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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슈이치 저자(글) · 김난주 번역
재인 · 2005년 09월 06일
7.4
10점 중 7.4점
(40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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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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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데뷔작『최후의 아들』로 제84회 문학계 신인상 수상한 인기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신작 장편소설. 이 작품은 베스트셀러『동경만경』과 비슷한 호흡이 느껴지는 연애소설로, 반짝반짝 빛나고 아름다운 기적과도 같은 사랑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늘 사랑에 실패하는 여자들의 열 가지 타입을 각 장의 제목으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하며, 무엇보다 남녀의 연애심리를 예리하게 통찰해냈다.

시골의 조그만 항구도시에 사는 주인공 혼다는 늘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 탈출을 꿈꾸지만 일상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대학 졸업 후 안도 주임과 부인 아키코가 운영하는 평범한 직장에서 생활하던 혼다는 연말 동창회에서 짝사랑했던 사토시를 만난다. 하지만 사토시는 아키코와 사랑하던 사이이다. 둘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자신에게 연락하는 사토시를 밀어내지 못하고 만나기 시작하는 혼다. 그렇게 사토시와 가까워지기 시작하자 뜻밖의 소식을 접하게 된다. 아키코가 이혼을 한다는 것. 혼다는 자신의 흔들리는 사랑을 지키기 위해 평생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하게 되는데….

작가정보

저자(글) 요시다 슈이치

저자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는 1997년 데뷔작 『최후의 아들』로 제 84회 문학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요시다 슈이치는 1968년 일본 나가사키長(山奇) 현에서 태어나 호세이法政대학 경영학부를 졸업했다. 2002년 『퍼레이드』로 제15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파크라이프』로 제127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을 수상한 그는 이제 결코 실망감을 안겨주지 않는, 일본 문단의 차세대 선두주자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7월 24일 거리』는 그의 소설이 갖는 대표적인 특징인 ‘일상의 호흡과도 같은 자연스러운 흐름’, ‘남녀의 연애 심리에 대한 탁월한 묘사’, ‘소설적인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반전’ 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연애소설로, 반짝반짝 빛나고 아름다운, 기적과도 같은 사랑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번역 김난주

김난주

역자 김난주는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수료한 후, 1987년 쇼와 여자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오오츠마 여자 대학과 도쿄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창가의 토토』 『키친』 『냉정과 열정 사이』 『먼 북소리』 『낙하하는 저녁』 등이 있다.

목차

  • 1. 인기 많은 남자가 좋다
    2. 남이 싫어하는 여자는 되고 싶지 않다
    3. 늘 들어주는 역활이다
    4. 의외로 가족 관계는 양호하다
    5. 첫 경험은 열아홉 살
    6. 타이밍도 좋지 않다
    7. 때로 순정 만화를 읽는다
    8. 밤의 버스를 좋아한다
    9. 아웃 도어는 싫다
    10. 실수하고 싶지 않다

책 속으로

시골의 조그만 항구도시에 사는 여주인공 혼다는 늘 반복되는 낯익은 생활로부터의 탈출을 꿈꾸지만, 일상에 적응하며 관습처럼 살아간다. 언제부턴가 그녀는 자신이 사는 거리를 포르투갈의 리스본과 겹쳐놓고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녀는 자신이 늘 버스를 타는 ‘마루야마 산사 앞’ 정거장을 ‘제로니모스 수도원 앞’이라 부른다. 회사가 있는 거리는 ‘가레트 거리’, 제방을 따라 항구에 조성된 공원은 ‘코메르시오 광장’이다. 그리고 제방과 나란히 나있는 길이 바로 ‘7월 24일 거리’다. 소설은 이처럼 주인공의 상상 속에만 있는 리스본의 거리와 현실의 거리 풍경이 중첩되어 전개된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에서 평범한 직장에 취직한 혼다. 그녀는 직장 상사 안도의 부인 아키코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다. 그녀는 뜻하지 않게 이들 부부의 사이를 중재하는 일에 끌려 들어간다. 학창시절 ‘소문난 퀸카’였던 아키코는 역시 소문난 ‘연애사건’으로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상대였던 사토시가 졸업 후 도쿄의 대학으로 진학하고, 버림받은 아키코는 안도와 결혼한다. 하지만 둘 사이는 원만치 못하다.
그러던 어느 해 연말 동창회에서 재회한 사토시와 아키코. 이루지 못한 사랑에 다시 불이 붙고, 아키코는 번민한다. 불꽃같이 짧은 불륜 끝에 사토시는 도쿄로 돌아가지만, 아키코를 잊지 못한다. 연락이 끊긴 아키코 때문에 몸이 단 사토시는 주인공 혼다에게 도움을 청한다.
직장을 결근하고 고향으로 달려온 사토시는 절망 끝에 혼다의 순수한 마음에 끌리고, 주인공은 자신이 선배 아키코의 ‘대타’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학창시절부터 짝사랑했던 사토시와의 결합을 꿈꾼다. 살얼음을 걷는 것 같은 ‘연애의 불안’이 주인공을 사로잡고, 뜻하지 않게 찾아온 행운은 선배 아키코의 이혼 소식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사토시의 지금 애인은 나다”고 외치지만, 점점 자신이 없다. 그녀는 고교시절 같은 반에서 별로 눈에 띄지 않는 남학생으로부터 사랑 고백을 받고는 “아, 나는 이 정도 여자밖에 되지 못하구나”라며 눈물을 쏟았던 아픈 기억을 떠올린다.
사토시를 만나러 가는 도쿄행 기차표를 예약해놓고 갈등하던 주인공은, 자신이 늘 원하는 사랑을 쟁취하지 못하고 낙오자가 되고 마는 이유를 마침내 깨닫는다. 그것은 그녀가 “실수라도 좋다는 각오로 누군가의 가슴에 뛰어들지 못하는 성격” 탓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이제 기꺼이 실수와 맞대결을 하려 한다. 지금, 이 열차를 타고 사토시를 만나러 가는 것이 실수라는 것도 알고 있다. 가면 반드시 후회하리라는 것도.
“하지만......그래 지금 열차를 탈거야!” 라고 주인공은 외친다.

