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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문화의 지형도

김기봉 저자(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7년 07월 30일
8.4
10점 중 8.4점
(9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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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문화의 지형도 상세 이미지

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29개의 문화현상이 어우러진 '살아 숨쉬는 실시간 한국 문화'의 지도!
〈해리포터〉 한 권의 수익이나 한류붐의 대명사인 가수 비나 보아의 연수입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의 한 해 매출을 능가하는 것을 알고 있는가? 최근 문화상품 하나가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다른 산업에 부럽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이제 문화도 국가경쟁력이다. 앞으로 한국 문화의 지형도를 살펴보는 것은 미래 경쟁력을 미리 점쳐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29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문화의 지형도』는 우리 문화의 분야별 대표 키워드 29개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의 오늘과 내일을 살피며, 10년 후 한국 문화의 지형도를 그려본다. '비언어 퍼포먼스, 미술품 쇼핑, 인터넷만화, 드라마, 저작권' 등 문화 각 영역의 변화와 생활상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선정한 키워드를 통해 한국문화의 지도를 그린다.

여기에는 최근 우리 사회를 상징하는 새로운 키워드로 등장한 '익스트림 스포츠, 1인 미디어, UCC, 미디어 컨버전스' 등의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으며, '양성평등문화, 행복산업, 외국어 권력' 등 사회적인 배경과 연결된 키워드들도 포함되어 있다. 분야별 전문가들은 키워드로 상징되는 문화적 흐름에 대해 독창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분석을 시도하였다.
이 책의 독서 포인트!
문화의 개념을 이론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문화현상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구성하며 살아 숨쉬는가를 이야기한다. 특히 키워드와 관련하여 다양한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여 한국사회와 문화를 바라보는 폭 넓은 시선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오늘의 한국문화를 읽는 다양한 시사점을 던지며, 우리 시대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기봉

원종원 / 정민영 / 김봉석 / 조현설 / 이송희일 / 한기호 / 박석환 / 박해천 / 김종휘 / 김기봉 / 김종락 / 김시천 / 조주은 / 함인희 / 백은하 / 김화성 / 김수현 / 유호종 / 김성곤 / 서화숙 / 조우석 / 하지현 / 이희용 / 민경배 / 현병호 / 최샛별 / 김택환 / 김종성 / 김기태

목차

  • 살아 숨쉬는 한국 문화의 오늘과 내일

    비언어 퍼포먼스 /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진화 / 원종원
    미술품 쇼핑 / 미술을 가장 뜨겁게 사랑하는 방법 / 정민영
    마니아 문화 / 탐닉에서 창조까지 / 김봉석
    신화 / 신화의 아우라에 휩싸인 한국 문화 / 조현설
    독립영화 / 독립, 인디라는 유령 / 이송희일
    현대사진 / 김아타의 고공비행이 의미하는 것 / 한기호
    인터넷만화 / 만화2.0시대 개척한 웹만화 / 박석환
    공공디자인 / 공공디자인에 대한 메모 / 박해천
    놀이 / 잘 노는 것이 우리를 구원한다 / 김종휘
    탈민족 / 우리 안의 민족주의 / 김기봉
    종교 / 한국판 선의 황금시대 / 김종락
    노장 / 21세기 한국사회의 접속 코드 / 김시천
    양성평등문화 / 양성평등이 아닌 다양성 존중의 문화로 / 조주은
    미래의 가족 / 가족, 위기인가 기회인가 / 함인희
    드라마 / 2007년 대중문화의 화두 / 백은하
    익스트림 스포츠 / 밀레니엄 시대 또 하나의 탐험 / 김화성
    먹거리 / 사랑과 정성과 소통의 매체 / 김수현
    잘 죽음 / ‘잘 죽음.’ 또 하나의 목표 / 유호종
    미래의 문학 / 한국문학의 청사진 / 김성곤
    집 / 환금성의 투자재인가, 삶을 즐기는 공간인가 / 서화숙
    행복산업 / ‘해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조우석
    뇌 / 인간의 정신세계를 이해하고픈 갈망 / 하지현
    1인 미디어 / 모든 시민은 미디어다 / 이희용
    UCC / 미디어 발달사의 혁명 / 민경배
    탈학교 / 진정한 배움의 길 / 현병호
    외국어 권력 / 영어제국의 탄생 / 최샛별
    미디어 컨버전스 / 신문, 방송, 통신의 융합을 중심으로 / 김택환
    학교도서관 / 교육 공동체의 희망 / 김종성
    저작권 / 창작의 활성제인가, 범법의 덫인가 / 김기태

