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아름다움(미술심리학으로 본 우리 근현대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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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지상현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으며,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지각심리학을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성대학교 미디어 디자인 컨텐츠학부 교수로 있으며, 지은 책으로 『뇌, 아름다움을 말하다』 『시각예술과 디자인의 심리학』 『색, 성공과 실패의 비밀』 이 있고, 『이제는 색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뇌, 뇌를 움직이는 마음』 등의 책에 글을 썼다. 아름다움의 과학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한 심리학적 미술비평, 그리고 디자인의 과학화를 실천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목차
- 지은이의 말
1. 은자(隱者)의 화폭 - 이상범
2. 황토 위를 뒹구는 공예적 질박함 - 박수근
3. 기하학을 넘어서 - 이종상
4.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 - 이석중
5. 춤추는 선
6. 화려한 정적 - 이현
7. 추상과 구상의 균현 - 강요배
8. 시대정신과 공예의 만남 - 강광
9. 은밀한 이야기, 숨겨진 대비 - 김원숙
10. 캔버스 위의 성찬 - 백정암
11. 산수화에서 모더니즘까지 - 송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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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아름다움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미술심리학으로 풀이한, 우리 화가 11인의 그림 속에 깃든 아름다움의 비밀 미술작품을 읽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작품에 구축된 조형미만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수도 있고, 작가나 작품에 얽힌 일화를 통해서도 작품을 읽어나갈 수 있다. 그런데 미술평론가나 미술이론가들이 쓴 글들은 대부분 난삽하고 추상적이다. 자기들만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전문용어를 나열하거나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작가의 위상, 작업과정 위주로 글을 작성하기 때문에, 정작 독자가 음미하고 싶은 작품이야기는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미술에 관련된 글은 재미가 없다는 통념이 지배적이다. . 하지만, 미술심리학을 통한 작품읽기는, 작품에 구현된 조형미를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밝혀낸다는 점에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책은 우리의 근?현대작가 11인의 작품에 조형된 아름다움의 이유를 미술심리학의 관점에서 과학적으로 집중 조명한다. 작고한 청전 이상범, 박수근에서부터 현재 왕성하게 활동 중인 동시대 작가 이석중, 이왈종, 강요배, 이현, 강광, 김원숙, 백정암, 송계일까지, 그들 작품에 나타난 양식상의 특성을 분석하여 미의 효과를 명쾌하게 밝혀준다. 지은이는 미술심리학뿐만 아니라 지각심리학과 생리심리학 등에 의거하여 미술 작품에 나타난 양식상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해한다. 전망-도피이론, 시각적 복잡도, 긴장-이완론, 피나보치 수열, 키네틱 텍스처, 명암의 경계, 선과 면, 게슈탈트, 색채 충돌, 푸르킨예 이동의 개념과 용어를 중심으로 각각의 그림이 아름다움의 실체를 드러낸다. 그리고 가급적 작품 외적인 이야기들을 배제하고, 화가들이 특정 개념에 의거하지 않고 예술적 직감으로 생산한 작품만을 분석하여 그 내밀한 아름다움을 찾아준다. 그래서 독자는 작품을 둘러싼 이야기는 알지 못해도, 자신이 보고 있는 작품에 내재된 조형미만큼은 생생하게 즐길 수가 있다. ▶위대한 예술가는 위대한 과학자 청전 이상범의 그림은 ‘전망-도피이론’으로 분석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아름다운 풍경화는 인류가 야생생활을 하던 아득한 옛날, 전망과 도피처를 찾으려는 본능을 충족시켜주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그 시대에는 사냥감과 포식자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전망’, 휴식과 자식의 양육을 위해 필요한 ‘도피처’의 확보가 중요했던 것이다. 이들 요소의 상대적인 비중에 따라 어떤 그림을 전망 중심의 그림 혹은 도피처 중심의 그림으로 평가하게 된다. 그런 시각으로 지은이는 청전의 그림을 ‘도피처 중심의 그림’으로 분석하고, 이를 ‘은자의 산수’라고 명명한다.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매번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박수근의 그림은 어떠한가? 화강암 같은 투박하고 거친 질감으로 조형된 그림의 양식적 특징은 ‘복잡도’, ‘직선화’ 등의 심리학 개념과 지식으로 접근 가능하다. ‘시각적 복잡도’는 말 그대로 시각적으로 복잡한 정도를 의미한다. 