작가는 소설의 말미에서 담담하지만 의표를 찌르는 반전을 암시한다. 즉 평범한 여자가 갖는 ‘사랑의 불안’으로부터 ‘사랑의 기적’을 일구어내고 있는 것이다.

출판사 서평

소설 『파크 라이프』로 2002년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일본의 인기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신작. 현대 도쿄에 감도는, 한 마디로 규정하기 힘든 ‘연애의 불안’을 신선하게 다뤄 일본문단에서 단번에 주목을 받은 베스트셀러 『동경만경(東京灣景)』의 연장선상에 있는 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슈이치는 한적한 항구도시에서 나고 자란 한 평범한 여자의 ‘사랑의 기적’을 전작에서와 같이 섬세하고도 자연스러운 필치로 묘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남녀의 연애심리, 특히 여자의 마음을 들여다보듯 표현한 심리묘사는 이 작품의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모두 열 개로 이루어진 각 장의 제목을 소설의 클라이맥스와 절묘하게 연결시키고 있는 작가의 솜씨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다. 작가는 주인공을 통해 바라본 평범한, 그래서 늘 사랑에 실패하는 여자들의 열 가지 타입을 각 장의 제목으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첫째, 그런 여자들의 공통점은 인기 많은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둘째, 남이 싫어하는 여자는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셋째, 대체로 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들의 네 번째 공통점은 의외로 가족관계는 좋다는 점이다. 열렬한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가정환경이 별로 좋지 않더라는 것이다. 다섯째, 첫 경험은 열아홉, 별로 끌리지도 않는 남자친구와 ‘통과제의’처럼 치룬 첫 경험을 제대로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그밖에 6. 타이밍도 좋지 않다. 7. 아직도 순정만화를 읽는다. 8. 밤에 타는 버스를 좋아한다. 9.아웃도어를 싫어한다. 마지막은 실수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가 인터뷰

-주인공이 자신이 사는 거리를 포르투갈의 리스본과 연계하여 연상하는 설정에 감탄했습니다. 그러한 발상은 어떻게 나온 것인가요?

“동경만경이나 파크라이프도 그런데, 연애소설을 쓸 때에는 우선 장소를 정하고 거기서부터 얘기를 끌어내는 방식이 많았습니다. 이번에도 머릿속으로 장소를 찾아왔는데, 그러다 주인공을 먼저 발견했지요. 이 여자가 살기에 가장 맞는 마을을 찾아다녔는데, 잘 찾아지지 않았어요. 그럴 때 마침 이 책에도 나온 페르난드 페소아란 포르투갈 시인의 시집 『포르투갈의 바다』 라는 시집을 우연히 읽게 됐습니다.”

-여자의 마음을 절묘하게 간파하셨더군요. 예를 들어 고교시절 같은 반에서 별로 눈에 띄지 않는 남학생으로부터 사랑의 고백을 받고는 ‘아, 나는 이 정도 여자밖에 되지 못하는구나’라고 낙담했던 일을 주인공이 회상하는 부분은 놀랍습니다. 여자의 심리를 어쩌면 그렇게 잘 알 수 있는지요.