    필자약력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10년 후 한국 문화의 지형도는 어떻게 바뀔까
‘해리포터’ 시리즈가 창출한 부가가치는 얼마일까? 영화 〈괴물〉이 벌어들인 돈은 얼마나 될까? 문화콘텐츠 하나로 벌어들인 돈이 자동차 몇 대를 판 것과 맞먹는다던가 하는 이야기를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이제 문화상품 하나가 얼마나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화란 무엇일까? 영국 인류학자 타일러가 처음 문화의 개념을 정의한 후로 이에 대한 논의는 끊이지 않고 있으나, 의외로 문화의 개념을 정의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문화의 범위가 워낙 넓기도 하고 일정한 모양이나 형식을 가지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단순히 정치, 경제 하는 식으로 하나의 분류로 치부하거나 모든 사회현상을 에둘러 문화라고 이야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우리 몸을 매개로 하여 사회적 관계의 망을 이루는 것을 문화로 보아야 한다.
이 책은 문화의 개념을 정립하기보다는 우리 문화의 대표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의 오늘과 내일을 살핀다. 각각의 문화현상이 서로 어우러져 살아 숨쉬는 실시간 한국 문화의 지도를 그려보고자 한 것이다.
그 동안 한국의 ‘10년 후’를 내다보는 기획서가 여러 권 나왔지만 정치, 경제, 사회적인 분석 일색이고 문화 분야를 다룬 책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오늘의 한국 문화를 읽는 데 많은 시사점을 던져줄 것으로 기대한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89420491
발행(출시)일자 2007년 07월 30일
쪽수 327쪽
크기
148 * 210 mm
총권수 1권

Klover 리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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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중 10점
 
우리는 지금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다. 너무나 빠른 변화, 너무나 낯설은 새로움들이 매일 매일 우리의 주변에 장을 치고 있다. 여기서 여차하면 그 변화의 속도속에 흔적도 없이 묻혀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정신을 차려야만 하는 현실에 놓인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난 참으로 많은 것들을 정의내릴 수 있었다. 분명 무언가는 변해가고 무언가는 트렌드가 되는 것처럼 느끼지만 실제로 그 어떤 것도 실체를 분명히 알 수가 없었는데 여기 소개된 29개의 키워드가 그런 나의 궁금함을 속속들이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속들이 해체시켜 실체를 확인시켜 준다. 그렇기에 읽는 내내 속이 후련하고 현실과 딱딱 맞아떨어지는 책의 위력을 느끼며 탄성을 연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에서 뽑은 29개의 키워드는 역시 문화와 관련된 단어들이다. 물론 요즘같은 하이퍼링크의 시대에서 문화라고 해서 문화 하나만의 독립적인 측면만을 고찰하기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문화라는 키워드를 가운데 두고 있지만 사회, 윤리, 인간, 정치의 노드들이 각각의 복잡하고 의미있는 구조로 링크되어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이 책에서의 주목할 만한 특징이자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29명의 저자가 있다는 점이다. 한 사람의 눈으로 한 사람의 가치관과 취향에 따른 문화의 한 면만을 보는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의 여러 시각으로 문화에 대한 담론을 다양하게 담아 내고 있다. 더구나 탁상공론과 같은 피상적인 담론이 아닌 살아있는 글이라는 것이 각 꼭지의 곳곳에서 드러나며 이 책은 더욱더 생생한 생명력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대중문화의 화두로 떠오른 드라마, 모든 시민을 미디어로 만든 1인 미디어, 환금성의 투자재인가, 삶을 즐기는 공간인가에 대한 사유를 담은 집, 다양성 존중의 문화를 다룬 양성문화평등, 잘 죽음 과 같은 글은 너무나 인상적이고 나의 공감을 끌어냈기에 한 자, 한 문장이라도 잊고 놓칠세라 마음이 조급해지던 부분이기도 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자 속이 후련하다. 그리고 내가 어디로 가고 있으며 어디쯤에 어떤 모습으로 서 있는지 대충은 그 윤곽을 잡을 수 있는 것 같아 알 수 없는 두려움에서 해방이 된 듯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한국문화가 걸어 온  여정이 어떠하며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도 뚜렷해졌다.
나는 분명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모든 문화의 키워드들을 고루 누리고 쫒으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내 개인적인 취향의 현주소이자 인류의 역사가 나아가는 발자취이다.
 
 
한국의 문화적 지형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은 다양성의 문제다. 한국사회와 문화는 여전히 치우쳐 있고, 여전히 획일적이다.
                                                       -44p, 마니아 문화, 탐닉에서 창조까지 중에서
 
10점 중 5점
 
한국 문화를 29개의 키워드로 정리 혹은 조율해 본다는 것이 분명 무리가 따르는 일이지만, 요즘 '대세가 되는' 분야 위주로 한국 문화의 현주소를 대변하려고 노력한 흔적은 이 책을 통해서 잘 드러난다.
 
