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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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초/중/고 추천도서 > 아침독서 중고등 추천도서 > 2008년 선정
이 책은 타고난 떠돌이처럼 여행자의 삶을 누려온 저자가 세계 곳곳과 일상 곳곳에서 만나고 발견한 풍경과 사람을 담아낸 글과 사진을 엮은 것이다. 그동안 저자는 여러 권의 에세이집을 내면서 그때마다 자신이 찍은 사진을 수록했다. 하지만 글과 사진이 독립을 지키면서 동맹을 맺은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한 장의 사진과 한 편의 글을 통해 생의 한 순간을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저자가 글과 사진으로 노래하고 싶은, 사소하지만 소중하고, 소중하지만 사소한 '사랑'이다. 죽음을 피할 수 없는 두 환자가 서로의 슬픔을 따뜻하게 쓰다듬는 모습을 시작으로, 산 속에 버려진 개 한 마리, 돌로 이루어진 산에서 혼자 자란 나무 한 그루 등 저자가 시인의 눈으로 찾아낸 사랑의 흔적 속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전체컬러.
작가정보
1960년에 태어났고,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방송개발원 연구원, 광고 프로덕션 조감독, 자유 기고가, 극단 기획자, 방송 구성 작가, 대학 강사, 번역가 등 여러 직업을 거쳐, 지금은 글 쓰고 떠나고 만나는 삶에 전념하고 있다. 1992년 《세계의 문학》 가을호에 〈평화의 잠〉 외 3편의 시로 등단했다. 30대 시절 10년 동안 여러 차례 인도와 유럽 등지를 여행했고, 그 사이 다섯 번에 걸쳐 약 2년간 인도 캘커타 마더 테레사의 집에서 자원 봉사자 생활을 했다. 1995년 말부터 여러 매체를 통해 문화에 관한 글을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활발히 글쓰기를 하고 있다.
쓴 책으로 《나눔 나눔 나눔》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나를 미치게 하는 바다》 가 있고, 시집으로 《나는 세상을 떠도는 집》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유나바머》 《영화, 그 비밀의 언어》 《나의 피는 나의 꿈속을 가로지르는 강물과 같다》 등이 있다.
목차
- - 시간의 한 점
뒤돌아보다
뒤돌아보다
외로운 행성
늪
물 속의 나무
고요
떠 있는 것들, 떠나는 것들
불온하다
생
깊고 충만한 슬픔
연
세상의 모든 아침
힘찬 순환
안개 속의 풍경
대설
분별
고래의 숨
곶
태양의 해변 costa del sol
등대
들다 나다
물, 새
꿈
기다린다
내 마음의 지도
새, 나무
나무새, 새나무
불의 나무
늙은 아카시아 나무
따뜻한 슬픔
따뜻한 슬픔
물에게
허수아비
기도
백오십억 년의 기도
생명의 양식
신의 꿈
빛의 미사
봉헌
평화의 집
번제
SOS
돌아온 탕아
a holy color
비치다
내 안의 부처
바람의 말
탑
장군의 깃발
식물성 그리움
벤치에 대한 예의
오래 나이 먹은 꿈
방패
세상을 건너는 길
햇살 속으로의 산책
동행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
슬픈 탱고
밥은 슬프다
습관성 그리움
식물성 그리움
그 집 앞
흔들리다, 베이다
미련한 집착
평생, 자물쇠
편지
불의 꿈
따뜻하다 눈물겹다
사랑의 인사
사랑의 인사
틈
새 살
날아요, 내 사랑, 날아가요
용을 위한 자장가
복수는 달다
환하다
봄날
기어라
노래
우담바라
봄날은 갔다
날아라, 꽃
꽃이 피는 방식에 관하여
꽃이 피는 방식에 관하여
꽃이 피는 방식에 관하여
나리꽃 엄마꽃
섬
꽃의 꿈
인사
가을 어린 나무
흔적
길이여, 안녕한가?
