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시리즈 (4)
작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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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b>미셸 투르니에</B>
미셸 투르니에(Michel Tournier)는 마그리트 유르스나르, 파트릭 모디아노, 르 클레지오 등과 더불어 현대 프랑스 문단의 가장 뛰어난 작가들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처녀작 《방드르디 혹은 태평양의 끝》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두 번째 작품 《마왕》으로 공쿠르상을 수상했으며, 매년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이다.
현재 파리 근교의 한적한 마을 생 레미 슈브류즈의 사제관에서 홀로 살고 있다. 작가 생활을 시작한 1950년대 말 전 재산을 털어 인수한 사제관이다. 전원 생활에 푹 빠져 있는 그는 한 달에 한 번 파리 나들이에 나선다. 공쿠르상 심사위원들과 점심식사를 즐기면서 문학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유일한 문단 접촉이다. 그는 1972년 아카데미 공쿠르 회원으로 천거되어 공쿠르상의 심사위원이 되었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신화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현대 사회의 여러 가지 면모들을 재조명하고 재해석하는 특징을 보인다.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원시적 상상력이 현대적 감수성으로 재해석되는, 기분 좋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동화적이고 악마주의적인가 하면, 삶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매우 철학적이고 종교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가 삶의 문제들을 다루는 방식은 매우 유머러스하고 쾌락주의적이다.
옮긴이 <b>김정란</B>
1953년 서울에서 출생. 한국외국어대 불어과와 프랑스 그르노블3 대학원을 졸업(문학박사)했다. 1976년 《현대문학》에 시 〈스물네 살의 바다〉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고, 1998년 백상출판문화상(번역 부문), 2000년 소월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상지대 인문사회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자 번역가로서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치는 한편, 《아웃사이더》의 편집장으로서 우리 사회에 대한 지적인 관심을 조리 있게 표방하고 있다.
시집으로 《다시 시작하는 나비》, 《매혹, 혹은 겹침》, 《그 여자 입구에서 가만히 뒤돌아보네》, 《스.타.카.토. 내 영혼》,《용현향》이 있고, 문학평론집 《비어 있는 중심》과 사회평론집 《거품 아래로 깊이》가 있다. 《상징 기호 표지》, 《사랑의 이해》, 《람세스》, 《다시 만난 어린 왕자》 등의 책들을 우리말로 옮기기도 했다.
번역 김정란
출판사 서평
우리의 두뇌에 신선한 자극을 가하는 57개의 철학적 에세이
《생각의 거울》은 소문만 무성하던 투르니에 산문의 압축미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책이다. 사물의 근본을 이루면서 서로 상대가 되는 개념 둘을 짝지어 써나간 57개의 글은 우리의 두뇌에 신선한 자극을 가한다.(최성일,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 중에서)
이 책은 두 가지 근본 원리로부터 출발하는데, 하나는 우리의 생각이 수적으로 한정되어 있는 주요 개념(사유의 ‘열쇠-개념’)의 도움을 받아 작용한다는 것이다. 철학자들이 ‘카테고리(범주)’라고 부르는 것인데, 투르니에는 이 ‘카테고리의 장’을 114개의 개념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그가 이 책에 등장시키는 고양이와 개, 오리나무와 버드나무, 말과 황소 등의 개념은 구체적인 존재 이상을 가리키는 것으로 상당히 상징적인 의미로 둘러싸여 있다.
또 하나는, 이 개념들이 다른 개념과 상대적인 쌍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 개념들이 상반되는 대립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신과 대립되는 개념은 구체적인 존재인 악마이지 신의 부재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존재에 대립되는 개념은 실제적인 체험에 의해 나타나는 무(無)이지, 비(非) 존재가 아니다. 또한 우정은 사랑과 대립을 이루는 것이지, 무관심과 대립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이러한 양면적인 방법은 대단히 풍요로운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여자는 남자를 드러내고, 달은 둥근 해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며, 스푼은 포크 덕분에 모성적인 부드러움을 보여 주고, 황소의 목은 말의 엉덩이로 인해 분명해지듯 하나의 개념은 대립되는 개념과 짝을 이루고 있으며, 그 대립되는 개념에 의해 더 분명해지는 것이다.
이 114개의 개념들을 작가는 가장 특수한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가장 보편적인 것으로 제시해 나간다. 즉 고양이와 말에서 출발해서 신과 존재에 이르는 순서를 택한 것이다. 《생각의 거울》은 웃음과 눈물, 고양이와 개, 돈 주앙과 카사노바, 지하실과 다락방, 나무와 길, 쾌락과 기쁨, 아폴로와 디오니소스, 조롱과 칭찬, 시간과 공간, 신과 악마 등등 마치 거울처럼 상대적인 쌍을 이루는 114개 개념의 우의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찾아가는 지적 유희인 것이다.