특히 이 책의 강점은 한 사람이 29개의 문화적 측면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려는 '무모함'이 아니라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자나 교수, 기업인 등의 힘을 빌려 한국 문화의 '자체'에 최대한 접근하려고 하였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런지, 마니아문화, UCC, 외국어 권력과 같은 주제들을 다룬 내용을 보면 그 분야의 전체적인 사상 뿐 아니라 그것의 성장 이면의 배경 역시 치밀하게 기술하려고 하였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물론, 우리의 삶의 일부를 그대로 투영해주는 문화를 한마디로 '이렇다' 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기에 필자들도 그러한 부분에서 공감하는지 몰라도 그들의 그러한 견해가 이 책에 좋든 싫든 반영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따라서, 각 문화적 키워드에 대한 설명은 기대한 만큼 뚜렷하지 못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들의 역량에 따라 그 문화의 맥을 제대로 짚어낸 것이 있는 반면 요점도 명확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나 할까.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문화를 역사적인 관점에서부터 서술하려고 한 흔적도 필자들의 편향된 시선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보였다!
 
그러나 일단 전체적인 한국 문화의 지형도를 그려보거나 국내 문화의 현주소를 이해하려는 측면에서 시사를 넓히려고 한다면 그러한 측면에서 읽을 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10점 중 7.5점
 
문화란 시대의 모습을 가장 나타낼 수 잇는 척도 일것이다. 그것은 문화라는 단어가 지닌 의미이기도 하겠지만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대중적인 관심에 의해 사회가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왔으며 또한 앞으로 어떠한 모습의 미래를 열어갈지 함축적으로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단어이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사회는 고도로 발달된 생산기술에 의해 생산량이 획기적으로 향상되면서 단순한 재화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뿐만 아니라 문화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또한 가능한 일이 되어버리고 있다. 그것은 결국 현대적 의미의 개인이 겪는 문화활동이란 노동으로 인해 상실된 에너지를 회복하거나 긴장을 완화시키는 차원에서 벗어나 그 자체로 에너지나 재화의 소비를 동반하는 현대인의 빼놓을 수 없는 영역으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현대사회가 더이상 갖추어진 틀에 만족하는 강요된 문화가 아닌 개인 각자가 스스로 참여하는 문화로의 탈바꿈을 뜻하고 있기도 하다. 현대사회는 이제 대중문화시대라고 감히 정의 내릴 수 있다. 교육과 평등사상의 확산으로 인해 일부 유한 계급의 문화 독점은 무너지고 있으며 그에 발맞춰 기업가는 대중의 문화 욕구에 부응하여 값싸고 대중적인 서적, 잡지, 사진, 스포츠용품 등을 대량생산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그로 인한 영화, 텔레비젼, 라디오 등 대중매체를 통해 형성된 대중문화는 이제 정보화시대라는 새로운 변혁기를 맞아 초고속 인터넷, 블로그, 1인미디어, UCC라는 날마다 새로운 신조어를 토해내며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요동치고 있다.   
 
그러한 문화적 전환점을 맞아 <29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문화의 지형도>는 많은 시대적 담론들을 담아내고 있는 책이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관심이 가장 가까운 문화적 코드들을 발췌해 지금 현재 그 키워드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돌아보고 그 시선에 대해 조명해볼 기회를 갖게 한다. 또한 그것은 단순한 정보의 전달을 넘어 우리가 공통으로 갖고 있는 관심사를 통해 미래를 도출해 보려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또한 이책 <29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문화의 지형도>를 통해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는 문화의 한 단면을 발견하기도 한다. 개인적 관심이라는 것이 어느정도 한계가 있기에 주위에서 쉽게 스쳐보내기 쉬운 주제에 대해 다시 한번쯤 고찰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예컨대 양성평등문화, 미래의 가족, 잘죽음, 탈학교와 같은 키워드를 통해 우리는 그다지 우리가 관심을 갖고 싶어하지 않는 다양한 문화라는 이름의 이면을 볼 수 있게 된다. 그것은 이제 문화라는 코드가 그저 대중적인 관심이 아닌 우리가 직접 개척해야 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야 하는 시대적 사명임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다양한 모습의 문화적 코드를 접했다. 개개인의 관심도에 따라 그 이해가 다를수도 있겠지만 이 책의 구성은 그 접근방식부터가 남다르다. 각 분야의 전문가를 통해 잘 정리된 우리시대의 문화 지침서라고 불리워도 손색이 없을 만하다. 주제의 간략한 소개와 각장에 덧붙이는 읽을거리와 볼거리는 그래서 더욱 이해의 폭을 넓혀 주는데 기여한다.
 
우리에겐 현재의 모습을 바르게 인식하고 비판하며 잘못된 것은 바로 잡는 새로운 방식의 문화로의 접근이 필요할 때다. 쏟아지는 정보의 바다에서만 헤메일게 아니라 이러한 문화적코드의 접근을 통해 이 책이 던지는 오늘의 한국 문화에 대한 시사점을 인식하고 앞으로를 예측해 본다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10점 중 7.5점








내가 어렸을 때 나는 내나이 사십이 되면 세상이 엄청나게 바뀌어 있을 줄 알았다. 엄청나다는 건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요컨대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여행하는 세상이 도래한다는 것이 내 어릴적 달라질 미래세상이었다. 그것도 내나이 사십쯤이면 당연히 그렇게 될 줄 알았다. 초등 5학년무렵 담임이셨던 선생님은 절대로 어린 우리들의 꿈을 토막내지 않으셨다. 미술시간마다 우주선을 그리고 노란 별이 반짝이는 까만 바탕의 그림을 내놓아도 잘했다로 일관하셨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내가 어른이 되고 나니 세상은 그리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다. 어쩌면 내 어릴 적 세상에 비하면 지금은 달나라에 있다고 해도 뭐 끄덕거려질 정도의 지대한 변화가 있었다. 인터넷을 통해 얼굴도 모르는 이들과 이렇게 자유로이 대화할 수 있는 세상이 될 줄이야, 세상은 엄, 청, 나, 게 변했다.
 