초록 불나무
세상의 끝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하늘이여 안녕한가
길이여, 안녕한가
유목
풍장
겨울을 건너는 법
still
누이들에게
오름, 사람
선셋 포인트
바위에서 쓴 엽서
구름, 기억
마른 땅을 위한 충고
좌초
어둠의 속도
바람의 나무
플라타너스
라임 라이트
오아시스
긴 그림자
나무는 달의 아이
지문의 시간
책 속으로
뒤돌아보다
모래 한 알에 담기는 우주를 본 적 있는가.
뜨겁게 햇살 내리꽂히는 한낮
작은 개울에 흐르는 백억 광년짜리
은하를 본 적 있는가.
그 별들 속으로 뛰어내리는 일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가슴 터질 것 같았던
그 무서운 각성의 순간,
스쳐보냈던 적 있는가.
뒤돌아보다가 뒤돌아보다가
끝내 뒤돌아보는 자로 남겨진 생,
살아본 적 있는가.
그러면 되었다.
뒤돌아볼 사랑 없던 생보다야
백억 배 낫다.
출판사 서평
슬픔을 치유하는 유일한 힘은 슬픔이다.
지긋지긋하지만 어쩔 수 없다. 진실이다.
슬픔끼리 끌어안기, 슬픔으로 슬픔 쓰다듬기.
마찰은 마찰이니 따뜻해진다. 조금은 따뜻해진다.”
“한 프레임의 사진과 한 편의 시는 어떻게 동맹을 맺을 수 있는가”
백 페이지의 글로 사진 한 장이 설명 안 될 때가 있다. 마찬가지로 백 컷의 사진으로 한 줄의 글을 설명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글과 이미지는 서로 그렇게 다르다. 그 서로 다른 영역들이 합쳐질 수는 없을까? 서로 독립을 유지하면서 서로 동맹을 맺는, ‘소통 불가능’이라는 지독한 폭군에 맞선 동맹을 맺을 수 있지 않을까? 사진과 글이 이런 ‘동맹’을 맺고 나온 책이 바로 《따뜻한 슬픔》이다.
타고난 떠돌이처럼 살아온 시인 조병준이 나라 안과 밖의 여행지에서 찍고 쓴 사진과 글, 여행에서 돌아와 일상의 구석구석에서 만나고 발견한 사물과 사람을 담아낸 사진과 글이다. “감히 사진가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는 없지만, 그냥 조병준 표 사진이 생겨난다면 그걸로 만족하겠다”는 그의 겸사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진은 그의 시 못지않게 따뜻하고 깊다. 그의 사진 속에 들어갔다 나오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 동안 조병준은 여러 권의 에세이집을 내면서 그때마다 자신이 찍은 사진들을 책에 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책은 그가 사진과 시의 ‘동맹’을 본격적으로 선언한 첫 책이다. 그는 오래 전부터 이런 형식의 책을 구상해 왔다며 이렇게 말한다. “영화가 소설 또는 산문이라면 사진은 시라는 생각을 했어요. 연속이 아니라 한 프레임으로 생의 의미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말이에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이런 포맷의 책을 구상해 왔어요. 한 프레임의 사진과 한 편의 시를 통해서 생의 한 순간을 보여주자는……”
“사진으로 사랑을 노래하다”
그의 시뿐 아니라 사진도 한결같이 노래하고 표현하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다. 돌 틈에 피어난 풀 한 포기, 갈 곳 없는 말기 환자들이 서로 기댄 등, 산 속에 버려진 개 한 마리, 돌산에 홀로 자란 푸른 나무 한 그루, 물 속에 뿌리 내린 식물들, 팔짱을 끼고 걷는 노부부, 바다 위에 떠 있는 외로운 등대 하나…… 이 모든 것이 그에게는 사랑의 흔적이요 징후다.
