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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떨어진 고금

연암어록평설 | Paperback
김주수 , 박지원 저자(글)
문자향 · 2009년 0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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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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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떨어진 고금』. 연암어록평설. 연암의 시대나 우리의 시대나 저마다 당대의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의 고뇌와 통찰, 그리고 열렬한 실천의 정신 속에서 우리는 지금 여기의 삶을 비춰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눈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연암 철학의 정수가 담긴 연암의 어록과 그 어록에 엮은이의 평설을 덧붙인 책이다. 조선 후기의 뛰어난 문장가이자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의 글은 특유의 개성과 재치, 그리고 생동하는 문체로 유명하다. 그의 의미심장한 한마디 한마디들이 우리에게 깊고 소중하게 다가온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주수

저자 김주수(金柱洙)는 부산 출생. 경성대 국문학과를 거쳐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 대학원에서 국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한시 에세이집 『한시의 그늘에 서서』가 있고, 「김시습 시의 ‘自然聲에 의한 破夢’ 모티브」를 비롯한 십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저자(글) 박지원

저자 박지원(朴趾源, 1737∼1805)은 호는 연암(燕巖)이며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문장가이다. 과거에 낙방한 후 혼탁한 정치 현실과 사회의 타락상을 혐오해서 오랫동안 재야의 선비로 지내면서 창작과 학문에만 전념했다. 열하를 다녀온 후 청나라의 선진 문화를 소개하고, 조선의 낙후된 현실을 개혁코자 이용후생론을 제시하며, 조선 사회의 편견과 타성의 폐단을 예리하게 분석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비판과 개혁을 추창하였다. 연암은 실질적인 북학파의 영수로 조선 후기 실학자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으며, 정조로부터 문체반정의 시련을 겪었으나, 일세를 풍미했던 뛰어난 문장가로서 조선의 문풍을 혁신하였다. 50대 이후 음직(蔭職)으로 벼슬길에 나아가 안의(安義) 현감, 면천(沔川) 군수, 양양(襄陽) 부사 등을 지냈다. 문집으로 『연암집(燕巖集)』이 있다.

목차

  • 서문
    1장 진리의 눈
    하나의 고금|산사와 하계(下界)|심사(心似)의 의미|코끼리와 이미지|대동소이(大同小異)|까마귀의 빛|말똥과 여의주|지렁이 책 읽는 소리|조물의 마음|달세계|관조(觀照)의 미학|도와 길|사이의 미학|이해의 중심|굴신(屈伸)의 도
    2장 깨달음의 빗장
    잊음의 미학|산중의 물소리|물 위에서의 좌망(坐忘)|맹인과 서경덕|평등의 눈|지황탕과 거품
    3장 행복과 지혜의 길
    행복의 자리|골짜기와 바람|꽃과 열매 사이|가도(家道)|모아진 빛|이름의 진실|발 붙은 거문고|선행과 행복|점술과 운명|풍수와 묘역|숨는 비결|식견의 차이|관우상|호곡장(好哭場)
    4장 수양과 배움
    객기(客氣)와 정기(正氣)|촛불의 미학|성(性)과 가슴|종(鍾)과 소리|공(空)에서 중(中)까지|귓속말|길을 가는 법|학문의 일단|학문의 방법|도끼와 바늘|사람의 그릇|신독(愼獨)의 의미|경험의 의미|노인과 젊은이|씨앗의 덕과 도|이름의 중력|까마귀가 숨겨 둔 고기|시련과 연륜|의리라는 그릇|지사의 절개
    5장 목민관의 길
    이용과 후생|소소(笑笑) 선생|어머니와 목민관|목민관의 자세|인습과 미봉|곤장 뒤쪽의 마음|화폐의 조절|하풍(荷風)과 죽로(竹露)|자중(自重)과 불굴(不屈)
    6장 우정의 향연
    벗이라는 날개|벗을 사귀는 방법|벗과 눈높이|세태(世態)와 진실한 벗|벗 사귀는 법|세상의 끈|눈물이란 무엇인가|틈의 미학|바로 그때
    7장 읽기의 미학
    무자지서(無字之書)|살아 있는 글자|푸른 글자|물고기와 물|마음의 여백|정(情)과 경(境)|문심(文心)과 시정(詩情)|사서(史書) 읽기|독서궁리|독서와 한열(寒熱)|선비와 독서|독서의 문맹|독서와 천하|독서와 인생|독서의 효용|독서의 자세|독서와 실천
    8장 글쓰기 미학
    문장이란 무엇인가|법고와 창신|글쓰기 병법 1|글쓰기 병법 2|빛은 살아 있다|옛날은 없다|옛날은 지금부터|비슷한 것|조선의 국풍(國風)|자기 자신의 글|살아 있는 글쓰기|결구와 울림|마음을 긁어 주는 글|참된 저술|좋은 글감|담는 그릇에 따라|이명(耳鳴)과 코골기|글의 후광|집 짓는 마음
    후기