원화에서 마티에르를 없앨 경우, 색채와 구도가 단순해져서 그림의 맛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박수근은 물감을 켜켜이 칠한 강한 마티에르로 시각적 복잡도의 문제를 해결해 풍요로운 미적 효과를 선사한다. 다음으로, 지은이는 박수근 그림에 나타난 단순화와 직선화를 통해, 정규미술교육을 받지 못한 박수근이 세계적인 작가들이 거쳐간 예술 여정을 밟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당시 몬드리안, 말레비치 같은 모더니즘 계열의 화가들이 직선과 수직수평 위주의 단순화 문제로 미학 논의를 활발히 진행했었는데, 그러한 과정을 예술 변방이었던 이 땅에서 박수근이 밟고 있었던 것이다. 지은이는 단 한 점의 작품에 내재된 아름다움을 정치하게 분석해내기도 한다. 자연이나 예술의 아름다움을 수학 질서와 연결지으려는 시도는 피타고라스 이래로 꾸준히 이어져왔다. 일랑 이종상의 작품 「기-독도 2」의 경우에는 피나보치의 수로 조명한다. 이탈리아 수학자의 이름을 딴 ‘피나보치 수열’은 1, 2, 3, 5, 8, 13, 21, 34……처럼 모든 숫자가 앞의 두 수를 합한 것으로 계속 이어진다. 예를 들어 앵무조개의 나선형과 같이, 피나보치 수열을 찾을 수 있는 패턴이 자연 속에는 무수히 많다. 이렇게 피보나치 수열과 같은 수학 질서를 통해 지은이는 이종상 작품의 아름다움을 과학적으로 읽어나간다. 그렇다고 작가가 피나보치 수열을 알고 그런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니다. 예술적인 직감으로 걸작을 생산한 것이다. “위대한 예술가는 위대한 과학자”라고 했다. 풍경을 세세하게 묘사하기보다 명암의 전체적인 흐름을 포착한 이석중의 작품은 ▷선명한 명암의 경계 사용, ▷낮은 시점(視點) 채택, ▷오른쪽 중심의 선호, ▷붓터치의 이중성 같은 기법으로 그림의 심미성을 강화하고 있다. 어린아이의 그림처럼 자유분방한 조형미를 자랑하는 이왈종의 그림은 형태소인 선(線)과 면(面)에 주목한다. 그의 작품에 표현된 선들이 어린이의 선과 어떻게 다른지를 탐색하여, 이왈종의 선은 삶의 경륜에서 숙성되어 분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선과 함께 사용된 면을 통해, 예컨대 마티스의 그림 이 지각의 관점에서 다의성을 지닌다면 이왈종의 작품은 기호의 측면에서 다의성을 띠고 있다는 점을 밝혀낸다. 다시 말해 그의 작품은 선의 지시체계와 확장성을 거침없이 자유자재로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강렬한 색채충돌을 보여주는 이현의 그림에서는 보색대비에 초첨을 맞춘다. 강한 보색대비를 감상자의 마음을 긴장시키는 강력한 요인으로 보고, 그는 이 대비가 불러일으키는 심미적 경험을 ‘긴장-이완론’으로 설명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예술 감상은 심리적 긴장과 이완의 과정인데, 이것이 원활하지 못하면 그만큼 작품의 미적 효과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현의 그림은 강한 보색대비로 연출되는 색채충돌에 의해 감상자를 긴장시키는데, 이 긴장을 이완시키는 세밀한 장치들을 그의 작품에서 찾아낸다. 그림의 탁월한 미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흰색과 검정 윤곽선, 전경과 후경의 분리, 수평구도의 사용과 같은 장치이다. 대표적인 민중미술가인 강요배의 그림은 ‘키네틱 텍스처’라는 개념으로 접근한다. ‘키네틱 형태’에 대비되는 개념인 ‘키네틱 텍스처’는 형태로는 표현할 수 없는 움직임을 텍스처(그림 표면의 결)의 변화로 표현하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러한 문제 의식을 명확히 하기 위해, 대상의 움직임을 탁월하게 표현한 윌리엄 터너(1775-1851)를 비교 분석한다. 그런데 물리적인 움직임을 표현하려고 한 터너와는 달리, 강요배의 키네틱 텍스처는 심리적인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다른 특징으로, 강요배는 키네틱 형태와 키네틱 텍스처의 동거를 통해, 무의식중에 추상과 구상의 공존을 꾀했음을 밝힌다. 강광의 그림 역시 ‘시각적 복잡도’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면서, 특히 표면의 질감에 주목한다. 다시 말해 그림의 형상이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시각적인 충만감을 잃지 않는 것은 표면의 결들이 그림의 표면을 치밀하게 조형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그림 속에 숨겨진 대상과 그림이라는 물리적 대상이 서로 조화를 이룬 흔치 않은 예”로서, 강한 인상을 준다고 한다. 김원숙의 그림은 레이어를 통한 전경과 후경의 분리를 통해 아름다움의 근원을 살펴본다. 선명한 상과 흐릿한 상의 대비를 통해 색다른 공간감을 보여주는 그의 그림들은 레이어를 중층적으로 사용하여, 매우 간단한 형태만으로도 필요한 복잡도를 충분히 만들어내는 스타일이다. 이런 그림의 독창성은, 두 겹의 층위만으로도 결코 빈약해 보이지 않으면서 시각적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기법에서 비롯된다. 도상으로 빼곡하게 채워진 백정암의 작품은 게슈탈트 심리학과 색채충돌의 개념으로 풀이하고, 한국화가 송계일은 먼동이 트기 직전의 새벽녘, 청색 사물이 먼저 보이고 날이 더 밝아야 적색이 보이는 현상인 ‘푸르킨예 이동’, 직선과 사각형의 구도로 작품의 심미성을 탐색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89800644 |
---|---|
발행(출시)일자 | 2006년 03월 05일 |
쪽수 | 239쪽 |
크기 |
154 * 195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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