또한 《생각의 거울》은 방대한 철학과 신화와 문학 작품이 인용되어 있는 에세이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투르니에의 다양한 사고 범주와 사고 체계를 들여다보며 깊이 있는 의식 체계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 저자 소개
지은이 미셸 투르니에
미셸 투르니에(Michel Tournier)는 마그리트 유르스나르, 파트릭 모디아노, 르 클레지오 등과 더불어 현대 프랑스 문단의 가장 뛰어난 작가들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처녀작 《방드르디 혹은 태평양의 끝》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두 번째 작품 《마왕》으로 공쿠르상을 수상했으며, 매년 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이다.
현재 파리 근교의 한적한 마을 생 레미 슈브류즈의 사제관에서 홀로 살고 있다. 작가 생활을 시작한 1950년대 말 전 재산을 털어 인수한 사제관이다. 전원 생활에 푹 빠져 있는 그는 한 달에 한 번 파리 나들이에 나선다. 공쿠르상 심사위원들과 점심식사를 즐기면서 문학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유일한 문단 접촉이다. 그는 1972년 아카데미 공쿠르 회원으로 천거되어 공쿠르상의 심사위원이 되었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신화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현대 사회의 여러 가지 면모들을 재조명하고 재해석하는 특징을 보인다.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원시적 상상력이 현대적 감수성으로 재해석되는, 기분 좋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동화적이고 악마주의적인가 하면, 삶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매우 철학적이고 종교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가 삶의 문제들을 다루는 방식은 매우 유머러스하고 쾌락주의적이다.
옮긴이 김정란
1953년 서울에서 출생. 한국외국어대 불어과와 프랑스 그르노블3 대학원을 졸업(문학박사)했다. 1976년 《현대문학》에 시 〈스물네 살의 바다〉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고, 1998년 백상출판문화상(번역 부문), 2000년 소월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상지대 인문사회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자 번역가로서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치는 한편, 《아웃사이더》의 편집장으로서 우리 사회에 대한 지적인 관심을 조리 있게 표방하고 있다.
시집으로 《다시 시작하는 나비》, 《매혹, 혹은 겹침》, 《그 여자 입구에서 가만히 뒤돌아보네》, 《스.타.카.토. 내 영혼》,《용현향》이 있고, 문학평론집 《비어 있는 중심》과 사회평론집 《거품 아래로 깊이》가 있다. 《상징 기호 표지》, 《사랑의 이해》, 《람세스》, 《다시 만난 어린 왕자》 등의 책들을 우리말로 옮기기도 했다.
기본정보
ISBN | 9788989847212 | ||
---|---|---|---|
발행(출시)일자 | 2003년 06월 25일 | ||
쪽수 | 222쪽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Le) miroir des idees/Tournier, Mich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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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거울
미셀 투르니에 / 김정란 옮김
북라인 2003
피조물 중에 오직 인간만이 거울을 볼 수 있다. 물론 개중에는 거울을 보는 동물도 있다. 영국에서 생활 할 때 사자 머리모양을 하고 있는 라이온 헤드 토끼를 키운 적이 있다. 밤마다 여우들이 토끼장 주변을 군침 흘리며 서성 거려서 토끼장 앞에 커다란 거울을 설치해 두었다. 조심스레 여우가 토끼장 앞으로 다가가려다 거울 속에 비춰진 여우를 보고 놀라 도망 하는 모습을 보았다. 동물도 거울을 볼 수 있으나 그것은 단지 시야에 비춰진 모습만 볼 뿐이다. 자신을 비추어 보고, 거울을 통하여 자신을 점검하고, 심지어는 속사람까지 볼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간뿐이다. 한 지체에게 전신거울을 선물하여 거실 입구에 걸어두면서 “마음을 보는 거울” 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분명 거울에 비춰진 모습은 겉모습이지만 인간은 그것을 뚫고 마음과 영혼을 비춰볼 수 있는 혜안이 있게 된다.
현대 프랑스 문단의 가장 뛰어난 작가라고 평가되는 미셀 투르니에 (Michel Tournier, 1924년 - 2016년)의 <생각의 거울>은 114개의 상반되는 주제의 개념으로 고립된 생각의 창을 넓혀준다. 이를 테면 남자와 여자, 사랑과 우정, 웃음과 눈물, 건강과 병, 목욕과 샤워, 소금과 설탕, 신과 악마, 존재와 무, 이런 식의 상반 되는 개념을 서로 연결하여 문학과 철학이 교감하는 접점을 이루고 있다. 마치 하나의 본질을 거울에 비춰보면 전혀 다른 차원의 속내가 드러나는 것 같다. 육체를 비추면 영혼이 거울에 반사되고, 공간을 비추면 시간이, 달을 비추면 태양이, 불을 비추면 물이 반사되는 것과 같다 할 수 있다. 상반되는 개념은 생각이 고립되어 있다면 결코 경험해 볼 수 없는 일이다. 생각이 활성화 되면 생각은 한 없이 빠른 속도로 상상의 날개를 달고 날아가게 된다. 그러면서 많은 단어들이 서로 연결되고, 그 단어들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된다. 그래서 빌게이츠는 <생각의 속도>라는 책을 통해서 생각은 고립되기를 거부하며 현실세계에서 벗어나 미래의 어느 지점을 선점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인 독자들에게 이렇게 당부하고 있다.