책 속으로

지금 저 코끼리가 서면 집채만 하고, 움직이면 비바람이 몰아치는 듯하고, 귀는 구름이 드리운 듯하고, 눈은 초승달과 비슷한데, 발가락 사이에 낀 진흙이 언덕과 같아 개미가 그 속에서 집을 짓지요. 개미가 그 속에 비가 오나 싶어 줄지어 나와 두 눈을 부릅뜨고 보아도 코끼리를 보지 못하니 어째서일까요? 보이는 바가 너무 멀기 때문이지요. 또 코끼리가 한쪽 눈을 찡그리고 보아도 개미를 보지 못하니, 이는 다름 아니라 보이는 바가 너무 가까운 탓이지요. 만약 안목이 좀더 큰 사람으로 하여금 다시 백리 밖 멀리에서 바라보게 한다면 아득하고 가물가물해서 아무것도 보이는 바가 없을 것이니, 어찌 사슴과 파리, 개미와 코끼리를 족히 구별할 수 있겠습니까? - 박지원, 「답모答某」

하나의 들숨과 날숨 사이에 우리의 생명이 존재하고, 눈 떴다 감는 것 사이에 우리 삶의 시작과 끝이 있듯, 우리의 생은 언제나 하나의 고(古)와 하나의 금(今) 사이에 놓여 있을 것이다. 그 사이에서 생의 바람은 늘 쉼 없이 불어오고 또 불어온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흔들리는 하나의 고금이 있거니와, 바람이 한 번 불 때마다 우리의 생 위에 나뭇잎(꽃잎)처럼 하나의 고금이 떨어져 내리는 것이다. - ‘엮은이 평설’ 중에서

출판사 서평

번뜩이는 사유와 날카로운 안목의 소유자,
연암 박지원을 어록(語錄)으로 만나다!

이 책 『바람에 떨어진 고금(古今)』(연암어록평설)은, 연암 철학의 정수가 담긴 연암의 어록과, 그 어록에 엮은이(김주수)의 맛깔스런 평설을 덧붙여서 엮은 책이다.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 1737∼1805)은 조선 후기를 치열하게 살았던 뛰어난 문장가이자 실학자이다. 그는 세상을 보는 관찰력과 통찰력이 남달랐던 인물로, 그의 글은 특유의 개성과 재치, 그리고 생동하는 문체로 인해 동시대인들뿐만 아니라 오늘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깊고 강렬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 실려 있는 연암의 의미심장한 한마디 한마디들은 모두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의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깊고 소중한 의미로 다가온다.