10년이란 세월은 긴 시간이다. 몇십년을 살아온 나에게 십년은 후딱 지나간 덧없는 세월이기도 하지만 10년이란 시간은 우리 생활의 중요한 무언가를, 우리 정신의 심대한 어떤 것을 뒤흔들 수 있는 시간일지 모른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힘의 범위안에서 세상이 그닥 쉽사리 좋은 방향으로 바뀌지 않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소망한다, 우리는 우리에게 희망이 될 어떤 것을.
 
이 책은 29개의 키워드로 한국문화가 앞으로 십년 뒤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예측한 책이다. 그 키워드가 무엇일지 아주 궁금해지는데 그건 개인적 취향에 따라 관심의 크기가 다르게 접근될 수 있겠다. 어떤 면에서는 이런 키워드는 어떨까하며 사람에 따라 자신의 관심사가 반영되지 않은 것에 마음이 상할수도 있다. 그런데 찬찬히 뜯어보면 요사이 우리 생활에 이슈가 되고 있는 것, 나아가 변화의 조짐이 되어 앞으로의 삶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이 드러난다. 그래서 적어도 문화영역(문화예술이란 개념보다는 우리 삶이란 의미의 문화)에서의 중요키워드는 제법 섭렵되어 있다.
 
컴퓨터시대의 새로운 트렌드와 관련된 키워드보다도 나는 보다 근본적인 생활키워드가 눈에 띄었다. 집, 행복산업, 뇌, 탈학교, 먹거리, 종교 등이 그것들이다. 환금성의 투자재인가, 삶을 즐기는 공간인가라는 제목의 집에 관련한 글에서 나는 너무 기대를 많이 걸었나보다. 글쓴이로부터 이제는 그만 투자재로서의 집을 보는 시각을 버리자는 말을 듣고싶었는지 모른다. 그러고 보니 이 글들이 예측관련 글이지 주장글은 아니었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았다. 아파트하나쯤, 그것도 강남에 중형아파트 하나쯤 갖고 있어야 집 한채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된 지 오랜 것같다. 나처럼 아파트값의 성수기를 요리조리 피해 이득없는 부동산 매매를 경험한 사람은 투자재로서의 집이란 개념은 하루빨리 사라져야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홍콩에 갔을 때 구룡반도쪽의 초고층 아파트들을 보며 딴 세상임을 실감했다. 이제 15층짜리 아파트들도 재건축에 들어가면 초고층아파트가 되는 건 아닐까. 다행히 고도제한같은 법률이 있는 모양이나 전국의 무분별한 아파트 건축은 앞으로 30년안에 국내 건축 환경의 지상과제가 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근대세계를 끌어안고가려는 행복우파의 대표주자 라이시가 예측한 행복산업의 7개분야는 이렇다. 건강장수약품/ 기기,치료술,운동요법등의 건강산업/ 재미, 스릴을 가져오는 오락산업/ 치아교정, 의류, 화장품,다이어트, 상담서비스등의 매력산업/ 뉴스와 정보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지적 호기심산업/ 가족의 평안을 돌보는 각종 서비스산업/ 경제적 안정을 돕는 산업/  앞으로 미래산업에 투자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위의 산업을 주목하시라.
 
탈학교사회라는 훌륭한 책을 쓴 이반 일리치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유효한 키워드를 제공한다. 공교육에 불만을 가진 의식있는 학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했을 개념이다. 탈학교, 영어로는 Deschooling이다. 이는 "모든 학교나 학습을 위한 제도의 폐지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학습과 교육을 위한 제도의 근본적인 재편성을 말한다."  공교육정상화라는 주장이 실제로는 말잘듣는 아이 기르기라는 근대적 교육목표안에서 세계화 정보화시대의 창의적 인재를 기르기라는 모순정책이었음을 글쓴이는 잘 지적하고 있다. 학교라는 시스템은 이제 누구도 부인하거나 비판할 수 없는 거대 권력구조가 되었다. 시스템역시 자기증식력을 가지기에 그렇다. 학교는 부단히 변화하는 사회의 다른 시스템에 비하면 너무나 느리게 너무나 답답하게 대응한다. 그렇다면 미래사회에는 자발적인 학습네트워크가 학교라는 거대 시스템못지않게 중요하게 부각될 것은 확실하다. 단지 제도권에 연연하지 않는 용기가 있다면.
 