“옛날부터 사람 얘기 듣는 걸 좋아했어요. 애인에게 차인 친구가 전화하면 오랫동안 얘기하곤 했지요. 들으면서 ‘같은 사안에 대해 여자의 생각은 저렇게 다르구나’라고 느꼈지요.”

-주인공뿐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의 심리 변화나 행동패턴 묘사도, 정말로 빼어나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공 남자동생의 애인은 평범하지만 사실은 강한 연애체질을 갖고 있지요. 그런 장면을 보면 ‘맞아 그런 여자 있어. 그런 관계도 충분히 가능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우 현실감을 띠고 있어요.

“만약 그렇다면 매우 기쁜 일입니다. 사람을 좋아하게 되고 사귀기 시작하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상대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고민하는 것이 연애에서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시기에 그 사람의 눈에 보이는 풍경을 많이 묘사하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지금의 시점에선 눈치 채지 못하지만, 예를 들어 5년 뒤에 되돌아보면 그 당시의 광경만큼 아름다웠던 시절은 없었다고 모두들 생각하지요. 사랑의 기적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아름다운 광경을 이 소설에서 하나라도 발견한다면 저에겐 매우 기쁜 일입니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90982131
발행(출시)일자 2005년 09월 06일
쪽수 192쪽
크기
132 * 194 mm
총권수 1권

Klover 리뷰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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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중 7.5점
일반적으로 연애소설의 주인공은 무언가 한 가지라도 ‘잘난’ 혹은 ‘특별한’ 구석이 있는 인물이기 십상이다. 특히 여주인공인 경우 십중팔구는 재색을 겸비했거나, 그게 아니라면 아예 심각한 불치병을 앓고 있어야 맞다. 그게 연애소설의 공식으로 굳어진지 오래다. 일테면 독자들에게 뭔가 ‘동경’ 혹은 ‘동정’할만한 장치를 만들어놓아야 반향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럴 바에야 굳이, 소설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그 정도의 유치하고 뻔한 공식이라면 이제 돈들이고 시간 써가며 책으로 읽지 않아도 된다. 저녁마다 수없이 많은 채널에서 쏟아내는 TV드라마들 거개가 그런 것들이 아닌가.

이젠 뭔가 달라져야 한다. 문법도 시대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소설들은 구닥다리 공식을 고집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달라졌다. 연일 파격이고 연일 일탈이고 연일 충격적인 얘깃거리를 들고 나온다. 놀랍게도 그런 파격과 충격을 선도하는 건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아쿠타가와상의 수상작들이다. 권위로 문학의 흐름을 리드하고, 전향적 심사로 트렌드를 반영하고, 새로운 얼굴과 소재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공신력으로 다시 권위를 인정받는다.

요시다 슈이치는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작가다. 검증받은 작가답게 그의 신작 《7월 24일 거리》(김난주 옮김/재인 간)은 사람의 마음을 일순 출렁이게 만든다.

특별한 구석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시골 조그만 항구도시에 사는 여주인공 혼다는 늘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 탈출을 꿈꾼다. 그러나 일탈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용기’ 따위는 애초 그녀에게 어울리는 어휘가 아니다. 그저 상상속의 자그마한 파격을 즐기는 게 그녀의 유일한 낙이다. 그녀의 상상 속에서 자그마한 고향마을은 포르투갈의 리스본 거리로 탈바꿈된다. 그녀가 늘 버스를 타는 ‘마루야마 산사 앞’ 정거장은 ‘제로니모스 수도원 앞’으로, 그녀의 회사가 있는 거리는 ‘가레트 거리’, 제방을 따라 항구에 조성된 공원은 ‘코메르시오 광장’이다. 그리고 제방과 나란히 나있는 길이 바로 ‘7월 24일 거리’다.

평범하기 만한 그녀는 늘 남의 얘기를 들어주는 입장에 서곤 한다. 단지 고교 선배라는 이유만으로 직장 상사 부인의 자질구레한 일상의 푸념을 들어주기도 하고, 그 고교 선배가 한때 자신이 짝사랑했던 남자와 빗나간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목격하고도 침묵을 강요당한 채 공범의 죄의식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런 그녀에게도 단 하나 양보할 수 없는 자부심이 있다. 자신과는 정반대로 너무나 잘생겨서 일찍이 근방에서 유명세를 타왔던 남동생 코지에 대한 엉뚱한 집착이다. 집착은 때로 폭력이 되기도 한다. 어느 날 코지의 집에서 만난 메구미에게 혼다는 공연히 상처를 주고 만다. 그게 상대에겐 상처가 되고 그 상처가 고스란히 자신에게 되돌아올 것을 알면서도.