‘조각’이 발산하는 이채(異彩)
이 책에 엮은 연암의 어록들은, 예리한 통찰력과 기발한 상상력이 가득 넘치면서도 심오하고 논리적인 연암의 저술들에서 그 정수만을 가려 뽑은 주옥같은 문장으로, 창의적이고 깨어 있는 연암의 생각들이 가득 담겨 있다. 물론 ‘어록’의 특성상 전체 텍스트에서 한 부분을 끊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전체에서는 자칫 데면데면 넘어가기 쉬운 ‘조각’들이 발산하는 이채(異彩)를 좀더 깊이 들여다보거나, 행간에 숨겨져 있는 작가의 속 깊은 마음을 날카롭게 캐어 내는 데에는 매우 유용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짧은 글의 새로운 조합은, 기존의 낡은 텍스트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기도 한다. 예컨대, 우리가 알고 있는 고사성어들의 대부분은 바로 그런 방법을 통해 새롭고도 독립적인 의미를 가진 텍스트로 재탄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비록 전체 텍스트의 일부분을 끊었다 할지라도, 그것이 텍스트에서 떨어져 나와 새로운 의미를 얻은 문장이 되었다면, 그래서 그 자체로 의미심장하고 긴 생명력을 가진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 하겠다.
이 책에 엮여진 연암의 어록들은, 천고의 세월을 지나 지금까지도 살아 있는 고사성어와 같은 생명력과 매력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저기 옛날에서 지금 여기로
엮은이의 평설은 연암의 글에 기대어 쓴 짧은 산문이며, 연암의 글 위에 앉아 있던 세월의 먼지를 털어 내고서 지금 여기 우리 시대의 이야기로 데려오기 위하여 쓴 글이다. 말하자면, 저기 옛날에 쓰여진 연암의 글을 지금 여기의 생기 넘치는 글로 환골탈태하는 ‘시간의 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래서 평설 속에는 엮은이의 말뿐만이 아니라, 오늘을 치열하게 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글들도 간간이 눈에 뜨인다. 그런 다채로운 접촉을 통하여, 연암의 글이 가지고 있는 의미의 빛깔은 더욱 새롭고 다양하게 발산되고 있다. 그것은, “묵은 장(醬)이라도 그릇을 바꾸어 담으면 입맛이 새로워지듯, 늘 보던 것도 장소가 달라지면 마음과 보는 눈이 달라지는 법”(「순패서(旬稗序)」)이라 했던, 연암의 말과도 맥락이 닿아 있는 것이다.
이 평설들은 연암의 마음 위에 엮은이의 마음을 포개어 놓은 것이며, 다시 그 위로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이 포개어질 때, 그 빛깔은 더욱 더 새롭고 다양하게 발산될 것임은 물론이다.

우리가 연암의 어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시공을 뛰어넘는 연암의 번뜩이는 사유(思惟)와 날카로운 안목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더없이 절실한 것들이 매우 많다. 연암의 날카로운 직관력과 다채로운 인식들은 우리가 삶과 사물을 더욱 깊이 사유하도록 도와줄 것이며, 치열하고 섬세한 문제의식은 굳어 있던 우리의 의식에 조용한 파문을 일으킬 것이며, 수양과 덕행에 관한 의미 있는 말들은 생각과 언행에 스미는 우리 영혼의 자양분이 되어 줄 것이며, 목민관으로서의 곧은 자세는 뭇 관료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이며, 웅숭깊은 우정의 철학은 우리에게 진정한 사귐의 도를 알려 줄 것이며, 독특한 읽기 이론은 삶과 사물을 자기 안에서 읽어 만물의 생기를 우리 마음속으로 펼칠 수 있게 할 것이며, 직관적이고 창조적인 글쓰기 미학은 우리에게 글쓰기의 근본적인 본질을 일깨워 줄 것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90535399
발행(출시)일자 2009년 02월 25일
쪽수 295쪽
크기
153 * 224 mm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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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중 10점
언어와 사유가 만났다. 이 글은 생각이 깊어 정독이 필요했다. 사상적 깊이와 함께 저자가 걸어온 고난한 삶의 행적이 묻어났다. 한문학에 대한 안목을 떠나 사물을 바라보는 대방한 관점과 철학적 식견이 독자를  압도하였다. 연암의 무게있는 말은 저자의 문장력으로 새롭게 부활하였다. 구체적 삶을 포섭하는  문장력은 글을 읽는 묘미를 더해주었다. 얕은 사고와 상업적 전략으로 포장되는 오늘날의 책과는 분명 차원이 달랐다. 이런 점에서 <바람에 떨어진 고금>은 교양서적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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