“문학책이나 철학책은 독자와의 만남에 의해 비로소 태어납니다. 그것은 작가와 독자의 공동 창작물입니다. 읽히지 않는 책은, 나에게는 그것이 완전하게 존재할 수 있게 해줄 독자를 기다리는 잠재적인 작품입니다. 한 권의 시적인 책은 그 책을 읽는 독자에게서 시적인 재능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 독자들의 독서로부터 태어날 <생각의 거울>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요? 나는 그것이 너무나 알고 싶습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인간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인류사회가 이룩한 문명은 어떻게 보면 생각의 속도가 현실이 된 셈이다. 생각이 고립되어 있지 않다면 생각은 언제나 현시점을 벗어나 미래의 어느 정점을 헤매게 된다. 과거를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래를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접점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게 된다. 미래는 생각의 거울에 과거가 비춰져야 한다. 반면 과거를 생각하는 사람은 생각 거울에 미래가 비춰져야 한다. 과거 없는 미래는 존재할 수 없으며, 미래 없는 과거의 회상은 오히려 삶의 깊은 수렁에 빠지게 할 뿐이다. 저자가 말하는 생각의 거울은 각자 나름대로 완성해 가야 한다. 과거를 통해서 미래를 볼 수 있는 혜안, 나를 통해서 세상을 볼 수 있다거나, 세상을 통해 나라는 존재의 내면세계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성경적인 사고이기도 하다. 세상의 사건을 통하여 내 신앙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마 속담에 ‘당나귀는 당나귀에게 몸을 비빈다.’(p38)는 말이 있다. 그와 같이 사람은 사람에 몸을 비벼야 한다. 몸을 비빈다는 의미는 생각의 공유라는 의미가 된다. 우리말에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이 비벼야 할 언덕, 다시 말하면 의지해야 할 곳은 언덕이 아니라 사람 자체여야 한다. 그러나 현대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 무엇이 언덕으로 작용한다. 그가 가지고 있는 환경, 재력, 학벌, 사회적 명성, 권력 등을 의지하게 된다. 사람이 사람을 의지한다는 개념의 비빌 언덕은 그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옷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세계는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가진 그 무엇으로 평가하게 된다. 그래서 권력의 끄나풀을 붙잡고 충성하게 되고 때론 충성이 변질되어 아부하게 되는 것이다. 비빌 언덕은 일종이 자기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타산지석으로서의 거울을 만드는 작업이다. 세상을 보면서 세상의 모순됨을 판단하여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생각의 거울을 통하여 몇 가지 성경적 사건을 예로 들어서 이야기 한다.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사고에 대해서는 동감하지만 성경에 관한 이야기는 동의 할 수 없게 된다. 성경은 성경으로만 해석해야 하는 원칙 때문이다. 저자는 아담과 이브의 창조된 배경을 나름대로 설명하고 있다. 하나님은 원래 인간을 창조할 때 여자이며 동시에 남자인, 즉 양성 인간으로 창조했다는 것이다. “그 후 낙원을 만들고 인간을 정착시켜 그곳을 가꾸고 지키도록 하였다. 그 때 그는 인간에게 고독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인간으로 하여금 동물들에게 이름을 지어 주고 동반자를 찾게 하기 위해서였다. 인간은 그들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지만, 동반자를 찾지는 못하였다. 그러자 신은 인간이 깊은 잠에 들게 한 다음, 그에게서 모든 여성의 기관들을 끄집어냈다. 그 기관들을 가지고 그는 새로운 인간을 창조하여 여자라고 불렀다.”(p19) 그럴듯한 이야기지만 나는 이 사실에 동의 할 수 없게 된다. 인간을 창조하신 것은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따라 남자와 여자를 각각 지으신 실제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창1:27)
어떠하든 생각의 거울은 내 삶을 비추어 볼 수 있는 거울이 되기에 충분하다.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끄집어내어 새로운 형태의 생각으로 옷 입혀 주고 있다. “말이 글보다 먼저 있었다.”(p124) 말을 한다는 것은 글 이전에 존재하는 생각의 결집을 표출해 내는 것이다. 저자는 글을 쓰는 일에 있어서 이렇게 정의 내린다. “글을 쓰는 사람은 혼자 있는 독자에게 말을 거는, 혼자 있는 사람이다.”(p124) 책을 읽고, 그 읽은 것을 글로써 완성한다. 그것이 내 인생이 추구하는 구도자적 책읽기이다. 책을 읽는 행위는 자식을 얻기 위함이기보다는 내 자신이 구도자로서 바르게 서기 위한 몸부림의 표현이다. 다른 표현으로 말하면 거울의 확장인 셈이다. 때론 글을 쓰면서 홀로 대화하게 된다. 그것은 자기 영혼과의 대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거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생각의 거울이다. 그 거울은 내면을 비추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타임머신이 되어 준다. 과거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현실에서 감당할 수 없는 미래의 낯선 세계를 활보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과거에 머무는 것도 문제이며, 미래에서 돌아오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된다. 육체는 언제나 현실이라는 존재에 버팅기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만이 과거와 미래를 왕래할 뿐이다. 그러한 생각의 거울이 현실 세계를 비추어낼 수 없다면 과거를 아는 만큼, 미래에 대한 기대만큼 현실세계는 비좁아 질 수 밖에 없다. 저자가 말하는 독자로서의 생각 거울은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혜안을 갖게 한다. 과거라는 거울에 비춰진 미래의 모습, 또는 미래라는 거울에 비춰진 과거의 모습은 오늘 현실을 발 딛고 살아가는 내 인생이 성숙한 구도자로서의 삶을 지탱케 해 준다.
