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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성 저자(글)
삼우반 · 2008년 12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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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박인성

박인성

<b>박인성</b>
1956년 서울 출생. 본명 박대성
경기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 스웨덴어과, 같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77년 약관 21세에 「월간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1981년부터 MBC애드컴을 시작으로 금강기획, 제일기획 등에서 20년 동안 탁월한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많은 유명한 캠페인을 제작했다.
2000년 마케팅컨설팅 그룹 '자연인'을 설립,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전형적인 과작의 작가인 그는 이제까지 40여 편의 작품만을 발표했으나, 발표 때마다 평론가들의 각별한 주목을 받았다.
'낯설게 보이기'와 '색다른 스토리텔링'의 기법을 시도하면서 독자적인 문제 미학을 확립한 작가로 평가받는 그의 여러 작품들은 각 대학의 문예창작과 및 국문과의 교재로도 쓰이고 있다.
작품집으로 『파장금엔 안개』(1986), 『구절리의 이른 봄』(2000), 『호텔 티베트』(2006) 등이 있으며, 사회평론집 『시대의 불꽃, 시대의 우울』(2002) 외에 『카피라이터로 성공하는 길』(1994) 등을 출간했다.
전작집 『호텔 티베트』에서 주로 '낯설게 보이기'의 기법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소설의 길을 모색하였던 작가는 이 네 번째 소설집에서는 대체로 '스토리텔링'의 기법을 시도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사랑'과 '고통'의 주제를 천착하고 있다.

목차

  • 작가의 말

    사랑은 안개보다 깊다
    울(鬱)의 아들
    경(瓊)
    봄베이, 봄베이
    어두운 땅의 불
    잔인한 계절
    흘음(吃音)
    해변의 그리스도
    헛돌기
    어느 카피라이터의 고백

    작품출전

책 속으로

“인터넷을 통하면 아무나 소설을 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정통 소설을 고집하는 작가들이 있어서 드문드문 쓰는 입장이지만 그렇게 외롭지는 않다.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사랑’과 ‘고통’은 여전히 나를 사로잡고 있는 주제인데 여간해서는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우울증에 관한 소설들은 이 시대를 힘들게만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큰 고통을 겪으며 생을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음을 알게 되고, 그래서 어떻게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출판사 서평

1. 우울증의 시대, 그 고통을 위로해주는 절망의 모티프!

얼마 전 한 유명 연예인의 자살 사건을 계기로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게 높아지게 되었다. 자살의 직접적인 계기는 악성 루머였지만, 그가 평소에 우울증을 앓았고, 또한 그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서 우울증을 앓고 있던 다른 많은 사람들도 극단적인 행동의 충동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차원에서 이러한 사태에 대한 자성과 대책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미국 발 금융 위기가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파급되고 있는 가운데 덩달아 매서운 경제 한파 속으로 떼밀려 들어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우리 현실인 탓에 그로 인한 우려와 스트레스로 전 국민이 속절없이 우울증에 시달리게 될 지경에 처해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박인성의 이번 신작 소설집은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다. 이번 소설집에 수록된 10개 작품 중 중편 「어느 카피라이터의 고백」을 제외하고 나머지 단편소설들의 등장인물들은 명시적인 우울증 환자이거나 또는 묵시적으로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 표제작 「사랑은 안개보다 깊다」의 ‘남자’와 ‘김작가’는 같은 병원에서 만난 조울증 환자 사이로, 한 사람은 자기 연애담을 말하고 또 한 사람은 그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서 힘들게 치유의 길을 모색한다.