나중에 새삼 확인한 것이지만 코지의 여자친구 메구미는 곧 고교시절 인기 있는 남자의 뒤를 쫓기만 했을 뿐 어쩌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과 지나칠 정도로 닮아 있다. 그러니까, 그녀가 경멸한 건 메구미가 아니라 자신의 과거 속에 들어있는 우유부단하고 바보 같음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메구미는 다르다. 자신이 왜 남자친구를 사귀지 못했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알고 있다. 그 이유를 무려 10가지를 천연덕스레 혼다 앞에서 늘어놓는다.
하나, 인기 많은 남자가 좋다.
둘, 남이 싫어하는 여자는 되고 싶지 않다.
셋, 늘 들어주는 역할이다.
넷, 의외로 가족 관계는 양호하다.
다섯, 첫 경험은 열아홉 살.
여섯, 타이밍도 좋지 않다.
일곱, 때로 순정 만화를 읽는다.
여덟, 밤의 버스를 좋아한다.
아홉, 아웃 도어는 싫다.
열, 실수하고 싶지 않다.

그건 일종의 암시다. 변한 메구미가 코지의 사랑을 쟁취했듯이 혼다 역시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본 모습을 들켜버린 혼다는 ‘7월 24일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사람을 색으로 구분하는’ 청년에게서 결정타를 얻어맞고 다시 좌절한다.

“그럼 저는 무슨 색으로 보이나요?”(혼다)
“안 보여요.”(청년)

문득 메구미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남자를 잘 사귀지 못하는 10번째 이유. ‘실수하고 싶지 않다.’ 그 말을 되새기며 7시 24분발 도쿄행 기차에 몸을 싣는 혼다. 한낱 대타에 불과한 불안한 사랑인줄 알면서도, 그것이 명백한 실수인 줄 잘 알면서도, 마침내(?) 저지르고 말겠다는 결연함으로.

관념의 늪에서 허우적대며 어린애처럼 상상 속의 도시만을 거닐던 혼다가 드디어 척박한 현실과 치열한 경쟁의 장에 묵직한 닻을 내리고 있다. 그 현실 속에서 설 깨지고 상처입고 아파할지라도 그녀의 결연한 도쿄행에 우리는 박수를 쳐주어야 한다. 이유는 자명하다. 그러지 않으면 그녀는 영원히 성장하지 않는 목각인형인 채로 머물러 있어야 할 테니까.
10점 중 10점
/고마워요
재미있을 듯해요.
10점 중 10점
/최고예요
요시다 슈이치 작품들은 다 재미있어요~
10점 중 7.5점
/고마워요
재밌을듯 하군오ㅡ
10점 중 10점
/최고예요
사랑하고 싶어지는 책이예요~
10점 중 2.5점
특별할 것 없이 무료한 일상을 발상의 전환 하나로 매일이 즐거워지는 마법의 주문이 있다. 사유리는 가본 적도 없는 포르투칼의 리스본이란 도시의 지형이, 자신이 사는 보잘 것 없는 도시와 어딘가 모르게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한 뒤로 그 둘을 매치시키는 주문을 건다. 이른바 ‘사유리만의 놀이’를 통해 유럽의 멋진 도시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따분하기 짝이 없던 아침 출근길을 일부러 제방을 따라 걸어서 회사에 가기도 하고,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카페를 코메르시오 광장 옆의 카페라고 생각하면 평범한 샌드위치에서도 이국적인 정서가 느껴져 매일 아침 들르는 것이 즐거운 일과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도시의 여러 지명들을 리스본의 그것으로 대체해 생각하는 것도 포인트다. ‘마루야마 신사 앞 정류장’을 ‘제로니모스 수도원 앞 정류장’으로 생각하거나 ‘물가 공원’을 ‘코메르시오 광장’으로, 제방과 나란한 현도(ǜ道)를 포르투칼 내전 당시 리스본을 탈환한 날을 기념하여 붙인 이름이라는 ‘7월 24일 거리(Av.24 de Julho)’라고 하는 식이다.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들 속에는 장소에 대한 특별한 애착이 담긴 이야기가 많다. 《도시여행자(キャンセルされた街の案ņ)》는 도쿄, 오사카, 상하이, 서울, 그리고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거리 등 잊을 수 없는 10개의 장소를 배경으로 한 10개의 단편이 소개되고 있으며 표제작인 <캔슬된 거리의 안내>에서는 폐허가 된 군함도에서 가짜 가이드 노릇을 했던 과거에 대한 회상이 펼쳐진다. 《파크 라이프》는 도쿄 히비야 공원을 무대로 현대 도시남녀의 일상과 사랑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의외로 포르투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중 이 《7월 24일 거리》를 가이드북 마냥 참고로 하는 경우가 꽤 많은 것을 보고 놀랐다. 단편적인 여행안내서보다 감성과 상상을 자극해 훨씬 풍요로운 여행이 되었으리라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렇게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리스본이 인상 깊었던 만큼, 현청 소재지도 못 되는 일본의 소박한 지방 도시도 함께 궁금해들 한다. 소설의 지명을 힌트로 아무리 조사를 해봐도 여기다 할 지명은 찾지 못했다. 그러나 영화화된 「7월 24일 거리의 크리스마스」에서는 나가사키로 설정하고 있다. 아마도 요시다 슈이치가 나가사키 출신인데다 바다를 끼고 있어서가 아닐까.
 