그렇게 4년 째이니 거의 20번을 본 셈이다.
볼 때마다 새롭고 볼 때마다 다른 생각을 하게끔 하는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대학 1학년 때였다.
갓 대학교에 입학했을때 친구들은 무라카미 하루키나 요시모토 바나나와 같은 일본 작가의 소설에
열광하고 있었다. 적당히 새롭고 적당히 우울하고 적당히 감성적인 일본 소설은 점심시간이나
공강시간에 흔히 다뤄지던 대화 소재였다.
나도 그 중 한명이었다.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느낄 만큼 일본 소설의 감?을 잡았을 때 영문과의 한 선배가 추천해준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지만 철학이나 미학쪽에도 관심이 많았던 나는
종종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던 미셸투르니에를 알고 있었지만 그의 작품을 보기는 처음이었다.
아주 얇고 뭔가 소소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 "대단한게 없겠군"싶어
실망스러웠던게 사실이다.
거기다 목차도 심플하다.
거창할 것도 없이.
그런데 한 장 두장 넘기고 내용을 읽을 수록 난해하면서도 매력적인 이 책속으로
거의 빠지다시피 했다.
책 속에 빠진다고 하는 것을 처음 느꼈다.
처음 다 읽고 나서는 책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글자를 읽어 내려가고 있다는 느낌?
그러나 5번..10번을 넘게 읽으면서 점점 작가와 가까이에서 공감하는 기분이었다.
한 권의 책을 여러번 읽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변덕이 심한 나로서는 더더군다나.
그런데 참 이책은 자꾸자꾸 손이 간다.
자꾸 보게 되고 보고 나면 생각이 깊어지고 넓어지고 머리가 말랑말랑해 지는 기분이다.
나에겐 참, 특별한 책이다.
첫느낌을 말하자면 나오는 하품을 손으로 입을 막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나 할까?
하여튼 헐리우드 영화에 익숙해져 있는 나로서는
참으로 지겨웠다고나 할까...
하지만 영화에 눈이 트이고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맛보고자 하는 욕망이 꿈틀거렸을때
그것을 해결해준 영화가 바로 프랑스 영화였다..
그후 독일을 비롯해서 인도, 중국 영화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으며 최근에는 한국영화에 푹 빠진 계기가 되었다..
물론 헐리우드 영화도 즐기면서 말이다..
같은 관점으로 이 책을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세명만 모이면 토론이 벌어진다고 하며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깊게 사고하는 능력이
다른 민족보다 월등하다고 한다..
이런 것은 모두 교육과 이런 다양한 철학의 산물이
많기 때문이리라..
이 책을 접하면 처음에 어렵게 느껴지나 자꾸 읽다보면
푹 빠지게 되는 매력이 있는 책으로 많은 사고 작용을 일으켜 보다 넓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웃음과 눈물, 고양이와 개, 돈 주앙과 카사노바, 지하실과 다락방, 나무와 길, 쾌락과 기쁨, 아폴로와 디오니소스, 조롱과 칭찬, 시간과 공간, 신과 악마 등등 마치 거울처럼 상대적인 쌍을 이루는 114개 개념의 우의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찾아가는 지적 유희로서 방대한 철학과 신화와 문학 작품이 인용되어 있는 에세이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투르니에의 다양한 사고 범주와 사고 체계를 들여다보며 깊이 있는 의식 체계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작가인 미셸 투르니에는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인 만큼 믿을만하고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