두 번째 수록 작품은 제목부터가 「울(鬱)의 아들」로, 주인공 ‘나’에 대한 의사의 진단은 이렇다. “우울증 소견인 것만은 확실하다. 자살을 시도할 것 같지는 않다. 전형적인 우울증 초기 단계에 화병이 겹쳐 있는 것 같다. 과거에 대한 회한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감당하기 힘들어 한다. 대통령의 아들이란 표현을 자주 쓴다. 그냥 아버지의 아들일 뿐이라고 말해주곤 했다.”(「울의 아들」, 본문 49쪽) 세 번째 작품 「경(瓊)」에서도 “경의 사상적 편력이란 다름 아닌 우울증 경력이었다.… 때로 경의 우울증 경력에 관해 궁금증이 솟았지만, 그는 경이 말해주는 것 이외에는 묻지 않았다.”(「경」, 본문 64쪽)고 명시적으로 우울증 환자임을 드러낸다.

다른 작품들에서도 등장인물들은 그들의 행동을 통해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게 한다. 가령 “억제하지 못할 어떤 충동”을 느껴 면도날로 손목을 긋거나(「잔인한 계절」, 본문 150쪽), 두통과 불면과 구토에 시달리다가 자해를 하거나(「헛돌기」) 하며 지극히 고통스럽고 불안정한 상태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행동만큼이나 그들의 삶도, 그들의 사랑과 운명도 고통스럽고 절망적이다. 괴로운 현실을 벗어나려고 하지만 치유의 길은 쉽지 않다. 치유는커녕 그들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매달리며 자살을 택하거나(「사랑은 안개보다 깊다」, 「잔인한 계절」, 「헛돌기」), 아니면, 말을 더듬게 되거나(「흘음(吃音)」), 행복했던 시절의 추억에 파묻힐(「해변의 그리스도」) 뿐이다.

이처럼 이번 소설집에서 고통스런 우울증의 모티프를 집요할 정도로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작가 자신이 오랫동안 절망적인 우울증의 고통을 견뎌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사랑’과 ‘고통’은 여전히 나를 사로잡고 있는 주제인데 여간해서는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우울증에 관한 소설들은 이 시대를 힘들게만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큰 고통을 겪으며 생을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음을 알게 되고, 그래서 어떻게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작가의 말’, 본문 4쪽)

때마침 갑작스런 경제 위기로 인해 가뜩이나 고단한 우리의 세상살이가 한층 더 어려워진 현실을 맞고 있다. 비록 그렇더라도 우울증의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 절망적인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고단함을 위로하고 “아주 작은 길이나마 새로운 길을 모색”하려는 노력을 격려하고 싶다는 것이 이번 소설집을 펴낸 작가의 간절한 바람이다.

2. 작가 특유의 ‘스토리텔링’ 기법과 문체 미학

작가 박인성이 일반 독자들에게 이름이 널리 알려진 소설가는 아니다. 그 주된 이유는 그가 1977년에 등단한 이래 데뷔 30년이 넘도록 발표한 작품들이 별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가 지금까지 발표한 40여 편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평단의 주목과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소수이지만 열성적인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의 여러 작품들은 오래 전부터 각 대학 문예창작과와 국문과에서 창작 교재 및 비평 텍스트로 사용되고 있다.

작가는 이번 신작 소설집에 앞서 펴냈던 작품집 『호텔 티베트』(삼우반, 2006)의 서문에서 “문장이나 표현에서만큼은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소설들을 읽고 싶다. 단편 하나를 읽고 나서는 한 5분이라도 ‘멍’한 상태에 빠지면서, 눈을 감게 만드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 그런 작품을 내내 쓰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한 바 있는데, 실제로 그의 작품들은 그러한 소망이 실현되고 있는 본격 소설들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그의 작품들이 평단과 소수 독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윤식 교수를 비롯한 평론가들의 견해는 작가의 독특한 창작 기법과 문체 미학, 즉 치밀하고 정교한 묘사를 바탕으로 한 ‘낯설게 보이기’와 ‘색다른 스토링텔링’ 기법을 선보이면서 “존재를 열고 그 해체의 과정을 거치는 아픔들을 보여줌으로써 ‘존재의 시원(始原)’으로 향하는” 특유의 문체가 가지는 힘이라는 데 일치하고 있다.