이야기 속에서 대립 관계로 보일 수 있는 등장인물은 잘 살펴보면 서로 닮아있고 그들과 사유리는 하나의 끈으로 연결된 듯하다. 유일한 자랑거리인 배우 뺨치는 남동생의 그저 그런 여자 친구를 못마땅해 하는 사유리지만, 실은 동화 속 왕자님 같은 선배를 동경하는 자신과 많이 닮았기 때문일 런지도 모르겠다. 정작 리스본으로 상상해야할 만큼 지루했던 그 도시와 사유리가 닮았다는 이유로, 꿈에도 그리던 선배에게 고백을 받은 후 사유리는 다시 태어난 듯이도 보인다. 정전 속, 늘 칙칙했던 도시가 모든 색을 걷어내고 나니 아름답게 보인 것처럼.
 
평소 같으면 머릿속으로 '코메르시오 광장에서 3번 버스를 타고 산타 아폴로니아 역으로.'라고 생각했을 텐데, '물가 공원에서 3번 버스를 타고 하나쿠즈레 역으로 간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은 것이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도시를 원래 이름으로 부르는 자신이 왠지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런 눈으로 보자 이 도시가 마치 처음 방문한 외국의 도시처럼 보였다. (pp185:17~186:2)
 
굳이 장르를 말하자면 《7월 24일 거리》은 로맨스 소설이다. 사실 언젠가부터 남의 연애이야기에 심드렁한 나이가 되었고 실연에 땅 밑으로 꺼질 듯이 상심한 친구의 슬픔도 그다지 공감되지 않게 되었지만, 책을 읽다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유리를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크게 눈에 띄지 않고 남이 싫어하는 여자는 되고 싶지 않으며 언제나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유리가, ‘실수만 한다는’ 다른 여자에게 타의적 양보만 한 자신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스스로도 인정하는 ‘실수’라는 것을 기꺼이 하려고 떠나는 모습엔 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니까 나도, 한 번쯤은 실수를 해보겠다고.”
나는 열차에 올라타면서 그렇게 말했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내내 움츠리고 있는 것보다, 실수를 저지르고 우는 한이 있어도 움직여보려 한다.(p188:17~188:끝)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야하는 것은 비단 사랑만이 아닐 터. 그 응원과 박수는 사유리에게 뿐 아니라 나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했을 것이다.
 
소설에서는 포르투칼감(感)을 한층 더 높여주는 모티브로 페르난도 페소아(* 포르투칼의 시인)를 내세운다. 에메랄드그린색도 아니고 옅은 파랑도 아닌 표지의 <포르투칼의 바다>(p103:3)라는 묘사만으로도 리스본의 오렌지색 지붕들과 멋진 색채 조화가 떠오르지 않는가. 사유리에게 관심을 보이며 다가오는 남자가 읊는 <포르투칼의 바다>의 한 구절 '내가 걸친 가장 의상은 내게 걸맞지 않았다.' (p154:14)에서는 동경하던 선배와 어울리지 않는 사유리를 암시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쯤 되니 요시다 슈이치에 설득 당하고, 페소아에 현혹되어 리스본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페소아가 소개하는 리스본 가이드 <페소아와 함께 걷는 리스본>를 옆에 끼고 라면 더욱 멋지겠다.
10점 중 7.5점

[행복한 책방] 7월 24일 거리
 
우리는 어떤 일을 할 때 혹시나 그 일이 실수가 아닐까 생각을 하면서 망설이게 되는 일이 너무나도 많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더 나은 일이 될지도 모르지만 혹시나 실수일까 선택을 하지 못하게 되죠. 특히나 연애에 관해서는 후회를 할 일을 너무나도 많이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가끔은 후회를 하더라도 과감하게 지르는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 있는데 말이죠. [7월 24일 거리]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 한 여자가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가지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뭔가 거창한 것 같은 느낌이기는 하지만 사실 그다지 사건이 터지는 소설은 분명히 아닙니다. 조금은 일상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누군가가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는 분명히 흥미롭습니다. 특히나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조금은 가식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는 여자라면 말이죠. 이 책은 한 여자가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때로는 실수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는 일을 하면서 말이죠.
 