그러나 그의 사랑은 기쁨보다는 슬픔이 더 크다. 더 앞선다. 슬픔을 건너보지 못한 기쁨은 아직 충분한 기쁨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그의 슬픔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처럼 보인다. 이를테면 그가 이 책의 표제작인 〈따뜻한 슬픔〉에서 노래하는 슬픔 같은 것이다.
“따뜻한 슬픔.// 어떤 슬픔들은 따뜻하다.// 슬픔과 슬픔이 만나 그 알량한 온기로/ 서로 기대고 부빌 때,/ 슬픔도 따뜻해진다.// 차가운, 아니다, 이 형용사는 전혀 정확하지 않다./ 따뜻한 슬픔의 반대편에서 서성이는 슬픔이 있다./ 그 슬픔에 어떤 형용사를 붙여주어야 하는가./ 시린 슬픔?/ 아니다, 여전히 부족하다……// 기대고 부빌 등 없는 슬픔들을 생각한다./ 차가운 세상, 차가운 인생 복판에서 서성이는 슬픔들……”(〈따뜻한 슬픔〉전문)
이 시에 짝이 되는 사진은 이 책의 표지에 실린 사진이다. 연출해서 찍은 사진이 아니다. 인도의 캘커타에서 자원 봉사를 하던 어느 날, 우연히 그곳을 지나던 그의 눈에 이 장면이 들어왔다. 그때 마침 그의 손에는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그는 그 장면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고, 거의 본능처럼 셔터를 눌렀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을 보다보면, 우리는 그의 사진이 어떻더라고 평하기 전에 그의 시선이 머무는 자리, 작은 것들에서 사랑을 발견해 내는 그의 마음 자리에 깊이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 동시에 그가 찾아낸 이 세상의 작지만 큰 울림을 지닌 사랑과 소통의 세계로 초대받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바로 이것이 그의 사진이, 그의 시들이 꼭 그렇듯이, 안에 지니고 있는 치유의 힘일 것이다. 슬픔을 치유하는 유일한 힘은 슬픔이라고, 그래서 슬픔끼리 끌어안고, 슬픔으로 슬픔을 쓰다듬자고 그는 말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1075429 |
---|---|
발행(출시)일자 | 2007년 09월 15일 |
쪽수 | 255쪽 |
크기 |
171 * 205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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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나이 먹은 꿈
언젠가 그런 꿈을 꾼 듯하다.나, 나무처럼 늙었을 때역시 나무처럼 늙은 그대와 함께늦은 오후 산책을 나서는 꿈.
더 이상 할 말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이므로그저 나란히 늦은 오후와 이른 저녁 사이를 걷다가늙은 나무 옆에서 어느 여행자의 카메라에 들어가는 꿈.
..
백 페이지의 글로 사진 한 장이 설명 안 될 때가 있다. 마찬가지로 백컷의 사진으로한 줄의 글을 설명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글과 이미지는 서로 그렇게 다르다.그 서로 다른 영역들이 함쳐질 수는 없을까? 서로 독립을 유지하면서 서로 동맹을맺는, 소통 불가능이라는 지독한 폭군에 대한 동맹을 맺을 수 있지 않을까?사진과 글이 이런 '동맹'을 맺고 나온 첫 책이 바로 '따뜻한 슬픔'이다.
소개글 中
시를 이해하려면 저자가 자라온 환경, 슬픔, 사랑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사진을 이해하려면 저자가 프레임에 담을 당시 간직했던 생각을 읽어낼 필요가 있다.<따뜻한 슬픔>은 이런 번거러움(?)을 한방에 해결한 책이다.
저자이자 사진작가 '조병준'씨가 역마살에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진기에 담았던 사진과 글을 담은 일종의 이 에세이집은 사진을 보면서 글과 하나되는 일치감에 만족스럽게 감상했다. 조병준씨는 사진만 잘 찍는게 아니라 사람의 심리도 잘 아는 시인같단 생각이 든다.나는 사진을 잘 찍지 못하지만 사진을 찍을 때 원하는 것을 얻고싶은 순간 포착이라 생각한다.