이러한 기법적인 측면에서 말하자면, 전작집 『호텔 티베트』에서 주로 ‘낯설게 보이기’의 기법을 선보였던 작가는 이번 신작 소설집에서는 대체로 ‘스토리텔링’의 기법을 위주로 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앞에서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집요하게 우울증의 모티프를 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는데, 이로 인해 자칫 통속적인 자기 연민 내지 센티멘털리즘에 함몰될 수도 있는 주제 의식이 작가 특유의 다양한 스토리텔링 기법과 문체 미학을 토대로 ‘박인성의 본격 문학’으로 승화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적했지만, 이번 소설집의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고, 그래서 소설읽기에 따라서는 각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이들 유사해 보이는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명확한 개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그들이 전혀 다른 스토리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상상력은 그들을 ‘대통령의 아들’(「울의 아들」)로, 동티모르의 봉사자(「경」)로, 다국적 기업의 비즈니스맨(「봄베이, 봄베이」)으로, 부평초 같은 서른 살 청년(「잔인한 계절」)으로, 말을 더듬게 된 아나운서(「흘음」)로 변모시키며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모습의 생을 살게 하면서 일관되게 ‘고통’과 ‘사랑’의 주제를 탐구하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작가가 2000년도 이후로 발표한 작품들인 「사랑은 안개보다 깊다」, 「울의 아들」, 「경」에서는 스토링텔링 기법을 한층 복잡하고 치밀하게 구조화하고 있다고 한다면, 그 이전 작품들에서는 좀더 문체의 측면에 치중해 있었다는 사실이다.

후자의 예로 가령 “나─그녀─를 사랑해 오늘─은너─무춥─구나 저노─래제─목은─뭘까 내일─은외─출해─야지…. 두서없이 떠오르는 문장들을 여덟 개의 단음으로 만들고 그것을 두 개씩으로 토막내서 각 손가락에 맞추어 본다”(「헛돌기」, 1980년 작, 본문 218쪽)는 대목과 “멀리서 덜컹거리는 차 소리가 나더니 헤드라이트의 불빛이 허공을 휘저으며 다가왔다. 승객을 몇 내려놓고는 버스는 발작적으로 차체를 흔들며 떠났다.”(「어두운 땅의 불」, 1986년 작, 본문 121쪽)는 대목을 보자. 각각 직접적인 서술과 배경 묘사를 통해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드러내는 문체 기법을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2000년 이후의 세 작품들은 모두 격자소설의 수법을 도입하고 있는데, 뿐만 아니라 단편소설임들에도 불구하고 각 단편소설에 도입된 격자소설의 등장인물이 원 소설의 등장인물과 겹치기도 하고 구분되기도 하는 복잡하고 치밀한 구조로 짜여 있어 문학적인 흥미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들이 문학 교과서에 실릴 만한 본격 소설로 평가되고 실제로 여러 대학의 강의실에서 창작과 비평의 텍스트로 사용되고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한편 이번 박인성 소설집에는 작가가 그 동안 발표한 작품들 가운데 다음과 같은 10편을 수록하고 있다.

사랑은 안개보다 깊다 (「문학과 의식」, 2008)
울鬱의 아들 (신작, 2008)
경瓊 (『구절리의 이른 봄』, 2000)
봄베이, 봄베이 (「현대문학」, 1991)
어두운 땅의 불 (「소설문학」, 1986)
잔인한 계절 ( 『파장금엔 안개』, 1986)
흘음吃音 (「월간문학」, 1979)
해변의 그리스도 (「현대문학」, 1979)
헛돌기 (「외대」, 1980)
어느 카피라이터의 고백 (『카피라이터로 성공하는 길』, 1994)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90745385
발행(출시)일자 2008년 12월 05일
쪽수 306쪽
크기
147 * 224 mm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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