겉으로 보이기에는 일도 정말 잘 하고 다른 이를 배려할 줄도 아는 여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뭔가 답답함이 느껴지시지 않나요? 저도 약간 그런 스타일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아니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요즘은 다들 그렇겠죠. 자기만 생각을 할 수는 없고 타인의 눈을 의식을 해야만 하니 말입니다. 그들 안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니까요. 비록 그들이 하는 칭찬이 진짜 나를 보고 하는 말은 아닐지라도 그런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가짜라고 하더라도 누군가가 나를 좋아해준다면 그걸로 그만인 거죠. 그리고 그 안에서 나도 모르게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일종의 착한 아이 콤플렉스라고 설명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여자에게 사랑이 찾아왔다니. 정말 어려운 선택일 겁니다.
 
늘 잘난 동생에게 가려져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 눈에는 마냥 상냥하기만 한 이 소설의 여주인공은 자신의 선배와 사랑했던 이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조금만 더 손을 내민다면 그 사람에게 닿을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그 거리는 그리 가깝지 않죠. 그리고 자칫 이것이 잘못 되기라도 한다면 그나마 이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도 놓치게 되고 말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조금씩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랑에 대해서 어떠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나 자신의 동생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또 안쓰럽게 생각을 하는 그의 여자친구 덕에 말이죠. 그리고 어느 순간 그냥 용기를 한 번 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냥 용기를 가지는 것만으로는 별로 힘이 드는 것은 아니니까. 그리고 잃은 것도 그리 없으니까요.
 
사건이 많이 벌어진다기 보다는 주인공의 마음의 변화가 조금 섬세하게 그려져서 빠르게 읽을 수 있는 느낌의 소설입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마냥 가볍다고 생각을 할 수도 없는 것 같아요. 사람이 변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 말이죠. 그리고 평생을 소심하게 생각을 하고 다른 사람의 눈만 의식을 했던 여자가 자신이 실수라고 생각을 해도 좋으니까 자신의 감정대로 움직이게 되기란 그렇게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미 [퍼레이드]와 [일요일들]이라는 소설로 만난 작기인 만큼 익숙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확실히 섬세한 감정 묘사가 돋보이는 작가더라고요. 조금은 답답한 느낌의 여자 주인공이 과연 어떠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건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리고 그녀가 그런 실수를 하게 되는 용기를 어디서 얻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며. 조금은 눈치를 많이 보던 여자의 실수니 말이죠. 물론 저는 다른 선택을 지지했지만 말이죠. 끝까지 달려나가는 힘이 좋은 소설 [7월 24일 거리]였습니다.
 
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다음 우수블로거 권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기억에 남는 구절
나는 열차에 올라타면서 그렇게 말했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내내 움츠리고 있는 것보다, 실수를 저지르고 우는 한이 있어도 움직여보려 한다.
 
10점 중 10점

 
 
"사람을 좋아하게 되고 사귀기 시작하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상대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고민하는 것이 연애에서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시기에 그 사람의 눈에 보이는 풍경을 많이 묘사하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지금의 시점에선 눈치채지 못하지만, 예를 들어 5년 뒤에 되돌아보면 그 당시의 광경만큼 아름다웠던 시절은 없었다고 모두들 생각하지요. 사랑의 기적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아름다운 광경을 이 소설에서 하나라도 발견한다면 저에겐 매우 기쁜 일이 될 것입니다."
 
-작가 인터뷰 중에서
 
책의 마지막을 가슴에 담고 덮는 순간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한 듯한 기분이었다.
 
다들 그렇듯 나는 내 인생을 잘 살기 위해 노력하고 당신은 당신의 갈 길을 잘 가고 있는 거겠지만, 비슷한 마음을 가진 모습의 사람들.
너와 내가 만들어 가는 우리들의 영화,소설,드라마 내지는 시트콤.
소소한 일상들의 작은 에피소드가, 그리고 뜬금없는 인물들의 등장으로 머리 끝까지 흥분된 감정으로 시작해 서서히 식어가는 과정.
그 당연한 순간들의 연속이 내 추억이 되고 앞으로 만들어질 몇 가지의 에피소드가 되겠지.
 
'버스 안에 하루의 냄새가 고여 있는 듯했다. 출근하는 회사원들을 태운 아침의 냄새. 아줌마들이 시작을 보러 가는 오후의 냄새. 그리고 다소 지쳐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태우고 가는 냄새, 밤에 버스를 타고 있자니, 왠지 마음이 차분해진다.'
 