<따뜻한 슬픔>이란 표제에 실린 사진만 해도 그랬다.저자는 동남아사람이 등을 벗긴채로 같은 동남아사람에게 위로받는 뒷모습을 프레임에잡았다. 아마도 둘은 울고 있었을 거라 예감한다. 슬픔은 슬픔으로 치유된다고 그는 말한다.위로는 더 큰 고통으로 치유받는다. 아무리 힘내라고 희망을 얘기해도 그때는 희망이 보이질않는다. 그의 위로는 사진으로 시로 많은 공감을 얻어낸다.
나는 그의 사진 중에 늙은 노부부가 늙은 나무 곁은 지나는 사진이 눈에 와닿았다.(시는 본문 인용분) 그 사진과 그의 글을 읽으면서 흐믓했다.아름답게 늙는 것이 나의 꿈이다.
후회없이 삶을 지나오는 모습..
그것은 가장 완벽한 삶이 아닐까.
여행과 사진과 그리고 글은.... 마음이 잘 맞는 친구 같다 서로에게........
어느 것이 먼저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요즘 들어 자주 방랑벽이 생기는 나를 보며.......
사진이란 친구도 슬금슬금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고 하는 것 같다.
사실, 예전에 마음이 쫓길 때엔 사진을 봐도 그것이 아름다움인지 몰랐고,
글이라고는 딱딱하기 짝이 없는 참고서가 고작이었으니....
다시 예전으로 완전히 돌아오진 않았지만, 조금은 감각이 신경이 마음이 살아나고 있음을 느끼는 이때......
사진이며 글을 읽으면 아름다움이 눈으로보다 마음으로 다가오고 있으니 말이다.
요 녀석이 우연한 기회에 내게 와 주었고, 덕분에 고마운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심심하면 들춰보면서 낄낄, 찔끔, 아아 .........
누군가의 아픔에 동참하려면 가장 잘 공감하려면.... 자신도 아파야 한다...
그 아픔이 감당이 안 된다 해도......
옆에서 같이 아파해 주는 것만으로 이미 두 사람의 아픔은 치유가 시작될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때가 아니라 항변해보지만, 그건 내 입이 괜히 엄살 부리는 것이고.......
내 가까운 사람부터 돌아보아야겠다. 아파하는 사람이 없는지....
위로의 말을 건네기보다 그냥 옆에서 같이 아프고 싶다.
내가 느꼈던 따뜻한 슬픔.... 따뜻한 슬픔이라는 커피향 나는 낱말이 나는 참 쓰다.
주변 사람들과 실컷 아파한 후에 다시 낄낄거리면서 같이 책장을 넘기고 싶다.
따뜻한 슬픔.
어떤 슬픔들은 따뜻하다.
슬픔과 슬픔이 만나 그 알량한 온기로
서로 기대고 부빌 때,
슬픔도 따뜻해진다.
차가운, 아니다, 이 형용사는 전혀 정확하지 않다.
따뜻한 슬픔의 반대편에서 서성이는 슬픔이 있다.
그 슬픔에 어떤 형용사를 붙여주어야 하는가.
시린 슬픔?
아니다, 여전히 부족하다.
기대고 부빌 등 없는 슬픔들을 생각한다.
차가운 세상, 차가운 인생 복판에서 서성이는 슬픔들······
....
「따뜻한 슬픔」전문; p77
첫눈에 반한다는 말이 있다. 물론 나는 그 ‘기적’같은 말을 믿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말로는 정확하게 꼬집을 수 없지만 그 ‘느낌’이란 게 좋다. 소설에나 나올 법한, 느낄 수 있을 법한 그런 교감에 나도 모르게 몸이 달아오를 때가 있다. 느낌이 좋은 사람, 느낌이 좋은 가게, 느낌이 좋은 그림 등을 만날 때, 그 알 수 없는 ‘한순간’은 내 몸을 파고든다.