이 책의 중요한 장점 하나는 각 키워드에 의한 글들 말미에 관련된 읽을 거리와 볼거리를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책들은 일반 독자들에게는 다소 어려울진 몰라도 이 키워드와 관련하여 좀더 구체적인 책읽기를 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무척 힘이 되는 정보이다. 앞으로 10년 우리 문화가 어떤 지도를 그려줄지 궁금하다. 미래를 내다본다는 것은 과거의 흐름에 익숙하고 현재의 변동에 민감할 때 가능한 일일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지금을 잘 가꾸어 나가야 겠다는 태도도 이 책을 통해 배우면 좋겠다.



 
10점 중 10점
 
예전에는 10년마다 세대가 바뀐다고 했다. 그런데 요즘은 10년은커녕 3년만 지나도 한 세대가 바뀌는 느낌이니, 3년전의 잡지나 신문을 보면 참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처럼 세대가 바뀌는 이유는 수많은 현상의 변화가 누적되었기 때문일 테고, 인터넷과 매스미디어의 역할이 커지면서 변화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것으로 생각된다.
워낙 복잡다단한 문화를 한꺼번에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책에서는 한국문화의 지형도를 설명하기 위해 과거와 비교하여 현재의 한국을 잘 나타낼 수 있는 키워드 29가지를 선정하였다. 그리고 여러 전문가가 이 각각의 키워드의 역사와 의의, 영향과 앞으로의 방향 등을 나름대로 펼쳐 나갔다.
이 키워드들의 리스트를 보면 참 다양하다. 아주 단순하게 보면 예전부터 있어 왔으나 평가가 달라지고 있는 것들(신화, 놀이, 종교, 노장, 드라마, 먹거리, 집, 뇌 등)과 새로이 등장한 것들(비언어 퍼포먼스, 미술품 쇼핑, 마니아 문화, 독립영화, 현대사진, 인터넷만화, 공공디자인, 탈민족, 양성평등문화, 미래의 가족, 익스트림 스포츠, 잘 죽음, 미래의 문학, 행복산업, 1인 미디어, UCC, 탈학교, 외국어 권력, 미디어 컨버전스, 학교도서관, 저작권)로 나눌 수 있겠다. 개인의 중요성이 커지게 되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과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방향으로 한국문화가 나아가고 있다고 판단하면 너무 성급한 것일까.
길지 않은 분량으로 한 키워드를 설명하기에 벅차 보이기는 하지만, 각 키워드에 합당하다고 생각되는 전문가들이 글을 썼기 때문에 짧지만 통찰력이 있는 서술이 돋보인다. 그리고 관련 자료가 적당히 삽입되어 있고 학술 문헌들의 내용도 필요한 경우 실려 있어서, 가볍게 보아넘기기에는 꽤 무게가 있다. 부족함을 느끼는 독자들을 위해서 각 글의 끝부분에 <읽을거리와 볼거리>라는 코너를 두고, 참고할 만한 책의 간략한 정보와 인터넷 사이트를 실어 두었다.
그리고 책 맨 끝에는 각 키워드를 집필한 저자들의 정보가 담겨 있다. 이 정보를 보고 그들이 쓴 키워드를 읽으면 그 내용이 더 쉽게 전달될 듯하다.
대대적으로 시대를 풍미하는 유행도 있지만, 익스트림 스포츠나 놀이, 탈학교 등 특정한 사람들이 즐긴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어느 정도라도 알게 되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이루는 한국문화의 지형도는 알록달록 특징이 있었다.
10점 중 7.5점
난 현 문화주류에 관심이 전혀 갖지 않는다. 몇년동안 영화를 전혀 안 봤으며, 얼마전에 뉴스로 방영된 USS에 대해 전혀 몰랐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남들 다 갖고 있다는 싸이월드도 없고 심지어 휴대폰도 가지고 다니지 않다.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미드(미국드라마)를 한번도 보지 않았다. 정확히 테레비전 자체를 불신한다.
 
브라운관을 만들어 테레비전을 탄생케 한 브라운 박사는 많은 사람들이 테레비전에 의해 저질문화를 체득하고, 백치가 된다고 후회를 많이 하였다고 한다. 나 또한 전적으로 동감한다. 테레비전을 갖다 버리려고 여러번 시도를 하였지만..가족의 반대로 번번히 실패하였을 정도이다.
 
난 테레비전을 비롯해 사회 도처에서 일어하는 주류문화에 대해 쓰잘데가 없는 일회성 상품으로 간주하며 무시해왔다.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냉전시대에 구축되어 온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이해가 선결문제야 생각든다. 한국사회에서 유행은 한 계절이 넘기지도 못한 채 소멸해 간다. 크고 작은 자본가들은 유행을 조장해 유행문화를 상품화시켜 소비자들에 판매하였다. 윤리도덕, 질서, 인명을 파괴시키면서까지 판매고에 열을 올렸으며 지금은 전인류파괴로까지 치닫고 있다. 그런 하찮은 유행이란 탁류에 많은 사람들의 노동이 낭비되며 행복이라 착각의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다.
 