주인공 '사유리'는 첫만남에서부터 그녀의 매력을 콕 집어 말할 수 있는 매력적인 여성은 아니었다.
적당한 자격지심을 가지고 인생에 대한 기대보다는 자신의 인생에 익숙해져서 살아가는 그냥 그 정도의 주인공.
그런 그녀가 어떤 상황에서는 누군가의 대신이 되기도 하고 혹은 자신이 중심이 되기도 하면서
책을 보는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당신의 친구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녀의 심심한 인생만큼 그녀의 일탈은 자신의 동네를 리스본으로 상상하는 정도.
그녀의 삶보다 재미난 건 그녀의 삶 속으로 들어오는 타인들.
뭐 인생이 그렇듯 적당한 오해와 의심 속에서 적당히 싸우고 웃고 떠드는 것만큼 마음 놓이는 삶도 없겠지?
 
가끔은 피가 거꾸로 솟는 상황이 닥쳐와도, 나의 생각과 딱 정반대로 움직이는 그들의 감정과 행동에도
다시 한 번 숨을 돌리고 다시 내 삶 속에 적응해야하고, 적응하다가도 또 한 번 고뇌에 빠지고, 그러다가 또 다른 감정에 충실해지기도 한다.
 
그녀가 무던히도 인식하려 하지 않던 감정들이 꼬물거리며 머리를 거쳐 가슴이 느끼게 되면 그녀는 또 다시 실수를 걱정하며, 후회를 걱정하며 행동하기 시작한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또 다른 결심을 갖게하고 별 볼일없다고 생각한 의미없는 사람들이 의미있는 감정을 던져주고 용기를 주기도 하는 것처럼,
그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그녀의 사랑에 감정을 던진다.
 
 
우리는 안다. 그것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쉽지않던 그것이 결과론적으로 대성공일 수도 있다는 기대감으로 시작이 된다.
들에 있는 저 꽃이 어떤 꽃인지도 모르고 어느 계절에 피든 상관도 없지만 우리는 그 들꽃을 보고 언제나 설레어한다.
그냥 자연스럽게 내 주위에 모든 상황이 흘러가는 것처럼 당연한 인생을 살고 있는 듯하지만, 언제는 우리는 설렘을 기대하고 새로운 뭔가를 찾는다.
물론 적응된 내 삶 속에서.
'어쩌면 시간이란 늘 똑같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마치 바람처럼 때로는 휘몰아치고 때로는 부드럽게 흐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라는 작가의 말처럼,
늘 심심하다고 생각하는 내 삶에 휘몰아치는 바람과 부드럽게 뺨을 스치는 바람을 일으키는 주체가 되는 건 바로 자신이므로.
 
 
 
메구미가 말하는 남자에게 인기가 없는 이유
 
"우선 첫째는, 나는 인기가 많은 남자를 좋아한다.
둘, 남이 싫어하는 여자는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셋, 대체로 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늘 친구들 상담에만 응해주다 보니까, 아는 것만 많아진 게 아닌가 싶어서. 그리고 다음이 네번째죠. 의외로 가족 관계는 좋아요. 이거 나 혼자만의 생각인지도 모르겠지만, 열렬한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 가정 환경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다음이 다섯이죠? 부끄럽지만, 첫 경험은 열아홉 살, 고등학교 졸업하고 겨우.... 그것도 허겁지겁.....
6. 타이밍도 좋지않다, 7. 아직도 때로 순정 만화를 읽는다, 8. 밤에 타는 버스를 좋아한다. 그것도 타고 가는 것이 아니라 타고 돌아오는 버스, 9. 아웃도어를 싫어한다.
마지막은 '실수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것.
난 어떤 일에 대해서든, 실수하고 싶지 않다는 전제를 깔지않으면 시작을 못 해요.
그러니까, 내가 혹 실수를 하는 것 아닌가 싶은 방향으로는 절대로 가지 않는 거죠. 실수라도 좋다는 각오로 누군가의 가슴에 뛰어들지 못하는 거죠."
10점 중 5점
요시다슈이치가 쓴 중엔 좀 색다른 분위기의 책이다.
 
7월24일의 거리(요시다슈이치)의 주인공은 여성이다.
 
일본 여류작가의 여성을 주인공으로한 글들을 좋아한다.
 
감성적이기 때문이다.
 
요시다슈이치가 쓴 여성이야기는 뭐랄까 좀 와닿지 않는다고 해야하나.
 
내용들은 촘촘하지 못하게 엮어있고 무언가 미진하다는 느낌.
 
강하고 선이 굵은 투박한 손이 이런 글을 쓰기엔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느낌.
 
주인공이 갖는 열등감이나 동생을 통해 얻는 대리 만족 첫사랑의 기억 우연한 남자와의 만남 불륜...
 