책과 첫눈에 반하기. 아마 이번이 처음이거나 몇몇 손꼽을 만큼도 안 되는 듯하다.《따뜻한 슬픔》은 그 ‘한순간’을 놓치지 않고 내게 파고든 책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사진 한 장과 제목을 마주하는 순간, 마치 애달피 우는 듯 한 ‘거부할 수 없음’에 사로잡히고 말았다고나 할까. 우연일지도 모르고, 운명일지도 모를, 어쩌면 아주 우아하게 ‘숙명’이라고 명명하고 싶은 그 ‘한순간’은 나를 다독이고 내 안의 모든 슬픔을 녹이는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다채로운 사진과 더불어 시를 함께 담고 있다. 오롯이 이해할 수도, 그럴 만한 능력조차 없는 내게 조금은 버겁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진이 주는 영상미는 나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으며, 시인이 남긴 흔적(시)을 내 낙서로 채워갈 수 있게끔 이끌었다. 정제된 단어로 완성된 시가 사진을 통해 영롱한 빛깔로 날아올랐다. 이해할 수 없었던 그 시구들은 제 빛깔을 찾아 방황하다 내 손에 잡혔다. 오롯이 이해할 수 없던 시들이 그저 내 가슴에 와 닿았다. 무엇을 읽어냈으며 무엇을 얼마만큼 이해했는지 묻지 않았다. 단지 그 ‘한순간’을 느꼈을 뿐이다.
때때로 사진과 시가 너무 착! 하고 달라붙는다. 억지로 구겨 넣어 구색을 맞추려한 실수(?)도 엿보인다. 하지만 그런 것조차 귀여운 어린애 장난처럼 보이는 것은, 시가 그렇던 사진이 그렇던 간에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것’들로 구겨져 있기 때문이랄까. 좋다면 한없이 좋아 책이 지저분해질 만큼 부인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적어도 나는 그랬고, 그런 느낌으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시작해, 그렇게 끝남이 없었다. 그뿐이다.
모든 생은 더부살이어라. 당장에 내 주변의 모든 것들과 결별을 선언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다짐해보지만, 결국은 어느 곳에, 누군가의 어깨와 잇닿아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그렇다고 그걸 순전히 받아들이기도 쉽지만은 않다. 그런 꼬리를 달고 애써 닿아있지 않은 척해보지만, 누군가에 의해서라도 닿아있는 우리네 생.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라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생의 시린 겨울 앞에 조금은 담담하고 따뜻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주워 담기¨¨‡‡‡‡‡‡‡‡‡‡‡‡‡‡‡‡‡‡‡‡‡‡‡‡‡‡‡‡‡‡
네, 미친 것 맞습니다.
물에 허천 들린 것 맞습니다.
마른 땅에서 자라야 하는 천성 따위 엿먹이고 싶었습니다.
굴러 굴러 물가로 갔고 거기에 뿌리내렸습니다.
몇 년에 한 번씩 홍수 찾아와도 뿌리 악물고 버텼습니다.
네, 미친 것 맞습니다.
물에 허천 들린 것도 아니었습니다.
천성 따위 내 알 바 아니었습니다.
마른 땅에 자라는 나무에는 내려앉지 않는
당신들, 날개 달린 종자들이 그리웠습니다. (「물 속의 나무」전문; p21)
분별하지 않고 살기,
불가능하다.
불가능한 것을 꿈꾸는 생,
고단하다.
저 안개 속 강처럼, 나무들처럼,
분별없이, 분별하지도, 분별당하지도 않으며 살고 싶다는,
흐릿한 욕망. (「분별」부문; p45)
누구도 다가오지 않는 시간,
그래서 멈춘 시간 속에 함께 멈춰 있어야 할 때가 있다.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다른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런 기다림의 시간을 겪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것은 형벌의 시간이며 동시에 축복의 시간이다.
당신, 지금 기다리고 있는가? (「기다린다」부문; p60)
비 그친 도시에 내리던 마지막 햇빛.