한국사회의 문화란 바로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이기심이란 작동원리에 기인하고 있다.
 
이번 [29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문화의 지형도]의 책은 지금까지 개인적인 불신으로 치부했던 주류문화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접근하게 해 주었다. 무조건 천민자본주의로 주류문화를 재단하였던 고루하고도 협소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고와 접근을 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29개의 키워드 중에 적지 않는 천민자본주의 소비주의적 문화도 적지 않았다. 또 그뿐이랴.. 자본주의로 재단할 수 없는 문화도 있었다. 말 그대로 이분법적인 사고의 한계에서 벗어나 다양성의 수렴과 존중이 필요한것 같다.
 
이책은 29개의 키워드로 한국사회의 비판보다는 사회현상의 진단에 핵심을 두고 있으며 각 분야의 29명의 전문가의 짧은 글이 수록되어 있다. 짧은 글 치곤 상당한 전문성과 내공을 느낄 수가 있었다. 
 
난 주류문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역행(逆)해 왔다. 그러나 단 하나 바로 외국어 능력은 순행(順)해 왔다. 29개위 키워드 중에 외국어의 권력은 그야말로 나의 짧은 식견을 괄목하게 해주었다. 이런 주류문화중에 일류에 속한 외국어 능력이 곧 한국사회의 권력으로 일보발전?하여 사회구조의 암적인 존재로 전락되어 가고 있으며 한국인의 가치관마저 전도시켜 버렸다. 바로 이게 우리사회의 주류이자 일류인 외국어문화인 외국어의 능력이 폭력으로 기형화된 발전으로 이루고 있는 듯 하다.
 
주류문화의 이해는 문화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간관계와 29개의 키워드를 통해 현재의 재단과 미래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
 
이책에 대해 한국사회의 고질병을 처방은 애시당초 바랄 수는 없다. 하지만 정확히 주류문화의 이해와 인식은 주류문화에 속한 일류와 삼류, 저(低)와 고(高)의 문화의 질에 대한 분별과 수렴은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에 명징(澄)하게 풍향침 역할을 하리라 사료된다.
 
책을 덮는 순간까지 29개 키워드 중에 무려 28개는 역행(逆)왔으며 유일한 하나인 외국어의 권력엔 순행(順)해 왔다. 주류문화의 일류라 할 수 있는 외국어문화의 실체가 능력에서 권력으로 치닫고, 폭력으로 발전하여 우리모두가 피해가 되는 기형화된 사회구조에서 너무 순행(順)해 왔던게 너무나 한심했다.
 
사회의 변혁과 구행의 혁파는 바로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의 삶의 질이다. 고로 개인의 삶의 질이 고금의 사회로-좋든지, 나쁜지- 이루어진 것이다. 지금의 기형화된 구조는 바로 개인의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라 사료된다. 분명 나 또한 협소한 사고에 기인해 지금의 사회에 주류문화의 중심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그 해결방안이란 외국어의 실체를 바로 이해하는데 작은 희망을 걸고 싶다.
 
마지막으로 나에게도 이젠 주류문화의 역행(逆)과 순행(順)사이의 겸(兼)을 갖추어야 할 것 같다.
 