아주 다양한 소스가 나오지만 뭐 하나 정갈하지 않은 기분..
 
그냥 그의 다른 글들이 훨씬 좋았던것 같다.
10점 중 5점
살아 생전 가본적도 없는 포르투칼의 리스본이라는 도시.사유리는 매일 회사로 출근하는 길,
항구를 바라보며 제방을 따라 걷는 그 길이,
마치 이국의 어느 멋진 도시의 리스본의 길과 같다고 생각을 하며 걷는다.늘 버스를 타는 마루야마 신사 앞은 제로니모스의 수도원 앞,제방과 나란한 현도 물가 공원은 코메르시오 광장.하나 하나 이곳의 평범한 도시를 이국의 멋진 리스본으로 바꾸어 본다.그럼 출근하는 길은 조금은 덜 지루할테니깐...
 
요시다 슈이치의 [ 7월 24일 거리 ]는 평범한 여주인공인 사유리에 관한 얘기로 그녀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비교적 평이한 느낌으로 서술이 되어 있다.어느날 동창회에 참석하게 된 그녀는 학교 다닐때 육상부 선배였던 인기 남 사토시와 다시 재회를 하게 되고, 그에 대해 조금 특별한 마음을 품지만 그것은 학창시절 사토시와 사귀었던 아키코가 등장하면서 바로 깨져버린다.아키코는 사실 사유리의 회사 상관인 안도 주임과 이미 결혼한 상태였기게 사유리는 어느새 안도 주임과 아키코의 사이에 끼어 어정쩡한 상태가 되고 그런 상태에서 사유리는 어느새 사토시와 만나는것과 비슷한 관계가 되기에 이른다.한편 사유리는 어느날 남동생 코지에게 여자친구 메구미를 소개받지만 사유리는 잘생긴 자신의 동생에 비해 월등히 떨어지는 외모를 가진 그녀를 탐탁치 않아한다.그런데 설상가상으로 그녀가 임신을 해 코지는 메구미와 결혼을 하겠다고 하고 사유리는 메구미를 싫어하는 한편 그녀안에서 자신의 소극적이고 못난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
 
사유리는 이야기속에서 두 남자의 관심을 받게된다.한 남자는 모든 사람들이 그리는 이상형의 모습인 인기남.한 남자는 그저 길을 가다 알게된 평범한 남자.그 남자는 사람을 보면 어떤 색깔로 그 사람을 느끼는데,
사유리만은 어째서인지 그 색이 보이지가 않아 말을 건것으로 계기로 서로 아는 사이가 되게 된다.마지막에 사유리는 사토시와의 약속과 그 남자의 데이트 신청 사이에서 선택을 하게 되는데
결론은 가망성이 많다는 것의 선택보다는 분명 후회를 할지언정 하고 싶은대로 함을 선택한다.
 
뭐 작가의 의도는 충분히 알겠지만 사실 나는 사토시보다는
평범한 남자쪽이 더 사유리를 잘 이해해주지않을까 싶었다.가능성이 많다고 선택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좀 더 잘 알아주는 남자를 선택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국 나 역시 나를 얼마만큼 좋아해주느냐로 사람을 만나기 보다는
내가 얼마나 그 사람을 좋아하는냐를 우선시로 하기 때문에 할말은 없지 않나 싶다.참고로 극중에서 메구미가 말한 '자신은 어떤 여자'인가에 대한 정의 말인데...대부분의 평범한 여자가 그러지 않을까, 하지만 사실은 평범한것은 싫은것이 아닐까 싶다.참고로 이는 이 책의 소제목들과도 일맥 상통한다.고로 여주인공인 사유리 역시 사실은 메구미와는 별반 다를게 없는 것이다.
 
1. 인기가 많은 남자를 좋아한다.2. 남이 싫어하는 여자는 되고 싶지 않다.3. 늘 들어주는 역할이다.4. 의외로 가족 관계는 양호하다.5. 첫 경험은 열 아홉 살.6. 타이밍도 좋지 않다.7. 때론 순정 만화를 읽는다.8. 밤의 버스를 좋아한다.9. 아웃 도어는 싫다.10. 실수하고 싶지 않다.
 
특히 10번, 실수하고 싶지 않다.이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그러할 것이다.그러기에 되도록이면 실수를 하는 것이 아닌 방향으로 가려는 것이다.실수라도 좋다는 각오로 누군가의 가슴에 뛰어 들지는 못하는 것이다.그것이 바로 평범의 한계랄까...하지만 사유리는 메구미와 마찬가지로 실수라는 것을 암에도 사토시에게로 뛰어든다. 그 결과가 어찌 될지는 알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안전한 길이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길로 들어선 사유리의 변화된 그 마음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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