그 추운 햇빛 아래 겨울 나무 한 그루 서 있었고
그 나무에 날개 젖은 새 한 마리 있었다.
내가 나무였는지 새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누구의 생인들 나무였던 적, 새였던 적 없을까.
상대가 나무이길 원하면 새가 되고
새이길 원하면 나무가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시간들, 누구에겐들 찾아오지 않을까.
추운 겨울비 속을 날아온 새 한 마리 위해
겨울비 그친 저녁의 차가운 햇살 가려줄
이파리 하나 없는,
참 한심하게도 가난한 나무,
내가 그 나무일지도 모른다, 는 생각에
추워졌다.
너와 나, 숲으로 가자꾸나, 새야 (「새, 나무」전문; p64)
언젠가 그런 꿈을 꾼 듯하다.
나, 나무처럼 늙었을 때
역시 나무처럼 늙은 그대와 함께
늦은 오후 산책을 나서는 꿈.
더 이상 할 말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이므로
그저 나란히 늦은 오후와 이른 저녁 사이를 걷다가
늙은 나무 옆에서
어느 여행자의 카메라에 들어가는 꿈. (「오래 나이 먹은 꿈」전문; p123)
우기에는 비가 내려야 옳다
우기에 쏟아지는 땡볕은 옳지 않다
벼가 시들고 소가 여위고 개가 마르는 건 옳지 않다
옳지 않은 것을 옳지 않다고 말하기 위해
너무 많은 용기가 필요한 세상은 옳지 않다
쏟아지는 땡볕을 향해 방패 치켜드는
검은 피부를 향해 비웃는 것도 옳지 않다
눈물 한 방울 보태야 옳다 (「방패」전문; p125)
틈만 나면 비집고 들어오는
어린 햇빛을 기억하라
틈만 있으면 뿌리내리고 덩굴손 뻗는
담쟁이 잎을 기억하라
산책 나오는 노인들보다 더 일찍 깨어
서로 간지럼 태우며 키득대는
어린 햇살과 담쟁이 잎을 기억하면
생에 놓은 거대한 심연 따위
가볍게 뛰어넘지 않겠느냐 (「틈」전문; p161)
흥, 어떻게 뿌리내린 생인데요
죽기는요
악착같이 기어서
저 높은 햇빛 세상 살아서 봐야죠 (「기어라」부문; p174)
오래 사랑한 자들은 서로 닮는다고?
그리하여 오래 사랑한
꽃과 벌, 꽃과 나비, 꽃과 등에,
꽃과 풍뎅이까지 서로 닮는다고?
잎들 다 똑똑 떨어져 나가도록
꽃잎 너덜너덜해지도록
사랑 찾아오지 않은 저 꽃은
누구를 닮았는가?
하필 장마에 태어난 죄에
누구를 탓할 수 있는가?