 
10점 중 7.5점
10년 후 대한민국의 문화를 표상할 29개의 키워드를 선정해 29명의 저자들이 각 전문분야의 비전을 한장씩 전망하고 있다.
텍스트 마다 각분야의 흥미로운 발상으로 엮여졌지만 전체로 보면 관점, 이념등에서 일관적이지 않고 매우 다양한 시점들을 통해 현 사회,문화현상을 분석하고 있으며 어떤 글들은 10년후를 내다 보았다기 보다는 현재를 판단하고 분석하는데 그친 감도 있다.  10년 후란 미래는 그다지 먼 것은 아니지만 불과 10년전 인터넷 환경과 휴대폰의 역사를 되새겨 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의미있는 변화를 상징할 수 있는 시간대임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멀지 않은 미래도 예측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
 현재를 분석하고 새로운 경향을 탐색해 봄으로써 앞으로의 발전상을 예상해 볼 수 있다는 바탕이 깔려 있는 듯 하다. 이 키워드 중에는 다소 생소한 것들도 있고 진부하다고 느낄 만한 오래된 화제도 있다. 우선 기술적인 발달과 함께 하게될 분야로 인터넷, 통신, 미디어, 출판 환경등이 있을 것이다. 1인 미디어, UCC, 미디어 컨버젼스, 저작권등이 주로 거론되는데 실제 가장 뜨거운 변화를 보이는 분야들이며 미래 환경을 예측하기 힘든 분야이기도 하다.  과학, 기술과 함께 발전해가며 더욱 탈대중화되어 개인적이고 개성적이며 소통과 참여가 활발해지는 새로운 문화로 발전하게 될 것이고 하나의 자원을 여러 다양한 기기들로 확장하고 재생산하는 형태로 발전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저작권 문제등이 새롭게 정립되고 콘텐츠(저작물)의 사용과 전송에 관해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한데 긍정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사회적인 주제들로 - 탈민족, 탈가족, 탈학교, 미래의 가족등 가족과 공동체에 대한 관심은 소수정예화 하고 다양성이 증대되고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방향으로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삶의 질과 복지분야는 놀이, 먹거리, 신화, 여러 형태의 공연물과 스포츠, 취미활동등을 통해 더욱 다양화되고 개인적인 가치가 중시되는 문화로 이행할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독립영화, 마니아문화, 드라마, 미래의 문학, 인터넷 만화등 문화의 지역적인 발전상황도 돌아 볼 수 있다. 노장사상이라든가 종교, 뇌등 무게있고 흥미로운 사회적 이슈들도 다루고 있다.
한편 저자 저마다의 시각으로 써내려가고 있어서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 사이를 종횡무진으로 오가기도 하고 비주류의 시점에서 바라본 것들도 있다. 이 수많은 키워드들을 접하고 보니 우리의 문화도 무척이나 다양해졌음을 느끼게 되지만 한편으로 그 확장성과 다양성이 여전히 제한적이고 표피가 얇은 수준에 그치지 않은가 생각도 든다.  글쓰기도 편차가 심해 다소 읽기 쉽지 않은 글도 있고 쉽게 읽을 수 있는 것들도 있다. 하나의 현상에 천착해서 미래의 지형을 보여주기에 미흡한 것도 있지만 꽤 그럴듯 하게 다가오는 것들도 있다. 아마 흥미를 갖는 분야에 대해 개별적으로 접근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무엇보다 보충 설명을 위해 한 장마다 참고가 될만한 책이나 인터넷 사이트등을 소개해 놓았는데 흥미를 느낀 주제에 접할 수 있는 유용한 통로가 될 것 같다. 글쎄, 운이 좋아 10년후에 이 책을 다시 펴보게 되면 얼마나 현실과 부합해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10점 중 10점
 
 
 
# 형체를 알기 힘든 한국문화, 29가지 키워드로 거들떠보자.
 
   50여년 전과 지금의 모습의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밥을 먹고, 숨을 쉬고, 잠을 자는 것을 제외한 많은 것들이 시대의 흐름에 맞게 생겨나고 변화고 소멸되었다. 다양한 세대가 함께 사는 현재의 한국문화, 29개의 퍼즐 조각을 통해 현재의 한국문화의 모습을 비추어 볼 수 있다. 놀이, 인터넷 만화, 외국어 권력, 먹거리, 종교 와 같은 익숙한 주제와 UCC, 미래의 문학, 미술품 쇼핑 등 현재에 들어 새롭게 만들어지거나 부각된 주제도 존재한다.
 
  익숙한 것에서는 나만의 가치관과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살펴보고, 새로운 화두를 통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과 저자의 생각을 알게 된다. 생각의 대립과 새로운 발견을 통한 책 읽기를 끝마치고 나면, 캄캄했던 한국문화의 조금의 실마리를 짐작해 볼 수 있다.
 
 
# 깊이와 통찰력이 함께 담긴 바람으로, 한국 문화의 속살을 들추다.
 
  다양한 약력의 저자들이 풀어내는 29가지의 이야기에는 자신만의 색깔과 통찰력이 담겨있다. 29가지 이야기의 공통점은 현재 한국문화에 존재하고 있는 대상이라는 점 빼곤 모두 다르다. 따로 또 같이라고 할까, 한국 문화안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자기만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을 저자들은 현미경과 망원경을 이용해서 세부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윤곽을 제시하기도 한다.
 
 미친 오타쿠와 진정한 심취의 달인이라고 생각했던 마니아 사이의 경계와 마니아적 면을 통해 세상을 달라지게 하려 했던
 
  마니아의 상상력이 세계를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세계를 보는 눈은 바꿀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라고 이야기 했던  프랑수아 트뤼포의 말을 음미하며, 개인적 관심이 세상과 어떻게 소통될 수 있는지 고민해 보았다.
 
독립영화는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다는 명쾌한 설명에 감탄하기도 하고,  고양이 학교라는 동화로 다시 태어난 우리의 신화와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서 신화에 머물리 않고 변화하는 여러가지 작품들의변화도 알 수 있어 좋았다. 미국에서 부각받고 있는 '김아타'의 작품은 사진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소 충격적인 그의 사진의 모습에서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지만, 저자의 설명을 통해 사진에 담긴 철학과  그렇게 할 수 있는 그의 뛰어난 능력, 또한 사진에 대한 이야기들은 보이는 풍경을 그대로 담거나,  작가의 구도에 의해 새롭게 해석되는 것으로 알던 기존의 사진에 대한 상식을 무너뜨렸다.
 
