살린다.

작가정보

저자(글) 신지혜

신지혜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애호가이자, CBS FM 〈신지혜의 영화음악〉(‘신영음’)지기, 아나운서. 여러 매체에 영화와 관련된 글을 기고하고 있다. 10년간 신영음을 1인 제작시스템으로 만든 만큼 영화와 영화음악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나운서보다는 ‘신영음지기’ 신지혜로 알고 있다. 훗날 누군가가 지난 시절을 떠올리며 ‘그래도 신영음이 최고였어’라고 회상해 주기를 바라는 욕심쟁이다. ‘방송은 목표, 영화는 꿈’. 학창시절 다이어리에 써놓았던 문구를 이루어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저자(글) 최지영

1997년 라디오 구성작가로 활동을 시작해, 2006년 CBS FM 〈신지혜의 영화음악〉을 담당하면서 ‘영화 읽어주는 여자’, ‘시네마 레터’ 등이 영화 관련 원고를 집필했다. 2005년 한국문화진흥회 주최, 1회 구성작가상(라디오 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목차

  • 들어가는 글 - 신지혜
    영화가 말을 걸다, 영화에 말을 걸다 - 최지영
    마음을 설레게 하는 편지, 시네마레터 - 전진수

    글래디 에이터
    러브레터
    그린 파파야 향기
    내 마음의 풍금
    8월의 크리스마스
    접속
    봄날은 간다
    미션
    아이 앰 샘
    냉정과 열정 사이
    살인의 추억
    시네마 천국
    러브 액츄얼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화양연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아는 여자
    번지점프를 하다
    카사블랑카
    첨밀밀
    시카고
    웰컴 투 동막골
    말아톤
    원스
    괴물
    반지의 제왕
    캐스트 어웨이
    올드 보이
    친절한 금자씨
    아멜리에
    여인의 향기
    식스센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스캐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태양은 가득히
    인생은 아름다워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

책 속으로

오, 막시무스. 저기 밀밭 사이로 당신이 걸어오네요. 노예 검투사가 아닌 존귀한 장군이던 그때처럼, 빛나는 갑옷을 입고 당당하게 걸어오고 있어요. 당신도 제가, 우리 아이가 보이나요? 당신 많이 힘들었지요. 이제 이생의 힘든 일일랑 다 내려놓아요. 대신 우리 이제 행복하기로 해요. 얼굴을 맞대고 도란도란 밤새 이야기하기로 해요. 아… 밀밭에 부는 바람이 참 좋네요. -글래디에이터 p.13

여보, 홍연 여사. 그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우리가 함께해 온 세월이 35년이오. 세월이 무언지. 신혼 때만 해도 선생님, 선생님, 깍듯하게 대하던 당신이 점점 나를 아이 취급하게 된 게 언제부터였을까? “아휴……이이는 애라니까, 나 없으면 암것도 못 해요.” 하루가 멀다 하고 듣는 그 소리가 싫지 않은 건, 옛 제자 앞에서 기꺼이 아이가 되고 싶은 건, 그래요, 내 당신의 잔소리에 담긴 사랑을 알기 때문이지. 여보, 그런데 그거 아오? 당신은 지금도 열일곱 처녀처럼 곱게 웃는다는 걸. 보자, 당신 전화가 올 때가 되었는데…. 어서 빨리 아이처럼 재잘재잘 소식을 전해줄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싶구려. 〈중략〉 늦둥이 남동생을 덜렁덜렁 업고 고무줄놀이를 하고 선생님이 아무 의미 없이 팔뚝을 꼬집어도 가슴이 설레어 산에 올라 ‘와아’ 소리를 지르던 사랑스러운 열일곱 홍연. 그리고 그런 홍연을 재미있게 바라보던 선생 수하. 영화의 마지막에서 암시하듯, 이들이 결혼을 했다면 분명 이 레터처럼 살고 있으리라. -내 마음의 풍금 p.25-26

그런데 말이야, 존 형사. 나 말이지, 실은 마음 한편이 씁쓸하다네. 우리나라 수사 현장이란 게 그래. 불과 20년 전만 해도 범인 검거를 위한 DNA 조사조차 외국 손을 빌려야 했던 게 우리 현실이거든. 형사는 현장을 지켜야 한다. 큰소리를 쳤지만 실은 그저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돌았던 순간도 많았다네. 그땐 솔직히 당신네 미국 같은 나라가 부럽기도 하더라. 아! 마나 미치도록 잡고 싶었던지…. 지금도 어디선가 뻔뻔하게 살아갈 살인마를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네. 나도 존, 자네처럼 꼭 한 번 내 손으로 범인을 응징하고 싶은데, 휴우~ 이젠 현직에서 떠났으니 그마저 기회가 없네그려. -살인의 추억 p.61

그래도 토토. 단 하루도 널 그리워하지 않은 날은 없었다. 그래. 늘 그리웠지. 하지만 참고 또 참았단다. 너는 훨훨 날아가는 새이길 바랐지. 토토야, 너에게 남긴 나의 마지막 선물을 받아주겠니? 지금이야 싱겁기 짝이 없지만 그 시절, 그토록 우리를 감질나게 하던 키스신들. 아마 그걸 보며 넌 웃고 또 울겠지. 소년 토토를 가슴에 품고 산 너라면, 아마 그럴게다. 그리고 토토야, 그 눈물 어린 미소의 끝자락에…… 나와 함께한 시절도 기억해주겠느냐. -시네마 천국 p.66