오래 외로운 자들은
누구를 닮아야 하는가? (「꽃이 피는 방식에 관하여 3」전문; p189)
종종종 한 시절 살다간 발자국들
저리 고운데 아직도 매달려들 있느냐
집착이라 욕먹고 천하다 구박받던 한 시절
이제 다 지나갔으니
툭 놓아버리면 편해질 것을
훨훨 가볍디가볍게 날아갈 수 있을 것을 (「흔적」부문; p203)
날마다 죽는 해
날마다 뭐 볼 거 있다고 모여드는가
날마다 죽어가는 생 확인하며 서럽기만 할 것을
죽어야 아름답기 때문이지
죽어야 또 살아나기 때문이지 (「선셋 포인트」전문; p230)
모든 흐르는 것들은 덧없다
흐르지 않는 것이 세상에는 없다
덧없는 것들도 모이면 무거워진다
무겁지 않은 기억은 없다
구름, 흩어져 있어도 좋을 텐데
자꾸 모인다
기억, 꼭 그 자리에서 덧나
피고름으로 터진다 (「구름, 기억」전문; p235)
플라타너스가 되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온몸에 버짐 퍼진 채로
쑥쑥 키만 자라던 시절이었습니다
다섯 손가락 닮은 봄이파리
비 오면 우산 되던 여름잎
방울방울 대롱대롱 따고 싶었던 겨울씨
그렇게 얼른얼른 쑥쑥 자라서
무성하게 그늘 던지고
장난감 선물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방울도 되어주고 총알도 되어주고
그러고 싶었던 시절이었습니다
버짐 온몸에 퍼져도
빼빼 말라서 키만 커도
플라타너스로 살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착한 나무로 살고 싶었던 시절,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플라타너스」전문; p244)
나이가 들면서 사진을 덜 찍게 된다. 흘러가는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내 육신의 흔적들을 작은 프레임 속에 가두고 싶지 않아서인지, '찰칵' 소리에 맞춰 인위적인 자세와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은 여전히 어색한 일이기 때문인지, 그도 아니면 채 1분도 걸리지 않는 작업으로 어쩌면 평생의 추억으로 간직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것이 싫어서인지…. 사실 앞서 말한 모든 것이 이유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기쁜 일보다는 슬픈 일이 더 많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누가 그러지 않았는가, 인간의 삶 자체가 슬픈 일이라고. 그런데 왜 그동안에는 슬픔에도 따뜻함이 있다고 말해준 사람은 없었을까, 나는 왜 그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따뜻한 슬픔'. 표지를 장식하는 사진 속의 두 사람은 마치 '내 짝꿍 최영대'의 주인공 영대의 뒷모습을 닮아서, 그 빛깔은 어둠을 닮아서 자연스레 슬픔이 묻어났다. 그런데 그와 대비되는 흰색 궁서체의 '따뜻함'이라는 글자가 두 사람의 정적을 깨는 듯 싶다. 비록 슬퍼 보이지만 슬프게 바라보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 같다. 따뜻한 구석이 있는 슬픔이라고 강변하는 것 같다. 어서 책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표지 그림은 한동안 나를 붙들어 둔다. 저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더 주라는 듯이. 그래서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했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냐고, 어떻게 하면 그 슬픔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을까에 대해 물었다. 내 알량한 관심이라는 온기를 더한 셈이다.
내게도 이처럼 따뜻한 슬픔이 필요한 때가 종종 있다. 누군가의 온기가 몸 전체로 전해졌으면 싶은 그런 날이, 내가 슬프다고 말하기 전에 먼저 알아서 그 슬픔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그런 따뜻함이. 하지만 내 슬픔은 그 울음이 이미 '반가움'과 '기쁨'의 상징으로 굳어 버린 까치의 그것처럼 달리 해석된다. 저이에게는 슬픔이 없다는 말로.
하지만 이제는 내게도 따뜻함을 나누어 줄 한 권이 책이 더 늘었다. 그동안 내 온 몸과 마음을 보듬어 준 책에 '따뜻한 슬픔'이라는 제목의 책을 추가했으니 말이다. 동병상련(同病相憐)! 슬픔을 치유하는 유일한 힘은 슬픔이다. 그리고 책이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슬픔'이라는 제목의 시를 옮겨 본다. 누군가에게 역시 위로가 될 수도 있는 이 시를!
따뜻한 슬픔
따뜻한 슬픔.
어떤 슬픔들은 따뜻하다.
슬픔과 슬픔이 만나 그 알량한 온기로
서로 기대고 부빌 때,
슬픔도 따뜻해진다.
차가운, 아니다, 이 형용사는 전혀 정확하지 않다.
따뜻한 슬픔의 반대편에서 서성이는 슬픔이 있다.
그 슬픔에 어떤 형용사를 붙여주어야 하는가.
시린 슬픔?
아니다, 여전히 부족하다.
기대고 부빌 등 없는 슬픔들을 생각한다.
차가운 세상, 차가운 인생 복판에서 서성이는 슬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