 
# 읽을거리와 볼 거리를 통해, 키워드에 바짝 다가서다.
  하나의 문화에 대한 키워드를 10장 이내의 글로 모든 걸 담아내는 건 쉽지 않다. 깊이있게 알고 싶어하는 독자를 위해 담긴 읽을 거리와 볼 거리에는 사이트와 책, 영화 등 키워드와 관련해 읽어 보면 더욱 좋은 참고문헌들이 소개되어 있다.
 
  탈민족에서 소개된 책 중, 내가 좋아하는 책과 지인들이 소개해 주었던 책이 담겨 있을 때 느꼈던 공통점을 발견했다는 즐거움, 몰랐던 좋은 책들을 소개 받았다는 즐거움과 함께, 책속의 책으로 여행할 수 있는 길잡이가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어 더욱 좋았다.
 
 
#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인생을 이해하는 것.
 
 
  하나의 사회에는 하나의 문화가 담겨 있다. 개인을 알기 위해서는 그가 잘 하는 취미와 습관적인 언행, 모습을 보면 알 수 있고 그 사회의 건강성을 알기 위해서는 어떤 문화들이 존재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알 수 있다고 믿는다. 문화를 살피다 보면 문화안에 담겨진 개인의 모습이 보이고, 결국 사회의 건강성과 그 시대의 인간의 삶을 이해할 수 있다.
 
  29개의 키워드로 한국 문화의 전부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9개의 시선을 기초로 한,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은 현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고, 지금 나의 행동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문화의 행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하면서,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기도 도태하기도 만든다.
 
 하나 하나의 작은 행동들이 생겨서 만들어지는 문화, 역설적으로 한 사람의 변화가 새로운 문화의 시작을 알려주기도 무너뜨리기도 한다. 지금 난 문화를  얼마나 알고, 느끼고, 만들어가고 있을까? 새롭게 고민해 보고 싶은 숙제가 생겨 즐거운 시간이었다.
10점 중 10점
 
UCC로 기록을 남기고, 취미로 사진을 찍거나 공연을 보는 사람이 늘어간다. 행복의 가치도 날로 높아가고, 만화를 포함한 문학은 마니아 층을 겨냥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민족주의와 양성평등 문화가 비중을 크게 차지한다. 1인 미디어란 말도 어느 순간부터 존재한다.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한 단어 "문화". 과연 한국 문화는 어느 정도 위치에 왔을까?
 
이제 문화상품 하나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다른 산업에 부럽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문화에 많은 기대를 걸게 된다. 그러나, 너무도 익숙한 문화라는 단어를 정의를 내리는 건 쉽지 않다. 점점 문화의 범위도 커지고, 중요성도 커지고 있으므로 더욱 문화를 한마디로 이야기 하긴 힘든 것이다. 인간의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형태의 사회적 관계의 망을 이루는 것을 문화로 보아야 한다.
 
전문가들이 모여서 현재 한국 문화를 이야기한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트렌드로 부각된 독립영화, 공공디자인, 인터넷만화, 양성평등문화, 익스트림 스포츠, 행복산업, 1인 미디어, 저작권 등 29가지의 현재 한국 문화에 대해서 정의한다. 심도 있는 내용도 있고, 알고 있던 정보의 나열도 있지만, 각 계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분야에 대해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한 주제로 짧게는 2장 길게는 5-6장 정도의 분량이다. 그리고, 각 주제에 대한 읽을거리와 볼거리라는 페이지가 있어서 참고가 되는 책이나 웹사이트 주소를 첨부한다.
 
다양한 주제들로 전문가가 이야기하는 한국 문화의 현재와 미래는 밝지만은 않다. 하지만, 수정하고 보완한다면 분명 많은 부분 발전할 것이다.
 
미래의 한국 문학은 지금처럼 단일하지 않고 다양한 형태를 띠게 될 것이다. 순수문학이니 본격문학이니 하는 개념은 구세대의 유물로 치부되고 종이에 씌어진 활자문학은 언젠가 선대의 유품으로 분류되어 박물관에 보관될지도 모른다. 문학이 고고한 성단에서 내려와 다른 매체와 손을 잡음으로써 고급문학과 대중문학 사이의 경계도 소멸될 것이다. - 미래의 문학 편-
 
이처럼 미래의 문학을 예측하는 편에서 영화나 판타지나 SF, 그리고 추리소설이 수면으로 떠오를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한다. 독자의 성향과 취향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문학은 점점 강력한 매체들과 경쟁해야만하고, 결국은 매체와 손을 잡게 된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현재 가볍게 생각하는 주제들이 이미 삶에 많은 부분 침투되어 있고, 미래엔 점점 영향을 크게 미칠 예정이다. 문화에 대한 고찰을 함으로써 다시 한번 우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문화의 현재를 재조명하고, 10년 후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난 후, 29개의 키워드 외에 자신이 30번째 키워드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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