왕가위도 나이가 들었다. 우리도 나이가 들었다. 그리고 2000년 〈화양연화〉를 만났다. 그의 색色은 여전히 강렬했지만 어찌된 일일까. 〈중경삼림〉의 넘치는 대사는 간데없고 묵직한 침묵이 자리를 대신한다(심지어 차우는 앙코르와트 사원에 평생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묻어버린다). 하지만 이제 30대가 된 그의 관객들은 왠지 알 것 같다. 말하지 않아도, 그저 골목길에서의 잠깐의 스침, 어깨를 으스러지도록 안아주는 손길로도 충분히 떨리고, 충분히 애절한 것을. 〈화양연화〉는 말한다. 내 인생의 아름다운 한때를 추억으로 간직한 사람은 행복하다고. 비록 담배 연기처럼 흩어져 희미한 기억으로 퇴색될지라도. 양조위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치파오의 여인’으로 기억되는 장만옥의 가녀리면서도 슬픈 실루엣도 오래 가슴에 남는다. -화양연화 p.82-83

샐리를 처음 본 지 10년. 10년이면 적지 않은 시간인데도 이 여자는 변함이 없다. 여전히 도도하고 깔끔한 표정 하며 내 말에 끊임없이 토를 다는 습관 하며 심지어 샐러드 하나를 주문하는 데 한 시간이 걸리는 까다로움도 여전하다. 그런데 왜일까. 이번에는 왠지 그녀가 싫지 않다. 조와 헤어졌다는 그녀는 나와 많이 달라 보인다. 어떻게 이별을 하고도 저렇게 태연할 수 있는지. 하지만 난 느낄 수 있었다. 늘 도도한 척, 강한 척, 사랑 따위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녀지만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는 걸. 동병상련일까, 어느새 이 깐깐한 여자와 친구 비슷한 게 되었다. 알고 보니 우린 제법 말이 통한다. 샐리와 밤마다 나누는 대화가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p.183

출판사 서평

밤새워 연애편지를 써본 사람은 안다. 쓰고, 찢고, 또다시 쓰고 버리는 그 시간이 얼마나 행복하고 설레는 시간인지를, 또한 얼마나 괴로운 시간인지. 연애편지만이 아니다. 군대 간 친구에게, 멀리 떠난 남편 또는 아버지에게, 부모가 자식에게 보낸 편지들. 예컨대, 연인의 편지란 그의 행복과 설렘이 담긴 시간과 공간, 생각과 손놀림, 그리고 마음과 영혼이 가녀린 한 장의 봉투와 몇 장의 종이에 담겨 온전히 그녀에게 전해진 것이었다.

그런데, 요즘에도 편지를 쓰는 사람들이 있을까? 즉각적인 휴대전화, 문자, 이메일로 생활이 편리해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는 불편을 감수하고, 보낸 이가 직접 쓴 글씨로 정감을 담은 편지는 여전히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낭만 그 자체다. 현대인에게는 오래전에 낯설어진 ‘편지’ 형식이 그래서 요즈음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시네마 레터》는 영화 속 등장인물이 또다른 인물에게 그들의 속마음을 ‘편지’로 전하는 독특한 형식의 에세이다.
이 책은 CBS FM 〈신지혜의 영화음악〉(93.9MHz)을 통해 소개되었던 ‘시네마 레터’ 300여 통 중 40여 편을 골라 수록한 것이다.

영화 관련된 서적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감독, 배우에 대한 열전, 영화론, 작가론, 작품론, 영화기행문 등 다양한 형식으로 영화라는 장르에 대해 풀어낸다. 그러나 이 책은 기존의 것과는 다른, ‘국내 최초의 편지 형식으로 풀어낸 영화책’이라는 독특한 시각과 형식이다. 영화 속 주인공 혹은 ‘행인1’이나 ‘여인3’이 말하고 싶었지만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편지를 통해 전하고 있다. 그 편지들을 통해 좀 더 영화의 내밀한 세계를 엿보고, 이를 통해 독자들이 영화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했다는 데 그 구성의 참신함이 있다.

영화 속 수많은 주인공들이 내게 말을 걸어오고 때론 내가 그들에게 말을 걸던 경험들을 영화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신지혜의 영화음악〉을 통해 사랑을 받았던 ‘시네마 레터’는 이러한 경험들에 대해 부족하지만 작은 답이 될 것이라고 필자는 말한다. 속마음을 털어놓는 데는 편지만큼 좋은 게 없을 것 같아 편지 형식을 빌렸지만 필자가 그려낸 화자들의 개성과 시선은 독특하고 다양하다.

〈냉정과 열정 사이〉의 준세이나 아오이,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해리와 샐리처럼 영화 속 연인들이 서로의 심정을 고백하기도 하지만 때론 〈글래디에이터〉 속 막시무스의 아내나 〈여인의 향기〉에서 프랭크 중령과 탱고를 추었던 여인처럼 영화 속에서는 존재가 미미하던 이들도 중요한 화자가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들 영화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던 독자라면 영화의 등장인물이 쓰는 편지나 머릿속의 생각이 그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지는 데 놀랄 듯하다. 독자가 영화의 등장인물이 된 듯 유쾌한 캐릭터의 편지에서는 슬며시 웃음이, 슬픈 편지에서는 아련한 아픔을 느낄 수 있도록 감정이입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색다른 재미다.

약 40편의 영화를 담은 《시네마 레터》에는 각 영화의 말미에 간단한 줄거리와 기본 정보, 영화에 대한 필자들의 짧은 감상도 덧붙였다. 이외에도 영화 속 연인들의 심리를 남녀 주인공의 독백으로 풀어본 이색 코너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도 〈신지혜의 영화음악〉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주중 코너로 이 책에 일부 수록했다.

이 책을 통해 영화 자체에 대한 감동과 함께, 이메일로 대표되는 인스턴트 문화의 홍수 속에서 편지라는 아날로그적 감성과 좀 더 느리게 사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91124820
발행(출시)일자 2009년 04월 27일
쪽수 208쪽
총권수 1권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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